[태그] 위기관리 원칙

  • 이슈 발생 시 침묵은 절대 안 되는 건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을 때 마다 고민이 깊습니다.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응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때와 전략적으로 침묵해야 할 때가 있다 하는데, 그에 대한 분별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누군가는 침묵하면 안되다고 하고요, 정말 침묵하면 안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기고문이나 일반 강의를 통해 전하는 원칙에는 항상 이런 특정 전제가 생략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또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한데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원칙의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대응하라”라는 것입니다. 또 “노 코멘트 하지 말라”라는 원칙이 있다면 그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노 코멘트 하지는 말라”가 되겠습니다.

    여기에서 강조하듯 ‘정확한 상황의 판단과 그에 기반한 전략’이 바로 핵심입니다.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뒤에서 달라지는 주문들만 원칙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익숙한 원칙에도 기본 전제들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부모님의 원칙에도 “(아침에 해야 할 일이 있는 경우)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또는 “(아침 일찍부터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수 있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등의 전제가 있는 것이죠. 그런 전제를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공감하기 때문에 꼭 전제를 달지 않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전제를 기억하지 않고, 무조건 원칙대로 해야만 한다며 위기관리 주체에게 조언을 합니다. 얼핏 빨리 대응하면 무언가 이슈가 빨리 해결될 것 같다는 취지 때문입니다. 하지만, 빨리 대응해서 더욱 더 문제를 크게 만들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위기가 지나간 후에 “조금만 기다렸다가 전체 그림을 파악하고 대응 할 걸 그랬다.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상황 분석과 전략이 세워지지 않은 채 빨리만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노 코멘트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도 꼭 성공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직 의미 있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슈에 대해, 해당 회사가 스스로 나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알게 되고, 그 이슈가 폭발적으로 공유되어 그 문제가 일파만파 되는 경우로 이어진 케이스입니다. 여기에도 철저한 상황 파악과 전략의 세팅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CEO가 앞에 나서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주라는 원칙을 따르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벽한 상황파악 없이 부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파장이 더 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CEO가 대표해서 거짓말과 축소 조작을 한 것으로 인식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에서도 상황 파악과 전략의 부재는 공히 발견됩니다.

    핵심은 상황 파악과 그에 기반한 전략입니다. 예외 없는 원칙이라면 이것뿐입니다. 전문적으로 파악된 상황과 세워진 전략에 따라 위기관리 하는 기업은 ‘느리게 대응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노 코멘트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CEO가 앞에 나서지 말아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리콜을 하지 않고 소비자단체와 맞서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블랙 컨슈머와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원칙을 따랐음에도 문제가 계속된다 하는 경우에는 이 ‘상황 파악과 전략’의 건전성에 먼저 의심을 품어봐야 합니다. 무엇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보다 우선하는 것은 스스로 어떻게 상황을 파악했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그런 위기관리 활동을 했느냐 또는 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그 속에 있습니다.

    겉으로 원칙에 충실해 보이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전제가 생략된 지시 사항을 따르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위기관리입니다. 어설프게 위기관리 강의를 들었거나, 전략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반복되는 해프닝입니다.

    위기 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고 등에 대한 결정은 최고의사결정자의 물음에 기반합니다. “왜? 해야 하지?” 또는 “왜 하지 말아야 하지?” 이 두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답변이 곧 상황 파악과 전략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글로벌 기업들이 왜 위기관리에 실패하나?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유나이티드 항공이 또 다시 위기를 경험했다. 이번에는 오버부킹을 이유로 이미 기내에 탑승해 있던 승객을 폭력적을 써 끌어 냈다는 논란이다. 소셜미디어 시대인지라 현장의 폭행 장면이 생생하게 전세계로 방영 되었다. 반면 현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 받지 못한 CEO는 너무 급하게 입장을 정리했다. 이내 상황이 전혀 달랐음을 깨달았고, 감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자 여러 번 재차 사과를 구하면서 동분서주 했다.

    당연히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CEO는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피해를 입은 베트남계 의사는 폭행과 인종차별 등의 여러 이유를 들어 거액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그를 대리하는 최고의 변호사들이 기자회견을 열며 유나이티드 항공과의 중장기전에 돌입했다. PR업계를 비롯한 수 많은 전문가들과 언론은 유나이티드의 위기관리가 실패했다고 평한다.

    저명한 PR업계지인 PR Week은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한달 전 유나이티드 항공의 CEO 오스카 무노즈(Oscar Munoz)를 올해의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 of the Year)로 선정하기도 했었다. 이런 좋은 평가를 받던 CEO와 회사는 어떻게 이토록 어처구니 없이 위기관리에 실패했을까?

    약 십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이런 신화들이 존재했었다. “글로벌 기업은 한국 토종 기업들 보다 훨씬 위기관리에 대한 마인드가 좋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비롯해 체계가 잘 잡혀 있다” “위기대응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꾸준히 받는다” 이런 환상적 이야기 (fairytale)가 여러 글로벌 기업 PR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상식처럼 통용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몇 년 사이에 그 이야기는 정말 환상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되었다. 글로벌 기업이 제공한 제품으로 인해 수 많은 한국 고객들의 생명이 위협 받는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회사는 십 년간을 침묵하며 위기를 재앙으로 키웠다. 세계적인 리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도 한국 시장에서는 법을 내세우며 맞서던 글로벌 기업도 있었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키워오면서 한국을 이해한다 했지만,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죄로 최악의 고통을 받았다. 왜 이들과 같이 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글로벌 기업들이 위기 시 어이없는 실패를 자초하는 것일까?

    한국이라는 국가적 특수성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국내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라면 보다 관심 가져야 하는 위기관리 체계와 역량을 종합 정리해 본다. 왜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에서 위기관리에 실패할까?

    첫째, 위기 시 로펌에 대한 의지 수준이 너무 높다.

    국내 토종 기업들도 그렇지만, 외국기업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위기 시에는 로펌의 이야기를 듣는다. 대형 위기는 항상 법정에서 끝나기 마련이라 이를 대비해서가 아니다. 로펌이 자신들의 위기를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항상 믿고 있다. 심지어 위기 시 언론대응에 대한 가이드도 로펌에게 받는다. 리콜이나 QC(Quality Control)같은 이슈에서도 변호사에게 길을 묻는다. 한국 지사의 의사결정 권한의 한계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의지 수준이 과도한 기업들이 많다. 법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기본에만 머무르는 게 최선은 아니다. 그 기본을 바탕으로 여론과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까지를 케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대부분 크게 실패한 글로벌 기업들의 위기관리 케이스를 들여다 보자. 공통점이 보일 것이다.

    둘째, 한국에서 돈을 벌지만, 한국인을 이해하지 않는다.

    한국 지사장이 외국인이고 주요 임원들이 외국인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상당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인 지사장을 임명하고 있고, 사내 임원들의 수만 보아도 한국인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졌다. IMF시절에는 이해되던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몰이해가 20년인 지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면 문제다. “왜 한국 언론은 저렇지?” “왜 한국 소비자들은 그리도 감정적이고 공격적인가요?” “왜 규제기관들은 법에 근거해서 이야기하지 않죠?” 이런 질문들이 글로벌 기업 위기관리 위원회 미팅에서는 아직도 흔하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 질문자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위기관리는 주요 이해관계자를 이해하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어도 성공하기 힘든 도박이다.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는 해결 될 문제가 없는 게 당연하다.

    셋째, 글로벌 본사의 훈수가 너무 많다

    글로벌 기업 위기관리 실무자들을 만나보면 항상 ‘컨퍼런스콜’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한다. 시차를 거스르며 집과 회사를 가리지 않고 쏟아지는 컨퍼런스콜 압력은 그 자체가 ‘위기’다. 한국적 시각으로 보면 별 것 아닌 이슈에 대해서도 글로벌 본사에서 일하는 위기관리팀은 큰일이 난 것처럼 관여 할 때가 많다. 각종 질문을 쏟아내고, 자료를 요청하고, 조언을 한다. 물론 큰 원칙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감사하지만, 현지에서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경영진과 실무자에게는 적용 불가능한 가이드라인이 많다는 게 문제다. 사실 본사에 있는 그들도 위기관리 전문가가 아닌 경우들이 많다. 그들이 현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리는 가이드라인이 적절한지 아무도 검증하지 못한다. “대체 초.쑨.아일.보(Chosun Ilbo)라는 매체가 어떤 곳이야?”라는 질문을 영어로 받아 답변하면서 시작하는 위기관리 미팅이 생산적이기는 힘들다.

    넷째, 한국 지사 리더의 의사결정 한계가 너무 뚜렷하다

    한국 지사 자체의 한계이기도 하다. 본사의 가이드라인을 받아 충실히 그에 따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내 경영을 맡고 있는 리더들이 위기 일수록 중요한 역할을 해 주어야 하는데, 그게 힘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사장 자신의 상황 파악과 대응 전략 의견이 본사에게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주저함과 고민이 있다. 순수하게 로펌에 의지하거나, PR대행사에 의지해서 의견을 정리하는 습관도 그래서 반복된다. 수많은 컨퍼런스 콜과 수백 장의 서면 보고가 진행되기 이전에도 한국 지사장과 본사와의 담판 통화는 중요하다. 상황에 대한 공감대와 대응 전략 및 방향성에 대한 컨펌은 그 대화에서 신속하게 정해져야 도움이 된다. 실무자들끼리 밤을 새우는 컨퍼런스 콜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별로 보지 못했다. 권한 위임 없이는 위기관리 없다.

    다섯째, 위기 시 언어 장벽은 넘기 힘든 해자(垓子)다.

    글로벌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번역업체들만 돈을 번다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 실무자들도 실제로 위기대응 시간의 상당부분을 ‘번역 감수’에 할애한다. 기자가 요청한 공식 스테이트먼트를 개발해 번역하고 본사 컨펌 받아 재 수정하고 재 컨펌 요청하고 하면서 하루 이틀이 지나간다. 본사의 컨펌을 득한 공식 스테이트먼트를 한국어로 다시 번역하면 문장 논리나 구성이 엉성하다. 이미 기자들이 정한 데드라인은 수일을 넘겼다. 사용 불가한 메시지들만 남았다. 상황이 다시 진전되거나 변수가 나타나 완전하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처음부터 개발과 번역은 다시 시작된다. 또 시간은 흐른다. 번역이 곧 위기관리다.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해야 좋은 위기관리 매니저란 의미다. 토종 기업들은 결코 이해하기 힘든 해프닝이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을 ‘해자’라 부른다. 위기 시 언어장벽은 성공적 위기관리를 막는 큰 ‘해자’다.

    여섯째, 글로벌 원칙이라는 것을 위기관리 실행에 적용한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회사라서 그렇게 못 합니다.”라는 말은 글로벌 기업 실무자들에게는 어찌 보면 핵심메시지다. 이해가 갈 때도 있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 위기관리 실행에 대해 그리 이야기하면 옵션이 줄어든다. 몇 십 년 비슷한 ‘원칙’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몇 명은 그 ‘원칙’이 실제 글로벌 본사의 원칙이 아닌 경우도 있다. 그냥 실무 임원과 실무자들이 그리 ‘믿고 있는 것’들인 경우도 있다.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윤리’를 따지는 기업 실무자도 있다. 순수 ‘저널리즘’을 논하거나, ‘컴플라이언스’를 언급한다. A라는 실행을 당장 하지 않으면 해당 위기가 재앙이 돼버린다 해 보자. 글로벌 회사의 원칙이라며 A실행을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단순 위기가 재앙으로 악화되었을 때 글로벌 본사는 어떤 평가를 내릴 것인가? “비록 그런 재앙을 만들었지만, 원칙을 지켰으니 훌륭하다” 할 것인가? 유나이티드 항공사도 최초 자사 직원들에게 그랬으니, 한국 지사도 그렇게 평가 받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일곱째, 평소 스트릿 파이터가 되길 거부한다

    “저희는 외국기업이라 언론관계에 대해서 당당합니다” “오보가 나면 바로 언론중재위로 가거나 소송을 하게 되어 있어요” “기자와 식사를 하거나 술을 같이 하는 것은 저희 컴플라이언스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본사에서도 한국 기자들의 기사는 크게 개념하지 않는 편입니다” “부정적인 기사가 나면 저희는 그냥 맞습니다. 개선의 기회로 삼죠” 한국 토종 기업 실무자들이 들으면 놀랄만한 이야기다. 영어만 잘하면 외국기업 가서 실무자를 하고 싶다는 일부 토종 기업 홍보담당자들의 하소연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위로부터 평소에도 별반 적극적인 언론대응 압력이 없는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물론 한국 지사장의 캐릭터에 따라 그 대응 압력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상당수의 글로벌 기업 실무자들은 평소 이해관계자 관리에 스트리트 파이터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 생각한다는 게 더욱 정확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관계(relationship)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PR대행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덟 번째, 막연하게 잘되어 있다 믿는다

    “글로벌 회사는 원래 위기관리에 철저하죠” 그건 본사의 이야기인 경우가 참 많다. 본사와 한국 지사는 다르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우선 사람이 다르다. 본사에서 훈련 받고 있다면, 지사에서도 동일하거나 더욱 더 로컬 지향적인 훈련이 있어야 맞다. 그들에게 잘 구조화된 수십 년짜리 매뉴얼이 있다면, 한국 지사에도 진출 이후 갈고 닦인 매뉴얼이 있어야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몇 년마다 바뀌는 임원과 실무자들은 5~6년전 자사에게 발생했던 위기 케이스를 잘 모른다. 해당 위기를 관리했던 에이전시 임원들이 오히려 그들에게 그 때 상황을 설명 해 주는 경우가 있다. 매뉴얼은 수년마다 새로 만들지만, 담당자가 바뀌면 온데간데 없다. 일부는 본사에서 만든 매뉴얼을 번역해 보유하고 있다. 잘되어 있다는 자신감 자체를 정확하게 다시 돌아보자.

    아홉 번째, 마케팅 근육만 강하다

    한국에서 글로벌기업들은 본사와 동일한 법인 구조와 경영 목적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시장’으로 본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 시장을 위해 가장 강력한 근육에 먼저 집중한다. 마케팅과 영업이다. 반면에 위기가 발생하면 실행을 해야 하는 근육들은 기본적인 형태만으로 유지된다. 글로벌 차원에서 수십 조 매출을 올리고, 한국 시장에서도 수천억 원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 한국 지사가 이런 말을 한다. “저희 홍보팀 예산이 없어요…싸게 해 주세요.” “아시잖아요. 저희 신문에는 광고 안 하는 거요. 광고대행사에서 효과 없다고 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정무감각이나 여론 감각, 이해관계자/언론에 대한 관계 자산 같은 위기관리 기본의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크게 잃지 안으려면 먼저 써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진짜 경영인데 아쉽다.

    열 번째, 평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정부, 국회, 시민단체, 언론, 소비자, 각종 단체 및 기간들, 커뮤니티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돈을 주고 살 수 없다. 아주 일부 한번은 가능할 수 있어도 그것을 지속시킬 수는 없다. 급할 때 잠깐 도움을 받고는 이내 사라져 버리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사회 내 이해관계자들이 불편함을 토로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원래 그렇느냐 묻는 이해관계자들도 많다. 다음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나쁜 기억들은 부메랑이 된다. 관계는 투자다. 국내 토종 기업들 중 제대로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 기업들은 그런 관계 투자를 일관성 있게 해 자산화 한다. 관계에 대한 투자를 범법이라거나,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시각을 견지하고 있기만 해서는 실제로 자사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길은 영원이 없다. 보다 현명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더욱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못하게 되어 있다’는 말보다, ‘어떻게든 해 나가야죠’ 라는 위기관리 의지가 필요해 보인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지 말자. 만약 유나이티드 항공과 유사한 사건이 우리 회사 일선에서 발생한다면 우리는 그들 보다 더 잘 응대할 수 있을까? 그들보다 더 정확한 정보 공유와 입장 정리가 가능할까? CEO가 일선에 나서서 단박에 문제를 해결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러 법적 대응이나 언론 및 여론에 대한 케어에 있어서도 최소한 그들 보다 나을 수 있을까? 신속하게 로컬 차원에서 의사결정 해서 상황을 초기 관리할 수 있을까? 돌아보고 확인해 보는 글로벌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훌륭한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소셜미디어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미국의 한 항공사에서 탑승객을 폭력적으로 끌어내 논란이 되었던 것이 기억나는데요. 저희가 보기에는 그게 사실 소셜미디어 상에서 해당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혀 공유되면서 일이 커진 것 같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는 개념보다는 소셜미디어와 ‘경쟁’한다는 개념으로 위기관리를 생각하시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쟁이라고 해서 소셜미디어를 적으로 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기업들이 위기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소셜미디어가 항상 위협적인 존재인 것만은 아닙니다.

    일단 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전반적 여론을 보다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마당이 바로 소셜미디어입니다. 기업이 그 마당을 들여다보며 분석하고 있다면 해당 이슈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성공적인 위기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죠.

    또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평소 관리만 잘 되어 있다면, 위기 시에도 좋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원하는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는 개념은 자칫 무모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번 미국의 항공사 위기관리 케이스에서도 목격된 바와 같이, 소셜미디어는 생생합니다. 빠릅니다. 감각적이고, 사실적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많은 공중들은 위기 발생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관련 상황을 접합니다. 그 시점은 때때로 이슈와 연관된 기업의 공식 메시지보다 먼저일 때도 많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보여지거나 언급되는 상황을 기업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공식 입장을 내게 되면 이내 문제가 커집니다. 내부에서 구두나 문서로 보고되는 속도와 정확성이 현장에서 채집된 소셜미디어의 속도와 정확성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한 어이없는 공식입장이 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소셜미디어에 ‘대응’한다고 해서 사실관계를 반복 해 따지거나, 소셜미디어 운영자들에게 법적 조치를 비롯한 여러 제한을 가하거나, 반박에 반박을 더하면서 장기전으로 위기관리를 끌고 가는 것은 전략적이지 못한 방식입니다. 여러 케이스를 보면 소셜미디어 여론에 대해서는 기업이 순응하여 흐름을 타는 것이 보다 안전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와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는 앞에서 말씀 드린 소셜미디어가 전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속도와 경쟁하라는 의미입니다. 발생한 문제 상황과 관련 해 내부적으로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보고 체계가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기존과 같은 보고 체계를 가지고서는 절대로 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소셜미디어 상의 감정(emotion)이라는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따라 위기를 관리하는 선제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소셜미디어상의 감정을 예측하고 이를 압도하는 메시지와 태도를 보여주어야만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가 추가적인 움직임을 하기 전에 오프라인 차원에서 이전 보다 더욱 빠른 원점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문제의 미국 항공사의 경우에도 회사의 핵심 임원들이 피해를 입은 탑승객들을 신속하게 찾아가 만나고 합의를 구해야 합니다. 성실하게 사과하고 문제를 더 키우지 않도록 인간적 관심과 조치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 추가적인 소셜미디어와 언론들의 공격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위기관리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주변 환경이나 미디어들은 지속적으로 변하지만, 기업이 위기를 관리하며 명심해야 하는 원칙은 항상 일관성이 있습니다. 정확해야 한다. 빨라야 한다. 보고는 투명해야 한다. 리스닝 해야 한다. 공감해야 한다. 원점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사과를 자꾸 반복하게 상황을 관리하면 안 된다. 이 모든 원칙들은 소셜미디어가 탄생하기 전에도 존재했던 것들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때때로는 불만스럽고 해도, 위기 시에는 그들을 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항상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들을 적으로 보며 ‘대응’하려 하기 보다는 우리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선의의 상대로 생각하고 ‘경쟁’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소셜미디어가 문제가 아니라, 구식 위기관리 체계가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다가오는 위기, 딱 하나만 준비해야 한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새해가 오자마자 큰 일이 하나 터질 것 같습니다. 최고경영회의에서 예측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몇몇 부서에서는 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이런 경우 부서 차원을 넘어 전사적인 차원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사적 대비 체계를 미리 다잡지 못한 기업들에게 사후에 “왜 예상되던 위기에 적절하게 대비하지 못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처음에는 내부적으로 비밀스러웠다”는 이유를 댑니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 전사적으로 정보를 공유하지 못했던 이유라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꺼리는 문화도 있겠습니다만, 예상되는 단계에서 여기저기 정보를 공유하고 대비한다 준비를 시키고 하다 보면 관련 정보들이 여기저기 새나가서, 위기가 훨씬 더 빨리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전사적’ 대비를 통해 다가올 위기를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응대’할 것이냐? 아니면, ‘제한적’인 대비를 통해 다가올 위기에 초기 ‘대응’해 볼 것이냐? ‘전사적’이라는 의미는 관련된 모든 부서들이 각각의 역할과 책임에 따라 체계적인 대응을 준비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제한적’이라는 의미는 일부 부서 또는 임원들이 중심이 된 소규모 조직 또는 개인적으로 대응을 준비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물론 해당 위기유형이나 예상되는 규모와 파장에 따라 ‘전사적’ 또는 ‘제한적’ 대응 체계에 대한 선택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단 어느 체계라도 선택이 되었다면, 공히 대응 체계를 준비하는 인력들은 ‘비밀준수’ 의무를 가지게 됩니다. 철저하게 비밀준수 역량이 검증된 인력들이 대응 체계를 준비하는 한 그 형태가 ‘전사적’이건 ‘제한적’이건 다름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 다음 핵심은 해당 준비 조직의 역량입니다.

    다가오는 위기를 감지한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하부조직에게 ‘위기 대비’를 지시합니다. 그렇다면 그 지시를 받은 조직은 ‘우리는 이런 류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시각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조직은 이런 지시를 받으면 그 때부터 애꿎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개정합니다. 일부는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워크샵 같은 전혀 다른 솔루션을 찾아 어랜지 합니다. 일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니 모니터링에만 더욱 더 힘을 씁니다. 일부는 비밀준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여기저기 전문가들을 만나 선문답(?)을 하고 조언을 청취합니다. 시간은 가는데, 적절한 대응 체계는 좀처럼 잡히지 않습니다.

    만약 지시를 받은 조직이 이런 활동들만 하고 있다면 그 조직은 제대로 된 위기관리 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조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을 하나 꼽으라면 ‘위기관리팀이 주축이 된 시뮬레이션’ 작업이라고 할 것입니다.

    우선 지시를 받은 조직들이 함께 모여 앉습니다. 그리고 각 부서에서 파악한 정보들과 향후 상황 변화 내용들을 상호간 공유합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은 기존에 존재하던 사일로(silo)를 깨서 우선 원팀(one team)이 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스텝은 각 부서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 이 위기 상황이 어떤 형태로 도래할 것이고, 어떻게 초기 전개 될 것인지 같이 예상해 보는 것입니다. 그 예상되는 상황에 따라 각각의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반응들을 보일 것인지도 함께 예상합니다. 자사의 대응은 어떤 것들이 가능할 것이며, 각각의 대응들이 진행되게 되면 재차 예상되는 상황변화는 어떤 방향 일지 예측 해보아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처음 가는 먼 길을 운전하기 전 네비게이션으로 갈 길을 미리 쭉 훑어보고 길을 익히는 습관과 유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변수들이 있을 것인지, 어떤 대응이나 활동들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지, 세부적인 실행 부분에 있어서 제한이나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등을 살펴 보고 공유해야 합니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면 그에 따라 성실하게 하나 하나 준비되어야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대비 방법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매번 깜짝 놀라는 기업은 C급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예상하고 대비한대로 차분히 대응하는 기업은 B급입니다. 위기가 예상되었을 때 해당 위기를 수면 하에서 해결해 버리는 기업이 A급입니다. 이 세가지 급의 핵심에는 공히 ‘대응 조직’이 있습니다. 그들의 역량이 성패를 좌우합니다. 위기는 예상되는 데, 대응 준비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의문이 든다면 빨리 대응 조직끼리 마주 앉으십시오. 그리고 시나리오를 짜보고 시뮬레이션 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실제 준비를 해 나가십시오. 그 수가 가장 상수(上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대표님이 기자와 통화 중 실수를 했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큰일이 났습니다. 대표님께서 오늘 출근 중 기자 전화를 받으셨나 봅니다. 개인적으로 30분 가량 통화하시면서 몇몇 민감한 주제에 대해 강하게 이야기 하신 모양입니다. 사후에 대표님께서 걱정이 되셨는지, 홍보실에 연락 해 기사를 못 나가게 하라 하시는데요? 가능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불가능 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대표님께서 확실하게 기자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기자 입장에서는 그런 중요하고 민감한 취재를 하고도 기사를 쓰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격이 없는 셈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런 리더들의 말실수 케이스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일단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에 관리에 최선은 다해 보시되, 차후 이런 유사 상황이 재발되지 않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시기를 조언 드립니다. 이번 케이스에서 문제와 개선 방안은 무엇일까요?

    첫째, 기자로부터의 갑작스러운 전화는 위험하다는 인식을 대표님과 모든 임직원들이 가져야 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위험합니다. 둘째, 예상치 않았던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을 꼭 상세하게 해 줄 의무가 없다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이 조언은 무조건 기자의 질문에 묵비권이나 노코멘트를 행사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신 답변을 준비할 시간을 요청하시는 게 순서입니다.

    셋째, 어렵게 어렵게 답변을 준비할 시간을 버셨다면 신속하게 홍보실과 답변 방식과 메시지에 대해 상의 하셔야 합니다. 위에서 문제는 기자의 전화에 대해 리더께서 선 조치 하신 후, 후 내부 공유하신 것입니다. 상당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기자의 전화에 대해서는 어떤 리더시더라도 (답변을 위한 시간을 벌은 후) 선 내부 공유하시고, 후 조치 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위의 질문과 같이 오랫동안 민감한 주제로 인터뷰 하시고, 홍보실에게 “기사를 못 나가게 하라” 지시 하시는 것은 리더로서 참 창피한 행동입니다. 리더 스스로 특정 내용이 ‘기사로 나가서는 안 된다’ 생각하시면 그 내용을 입 밖으로 꺼내시지 않으면 됩니다. 이건 당연한 상식입니다.

    기자 입장에서는 취재 대상 조직의 최고의사결정자가 한 말에 대해 재차 의문을 품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 조직의 리더가 주장한 의견은 곧 그 조직의 공식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리더가 기자에게 설명한 정보는 그 조직이 기자에게 전달하겠다고 작심한 정보라고 간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해당 정보를 기사나 보도에 써도 된다는 허락을 상당 수준 받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가끔 기자에게 말실수 하신 리더께서 이런 요청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기자…생각해 보니 아까 한 이야기는 민감한 것 같으니 내 얼굴을 봐서라도 기사로는 쓰지 말아주세요. 부탁합니다.” 이 말을 들으면 기자는 아마 몸 속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 될 겁니다. ‘아, 특종이구나’ 취재대상인 조직의 리더가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면 큰 선물을 받은 셈이 됩니다.

    일부 리더는 이런 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기자…이 정보는 자네만 알고 있어. 다른 사람한테는 이야기 말고. 그러니까….” 이 또한 위험한 행동입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들은 기자는 ‘이분이 나를 신뢰하시는구나.’하는 생각보다 ‘이 분이 참 순진하시구나’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어떤 리더는 이렇게도 말하십니다. “이런 이런 내용이 있는데요. 기사는 쓰지 마시고요. 혹시 기사를 쓰시더라도 제 이름이나 신분은 노출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런 독특한 요청은 기자들에 의해 어떻게 해석될까요? 이분이 조직에 무슨 악감정이 있나 보구나. 이렇게 내부고발을 해 주시는걸 보니.’하는 생각을 할겁니다.

    리더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 기자들이 해석하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리더는 기자에게 부주의해 보이거나, 순진해 보이거나, 조직에 대해 충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져서는 안됩니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이런 아주 당연한 원칙과 생각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합니다.

    내부적으로 다시 한번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공유하시고,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이 실행 원칙을 강하게 재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적 경험이 필요하다면 반복해서 훈련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십시오. 왜 우리 조직 내에서 당연한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지 않는지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심각하게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가져야 차후 유사한 해프닝들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한번은 실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실수는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희 CEO께서 위기상황에서도 페북을 하시는 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대표나 주요 임원들이 개인 페이스북, 개인 트위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관련 내용을 다루곤 합니다. 이분들이 워낙 알려져 있는 분들이라 이게 마케팅 측면에서는 좋은데, 위기 때는 정말 문제를 크게 만들더군요. 이런 습관이 옳은 건 아니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원칙이 무얼까요? 아마 이 원칙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어디에선가 한두 번 또는 여러 번 들어 보았을 아주 익숙한 원칙일 겁니다. 바로 ‘창구 일원화’ 원칙이죠. 아주 예전부터 이 ‘창구 일원화’ 원칙이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원칙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 환경과 매체 환경 등이 바뀌어 가면서 “과연 이 ‘창구 일원화’의 실행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가?”하는 질문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회사에 큰 사고나 사건이 발생하면 흔히 ‘창구’라고 불리는 ‘홍보실’은 불 난 호떡집이 됩니다. 기자들로부터 수없이 많은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오거든요. 다른 임원들과 CEO의 전화는 어떨까요? 아마 홍보임원의 전화보다는 덜 하겠지만, 조용하지는 않을 겁니다.

    평소 두세 명이던 홍보실 직원들이 갑자기 콜센터 확장하듯 하루 아침에 이삼십 명으로 늘어 날 수는 없는 노릇이죠. 당연 수많은 기자들은 해당 회사 홍보실과 직접 연결을 못하니, 다른 언론이 쓴 기사를 받아서 각색하거나, 자신의 시각을 투영해서 기사를 쓰게 됩니다. 공식입장문을 내는 것도 사실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개개 문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식이죠. 기자회견을 통해 한번에 털어 내려는 노력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창구 일원화로 인해 고안되고 파생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입니다.

    이제 문제는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운영하고 있는 개인 소유의 소셜미디어들입니다. 평소 업계 소식이나 자신의 경영관들을 간간히 적던 개인 매체들과 관련된 거죠. 자사에게 어떤 억울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공중들이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여러 비판을 쏟아냅니다.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소중하게 가꾸어 오던 자신의 소셜미디어들이 초토화 되죠. 평소와는 달리 심한 욕설을 해 대거나 비아냥거리는 댓글들이 수없이 달립니다. 이때 대표이사나 임원들은 개인적으로 심하게 동요될 수 있습니다. 화가 날수도 있습니다. 억울함을 시원하게 풀어 버릴 묘수가 생각 나기도 합니다. 공식 창구가 부하가 걸렸으니 이를 도와 내 소셜미디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때도 중요한 원칙을 다시 한번 기억해 보아야 합니다. ‘창.구.일.원.화’ 이 원칙 말입니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이 원칙은 일관되게 적용됩니다. 회사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이 정리된 공식입장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기 전에 대표이사가 자신의 개인 계정으로 생각을 밝힌다? 이건 창구일원화에 반하는 실행입니다. 자사의 공식 창구를 무력화 시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대표이사라 해도 모든 위기에서 회사의 정해진 공식 창구는 아닙니다.

    그러면, 자사 공식 계정으로 해당 상황에 대한 공식입장이 전달 된 다음에는 대표이사나 임원들이 자유롭게 의견 개진을 해도 괜찮을까요? 아닙니다. 시종일관 창구는 일원화 시켜야 합니다. 개인 계정으로는 가능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회사 공식 계정 내용과 홈페이지에 게시된 Q&A등에 연결되는 링크 정도는 게시가 일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것도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으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대표이사인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가만히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가?”하는 대표님의 억울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원하시는 메시지가 있으면 회사의 공식입장에 담으시길 바랍니다. 그걸 전문가들의 리뷰를 통해 안전하게 정리하시어, 규정된 공식 창구들만을 통해 전달하시면 됩니다. 법인과 개인은 시종일관 분리하시는 원칙 또한 필요합니다.

    “나는 인기가 많고, 온라인에서 영향력자이니 내가 나서서 한방에 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텐데…”하시는 아쉬움이 있으신 대표님들도 계실 겁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위기 시에는 개입하지 마십시오.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평소에 회사 공식 채널들을 대표님 같은 영향력 있는 채널로 키우십시오. 대표님의 대변(代辨) 창구로 만드십시오. 언론 창구를 만드신 것처럼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WHO(세계보건기구), 전염병 발생 커뮤니케이션 플래닝 가이드_인사이트

    이번에는 WHO(세계보건기구)의 전염병 발생 커뮤니케이션 플래닝 매뉴얼을 한번 보자.

    매뉴얼의 원 타이틀은 World Health Organization, Outbreak Communication Planning Guide [2008 Edition]이다.

    이 매뉴얼 중 가장 핵심적인 가이드라인 WHO Outbreak Communication Guidelines을 보도록 하자. [의역 이해바랍니다]

    In early 2004, WHO began to construct evidence-based, field-tested communication guidance that would promote the public health goal of rapid outbreak control with the least possible disruption to society. The WHO Outbreak Communication Principles can be summarized as follows: 2004년에 WHO가 구축하기 시작한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대략적인 커뮤니케이션 원칙은 다음과 같다.

    ■ 1. 신뢰(Trust)
    The key principle of outbreak communication is to communicate in ways that build, maintain or restore trust between the public and outbreak managers. Without this trust, the public will not believe, or act on, the health information that is communicated by health authorities during an outbreak. 공중과 위기관리주체간의 신뢰가 핵심. 신뢰 없이는 전염병 위기 동안 보건 기관이 커뮤니케이션하는 보건 관련 정보들을 공중들이 믿거나 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것임.
    ■ 2. 초기 발표(Announcing early)
    Proactive communication of a real or potential health risk is crucial in alerting those affected and minimizing an infectious disease threat. Announcing early – even with incomplete information – prevents rumors and misinformation. The longer officials withhold information, the more frightening the information will seem when it is eventually revealed, especially if it is revealed by an outside source. Late announcement will erode trust in the ability of public health authorities to manage the outbreak. 실질적이고 잠재적인 보건 위험성에 대한 선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함. 불완전한 정보라고 할지라도 초기에 신속하게 발표할 게 되면 루머나 잘못된 정보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음. 공무원들이 정보를 오래 가지고 있을 수록 결국 공개되거나, 외부소스에 의해 공개되어질 때 혼란을 더 일으킬 가능성은 커짐. 늦은 발표는 전염병 발생 위기를 관리하는 공공 보건 기관들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킬 것임.
    ■ 3. 투명성(Transparency)
    Maintaining the public’s trust throughout an outbreak requires ongoing transparency, including timely and complete information of a real or potential risk and its management. As new developments occur over the course of an outbreak they should be communicated proactively. Transparency should characteriz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outbreak managers, the public and partners as it promotes improved information gathering, risk assessment and decision-making processes associated with outbreak control. 전염병 발생 기간 동안 공중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투명성을 요구함. 실질적이고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완전한 정보와 그에 대한 관리 전반에 있어 공히 해당됨. 전염병 발생 기간동안 상황이 새롭게 진전되는 데로 선제적 커뮤니케이션도 필수. 투명성이란 진전된 정보 취합, 위험성 평가,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촉진하는 위기관리 주체와 공중 그리고 파트너조직들사이의 관계로서의 특징들을 보임.
    ■ 4. 듣기(Listening)
    Understanding the public’s risk perceptions, views and concerns is critical to effective communication and the broader emergency management function it supports. Without knowing how people
    understand and perceive a given risk and what their existing beliefs and practices are, decisions and required behavior changes necessary to protect health may not occur and societal or economic
    disruption may be more severe. 공중의 위험 인식들, 관점들 그리고 우려들에 대한 이해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핵심이 된다. 또한 그런 이해가 좀더 광범위한 위기관리 기능을 지원해 준다. 공중들이 주어진 위험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믿고 있으며 실천하고 있는지 모르면 위기관리를 위한 백약이 무효해질 것이고 사회 경제적 상황은 더 심각해 질 것이다.

    ■ 5. 기획(Planning)
    Public communication during an outbreak represents an enormous challenge for any public health authority and therefore demands sound planning, in advance, to adhere to the principles described above. Planning is an important principle, but more importantly, it must translate into action. For additional information on the original WHO Outbreak Communication Principles please see: Outbreak Communication: Best practices for communicating with the public during an outbreak: http://www.who.int/csr/resources/publications/WHO_CDS_2005_32web.pdf 전염병 발생 기간 동안 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보건 기관들에게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미리 위에 설명된 원칙들에 충실한 좋은 기획이 필요하다. 기획은 중요한 원칙이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획이 필히 실행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WHO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내 원칙들 중에서 눈에 띄는 것들은:

    * 비록 초기에 불완전해도 빨리 발표해라. 안 그러면 국민들이 너희를 못 믿는다.

    * 계속 시종일관 투명해라. 그래야 서로 돕게된다.

    * 국민을 정확하게 이해해라. 국민들이 실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면 뭘 해도 안 된다.

    * 미리 준비하고 계획을 짜 놓아라. 원칙에 근거해서. 실행되는 계획을 짜라. 미리 미리.

    상식적인 원칙으로 보이지만, 우리측에서 볼 때는 상당히 어렵고 절실한 원칙으로 보인다. 해외 보건기관들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매뉴얼들을 쭉 들여다보면서 느끼는 생각은 이렇다.

    어떤 매뉴얼이 좋은 매뉴얼이냐 하는 것은 해당 매뉴얼을 실행으로 옮기는 주체의 성실성에 달려 있다. 즉, 문제는 위기관리 주체인 사람들이라는 의미. Disciplined Crisis Manager들이 제대로 위기관리를 리드하는 그런 상황에서 매뉴얼의 가치는 빛난다.

    World Health Organization, Outbreak Communication Planning Guide [2008 Edition] 다운로드는 여기

    정용민 씀. 2015. 6. 15.

  • 영국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 팬더믹 인플루엔자 커뮤니케이션 전략 매뉴얼_인사이트

    이번에는 영국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의 팬더믹 인플루엔자 커뮤니케이션 전략 매뉴얼을 들여다 보자. 매뉴얼 타이틀은:

    UK Pandemic Influenza Communications Strategy 2012 [Department of Health, England and Health Departments of the Devolved Administrations of Scotland, Wales and Northern Ireland]

    미국 CDC의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이 약간 백서와 프레스킷 형식으로 팬더믹 인플루엔자에 대한 자세한 개관 정보들을 많이 다루었다면, 영국 보건부의 이 매뉴얼은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의 전형적인 형식을 따라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다.

    인상 깊었던 것은 팬더믹 상황을 4단계로 분류하고 그 각각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채널 설명과 가이드라인들이 정리되어 있다는 점.

    여기에서는 전반적인 영국 보건부의 팬더믹 인플루엔자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에 집중 해 본다. [의역 양해 바랍니다]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원칙들 Communications objectives and principles

    The main aims of the Government’s pandemic influenza communications and public engagement strategy remain to:

    발생 설명 Explain the outbreak

     Government and NHS organisations are responsible for providing accurate and timely information throughout the course of a pandemic to the public, NHS staff and stakeholders. 정부와 NHS(National Health Service: 영국 국민 건강 보험)은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팬더믹 기간 내내 공중, NHS스탭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할 책임이 있다.

     In particular, the Government should ensure that health and social care staff have the right information at the right time to perform their role and to be able to respond to enquiries from the public. 특히 정부는 보건과 소셜 케어 스탭들에게 적시에 적절한 정보를 전달해서 그들로 하여금 공중들로부터의 요청에 대응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 Explain what flu is, and what a pandemic is. Pandemic flu is not a separate disease but a novel strain of flu against which a vaccine will not immediately be available. Once the pandemic is over, this strain of flu will not disappear. It is likely to continue to circulate as part of seasonal flu. 플루가 무엇인지, 팬더믹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라.

    신뢰 형성 Establish confidence

    Communications should first and foremost reassure the public. They should also establish and maintain confidence in the ability of the Government and the health and social care services to prepare and manage an effective response and otherwise support the normal running of society as much as possible. 커뮤니케이션들을 통해 무엇보다도 공중을 안심시켜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노력들은 정부, 보건과 소셜 케어 서비스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형성 유지시켜야 한다.

    감염 위험을 최소화 시켜라 Minimise the risk of infection

    Communications will advise people what to do to protect themselves and others and encourage them to modify their behaviour by: 커뮤니케이션은 다음의 활동들을 통해 공중들에게 그들 스스로와 타인들을 방어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방식을 변화시키도록 격려 한다.

    – Helping them understand the potential seriousness for themselves, their family and the public, and encouraging them to take positive action through good hygiene behaviour; 잠재적인 위험성을 이해시키기. 위생 행동 요령 권장

    – Helping them to recognise the symptoms of pandemic flu; 팬더믹 증상에 대한 인지를 돕기

    – Helping them to understand what to do if they become infected; 전염 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 돕기

    – Advising them how best to look after themselves and others; and 자신과 타인들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언해 주기

    – Explaining the role of vaccines and antiviral medicines. 백신들과 항바이러스 약품들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주기

    Communications will aim to: 커뮤니케이션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가진다.

     manage public expectations 공중 기대 관리

     engage the media to ensure timely and accurate information and technical explanations are available to support responsible, informed reporting 시의적절하고 정확한 정보, 그리고 기술적 설명 전달을 통해 언론이 책임감있고 충분한 정보를 기반으로 보도 할 수 있도록 지원.

     provide open access to various direct sources of accurate information such as an automated telephone helpline and website/s 공중들이 정확한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 소스들을 제공(자동화 전화 헬프라인/웹사이트)

     deliver research and pre-testing to identify communication priorities and to ensure that messages are clear, effective, and meet public needs 커뮤니케이션 우선순위를 확인하기 위한 리서치 실행. 메시지가 명확한지, 효과적인지 공중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는지 확인. ==> 이 부분이 영국 보건부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에서 독특한 부분

     deliver public information campaigns directly and/or through healthcare and service providers and partners using a variety of media 공중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캠페인 실행.

     provide specialist advice and information for particular settings and sectors. 특정 상황과 분야를 위한 전문가 조언과 정보 전달

     encourage ongoing debate about the ethical, professional and practical implications of an influenza pandemic. 팬더믹과 관련된 윤리적, 전문적 그리고 실질적 영향들에 대한 논의를 지속 지원 ==> 이 부분 또한 영국 답다는 생각

    When the characteristics of an emerging virus are better known, it should be possible to develop more specific communications objectives, such as increasing levels of awareness of vaccination need among at-risk groups. Until then, communication plans need to remain flexible and pragmatic. They should also be proportionate and straightforward to implement. 확산되는 바이러스의 성격이 확정되면 해당 커뮤니케이션 목적들과 여러 가이드라인들의 수위와 형식을 그에 맞추어 변화 될 것임

    During an influenza pandemic, the Government will track public awareness, attitudes and behaviour through social media monitoring, market and other research to find out how effectively messages are working and to measure public engagement. 더믹 기간 동안 정부는 공중의 인지, 태도 그리고 행동방식들을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시장 및 여러 연구 방법들을 통해 계속 트래킹 할 것임. 이를 통해 얼마나 메시지들이 효과적으로 작용을 하는지와 공중의 관여도를 측정할 것임. ==> 바로 이부분. 주목할 필요.

    Tracking surveys, ideally UK-wide or organised in concert between the DAs, will help to ensure the communications messages are reaching all population groups and that those who are particularly vulnerable have access to advice. 트레킹 리서치는 모든 공중 그룹들과 조언에 접근하는 데 특별한 취약성이 있는 집단에게 까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이 전달되고 있는지를 확인 할 것임. => 주목!!!!

    Where possible, communication about regular seasonal influenza should be compatible with core objectives of pandemic communication, encouraging positive behaviours such as good respiratory and hand hygiene practices and vaccination uptake.

    영국 보건부의 팬더믹 커뮤니케이션 원칙들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커뮤니케이션 리서치, 트레킹이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다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에서 흔하게 보이는 원칙은 아닌데 이 부분이 상당히 강조되고 있다.

    이런 철학은 어떻게 보면 다른 형태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노력’이라고도 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 모니터링을 통해 자신들의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판단한다는 부분도 의미를 줄 수 있다. 정보 제공자의 입장과 인식이 아니라 정보 수용자의 입장과 인식을 그대로 들여다 보면서 커뮤니케이션을 개선 디자인 하려는 자세가 보인다.

    그 외 다른 원칙들은 한국의 보건당국의 매뉴얼상 원칙과 그리 다름은 없다.

    UK Pandemic Influenza Communications Strategy 2012 [Department of Health, England and Health Departments of the Devolved Administrations of Scotland, Wales and Northern Ireland] download Click Here

    정용민 씀. 2015. 6. 13.

  • 토요일 새벽6시, 별안간 임원들을 소집했다면?

    이쯤에서 눈치챌 수 있듯 저자에게 위기관리원칙은 ‘실천’이다. 실제 1% 기업에 의해 실행되고 검증된 가치라는 것이다. 앞의 ‘토요일 새벽 6시’로 잠시 돌아가 보자. 다행히 그날 일이 실제가 아닌 훈련이었다면 몇 가지 가이드라인이 나온다. 우선 이런 식의 호출은 한 번이면 족하단다. ‘양치기 소년’ 외침은 갈수록 강도가 떨어지게 돼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떠오를 체크포인트는 챙길 필요가 있다. ‘위기 시 통화지침’ 같은 아주 단순한 사안까지. 예컨대 위기가 생기면 구성원의 휴대폰은 거의 통화 중이다. 그 중요한 시기에 원활한 통화란 게 가장 어려운,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는 거다. 구체적으론 CEO 휴대폰에 몰리는 임원들의 불같은 전화. 사전합의가 없다면 그 복잡한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CEO조차 알 수가 없다. 그가 제 아무리 신이 내린 능력자라고 해도. [서평 중]

    토요일 새벽6시, 별안간 임원들을 소집했다면? [2015.6.3] 

  • 그 프롤로그 초안을 공유합니다.

    다음달 출간 할 제 새책의 프롤로그입니다. 아직 초안입니다. 손을 더 봐야 할 것입니다. 제 이전 책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는 실무적 내용들로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했었습니다. 이번 책은 CEO를 대상으로 합니다. CEO들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번 들쳐보거나 기억 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을 조언과 사례를 짝지어 구성했습니다.

    그렇다고 프롤로그에서 기업 CEO분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세요!”라고 말하기는 싫었습니다. 차라리 “이 책을 읽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런 이런 ‘특정’ CEO분들은 절대 이 책이 필요 없을겁니다…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여러 CEO분들을 지켜보면서 “이런 분이 계시니 이 회사는 이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겠네…”하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님을 뵈니까…이런 이런 유형의 위기가 발생하면 아주 단호하게 정리 해 해결하실 것 같네요.”하고 그 회사 실무진들에게 속삭일 때도 있습니다. 정말 어떤 위기관리 전문가분들도 따라가지 못할 철학과 원칙을 가지신 멋진 CEO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더 이상 외롭지 마세요…속삭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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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기업의 CEO는 외롭다. 회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외로움은 더 커진다. CEO는 누구에게도 두려움을 표하거나, 고통스러움을 토로할 수 없다. 대신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임직원들을 이끌며,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원칙들을 뇌까릴 뿐이다.

    이 책은 그 외로운 CEO들을 위해 쓰여졌다. 회사에 위기가 발생 했을 때 CEO가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 50개의 가이드라인을 정리했다. 평시에도 가볍게 읽으며 위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국내외 기업들의 성공담들도 재미있게 정리했다.

    단, 모든 CEO들에게 이 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서문을 접한 CEO들은 자신이 이 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CEO인가를 각자 확인 해 보기 바란다. 이 책은 아래 다섯 가지 질문에 ‘예스(yes)’라고 확신을 가지고 답할 수 있는 CEO들만을 위한 책이다.

    첫째 질문
    기업 CEO로서 귀하는 자신이 위기 메이커(crisis maker)가 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스스로 위기를 만드는 CEO에게는 약이 없다. 문제를 계속 일으키는 CEO를 가진 회사에겐 매일이 위기다. 벌어진 문제들을 CEO 스스로 의사 결정 하며 관리 한다고는 하지만, 그 위기관리가 잘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스로 외롭고 힘들어 더 이상 위기를 만들지 말아야 하겠다 생각해 보지만, 그게 마음대로 쉽지 않다면 이 책도 적절한 도움은 아니다.

    한국에서 가장 A급 기업 위기 유형을 꼽으라면 필자는 3개 유형을 꼽는다. 소위 ‘한국기업의 3대 초대형 위기요소’다. 첫째는 오너 또는 CEO관련 위기다. 둘째는 기업 범죄 관련 위기다. 셋째는 내부고발 위기다. 이 첫째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하는 CEO들의 경우 이 3대 초대형 위기요소들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첫째 질문에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 다시 이 책을 찾아 보아도 늦지 않다. 책장을 덮자.

    둘째 질문
    CEO 스스로 귀하의 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믿는가?

    불우이웃을 도우라는 말이 아니다. 장학금을 주고, 독거노인들에게 따스한 밥을 지어 선물하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기업이 사회 속에서 생겨나, 성장하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사업을 전개 하는 환경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의미다. 사회적으로 좋은 기업 시민이 되어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든 가치들을 성실하게 준수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행복하게 하자.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제품과 서비스는 기본이다. 소중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철학들이 위기를 관리한다.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거나, 경시하거나, 때때로 망각하는 기업은 위기가 발생하면 스스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올게 왔다” 이런 기업의 CEO들은 이 책이 별반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최소한의 공감도 어려울 것이다.

    셋째 질문
    CEO 스스로 귀하의 회사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고 믿는가?

    주변을 돌아보자. 수 십 년 된 회사인데도 바로 내일이라도 사업을 끝낼 것 같이 위기를 관리 하는 기업들이 있다. 거래처를 무시하고, 압박하고, 그들의 소리를 노이즈로 생각한다. 경쟁사들과 가격을 담합하며 단기의 이익을 추구한다. 제품의 문제를 숨기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고통을 적절하게 마무리 하는 것을 위기관리로 생각한다.

    CEO 스스로 최소한 “이 회사는 백 년 이상 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위기를 준비하고 관리해야 성공한다. 기업을 둘러싼 사회 환경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불확실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회사가 앞으로 백 년간 유지 성장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현실성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백년 정신’ 없이는 지속성장의 근간을 세우기 힘들다. 하루살이 기업에게는 위기관리가 필요 없다.

    넷째 질문
    CEO 스스로 기업 명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 하는가?

    기업 명성을 돈 주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업 명성이 몇몇 전문 컨설팅 회사의 노력으로 뚝딱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기업 명성은 지고지난(至苦至難) 한 실천을 기반으로 하니 문제다. 기업이 명성을 쌓는데 걸리는 시간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힘들고 힘들게 만들어 놓은 이 ‘이름 값’은 또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버린다. 깜빡 하는 새 그 좋았던 ‘이름 값’이 ‘오명(汚名)’으로 변질된다.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기업 명성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이 기업 명성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자, 성공적 위기관리의 가장 큰 추진력이다. CEO 스스로 기업 명성에 대한 집착이나, 가치 부여가 없는 경우 결코 위기관리에 성공 할 수 없다. 상대방과 맞서 싸우거나, 언론을 폄하하고, 정부기관과 국회에 정상적이지 않는 방식으로 어프로치 하며, 거래처와 소비자들을 입 막으려 하는 위기관리는 대부분 그런 CEO들의 작품이다. 미안하지만 이 책은 그런 CEO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마지막 질문
    CEO 스스로 자신의 회사가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 생각 하고 있는가?

    이제 더 이상 한 기업의 위기는 한국이라는 이 조그만 나라에서만 벌어지는 해프닝이 아니다. 온라인과 SNS를 통해 자기 회사의 위기가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중요한 해외 거래처들과 파트너들이 그 영향에 따라 움직인다. 국내 소송이나 규제 기록은 글로벌 관점에서도 관리돼야 하는 이슈가 되어 버렸다. 글로벌 차원에서 해외 선진 기업들의 위기관리 철학과 그 대응 방식들을 유심히 벤치마킹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외에 진출해 현지 사회와 소통하는 것 또한 위기관리다.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특성과 요구들을 성실하게 분석하고 그에 합당하게 대응하는 것도 그렇다. 문제가 발생한 지역에서 강력한 자사의 원칙이 없다면 마냥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많은 글로벌 회사들이 자신만의 위기관리 원칙과 체계를 마련해 예외 없이 적용하고 임직원들을 훈련하는 이유다. 자신의 회사가 지속 성장 해 세계 시장에 나가 더 큰 성장을 해야 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없다면 이 책을 굳이 읽지 않아도 괜찮다.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상의 질문에 답 할 때 확신이 있는 CEO가 진짜 외로운 CEO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은 그런 CEO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더 이상 외롭게 상황파악을 하고, 외롭게 의사결정에 매달리고, 외롭게 실행을 독려하며, 외롭게 여론을 읽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위기 시 임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직원들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이해 하게 될 것이다. 여론을 마음으로 읽는 따스함이 생길 것이다.

    말로는 모니터링, 체계, 프로세스, 원칙, 배상, 실행, 사과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 속안에는 사람(human)이 있다. 위기관리 속에는 사람이 있다.

    정용민
    201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