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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기업 위기관리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를 위한 스토익(Stoic) 위기관리 원칙

    첫째, 위기 대응 역량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반복된 훈련으로 길러지는 기술이다.

    둘째, 예상되는 위기 상황을 평시에 실제처럼 반복하여 몸에 익혀라.

    셋째, 훈련을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조직의 일상적 규율로 정착시켜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 이렇게 적었다. “삶의 기술은 춤보다 레슬링에 가깝다. 정해진 안무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예기치 못한 일격에 맞서 늘 준비된 자세로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도 그렇다. 위기는 잘 짜인 안무처럼 순서대로 오지 않는다. 예고 없이, 변칙적으로, 가장 취약한 곳을 노리고 들어온다. 그래서 위기 대응은 대본을 암기하듯 되는 것이 아니다. 수없이 훈련된 몸이 반사적으로 반응하듯, 조직이 평소 길들여 둔 습관과 절차가 그 순간 작동해야 한다. 레슬러는 상대의 다음 동작을 일일이 예측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어떤 변칙이 들어와도 무너지지 않도록 몸을 미리 단련해 두었기에 버티는 것이다.

    훈련되지 않은 기업이 위기를 맞으면 어떤 모습이 되는가. 오합지졸이라는 표현 그대로다. 누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모른 채 미루고, 사실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각각 입을 열고, 사과의 타이밍을 놓치고, 해서는 안 될 말을 기자 앞에서 내뱉는다. 돌이켜 보면 대단한 전략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다.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것들이 지켜지지 않았을 뿐이다. 정상적인 훈련을 한 번이라도 거친 조직이라면 결코 저지르지 않았을, 사려 깊지 못한 실수와 황당한 대응이 위기를 더 키운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평시에 경험해야 할 위기관리 목적의 훈련은 무엇인가. 가장 일반적인 것이 미디어트레이닝이다. 그리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대변인 트레이닝이 그 뒤를 잇는다. 나아가 고객, 정부, 기관, NGO, 지역 주민, 투자자, 노조 등 각 접점에서 벌어질 상황을 가정한 이해관계자 접점 시뮬레이션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안전 대피 훈련, 해킹 방어 훈련처럼 부서별 책임과 역할에 직결된 주제별 대응 훈련은 더욱 기본에 속한다. 이러한 훈련에 관심이 없거나, 기회가 없거나, 늘 부족한 상태로 위기를 맞는 기업은 그 대가를 고스란히 현장에서 치르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에픽테토스는 “어려움이야말로 그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를 드러낸다”고 했다. 그는 레슬링 코치 비유를 하기도 했다. 신은 마치 거친 상대와 우리를 짝지어 주는 코치와 같아서, 그 힘겨운 상대를 통해 우리를 단련시킨다는 것이다. 단, 그는 분명히 덧붙였다. “그것은 땀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위기라는 거친 상대 앞에서 무너지지 않으려면, 그 이전에 흘려 두어야 할 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훈련은 거창한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에픽테토스는 또 이렇게 권했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너 자신을 훈련하라. 그리고 거기서부터 더 큰 것으로 나아가라.” 위기관리 훈련도 마찬가지다. 한 번의 대규모 모의훈련을 이벤트처럼 치르고 끝낼 일이 아니다. 작은 상황 대응부터 반복적으로 몸에 새겨 두는 것이 핵심이다. 반복된 훈련은 위기의 순간, 판단의 속도와 정확성으로 되돌아온다. 이미 여러 번 겪어 본 상황과, 그 자리에서 처음 맞닥뜨리는 상황은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훈련의 진짜 목적은, 예기치 못한 일격이 들어왔을 때 조직이 공황에 빠지지 않고 기본을 지키도록 만드는 데 있다. 화려한 묘수가 위기를 구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기본기를 갖춘 조직이 황당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위기의 절반은 관리된다.

    춤추는 자는 정해진 음악이 멈추면 길을 잃는다. 그러나 단련된 레슬러는 상대가 어떤 변칙을 걸어와도 무너지지 않는다. 기업 위기관리에도 훈련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평시에 흘린 땀이, 위기의 순간 조직을 지탱하는 훌륭한 근력이 된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피플워치에 연재한 [정용민의 CEO 탐구생활] 칼럼입니다. 원문: 피플워치

  • 위기관리의 목적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VIP께서 최근 발생된 모 TV의 부정 보도 관련해서 여러 위기관리 전문가를 만나고 계십니다. 각 전문가들에게 어떻게 해야 이번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지 질문하시는 거죠. 각자 여러 조언을 해 주셨는데요. 대표님께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시고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번 상황을 내부에서 ‘위기’라고 정의하신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아마 회사 최고경영진의 개인적인 이슈가 부정적으로 보도되어서 VIP의 감정이 상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내부에서 위기라고 정의하고 위기관리를 결정하셨으니 답변에서는 위기관리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물으셨습니다만, 상황에 대하여서는 이미 위기 상황이라 정의하셨으니 그에 따른 관리 전략이나 방식을 논하는 것이 생산적일 것 같습니다. 이번 상황에서 회사와 VIP께서 생각하시는 위기관리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항상 모든 상황이 발생되면, 해당 상황에 대한 판단과 함께, 그것을 위기로 정의했을 경우 위기를 관리해서 성취할 목적을 정확하게 결정하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번 위기를 관리하여 회사의 명성을 회복한다’는 정도의 광범위한 목적은 의미가 적습니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목적을 내부적으로 결정하셔야 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번 모 TV의 VIP관련 보도는 그 심각성과 구체성이 크기 때문에, 이후 변화되는 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모니터링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내부에서 어떤 위기관리 목적을 실제로 결정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이와 유사한 케이스를 볼 때에 기업들은 “추가 유사 보도를 최소화하고, VIP를 보호하기 위한 대응에 집중한다”는 정도의 목적을 세우곤 합니다.

    여기에서 위기관리의 두 축을 엿볼 수 있는데요, 첫째가 유사보도의 최소화입니다. 이는 홍보실이 주축이 되어 정무적 의사결정에 따라 진행되는 대응 작업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와 함께 제기된 이슈에 대하여 가능한 회사측에서는 하이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사보도라는 것이 회사측 반박이나 해명이 있을 경우 더욱 증가하는 성격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침묵하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지만, 전략적으로 판단하여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하는 것이 위기관리 목적에는 부합합니다.

    다른 위기관리의 축을 보면 VIP보호에 집중이라는 목적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보도와 이후 유사보도의 파급력을 주의 깊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련 보도 내용이 혹시나 수사기관이나 규제기관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것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혹시 노조나 시민단체 등을 자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모니터링하여 혹시나 모를 추가적 개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관련한 모든 작업들이 VIP 보호를 위한 대응이 되겠습니다.

    무엇을 하는지가 먼저가 아닙니다.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결과를 성취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위기관리의 목적이 정확하게 설정되지 않으면, 위기대응 방식만 다양해집니다. 서로 충돌하고 혼돈을 일으킵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중요한 위기관리 목적을 훼손할 수도 있습니다. 그에 더해 위기관리 목적 없이는 사후 평가에 있어서도 기준을 세울 수 없습니다. 무언가는 다양하게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어찌된 건지 모르는 상황을 맞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경쟁사 때문에 저희도 골치가 아픕니다. 같은 업계에서 비슷하게 취급받는 것 같아서죠. 그 회사에서는 계속 생산사고가 이어지고, 노조와의 관계도 안 좋고, 제품이나 여러 서비스 등에 있어서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대체 저 회사는 왜 저렇게 위기를 관리하는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아포리즘 중 “기업은 위기관리를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사를 예로 드셨는데요, 자사에도 이 아포리즘은 공히 적용되는 것입니다. 경쟁사가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지 궁금해 하셨는데요. 어떻게 해야 더 이상 이런 위기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서는 경쟁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고 있는데 왜 하지 못할까요? 위기를 반복 경험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왜 그들은 그대로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 답이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하지 못하는 그 이유를 먼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첫걸음입니다.

    경쟁사 구성원의 면모를 보면, 수십년간 그 회사에서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현재까지 지휘하는 임원이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간 안전 문제를 책임지며 일해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노사문제를 직접 담당하며 노심초사 해 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 그 업무를 그 회사에서 담당해 왔던 그 사내 전문가들이 과연 위기관리에 대해 알지 못할까요?

    그 회사 임원 중에는 외부에서 수혈된 전문가도 많을 것입니다. 여러 대기업에서 자기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커리어를 키워온 임원이 많습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해야 당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할 리는 없습니다. 제대로 알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공론화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펴 말을 아껴야 하는 상황 때문입니다. 그 이유가 중요한 것이지요.

    대표이사나 심지어 오너의 경우에도 그런 사정은 같습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위기를 어떻게 해야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지 또는 점진적으로라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그들도 알고는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핵심은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이유를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그렇게 위기관리를 하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장기간 관심을 쏟아 부을 조직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 대폭 약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비용이 증가하고, 인력이나 조직 운영이 부담 되고, 여러 경영적 문제들이 새로 발생될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의 위기관리가 실제로는 실행되지 않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위기가 반복되는 기업을 볼 때 저 기업이 위기관리에 대해 잘 몰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위기관리를 제대로 해 내지 못할 내부적 사정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반복되는 위기를 그대로 방치해서 잃는 것이 개선이나 방지 작업을 통해 잃는 것보다 적거나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유익하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회사가 더 내부 경영적 위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바람직한 위기관리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 질문에 화를 내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종편 방송 기자가 저에게 반복적으로 전화를 해오면서 귀찮게 합니다. 대표이사이지만 저도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 기자는 상당히 저를 귀찮게 합니다. 나름 자신은 중요한 취재라고 하고 취재 내용도 저에게 민감하기는 하지만 인간으로서 참기 힘드네요. 화를 내면 안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 취재에 대응하시는 것은 그 취재 내용을 검토하여 전략적 판단을 먼저 하신 후 진행하셔야 하는 선택적 업무입니다. 만약 취재에 대응하지 않겠다 또는 취재 내용이 우리에게 별 의미 없다는 판단을 하셨다면 취재에 대응하시지 않는 실행을 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취재 질문에 이유를 설명하고 답변을 하지 않거나, 응대를 하시더라도 원론적 메시지만 반복하는 것이 대응 방법입니다. 이 때에도 전화를 피하거나, 화를 내어 기자에게 취재하지 말라고 하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런 대응이 기사나 보도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로 취재 내용이 민감하고 위협적이라서 우리가 대응해야 하겠다는 판단이 섰다면, 전략적 대응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기자의 취재를 중단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단, 기자의 취재 질문에 준비된 답변을 하여 우리 핵심 메시지를 기사에 포함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외에 취재를 피하거나 기자에게 화를 내거나 하는 것은 전략적 대응 방식이 아닙니다.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지요.

    질문에서 기자에게 화를 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냥 마음속 감정으로만 남겨두시고, 실제 취재 대응에서는 차분하게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나 방송 같이 취재원의 목소리나 모습이 그대로 보도될 수 있는 경우에는 더욱 정제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을 보게 될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특정 회사를 대표하는 고위 임원으로서 사람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그대로의 메시지와 모습이 방송되는 것이 회사나 자신을 위해 좋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기자와의 질의 응답 전반에 대하여 격투기나 권투시합 정도의 이미지를 떠 올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의 취재가 자신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고, 흥분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그에 대한 반발로 기자를 어떻게 든 공격해 케이오 시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누가 이기는 가에 대해 주로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지요. 당연히 이런 경우 화가 납니다.

    그러나, 기자와의 질의 응답을 피겨 스케이팅이나 체조라고 상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앞의 경우 처럼 누가 이기는 가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과 행동이 관중에게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해 더욱 신경 쓰면 좋다는 의미입니다. 신문기사나 방송 보도를 통해 보여지는 나의 말과 행동이 회사의 소비자, 직원, 거래처, 경쟁사, 규제기관, 지역 커뮤니티, 노조, 투자자 들에게 어떻게 해석될 것인가를 생각하여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나는 꼭 멋지게 트리플악셀에 성공해 보이겠다는 생각 정도면 어떨까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겠지요? [기업 위기관리 Q&A 29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코로나사태로 저희 계열사 하나가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와 관련해 노조를 비롯 이해관계자들이 투쟁을 계획하고 있기도 합니다. 경영진에서는 이 이슈가 가능한 기사화되지 않았으면 하시고, 홍보실에서는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의견이 어떠신 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부분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슈를 보면, 갑작스러운 발표와 공론화로 인해 후폭풍을 맞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정 기간 다양한 공감대 형성과 논의가 전제되기만 했다면, 그렇게 부정성이 극대화되는 상황은 피했을 이슈들이 꽤 많습니다.

    질문하신 맥락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현재 2년에 걸쳐 전체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거대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사태로 인한 여러 기업의 경영 악화와 지속의 어려움 또한 일반적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공감대 형성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자사 계열사가 안타깝게도 폐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해당 계열사의 여러 경영 상황과 실적 내용에 대한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물론 홍보라는 개념에서 볼 때에는 가능한 저조한 실적이나 부정적인 사업 상황을 숨기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슈관리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그러한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련의 공감대만 형성되어 있다면, 회사의 생존을 건 의사결정에 대한 부정 시각은 최소화 될 것입니다. 노조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에 있어서도 사측은 공중에게 어느 정도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슈관리를 위한 환경적 부담을 상당부분 덜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사전적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큰 노력을 하지 않고, 제3자들이 볼 때 갑작스럽게 폐업이나 변화를 발표하는 경우에 발생됩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인지가 없던 관계로 사측의 의사결정 배경에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투명하지 않다 인식하게 됩니다. 무언가 비밀스러운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해집니다. 이 모든 것이 실제 이슈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동력이 됩니다.

    따라서 이슈가 예정되어 있거나, 일부 발생된 초기에는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공감대 형성을 위해 쏟아 부어야 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내용만을 커뮤니케이션 했던 평소의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왜 회사가 어려운 결단을 해야만 했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그런 결단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도 공유해야 합니다. 그 결단으로 인해 예상되는 여러 구성원의 피해는 무엇이고, 사측에서 어떻게 분담 또는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쉬쉬하고, 기사화를 막거나 피하고, 메시지를 통제하는 노력만을 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이슈관리에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노조나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그 틈새를 활용하여, 자신의 투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사회적 공감대에 주목하십시오. 누가 그 공감대를 적극 형성하여 활용하는가에 따라 이슈관리 성패가 갈립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핵심은 조직 책임자의 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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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위기관리 최고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가 위기관리 원리와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노연주 기자

    ‘스트래티지샐러드’는 따로 고객을 가리지 않는다. 불법단체와 범죄조직만 아니라면 누구나 다 위기 상황에서 할 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을 넘어 정부, 기관, 협회나 단체 등 모든 조직의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조직의 대표가 위기관리에 대한 의중이 얼마나 있는지와 실무 책임자가 조언을 따라할 의지가 없거나 너무 기술적 접근만 요구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런 조직과의 업무는 피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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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대표는 앞으로 위기관리 시장은 좀 더 구체화, 전문화되면서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기업은 세습 문제, 경영권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정부를 포함해 조직간 갈등도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에 기업을 살리고 죽이는 것은 주주 같은 ‘이해 당사자’였지만, 앞으로는 고객, 언론, 규제기관 정부와 NGO, 노조, 지역주민, 커뮤니티 등 ‘관계 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향후 관련 분야의 경험을 갖추고 실제로 업무를 책임 있게 진행해 본 시니어급을 대거 영입할 계획이다. ‘스트래티지샐러드’는 최근 신동규 전 두산그룹 상무와 박선향 전 행정자치부 정책홍보 담당자를 영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장기적으로 그룹사 임원, 정부기관 공무원 등 이해관계 업무 직접 경험자를 영입해 대형 로펌처럼 특성화된 전문가들의 조합형식으로 종합적인 협업을 진행하는 시스템을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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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타산지석과 반면교사가 없어 실패한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반면교사 없어 실패한다

    기업 내부를 들어다 보면 다른 기업들의 위기에 대해서는 그리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일부 대형 위기 말고는 평소 타사들에게서 발생하는 중소규모의 다양한 위기들에 대해서는 별반 반면교사나 타산지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거 아닌가 한다.

    예전 모 대형유통업체의 임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그 당시 우리는 몇 달 전 그 회사의 경쟁업체에서 발생했던 기괴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그 임원은 우리에게 “그런 사건이 있었어요? 난 몰랐네?”하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떻게 경쟁사에게 일어난 중요한 사건을 모를 수 있을까 하며 내심 놀란 적이 있었다.

    심지어는 새로 영입된 임원들이 부임 수년 전 자사에게 발생했었던 위기와 관련한 사실을 자세히 모르고 있는 경우들도 있다. 내부적으로 누가 어떤 형식으로도 자료를 만들어 정리 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업계를 오래 출입한 기자에게 자사의 예전 위기사례를 역으로 듣는 경우도 있을 정도니 문제다.

    기업 내 조직원들은 계속 바뀌고, 시장 상황과 기업 환경도 계속 바뀐다. 최소한 우리 회사가 지난 수십 년간 어떤 위기를 경험했는지, 당시 어떻게 대응을 했었는지, 앞으로 유사한 위기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가장 우선적으로 정리 공유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경쟁사들을 포함 한 다른 기업들은 어떤 위기를 경험했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자발적 리콜에 관련 된 케이스들만 해도 한 해에 대표적인 것만 수십 건 이상이 목격된다. 자사도 만에 하나 자발적 리콜을 진행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면, 해당 케이스들을 하나 하나 면밀하게 사전에 스터디 해 놓고, 개선점들을 모아 제대로 준비된 체계를 만들어 놓는 게 좋다. 이 모든 체계가 자사는 물론 타사들의 실제 사례들을 모니터링 해야 수립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업계나 전혀 업종이 다른 기업들의 위기사례들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들은 종종 볼 수 있다. 모니터링을 해도 자사와 경쟁사 관련 키워드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하기만 하는지, 자사와 경쟁사 등에 관련된 사안들이 아니면 별반 인식을 하지 못하는 임원들도 꽤 된다.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것들에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업계전반과 타업종 관련된 이슈들을 누군가 정리 보고 해 주지 않는 이상 스스로 찾아 인식하기는 힘든 게 현실 같다.

    전체적으로 위기의 발생 패턴을 보아도 그렇다. 몇 년 전부터 소셜미디어가 발전하고,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생겨난 위기 유형을 예로 들어보자. ‘영수증 위기’가 그것이다. 작년만 해도 여러 건의 ‘영수증 위기’가 있었다. 대부분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음식을 서브하기 위해 영수증에 주문자의 외모 특징을 적어 메모장으로 이용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들이다.

    대부분 직원들이 주문자 분간을 위해 인종차별적 표현들을 영수증에 메모했다가 주문자가 그 영수증의 메모를 발견하면서 위기가 발생하는 형태다. 해당 주문자는 패스트푸드 체인 본사는 물론 주변의 모든 친구들에게 인종차별적 메모에 대한 내용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한다. 여러 사례들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지고, 비난은 밀물처럼 다가오고 결국에는 해당 패스트푸드 체인 본사들이 사과를 하고 해당 직원들을 징계하고 하는 소동이 반복되었다.

    이런 유형의 위기들이 반복될 때, 주문형 매장에서 영수증을 발행하는 유사 기업들은 스스로 어떤 대비 조치들을 취해야 할까?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자. 대형 매장들을 여러 개 거느린 기업의 위기관리 매니저라면 해당 ‘영수증 위기’가 자신의 매장들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다. 실제 자사 매장에서 직원들이 영수증에 어떠한 형식이라도 메모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일부 매장에서 직원들이 영수증에 메모를 하는 습관들이 있으면 그 부분을 개선하거나, 금지해야 한다. 정확한 영수증 내 메모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정해 내려주어야 맞다. 그래야 유사한 위기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들은 어떤가? 미국에서 여러 차례 영수증 메모 사건이 기사화 되고 떠들썩하게 기업들이 사과 하고 개선 조치를 약속하는 장면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모 대기업 수리센터에서는 고객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메모를 영수증에 했다가 위기를 맞고 말았다. 정확하게 동일한 위기다. 즉, 해당 기업은 별로 다른 기업들의 위기 유형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별로 어렵지 않고, 복잡하지도 않은 개선 가능한 위기를 사려 깊지 못해 그대로 반복해 맞고 있는 것이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불산 누출 사고’는 또 어떤가? 유해한 화학성분들의 유출에 대한 대응 체계는 그 전례가 없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30년전 인도 보팔에서 발생했던 유독가스 유출 사고에 대한 기록은 낯설기만 한 것인가? 그리고 한 회사가 반복적으로 사고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히 낯선 위기가 아닌데도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이슈들은 어떤가? 하루 이틀 이루어진 관행들이 아닌데, 이 관행에 대한 완화나 방지 등에 대한 공론과 위기 경고는 어디에 있었나? 경쟁체계에 있어 어느 한 회사만 홀로 그만 할 수 없다는 해명도 공감은 간다. 그러나 탄로 날 것이 뻔한데도 더욱 교묘하게 고안되어 탈법적으로 제공되던 리베이트 활동들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 내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면 문제 아닌가? 오랫동안 정부의 모니터링을 받고 있으면서도 해당 위기를 방지하려 하기보다는 모면하려고 했다면 너무 안이한 것이 아니었을까?

    노조에 대한 관리 문건들은 또 어떤가? 이전에도 많은 회사들이 이런 류의 문건을 가지고 노조 해방 행위를 하다 자료가 외부로 노출 되어 비판 받았었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는 이런 일들을 비밀리에 다른 회사보다 더 잘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그렇게 많은 내부 고발자들의 사례들을 보았으면서도 그 내부고발자가 우리 회사에서도 나올 것이라는 가능성을 상상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오히려 놀랄만한 이야기 아닌가?

    앞으로도 우리 기업들에게 이런 류의 ‘영수증 위기’, ‘불산 위기’, ‘리베이트 위기’ 그리고 ‘노조관리문건 유출 위기’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이에 대한 기업내부의 인식과 개선 노력이 없으면 유사한 위기가 반복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단순한 위기도 계속 반복되는 데 어떻게 큰 위기들에 대한 대비가 완전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기업 스스로 위기 유형들에 대한 전방위 모니터링이 절실하다. 다른 기업들의 위기가 우리 회사에도 유사하게 발생 가능한지에 대한 지속적 논의와 스터디가 필요하다. 사려 깊은 내부 전문가들의 검토와 자문도 필요하다. 그에 따른 의사결정도 적시에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다른 회사에게 발생한 위기는 대부분 우리 회사에게도 발생 가능 하다는 사실이다. 더욱 분명한 것은 다른 회사에게 발생한 위기가 우리 회사에게는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약속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미리 예견하지 못할 만 하고, 어디에서도 발생했었던 기록이 없는 놀랄만한 위기는 어쩔 수 없다 치자. 그러나 대부분의 위기는 미리 예견 가능했었고, 어디에선가는 이미 발생했었던 아주 낯익은 위기들이다. 이를 관리하고자 하는 기업의 결심이 중요하다. 뜻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

  • 소리치는 노조와 침묵하는 회사 @소셜미디어

    정용민 /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한국 노조와 노조원들은 이미 소셜미디어를 이해하고 있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알고 있는 듯 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프로그램들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자신들이 뜻하는 목적을 이루는데 큰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 노조가 활용 가능했던 미디어들 (즉, 벽보, 현수막, 리플렛, 가두 투쟁 등)이 가졌던 확산의 한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너지고 이제는 노조원을 넘어 일반공중에게도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된 거다. 이는 분명히 노조에게 엄청난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부여했다.

    이미 이런 노조의 새로운 투쟁방식은 여러 케이스에서 현실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전을 보자. 현재 피인수 기업의 노조는 10년 전과는 분명 다른 인수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M&A시장에서도 노조관련 이슈에 있어 소셜미디어가 아주 강력한 변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자유롭고 활발한 노조의 인수 반대 투쟁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소셜미디어상에서 인수의향사나 그 이해관계사들이 할 수 있는 대응은 아직까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일부에서는 노조를 대상으로 하는 법적 소송 등을 시도하지만, 이는 소셜미디어 시대 이전에도 존재했었던 회사측의 녹슨 칼일 뿐이다. 여론은 계속 악화되고, 정부의 부담과 노조의 목소리는 커져만 간다.

    기업은 침묵한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침묵할 수 밖에 없다 하소연한다. 분명한 것은 언제까지 계속 침묵할 것인가 하는 이슈다. 소셜미디어상 전개되는 노조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기업은 정보의 균형을 추구하기보다는 영원한 침묵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노조와의 관계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해당 기업이 침묵하는 상황은 주변 규제감독기관인 정부측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 하는 특성이 있다. 실제 노사관계에 있어 소셜미디어상에서 ‘노(勞)’는 존재하지만 ‘사(社)’가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불균형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노조측의 커뮤니케이션 타겟은 일반공중이 되고 있고, 이는 해당 기업 이슈가 국민 여론으로 형성 확산되는 상황이 목격되고 있다. 당연히 해당 노사이슈에 있어 제3자인 일반공중들이 여론을 형성하게 되고, 이는 해당 이슈와 관련된 정부기관에 압력으로 작용하는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과 금융감독원, 청와대 등등이 여론의 타겟이 되는 것이다. 노조 관계에 있어 대화당사자인 사(社)측이 소셜미디어에서는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그 동력이 주변 이해관계자 그룹에게 번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소셜미디어상의 뜨겁게 달구었던 홍익대학교 환경미화원 노조 케이스와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케이스를 살펴보자. 앞의 홍익대학교는 소셜미디어상에서 환경미화원노조를 지지하는 소셜미디어 유저들에게 완벽하게 패배했다. 소셜미디어상에서 동영상, 트위터, 웹툰, 패러디, 오프라인 지원 투쟁까지 환경미화원측과 지지그룹측의 어느 한가지 이슈 마케팅 활동에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계속 침묵했다. 이슈화 이후 일반 공중들로부터 이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비해, 이해당사자인 홍익대학교는 적절하거나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공급의 질이나 양에 있어 효과적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좀더 현실적으로 표현하자면 역부족이었다.

    해당 이슈에 있어 어떤 측이 옳고 그르고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장(Venue)에서 과연 이해관계간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노력들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는 것이다. 침묵이 과연 기업(社)측의 유일한 전략이어야만 하는지를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이슈는 어떤가? 마치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면 한진중공업 노사분규에 있어서 한진중공업은 존재하지 않는 기업처럼 보인다. 소셜미디어상의 대화들을 분석해 보면 부산의 그 현장에는 노조와 노조지지자들 그리고 경찰만이 존재할 뿐이다. 노조를 지지하는 측은 ‘희망버스’라는 오프라인 이슈 마케팅 활동까지 이르는 가장 숙성된 투쟁 단계에 올라있는 데 비해, 사측은 지속적으로 로우 프로파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당연히 그 분노의 동력은 한진중공업 입구를 막고 있는 경찰에게 향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답답한 경찰 측에서 대신 소셜미디어 대화에 참여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이해관계자에서 이해당사자가 되어 버렸다. 기업 노사분규 케이스에 있어 경찰의 소셜미디어 대화 참여는 반대로 그 적절성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 대화의 주제와 메시지에 있어 시위대 측의 정확하지 않은 주장을 반박하는 메시지가 전략적인지, 그 시위에 가담하지 않고 바라보는 일반 국민들을 타겟으로 하는 메시지가 전략적인지 한번 논의해 보아야 하겠다. 분명한 것은 소셜미디어상 모든 메시지는 경찰측에서 공식적으로 릴리즈를 결정한 전략적 메시지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지방경찰청 트윗에서 ‘색깔론’이나 ‘음모론’을 제기하는 메시지를 보게 되는데 이는 이슈를 더욱 더 확산 강화시키는 데 기여할 뿐, 경찰 측에게 합당한 전략적 메시지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기업의 침묵과 실패. 정부의 부담과 개입, 노조의 상처 많은 승리…이 자연스러운 연결의 고리가 과연 우리 모두에게 이상적인 것인지도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기업이 자신들의 침묵이 완전하게 전략적인 침묵이라 주장하고 싶다면, 침묵
    이외에 스스로와 정부에게로 향한 부담을 덜어내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다른 활동이나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무조건 침묵이라면, 지금이라도 빨리 소셜미디어를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이를 활용해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대화’ 방법론에 고민을 집중해야 한다.

    경찰을 포함한 정부는 앞으로 아주 빈번하게 발생할 이런 기업의 침묵상황을 염두에 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이해당사자를 자처하는 소셜미디어상 개입은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경찰의 문제뿐이 아닌 정부 전반에 걸친 부담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지금과 같이 일부 경찰 개인의 사적 개입이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한 비전략적 개입은 극히 경계해야 할 만한 일이다.

    노조의 경우에도 투쟁의 목적과 성취하고자 하는 결과는 확보하는 상황에서 가능한 사회적 부담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스스로 소셜미디어라는 강력한 투쟁의 도구를 잘 활용하고 있다 해서, 이를 과용하는 것은 사회 전반을 위해서도 바람 직 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소셜미디어는 기본적으로 대화의 도구라는 생각을 버리지 말고, 침묵에서 깨어나는 사측과의 ‘대화’에 좀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화와 소통의 이상적 환경을 꿈꾼다. 기업은 침묵에서 깨어났으면 하고, 정부는 무언가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이해관계자로 남았으면 하고, 노조는 좀더 대화를 이끌었으면 한다. 그래야 많은 국민들이 불필요한 소셜미디어 스트레스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 현대그룹이 10마리 토끼를 잡다

    현대그룹이 10마리 토끼를 잡다

    현대건설 M&A 커뮤니케이션, 현대그룹이 10마리 토끼를 잡다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현대건설 인수전 관련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특이점을 꼽으라면 아마 현대그룹측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한 TV 및 일간지 광고를 꼽을 수 있겠다. M&A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서 이런 류의 강력한 인수 의지 광고 캠페인을 구경하기는 처음이었다. 당연히 최초 광고들을
    보면서 과연 현대그룹의 전략적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했었다.

    결국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서, 그들이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활용한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전략적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적 M&A 전쟁터에서는 무척 독특했던 광고전. 이런 M&A 커뮤니케이션이 노렸던 10마리의 토끼를 한번 꼽아보자.

    첫째 토끼, 현정은 회장의 의지 표현. 정몽헌 회장의 사망 이후 현정은 회장의 리더십은 그룹내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었지만, 이번 현대건설의 인수는 현 회장의 리더십에 있어서도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이에
    현대그룹은 M&A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현정은 회장의 비장한 의지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성공했다. 경쟁 플레이어인 현대자동차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해당사 오너의 비장함을 구경하기 힘들었던 것도 차별화 요인.

    둘째 토끼, 현대그룹 결집. 절체절명의
    인수 의지는 현대그룹 전체의 결속을 전제로 해야 했다. 현대그룹 M&A
    광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의 많은 부분은 사실 현대그룹 내부 직원들에게로 향해져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그룹 특유의 정서를 자극하면서 정신적인 심볼을 다시 찾기 위한 내부 결속을 다지게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토끼, 현대건설 노조 대상 커뮤니케이션. 현대건설 노조는 자사에 대한 현대그룹의 인수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또한 인수 이전부터 현대그룹의 M&A 광고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다. 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와 노조도 공유하고 있는 지난 정서에 대한
    자극이 중심.

    넷째 토끼, 재무협력자들을 대상으로 한 의지 표현.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상당부분의 자금을 여러 재무협력자들로부터 지원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현대그룹의 M&A 광고 커뮤니케이션은 이들에게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재무협력자들이 숫자적 인수실효만을 따지면서 자금 지원을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교훈.

    다섯째 토끼, 경쟁상대인 현대자동차에 대한 견제. 인수전에서 상대 플레이어의 인수의지를 저하시키거나, 인수 논리를
    약화시키고 교란하는 방식은 M&A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기본 목표가 된다. 현대그룹은 상대 플레이어인 현대자동차를 자신들의 메시지에 얽혀 들어오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여섯 번째 토끼, 채권단에 대한 간접 커뮤니케이션. 사실 채권단이 직접적으로 현대그룹 M&A 광고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무시하기도 힘들다. 그룹 내에서는 인수관련 자금의 여력이나, 기타
    인수 관련 평가 점수에서 어차피 현대자동차측에 뒤지고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 이에 대해
    서정적인 메시지들의 커뮤니케이션은 채권단에게도 분명한 간접적 영향력을 발휘했다 볼 수 있다.

    일곱 번째 토끼, 언론으로부터의 인심 얻기. M&A에서도 마찬가지로 언론과의 관계설정은 상당한 중요성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M&A 과정에 있어서는 극도로 대언론 정보를 통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무리한 추측과 일부 편향된 판정들이
    회자되곤 한다. 이런 태생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현대그룹의 M&A 광고 커뮤니케이션은 언론과의 상호호혜적 관계설정을 가능케 한 면도 무시할 수 없다.

    여덟 번째 토끼, 인수 전략 (성동격서: 聲東擊西)의 구현. 일부 전문가들이 현대그룹이
    제시한 인수금액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한다. 하지만, 이 인수금액과
    사전에 진행한 현대그룹의 M&A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비교 해석해 보면 분명 성동격서 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다. 상대에 대비해 열세를 인정하면서 인수 로직을 커뮤니케이션 해 정서적 영향력을 추구하는
    듯 보이면서, 실제 인수 제안 금액에서는 큰 우위를 확보해 상대가 미처 예기치 못한 일격에 성공했다.

    아홉 번째 토끼, 인수 실패시 리스크 완화. 현대그룹의 M&A 광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을 보면, 강력한 인수의지와 서정적 메시지들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후반기로 가면서 만약 현대건설의 인수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현대그룹은 최선을 다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보여진다. 그룹 직원이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실패시 ‘이
    정도까지 했는데 안됐다니 운이 없었던 것’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 사후 리스크 까지 관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분석된다.

    마지막, 열 번째 토끼, 현대건설. 앞의 아홉 토끼들을 거머쥐고 현대그룹은 그렇게도 바라던 현대건설이라는 마지막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일부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맞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부터 현정은 회장의 가시성을 극대화하면서
    ‘자신감’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전략이 실행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M&A에 성공하고 나서는 일단 자신감을 표현하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성공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밟는다. 현대그룹도 물론 이 전략적
    절차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성공적 M&A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사후 PMI(Post Merge
    Integration)와 퍼포먼스다. 현대그룹이 새로운 이 두 마리의 큰 토끼들을 또 어떻게
    잡아 나갈 수 있을 찌가 관심사다. 인수 전에서 얻을 수 있었던 그런 전략적 행운들이 실제 인수 이후에도
    똑같이 찾아올까?

    필자소개

    정용민 대표는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파트너로 한국외국어대와 미국 페어레이 디킨슨 대학(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 대학원을 졸업했다. 홍보대행사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와 오비맥주 홍보팀장을 거쳐 2009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립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및 M&A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서 국내외 100여개 이상의 기업들과 공공기관에게 컨설팅과 코칭을 제공했다. 위기관리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을 운영중이다.

  • 확신에 찬 주장에는 그 만큼 강력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철도공사의 주장과 달리, 철도노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측은 객실 난방 장치의 깨진 석면 시멘트판을 공개하며 비산 위험성에 대해 거듭 강조하고 있어, 향후 새마을·무궁화호의 석면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석면 자재가 쓰인 새마을·무궁화호 29량은 현재까지도 운행을 계속하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이어질 조짐이다. [프레시안]

    이 공사 측의 위기 대응 메시지가 참 흥미롭다. 노조와 NGO측에서 제기한 여러 가지 논점들에 대한 핵심 메시지는 이렇다.

    “세 가지 석면 자재 모두 비산 위험이 없어 승객들의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
    [프레시안]

    상당히 단호하고 확신에 차있다. 당연히 기자들이라면 ‘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하십니까?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입니까?’하고 질문하는 게 당연하다. 물론 실제로도 그런 질문들을 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사실들이 정확하게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충분하게 지원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 근거들로
    제시된 사실들을 보자.

    • 석면이 함유된 보온·단열재가 사용된 차량은 1990년대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이는 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총 수(1457량)의 10.1퍼센트에(148량)에 불과하다
    • 석면 테이프와 석면포의 경우, 석면 위험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2006년 이후 (이들 자재를) 비석면으로 교체해 왔으며, 2009년 11월 현재 전체 교체 대상 148량 중 80.4퍼센트인 119량을 완료했다
    • 나머지 29량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교체를 완료할 계획이다.
    • 특히 문제가 된 객실 난방 장치의 경우, 고형물인 ‘석면 시멘트판’으로 제작돼 있어 비산 우려가 없다
    • 스테인리스 덮개로 씌어져 있어 석면이 직접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 구조

    ‘승객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라는
    주장을 지원하는 가장 가까운 근거는 이들 중 마지막 부분들이다. 석면 시멘트판이라 비산 가능성이 없고, 스테인레스 덮개로 씌어져 있어 비산 가능성이 없다는 거다.

    상식적으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근거가 아니다. 과학적이거나 실험을 전제로 하지도 않는다. 중립적인 공기관의 조사결과도 아니다. 단순하게 유관으로 관찰 가능한
    일선 담당자들끼리의 추측에 가깝다.

    실제 모 방송사에서는
    객실내 난방 장치로 인해 말라 경화된 석면 시멘트판이 부스러져서 공기 중에 날리는 모습을 촬영해 방송하기도 했다.
    또한 스테인레스 덮개 자체에도 난방 공기가 순환 가능하도록 구멍이 상당수 뚫려있었다.

    확신에 찬 주장을 핵심 메시지로 가져가려면 충분한 근거들이 아주 정확하게 제시되는 게 옳다. 그냥
    상식 수준에서라도 그 근거 하나 하나에 고개를 끄떡일 수 있어야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