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루머·허위정보

  • 정부의 기자실 /브리핑룸 통폐합에 즈음해…

    정부에서 7월부터 정부 각부처의 기자실을 폐쇄하고 브리핑룸을 통합해 3개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정부 부처 기자실은 사실상 노무현 정부 초반부터 폐쇄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고, 브리핑룸을 설치 브리핑제도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가지고 왔다.

    “기자실 폐지, 노 대통령의 언론 보복”

    유종필 전 노무현 캠프 언론특보, 기자실 폐지 맹비난 나서

    언론인 출신 의원들 “재정 풍부한 언론사만 남을 것”

    보도책임자 86%, 기자실 통폐합 반대

    [보도책임자 반응]“언론 제대로 이해 못해 … 최악의 선택”

    [각계 반응]“회의공개법 등 대책 선행돼야”

    [정치권 반응]‘물 만난’ 한나라 맹공

    청와대, 입안과정 주도했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노무현 정부의 오만과 독선”

    [사설] 참여정부, ‘독재정권’ 닮아가나

    (미디어 오늘)
    이는 기자들에게는 어떨찌 모르겠지만…(사실 열렬히 반대하고 있는 건 알고 있다) 홍보담당자들에게는 아주 바람직한 시스템으로 보인다.

    예전시절 기자들은 마치 자기집 안방처럼 부처 사무실들을 돌아 다니고, 담배를 피우고, 소파나 남의 책상에 앉아 신문을 읽어댔다.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복사기 앞에서 뽑아 놓은 문건들을 짚어들기도 했다. 사무관들에게 다가가 저녁 소주 자리를 약속하거나, 커피 한잔 하자면서 농을 치는게 일반적이었다. 왜 그랬을까? 뭔가 꺼리를 찾아 특종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일상을 통해 기자들은 새로운 부동산정책에 대한 특종을 하거나, 부처내 감사결과를 미리 알아내기도 한다. 사무관들이나 서기관들과의 술자리를 통해 넌지시 부처내의 분위기를 감지해 소설을 쓰는데도 성공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 이후에는 기자들의 부처 사무실 출입이 금지됬다. 맘편하게 공무원들이 일하는 환경이 조성된 거다. 기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언론탄압”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게 뭔 언론 탄압인가. 당연한거 아닌가. 어슬렁 어슬렁 저널리즘, 하이에나 저널리즘이 변화되면 되지 않는가.

    그대신 기자들의 취재갈증은 브리핑실을 설치해 정기적이거나 사안별 브리핑을 통해 해소해 준다고 했다. 기자들은 이것도 불만이다. 기자들사이에서는 ‘병아리 부대’로 자신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부처 홍보담당자가 브리핑을 하려 오면 기자들의 모습이 모이를 먹기 위해 모여드는 노란 병아리들 같다는 거다. 자조적인 비유겠지만, 이게 뭐가 문제인가?

    기자들의 특권의식이 문제아닌가? 홍보담당자는 하나고, 기자는 여럿이면 홍보담당자(정보제공자)에게 몰려드는 것이 당연한거지. 기자들에게는 내심 “내가 이러면서까지 먹고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예전에는 이렇게 구차하게 취재 안했다”는 과거의 기억도 있고…

    근데, 왠일인가. 이런 불만폭발직전의 기자들에게 비보가 또 하나 떨어진거다. 정부부처 브리핑실을 또 통폐합한단다. 광화문, 과천, 대전에 하나씩. 기존에 여러부처를 나누어 출입하던 기자들은 이제 3개의 브리핑룸앞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게 된거다. 기자들의 숫자도 당연 줄어 들겠다. 취재의 분량이나 깊이도 줄어들게 됬다고 불만이다. 기사쓰기는 더더욱 힘들어졌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브리핑실 통폐합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될것이 없다. 단, 브리핑 제도라는 것을 내세운 정부가 신경써야 할 것이 있다. 브리핑의 프로페셔널한 운영말이다. 반면에 기자들은 브리핑 시간을 취재를 위한 중요하고 생산력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정부에는 이제 진짜 프로페셔널한 브리핑 전문가가 길러져야 한다. 기존에 보도자료를 읽고, 대략적인 질문 몇개만을 주고 받는 시스템은 절대 안된다. 기자들도 보도자료를 훑어보고, 대충 의미없는 확인 질문이나 던져 놓고, 그냥 대충대충 스토리 라인 잡는 방식은 이제 끝내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TV에서는 정치권에서 서로 본 제도에 대해 비판을 하는데..국민의 알권리라던가…헌법소원이라던가…국정감사라던가…뭔 개뿔이 그런가. 정부는 정부대로 프로페셔널한 브리핑 담당자(장관이 이렇게 되야한다)를 길러 속시원하게 운영하면 되고, 기자들은 취재하는 방법을 선진화시키고, 더욱 용의주도해야 한다. 소스도 다변화시키고, 공무원들에 대한 직접 취재에만 기대면 안된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정부 홍보담당자 그리고 기자 양측이 다 더욱 전문적으로 경쟁하면 된다고 본다. 둘다 전문적이지 못하니까 뭐…서로 욕을하고 진흙탕에서 국민의 알권리를 핑계로 아웅다웅하는거다.

    국민들은 양측 선수들이 아쉽다.

  • 삼성의 위기관리 기법

    최근 정보보고 내용의 대부분은 삼성의 비자금 관련 정보들로 채워지고 있다. 한 동안 큰 이슈가 없었던 이 바닥에 삼성이라는 큰 꺼리가 불거지면서 정보보고들이 난무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들의 트레이딩을 보면서, 얼마나 삼성이 정교하게 위기관리를 하고 있는 가를 읽을 수가 있다. 보통 정보들은 소스를 멀티 소스를 통해 집중적으로 접하다 보면 소위 말하는 cross checking이 가능하다. 이런 프로세스를 거치면 A라는 정보가 사실인지 그냥 루머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A라는 사실을 여러 정보 소스들이 같은 컨텐츠로 공통적으로 서술하면 당연 그 정보는 신뢰도가 높다. 반면에 수치나 주장들이 각각 조금씩이라도 틀리게 되면 그 정보는 그냥 정보로만 남는다.

    작금의 김용철 변호사 관련 정보들은 ‘삼성의 비자금 폭로’라는 이슈만큼 다양한 소스로 정보가 트레이딩 되고 있다. 또한 그 내용에 있어서도 거의 영원히 확인되지 못 할 수도 있는 주장들이 난무한다. 여러 소스들을 cross checking해봐도 조금씩 다르고, 극단적인 정보들이 많아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불명확하다.

    그 정보들의 소스들…그 원천에는 모두 삼성이 있다. 모든 김 변호사 관련 정보보고에는 ‘삼성측의 주장’이라는 태그가 달려져 들어온다.

    삼성의 위기관리 기법 중의 하나로 분석되는 multi mouth multi message기법. 우리는 MMMM기법이라고 부르는데…이 기법은 원래 전형적인 위기관리 기법인 One mouth one message 기법의 정반대 기법이다.

    우리가 흔히 가르치고 배우기로는 위기시에는 기업의 대변인 하나의 입으로 정제되고 합의된 공식 메시지 하나를 일관되게 반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삼성은 다르다. 너무나 많은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확보하고 있고, 너무나 많은 인하우스의 입들이 ‘말을 해야만 살아남는’ 위치에 있다. 단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메시징에 있어서 대전략 하나만 필요하다.

    이러한 대전략 하에서 모든입들이 align만 된다면 삼성에게는 MMMM기법이 도리어 유효하다. 단기간에 비슷한(동일하지 않은) 정보들을 동시에 여러 루트를 통해 쏟아 냄으로서 언론과 공중에게 대한 목표한 바를 성취할 수 있다. 이 기법이 유효하다는 사실은 어떤 정보 보고 하나라도 김변호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한 토막이 없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참 낯 뜨겁다)

    삼성은 어쨋든 참 부럽고 연구해 볼만한 조직이다. (위기관리의 측면에서…)

  • 부정적 블로거에 대한 대응법

    오늘 오후에 외근후 사무실에 들어왔더니, 클라이언트에 대한 상당히 부정적인 블로그를 발견한 한 AE가 그 블로그와 블로거에 대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가 고민을 하고 있다. 다른 AE들과도 공유도 할 겸 나의 경험에 근거한 온라인 이슈관리 기법을 정리해 보았다.

    예전에 모 악성 소비자 사이트에 끌려다니던 경험과 모 블로거와의 다툼의 미숙한 경험들이 이젠 자산이 된 것 같다. 중요한 배움은 실패에서 오는게 맞는거 같다…

    부정적 블로거에 대한 대응법

    1. 회사에 부정적인 개인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통제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명심해야 한다. (함부로 관여 또는 통제 시도하면 더 일이 커집니다.)

    2. 가능한 댓글을 다는 것을 자제할 것. 특히 회사 PC로 반박하는 무명 댓글을 달면 바로 IP주소 추적을 통해 어느 회사 누구라는 사실이 밝혀짐

    3. 만약 부정적인 글들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사항들이라면, 블로거 개인에게 정중하고 사실에 근거한 설명문을 이메일로 하거나 전달한다. (블로거도 자존심이 있어서 같이 공개적으로 해당 블로그에 글을 달아 반박을 하거나 자료를 올리면 블로거 자신이 반발하게 되어 있음)

    4. 이때 회사측의 설명문은 해당 블로거의 chemistry를 건드리지 않는 아주 정중하고 존경하는 톤앤 매너로 작성되어야 함. 그리고 여하간 법적인 제재방침이나, 공격적인 내용이나 표현등은 절대 있으면 안됨 – 회사의 설명문이 블로거에 의해 블로그에 다시 올려져 공격을 당할 빌미를 주지말 것.

    5. 블로거와 회사측에 오고가는 사적인 이메일이나 증거서류들은 꼼꼼이 스크랩 또는 파일링 해 놓을 것

    6. 그래도 블로거가 계속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사항들에 대해 유언비어 형식으로 부정적인 글을 많이 게재하면, 일단 블로거가 상당한 악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싯점을 선택하여 공개적인 반박이 가능함

    7. 이때는 회사의 공식적인 Spokesperson이 정중한 표현과 법적으로 검증된 문구로 댓글을 통한 사실 확인만 가능함. 지우더라도 지속적으로 개인적인 표현 없이 공식적이고 간결한 문체로 사실 확인 및 교정을 해야 함. 필히 ID는 회사명을 사용하고, 자신이 회사를 대표하는 spokespserson임을 공지할 것.

    8. 비 이성적인 댓글들에 대한 신경은 어짜피 산재하는 것이니 신경쓰지 말고, 해당 블로그의 주인인 블로거와의 사실확인 작업에만 몰두 할 것.

    9. 시간이 흐르고 회사와 해당 블로거간의 논쟁이 이어질 수록 이성적인(진성) 네티즌들은 회사의 입장을 지지하게 되어 있음. (블로거가 악의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나오는 수준에 따라…네티즌들의 이해의 시간은 빨라짐)

    10. 이슈를 끝맺음에 있어서 해당 블로거의 명예와 자존심을 치켜세워주면서, 존경의 의사를 확실하게 밝히면, 더 이상 안티 행동을 하지 못하게 제한이 가능.

    ***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온라인 상에서 네티즌과 회사의 싸움은 승률이 매우 낮으므로 함부로 관여 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음.
    *** 그냥 모니터링하고, 심각한 경우에만 공식적으로 정중하게 접근할 것. 만약 정당한 이슈로 공격을 받을 때는 (회사가 치명적인 잘 못이 있을 때는) 사과하고 개선책을 빨리 내 놓을 것.

    PR인은 계속 힘들어만 간다…

  • ‘정치인 話術’은 카멜레온?

    ?


    [커버스토리-정치인들의 화술]
    때로는 禍가 되고… 때로는 和도 되고…

    정치인과 말(言)은 뗄래야 뗄 수 없다.

    정치적 설득을 위해 말이 필수적이고, 말의 영향력은 정치인의 위상을 정하는 잣대가 된다.

    오죽하면 ‘의회(parliament)’의 어원이 ‘말하다’는 뜻의 ‘parley’일까. 말이 정치의 수단임은 운명같은 것이니, 선용되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고서(古書)는 ‘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口是入禍門 舌是斬身刀)이라고 경계한다.

    정책과 새로운 비전에 대한 설득에 활용되어야 할 말이 요즘 춤을 춘다.

    독설은 비수(刀)가 되어 정적의 가슴을 겨냥하고, 국민을 화(禍)에 빠뜨리는 혹세무민의 흉기가 되고 있음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요즘들어 더 한 것 같다.

    승자만이 모든것을 가져가는 대선의 해라서 더욱 그러하다.

    1980~1990년대식 여유와 우회적 화법이라는 ‘여백의미’ 는 사라진 듯 하다.

    경쟁 정당를 상대할때 보다 더욱 치열했던 올해 한나라당 경선 당시 설전을 보자. 이명박 후보의 재산문제가 불거지자 박근혜 후보측은 “범죄자는 대선후보가 될수없다”고 했고, 이 후보측은 “나를 끌어내리려고 세상이 날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측이 박 후보와 C목사 간 커넥션과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루머를 수면위에 올리자, 박후보는 “한탄스런일”이라면서 “애를 데려와도 좋다.

    DNA검사를 해주겠다”며 노기를 씻지 못했다.

    과거에는 이렇지는 않았다.

    한국정치사에서 화술의 대표주자는 3김, 그 중에서도 김종필 전 총리(JP)이다.

    JP는 1964년 ‘6.3사태’의 희생양이 되자 당의장직을 사임하고 은신성 외유길에 오르면서 섭섭한 심경을 “자의반 타의반”이라는 말로 애써 감췄다.

    1980년 봄 정치활동 금지라는 위기상황에서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으나 봄같지 않다)”이라며 달관하듯 말했다.

    이 말은 탄핵소추로 대통령직무가 정지됐던 2004년 봄,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주변의 풍경에 자신을 감정을 이입할때 활용하기도 했다.

    JP는 1995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YS)과 사이가 벌어져 민자당 탈당을 결심할 무렵에는 “토사구팽(兎死狗烹:토끼를 사냥하고 난뒤 사냥개를 삶는다)”는 말로 김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1998년 ‘몽니’(권리주장을 위해 심술을 부림)가 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토사구팽’ 상황의 가해자들은 흔히 ‘어쩔수 없이 충복을 제거한다’는 뜻의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말로 맞섰다.

    읍참마속이 토사구팽의 반의어가 돼 버리는 ‘왜곡’은 정치판이기에 가능했던 현상이다.

    하지만 JP 역시 공격을 당하면 직설적 표현도 동원했다.

    1996년 총선때 김윤환 당시 신한국당 대표를 겨냥, ‘TK 이완용’이라는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근대화를 위해 자생력을 키우자는 취지의 ‘자조정신’을 강조했고, YS는 ‘거리낌 없이 큰 길을 걷는다’는 뜻의 대도무문(大道無門)을, DJ는 ‘대중경제학’의 근간이 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강조했다.

    1990년대에도 서슬퍼런 공방은 심심찮게 이어졌다.

    1992년 총선당시 민주당 정상용 후보는 “5,6공은 걸레정권이고 6공의 실적은 날치기,들치기 등 치기배의 대량양산 밖에 없다”고 했다.

    김제지역구 민주당 최락도 후보는 “미우나 고우나 똘똘 뭉쳐 전라도 농민의 한을 풀도록 몰표를 달라”고 호소했고, 그해 대선에서 부산 초원복집에 모인 부산지역 기관장들은 “YS가 대통령 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영도다리에 빠져 죽어야 한다”고 말해 지역감정을 조장했다는 비난의 과녁이 됐다.

    1996년 총선에서 민주당 김홍신 선대위대변인은 “3김씨는 씨없는 수박으로 씨가 없어 대를 잇지 못한다”고 하더니 1998년 지방선거에서는 DJ를 향해 “공업용 미싱으로 입막음을 해야한다”를 독설로 유명하다.

    가까운 지인은 그를 보건복지분야 정책통으로 알지만, 대다수 국민은 ‘독설가’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1997년 대선정국에서의 공방은 요즘처럼 서슬 퍼렇지는 않았다.

    이인제 후보가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오자 DJ는 “나이를 갖고 차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한뒤 “우리가 집권하면 ‘고려장’은 없을 것”이라며 이인제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법대로’라는 닉네임의 이회창 후보는 아들 현역미필로 구설에 오르자, “송구스럽다.

    하지만 법적으로 하자는 없다”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말았다.

    사실이라도 사실임을 고집하는 자세 역시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noblesse oblige)’에 어긋날 수 있음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직설적 표현은 2002년 어느정도 예견됐다.

    그는 대선을 반년가량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사방에서 구시대적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의 ‘사면구가(四面舊歌)’라는 말을 썼다.

    대미(對美)인식, DJ와의 관계, 언론관, 분배론 등에 대한 소신을 거침없이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과연 노 대통령은 취임후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그는 “대통령직 못해먹겠다”(2003년), “(행정수도 위헌결정시 등장한 ‘관습헌법’은) 처음 들어보는 이론” (2004년), “권력을 통째로 내놓겠다”(2005년), “그놈의 헌법”, “~깜도 안된다” (2007년)는 말을 이어갔다.

    노태우 전대통령은 2003년 12월 노무현정권에 대해 “행동은 없고 말만 있는 ‘나토(노 액션 토크 온리) 정권’이라는 농담이 돌고 있다”고 꼬집었다.

    2004년 천정배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전형적인 ‘노빠’당”이라고 꼬집었다가 노 대통령과 등지기 시작했다.

    말 한마디가 동지를 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항간의 소문을 인용해 노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고 비꼬았고,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차기 대통령은 대졸자여야 한다”고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기도 했다.

    노대통령은 2004년에는 청와대 직원들에게 ‘우공이산(愚公移山: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이라는 말로 언젠가는 좋은 평가가 있을 것이니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일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강재섭 대표는 지난해 7월 ‘수해 골프’등 한나라당내 잇단 구설을 사죄하면서 “여리박빙(如履薄氷:살얼음을 딛는 것 같다)이며, 일일삼성(一日三省:하루 세번 반성)하고 단사표음(簞食瓢飮:대나무통 밥과 표주박의 물, 소박한 생활) 할 것”을 다짐했다.

    정치판에 여유ㆍ여백의 미가 넘쳐나는 은유와 국민을 위한 정책비전을 담은 언사가 주류를 이루는 세상은 과연 올까. 한국 정치에서 양언(良言)이 악언(惡言)을 구축(驅逐:내쫓음)하는 일은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에 달렸다.

    함영훈ㆍ김형곤ㆍ이태경 기자( abc@heraldm.com)

    2007.09.15

  • 위기의 심리학

    Trainer로서 또는 가끔 trainee로서 crisis management / media training을 진행해보면, 항상 비슷한 느낌으로 그 세션을 마감하곤 한다. 말과 행동에 대한 순서말이다. 말이 먼저인가 행동이 먼저인가? 항상 이런 고민에 빠진다.

    호선배의 새로운 블로그에 있는 몇몇 내용 처럼. apology라는 것도 일종의 말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apology는 상당히 감성적인 측면에서 소구를 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위기관리의 첫 걸음은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자, 위기가 일어났다. 쾅. 위기관리 담당자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일은 무엇인가?

    맞다. 위기의 실체에 대한 파악이 제일 급선무다. 이 위기가 어떤 것이며,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극복은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아주 치명적이라 물리적 극복방안이 없는지…

    두번째 단계는 관점을 바꾸는 일이다. 위기극복을 할 때에는 종종 (아니 거의 100%) 우리 회사의 시각을 중심으로 해당 위기를 바라보게된다. 짧은 시간적인 압박, 심리적인 패닉상태, 루머와 정보의 혼재, 물리적으로 처리할 수 없을 만큼의 전화, 이메일, 보고, 회의…. 이 chaos내에서 필히 잊지말아야 할 것은 ‘관점을 바꾸는 일이다’ 공중의 시각, stakeholder들의 시각으로 위기관리 담당자는 자동 모드 변환이 필요하다.

    세번째 단계는 공중의 시각에 따라서 행동을 하는 것이다. wait a minute…말이 아니다. 아니, 위기관리는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면서요? 잔소리마라. 일단 행동을 해라.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뭘한건데? recall을 할껀가? 즉각배상을 할건가? 집단 빈소를 마련해주고 CEO가 조문을 갈껀가? 사건지역에 CEO가 직접 파견을 갈껀가? 뭘할건가?? 아니 내 얘기는 하고 싶은 것을 하지말고, 해야 할일을 하라는 소리다. 공중의 시각으로 고민을 해서…

    네번째 단계가 바로 말이다. 이젠 말을 해라. 사과를 하던, 발표를하던, 기자들과 Q&A를 하던, 플랜을 설명하던, 인터뷰를 하던, 스턴트를 하던…(스턴트도 말이다. 예를 들면 아프카니스탄 피납자들이 이슈화되었을 때 노대통령이 휴가를 포기하고 대책회의를 주재한다던가…이런 것) 전략적인 말을 해라.

    다섯번째는…다시 행동이다. 말한번에 공중들이 ‘만세’하지 않는다. 어떻게 나머지 행동들이 이루어져 나가는가에 더 관심이 많다. 삼성반도체 공장 화재 이후에 황 사장이 한 말 “실적으로 말하겠다” 이게 말로 끝나면 그건 위기관리가 아니다. 실적이 예상을 뛰어 넘을때 진짜 위기관리가 되는 것이다.

    여섯번째는 또 뭘까? 말이다. 거봐라 내말이 맞지? 이거다.

    일곱번째? 행동이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동일한 위기가 벌어지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대책을 세우고 대비하는 것. 이것이 위기관리의 일곱번째 행동이다.

    여덟번째? 또 말이다. 이때부터는 우리가 의미하는 PR이다.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뒤에 온다. (행동이 먼저라는 의미다)

    No winning for losing (위기가 벌어졌을 때 시각을 바꾸라는 의미다. 잃는 것이 있어야 위기관리에서 승리한다. 말만 하지 말라는 충고다)

    마지막으로 apology…? 요즘 학력위조사건으로 이 apology에 대한 논의가 많다. 최근에 weber shandwick에서 발표한 서베이가 이와 관련되어 있어 흥미롭다.

    Sorry No More



    Bad news for the apologists among us: The “Safeguarding Reputation” study released by Weber Shandwick last week revealed that, of the 950 global business leaders surveyed, a 59 percent majority see public apologies by CEOs as less effective than other strategies when it comes to crisis and tarnished reputations. Instead, respondents identified the following as the best steps to reputation recovery:

    • Announce specific actions the CEO will take to fix the problem and create an early warning system (76 percent)
    • Establish procedures and policies the company will follow to demonstrate its commitment to being a responsible citizen (73 percent)
    • Work closely with legal counsel on public disclosures (72 percent)
    • Issue regular public progress reports to address the problem (71 percent)

    These findings, while in conflict with human nature’s tendency to apologize now, act later, should serve as an impetus for PR professionals to start tweaking that crisis management plan … again.

    WS가 말하고자 하는 것 또한 “말로만 하지말고 제발 행동을 먼저해”라는 것이다. “잘못해서 다시는 안그럴께”가 아니라 “자 봐봐,,,이젠 그럴리 없어. 두고봐. 미안”이러라는 뜻이다.

    행동과 말. 문득드는 생각. 위기관리는 행동이 항상 어우러져야 하는 폭탄주 아닐까….??

    퀴즈)) 일명 위기관리 폭탄주에서 ‘행동(action)’은 양주일까? 맥주일까? 정답을 아시는 분은 댓글달아 주세요…. 😉

  • M&A comm-3

    Team

    인수작업을 위한 1차 팀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추후에 Plan B로 넘어가면서 팀의 구성은 달리된다.)

    1. 전략 (인하우스+ 경영/회계 컨설팅 펌)
    2. 자금 (인하우스 + 은행/투자기관)
    3. 법률 (인하우스 + 로펌)
    4. 커뮤니케이션 (인하우스+ PR에이전시)

    내가 총괄해야 하는 팀은 4번 커뮤니케이션팀. 본사와의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또한 확보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시차와 한국 언론 시장을 잘 모르는 본사 커뮤니케이션 임원들. 기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으면 항상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한다. 유럽은 우리가 퇴근하는 시간에 업무가 시작되기 때문.

    서슬퍼런 기자들을 앞에다 놓고 무슨 비밀 전화를 할 수 있나. 기자들은 1월 첫날부터 과연 누가 J인수 비딩에 참여할 것인지를 연일 써대고 있다. 아무도 컨펌을 하지 않았지만 “아니면 말구”식의 기사들이 경쟁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었다. 즉, 기자들은 왠만한 식음료 주류 회사들에 전화를 걸어 인수 의사를 타진한다. 컨펌을 해주지 않아도 “일단 리스트에는 올려 놓을께. 아니면 아니고…” 이런식이다.

    본사의 커뮤니케이션 임원들은 이게 영 못 마땅하다. “왜 컨펌하지 않았는데 기사가 나가느냐?”하는 식이다. 1월중순경 모경제지 기자가 저녁 식사시간에 전화를 걸어왔다. 다른 종합지 기자와 한정식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경제지 기자의 전화가 울렸다.

    “예, O기자님” “어, 지금 모해?” “밥먹습니다. 어디세요?” “응, 나 회사. 근데 한가지 물어 볼께?” “네…” “당신네 본사가 J 인수작업을 시작한다며? D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는데? 맞어?”

    그는 증시 바닥에 떠도는 찌라시에 정통한 기자다. 그가 컨펌받고자 하는 것은 예스냐 노냐다. 이미 99% 취재로 확신을 가지고 있는 확정적 질문자인 거다.

    일단 시간을 벌기로 했다. “어? 그래요? 아직까지 제게 전달된 사항은 없는데요. 한번 제가 본사에 확인을 해보고 다시 전화드릴께요.” “그래? 그러면 꼭 전화주라. 내가 기다린다.”

    본사에 전화를 걸기전, 일단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OO경제지의 O기자가 저희가 이번 비딩에 참여할 것이라는 사항과 D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컨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카나다인 사장의 반응은 역시나 이성적이다. “본사의 결정이나 움직임에 대해 우리가 논평할 것은 없다. 문의가 있으면 본사 커뮤니케이션팀으로 직접 연락을 하라고 해라”

    그러나 한국기자에게 “우리는 본사의 움직임을 알지 못하니 본사로 연락해보시져. 영어 배우셔가지구…” 이럴순 없지 않은가?

    내가 본사로 연락을 했다. 한정식집 마당에 혼자 나와 영어로 시끄럽게 통화를 하는 꼴이란…

    본사의 의견 “우리는 어떠한 마켓 루머에 관해서도 코멘트하지 않는다” 이상.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그 경제지 기자에게 전화를 다시 했다.

    “O기자님, 제가 우리 사장님과 본사에 확인한 바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답니다. 해당기업 인수를 둘러싸고 많은 루머들이 있는데, 저희는 그런 루머에 코멘트할 수가 없습니다. 이해해 주시죠?”

    당연한 반응이 되돌아왔다. “아니 결정된게 없다는 것은 현재 고려중이라는 거잖어. 당신 당신네 본사가 100% 참여 안할거라는 확신이나 증거가 있어?”

    나의 답변 “100% 개런티는 원래 어떤 상황에서도 불가능한거죠. 중요한 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진게 없고 현재 고려중인 사항도 없다는 것입니다.”

    반응 “암튼 내가 확인한 바로는 당신에 본사가 이번 딜에 들어온데. 거의 확실해. 그럼 아무튼 기사로 나간다. 아니면 내가 책임질께..”

    이걸 어떻게 제어 할 수 있는가. 플랜상으로는 드라이하고 심플하게 ‘컨펌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플랜과 실제는 이렇게 다르다. 내가 그 기자에게 당시에 달려가서 억지로 울며 불며 사실이 아니니 기사를 빼달라고 하기에도 또 웃긴 상황이다. 한 몇일 후면 세상에 알려질 일이기 때문에…그 기자에게 나는 신용을 잃게 되는거다.

    다시전화를 했다. “형님, 사실 이번건 같은 경우에는 어떤 기업에게도 상당히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형님께서 정확하게 쓰시지 않으면 괜히 애꿋은 회사들만 어려워집니다. 왠만하시면 우리 본사관련 멘트는 빼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부탁해요.”

    반응 “아니 당신 본사만 쓰는게 아니야. 여러 캔디데이트들을 다 나열할 꺼야. 신경쓰지마.”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은 아무것도 없다.

    본사에서 다시 확인전화가 왔다. “제임스, 어떻게 됬니? 그 기자에게 뭐라고 했니?”

    “그 기자에게 아무것도 컨펌해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기자는 우리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스스로 확신이 너무 강했다. 내가 정확하지 않는 정보로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는데, 모르겠다. 한국의 기자들은 100% 컨펌을 받지 않아도 기사를 쓴다.”

    “이해한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공식적으로 컨펌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사에서 그런 문구가 들어가는것이 좋다.”

    아………그렇구나. 이게 본사의 짬밥이다. 역시 커뮤니케이션의 프로페셔널리즘이란…대단한 내공을 느낀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그들의 사고방식.

    다시 기자에게 전화를 했다. “형님, 본사에서 요청인데요. ‘우리회사측에서는 그러한 루머에 대해 컨펌을 해주지 않았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문장을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탁해요.”

    기자왈 “알았어. 그렇게 나도 쓸꺼야. 걱정하지마…”

    돌아와서 다시 한정식 식사 자리에 앉았다. 모두 식어버린 음식들. 약간 상기된 식탁의 기자. “뭐야? 누구전화야?”

    “아니에요. 본사랑 뭐 하는일이 좀 있어서…”

    이제 M&A Communication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긴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