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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략적 침묵도 필요한 거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제품에 최초 이상이 발견된 게 작년 이맘때입니다. 기술팀에 의하면 해당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데, 고객 컴플레인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문제입니다. 해당 제품을 접는 것은 현 상황에서 불가능하고요. 수가 없으니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전략적 침묵으로 대응해 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략적 침묵이란 정의는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가 오면 즉각 개입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개입시점을 가늠하고 있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핵심 포인트는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가 됩니다. 대부분 전략적 침묵을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혼동하는데 문제는 그 차이에 있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전략적 침묵이라는 개념은 이상과 같습니다. 그 외 전략적 침묵이라는 개념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만 ‘일부’ 유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법적으로 자사에게 유리한 팩트들이 극히 제한되는 경우입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같은 검찰출두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그런 전략적 침묵을 의미합니다. 사법기관이 수사중인 상황에 대해서 왈가왈부 미리 떠들어 보았자, 유리할게 없는 경우 전략적 침묵이 일부 유효하다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시장 루머와 관련된 경우입니다. 근거 없는 루머, 어이없고 황당한 루머, 아주 민감한 M&A관련 루머 등에 일일이 대응 하고, 구체적 해명을 하다 보면 더욱 부정적으로 진전될 수 있는 상황에 적용됩니다. 이 때 “코멘트 할 것이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답변드릴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는 형식의 전략적 침묵이 있겠습니다.

    세 번째, 발생 이슈가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별반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준에서의 전략적 침묵입니다. 해당 제품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관련 컴플레인 고객이 소규모고, 그 컴플레인 수준도 별반 심각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전략적 침묵은 일부 유효한 대응이 됩니다. 물론 원점관리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겠지요. 아주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대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적절한 상황이 아닐 때 적용됩니다.

    네 번째, 내 외부 상황이 최근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서, 해당 이슈에도 상당한 수준의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입니다. 불미스러운 이슈가 발생했고, 그와 관련 일부 이해관계자 인지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국가적으로 더욱 더 큰 이슈가 여기저기 발생해 자사 이슈가 상대적으로 묻히는 경우입니다. 이때 ‘날 좀 보소~”같은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자제한다는 대응입니다.

    어려운 것은 이상과 같이 전략적 침묵이 일부 또는 상당수준 유효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칼로 자르듯 정확히 판별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시장 루머 같은 경우도 최초 전략적 침묵을 하다 보니 점점 루머를 실제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져, 부랴 부랴 해명하고 관련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도 루머가 사라지지 않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가서 “왜 최초 전략적 침묵을 했습니까? 그 때 바로 대대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더 나았을 텐데요..”하는 조언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무조건 처음부터 커뮤니케이션 하고 나가야 한다면서 ‘초전박살론’만을 조언하는 것도 실제 현장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조언입니다. 스스로 떠들어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실수들도 꽤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위에서 설명한 제한된 상황이라면 오히려 전략적 침묵을 조언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고 전략적으로 보여집니다.

    다시 최초 조언으로 돌아가면, 전략적 침묵이냐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이냐 하는 판단은 지속적 상황 변화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올바른 조언이라 생각합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준비를 다 완료하고 개입 시점을 가늠하는 노력’이 선행되는 것입니다. 최초 전략적 침묵이 유효했지만, 상황변화에 따라 더 이상 전략적 침묵이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 왔다면 ‘바로’ 개입해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전략적 침묵으로 실패한 케이스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초 일부 의사결정권자의 감에 의지해 전략적 침묵을 선택합니다. 그 후 상황변화를 적절하게 따라가지 못하고 최초 침묵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상황이 악화되어 무언가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면, 그 때부터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때는 때대로 놓치고,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전혀 보지 못하고 맙니다. 그와 함께 최초 전략적 침묵에 대해 ‘쉬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최악의 위기관리 결과를 얻게 되는 거죠.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개입 시점을 가늠하는 것. 그것만이 전략적 침묵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질문 들로부터 답을 찾다

    이 포스팅에서는 약간 실무적인 방법론들을 다루어 봅니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자산을 꼽으라면 그 중 하나가 ‘핵심 메시지(key message)‘를 꼽을 것입니다.

    핵심 메시지를 좀 더 들여다보면 우선 회사측에서 타겟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언론의 취재에 대응할 때에는 해당 언론매체를 통해 ‘인용’을 성공시켜서 커뮤니케이션 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물론 사내 특정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사내에서 누구나 동일하게 내외부로 전달하는 메시지여야 하지요.

    핵심 메시지에 대한 요건들은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 핵심 메시지는 공표 내용, 생각, 또는 주장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 핵심 메시지는 사실과 정보에 근거해야 한다 (광고나 마케팅 표현X)
    • 핵심 메시지는 커뮤니케이션 목적에 따라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
    • 핵심 메시지는 수가 적어야 한다 (max 3개)
    • 핵심 메시지는 최대한 간단해야 한다 (max 2 문장)
    • 핵심 메시지 한 문장에는 하나의 주제만 담아야 한다
    • 핵심 메시지는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문장이어야 한다
    • 핵심 메시지는 강력하되 긍정적이어야 한다

    이 밖에도 핵심 메시지와 관련된 재미있는 표현들은,

    • 적은게 강하다. (핵심 메시지의 수를 줄여라)
    • 한개의 이슈에 대해 여럿이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면 그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반감된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한개의 메시지를 동일하게 전달하면 그 효과는 배가된다.
    • 9개의 메시지를 이야기 해 봐라. 상대방은 아무것도 기억 못할거야. 3개의 메시지를 이야기 해 봐라. 그중 하나의 메시지만 기억 될거야. 3개의 메시지를 3번 반복해 봐. 그러면 상대방은 3개 메시지 전부를 기억할 거야.

    이런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핵심 메시지를 만드는 순서는 어떻게 될까요? 아니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 이 부분에서는 실무자분들 나름의 방법론이나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시니어 커뮤니케이션 임원께서 생각하셔서. “우리가 강조해야 할 메시지는 이거 이거 이거야. 정리해 봐”하시는 경우도 있고요. 반대로 “일단 우리가 강조해야 할 핵심 메시지가 어떻게 되야 하는지 구성을 좀 해 봐”라면서 홍보팀원들의 의견을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완벽에 가까운 핵심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슈 확정

    2. 이슈 분석

    3. 핵심 메시지 도출

    4. 핵심 메시지 맵 완성

    1단계: 이슈확정의 단계입니다

    해당 이슈를 들여다보고 정의를 내리는 단계죠. 이 이슈는 __________________이다. 예를들어 이 이슈가 소비자 피해 이슈인지. 정부 기관으로 부터의 규제 이슈인지. 제품 안전 이슈인지. 사회적 논란인지. 정치적 이슈인지. 기업 범죄와 관련 한 이슈인지, 내부고발 이슈인지. 노조이슈인지. 환경이슈인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이 어떤 이슈인지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단계입니다.

    사실 이 단계만 상하로 동일한 정의를 내리게 된다면 나중에는 그리 큰 문제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의외로 일이 잘 준비되는거지요.

    2단계: 이슈분석 단계

    해당 이슈를 일단 정의했으면, 구체적으로 분석을 해 보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더 깊이 들어가면 해당 이슈는 어떻게 발생해서 어떻게 변화 성장하고 있는지. 해당 이슈의 중요 쟁점은 무엇인지. 해당 이슈에 대해 핵심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해당 이슈로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은 무엇인지, 해당 이슈로 인한 피해나 부정적인 영향은 무엇이고, 어누 수준과 범위인지. 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만 하는지…등등등을 입체적으로 들여다 보는 단계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부분에서 내외부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요하고 이 부분부터 협업이 시작되곤 합니다. 하나 하나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정리해야 성공적인 핵심 메시지팩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일선에서 종종 발견되는 문제는 핵심 메시지를 만들어야 하는 실무라인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부분입니다. 제한된 정보와 업데이트 받지 못한 정보, 일부분의 의견만을 담은 정보, 전문부서들로부터의 종합적인 조언이 없는 상태에서 홍보팀원이 개인적으로 고민 해서 만든 핵심 메시지들이 종종 존재합니다.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그럴 수 밖에 없는거죠. 이는 흔하지만 사실은 매우 큰 문제입니다.

    이 단계에서 실무자들이 360도 분석을 할 때는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이 있습니다. 기자들이나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질문 할 수 있는 최악의 메시지들을 최대한 예상해 내서 리스트화 하는 겁니다. 정말 받기 싫은 질문, 두려운 질문, 까다로운 질문들을 하나 하나 꼽아 정리 해 보는거지요.

    그 예상 질문들은 다시 그루핑을 해 보시죠. 그러면 크게 몇개의 유사한 주제들로 나누어 져서 그 하부로 세세한 질문들이 아주 까다롭게 위치할 것입니다. 그 질문들을 죽 펼쳐 놓고 먼저 보는 겁니다.

    그리고는 여러 협업부서들과 의사결정자들이 모여 질문 하나 하나에 답을 마련해 보는겁니다. 처음에는 답하기가 어려운 질문들도 같은 카테고리에서 반복되고 중복되면…이내 답변이 정리가 좀 됩니다. 저 질문에는 아까 그 답변으로도 가늠이 되겠는 걸. 이 질문과 저 질문은 유사한 질문이고 같은 답변으로 대응이되니까 하나로 합쳐 보지. 뭐 이런 논의들이 생겨납니다.

    전체적으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하나 하나 답을 만들어 나가다 보면 어떤 메시지의 묶음들이 생겨납니다. 중간 중간 미세한 충돌이나 비논리적인 연결 부분들은 또 고민을 통해 수정 보완 해 나가야 하죠. 전체적으로 답변 달기가 끝나면 이 2단계 이슈 분석 단계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는 겁니다.

    3 단계: 핵심 메시지 도출

    딱 3개 메시지만 말씀 해 주십시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전달하고 싶은 3개 메시지를 이전의 수 많은 답변들을 기억하면서 추려 내시는 단계입니다. 앞에서 답변들을 만드실 때 경험을 충분히 하신분은 A라는 메시지가 B, C, D, E라는 메시지들을 한꺼번에 아우르는 좀 상위 메시지라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또 F 메시지가 G,H,I 메시지를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아주 명쾌한 메시지라고도 꼽아 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하위 메시지를 제대로 반영하는 메시지들을 추리고 추려서 그루핑을 통해 3개로 한번 추려 보는겁니다.

    이 부분을 어려워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런분들에게는 앞의 단계로 돌아가 좀 더 많은 질문들에 대해 답을 스스로 달아 보시라고 권해 드립니다. 여러 의견들을 받아 토론하고 추리고 추리고 추리다보면 핵심 메시지 3개에 대한 감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4단계: 핵심 메시지 맵 완성

    일단 간단하게 인터뷰를 해도 전달할 수 있는 핵심 메시지 기본은 앞의 단계에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제는 그 핵심 메시지를 토대로 근거/사례들 즉, Supporting facts(지원 메시지들)를 연결해 메시지 맵을 만드셔야 합니다.

    그림1

    [sample: key message map by Strategy Salad]

    그 supporting fact라는 것들이 다 어디에서 오냐고요? 앞의 이슈분석 단계에서 답변을 만드셨다면 그 안에 대부분 들어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다시 돌아 보시죠. 이 SF(supporting fact)는 종종 추가적인 부연, 실제 관련 사례, 관련 조치, 관련 성과, 관련 실행 방안, 관련 계획…등등이 들어갑니다.

    예를들어 회사의 내부고발 관련 한 이슈로 한 임원이 퇴사 후 언론에게 내부 고발 성 투서를 하고 양심선언을 했다고 설정을 해 보시죠. 위의 여러 단계를 거쳐서 핵심 메시지들 중 하나로 이런 메시지가 정리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시죠.

    “OOO 전 임원의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는 허위이고, 악의에 찬 음해입니다.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이 자체로는 그냥 핵심 메시지로서 신뢰를 제공하지는 못합니다. 일반적인 부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요. 그러면 이런 기업측의 메시지에 기자들은 대부분 이렇게 추가 질문을 합니다. “방금 O씨의 주장이 허위이고 악의에 찬 음해라고 하셨는데요. 그렇게 주장하시는 근거는 어떻게 됩니까?”

    이 때 필요한 것인 SF(supporting fact)입니다. 이 것들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되어 제공되면 기자들은 해당 기업의 주장에 어느정도 신뢰를 가지게 되고, 이 기업이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인 “허위이자 음해일 뿐, 그런 사실 없다”는 메시지를 기사 보도에 반영을 하게 되겠지요.

    보통 SF가 준비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확인이 되어 있다면 이런 답변을 합니다. “뭘 더 설명을 드려야 하죠? 그런 사실이 없으니까 없다고 말씀드리는 건데요…” 또는 “그 주장을 잘 들어보시면 말 자체가 앞뒤가 맞지를 않아요. 그걸 진짜 믿으시는건 아니겠죠?” 이런 에두르는 애드립들이 난무하게 되죠.

    SF가 준비 되어 있는 답변자는 보통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네, 저희가 O씨의 주장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이고, 악의에 찬 음해라고 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첫번째는….이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이라서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고. 셋째는…..이래서 그런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류의 답변 형식이 나와주는 겁니다.

    소위 ‘준비된 대변인’들의 말 버릇을 보면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둘째, 셋째…”하는 패킹(packing) 기법을 기반으로 하는데요. 이를 위한 준비가 핵심 메시지 맵입니다.

    일단 핵심 메시지 맵이 구조적으로 잘 완성이 되면 대부분의 질문 (억지 질문은 예외)에 대한 답변은 이 맵 하나로 자유롭게 편집을 해 가면서 대응 할 수 있게 됩니다. 질문을 들으면서 해당 질문이 어떤 핵심 메시지와 연결되는 것인지를 좌표를 잡아서 해당 핵심 메시지를 언급하고 SF를 하나 둘 셋 기억해서 전달하게 되는거지요. 또 유사한 질문을 하면 같은 좌표의 핵심 메시지를 다시 한번 언급하고 필요한 관련 SF를 재반복 전달하는 것입니다. 연결 반복 연결 반복 연결 반복…이 무한대로 가능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핵심 메시지 맵이 완성되어 머릿속에 있게 되면. 그 밖에 트랩을 까는 많은 질문들에 대해서는 ‘기술적 관리’가 가능해 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핵심 메시지 맵에 좌표가 찍히지 않는 억지 질문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핵심 주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가정에 근거한 질문에 대해서 답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게 단순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다양한 레토릭 기술을 통해 질문과 답변을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핵심 메시지 맵. 생소하시죠? 실무를 하시면서 이런 핵심 메시지 세션을 반복 반복 해 보시면…그리 오래지 않아 아주 쉽고 간편하다는 느낌을 얻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 후로부터는 이전과 같이 먼저 핵심 메시지를 만들고, 그 핵심 메시지를 앞뒤로 문장만 바꾸어 예상질문들에 적용하는 copy and paste 작업이 참 논리적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기자들도 좀더 덜 답답해 하겠지요. 말 그대로 윈윈이 되는 겁니다.

    정용민 씀. 2015. 4. 15

  • 세월호 침몰, 10대 위기관리 실패 요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잡지 ‘더피알’에 기고한 글입니다. ‘부실’이라는 평가 하나만으로도 개선의 단초가 되었으면 합니다.

    세월호 침몰, 10대 위기관리 실패 요인

    재앙이었다. 많은 국민들은 또 인재라 부른다. 2014년 4월 16일 아침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세월호란 이름의 여객선이 침몰했다. 수많은 승객들이 허무하게 희생되었다. 여객선 침몰을 둘러싼 핵심 위기관리 주체들의 위기관리. 여지없이 대형 재난관리 체계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세월호 침몰로 시작된 위기관리 그리고 큰 실패. 그 대표적 실패 요인 10가지를 꼽아본다.

    1.선박회사의 안전규정 준수 부실

    일단 위기발생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었던 최초의 바리케이드가 무너졌다. 세월호를 운영하고 있는 청해진해운은 최초 몇 명의 탑승객이 승선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도 못했다. 탑승객과 함께 실린 컨테이너와 차량들의 무게와 수 또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선박 내 구명조끼는 충분하지 않았고, 배가 침몰할 위기에 사용할 선박 좌우편의 구명뗏목(구명벌)은 46개(25인승)나 달려있었지만 1~2개를 제외하곤 제대로 펴지지도 않았다. 탑승직원들의 안전 조치 실행 수준들을 보면 평소 진행했다는 사고대비훈련 조차 그 수준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2.선장의 오판과 커뮤니케이션 부실

    차선책으로 사고 직후 커뮤니케이션만 정확했다면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다. 기울어져 가는 선박 탑승객들에게 선장과 직원들은 “선내에 머무르라” 커뮤니케이션 했다. 침몰이 예상되면 취해야 하는 상식적인 승객들의 이동과 집합 조치들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많은 학생들은 선내에 머무르며 추가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기다렸다. 하지만 승객들의 인명구조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지휘해야 할 선장은 가장 먼저 선박을 떠났다. 커뮤니케이션 없는 사고는 곧 재앙을 의미한다. 세월호가 재앙이 돼버린 순간이었다.

    3.구조 지원을 위한 정부간 커뮤니케이션 부실

    이전 천안함으로부터 배운 것은 결국 아무것도 없었다. 초기 출동을 통해 선박 위 흩어져 있던 승객들을 구조해 내는 상황관리 활동이 진행됐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루어졌어야 할 대형 구조장비들의 입체적 동원은 즉각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무총리를 비롯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해양경찰청, 소방방재청, 해군, 전라남도 등이 모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긴 했지만, 일사불란한 지원과 동원을 위한 상호간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은 지체되었다. 이때부터 흡사 운동회에서 바통 수백 개를 들고 뛰는 선수들의 규칙 없는 이어달리기를 연상케 하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4.정부 통합 상황 브리핑의 부실

    이런 혼란 속에서 당연히 창구 일원화는 불가능했다. 어떤 정보도 정확하지 않았고, 모든 정보들이 각 참여 기관들에 의해 다루어졌다. 중복되는 숫자들이 나타났고, 오락가락 번복과 번복을 거듭했다. 각 부처가 각자 브리핑 해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했다. 당연히 언론에서는 여기 저기에서 다른 소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언론은 창구 일원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처들을 비판했고, 부처 관계자들은 정보확인 이전에 계속 정정과 사과를 하며 시간을 허비 할 수 밖에 없었다. 피해가족들과 국민들은 잘못된 정보들에 울고 웃었다.

    5.피해가족 대상 커뮤니케이션의 부실

    이번 사고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피해가족들에 대한 적극적 커뮤니케이션도 초기부터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육청과 학교는 사고발생 직후 학생들이 ‘전원 구조되었다’라는 루머를 그대로 유가족들에게 발표해 두 번째 상처를 주었다. 피해가족들은 지속적으로 구조상황과 정부의 구조 계획들을 알고 싶어 했지만, 적절한 정보와 업데이트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창구 일원화 자체가 요원했으니 피해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또한 일관성 있게 자주 업데이트 될 수는 없었다. 전혀 불가능했다.

    6.민관 구조 체계들의 협업 관리 부실

    사고직후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하는 군 및 해경 그룹과 민간 구조 그룹들의 지휘체계 통합도 부실했다. 민간 잠수부들이 표류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민간 잠수부들을 구조하느냐 추가적 노력들이 동원되기도 했다. 너무 많은 인력들이 선박 사고 지역 주변에 몰려들어 구조 현장 질서 관리가 어려울 정도였다. 수많은 현장인력들에게서 흘러나온 단편적인 소식들이 “카더라”가 되었고, 곧 여러 언론에 의해 기사화 되었다. 정부는 혼란스러워 했고, 피해가족들과 국민들은 흥분했다.

    7.구조 체계 및 장비 개선 부실

    전적으로 잠수부들의 인적 구조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천안함 구조 때와 달라진 점이 없었다. 유효한 대형 최신 장비들의 등장은 없었다. 미리 예상할 수 있었던 뻔한 상황이 펼쳐 졌다. 즉, 유속은 강했고, 날씨는 좋지 않았다. 물속 시야는 제로에 가까웠고, 수온은 차가웠다. 당연히 인적 구조는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었고, 시간은 흘러 갔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최신 장비들은 보이지 않았다. 정작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수상구조함도 구조 활동에 활용되지 못했다. 천안함 때의 교훈을 살려 1590억원을 들려 1년 7개월 전에 진수된 통영함은 아직도 시운전 중이었다.

    8.대통령 및 지도급 인사들의 대응 부실

    대통령도 초기부터 정확한 현지 상황을 완전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구명 조끼를 입었는데 어떻게 발견이 힘드냐” 묻는 대통령의 질문이 방송되었다. 일부 정치인들이 군용선박을 이용해 피해가족보다 먼저 현장을 둘러 봤다.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이 무력해 보이는 지자체장들이 피해가족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았다. 일부 장관은 빈소에 들어가면서도 욕설을 들어야 했다. 피해가족들이 모인 체육관에서 의전용 팔걸이 의자에 앉아 라면을 먹는 모습이 찍힌 장관도 있었다. 이와 같은 대형 재해 시 리더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세세하게 전략적이어야 하고 사려 깊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9.상황 관리 &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공조 부실

    피해가족들은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길 원했다. 이는 위기 관리 주체인 정부가 일원화 된 창구를 구축하고, 신속 정확한 정보 입수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완전 관리할 수 있어야 겨우 가능한 것이었다. 모든 재해 재난 관리에 있어 가장 존중 받아야 하는 쪽은 ‘현장’이다. 현장에서의 유효한 조치들을 위해 모든 지원 역량이 제공되는 시스템이 이상적 시스템이다. 현장에는 구조를 위한 인력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인력들이 함께 협업 해야 한다. 현장 진행 활동들을 정확하게 확인 해 2선의 창구에게 지속 업데이트 해주는 인력들이 지정 파견되어야 한다. 즉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함께 현장에 있어야 한다. 오직 상황관리만이 위기관리가 아니었다는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10.통합정부차원에서의 루머 및 오보관리 부실

    이번 사고에서 언론의 오보는 당연했다.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 한 정부 때문에 오보는 불가피 했다. 여러 언론들의 무책임한 속보 경쟁 또한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충분한 정보가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짜깁기 된 루머들과 음모론 또한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들이었다. 문제는 또 이에 대응 하는 정부의 체계였다. 각 부처별로 해명을 시도했다. 각자 루머에 대한 사실규명에도 허둥댔다. 통합된 루머 대응과 정보 관리는 아마 끝까지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대형 참사에 대한 정부의 위기관리 행태는, ‘평소 무관심의 민낯’ 그대로였다.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평소 정부의 무관심을 감안한다면 이번은 너무나도 당연한 대응 방식과 체계였다. 천안함을 비롯 유사 위기들을 경험했었음에도 개선하지 않는 그들의 무능함과 안이함은 경이롭다. 그렇게 아팠고, 슬퍼 울부짖었고, 곤란과 손해를 경험하며 힘들었어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 버리는 망각과 불감증의 우리들도 사실 이번 참사에 있어 일종의 조력범이 아닌가 한다. 우리 스스로도 다음에는 꼭 달라야 한다. 꼭.

  •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3]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윤리적 고민을 하다 보면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선택의 폭이 무척 작아진다. 그렇다고 고민 없이 비윤리적이거나 반사회적인 실행을 결정하는 것도 기업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니다.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찾는 것이 위기관리다. 그 현실적인 기준은 실행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실행하지 않았을 때보다 큰지 여부다.

    종종 기업 임원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 “이런 위기의 경우 우리가 대응 하는 것이 나을까요? 하지 않는 것이 나을까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똑같다. “위기관리에 정답이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응 했을 때 얻는 가치가 하지 않았을 때보다 큰지 작은지를 판단해 가치가 큰 쪽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기업 스스로 보기에 황당한 루머에 대응 하는 것이 나을까 하지 않는 것이 나을까 하는 고민이 그 하나다. 어떤 임원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말도 안 되는 이런 이야기를 믿을 사람이 있겠어요? 그냥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겁니다.” 또 한 임원은 이런 의견을 피력한다. “우리가 이런 루머에 개입하는 순간 더 많이 알려져 루머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될 것 같군요.”

    반대 의견을 가진 임원들도 있다. “이전에 A와 B같은 유사사례들을 볼 때 회사가 침묵하고 있으면 이런 루머는 이내 정설이 되어 버리곤 합니다. 그 때가서 회사가 대응을 하면 늦죠. 빨리 대응 하는 것이 전 좋다고 봅니다.” 이런 의견도 나온다. “간단하게 사실이 아니라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 해당 루머의 근원지를 밝혀내 고발하는 등 좀더 적극적인 대응이 어떨까 합니다.”

    이렇게 많은 선택의 폭이 위기관리 현장에서는 종종 존재한다. 만약 위기관리가 한두 선택지를 가지고 대응방식을 정하는 게임이라면 위기관리는 그리 어렵고 힘든 작업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수많은 변수들과 그에 따른 더 많은 선택지들이 서로 엉켜 뿌리들을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선택의 고민은 항상 의사결정자들을 괴롭힌다.

    분명한 것은 이와 같은 전략적 고민을 거쳐 일단 선택된 대응이라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 해 빠른 시간 내에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의 의사결정이 심사숙고의 기간이라면 그 후 실행은 전광석화 같은 기간이 되어야 한다. 이는 절대로 시스템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실현되지 않는 가치다. 준비되었어야 전광석화 같은 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행에 있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핵심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들이 상상 이상으로 잘 구축되어 있다. 평소 그들 각각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선행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더해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전위그룹들(front groups)과도 연계가 되어 있다. 로펌이나 안전, 보안, 위기관리 컨설팅사등 여러 전문가들로부터의 도움도 받는다. 당연히 위기관리 예산의 폭도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마련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는 데 대한 반론들은 이렇다. “저널리즘이라는 것이 엄연히 있는데, 기업이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 기고문이나 우호적인 기사들을 지원하는 것이 윤리적인가?” 또 이런 의견도 있다. “전위그룹을 만들어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 기업이 할 일인가? 왜 그 전위그룹은 해당 기업과의 연계에 대해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나?” 이런 의견에 대한 답도 하나다.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 차원에서 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실행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실행하지 않았을 때보다 큰가 작은가를 판별하는 것이지요.”

    필자는 위기에 처한 기업이 비윤리적이 되거나, 반사회적으로 아무 방법이나 동원해 무조건 승리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일부 가짜 전문가들은 위기를 맞은 기업들에게 다가가 무리한 수법을 사용해 위기를 관리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유혹한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라도 그 기준은 실행을 전제로 그 효과를 따져보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실행 효과 측정에 있어 회사의 명성과 철학을 보호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은 당연하다.

    “우리가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하겠어요?” 또는 “그 정도까지는 좀…이 정도에서만 대응 하면 안될까요?”하는 소심함은 버려야 한다. 냉철하게 실행 가치를 따져보고, 그것을 실행했을 때의 가치가 크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전광석화 같은 전격전을 치러야 승산이 생긴다. 일단 살아 남아야 성공할 수 있고, 우선 살아 남아야 영속성도 생긴다.

  • 직원들의 입을 하나로 만들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시 가장 간과되는 이해관계자가 바로 내부 직원이다. 직원들이 신문이나 뉴스를 보고 자사에게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문제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직원들이 몰라도 문제다. 창구 일원화와 함께 조직의 입을 하나로 만들자. CEO는 위기 시 직원과 가장 먼저 대화하자.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창구를 일원화 하라’ 조언한다. 훈련 받지 않고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직원들이 위기 시 타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전 직원이 입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시스템은 없다. 기업 위기는 예방하기 무척 힘들다. 하지만, 기업의 입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준비만 하면 상당부분 가능하다.

    이를 위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정기적으로 직원 가이드라인을 교육하고 임직원들이 공히 트레이닝 받는다. 대두되는 이슈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면서 그에 대해 입을 하나로 모으는 훈련을 반복한다. 직원이 1만명인 기업이 1만개의 입을 모두 통제할 수 없으니, 그 차선책으로 훈련 받은 대변인(대부분 홍보임원)을 내세워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하겠다는 전략은 기본이다.

    그렇다면 대변인 외 회사의 메시지를 모르는 직원 1만명은 어떤가? 잠재적인 지뢰밭이다. 이들에게 최소한이라도 공식 메시지를 이해시키고, 이를 전달하는 훈련을 제공 해 ‘(공식 대응은 하지 않더라도) 하나로 입을 모으는’ 체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려 노력하는 것이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들은 대응 보도자료를 낸다. 홈페이지에 팝업을 올려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다. 해당 위기에 대해 흔히 질문되는 FAQ를 만들어 자사 답변을 전달하기도 한다. 기업 SNS 채널들을 총 동원 해 자사의 입장을 적극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작업 중 가장 흔히 간과되는 대상들이 ‘내부 직원’이다. 본사 일부 임원들과 팀장들이 위기를 관리하면서도 수천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자사 직원들에게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리지 않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직원들은 궁금해 한다. 무언가 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신문과 뉴스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되면서부터다. 그리고 불안 해 한다. 우리 회사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 갈 것인지 알지 못해서다. 누군가 무언가는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직원인 자신에게 아무도 무엇을 어떻게 해라 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다는 정보를 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방지해 보자는 것이다.

    직원들이 외부에서 회사 관련 위기 정보를 찾아 다니게 하면 안 된다. 외부에 퍼져있는 반기업 메시지들을 먼저 이해하게 되면 위기관리는 힘들어 진다. 각종 루머와 억측들을 사실로 받아 들이는 직원들이 많아 지면 더 큰일이다.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계속 직원들에게 질문한다. 그에 답하는 직원들이 내부에 공유된 정보가 없어, 외부의 루머와 억측들을 확인 또는 동조하게 되면 이미 위기관리는 물 건너 간 일이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고지하자. 그들에게 정확한 회사의 입장을 전달하고 FAQ 정보들을 공유하자. 그들에게 공식적 대변인 역할을 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이 먼저 이해하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게 만들자는 것이다. 어떤 것이 근거 없는 루머인지, 어떤 것이 말도 안 되는 억측인지 가려 낼 수 있는 혜안을 주자는 것이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질문 할 때 정확하게 회사의 입장과 논리를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주자는 것이다. 나아가 1천에서 1만명의 직원들을 살아 움직이는 비공식 대변인으로 사회 여론 형성에 이바지 하게 하자 하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며 기업 위기 시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알리라는 이 원칙은 더욱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는 기준이 되었다.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면 이제는 불과 몇 분 만에 소셜미디어에 해당 사실들이 공개된다. 이런 최근 상황에서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미리 정보를 제공해 소셜미디어들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 하자는 전략들을 세우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위기 발생시 직원들에게 이심전심만을 기대하면 안 된다. 가장 먼저 알리고 공유하고 이미 훈련된 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흔히 간과되었던 ‘내부 직원들’을 하나로 모아 일사불란 함을 더하자.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라면 위기 시 직원들과 가장 먼저 대화하라는 조언이다.

  • 유통업계 방사능 괴담, 강하게 맞서라

    이데일리 기고문

    [여의도 칼럼]유통업계 방사능 괴담, 강하게 맞서라

    2013.09.2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일본산 농수산물 등에 주로 집중되던 방사능 괴담이 이제는 일본 제품 전반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산 맥주들의 국내 판매가 줄었다. 일본산 식품류나 화장품류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기업 위기관리 담당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숙제가 바로 이런 방사능과 같은 ‘찜찜함’을 주는 이슈들이다. 정부에서 아무리 전수 검사를 하고 기준치의 100분의 1까지 관리를 한다고 해도 찜찜함은 남는다. 정부기관과 전문 연구소들의 검사 결과치를 신뢰하지 않는다기보다 ‘그럼에도 찜찜한 걸 어떡하냐’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피해를 입는다. 평소 신뢰받는 기업이나 브랜드들도 방사능 괴담 앞에서는 딱히 버티지 못한다. 온라인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자사관련 방사능 괴담들을 보고도 끙끙대며 속 앓이만 할 뿐 별반 대응책이 없다. 경쟁사들은 또 이때를 노린다. 일본과 관계있는 기업들이나 브랜드들을 견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익명의 네티즌들을 활용해 여러 억측과 소문들을 온라인에 뿌리고 다닌다. 기술적으로 법적으로 아무리 검토해 보아도 경쟁사의 냄새만 날 뿐 증거를 찾기 어렵다.

    물론 해당 제품 내에 방사능 관련 유해성이 존재한다면 문제다. 제품 소재로 쓰인 여러 성분에서 기준치 이하라도 인위적인 방사능, 즉,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세슘 등의 방사능이 검출되면 이는 판매 하지 않는 것이 옳다. 하지만, 필자가 아는 대부분의 일본 제품에서는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본산이라는 오명(?)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경쟁사들에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전 신뢰와 품질의 상징이었던 ‘일본산’ 브랜드가 이제는 숨기고 싶은 주홍글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일본 기업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 호소한다. 자국의 정부조차 신뢰하지 못해 ‘찜찜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느냐 질문한다. 그들에게 “루머와 억측에는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맞서라”고 조언을 한다. 현재 상황은 일본기업에 두 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지금처럼 고통을 참고 쉬쉬하며 후쿠시마 방사능 괴담 광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 또 하나는 자사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더욱 크게 이야기하며 괴담에 맞서는 것이다.

    불안하고 찜찜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향해 입을 닫고만 있어서는 해결방안이 없다. 일본산 제품의 안전성에 관심이 있는 언론에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 하소연하는 것도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경쟁사에 한방을 먹일 길도 지금 같이 복지부동 전략에서는 방도가 없다.

    더욱더 크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더욱 주목받을 필요가 있다. “무슨 좋은 이슈라고 동네방네 소문내라는 이야기인가?”하는 두려움을 빨리 극복해야 한다. 일부 일본 기업들은 본사의 이야기를 빌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일본 본사에서는 방사능 불검출 검사 결과가 존재하고 있는데 왜 한국 소비자들은 괴담을 믿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국내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본사를 위해서도 한국 내 일본기업들은 강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일본 내에서 방사능 이슈는 관리되고 있는 이슈가 아니다. 그 원인을 찾아보면 정부와 도쿄전력이 크게 떠들지 않아서 그렇다.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구하는 것을 포기해서 그렇다. 하지만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일본 기업들은 그와 반대의 길을 가야 한다. 크게 떠들고 소리쳐라.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설명하고, 경쟁사들의 섣부른 공격에 정면으로 맞서라. 정부와 언론에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협조를 구하라. 모여 앉아 있던 사내 대회의실에서 나와 모두 거리에서 소리치라는 것이다. 찜찜함에 대한 치료 약은 그것뿐이다.

  • 일반 기업 위기관리와 다른 특이점들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 관련 아시아나항공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발견한 몇 가지 특이점들을 정리해 본다. 일반 기업 위기관리와 다른 점들이나 차이가 나는 점들이 중심이다.

    몇 가지 대표적인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1.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2. 알아도 말하지 않아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3. 대정부 관리가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4. 대탑승객 관리가 그 다음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5. 정보 진공으로 인한 루머와 가상 시나리오들과 싸워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6. 시간이 약이 될 수 있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항공사와 그 업계, 그리고 사고관련 특성과 연관 된 위기관리상 특징이 아닌가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일반적으로 항공기 사고는 조종사와 승무원들 그리고 탑승객들의 사망률이 커서 사후 사고 원인에 대한 파악이 힘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의 경우 대부분이 무사한 상황에서 사고 상황에 대한 정보를 입수 분석하기는 상대적으로 용이한 상황으로 보인다. (초기 항공사의 조종사 면접 접근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직후라도 직간접적인 상황 파악에는 조종사 사망보다는 훨씬 쉽다)

    기타 여러 가지 기계적 도움을 받아 전문가들이 내부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사고 원인과 상황 브리프가 존재할 수 밖에 없고, 존재해야 맞다. 하지만, 이 것이 모두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주제는 아니다.

    국제 규정에 의해서도 사고 발생 당시 해당 항공사가 무분별하게 정보를 유출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상당부분 제한 받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해당 항공사가 해당 사고 원인이나 기타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처럼 비추어 지는 것. 이 부분이 곧 알고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함이다. 상당한 딜레마.

    현재 해당 항공사는 정부의 발표 내용만을 가지고 기자들에게 답변을 한다. 이도 이러한 제약을 극복해 보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2. 알아도 말하지 않아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일반 기업들의 경우 알면서 말하지 못하는 경우보다는 알면서 말하지 않는 팩트들이 더 많다. 주로 자사가 유죄(guilty)로 인정될 수 있는 팩트들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거나 로우 프로파일 하곤 한다.

    항공사의 사고관련 위기에 있어서도 추후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거나, 사고의 책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모든 팩트들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특히 법무그룹과 보험그룹의 조언이 상당 부분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주축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 통제는 기본이다.

    문제는 일반기업의 경우 불리한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유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이야기해 초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밸런스를 맞추어 주어야 하는데. 항공사는 이 또한 불가능해 보인다. 즉, 함부로 이야기하기 힘든 이슈들이 일반 기업들에 비해 많다는 것 – 홍보그룹이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는 이유.

    3. 대정부 관리가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국적항공사 위기관리의 주체는 얼핏 보면 항공사로 보이지만, 좀더 들여다보면 국토교통부가 정이되고, 외교부가 부가 되는 시스템으로 보인다. 항공사는 이 정과 부를 지원하는 형태의 위기관리 조직으로 분석된다. (해외에서도 NTSB가 주체가 된다)

    이번 항공사고 케이스에서도 국토교통부가 가장 먼저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내용을 전파하고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다. 이어 외교부가 그 뒤를 따랐고, 청와대 입장 언급이 나온 뒤, 아시아나항공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순서로 당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졌다.

    사고 조사주체가 정부인 만큼 해당 항공사의 대정부 커뮤니케이션과 커넥션 관리는 위기관리 중 상황관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정부종합조사단에 대한 지원, 협력, 정보제공, 커뮤니케이션 등이 중요하다.

    4. 대탑승객 관리가 그 다음 핵심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외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내용들이 초기에 대부분 제한되기 때문에 해당 항공사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대탑승객과 공중 커뮤니케이션에 집중되는 것이 맞다. (대정부와 대탑승객 커뮤니케이션이 두 개의 축)

    이번 사고에 있어 해당 항공사의 대탑승객 커뮤니케이션이 정확하게 이루어졌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다. 시기적으로도 핫라인을 설정하는데 있어 다른 기업들보다 빨랐다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탑승사실을 확인 받기 위한 전화라인 개설이라는 부분도 의아하다. 기자들이 해당 항공사측에 좀더 적극적인 탑승객 가족 고지가 불가능한가에 대해서 물었을 정도.

    온라인이나 SNS 고지에 있어서도 탑승객, 피해자, 사망자, 부상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케어 커뮤니케이션 노력은 상당히 제한되었다.

    시고 발생 이후 해당 항공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사고발생고지 정보가 거의 전부였다. 이후 12시간만에 개최된 기자회견에서도 대탑승객에 대한 적절한 케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대신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이라는 핵심을 반복하는데 그쳤다.

    이는 법적으로 자사가 피해자, 사망자, 부상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적절하지 않다는 조언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이틀이 지난 8일 해당 항공사의 2차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사고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라는 표현을 반복 사용했다. 이 부분을 보면 적극적인 법무그룹의 메시지 리뷰가 일관되게 진행되었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이를 기반으로 보아 이번 케이스에서 대탑승객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사고 발생 초기 적절하게 발휘되었는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도 의무이다.

    5. 정보 진공으로 인한 루머와 가상 시나리오들과 싸워야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사고 발생 직후부터도 예측가능하고, 기존 여러 사례들을 볼 때에도 일반적인 사후 루머들과 갖가지 가상 시나리오들에 대한 대응이 사고 항공사의 사후 과제가 된다.

    다른 기업들의 위기 유형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루머들과 가상 시나리오들이 범람하는 이유는 앞에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사고 초기 정부를 비롯한 항공사측의 커뮤니케이션이 상당 부분 제한되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위기 발생 초기 정보의 진공상태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스스로 초래 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사후 부상되는 갖가지 루머들과 가상 시나리오들에 대해 정부부처들과 항공사는 공히 자신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들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는 활동들을 하게 된다.

    문제는 루머들과 기상시나리오들에 대한 반박과 그에 대한 입증도 민감하다는 것. 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게 되면 말하지 못하는 것과 말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적절한 메시지가 있을 수 없어 딜레마다.

    따라서 항공사는 정보의 진공을 다른 주제들로 채워보려 애쓴다. 캐빈 매니져들의 영웅담이나 휴먼 스토리 등이 그것

    6. 시간이 약이 될 수 있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어떻게 보면 항공사고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 부분이 다른 기타 기업 위기관리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에 있어 시기가 과도하게 걸린다는 것. 블랙박스 해독에 있어서도 최소 6개월에서 최장 2년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전략적으로는 이렇게 늦게 결론이 나는 위기의 경우 해당 항공사측에서는 사고발생 직후 guilty 포인트를 가능한 관리해 중립적이거나 가능하다면 일부 긍정적 여론과 인식을 형성하는 것이 1차적 위기관리 성패 기준일 수 있다.

    그래야 수년 후 해당 항공사의 guilty로 최종 결론지어져도, 당시 빨리 털고 사후 이슈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주어지게 마련이다.

    항공사에 비하면 아는 것을 모두 말 할 수 있고,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은 지혜롭게 관리할 수 있는 일반 기업의 위기관리가 쉬운 게 아닌가 한다. 관계부처들에게도 이렇게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대고객과 대공중 커뮤니케이션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수 있으니 일반 기업들은 얼마나 다행인가? 초기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보 진공상태를 초래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이 약이 되면 더욱 좋은 일반 기업들은 행복한 셈이다.

  • 위기관리, 아카데믹 관점 vs. 실무 관점, 그리고 컨설턴트의 관점

    위기관리에 있어 아카데믹 한 관점은 실무자들에게 가장 많이 그리고 심각하게 지적 받는 ‘업계악(惡)’으로 꼽힌다. 학자들과 실무자들간에는 상당히 뿌리 깊은 거리가 존재하는데 학자들은 실무자들에게 “이론을 모른 채 주먹구구식 실행만 강하다”는 비판을 하고, 반대로 실무자들은 “실제 현장을 모른 채 이래 저래 훈수만 한다”는 비판으로 학자들에 맞선다.

    컨설턴트들은 사실 학자와 실무자들 중간에 서있는 그룹이다. 학자들이 개발해 놓은 이론과 리서치를 좀더 실행 가능하게, 현실에 적용 할 수 있도록 ‘되새김 질’ 해 내 놓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런 중간자적인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실무자들은 컨설턴트들에게도 “안 해 보았으면 말도 하지 말라!”는 경고들을 쏟아 붓는다. 일부는 이런 리포트를 받으려고 컨설턴트들에게 그 큰 돈을 주었던 거냐 불평한다.

    그러면 아카데믹 관점과 실무관점은 무엇이 다를까? 또 이 사이에 끼어 있다는 컨설턴트들의 관점은 또 어떻게 다를까? 한 사례를 통해 간단하게 살펴보자.

    식품회사 A사. 모 프리미엄 식용 제품에 프리미엄 가치에 어울리지 않는 식품재료가 일부 첨가되어 있다는 루머를 접한다. 이 루머가 사실이라면 해당 프리미엄 제품군이 모두 타격을 입게 되고, 최악의 상황에서는 해당 브랜드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루머는 SNS를 타고 급격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위기관리를 위한 아카데믹 관점 기반 논의

    • 이 루머는 사실인가, 사실이 아닌가?
    • 사실이 아니라면 강력하게 반박을 하고, 증거를 제시해 빨리 루머를 잠재워야 하지 않을까?
    • 일부만 사실이라면 가능한 문제의 그 식재료들을 개선 조치하고, 그에 대해 완전하게 개선되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강력하게 해 나가는 빠른 개선 및 하이프로파일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 그 루머가 사실이라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 신뢰도 확보를 위해 솔직하게 사실을 인정하고, 뼈를 깎는 개선조치를 기해 이후 브랜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지 않을까?

    컨설턴트들의 추가 논의

    • 일부 ‘프리미엄 가치에 어울리지 않는 식품재료’가 포함되었다면, 그 것은 무엇인가? 그 것이 인체에 유해한 것인가? 혹시 경쟁사들은 이와 같은 식품재료들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 식약청이나 정부기관, 식품전문가 그룹들에서 가지고 있는 해당 재료에 대한 의견들은 무엇인가?
    • 해당 식품재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특별한 이유를 혹시 만들어 낼 수 없을까?
    • 해당 식품재료를 어떻게 해석해야 프리미엄이라는 가치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까?
    • 최근까지 해당 제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식품재료에 대해 회사가 특별하게 커뮤니케이션 한적이 있나? 커뮤니케이션 했었다면 어떻게 했었나?
    • 만약 루머가 일부 또는 전부 사실이라면, 회사가 입어야 할 임팩트는 어느 정도인가?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실행 시나리오 5개는 무엇인가? 그 각각의 pros and cons는 무엇인가?
    • SNS상에서 퍼지고 있는 해당 루머의 확산 정도와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회사가 인게이지 해야 하는 시기는 적절하게 언제쯤이어야 할까?
    • 각각의 시나리오들에 맞추어 우리 회사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메시지들은 어떻게 정리되어있어야 하나? 대응 활동들은 또 어떻게 맞물려 나가야 하나? 타이밍은?
    • 예산들은 어떻게 산정되어 지나?

    실무자들의 추가 논의

    • 이번 일로 다치는 분은 누구인가?
    • 왜 이 사실을 내부에 사전 공유하지 못했나?
    • 생산 기술 쪽에서는 왜 굳이 이 식품재료를 사용했나? 아무리 코스트 컷이 중요해도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었나?
    • 사실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식품재료상의 성분은 ‘발암 논란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 걸 어째야 하나?
    • 왜 마케팅은 문제의 식품재료를 침소봉대해서 커뮤니케이션 했었나? 그러니까 문제가 불거진 거 아닌가?
    • 왜 홍보팀은 기사를 못나오게 좀 못하나? SNS상은 모르지만, 기사화까지 되는 건 좀 막을 수 있지 않나?
    • 말이 나와서 말인데 올게 온 거 아닌가? 기술파트에서 그 때 이거 말고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했었는데 그 때 묵살 됐잖아…
    • VIP께서 문제는 추후 해결하더라도 일단 빨리 론칭하라 하셔 서두른 게 문제의 핵심인데 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나.

    현실적으로 논의의 주제들이 실무자로 갈수록 더 디테일 해 지고 더 많아 진다. 극단적으로 실무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내부 정보들과 세부 변수들을 학자분들에게 제시하고 조언을 달라고 하면 별반 현실적인 답이 나오지가 않는다. 도리어 “회사가 문제구먼…” 또는 “알고 봤더니 OO사는 엉망이야…”하는 평가를 받게 된다. 실무자들이 원하는 부분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반대로 실무자들의 고민들에만 몰입되어 있으면 아무런 위기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위기 초기에 많은 세부적인 고민들로 인해 의사결정은 늘어지거나, 흐지부지 되고, 일선 실행라인에는 아무런 지시나 가이드라인이 주어지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 시 침묵하거나, 모니터링만 하고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컨설턴트들이 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가능한 내부의 이슈들을 듣고 감안하고, 아카데믹한 방향성에도 기반해 현재의 상황이 최악(worst)에 이르지 않게 하는 위기관리 전략과 실행안들을 빨리 정리해 쏟아놓아 준다. 실질적 고민에만 빠져 있는 의사결정자들과 실무자들을 계속 자극해 깨어있는 상태에 지속적으로 머무르게 하고, 빨리 의사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꾸준한 내부 압력을 가해주는 코디네이터 업무가 컨설턴트들이 하는 일이다.

    결론적으로는 서로 보완하고 의지해야 하는 관계이자 관점들이라는 이야기다.

  • 위기 시 기업은 공방(攻防)하지 말고 정의(定義)하라!

    기업 위기 시 공격과 방어를 뜻하는 공방(攻防)과 공방전(攻防戰)이라는 실행에는 분명한 전제가 있다.

    • 해당 위기 상황이 본 기업에게 100% Not Guilty한 경우
    • 전혀 사실이 아닌 100% 허위 사실에만 기반한 위기 발생인 경우

    이 두 전제가 없는 위기에서는 가능한 기업은 공방 전략을 구사하지 않는 것이 이롭다. 위기 발생시 대부분의 기업들은 가능한 해당 위기 사실에 대한 ‘대공중 노출 최소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 의사결정 과정 중 “우리가 일부 억울해도 빨리 상황을 마무리 짓자”는 의견이 선택 될 때가 많다. 전략적인 양보인 셈이다.

    일부 기업들이 위기 직 후부터 일정기간 상대방의 피해사실과 상황들을 가지고 사실 규명을 위한 공방전을 진행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전략이 자사를 위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완전히 오도된 방향으로 여론이 흘러가니 이를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의 기반에는 ‘가능한 상대방을 역으로 (guilty로) 몰거나, 쌍방 guilty로 밀어붙여서 공중들에게 이슈관련 혼동을 주고, 나아가서는 피로감을 극대화 해 잊혀지게 하겠다’는 거대한(?) 전술적 트릭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또한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기 상황들에서는 기업의 문제가 더 많다. 기업이 문제의 소재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발생하는 위기는 그리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블랙컨수머를 이야기 하는데, 이들 중에도 ‘기업이 전혀 문제가 없는 데 시비를 거는’ 타입들은 매우 적다. 일부 문제를 극대화 해서 이야기하는 블랙컨수머들의 수가 이 보다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다.

    많은 위기들이 기업의 일정부분 guilty에 의해 발생된다면, 이에 대한 세부적인 사실 및 상황 규명을 위한 공방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다. 기업에게 이롭지 않을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런 경우 공방(攻防) 대신 위기를 선제적으로 정의(定義, Define)하면 될 뿐이다. 그리고 마무리 짓는 수순을 밟는 게 더 이롭다.

    최근 들어 모 프랜차이즈 업체의 지역 식당이 고객과 불미스러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해당 기업은 상당히 빠른 입장을 표명했었다. 이 입장 표명의 메시지들을 보면 ‘이 업체가 세부적인 상황 파악 전 우선 빠른 대응만을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단호함을 보면 상당히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그러나, 일정기간 후 해당 업체는 이슈의 프레임을 자신들이 잘못 한 것이 아니라 상대 고객이 말을 부풀린 것으로 정의하고 자사의 포지션을 바꾸었다. 이 부분에서 바로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것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좋았다.

    문제는 그 후 공방전이 진행되는 지금의 모습이다. 물론 지금의 상황이 해당 업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해당 업체는 빨리 지루한 공방전을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찰과 언론에 의한 타의건, 계획된 자의건 간에 빨리 공방전은 마무리 되어야 한다.

    이번 위기의 핵심은 ‘해당 점원이 고객인 임산부의 배를 발로 찼는가? 차지 않았는가?’가 아니다. 일단 식당의 점원이 ‘어떠한 경우에서든’ 고객을 폭행했다면 그것이 일방이건 쌍방이건 모두 문제다. 프랜차이즈 전체를 살리고 이미지를 보수하기 위해서는 이런 핵심에 근거한 해당 업체의 올바른 정의(definition)와 강력한 원칙 강조 그리고 시정 조치만이 필요하다.

    지루한 공방전은 실제로 입건되어 있는 개인들간에 진행할 부분일 뿐. 프랜차이즈 업체는 그로부터 벗어나 모든 잡음들을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한다. [실제 마무리 관련 기사]

    위기 시 기업은 가능한 공방전에 휘말리지 않는 게 좋다. 공방전은 사실 평시 이슈관리를 위해 내 자신이 칼자루를 잡고 있을 때 시도하는 전술일 뿐이다. 위기 시에 쓸 칼이 아니다.

  • 표현되지 않는 도덕성과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진실

    이회창씨 자제에 대한 병역 의혹 해명 [완전 해명까지 4개월 반 소요]

    1997년 7월 23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이 최초 의혹 제기 이후 1997년 12월 10일 이회창씨 아들 이수연씨 귀국, 1997년 12월 11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신장측정. 사실규명 입증 완료까지 4개월 반이 걸림.

    나훈아-야쿠자 루머 해명 [완전 해명까지 1개월 이상 소요]

    2007년 말~2008년 1월, 나훈아 잠적과 동시에 일본의 야쿠자가 나훈아를 폭행했다는 등 각종 루머가 발생. 2008년 1월 17일 김혜수 공식부인. 2008년 1월 25일 나훈아 해명 기자회견으로 사실규명 입증 완료까지 1개월 이상 걸림

    타블로 학력위조 의혹 해명 [완전 해명까지 3년 2개월 소요]

    2007년 8월 15일 타블로씨가 자신의 학력관련 루머들을 듣고 미니홈피에 ‘나 참’이라 언급으로 이슈 시작. 2010년 10월 8일 경찰에서 타블로 학력 입증 자료 언론 공개 하면서 사실규명 입증. 입증기간은 3년 2개월가량 소요.

    박원순씨 자제에 대한 병역 의혹 해명 [완전 해명까지 1개월 반 소요]

    2012년 1월 5일 병역판정 사실 공개되면서 강용석씨가 의혹제기 시작. 2012년 2월 22일 박원순씨 아들 박주신씨 MRI 공개. 사실규명 입증 완료까지 1개월 반 걸림.

    이상의 4가지 유사 케이스를 놓고 볼 때 최소 한달 이상 걸리는 의혹에 대한 규명 대응의 타이밍은 별반 유효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회창씨 케이스의 경우에는 정면 대응의 타이밍이 가장 길었다. 타블로씨의 경우에는 특수한 상황에서 3년을 넘게 규명이 지연됐었다. 그 후 차차 대응의 타이밍이 짧아 지고는 있지만, 한 달이라는 기간은 의혹이 ‘증거’가 되고 ‘일부 사실로 인식’ 되기에는 아주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근거가 있건 근거가 없건 의혹이 사회적으로 증폭되는 데에는 몇 가지 협력인자들이 존재한다.

    1.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제기자, 그리고 그가 내놓는 의혹관련 증거자료들.
    2. 이에 침묵하거나 일정 거리를 두려는 의혹대상자
    3. 의혹제기자의 주장 vs. 의혹대상자의 반응에 근거한 SOV(Share of Voice)를 접하는 언론과 공중들

    이 세가지 협력인자들 중 하나만 존재하지 않아도 의혹은 증폭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의혹제기자가 일정 기간 후 의혹제기를 포기한다거나. 의혹대상자가 의혹에 대해 빨리 대응해 완전 소멸시킨다거나. 이러한 의혹공방에 언론과 공중들이 관심을 두지 않거나 하는 경우다.

    앞의 네가지 케이스에서 언론은 사실 의혹자체에 대한 내용 보도, 의혹 제기자의 주장과 증거 보도, 의혹대상자의 반박 대응 보도 등으로 보도 자체에서는 중립을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의혹제기자의 voice가 전체 SOV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 SOV 상황에 대한 보도는 더욱 더 의혹제기자의 SOV를 강화 발전 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공중들은 정보의 진공 상태를 불안해 한다. 언론은 그 정보의 진공상태를 적절하게 채워 공중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주려 애쓴다. 언론이 그 진공상태를 의혹제기자의 주장으로 채우느냐, 의혹대상자의 반박으로 채우느냐는 언론의 취재력과 사실 입증 능력 등으로 가늠된다.

    문제는 현실이다. 현재의 언론이 그러한 노력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 주목하자. 소셜미디어상의 공중들이 그러한 의혹에 있어 스스로 사실관계를 확인 하고 집단적 지성을 발휘 할 수 있는 수준인가도 고려해보자. 아니지 않나.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임팩트 있는 주체는 의혹대상자다.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 한 이후에는 필히 즉각적 규명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활동들이 전제되지 않고 의혹제기자와 무분별한 언론 그리고 이에 뇌화 부동하는 공중들에 손가락질만 해서는 아무 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어차피 의혹이 제기되면 데미지를 입는 대부분은 의혹대상자뿐이다. 추후 의혹제기자에 대한 형사상, 민사상 대응은 다른 스토리다. 언론과 공중의 각성을 뒤늦게 촉구하는 것도 다른 이야기다.

    표현되지 않는 도덕성은 도덕성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진실은 진실일 수 없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 것은 자신만의 생각일 뿐이다. 빠른 대응. 투명한 자세. 이 것만이 아둔한 공중들 속에서 자신의 SOV를 확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