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Old columns

초기에 여러 매체에 실었던 칼럼을 모았습니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위기관리의 원칙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PR 에이전시 비지니스의 Push/Pull 전략

    마케팅 용어로 Push전략, Pull 전략이라는 게 있다. 우리가 문을 열때마다 항상 주의하게 되는 ‘미세요’ 당기세요’ 바로 그 전략이다.

    Push 전략은 거래자에게 판매촉진활동을 행하여 도매업자나 소매업자를 통해 자기의 제품을 푸시하려는 메이커의 판매전략을 말한다.

    Pull 전략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브랜드·기업명 등을 광고함으로써 소비자가 지명구매 (指名購買) 하도록 하려는 메이커의 판매전략을 말한다.

    다 간단히 표현하면, Push전략은 ‘사주세요 네?”전략이고, Pull 전략은 ‘사고 싶으면 줄을 서시오!’ 전략이다.

    PR에이전시 비지니스의 핵심은 PR이다. PR중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 있어서 이 Pull 전략의 핵심적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앞에 나서서 소비자들에게 줄을 서게 만드는 일선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이런일을 하는 PR 에이전시들을 분석해 보면 모순되게도 이들은 가장 PR을 못하는 기업들의 부류에 속한다.

    보통 에이전시 사장님들이나 AE들은 공통된 하소연을 한다. PR이라는 것을 알아주지를 않아. 우리의 가치를 인정해 주질 않아. 왜 위기관리에 대해 설득이 되질 않지? 중요성을 어떻게 인식시킬 수 있을까?…..

    이는 분명히 Push적인 관점이다. 우리의 Pull적인 관점은 어디에 있나? PR의 중요성을 인하우스 CEO가 인정하도록 우리는 무엇을 했나? 타겟 오디언스를 기업의 CEO로 맞추고 우리는 어떤 메시지들을 일관되게 전달했었나?

    PR에이전시가 가장 효과적으로 MBA 매니지먼트 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방법들 중 하나는 market survey다. 중요도를 입으로만 외치기 전에, 시장과 환경 상황을 숫자로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한거다.

    BM이나 Edelman, FH, H&K….이들은 Pull전략에 익숙한 곳들이다. 그 이전에 Mckinsey, BCG, Monitor, IBM…모두가 이 pull전략을 통해 MBA 매니지먼트들과 커뮤니케이션해왔다. 그들은 이러한 market survey/research들을 통해, 그리고 case study를 통해 경영의 화두를 설정 (agenda setting)해 왔고, 이를 비지니스로 연결시키는 pull전략을 보여준다.

    우리 국산 PR 에이전시들도 좀더 중장기적이고 기업가적 안목을 살려서 Pull전략을 실행했으면 한다.

    아침에 PR weeks의 Edelman관련 한 리포트를 읽고…너무 부러워서 쓴다.

    Edelman ups social impact in latest unit <PR Week>

  • 경쟁 비딩에 관하여

    보통 우리나라 PR계에서는 에이전시 선정에 있어서 경쟁비딩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0년대말경까지만 해도 경쟁비딩으로 얻은 클라이언트보다 수임으로 관계를 맺게된 클라이언트들이 훨씬 많았다.

    특히 당시에는 CK가 Hill & Knowlton의 국내 associate였기 때문에 이러한 수임 관계는 더더욱 많았다. 일반적으로 예비 클라이언트로부터 전화나 이메일이 온다. 그 예비 클라이언트는 에이전시 프로파일을 보내달라고 하거나, 그것도 생략하고 “이런 이런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가? Fee structure를 보내달라”는 식의 빠르고 단순한 프로세스로 클라이언트 관계가 시작된다.

    지금보면 약간 ‘성의없는’ 비지니스 계약같지만, 원래 PR업계는 그랬다. 비정상적이 아니었다.

    경쟁비딩이라고 해도 각각의 에이전시들이 자신들이 왜 해당 클라이언트에게 가장 적합한 에이전시인지를 설득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에이전시의 소개, 강점에 대한 설명, 그리고 지금까지의 클라이언트 서비스 결과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이면 된다. 보통 현재 외국 클라이언트들은 이런 프로세스로 익숙하게 성장해있다. 얼마나 이 에이전시가 믿음이 가는가, 좋은 서비스 트랙을 걸어오고 있는가, 클라이언트를 포함한 업계의 레퍼런스들은 어떤가를 유심히 살핀다.

    그리고 집중적인 질의 응답을 통해서 얼마나 이전의 성공적인 퍼포먼스가 실제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되어져 얻은 것들인지를 확인한다. 그게 전부다. 외국 클라이언트와 마주 앉아 있으면 이 클라이언트가 우리 회사를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아주 진지한 경험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나, 한국인이 중역으로 포진해 있는 외국계 기업,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등에서 실시하는 경쟁비딩은 약간 이상한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주로 공부하고 싶어하는 에이전시 자체에 대한 정보 보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들어 오라고 한다. 플랜을 짜 가지고 오라고 한다. 뭔가 쌈팍한 프로그램을 보겠다고 한다. 솔직히 가만히 들으면 그럴듯 하다. 창의적인 면을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쟁비딩 형식은 PR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짧아서 생겨난 시스템이다. 어떻게 RFP 한장이나 그것도 생략한 채 ‘우리회사의 발전적인 PR방안’이라는 3개의 단어를 기반으로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고, 프로그램을 세우고, 키메시지를 만들고, 예산과 타임라인을 짜는가 말이다.

    그런 플랜을 전체적으로 짜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프로그램들이 실행되거나 실행 가능한 부분들은 거의 없다. 경험상으로도 PR에이전시에서 경쟁적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프로그램들은 거의 경악스러운 수준인 것들이 많다. 왜냐하면 PR에이전시들은 우리가 하고 있는 비지니스 자체에 아직은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 필요없는 일을 쓸데없이 하는 것이다.

    좀더 에이전시 자체에 대해 공부 하는 시간으로 경쟁비딩을 가져 갔으면 한다. 아무데도 쓸데없는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기 위해 PR AE들이 허무한 시간을 보내면서 밤을 세우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PR은 광고나 프로모션과는 다르다.

  • Apple의 준비되지 않은 인터뷰

     

     

    항상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PR담당자들과 일을 할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하나 있는데, 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디어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영국 채널 4의 벤자민 코헨이라는 기자가 애플의Senior Vice President of Worldwide Product Marketing인 Phil Schiller를 인터뷰 하면서 멋지게 애플에 한방을 날렸다. 독점(monopoly)등과 관련한 인터뷰 질문들이 이어지자 애플의 미숙한 홍보담당자가 끼어들어 미디어를 컨트롤하려고 하는 장면을 그대로 방영한것이다.

    The Flack의 Peter Himler는 Phil이 마치 ‘자동차 헤드라이트 앞에 선 사슴’ 같은 표정이었다고 하면서, 준비되지 않은 Phil과 그 PR staff들을 꼬집었다. (스타벅스 커피만 충전하고 다니면 다냐…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충전을 할 것이지…)

    The Flack은 Phil에게 차라리 이렇게라도 답변을 하지 하면서…이렇게 제안했다.

    Phil, a simple acknoweldgment and lighthearted quip like “Sure. iPod and iTunes have the monopoly because those that use them love them. They’re simply great products.”

    Phil이 제대로 된 PR staff들을 데리고 있었다면 그렇게 준비 안되어 있지는 않았을 것같다. Poor Phil.

  • PR 업계 인력 이동에 관한 생각

    모 대행사 사장과의 예기치 않은 트러블을 겪으면서 PR 업계에서의 인력 이동에 대한 나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본다. 예전에는 에이전시 AE 또는 인하우스 홍보담당자의 관점에서만 인력이동에 대한 생각을 적었었는데, 지금의 관점은 경영인으로서의 관점이다.

    대행사 경영자들이 가진 인력 이동을 바라보는 잘 못 된 시각

    1. 평소 인력을 어떻게 리테인하고 성장시켜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는다.

    대행사 경영자의 가장 큰 롤은 자사의 인력들을 즐겁게 일하게 하고 회사를 자랑스러워하고 보람을 느끼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회사가 성장해 나가면서 그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경영자들은 그냥 조용하게 현재의 인력들이 이동 없이 있으면 그게 전부인 줄 한다.

    2. 떠나는 AE들에게서 배움(learning)을 얻지 못한다.

    회사가 좋아서, 너무 만족스러워서 떠나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한다는 신파도 아니고 경제인으로서 한 개인의 선택은 better workplace, better opportunity, better salary로 흘러가게 되어있다. 특히 능력이 있는 AE들은 이러한 물결을 절대 거스르지 않는다. 경영자는 떠나는 AE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떠나는 AE들에게 배운 하나 하나의 개선점들이 향후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소중한 인사이트가 되기 때문이다.

    3. 왜 AE가 떠나는가 보다는 어디로 떠나는가를 더 신경쓴다.

    AE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면, 왜 떠날 결심을 했는지를 알고 싶어해야 함에도, 일부 경영자들은 어디로 가는지를 더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AE의 결정과 그 다음 회사를 blame하기 시작한다. 보통 ‘빼간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것이 얼마나 적절하지 못한 표현인가. 어느 대행사 경영진이 타사의 인력을 ‘강제적으로 납치’해서 데려오나 말이다. 프로와 프로끼리 비지니스 딜에 따라서 AE는 경제인으로서 자율적 결정을 하는 것인데, 이를 두고 ‘빼간다’는 표현을 한다면 이는 그 해당 AE 자체도 ‘물건’ 취급을 하는 셈이다.

    4. 아직도 조선시대 사고방식을 가지고 직원관을 노비관으로 가지고 있다.

    옛날 조선 시대때는 노비가 자신의 자산이었을 것이다. 노비가 자식들을 나으면 자신의 재산은 더더욱 불어나는 것이고, 그 노비가 빌빌하다가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자신의 자산이 그 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현대를 사는 일부 경대행사 경영진들의 의식 저변에는 자신의 AE들을 ‘자신만의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AE가 회사를 떠난다고 하면 ‘기껏 멕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니까 나를 배신하는 구나’하는 류의 생각을 하면서 분노해 한다. AE는 자율적인 결정을 하는 프로다. 절대 묶여있는 노비가 아니다.

    5. 인력이동에 윤리를 들먹인다.

    비지니스에 있어서는 보통… 스스로 자신이 없으면 윤리를 들먹인다. 경쟁비딩에서 이기면 아무 할말이 없는데, 지면 더 말들이 많은 식이다. 인력 이동에 있어서 윤리라는 측면은 ‘서비스/비지니스를 빼나간다거나 정보 및 자료들을 챙겨 나가는 AE’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대행사간에 인력이동에 대해 윤리적인 잣대로 자유로운 흐름을 가로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같이 한솥밥을 먹으면서 일하던 인재가 자신의 회사를 떠난다고 하는데 기분 좋은 경영자가 어디 있을까. 충분히 그런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전체 산업적인 측면에서 자유로운 인력의 이동은 보장되어야 하고,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나는 AE를 질타하는 분위기는 없어야한다.

    왜 AE가 떠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 인력들을 리테인할 수 있을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는게 정석이다. 그 외의 것들은 자유로운 흐름에 맞겨 놓는 것이 자연스럽다. 떠나는 AE를 죄인으로 만들지 말자. 그러면 우리 모두가 죄인이 되는거 아닌가.

  • 기자 그리고 홍보담당자의 대화

    어제 새벽까지 기자와 인하우스 홍보책임자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술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나온 몇가지 이야기들. 기억해야 할.

    기자

    “나는 사회부 백그라운드라 처음에 산업쪽으로 와서 너무 까칠했었어. 사회부에서는 악와 선이 확연하게 존재 하잖아. 그런 기준으로 기업들을 바라본거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고 요즘들어와서는…같이 고생하는 사람들인데…하는 생각이 들어. 같이 고생하는 사람들 힘들게 하면 안된다는 그런 생각말이야. 그래서 불필요한 것들로 홍보담당자들 힘들게 하는 짓은 안할라 애쓰고 있어.”

    모 그룹 홍보책임자-1

    “모 일보에 사회부장말이야. 내가 만나자고 10개월 동안을 졸랐다. 지난봄에 부장이 됬는데 그 이전부터 한번 밥한번 먹자 얼마나 전화를 했는지…근데 계속 차장들을 내보내는 거야. 약속을 해도 자꾸 자기는 안나오고…여기 차장 저기 차장 밑에 있는 차장들만 당일날 내보내드라고. 그래서 여러 연줄 찾아서 물어봤더니, 원래 그런 사람이라더라구. 낯가리고, 사람만나는 거 힘들어하는 그런 사람말이지. 근데 지난주에 딱하니 저녁자리를 같이 하게 됬어. 그쪽에서도 많이 나오고 우리도 여럿 나갔지. 근데 그렇게 10개월간 나를 애먹이더니, 만난지 단 몇시간만에 그 부장이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내 동생하라고. 언제든지 내가 부르면 모임자리에 조인할 수 있냐고. 그래서 형님 그러겠습니다…했지. 그러면서 느꼈어. 만난다는 게 참 큰 일이구나. 큰 일을 할 수 있겠구나 말이지.”

    모 그룹 홍보책임자-2

    “OOO관련해서 일이 터졌을 때 서초동에서 일을 보라는 지시가 떨어졌지. 서초동에 법조기자들을 새롭게 만나야 하는거야. 거의 일년간을 서초동에서 살았어. 그 때 회사에 큰일은 일어났지, 회사에서는 서초동에서 일을 보라고 하지…솔직히 일선에 아는 법조 기자들은 없지. 처음엔 눈앞이 깜깜하더라. 근데…내가 스스로 생각했어. 어떻게든 해보자. 일단 어떻게든 비벼보자. 만나서 이야기해보자. 처음에는 만나주지도 않고, 만나도 서먹서먹하던 기자들이 천천히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하는거야. 만나고 또 만나고…싸구려 바에서 술한잔을 나누면서…천천히 우리를 이해해주는거야. 그게 만남의 효력이다.”

    만남.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이해.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가치를 가지고 현재 삶을 살아가고 비지니스를 하고 있었다. 동감.

  • 일 잘 하는 AE vs. 일 못하는 AE

    전략성, 지적 능력, 학문적 배경, 프로페셔널로서의 자세…?!

    이런 고상한 차원의 가치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잘 하지 못하는 AE들과 일 잘하는 AE들간에는 서로 극렬한 다름이 있다. 그리고 그들 내부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을 못하는 AE들의 경우 선천적으로 일을 잘 못하는 타입인 사람도 있는 반면에, 쥬니어 시절에 적절한 훈련과 반복 학습의 기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사람들도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일 잘하는 AE들을 ‘선수’라고 부른다. 업계에서 ‘선수’라고 불린다는 것은 상당한 명예라고 생각한다. 분명 능력에 대한 칭찬의 뜻이고 recognition의 호칭이기 때문이다.

    ‘선수’의 반대인 ‘하수’ AE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한번 쭉 정리해본다.

    1. 시간관념이 없다. 데드라인 마인드가 없다.
    2. 품질마인드가 없다. 그냥 의미만 전달하면 된다고 본다.
    3. 예산 마인드가 없다. 예산을 가늠할 줄 모르고, fee와 cost 개념을 헷 갈려한다.
    4. 프로그램 방향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예 프로그램 실현 가능성(feasibility)에 대한 감이 없다.

    보통 이런 하수 AE들은 시키는 대로만 한다. 그러나 그것도, 내부적으로 설정한 데드라인을 넘기기 일쑤거나, 품질이 형편 없다. 예산이나 프로그램의 방향성등에 대한 사고도 힘들어 한다. 자신감이 없는 것이 보통이고, 불필요한 것들에만 신경 쓰여 한다. 이러면서 그냥 년차 수만 늘어간다.

    반면에 선수와 선수가 일 하는 것은 ‘예술’이다. 그래서 더욱 희망한다.

    P.S. 우리 AE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봄에 새싹이 자라듯…선수가 되어가는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야 말로 즐거움이다. 이들과 일하는 것이 또 하나의 행복이 될 수 있겠지…머지않아…

  • 페리스 힐튼의 방한 pr을 보면서

    페리스 힐튼 같은 수퍼 셀러브리티는 항상 예기치 않은 문제를 일으킨다. 사실 예기하다와 예기치 못하다는 두 가지 가치 자체가 그들에게는 그리 큰 가치가 아니라는데 문제의 근본이 있다.

    홍보대행사의 관점에서는 그런 vip가 30분이나 한시간 정보 기자회견에 늦는 것이 ‘재앙’으로 받아 들여진다. 그러나 당사자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법이다. 짜여진 스케쥴이야 바뀌라고 있는 것 아닌가. 몇 명이 번거롭기야 하겠지만 자신의 라이프나 명성과 뭐 그리 대수인가. 세계 어디에서나 다 그랬던 것인데.

    솔직히 기자들에게도 그리 큰 대수는 아니다. 물론 기자회견장에 나와 한두시간씩 취재원을 기다리는 것이 기자들의 관점에서는 짜증나는 일이지만, 어쩌겠나 VIP가 있으니 자신들의 일이 있는 것 아닌가. 이번 힐튼의 두번째 기자회견 같은 경우는 이미 그 전날 첫번째 기자회견이 이루어졌었고 (다행히 심각한 트러블 없이), 하루차를 둔 알맹이 없는 기자회견이었기 때문에 기자들에게는 보이콧에도 그리 큰 문제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몇시간 늦은 힐튼의 기자회견을 풀 받아서 다들 쓰긴 썻다.

    주최측은 어떤가. VIP의 특성상 대략적인 스케쥴 지연이나 기자들과의 트러블들은 이미 다 예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세계 어디에서 그런 VIP가 짜여진 스케쥴에 유치원생 같이 줄서서 따라 다녔겠는가. 어짜피 주최측에서는 미디어 익스포져를 바랬던 것이고, 버즈의 관점에서는 뭐 그리 나쁜 결과가 아니다. 길게 보면 힐튼의 특징이라 그냥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것이다.

    홍보대행사도 그리 큰 대수는 아니다. 실무자들은 내려오지 않는 힐튼 때문에 하이얏트에서 속을 태우고, 공격적(?) 연예부 기자들에게 현장과 기사를 통해 몰매를 맞고 있지만…길게 보면 그리 큰 대수는 아니다. 홍보대행사에게 관심은 클라이언트를 만족스럽게 했는가, 그리고 이러한 결과로 나중에 이 같은류의 VIP행사를 다시 수임할 수 있는가에 주 관심이 있다. 연예부 기자들에게도 이런 트러블이 홍보대행사가 문제라기 보다는 VIP의 문제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그리 큰 대수가 아니다. (물론 이러한 트러블을 예상하고 짜여진 contract이 있었어야 하겠다)

    독자들의 측면에서도 그냥 VIP의 방한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해프닝으로 해석된다. 그냥 재미있는 스토리다. (힐튼 관련 기사들의 클릭수를 보아도 재미있어 하는 게 확실하다)

    결론은 모두가 윈윈했다는 것이다. 엔터테이너 VIP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의도적 또는 예기치않았던 해프닝들을 우리가 모두 즐기는 것 아니겠는가.

    p.s. 그러나 나의 개인적 관점에서는 엔터테인먼트 VIP관련 홍보는 하기 싫다. 그리 고상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포트폴리오의 관점에서.
     

  • 커뮤니케이션과 메시지

    주말에 단풍을 핑계로 설악산 여행을 했다. 신흥사 입구에서 열을 지어 놓여 있는 ‘기복’ 기왓장들. 그들의 메시지들을 가만히 읽어 보았다. 여러가지 행복을 빌고 있다. 케뮤니케이션…그리고 메시지…이 메시지들의 오디언스는 누구일까? 혹시…자기 자신 아닐까?

    어제 마신 소주에 속이 쓰려 해장국을 한번 먹어 볼까?….하는 주당들에게 ‘전주 콩나물 해장국’은 신의 가호다. 오후에 점심을 대포항에서 먹고…길 건너를 바라보았는데…재미있는 메시지가 있다. 전주 콩나물 해장국. 그러나 그 옆 사진은 전주 비빔밥이다. 숙취가 남아 있는 주당들은 이 사진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어울리지 않는 메시지란…그리고 오디언스란…

  • PR 에이전시 업계의 큰 우산 신드롬

    4년간 인하우스에서 외도를 하고 돌아 온 PR 대행사 시장은 많은 변화와 발전을 느끼게한다. 전체적으로 대행사간의 경쟁이 더욱 심해졌으며 경쟁력들도 많이 강화되었다.

    신흥 대행사들도 많아 졌으며, 30-40대 젊은 사장님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대행사들간의 합종연횡이 이루어져 몇개의 에이전시가 하나의 우산 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몇가지 생각을 정리해 본다.

    1. 기본적인 M&A적 요소가 충족되어 있는가?

    PR에이전시 A와 B가 합병을 한다면, 그 합병 주체들은 상대사의 여러가지 사업 측면에 대해 스터디를 한 후, 상호 보완적인 비지니스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그 시너지를 노리고 실제 합병을 실행한다. 또 다른 하나의 합병 목적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한 소위 말하는 ‘덩치 키우기’일 수도 있다.

    지금의 큰 우산 회사들의 경우, 제3자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때, 합병의 목적은 뒷 부분의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규모의 경제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으로는 관리 비용의 감소, 업무 분담의 완화, 관리 시스템의 통합으로 더욱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구축등이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의 그 큰 우산 회사들은 이러한 틀에 그렇게 딱 맞아 떨어지는 목적을 가지지 않은 듯 보이는 것이다. 여러개 회사가 한개의 회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사무실은 원래 장소에서 각자 운용하고 있다. 각사의 AE들을 통합해서 관리하거나 AE들의 사내간 이동이 가능하지도 않아 보인다. 더 재미있는 것은 각자 자신들의 원래 회사명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몇몇 비판하는 분들의 이야기 대로 이 큰 우산 회사들의 합병은 클라이언트에게 큰 몸집으로 보여 경쟁비딩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장전술’이라는 지적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이 큰 우산 회사들은 에이전시 프로파일에 큰 우산의 이름을 사용하고, ‘국내 최대의 홍보 대행사’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한다. 30명짜리 대행사 3개가 합하면 90명이 된다는 사실은 산수적인 문제다. 그러나 이런 90명의 홍보대행사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2. 각자의 사업은 각자의 사업대로?

    참 좋은 아이디어이긴 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편리한 아이디어다. 원래 자사의 이름으로도 영업과 업무를 하고, 큰 우산의 이름으로도 영업과 업무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비지니스 컨소시엄이다. 각자 독립법인들이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위해 하는 일시적인 협업체 같다는 거다. 그러나 사실 이 협업이라는 말도 여기에 해당되는 적절한 말은 아니다. 큰 우산을 구성하고 있는 에이전시 A, B, C가 각자 자신들의 특화된 서비스 스페셜티가 있어서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할 때 각자의 스페셜티를 합쳐 더욱 우수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상황도 아닌 듯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언론관계 실행이 강한 에이전시 A, 언론관계 플래닝이 강한 에이전시 B, 클라이언트 관리가 탁월한 에이전시 C가 하나로 큰 우산속에 있다면 그럴 듯 하다. 또한, 언론관계 전문사 A, 컨설팅 전문사 B, IR 전문사 C, Public Affairs 전문사 D… 이런식으로 선수들의 집합체라면 더욱 이상적이다. 그러나…현재의 큰 우산은 그런 집합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 보인다.

    3. 큰우산 회사명으로 등록된 직원들이 있는가?

    궁금하다. 큰 우산의 이름을 쓰는데 거기에 재직하는 직원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모두가 각자의 기업안에 속하다 보니 큰 우산 기업은 그야말로 페이퍼 컴퍼니다. 컨소시엄명이다. PR전문가 답게 그들이 스스로 워딩을 하자면 ‘국내 최대의 홍보대행사’라는 표현 보다는 ‘국내 최대의 홍보 서비스 컨소시엄’이 좀 더 정확한 표현 아닐까 한다.

    4. 팔리는 것이 곧 정의다?

    맞다. 큰 우산이 약간은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가더라도 인하우스에서 문제 제기가 없다면 그것은 오케이다. 괜히 그들에게 눈을 흘기는 것은 자신들의 큰 우산을 미처 만들지 못한 회사들 뿐일 수도 있다. 인하우스들은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가 궁금한 것이 아니다. 대신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적절한 인력이 있는가, 그리고 그 인력을 지원할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가를 궁금해 한다. 따라서 좀더 규모가 큰 에이전시가 시스템도 잘 되있고, 인력풀도 좋겠지 하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큰 우산 회사가 그런 인하우스이 기대를 진정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상태라면 오케이다.

    이해하기로는 큰 우산의 이름은 사용처와 사용시기가 한정되어 있어 보인다. 비딩을 할 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그 장소에서만 큰 우산의 이름을 사용 하는것 같다는 느낌이다. 일단 규모를 언급해 인하우스에게 규모의 이미지를 심어 준 후, 선정이 되면 그냥 그 멤버 중 한 회사가 맡아 서비스를 하게 되는거다. 그러면 왜 최초부터 그 회사가 비딩에 참여 하지 그랬나? 큰 우산의 이름이 그렇게 필요했던 것인가?

    5. 다른 회사들이 문제다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다른 회사들은 요즘 고민하고 있는 듯 하다. 누구나 조금만 욕심(?)을 낮추면 큰 우산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상상을 해보면 프레인+에델만+메릿버슨마스텔러+KPR+CK+IPR+브릿지커뮤니케이션이 하나로 큰 우산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금 기존의 큰 우산들 처럼 독립경영 한다는 전제하에) 그러면 인하우스에게 당당하게 우리 직원은 총 400명입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클라이언트도 400개입니다라고 할 수도 분명 있다. 지구상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명실상부한 토탈마케팅 홍보 그룹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이런다고 그러면 인하우스에게는 무슨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나?

    에이전시 경영 철학이 없는게 문제다

    해외의 전통있는 에이전시들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품질로 명성을 구입한다는 철학이 있다. 창업자의 서비스 철학이 AE들을 통해 흐르고, 성공적인 클라이언트 서비스를 통해 존경받는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지금의 큰 우산 신드롬은 우리나라 PR 대행사들이 각자 자신들만의 경영 철학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경쟁하려는 생각보다는 일단 어떻게 해서라도 돈을 벌고 보자는 현실적인 욕구들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철학이 부족한 에이전시, 큰 우산을 준비하지 못해 고민하는 또 다른 에이전시, 큰 우산의 덩치에 반하는 인하우스…이 3가지 구성원들이 시장을 메꾸고 있는 한…큰 우산 신드롬은 영원 할 것이다.

    업계를 향한 신뢰적 문제를 위해서라도 큰 우산들이 좀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 Workaholic

    PR에이전시뿐 아니라 모든 에이전시에게는 주말이란 의미가 없다. 금요일 저녁에 클라이언트로부터 일이 떨어져도, 그것이 돈이 된다면 (때때로 직접 돈이 되지 않더라도) 주말을 반납 ‘해야 만’ 한다. 여기서 ‘해야 만’이라는 것은 ‘Must Do’라기 보다는 ‘Better Do’다.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PR 에이전시에서 진정한 workaholic으로 약 3년을 일하면 어떻게 되던 ‘팀장’이 된다. 진정한 선수로서 middle manager의 요건이다. 또 거기에 2-3년 지속적으로 workaholic이 되면 에이전시내에서 ‘임원’이 된다. 그후로 또 2-3년 workaholic이 되는 고통(?)을 감수하면 사장이된다. 그것이 월급사장이건 오너 사장이건 사장이 된다. 문제라면 가끔 이런 최소한의 worakholic 기간도 거치지 않고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다.

    워커홀릭을 소재로 한 삽화

    그러면 workaholic이란 어떤 의미일까? 잠을 안자고 일하는 것? 매일 야근과 주말근무를 better do 형식으로 즐기는 것? 샤워를 하거나 극장에 앉아 영화를 보거나, 꿈속에서도 일을 생각하는 것? 아니다.

    workaholic이란 생산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100개의 사과를 세는데 10시간이 걸리는 사람은 lazy worker일 뿐이다. 10시간동안 10000개의 사과를 세는 사람이 곧 workaholic이다. 똑같이 야근을 해도, 똑같이 주말근무를 해도 그 생산성이 형편 없는 AE는 lazy할 뿐 결코 workaholic이 아니다.

    더욱 불필요한 직원들은 time management를 못하는 직원이다. 업무에는 항상 데드라인이 있다. 업무 프로세스를 시간이라는 라인에 맞추어 관리하는 데 있어서 데드라인의 역산으로 업무를 관리하지 못하면 이는 stupid worker다.

    더욱 나쁜 직원은 일하기 싫어하는 직원이다. time management를 못하는 직원이나 lazy한 직원도 진정 일 하고 싶어하는 한 적절한 coaching과 training을 거쳐 바람직원 직원이 될 수 있다. 진정한 workaholic 말이다. 그러나 절대 교정할 수 없는 대상은 ‘일 할 마음이 없는’ 직원이다.

    일 할 마음이 없는 직원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회사를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조직내에서 존재할 이유가 없다.

    진정한 workaholic은 옆에서 보아 아름답다. 그리고 멋지다. 그 만큼 회사에서 대접을 받고, 스스로 지속적인 self-motivation이 가능하다. 이러한 self-motivation은 workaholic에겐 마약이다. 이 마약은 경험해 보지 않은 자들은 잘 모른다. 보통 다른 마약들과 같이 너무 addiction이 심해지면 여러가지를 잃는다.

    일 중독을 소재로 한 삽화

    인생이 불행해지는 것을 즐기라는 것은 아니다. 단, 자신이 진정한 workaholic인가 아닌가…하는 개념은 빨리 정립할 수록 그마나 더 나은 인생이 가능한 것은 확실하다. 이건 게으르고, 시간 관리에 어리석고, 일할 마음 조차 없는 자들이 절대적인 사무실에서의 시간을 예로 들며 자신은 workaholic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해 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Workaholic이 되자…진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