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기자 관계

  • 회사가 언론에 관심이 없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언론관계에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홍보실 직원들도 기자 전화를 피하고, 기자들은 또 반대로 홍보실이 일을 못한다고 하고 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심지어 회사에서는 언론기사도 직원들에게 공유하지 말라고 하는 정도입니다. 이런 기반에서 위기관리가 가능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솔직하게 답을 드리면, 그 기반에서 위기관리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위기가 왔을 때 회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평시에 언론관계가 없는 기업은, 위기 시에도 언론의 지원이나 동의 없이 그 상황을 홀로 견뎌야 합니다. 우리 입장을 한 번 들어봐 줄 기자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써 줄 데스크도 없는 채로 말이지요. 급해진 기업들은 그때 가서야 언론관계를 ‘사오려’ 합니다. 광고를 급히 집행하고, 처음 보는 기자들에게 식사 자리를 청합니다. 그러나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합니다. 관계라는 것은 필요할 때 사오는 물건이 아니라, 필요 없을 때 쌓아 두는 저축에 가깝습니다.

    이것은 딱히 언론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정부, 기관, NGO, 노조, 거래처, 고객. 그 누구도 평시 관리 수준 이상으로, 그보다 더 나은 수준으로 위기 시에 협조해 주지 않습니다. 입장을 바꿔 보시면 금방 이해가 될 겁니다. 평소 연락 한 번 없던 사람이 곤경에 빠졌다며 갑자기 도움을 청해 온다면, 누가 얼마나 마음을 내시겠습니까. 위기 시 이해관계자의 협조는 평시 관계의 잔고 안에서만 인출됩니다.

    그런데 질문 중에 사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언론기사를 직원들에게 공유하지 말라고 한다는 부분입니다. 이것은 조직 전체가 회사의 기준에 따라 정무감각과 여론 읽는 역량을 기를 통로를 스스로 차단하는 셈입니다. 부정기사라도 회사의 공식입장을 담아 내부에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회사는 이 사안을 이렇게 본다’는 기준을 갖게 되지요. 긍정적인 기사는 또 어떻습니까.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회사의 핵심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훌륭한 교재입니다.

    기사를 차단한다고 해서 직원들이 회사 소식을 모르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공식 통로가 닫히면 직원들은 사적인 경로로 온갖 회사 정보를 취합니다. 단체 대화방에서, 익명 게시판에서, 소문으로 말이지요. 거기에는 회사의 입장도, 사실 확인도 없습니다. 조직 전체가 같은 사실을 같은 기준으로 이해한다는 얼라인먼트(alignment) 개념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위기가 터지면 이 구조는 그대로 드러납니다. 직원들이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밖에서 주워듣고, 저마다 다른 말을 밖으로 옮기는 것이죠.

    결국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평시에 하는 것을 보면, 위기 시에 할 수 있는 것이 보입니다. 평시에 언론과 등을 돌린 회사가 위기 때 언론의 이해를 얻을 수는 없고, 평시에 직원과 정보를 나누지 않은 회사가 위기 때 직원들의 한목소리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의 그 기반은, 위기관리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우려스러운 체계입니다. 위기가 오기 전에, 닫아 둔 문부터 하나씩 열어 두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원문: 이코노믹리뷰

  • 그만하자는 여론은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그렇게 오랫동안 비판을 쏟아 내던 언론 일부가 갑자기 ‘이제 되었다 그만하자. 충분하다’는 입장으로 돌아서는 현상을 본적이 있습니다. 언론의 의제설정이론이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요. 위기를 맞은 기업에 대한 언론의 비판 그리고 갑작스러운 여론 정리. 이건 어떤 계기로 전환되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언론의 의제설정이론(Agenda-Setting Theory)은 간단히 말해, 언론이 어떤 사안을 얼마나 비중 있게 다루느냐에 따라 대중이 ‘무엇이 지금 중요한 문제인가’를 인식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기업이 위기관리 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언론은 의제를 설정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 의제를 종료시키는 역할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평소 언론관계에 공을 들이고, 위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언론의 의제 설정 활동을 최대한 단축시키려 애를 쓰는 것입니다. 의제가 길게 노출될수록 본래의 사안과 직접 관련이 없는 2차, 3차 파생 이슈까지 줄줄이 따라붙기 마련이기 때문이지요. 언론이 한번 설정한 의제를 스스로 거두어들이게 만드는 계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강력한 언론관계라는 사실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기업은 위기 상황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그들의 감정과 해석, 그리고 의견을 듣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실제 행동을 실행해 나가지요. 강력한 언론관계가 전제된 상황에서, 이렇게 외부 이해관계자와 언론의 의견을 두루 반영한 위기관리 전반의 실행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언론의 판단과 평가에 의한 의제 종료가 ‘제안’됩니다.

    여기서 굳이 ‘제안’이라는 표현을 쓴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일사불란하게 ‘이제 되었다, 그만하자’고 선언하거나 일제히 입장을 바꾸는 상황까지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들 중 유력한 언론 일부라도 의제 종료의 입장을 표하게 되면, 그것이 전반적인 여론, 보다 정확히 말하면 언론의 1차적 관심과 주목을 완화시키는 데 분명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유력 매체 한둘의 톤이 바뀌면, 후속 보도를 준비하던 다른 매체들도 ‘이 사안은 이제 끝물’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기업으로서는 여론과 언론의 입장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그동안 효과를 거두었던 위기관리 실행과 정렬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최대한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로 잔불을 정리해 나가는 것이 좋은 대응 방식입니다. 가라앉기 시작한 마당에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거나, 분위기에 들떠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는 순간, 꺼져가던 의제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때는 무엇을 더 하느냐보다, 무엇을 하지 않느냐가 오히려 더 중요한 판단이 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의 핵심 인사이트는 언론관계입니다. 단, 여기서 말하는 언론관계는 쌍방향의 의견 교환이 가능한 관계를 뜻합니다. 사전에 쌍방 간 상당한 수준의 이해와 협조 체제가 수립되어 있어야 하고, 이런 경험이 오랜 기간에 걸쳐 두텁게 축적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관계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언론은 이제 죽었다, 사람들은 신문 안 본다, 요즘 누가 TV를 보느냐’고 여기는 경영진이라면, 솔직히 이런 전략적 투자와 그를 통한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위기가 터진 다음에야 부랴부랴 언론관계를 찾는다면, 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희에게 언론관계가 필요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글로벌기업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크게 이슈화 될 일은 없는데요. 일상적으로 언론을 만나고, 언론대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까요? 언론과 관계를 일단 맺게 되면 골치 아픈 일도 많아지고, 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도 계속 문제될 상황이 생길 텐데요. 저희에게 언론관계가 필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어떤 상황을 예상하시는지 이해가 됩니다. 사실 이 같은 고민은 글로벌 기업 뿐 아니라 국내 중소 중견기업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 언론관계에 관심을 두었다가 여러 부작용(?)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을 접은 기업도 있습니다. 반대로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언론을 간주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기업도 물론 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우선 자사가 시장에서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과 형태 그리고 비전이 되겠습니다. 그러한 근본적 경영 아젠다를 두고 이전 전례들을 돌아보게 되면, 자사에게 언론관계가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는 어느 정도 가늠될 것입니다.

    일단 언론관계를 시작하려 했다면, 어느 수준까지 관계를 형성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목표의 정리가 다음입니다. 사실 기업 대부분은 일부 대형 그룹사의 언론관계 수준까지 따라하거나, 비교할 만큼 수준에 이를 수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게 대규모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가치도 대형 그룹사에 비해서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언론관계 수준이나 관계 목표도 자사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신규 또는 중소형 글로벌 기업의 경우 언론과의 파이프라인(pipeline)을 형성해 놓는 것을 1차 목표로 합니다. 자사를 커버하는 담당기자와 데스크들을 전혀 모르는 것과 알고 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난다는 생각에 기반합니다. 이는 상시 언론홍보 차원은 물론,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그 차이가 크게 나뉩니다.

    일단 언론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다고 하면, 그 관계를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에서 관리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그 다음 고민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조언 드리는 것은 최소한 경영적 주제를 가지고 언론과 전문적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관계 수준으로 유지하시라는 것입니다. 기자가 관련 주제에 대하여 기사를 쓰게 되었을 때 자사 경영진에게 연락해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관계 수준을 지향하라는 것입니다. 상호신뢰를 우선 형성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는 업종과 기업형태 그리고 경영진 스타일과도 연결되어 있는 아주 변수 많은 주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셔야 할 것은 언론관계가 단순한 인간관계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경영적 주제나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상호 신뢰 하에 전문적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상호 의지 관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와 같은 일상적 관계 관리를 위한 관심과 최소한의 투자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언론관계는 곧 기업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기자와 데스크를 한 명의 인간이라고 보기 보다는 언론사라는 법인체와 동등한 개념이라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 관계 형성과 관리의 목적은 기업의 경영활동과 사회적 책임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장 피해야 할 개념은 관계를 돈으로 살수 있다는 것과, 일상적 관리가 힘드니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그룹을 필요할 때만 단순 고용해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위험한 생각이기도 하며 철학적인 주제이기도 하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네트워크는 빌리면 되지 않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사업과 관련해 여러 사회적 압력이 증가하고 있어서 좀 적극적으로 이슈관리를 해 보려 하는데요. 저희가 스타트업이라 예산이나 인력에 제한이 많습니다. 법적 자문과 일부 대관 업무는 로펌에 의뢰했고, 언론이 문제인데. 대행사의 언론 네트워크를 빌리면 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홍보 대행사를 고용해 언론관계 서비스를 받고 있는 많은 기업이 실제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상당한 액수(?)를 주고 홍보대행사를 통해 자사 관련 대언론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언론관계를 계속 그렇게 대행사에 의지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이지요.

    일부 기업에서는 대행사에게 모든 언론관계를 일임했기 때문에, 언론관계 형성이나 유지 업무는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미디어리트스(출입기자 리스트)도 점검하지 않고, 기자와의 일상적 식사자리에도 인하우스 담당자가 나가기를 꺼려하기까지 합니다.

    대행사가 있는데 왜 우리가 그런 업무에 중복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지요. 얼핏 들어보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인하우스 담당자가 매일 여러 업무로 바쁘기 때문에 언론관계 부분을 떼어내 대행사에게 의뢰했다는 것이지요. 만약 인하우스 담당자까지 기자들을 만나고 해야 한다면, 대행사를 쓸 이유가 딱히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 같은 체계는 평상시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보도자료 기반 기사나 기획기사도 잘 나오고 인터뷰 요청도 간간히 들어와서 일선 대행사가 홍보업무를 잘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파도가 치지 않는 바다에서는 항해가 쉽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신이 탄 배가 아주 훌륭하게 느껴 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려움은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맞았을 때 폭발적으로 불거집니다. 인하우스 고위 직급자에게 언론관계 경험이 없다면 의사결정 자체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자사의 언론 네트워크가 없거나 부실하다면 제대로 된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때에도 대행사의 네트워크에 의지한다고 하지만,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계속 대행사에게 여러 지시를 해 보지만, 생각보다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언론관계 경험이 부족한 인하우스 담당자가 기자들로부터 쏟아지는 취재 전화를 받게 되면 엄청난 패닉에 빠지게 됩니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은 지 나쁜 지에 대한 가름도 어렵게 느껴집니다. 기자들이 두려워집니다. 이내 전화를 받지 않게 되고, 대행사와의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라인까지 붕괴됩니다. 누군가 네크워크는 빌리면 된다고 하던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아닙니다. 일상에서 한두번은 몰라도 이슈나 위기 시 네트워크를 빌려서는 제대로 된 싸움을 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이 하루 이틀 사업을 하고 말 것이 아니라면, 차근차근 언론 네트워크를 쌓아 나가는 것은 일견 당연한 일입니다. 대행사를 고용했더라도 인하우스 담당자가 언론 네트워크를 지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빌려서 라도 사업 지속가능성을 보장받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네트워크를 빌리기만 해서는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언론 네트워크는 그렇게 하루 아침에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트워크를 보다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평시 언론관계 역량이 위기관리 성패 가른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임원과 실무진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워크샵을 할 때 종종 ‘숙제를 잘 해 놓으라’는 이야기를 한다. 어린 학생 시절 경험했을 수도 있는 기분을 다시 떠올려 보자. 숙제검사를 잘 하지 않기로 유명한 선생님이 하루는 수업을 시작하자 마자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제 내준 숙제해 온 사람은 숙제를 책상위에 펼쳐 놓도록 해. 숙제 안 한 사람들은 일어서서 앞으로 나오고.” 이런 상황을 상상해 보자.

    물론 숙제를 정상적으로 해 온 학생들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숙제를 펼쳐 놓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반면 숙제를 해 오지 않은 학생들은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벌을 받기 위해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 가슴 두근거림과 두려움은 실제 경험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기업에게 그 기분 나쁜 숙제검사는 곧 부정 이슈의 발생이나 위기의 발화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세계적 투자자인 워렌 버핏이 이야기했다. “누구나 즐겁게 수영을 하지만, 그 풀장에 물이 빠져나가면 누가 수영복을 입고 있지 않았는지가 드러난다” 평소에는 다 비슷해 보여도, 시장이 악화되었을 때에는 어떤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은 지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비유다. 이슈나 위기관리에서도 그렇다. 평소에는 대부분 기업이 이미지 좋고, 평판도 훌륭해 보이 지만, 그 회사에 부정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그 기업의 실제 이미지와 평판이 그대로 드러난다. 정상기업인지 그 여부가 드러난다.

    기업의 언론관계 역량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해당 역량에 대한 착시 현상이 존재한다. 요즘같이 유가(buying)를 기반으로 보도자료나 기사를 뿌려 댈 수 있는 환경에서는 더욱 더 언론관계 역량의 품질을 식별하기 어렵다. 예산이 풍부하면 그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기사와 버즈가 생성되니, 그 결과를 놓고 언론관계를 잘한다 홍보를 열심히 한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거대한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발 되면 해당 기업의 언론관계 역량은 그대로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평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누가 맡겨진 숙제를 잘 해 왔는지를 그대로 검사 받는 상황이 돼 버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홍보담당이나 부서는 물론 대표이사와 여러 임원들까지 인지부조화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언론관계나 홍보를 잘 해 왔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상황이 흘러가지?’ 하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흘러나온다.

    특히 이런 현상은 정상 홍보 역량과 조직을 갖춘 대기업들에서 보다, 그에 미치지 못하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최근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들에게서 훨씬 더 흔하게 목격된다. 부정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언론관계 역량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게는 어떤 구체적 해프닝들이 발생될까? 정리해 본다.

    미디어리스트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

    가장 대표적 언론관계 역량의 문제가 미디어리스트와 관련되어 있다. 기업 언론관계의 수준을 평가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홍보실로부터 최신 버전의 미디어리스트를 받아 점검해 보면 된다. 자사를 담당하는 기자들의 리스트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대부분 언론관계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기업들의 미디어리스트는 기준이 모호하거나, 예전 담당기자의 정보가 들어있거나, 새롭게 변화는 상황과 정보를 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갑작스럽게 상황이 발생하여 자사 해명문이나 사과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해야 하는데, 그 리스트가 충분하거나 유효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는 기업들이 있다. 미디어리스트 내 한 언론사에는 데스크급 기자의 정보가 전부이고, 어떤 언론사는 이미 퇴사해 버린 기자들의 정보만 가득 들어 있다고 생각해 보자. 미디어리스트는 전혀 쓸모 없는 쓰레기인 셈이다.

    아는 기자는 많은데, 친한 기자가 없다

    이 또한 전형적으로 이슈나 위기관리 시 기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이유다. 미디어리스트에 담당기자 정보가 200-300명 되지만, 그 중 누구 하나에게 딱히 전화 걸어 정보를 확인하기 쉬운 기자가 없는 상황이 이런 경우다. 예전에 친했던 기자는 이미 다른 부서로 발령 되어 직접적으로 해당 이슈와는 상관이 없다. 그래도 아주 모르는 기자보다는 낫겠지 하면서 그 옛 기자에게 전화해 간접적인 확인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전형적으로 언론관계 업무와 관련해 제 숙제를 그때 그때 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이슈관리를 위해 한 경제지 내부 분위기를 알고 싶다고 그 경제지의 자매지 기자에게 전화를 건다든가. 한 종편의 취재 내용을 확인하고 싶어, 같은 오너의 일간지 기자를 만나 본다든가. 흔히 광고국을 통해 상황을 알아보는 것도 그런 류다. 직접적 언론 네트워크 대신 간접적으로 또는 두세 다리를 건너서 상황을 파악하는 활동이 많은데, 이 모든 것이 언론관계 역량이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보 취득의 범위나 정확성이 떨어진다

    당연한 결과다. 앞서 미디어리스트와 친한 기자의 부재 원인과 바로 연결되는 결과다. 부정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작업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인데, 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지지 않는다. 상황 정보를 취합해 본 경험이 있는 실무자들은 공감하겠지만, 정보를 조각 조각으로 입수해서는 정확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쉽지 않다. 충분해 보이는 깊이 있는 정보를 얻었다 해도 그에 대해 크로스 체킹 해 보기 전에는 정확성을 부여할 수 없다. 자꾸 새롭게 충돌하거나 가려져 있는 다른 정보들이 나타나고, 주장과 예측이 진짜 정보들과 버무려져 혼란스럽기만 하게 된다.

    언론관계 숙제를 제대로 해 놓지 못한 기업은 기자들을 통한 정보 취득과 분석 작업은 일단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입수되는 정보 양이나 질이 형편없을 뿐 아니라, 정확성도 상당히 떨어지는 수준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정보를 제공한다는 소스 기자들이 아주 예전 기자였던 분이거나, 현장에서 떨어져 있는 단순 시니어 기자이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분이면 상황은 더욱 더 재앙적으로 변한다.

    다른 출입처 기자 리스트가 없다

    일반적으로 기업에게 부정적 상황이라면 담당기자 리스트와 커넥션은 물론, 그에 더해 법조, 국회, 특정 규제기관 출입기자단 리스트가 어느 정도 구비되어 있어야 대응 업무가 가능 해 진다. 미디어리스트가 곧 언론관계나 커넥션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경험 있는 홍보임원이나 팀장이 있는 기업에서는 이전 담당기자들이 출입처가 변경되어 여러 주요 기자단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커넥션을 찾을 수 있다. 리스트만 있으면 즉각적인 커넥션 활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업에게 부정적 상황이 발생되면, 홍보실은 관련된 기관이나 조직의 담당기자 리스트를 구하려 애쓴다. 각종 방식으로 우회하여 미디어리스트를 입수하고, 그 중 커넥션 있는 기자들을 찾아 내 정리하며 접근 방식을 고민한다. 이는 그나마 언론관계 역량이 일정 수준 이상 갖춰진 기업이다. 그 외 기업은 혹시나 운이 좋게 해당 기관의 미디어리스트를 구했다 해도 별 소용이 없다.

    해명문이나 사과문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다

    보도자료는 평소 잘 써서 여기 저기 기사화했는데, 실제 발생된 문제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문 작성에는 자꾸 주저하게 되는 경우다. 다른 기업은 실제 해명문이나 사과문을 어떻게 작성했는지 샘플을 급히 구해 보기도 한다. 어떤 형식으로 글을 써야 할지, 어떤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상호간 왈가왈부만 이어진다.

    일부 조언하는 내외부 분들로부터 자꾸 자신의 생각을 포함하라며 지시가 내려온다. 수정과 수정이 계속된다. 문서 하나를 두고 수많은 사람들의 검토와 훈수가 이어지다 보면, 해명문이나 사과문이 장장 수 천자 수준의 길이가 되기도 한다. 형식 또한 많은 사공이 인풋을 한 결과 언론대상 해명문이나 사과문의 형식을 일찌감치 벗어나 버린다. 정치 성명문 같기도 하고, 법적 소장 같기도 한 괴상한 문서가 생성된다. 평소 제대로 된 언론관계 역량을 기반으로 정상적인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이 지속되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해프닝이 내부에서 발생되는 것이다. 그후 결국 그 문서를 모르는 기자들에게 이메일 발송한 뒤 배포 완료를 선언한다.

    의사결정권자들이 언론 체계나 습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홍보실 사람들에게 당연하고 일상적인 언론 관련 내용들에 대해 대표이사나 임원들이 생소 해 한다. 평소 언론관계 역량이 안정된 기업에서는 대표이사나 주요 임원들도 언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와 경험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 못한 기업에서는 언론이 매우 새롭다. 홍보실에서 ‘그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해도 임원들이 그 조언을 듣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홍보실이 너무 언론 시각에서만 이야기한다 거나, 언론편을 들고 그들의 눈치를 너무 살핀다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의사결정자들이 언론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꾸 대응 의사결정을 하다 보니 무리수가 이어진다. 홍보실은 그 사이에서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하부 업무만 반복한다. 언론을 비롯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관리해야 하는데, 내부 의사결정자들의 심기를 관리하고 있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평소 경영진의 언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나 경험은 언론관계 역량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대표이사나 주요 임원들이 언론을 몰라서는 이슈나 위기관리는 커녕 사업도 어렵다.

    의사결정권자들이 홍보실을 신뢰하지 않는다

    아이러니다. 평소에는 대표이사나 임원들이 자사 홍보실에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제가 발생되니 금세 신뢰를 거두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의사결정자들은 기본적으로 변덕스럽다. 각 기능들의 실체와 수준을 신속하게 평가하고, 대안을 찾는데 익숙하다. 평소 언론관계 역량은 위기 시처럼 직접 평가받지 못하게 마련이다. 반면 상황이 발생하고 하루 정도면 의사결정자들은 홍보실의 실제 역량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

    문제는 단순히 의사결정자들이 홍보실에 대한 신뢰만 거두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후부터는 더 큰 난맥상이 목격된다. 전문성 없고, 허락되지 않은 임원들의 개인적 언론 접근이 이어진다. 현장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공식 메시지가 아닌 내용들이 전파된다. 상당히 위험한 언론 매체들의 동원 시도도 이어지고, 전혀 다른 위기를 양산해 낸다. 통제불가능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 돼 버린다. 일단 홍보실이 약간 부족하더라도 경영진이 기존 홍보실을 제외하거나 무력화시켜서는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홍보담당자나 홍보임원이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어떤 홍보담당자라도 평소 언론관계 역량을 제대로 가꾸어 왔고, 맡겨진 숙제를 잘 해 왔다면 이슈나 위기 발생 시 무력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역량과 커넥션을 잘 발휘해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이끌어 내려 현장을 뛰며 밤을 새울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던 경우 홍보담당자는 극도의 불안과 패배감 그리고 조직적 소외를 경험하게 된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해야 할 업무는 더 줄어드는 경험을 한 홍보담당자는 그런 상황에 처한 경우다. 일부 대응 업무만 맡겨진다 거나, 위기관리팀을 소집 운영하거나 보조하는 총무의 역할로 홍보담당자의 역할이 바뀌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단 이슈나 위기 발생 시 홍보담당자가 무력감을 느낀다면, 그 기업의 언론관계 역량은 여러모로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다.

    자사에게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되어 진짜 거대한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경험해 본 경영진이나 홍보담당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경험이 오랜 홍보팀장이나 임원들의 경우에는 물론 기억에 남는 자신의 위기관리 케이스를 몇 개 꼽을 것이다. 그 외에는 자잘하거나 부정적인 해프닝에 대한 홍보실 차원의 다양한 대응 경험이 대부분이다.

    우선 주목해야 하는 건 그 자잘하고 부정적인 해프닝 수준의 일상적 이슈관리에 관한 것이다. 그 때 그때 해당 해프닝에 대응하면서 자신과 자기 부서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어떤 역량이 부족하다 느꼈는지 기억해 낼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무엇을 해야 그런 어려움과 부족함을 해소시킬 수 있을지를 경영진과 함께 여럿이 고민해 보면 좋다.

    그런 일상적인 깨달음과 기억들 그리고 고민들이 실행으로 이어져야 언론관계 역량이 성장한다. 정상기업으로서 필요한 정상적 언론관계 역량을 갖추게 된다. 지금은 상황이 평온하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아 이만하면 충분하다 느낄 수 있겠지만, 문제를 찾아내는 노력은 언제나 부족하다. 언제 이 풀장의 많은 물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우리의 수영복이 드러날지 노심초사해 보는 것은 결과적으로 유익한 일이다. 막연히 불안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위기관리 역량강화를 위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개인적으로 위기관리 업무를 하면서 홍보실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점점 위기는 늘어가는데 반해 위기관리 역량은 좀처럼 늘지 않아 고민입니다. 위기관리를 더욱 잘 해 나가기 위해 실무자에게 필요한 것, 노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얼마전 모 그룹사 전 계열사의 홍보팀 임직원이 다 함께 모여 위기관리 워크샵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각 계열사 홍보임원과 팀장들이 같이 이야기했던 실무자의 위기관리 역량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 할까 합니다.

    첫 번째 조언은 ‘신문을 보라’는 것입니다. 이 의미는 단순히 신문 종이를 보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 뉴스 이외에 홍보담당자라면 그리고 위기관리를 하고 있다면 전체 사회 현상을 매일 함께 읽고 보고 따라가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최근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강조되는 기업의 ‘정무감각’에 대한 조언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실무자 시절부터 공감하는 것에 익숙해지라’는 것입니다. 흔히 홍보담당자는 언론과만 공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는 노력을 해 보라는 조언입니다.

    세 번째 조언은 ‘실무자 시절부터 팩트를 잘 파악하는 훈련을 하라’는 것입니다. 위기 시 불완전 정보를 가지고는 절대 위기관리를 못합니다. 사실과 의견을 분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기대를 사실과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정보는 크로스체킹 해 완벽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네 번째 조언은 ‘누구보다도 회사와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알려 노력해라’입니다. 무조건 기자보다는 더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당연한 기본입니다..

    다섯 번째. ‘언론관계는 기본이다. 충실하라’입니다. 최근 일부 홍보 실무자들이 언론관계를 기피하거나, 건너뛰려 하는 성향을 보이는데 그에 대한 조언입니다. 언론관계는 전부는 아니지만 기본은 됩니다. 기본 없이 그 위에 탑이나 건물을 쌓기는 어렵겠죠.  

    여섯 번째, ‘온라인 전반을 오프라인과 통합해 이해해라’ 입니다. 앞으로 온라인발 위기가 훨씬 더 증가하게 될 테니 이 또한 전체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일곱 번째. ‘내부고발이나 외부 위기원점의 관리에 있어 그 사람의 다친 마음을 조직적으로 케어 해 주는 회사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입니다. 직원들과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소리에 평소 좀 더 관심을 갖자는 조언입니다. 전략적인 인사이트죠.

    여덟 번째. ‘뭐든 사전에 하자.’입니다. 일이 알려지고 나서 관리하는 건 지는 위기관리라는 것이죠. 매번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뒤늦게 뒤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은 가능한 피하자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의 진정한 의미를 보아도 위기관리는 사전적 위기관리에 주로 비중을 둡니다. 공중에게 알려진 위기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위기라 좀더 성공적인 위기관리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홉 번째. ‘매뉴얼 가이드라인을 좀 더 상시 교육하고 훈련하자.’ 위기 시 기업 조직은 절대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전에 전제 해 평시 교육과 훈련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사실 홍보실이 위기를 발생시키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 외 다른 사업 조직들이 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홍보실이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연히 여러 사업 조직들도 위기관리에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평시 교육과 훈련에 동참해야 합니다.

    마지막 열 번째. ‘사일로를 깨자.’ 조직이 위기 때 일사불란 하기는 커녕 우리가 즐기는 안주 ‘낙지탕탕’ 처럼 갈갈이 흩어져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재미있는 비유이지만, 항상 접시 위에서 각자 꿈틀거리는 낙지탕탕을 보며 위기관리 조직을 떠올리는 것은 그렇게 유쾌한 경험은 아닙니다.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자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미디어트레이닝? 홍보담당자들이 먼저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자는 훈련되어 있다. 일정 기간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그 훈련을 기반으로 매일 매일 취재를 하며 취재원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기자는 질문하는 자다. 그들은 숙련된 전문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맞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어떤가?

    대부분의 기업이나 홍보대행사에서 홍보를 처음 시작하는 홍보담당자 중 기자처럼 상당기간 훈련 받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이 훈련되어 있지 않다. 어깨 넘어 일을 배우거나 또는 선배를 따라 다니며 받는 개인적인 사사가 전부다. 그 중 상당 부분이 네트워크 형성에 관련된 의전이나 형식이다.

    기자가 질문하는 자라면, 홍보담당자는 답변하는 자다. 매일 매일 취재 일선에서 마주치면서도 질문하는 기자는 훈련 받은 자임에도, 답변자는 훈련 받은 자가 아니라는 점은 큰 아이러니다. 홍보담당자들 스스로 자신을 전문가라고 칭하기에 겸연쩍어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이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실무를 시작하면서 홍보교육을 받으러 다닌다. 보도자료 작성을 배우고, 홍보기획서 작성을 공부한다. PR의 정의와 언론관계 기술에 대해서 배운다. 일부는 특수대학원에 진학해서 PR을 공부하고 학위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공부가 실무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또 상당수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반면 실무에 도움이 되는 ‘훈련’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낯설어 한다.

    훈련된 기자와 매일 커뮤니케이션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과연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가? ‘대변인 훈련’과 같이 수준 높은 훈련 과정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기본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일선에서 홍보실무자들의 기자 커뮤니케이션 실행을 자문하면서 발견한 일반적 유형들을 정리해 본다. 이런 식으로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하루 빨리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자신은 물론 회사와 클라이언트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첫 번째 유형, 기자와 대화를 함에 있어서 너무 캐주얼 한 스타일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들은 대부분 시니어급이다. 종종 기자와의 통화 초기와 말미에 친근함을 나타내는 단어를 사용한다. 편하게 좋은 형이나 동생으로서 기자에게 각인되는 스타일이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고, 일부 기자들은 그런 친근한 스타일로 해당 홍보담당자를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기자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평가 받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런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가진 홍보담당자는 스스로 ‘모드 변경’을 어려워한다. 평소에 친근하고 구수하기만 했던 자신이 이슈가 발생 했다고 차갑고 딱딱해지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잠시 망각 하곤 한다. 캐쥬얼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로 이슈를 둘러 댄다. 부주의 하게 취재하는 기자에게 작은 퍼즐 쪼가리를 선물한다. 큰 그림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지만, 좋은 형이나 동생인 기자가 그냥 알아서 감안해 기사를 써 줄 것으로 믿는다.

    일부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는 부정 이슈 시에도 기자와 서로 ‘마음이 통하면’ 이슈를 관리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친한 기자에게 모른다고 이야기하거나, 오리발(?)을 내밀고 어떻게 다시 그들을 보겠냐 한다. 사실을 그대로 말해 주어도 친한 기자니 알아서 처리 해 주곤 한다 자랑한다.

    상당히 위험한 유형이다. 기자에게는 “좋은 홍보인” 또는 “좋은 대변인”으로 각인되는 것이 “좋은 사람”으로 각인 되는 것보다 영예로운 일이다. “OOO홍보 상무? 사람만 좋지 뭐…” 이런 평가는 경계해야 한다.

    두 번 째, 기자들의 심각한 취재에 대응한 경험이 적은 스타일

    이런 유형들은 대부분 자신이 모르는 기자에게 급격히 약한 모습을 보인다. 출입기자들과는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 보았지만, 갑자기 경찰이나 검찰 출입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으면 긴장 하는 유형이다. 출입기자들과는 관심사가 달라서 그들과 무엇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는지 막막해 한다.

    반대로 일부는 출입기자들과 하듯이 캐쥬얼 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대충 대충 얼버무리기도 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의 발언도 하며 그냥 넘기려 한다. 낯선 상대 기자가 그 부분을 꼬투리 잡아 지속적으로 질문을 하면, 부담을 느끼고 뒤로 빠지려 한다. 자기가 어떤 부분에 대해 설명을 잘 못 했는지 모른 채 기자가 좀 무례하구나 생각한다.

    가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공격적인 기자의 질문이 들어오면 “보통 기자들은 이런 식으로 질문 안 합니다” 또는 “기자들이 이렇게 까지는 안 하죠?” 묻는 홍보담당자들이 있다.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대해 ‘발생 할 리 없다’ 또는 ‘그럴 리 없다’ 생각해서는 나아짐이 없다.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들은 기자로부터 “경험이 적은가 보다” “원래 홍보하던 선수가 아닌가 보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또한 경계해야 할 평가다.

    세 번 째, 기자와 항상 거리를 두려는 스타일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들은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다분히 사무적이다. 그렇다고 차갑고 무례하게 기자를 대하지는 않는다. 때대로 살갑게 그리고 부드럽게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지만, 민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한 내용을 교환 할 때나 부정적인 취재 응대 시에는 상당히 거리감을 내세운다.

    “그 내용을 저희가 기자님께 알려드려야 할 의무가 있나요?” “제가 그걸 왜 기자님께 답변해야 합니까?” “기자님이 잘 모르고 취재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희가 소송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딱딱하게 응대한다. 일단 이런 유형의 홍보담당자는 기자에 대한 편견이 있다. 기자가 뭔데 함부로 회사나 조직의 문제에 대해 비판을 하고, 사업상 피해를 입히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기자들과는 친해져 봐야 필요 없다 생각한다. 정기적으로 광고나 협찬 정도의 처리만으로도 홍보 업무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언론사에 따라 기자를 대 놓고 차별한다. 부정적인 취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 코멘트나, 무시, 법적 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기자와의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리 큰 가치를 두지 않는다.

    이런 유형들은 기자들로부터 “개념이 없다” “언젠가는 혼 좀 나야 할 사람” “저 사람 때문에 그 회사가 안 된다” 등등의 평가를 받는다. 당연히 회사에게 득이 되는 홍보담당자는 아니다.

    네 번째, 원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전략에는 약한 스타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기자에게 하는 경우다. 불필요한 이야기를 기자에게 계속 하기도 한다. 말에 사족이 많고, 애드립이 난무한다. 평소 취재 때는 홍보담당자가 자세하게 여러 이야기를 해 주어 기자들이 재미있다고 한다. 때때로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되고, 약간은 기사 쓰기에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감은 주는 취재원이다.

    부정 이슈가 발생해도 그 습관은 달라지지 않는다. “(문제 있는 식품에 대해) 먹어도 안 죽어요” “그건 말도 안 되는 X소리라니까” “생각해 보세요,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도 이렇게 하겠어요?”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뭐 자선사업 하나?” “그렇게 건강을 신경 쓰는 분이 아이들에게 그런걸 먹여요?” 이런 식으로 전략 없이 이야기 한다. 기자는 물론 제3자가 들어도 황당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런 홍보담당자들의 입에서 나온 것들이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내가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잖아?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알고 나면 이게 사실이라는 걸 깨닫게 될 거야. 이런 식으로 사후에 자신을 합리화 하려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나름대로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믿는다. 홍보담당자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시각이다.

    기자들은 이런 홍보담당자들을 보고 “참 특이한 양반” “말을 함부로 해서 문제를 일으킨다” “찌르면 항상 무언가 답을 준다”는 평가를 한다.  회사측 시각으로 보았을 때 이 보다 위험한 홍보담당자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 유형으로,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지 못한 채 커뮤니케이션 하는 스타일

    대부분 주니어 홍보담당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의외로 시니어 홍보담당자들 중에서도 일부 이런 유형이 있으니 문제다. 기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압도할 정도의 정보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그에 대한 사전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일부 또는 전부 부족한 유형이다.

    대외비라서 모르는 척하거나, 상세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고 있음’이라는 모습을 풍기지만, 실제로는 해당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알아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는 말만 한다.

    일부는 알고 있어도 상당히 피상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어서, 기자가 깊이 있는 질문을 하고 들어오면 바로 개인적인 애드립으로 대충 모면을 한다. 하나의 이슈에도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관련되어 있고, 해당 이슈가 법적으로 여러 다툼의 여지가 있고, 여론의 관점에서도 민감한 내용이 걸쳐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도 자신이 가진 피상적 이해와 관점으로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런 경우 해당 홍보담당자의 사내 위치는 최고 의사결정자들과의 거리가 있다. 그들이 결정한 세부적인 논리와 지시 사항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슈 대응을 위한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기자와 약속된 중식 시간을 보낸다. 이후 대책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아래 팀장에게 브리핑 받아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나선다. 당연히 충분한 소화가 없다.

    기자들은 이런 홍보담당자 유형을 “똑똑하지 못한 분” “회사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 “별로 답이 안 나오는 양반”으로 평가한다. “왜 모르면서 말을 해요?”하고 기자로부터 불만을 듣기도 한다. 홍보담당자들이 경계해야 하는 습관이다.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고, 공적인 커뮤니케이션까지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꼭 좋은 홍보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언제나 완벽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문적인 홍보담당자라면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

    기자가 훈련 받고 공부하는 것만큼 홍보담당자도 훈련 받고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소위 말하는 ‘건전한 긴장관계’가 형성 될 수 있다. 물론 기자들도 다 같은 기자가 아니라고들 말한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훈련 받지 못했고, 공부하지 않는 기자들이 많다는 지적도 한다. 만약 그들이 그런 상황이라고 해도 홍보담당자들은 더욱 더 훈련 받고 공부해야 한다. 홍보담당자는 기업이나 조직 그 자체다. 평시와 위기 시 기업이나 조직의 입의 역할을 하니 그렇다.

    개인적인 생각은 기업이나 조직을 대변하는 홍보담당자의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절대 아니다. 홍보담당자는 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자신이 대표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생각과 메시지를 공적인 채널을 통해 전달하는 임무를 가진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누구에게도 자연스럽지 않다. 평생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해 성장해 온 성인이기 때문에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낯선 것이 당연하다. 이 것이 따로 훈련 받아야만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이유다.

    더 이상 전략적이지 못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고 나서 언론이나 기자를 욕하는 습관을 버리자. 예전 같으면,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나서 그에 기반한 기사가 나면 사내에서는 기자에게 손가락질을 했었다. “제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그 기자가 소설을 썼습니다” “기자가 제 말을 잘 못 알아 들었나 봅니다” “저는 기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부주의 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부정적인 기사가 나왔던 상황을 경험한 홍보담당자들은 보통 이런 핑계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핑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대부분의 민감한 취재 내용은 상호간에 녹취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꺼져있는 듯한 TV 취재 카메라는 책상 위에 놓여 계속 녹화 녹취를 하고 있다. 자기 양복 깃에 달려 있는 취재용 핀마이크를 끼고 대책 회의에 들어온 홍보담당자도 있다. 기자들의 모든 스마트 폰은 녹화 녹취가 가능하한 것들이다. 더 이상 언론이나 기자가 이상해서(?) 이런 기사가 나왔다 핑계를 대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이다.

    항상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그 문제를 알고 있다면, 고치고 개선하면 더 이상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그 것이 문제인 줄 알면서도 고치고 개선하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 들었던 유형들과 같이 자신이나 자신의 팀원들에게 유사한 문제가 있다면, 당장 고치고 개선하려 노력하면 된다. 제대로 훈련 받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홍보담당자의 자세다. 좋은 홍보담당자를 넘어 훌륭한 홍보담당자가 되어보자.

     

  • 억울한데 언론을 통한 공론화는 어떨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중소기업인데요, 거래처인 대기업이 횡포를 부리는 바람에 파산 직전까지 왔습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이런 이슈는 갑질 이슈라 언론에서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언론을 통해 비판 기사들을 내보내면 그 대기업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기업 관계자 분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합니다. 억울한 상황에 처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정부나 각종 기관 그리고 시민단체 등에 아무리 이야기 해 보아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울분이 끓어 오르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언론에 소구해서 상대방인 대기업을 움직여 보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런 언론을 통한 압력은 실행 이전에 많은 고려가 필요합니다. 일단, 억울한 이슈에 대해 공론화를 해서 자사가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한을 풀고자 하는 단순한 목적인지,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대기업의 횡포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인지 등등을 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언론을 통해 상대방에게 칼을 겨눈다는 것은 그 이후 상대방과는 더 이상 사업이나 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결심이 필요한 한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 공격이 성공하건 실패하건 해당 공격의 주체인 기업은 상대방과는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렵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고려사항은, 언론이 과연 누구의 편일까 하는 판단입니다. 중소기업인 자사가 언론과 더 가깝고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인지, 아니면 상대인 대기업이 더 가까운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자칫 잘 못하다가는 상대 기업에게 그대로 자사의 불만 내용이 전달되는 해프닝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셈이죠.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은 일반 중소기업들보다 훨씬 더 탄탄한 언론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광고나 협찬 역량에서 중소기업들을 능가합니다. 언론 입장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잘되기를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문제가 있는데도 무조건 감싼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런 고려는 문제 제기 기업 내부에서 좀더 다양한 증거내용들과 합리적인 시각을 가지고 해당 이슈 자료들을 탄탄하게 정리해 놓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세 번째 고려사항은, 항상 상대방의 반격까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 기업이 언론을 통한 부정적인 기사들을 발견하게 되면, 그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게 될지 상상해 보아야 합니다. 일반적인 대기업들의 경우 해당 기사들이 감지 되면 상당한 역량들을 동원하여 해당 기사들을 관리하게 됩니다. 단순히 해당 기사들이 관리만 되면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해당 기업이 문제를 제기하는 기업의 언론 플레이에 대해 새로운 악감정을 가지고 반격해 올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습니다. 법정에서 다투어야 할 내용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난타전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전면전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 역량이나 자산들을 분석해 보면 그런 전면전에서 장기간 동안 자신의 기업이 상대적 강점을 가지고 살아 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판단해 보십시오.

    이상과 같은 고려사항들에 대한 깊은 검토가 선행되어야 여론 전에서 어느 정도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많은 억울한 기업들이 이런 검토가 미비한 채로 언론을 상대방에 대한 한 풀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면서 접근하다가 문제를 더 키웁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과의 지속적 대화 시도입니다. 그리고 그 대화과정에서의 폭넓은 증거수집이 필요합니다. 이를 가지고 로펌이나 변호사의 다양한 조언을 들어야 합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규제적 어필 노력들을 선행하십시오. 그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상대 기업과 대화를 지속해야 합니다. 그 후 거의 모든 자구적인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면, 그 때가서 최후의 수단으로 언론에게 접근하는 것을 고려 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만약, 언론을 통한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대화의 시작으로 기대하거나, 단순히 상대를 제압하려는 목적으로 실행해서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언론들과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기업을 함부로 상대하는 것도 결코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그들로부터의 반격은 어떻게 무슨 수단으로 방어 해 낼 것인지도 생각해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씀 드리면, 최종 막판에 이르러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결심이 없다면 함부로 언론을 움직이려는 노력은 하지 마시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칫해서 해당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이는 결코 ‘위기관리’라고 볼 수 없습니다. 많은 것을 준비하고 충분히 숙고해야 가능한 것이 언론 접근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우리 회사는 원래 광고 안 해요, 어떡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좀 문제 있는 상황이 하나 있는데요. 이게 경쟁사하고 맞부딪혀야 하는 이슈거든요. 근데 상대 회사는 광고 물량을 잘 푸는 회사예요. 반면 우리 회사는 광고를 안 해요. 평소에도 출입 기자들이 좀 섭섭해 했었는데, 이런 이슈가 터지니 난감하네요. 그렇다고 언론들이 광고하는 회사편만 들어서 우리를 공격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광고를 하지 않는 이유가 회사 내부에 있으리라고 봅니다. 신문광고 예산을 배당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를 들여다 보시죠. 물론 회사가 광고를 시행할 규모가 되지 않거나, 최근 실적이 너무 좋지 않아 광고예산을 편성하는 게 불가능한 재무 상황이라면 일반적으로는 기자들도 이해 할겁니다.

    이 답변에서 저널리즘에 대한 기본을 이야기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서, 이런 회사의 경우 경쟁사나 유사 기업들과 달리 홀로 광고를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핵심인 것 같습니다. 아마 최고경영자께서 ‘신문 광고는 실제 효과가 없어’라고 보거나 ‘우리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있어 신문은 적절한 매체가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회사의 규정상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결심이 있다면, 평시나 위기 시에도 일관되게 그 입장을 고수하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최고경영진께서 평시 ‘별로 영향력이 없다’ 생각하시던 언론에 대해 위기가 발생하면 바로 고개를 숙이는(?) 것도 회사 차원에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단,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서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은 이렇습니다. 비즈니스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하는 활동입니다. 서로 서로 ‘인지상정’이라는 범위 내에서 함께 시너지를 내는 것이죠. 입장을 바꾸어 보자는 이야기입니다.

    A라는 회사는 언론에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연락 하고, 만남을 가지면서 소통 하는 회사입니다. 당연히 언론사 데스크나 출입기자들이 관심을 주죠. 그 관심을 받는 만큼 언론사에게 여러 성의들을 표시하는데 익숙합니다.

    반면 B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언론에 대해 별로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왜 자신들이 ‘언론사’까지 신경 써야 하는가 묻곤 하죠. 데스크나 출입기자들도 어쩔 수 없어 보는 수준입니다. 왜냐하면 회사에서 홍보팀에게 최소한의 미팅 예산만 허락하기 때문이죠. 다른 회사들이 하는 것 같은 수준은커녕 어떤 성의도 표시하기 힘들어 실무자들이 곤란할 때가 많지요.

    평시 출입기자들은 아마 B사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별로 관심을 주고 싶은 생각이 없겠지요. 문제는 갈등 이슈가 발생했을 때 입니다. 하필이면 A사와 B사가 충돌을 하네요. 인지상정이라 했지 않았습니까? 출입기자들은 A사와 B사 중 어떤 회사에게 더 관심 있게 귀를 기울일까요? 왜 B사에게는 별로 애정 어린 관심을 주지 않게 되는 걸까요?

    요약해서 말씀 드리면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언론을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간주하시라는 것입니다. 홍보실이 술과 돈으로 소비적 응대만 해야 하는 골치 아픈 그룹으로 언론을 간주하시는 시각을 바꾸셔야 한다는 말입니다.

    왜 그 강력한 백악관과 청와대가 출입기자들을 위하고 챙기는지 생각해 보시죠. 훌륭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자국을 넘어 전세계 수 많은 언론들까지 쉴새 없이 접촉하고 지원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시죠. 언론이 자기 조직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아주 당연한 투자가 바로 언론관계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절대 할 수 없어’ 또는 ‘언론은 누가 뭐라 해도 별로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아’하신다면 어쩔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일단 비즈니스 전반에 있어서 투명하고 투명 하십시오. 시쳇말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한 점 없게’ 그렇게 하십시오. 그 후에 아주 작은 이슈를 가지고 시비를 걸어오거나,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언론이 있다면 그 상황들에 대응해 ‘맷집’을 키우십시오.

    매출 하락, 주가 하락, 소비자 이탈, 기업 및 브랜드 명성 하락, 생산 중지, 강제 리콜, 압수수색과 임직원 수사, 직원 사기 하락, 국회 및 규제기관 개입 등 어떤 상황에도 견디는 강한 ‘맷집’말입니다. 최고경영자께서 “그래도 괜찮다, 견뎌낼 수 있다. 끄떡 없다”하실 수 있게 힘을 키우십시오. 이 조언이 말도 안 된다 생각하시면 다시 ‘인지상정’으로 돌아가십시오. 모두 회사를 위한 조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홍보는 멋진 직업 : Robert Gibbs의 마지막 백악관 브리핑을 보며…

    백악관 대변인들이 떠날 때 대통령들이 해주는 치사나 선물들 또는 백악관 기자단에서 주는 선물이나 이벤트를 보면 항상 기분이 좋다.

    홍보담당자와 주군 그리고 출입기자들간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깁스도 정말 행복한 선수다. 그 만큼 그에 합당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겠다.

    그래서 홍보는 정말 멋진 직업이다.

    꼭 백악관에서 일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런 느낌과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퇴근전 기분 좋은 영상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