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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관계그룹과의 갈등,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들

    [The PR 기고문]

    이해관계그룹과의 갈등,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공장을 짓지 말라고 주민들이 피켓 시위에 나섰다. 소각장을 추가로 건설한다니 주변 마을에 대책회의가 꾸려졌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환경 오염을 탓하며 공장 앞 도로에 들어 누었다. 군의회 의원들과 군수가 새로운 시설 공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자꾸 전화 해 오고 부정적인 기사를 연속 게재 한다. 시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과 대책위가 밴드 모임을 만들어 매일 수백 건의 부정 포스팅을 공유하고 있다.

    지역주민, 지역정부, 각종 지역 단체, 지역 언론, 정치단체… 지방에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이런 추가적 이해관계자들과 마주한다. 이를 통틀어 지역 커뮤니티(local community)라고 부른다. 생산시설의 입지 선정에서 건립 그리고 운영, 그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새로운 시설의 확장이나 추가 공사 등등 거의 모든 기업 행위에 대해 지역 커뮤니티는 일거수 일투족 관여하고 싶어한다.

    갈등이 이내 풀리면 다행이지만, 갈등이 점차 심각해 지고 이에 대해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개입되기 시작하면 이 이슈는 걷잡을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각종 시위와 부정기사 그리고 강력한 견제 조치들이 나타난다.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갈등과 반복은 점점 더 심화된다.

    정부의 국책사업 같은 경우에는 이런 갈등을 염려 하면서 정무감각을 발휘 해 시간을 십여 년 이상도 곧잘 흘려 버리고는 하지만, 기업의 활동은 그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끌지 못한다. 그 이전에 회사가 망해 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대안을 찾아보려 해도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돈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도 절대적 대안은 아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나주지 않는 이해관계자들. 만날수록 악감정만 쌓이는 관계. 일방적으로 자기의 주장만 반복하는 사람들. 근거 없는 루머를 나르는 공격적인 언론. 이런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은 과연 어떤 것일까?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와의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돌아보아야 하는 전략적 고민들을 한번 정리 해 본다. 이 모든 고민들이 하나 하나 정확한 해결책을 그대로 이끌어 낼 수는 없다 해도, 돌아보며 깊이 살피다 보면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실마리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고민 주제 :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확정하라

    지역 커뮤니티의 표면적 행동을 보고 문제를 정의하지 말자. 그들이 반대한다면 반대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들여다 보려 노력하자. 그들의 주장을 듣고 보고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마음속을 읽어 보려 노력해 보자.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해결의 대상인 ‘문제’가 과연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큰 보상 즉, 돈을 원합니다.” “사람들은 공장 이전을 원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공장 발 환경 오염 때문에 못살겠다는 거죠” 이렇게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때도 있다. 지역 커뮤니티가 단 한가지의 핵심 문제와 단순한 해결책에만 몰입해 있는 경우가 아닐 수도 있다. 문제 해결 방법이나 전략에 대해서 논하기 전 해당 갈등을 관리하려는 기업은 문제의 핵심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해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고민 주제: 지역 커뮤니티 속 이해관계자들을 분석하라

    크게 분류하지 말자.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만큼 세부적으로 잘라 분석해 보자. 지역 주민. 지역 환경 단체. 이런 분류도 너무 크다. 지역 주민들을 해당 문제에 대한 입장별로 좀더 분석해 작게 분류 해보자. 미묘한 입장 차이가 보일 것이다. 문제를 정의하는 접근방식도 다 다를 수 있다. 마음속으로 바라는 해결책도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지역주민은 우리 공장의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해관계자들을 단순화 하고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역 주민들 중에서도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과 공장에서 3km 떨어진 별장 주민들간에는 다름이 있을 것이다. 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 중에서도 우리 공장에 출근하는 직원 가족과 일반 주민들과는 또 다름이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 중에서도 노인들의 입장과 젊은층의 입장이 미세하게 다를 수도 있다. 당연히 그들이 문제라고 바라보는 주제와 생각하는 해결책도 각기 다를 것이다.

    세 번째 고민 주제: 누가 그 이해관계자들을 리드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리더 없이 민주적으로 여럿이 단순히 모여 기업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꼭 그 이해관계자 그룹을 리드하는 리더들이 있다. 갈등을 조장하는 주체라고도 한다. 이들에게는 대부분 표면적인 주장과 내심의 의도가 별도로 존재한다. 진정으로 공장 주변 환경이 개선되기 원할 수도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번 반대 투쟁을 성공적으로 리드해서 군수직에 출마해 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금전적 이해관계 때문에 투쟁을 리드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인근 경쟁사의 사주를 받았을 수도 있다. 정말 단순히 할 일이 없고, 나서기 좋아해서 완장을 찬 리더도 있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분류 또한 중요하다. 기업측에서 그냥 이름만 외우고, 성향을 대략적으로 파악만 해서는 제대로 갈등을 관리하기는 어렵다.

    네 번째 고민 주제: 우리의 입장과 함께 해결책/대안을 정리하라

    실행에만 몰두하는 기업은 갈등을 제대로 풀기 어렵다. 실행은 실행이지만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정확한 입장과 그에 대한 메시지 준비다. 더 나아가 부정적인 입장과 관점을 피력하며 싸우는 상대에게 제시 할 해결방안 마련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갈등을 관리하려 시도하는 기업들은 입장 정리와 해결책에 있어 부족한 한계를 드러낸다. 유연성을 발휘하거나, 단계적인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준비가 덜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깊은 내부 고민을 통해 그런 준비를 최대한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종의 로드맵의 준비다.

    그래야 지역 정부를 만나 해결책을 제시해 볼 수 있다. 지역 언론에게 유효한 대안을 던져 볼 수도 있다. 그걸 가지고 반대 하는 이해관계자 리더들과 윈윈하는 구도를 만드는 시도를 해 볼 수도 있다. 지역 주민들을 설득할 수는 없어도, 뚜렷한 대안 제시가 있어야 반대 여론을 지금보다 줄여 나갈 수 있게 된다.

    다섯 번째 고민 주제: 활용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최대한 골라 내라

    갈등의 구도를 회사 대 이해관계자. 이런 구도로 단순하게 파악해서는 안 된다. 찾아보면 활용할 수 있는 우호적이거나 중립적인 이해관계자들은 존재한다. 그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들의 생각도 읽고 공감해 보자. 그들에게 우리 회사를 위해 목소리를 내 줄 수 있을지를 물어보자.

    그 이전에 갈등 이전과 갈등 발생 초기부터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할 일을 제대로 했었어야 회사를 위해 나서 줄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이해하자. 갈등을 관리함에 있어 회사가 온갖 무리수를 두고, 갈등을 격화 시켜 이미 손 쓰기 어려운 지경까지 만든 후에는 우호적인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라고 해도 스스로 나설 수가 없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그들까지 반대의 타겟이 될 수 있어서다.

    운 좋게 회사를 위해 할 말을 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는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를 만난다면, 갈등은 보다 긍정적으로 해결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도움을 준 그들에게 후의를 표하는 것은 나중이다. 그것을 먼저 걸고 다가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여섯 번째 고민 주제: 앞의 모든 고민이 완료되면 전략을 짜자

    가능한 활동 방향과 그 주체들을 쭉 펼쳐 놓아 보자.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 보기 보다는 하나 하나 중요한 우선순위 대로 풀어 보자. 정확하게 목표를 설정해 보자. 1차 목표는 무엇인가? 그 목표 달성이 힘들게 된다면 2차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나? 3차 목표라고 한다면?

    그 각각의 목표 하에 실행 가능 방안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그 실행의 근간이 되는 해결책과 대안 제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어야 할까? 누구를 주 타겟으로 그 실행이 진행되어야 할까? 그들로부터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나? 예산은 어느 정도로 정해 갈 것인가? 시기는? 이런 많은 질문들에 스스로 답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해보자. 하면서 생각해 보자. 되는대로 만나보자. 예산은 그때 그때 산정해서 쓰자. 이런 방식으로는 갈등을 관리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혼란스럽다 해도, 그 중 스스로 통제 가능한 것들을 먼저 꼽아 보자. 그 것들부터 어떻게 실행과 연결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자. 정확한 목표를 세팅하는 것은 필수다.

    일곱 번째 고민 주제 : 실행 시 불필요한 환경은 절대 조성하지 말자

    반대 주민들의 단체 카톡방에 몰래 가입해서 대화를 들여다 보지 말자. 들여다 보더라도 댓글을 달다 걸리지 말자. 작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해서도 안 된다. 매수 하려 했다는 둥, 협박을 했다는 둥의 빌미가 될 일은 하지 말자. 토론회에 나가서 물리적 접촉을 만드는 것도 피하자. 화가나 결국 막말을 하고, 삿대질을 하게 되는 상황도 가능하면 피하자.

    실행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 해도 충분히 누구나 볼 때 적절하지 않게 보이는 실행은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오얏 나무 아래에서 갓 끈을 고쳐 매는 짓은 미리 미리 경계하자는 것이다. 그런 부주의 한 실행을 하게 되면, 핵심적인 문제의 해결 보다는 그 실행에 관한 논란을 해결 하기 위해 품이 더 들어가게 되니 문제다. 그 실행에 대한 논란이 또 다른 논란을 낳는다. 그런 실행이 계속 반복되면 그 후유증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결국에는 핵심 문제는 시야에서 멀어지고 불필요한 논란들로만 시끄럽게 된다. 원래 이슈가 뭐였지? 이런 이야기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여덟 번째 고민 주제: 전문적인 팀을 꾸려 실행하자

    지역 정부와 의회 사람들을 만나려 공장장과 총무 직원이 나간다. 지역 언론을 만난다고 회사 대표가 뛰어 다닌다. 지역 주민을 만나는데 노조위원장이 나선다. 반대 주민들의 단체 카톡방을 관리(?) 한다고 일선 직원들을 독려한다. 이런 경우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성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해당 실행팀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인맥이 좋다. 이 지역 유지 수준이다. 지역 대표적인 명문고등학교를 나왔다. 술을 잘 마신다. 이런 기준이 유일한 경쟁력이어서는 어렵다. 이미 계획된 실행을 정확하게 해 낼 전문성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가를 따져 보자. 필요하다면 전문가 지원이나 코칭을 받을 수도 있다. 최소한 문제가 될 실행에 대한 사전적인 리뷰라도 그들에게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아홉 번째 고민 주제: 순리가 문제를 푼다. 순리를 잘 따르자.

    모든 것은 순리대로 작동된다. 순리에 역행하려 하니 큰 문제가 되고 갈등이 커진다. 순리 앞에서는 모두가 숙연해 진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갈등을 풀려는 기업에서는 그 순리를 디자인 한다. 순리대로 문제를 풀려고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명분을 가지고 긍정적인 접근을 한다.

    만약 회사가 가진 플랜이 일부나 상당부분 순리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면 아예 미리 포기하자. 순리를 거슬러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갈등은 갈등대로 키우고 더 큰 재앙을 맞게 될 수도 있다. 갈등이 생겨나면 주위의 유력한 이해관계들은 대부분 이렇게 조언 할 것이다. “순리대로 문제를 푸세요” 그 말이 정답이다.

    마지막 열 번 째 고민: 평소에 잘해 놓자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좋고 나쁨을 감각으로 먼저 느낀다. 지역에 있는 공장이 평소 지역주민들에게 극진하게 잘 해 주고 있었다면 옳고 그름은 훨씬 긍정적으로 해결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음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문제라도 그 때 그때 해결해 주는 평소 노력이 그래서 필요하다.

    어떻게 긍정적으로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는지는 매우 중요한 갈등 관리의 자산이자 기반이 된다. 그렇지 못한 기업 때문에 낯선 갈등이 생긴다. 평소 지역 켜뮤니티에서 두고 보자 했던 경우라면 더욱 더 갈등 관리는 불가능해진다.

    홍보를 퍼블릭 릴레이션(Public Relations)라고 부른다는 것을 기억해 보자. 지역 커뮤니티와의 우호적 관계 맺기를 그렇게 부를 수도 있다. 순리에 기반해 전략을 세워 관계로 풀자. 이게 핵심이다. 말은 쉽다 하겠지만, 이상의 고민 없이는 갈등을 풀 기회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 지진 이후 긴급 재난 문자가 무슨 의미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지난 몇 주간 경북 일대에서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해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진의 강도 또한 흔치 않은 수준이지만, 끊임 없이 이어지는 여진의 반복이 유래 없는 공포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더구나 지진이 발생한 지역 주변에 주로 위치해 있는 원전시설과 방폐장 시설, 화학공업 단지, 주요 생산 시설들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와중에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국민안전처가 발송한 ‘긴급재난문자’를 가지고 갑론을박을 반복하고 있다. 지진발생 이후 몇 분 지나 발송된 때늦은 재난 문자가 타겟이 된 것이다. 국민안전처는 해당 시간이 재난 문자를 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물리적 시간이었음을 강변한다. 재난 문자 대상과 방식 그리고 신속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몇 번의 강진에 따라 계속되는 때늦은 재난 문자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철없이 홈페이지까지 반복 다운되어 버리니 국민안전처는 입이 있어도 할말이 없어져 버린 듯하다.

    결국은 지진관련 긴급재난문자를 기상청이 발송 담당하는 것으로 체계를 변환시키면서 해당 논란은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인다. 원래부터 그랬어야 했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필자도 왜 처음부터 옥상옥(屋上屋)에 사일로(silo)를 만들고 거기에 신속함이라는 압박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최고 우선 가치는 신속이고 정확이다. 일단 신속이 전제되어야 정확이 의미를 가진다. 신속함 없는 정확성이란 평시에는 가치가 있을 수 있어도 위기 시에는 그 가치가 반감된다.

    기업에서도 최초 위기 상황을 감지한 직원이 내부 위기관리팀에게 해당 상황을 ‘신속’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러 툴을 통해 동시에 여러 위기관리팀 구성원들에게 위기 상황을 판별해 전파하는 체계를 가진다. 그러나 몇몇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활동이 ‘정치적 활동’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래서 평시보다 훨씬 더 복잡한 보고 공유 체계를 고수하기도 한다. 즉, 최초 감지자-상위자-팀장-임원-위기관리팀장 및 위기관리팀 구성원의 단선형 보고 체계를 의미한다.

    이 경우 현실적으로 ‘신속함’은 실현 불가능하게 된다. 보고의 정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고, 대표이사에게 까지 올라가는 프로세스를 거치므로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같은 단선형 보다는 1보는 감지 판별 후 즉시 동보 전파, 1보부터는 위기관리팀장의 리드하게 상황 파악 및 대응 준비(대표이사 보고 포함)의 단계로 구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상청에게 긴급재난문자 발송 역할을 준 것은 이상에서 설명하는 것과 같이 ‘감지 판별 후 1보’ 역할을 기상청에게 부여한 것이라 의미가 있다. 국민안전처는 원래부터 기업에서 위기관리팀장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다시 ‘긴급재난문자’ 자체로 돌아가보면, 긴급재난문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사전 고지형

    첫 번째 유형으로는 ‘예기되는 재난 상황을 미리 고지해 사전 주의와 대비책을 마련하게 하는 유형’이 있을 수 있다. 다가오는 태풍에 대한 사전 고지와 그에 대한 안전 주의 사항들을 고지하는 형식 같은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에는 긴급재난문자라는 표현보다는 ‘안전 주의 고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도 있을 것이다. 긴급재난문자의 신속의 중요성은 다른 유형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장 적다.

    사후 고지형

    두 번째 유형은 ‘재난 발생 상황을 직후 그대로 전파해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목적을 가지는 유형’이 되겠다. ‘언제 어디에서 강도 몇의 지진이 발생했다. 주변 주민들은 안전에 유의하라’는 긴급재난문자가 바로 그런 유형이다. 이 경우 긴급재난문자를 받게 되는 주민들의 많은 수가 해당 사실을 이미 몸으로 인지하고 경험한 후가 된다. 일부 인지나 경험이 없었던 주민들도 해당 재난 사실을 공유 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이 유형은 긴급재난문자를 받는 주민들에게 어떤 구체적 활동을 지시하는 역할은 없어 보인다. 이 또한 ‘주의 고지’가 주 목적이 되겠다.

    행동 지시형

    세 번째 유형으로는 ‘임박한 재난의 피해를 방지 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지시하는 유형’이 있을 수 있다. 사실 이 유형이 진짜 ‘긴급재난문자’라고 볼 수 있다. 지진같이 전조가 특별하게 감지되지 않는 경우에는 일부 불가능하지만, 지속적으로 지역별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특정 계곡과 하천 등지에 있는 캠핑족에게는 이러한 유형의 긴급재난문자는 매우 유효하다. “이 문자를 받는 자들은 신속히 안전지대로 대피하라”는 구체적 활동이 제시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특히 신속함이 생명이다. 폭우로 하천이 범람 해 계곡과 하천인근의 캠핑족을 다 휩쓸고 지나간 뒤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보았자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전쟁 발발 시 민방위본부에서 대피 고지하는 형식도 이런 유형일 수 있다.

    이번 국민안전처가 곤욕을 치렀던 긴급재난문자의 유형은 두 번째 ‘사후 고지’ 유형이었다. 그 신속성에 있어서 적적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사전 고지’ 유형의 경우 별반 신속성에 있어 비판 받을 여지는 없어 보인다. 가끔 “혹서가 지속되는데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문자가 자꾸 와서 귀찮아 죽겠네”하는 불평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긴급재난문자의 목적을 생각할 때 큰 의미 있는 불평은 아니다. 안전은 기본적으로 불편한 것이기 때문이다. 평시에는 매우 귀찮은 주제일 수도 있는 것은 당연하다.

    긴급재난문자 실행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세 번째 ‘행동 지시’ 유형이다. 신속성을 필히 담보해야 하고, 지역 또는 대상을 확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는 해당 긴급재난문자가 가능하다 할지라도, 지역별 재난 발생 가능 유형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 실질적인 적시 적정대상 발송은 불가능해진다. 점증적 재난 상황을 사전에 지역별로 쪼개어 예측할 수 있는 분석 기술도 전제된다. 기존에 해당 지역별로 발생했던 재난 유형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화도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긴급재난문자의 나머지 두 유형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와 투자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실질적인 긴급재난문자가 실제로 가동 가능할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게 된다. 이번 ‘사후 고지’ 유형의 긴급재난문자 발송에서도 여러 미숙한 문제와 논란을 일으켰는데, ‘행동 지시’ 유형의 긴급재난문자는 실제 유효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긴급재난문자 체계를 다시 한번 처음부터 꼼꼼하게 점검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행동 지시형’ 긴급재난문자 유형의 현실화를 목표로 지역별 상향식 재난 유형 분석과 데이터베이스화가 더욱 정교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런 기준과 대상지역들을 정하고 그 틀을 만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이 국민안전처라 생각한다.

    이제 국민안전처에게는 긴급재난문자 발송 책임이 없어졌다. 활동이 없어졌으니 앞으로는 책임도 없어질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지진 시 때늦은 긴급재난문자에 대한 비판은 그 활동주체인 기상청이 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비판에서 한층 자유로워 진 국민안전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앞서 말대로 국가적인 위기관리팀의 팀장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산재되어 있는 각종 재난 및 위기관리 매뉴얼들이라도 좀 통합하고 상호간 협업 가능한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는 말도 일견 맞다. 하지만, 모든 매뉴얼은 최소한 현 상황에서는 완성 수준에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해서는 실제로 재난 및 위기관리 시뮬에이션을 돌려보면 문제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각 재난 및 위기관리주체별로 자기 영역 싸움과 사일로 경쟁이 발생하는 현장을 그대로 보고 현장에서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

    각종 재난 및 위기관리를 담당해야 할 주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훈련은 기본이다. 정부 문화나 성격상 ‘약속 대련’ 형식의 훈련 및 시뮬레이션을 포기할 수 없다면, 최소한 일정 횟수의 경우 ‘자유 대련’ 형식의 시나리오 없는 시뮬레이션도 일부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매뉴얼을 들고 각종 대피시설이나 대응 장비 및 물자들이 제대로 존재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재난이 발생하면 보도를 위해 언론사 기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확인 점검을 왜 국민안전처는 못하는지 모르겠다. 없으면 빨리 채우고, 바뀌었으면 바꾸어 고지하자. 재난이나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만 이루어지면 충분하다.

    국민안전처는 항상 최악을 생각해야 한다. 재난 시 최악의 상황에서 모든 통신이 불가능해진다면, 전기가 사라진다면, 물이 없어진다면,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상적 생존 물자 보급이 불가능 해진다면 국민안전처는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미리 고민에 고민을 더해 보자. 재난이 발생한 뒤 이런 이런 최악의 상황이라 제대로 대응 할 수 없었다는 변명은 그만하자.

    마지막으로 국민안전처 자체를 위한 홍보는 이제 그만하자. 국민안전처가 개발 한 더 나은 매뉴얼과 재난 대응 체계들을 보다 적극 홍보하자. 누구나 안전 매뉴얼이나 행동요령들을 어디서나 손쉽게 다운로드 받고 접할 수 있게 하자. 완전에 가까워진 재난 대응 물자들과 설비들을 홍보하자. 미국이나 일본이 하고 있는 수준을 따라라도 하면서 그들이 홍보하는 형식도 따라 해 보자. 실질적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꼭 해야만 하는 일을 적시에 하자. 그게 곧 홍보라고 생각하자. 위기관리를 잘하는 것이 국민안전처를 위한 진정한 홍보다.

  • 공장 사고 발생을 대비 해 필요한 준비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장이 전국에 여러 곳 있습니다. 막상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면 상황관리 매뉴얼에 따라 해당 사고 관리는 어떻게든 진행됩니다. 문제는 공장 주변 언론을 포함 한 이해관계자 관리인데요. 기본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국 각지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사고 발생 시 주변 이해관계자 관리에 대한 이슈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사고 상황 등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해당 상황에서 어떤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에 대해 미리 훈련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지역 생산시설에서 사고 발생 시 발견되는 공통적 대응 상황을 한번 둘러 보죠. 먼저, 공장으로 밀려오는 지역 언론과 주민들을 공장 직원들이 최대한 차단하곤 합니다. 이게 기본적으로는 안전확보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취재방해나 은폐의 모습으로 비춰지게 되면 문제입니다. 공장 입구에서 기자들을 밀치고, 방송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고 때리고 하면서 초기 대응에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언론이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황 브리핑에서도 종종 문제가 목격됩니다. 평소 훈련 받지 못한 공장장이나 안전 팀장 등이 과도하게 자세한 브리핑을 시도합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말려 들어갑니다. 이를 들은 화난 지역 주민들에게 곤욕을 치릅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대형 사고의 경우 언론 취재가 이어지면,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머물 수 있는 기자실을 설치해 주도록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어 있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공장 현장에 가보면 실제 기자실 설치 운용이 가능한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기, 인터넷, 통화장비시설 등등이 전혀 여의치 않는 곳들이 많습니다. 적당한 공간이 아예 없는 기업도 있습니다.

    지역 공장마다 훈련 받은 언론 대응 담당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평소 시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홍보성 언론 대응은 본사 홍보실에서 처리 가능하지만, 위기 시에는 초기부터 본사 홍보실이 직접 관여 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본사 홍보실 직원들이 지역으로 파견 되기 전까지라도 초기 대응을 담당 하는 공장 내 직원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정해져 있어도 적절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훈련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당연히 초기 대응 실수 가능성은 항상 상존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의사결정 하기에 충분한 현장 정보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지역 공장들도 꽤 많습니다. 현장에서의 사고는 대부분 사후 평가와 연결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보고를 주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보고를 하더라도 상당부분 긍정적으로 보고 되거나, 누락이나 생략이 발생합니다. 본사에서 생각하는 사고와 현장에서의 실제 사고간에 갭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공장 내 역할과 책임이라는 개념이 모호해 집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공장장이나 핵심 임원들은 언론, 지역주민, 관공서, 조사 기관, 노조, 피해자들 등등에게 이러 저리 불려 다니게 됩니다. 매뉴얼상으로는 현장의 위기관리 센터를 안정적으로 지휘하게 되어 있는데, 이해관계자들의 호출과 문의와 연락, 보고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거기에 본사 보고까지 여기저기 챙기다 보면 실제 현장의 위기관리가 진행은 되고 있는지 지휘라인이 모호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기업의 공장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관리에만 집중하고, 이해관계자 관리에서는 발을 빼려 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적극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소극적이고 반응만 하는 대응으로 민감한 시기를 일단 모면해 보고자 합니다. 창구 통제도 잘 되지 않아서 여러 직원들이 갖가지 메시지들을 전파 합니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될 가능성이 계속 희박해 지는 것이죠.

    일단, 이상의 모든 공통적인 문제점에 대한 개선은 본사 차원에서 설치 되어 있는 위기관리팀이 현장을 방문해 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실제 가서 눈으로 현장을 보고, 현장에서의 한계와 어려움을 들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간단한 대응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현장의 직원들이 사고 발생 시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할 수 있을지, 언론 대응 역할을 맡은 현장 직원은 잘 훈련되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실이나 피해자 캠프 등은 정확하게 어느 곳에 설치 가능한지, 설치에 필요한 구체적 설비와 물품들은 무엇인지 같이 들여다 봐야 합니다. ‘잘 되어 있겠지…’ 하는 막연함이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큰 적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39. 핵심 이해관계자 ‘원점관리(原點管理)’로 성공, LG전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지샐러드 대표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요일 이른 아침 발생했다. 제대로 상황 파악도 힘든 시간에 이 회사는 정신을 차렸다. 사고로 얽혀있는 이해관계자들의 실타래를 들여다보며 그들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현장에서 슬퍼하고 아파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신속 관리했다. 위기의 원점과 관련 있는 이해관계자 관리 없이 언론과 규제기관만 먼저 관리하려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LG전자 이야기다.

    2013년 11월 16일 오전 8시 45분. 서울 삼성동 38층짜리 아이파크 아파트에 LG전자 소속 헬리콥터가 충돌해 추락했다. 이 아파트 24∼26층에 충돌한 후 추락해 버린 헬기에 탑승해 있던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 21층에서 27층까지의 창문들이 깨지고 외벽이 상당 부분 부서졌다. 피해를 본 아파트 21∼27층에는 주민 27명이 있었으며 이들은 모두 사고 직후 신속하게 대피했다. 당시 아파트 26층에 있던 여성 1명은 충격에 놀라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찾았다.

    이날 오후 LG전자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과 부기장 두 분께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또한 “사고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 사고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핵심 이해관계자를 두 그룹으로 설정한 것이다. 첫째는 추락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둘째는 갑작스러운 충돌로 재산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충돌 아파트 입주민들이었다. LG전자는 위기관리의 핵심인 ‘원점관리’에 초기부터 집중하는데 성공했다.

    우선 LG전자는 유가족들과 협의해 장례식을 4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LG전자 임직원 장례를 돕는 위원회도 장례식장에 파견 해 지원했다. ‘회사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장례식을 치렀다. 장례식 비용 일체 부담은 물론 합동 영결식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를 통해 LG전자 조직 전체가 유가족들에게 정성스러운 조의를 커뮤니케이션 했다.

    유가족 협의와 동시에 LG전자는 헬기와 충돌 한 아파트 입주민들과도 만나 피해보상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피해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팀을 각 피해 가정에 방문시켰다. 또한 대체 거주지 마련을 위해 사고 지역 관할 구청인 강남구청과 긴밀히 협의했다.

    LG전자와 오랜 관계를 맺고 있던 사고 지역 인근의 호텔 2곳에 각각 임시 거처를 마련해 총 8가구 32명이 임시로 지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충돌 층인 24층 위아래 가정에 대해서는 시공사와 협의 해 사고 다음날부터 바로 임시복구를 시작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응해 LG전자는 이례적으로 신속히 움직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당일이 일요일 휴일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불구 LG전자의 위기관리팀은 재빠르게 움직여 ‘원점관리’를 실행했다. 임시거처를 마련해 아파트 피해 주민들을 이동시키는 데 사고 후 정확히 4시간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 슬픔에 잠겨있는 헬기 조종사 유가족들과의 장례 절차와 예우에 대한 협의도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사고 지역 관할 구청과의 협의도 일사불란 했다. 임시거처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가 우려하는 구청직원들에게 “LG전자가 지불한다”는 약속을 하며 빠른 협조를 구했다.

    LG전자는 상황을 정확하고 빠르게 우선순위를 정해 파악 해 대응 했다. 사고 후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시끄러운 언론이나 으르렁거리는 정부규제기관들로만 한정하지 않았다. 실제 피해를 입어 고통스러워 하고 슬퍼하는 실제 이해관계자들을 먼저 꼽아 살폈다.

    유가족들이나 피해 주민들에게는 사고 직후 한 시간이 1년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공감한 것처럼 LG전자는 빨랐다. 주저하거나 고민하기 보다는 전향적으로 통 크게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빠른 확신을 주었다.

    만약 LG전자가 사고 초기에 피해 유가족에게 적절한 장례 절차와 예우를 표하지 못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피해 입주주민들에게 적절한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 대신 초기 그들의 불만을 막는 데만 몰두했었으면 어땠을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과를 하며 머리를 조아리면서도 실제 원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많은 위기관리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분명 LG전자의 헬기 추락 사고 위기관리는 의미가 있다.

    최소한 LG전자는 현장에서 울고 아파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그대로 놓아둔 채로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유가족과 피해 가족들을 만나지도 않은 채 ‘조의와 위로를 표한다’ 말로만 사과하지도 않았다. 임시 거처를 걱정하는 실무 구청직원들을 회유하려 하지 않았다. 경찰이나 여러 조사기관의 질문에만 답한 것이 아니라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먼저 성심껏 답을 해 위기를 관리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메길 수 있는 능력. 위기관리 성공 능력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서울신문 코멘트 : 난 ‘슈퍼乙’입니다…‘땅콩 회항’으로 본 기업 홍보맨의 비애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유가족들이나 피해 주민들에게는 사고 직후 한 시간이 1년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공감한 것처럼 LG전자의 조치는 빨랐다”면서 “주저하거나 고민하기보다는 전향적으로 ‘통 크게’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빠른 확신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신문, 2015. 12. 20. 난 ‘슈퍼乙’입니다…‘땅콩 회항’으로 본 기업 홍보맨의 비애]

     

     

     

     

     

  • 28. 논란보다 핵심에 더 집중했다, GS칼텍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사고 수습에 우선 전력을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은 사고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더 집중한다. 순간 말 많은 시어머니들과 참견하는 많은 시누이들이 생겨나는 꼴이다. 이런 와중에 스스로 중심을 잡고 입장을 정리해 핵심을 커뮤니케이션 한 기업이 있다. GS칼텍스의 이야기다.

    2014년 1월 31일. 설날 연휴 아침 9시 35분경. 여수시에 위치한 GS칼텍스 원유부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싱가포르 국적의 16만톤급 유조선이 접안하는 과정에서 송유관을 들이받은 것이다. 이 사고로 송유관 3개가 모두 파손되었다. 이내 배관 안에 있던 기름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GS칼텍스는 송유관이 파손된 직 후 곧바로 구간별로 설치된 밸브를 차단해 대량 유출사고를 막았다. 이와 함께 모든 인력들을 투입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기름을 차단하는데 집중했다. 이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언론과 지역 주민들은 사고 지역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들도 달려왔다. 정치인들도 방문 해 사고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사고 이후 논란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GS칼텍스는 언론을 통해 “관계기관, 지역주민들과 협력해 신속한 방제작업에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확인해 피해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보상에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많은 기사들이 GS칼텍스의 핵심 메시지를 그대로 받아 강조해 주었다. ‘주민 피해 최소화’라는 핵심이 이번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되었다.

    그러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여수해경을 통해 기름유출량이 신고된 것과 다르다는 이야기들이 흘러 나왔다. 일부에서는 GS칼텍스가 일부러 유출량을 축소 보고 했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언론에서는 GS칼텍스가 늑장대응을 했다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GS칼텍스도 피해자’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보상책임 논란도 점점 거세져 갔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갑론을박하기 시작했다.

    정부도 사고 수습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을 때 잘못 찍힌 몇몇 사진들이 크게 회자되면서 언론의 앵글이 사고 현장 상황에 대한 추측으로 번졌다. 피해보상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지만, 국회 질의응답에서 ‘GS칼텍스가 1차 피해자’라는 이야기가 나와 정치권이 다시 들끓었다.

    진작 사고가 난 현장에서는 GS칼텍스 직원들과 각지의 기관 및 자원봉사자들이 조용하게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방제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후 말실수 논란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이 경질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마치 누군가 책임을 져야 이번 사고가 마무리 될 것 같다는 공감대를 가지는 것 같이 보일 정도였다.

    이 즈음 GS칼텍스는 주요 일간지들에 광고를 했다. 회사 차원의 해결 의지를 피력한 것이었다. 광고 제목은 다른 기업들의 그것과는 달랐다. ‘사과문’ ‘해명문’ ‘사죄드립니다’ 같은 메시지가 아니었다. GS칼텍스는 “무엇보다 먼저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카피로 자신들의 의지와 함께 프레임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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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논란들이 많지만 현 상황에서 GS칼텍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피해복구’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 뒤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 2부두에서 벌어진 싱가포르 국적의 우이산호 충돌 유류유출 사고로 인해 국민 모두의 마음에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고 사과를 적었다.

    GS칼텍스는 이어 “피해주민에 대한 빠른 보상과 완벽한 방제작업 마무리로 피해지역 주민들이 이번 일의 상처를 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조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이번 위기관리의 최고 우선순위 이해관계자로 피해주민들을 꼽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사고 직후 발표된 그들의 공식입장과도 일치한다.

    다음 이해관계자로 GS칼텍스는 사고 현장의 자원봉사자와 정부기관들을 꼽았다. “특히 추운 날씨에도 아낌없이 땀을 흘려주시는 자원봉사자와 해경, 여수시 및 국군장병 등 관계 기관 여러분의 큰 도움도 잊지 않고 마음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고 그들의 노고에 감사 했다. 마지막으로 GS칼텍스는 개선 의지와 함께 거래처들과 고객들에게도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많은 기업들이 사고를 겪으면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하다가도 이후 발생되는 어지러운 논란에 휩싸여 제대로 된 수습도 하지 못한 채 총체적인 위기관리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곤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에 대한 빠른 정리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이해관계자들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해 그들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GS칼텍스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견고한 입장과 우선순위를 담아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통제센터 없이 손발만 움직이는 위기관리 시스템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통제센터 없이 손발만 움직이는 위기관리 시스템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구미에서 불산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언론을 비롯한 일반 국민들은 그냥 단순 화학원료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았다. 며칠이 흐르고 나니 사고 당시 누출된 가스가 상당히 위험한 화학물질이라는 것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역에서의 피해사례가 속속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이번 위기는 세가지 질문에 기반 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이전에는 우리나라에 불산 가스라는 화학물질 관련 사고 전례가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불산 가스관련 사고들이 작은 규모지만 수 차례 발생했었던 전례가 있었다. 심지어는 구미의 해당 업체에서도 몇 년 전 불산 가스 유출로 직원이 부상한 전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는 이러한 전례에 아랑곳 않고, 이에 대한 최소한의 방지책 조차 보유하지 않았다.

    둘째, 위해물을 다루는 해당업체나 지역 재난방지주체들이 불산 가스 관련 사고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발생 형태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었는가 하는 부분이다. 일단 발생 형태가 예측 가능했다면, 당연히 그 발생가능 지역인 공장내부에는 적절한 사고 대응 장비나 자재들이 구비되어 있어야 했다. 또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지역 재난방지주체들은 사고 확산 방지책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가 완료되어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불산 가스 사고라는 것을 전제로 한 재난대응체계에서는 어떠한 준비성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셋째, 예측되는 불산 가스 관련 사고에 적절한 해결책을 알고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불산 가스를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소석회를 배포해 중화작업과 확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미 해결책으로 알려져 있었다. 분명 이는 해당 화학물질을 다루는 업체라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정보였을 것이다. 또한 지역 내에 불산 가스를 취급하는 업체가 존재하는 지역 재난방지주체들 당연 인지하고 있었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에 적절한 해결책인 ‘소석회’ 준비는 구미시에 의해 상당 시간이 흐른 뒤 준비 되 사후약방문 수준에 그쳤다. 위기가 발생 한 후 생각하는 습관 때문이다.

    이번 불산 가스 누출 사고는 한마디로 관련된 위기관리 주체들에게는 이미 전례가 있어 예측이 가능했고, 실제 발생 형태에 대한 인지도 가능했었던 위기다. 더불어 그에 적절한 해결책 또한 이미 상식적으로 공유되었던 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업체나 지역 재난방지 주체들은 거의 아무 대비나, 상황관리 활동 전개에 실패했다. 그 이유는 뭘까?

    생산 시설에서의 사고 발생의 경우 제1차적 위기관리 주체는 해당 기업이 되겠다. 해당 기업은 일반적으로 ‘사고 예방 및 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사고방지 교육 등을 실시하고 일부는 사고 시 상황관리 연습 또한 실시하는 게 정상이다.

    그 다음 2차 위기관리 주체는 해당 기업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위기나, 이번 사고와 같이 상당 수준 위해성이 있는 사고의 경우 위기관리 리더십을 쥐게 되는 주체다. 일반적으로 소방서, 지역정부, 관련안전기관, 경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평소에도 법으로 규정된 안전 설비나 대비수준을 점검하고 계도하는 역할을 하곤 한다.

    마지막 3차 위기관리주체는 중앙정부다. 더 세부적으로 재난방재청이나 사고 관련 감독 정부 부처들이 되겠다. 이번 불산 가스 사고에서는 환경부가 주로 그 역할에 해당했었다. 해당 사고가 국가재난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까지 확산이 되면 이는 국가위기관리 매뉴얼 체계하에 들어가 전정부적인 지원이나 개입이 시작된다.

    문제는 현재의 위기관리 체계가 위기의 규모와 범위 그리고 발생 이후 시계열적 구조로 위기관리 주체를 편성해 놓았다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위기를 관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통제센터의 역할을 사고 발생 직후부터 릴레이 형식으로 주고 받는다는 데에서 전문성 논란, 책임소재논란 그리고 시간지연의 고질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지역 소규모 공장의 일반 화재사고 경우에 까지, 1차, 2차, 3차 위기관리 주체들이 모여들어 소란을 떨 필요는 없다. 또 평소에도 그렇지만 사공이 많다고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빨리 나간다는 법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일선에서의 CI(Commander’s Intent), 즉, 지휘관 의도(指揮官意圖)에 의지할 수 있도록 일선 위기관리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 이야기 한다. 일선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장 빨리 대응 할 수 있는 그룹이므로 이들의 경험과 감각에 의지하는 것이 성공적 위기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불산 가스 누출 사고 시 이러한 CI(지휘관 의도)에 의지하는 위기관리 체계는 또 다른 문제들을 초래했다. 1차와 2차 위기관리주체인 일선 재난관리 기관들의 지휘관들이 각자 다른 판정을 내리고, 잘못된 전문성을 기반으로 나름대로 각기 상황관리 활동을 벌여 불산 가스의 확산과 주민들의 피해를 더 악화 시키는 문제가 발생했다.

    사고 시 가장 훌륭한 위기관리 통제센터는 상황 지역 인근에 세워지는 형식이어야 한다. 현장에서 1차와 2차 위기관리 주체들이 하나의 통합된 위기관리 통제센터를 만들어 각자의 전문성과 대응 활동들을 협업 형식을 통해 실행에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한 주체가 위기통제센터의 협업과정을 리드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일선에서의 대부분의 협업 실패는 이런 리더십 부재가 주된 이유가 된다.

    서로 통제를 주거나 받지 않는 이질적 전문그룹들이 단시간에 모여 하나의 리더십 하에 편제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상적 개념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사고 관리를 위해 추대된 위기통제센터의 리더가 협의 지시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은 궁극적으로는 해당 협업주체들이 각자 져야 한다는 한계들도 있다. 예산에 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많은 정부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위기통제센터는 여러 기관들이 장시간 협의를 거치고, 최고위층의 인가를 받아 세워질 수 밖에 없고, 이런 과정에 물리적 시간 소요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한계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전문적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전담기관이 평소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관의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지역적으로도 파견 또는 배치되어 있어야 한다. 사건이나 사고, 위기 발생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위기관리 전담기관 전문가들이 파견되는 형식이다. 해당 위기의 특수성에 따라 적절한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전문가가 1차와 2차 위기관리 주체들의 협업과 통합적 의사결정을 리드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소방관들의 일선 CI(지휘관 의도)에만 주로 의지해서는 이번과 같은 특수하고 복합적인 위기에는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어 보인다. 일부에서는 소방방재기능에 좀더 전문성을 심어주자 하는데 이런 아이디어를 국가와 지역 차원의 위기관리 전담조직 아이디어와 결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그보다 더 중요한 위기관리 통제센터의 기능은 지역주민이 스스로 해야 한다고 본다. 지역주민이 자신의 삶과 터전인 지역의 안전에 더욱 더 경각심을 가지고 지역 소재 기업들과 기관, 더 나아가 지역정부와 중앙정부에 대비책 마련을 상시 요구해야 한다. 지역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지역주민들이 위기발생 이전에 위기관리 통제센터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 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 모든 기업 위기 속에는 ‘사람’이 있다.

    기업의 모든 위기 속에는 항상 ‘사람’이 존재한다. 만약 관련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은 기업 위기로 정의되기 힘들다. 위기 속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해당 상황이 별반 부정적인 임팩트를 가지지 못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업 위기관리에 신중하고 정교한 대비를 하는 기업에게는 이 ‘사람’에 대한 평소 관심과 철학 그리고 분석업무가 존재한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상황에 몰두하는 기업들과는 달리 그 상황을 둘러쌓고 연계되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둔다.

    예를 들어 아파트 집에 화재가 났다고 치자.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세 아들딸들이 무사히 빠져 나왔지만 집에 붙은 불은 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그려보자. 이 상황 속에도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인가?

    • 불 붙은 집의 가족들이 사람들이다.
    • 그리고 그 불을 끄러 달려오는 소방관들도 사람들이다.
    • 아파트 옆집과 윗집 그리고 아랫집들에 사는 주민들도 사람들이다.
    •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는 관리인들도 사람이다.
    • 그 불 구경을 하고 있는 구경꾼들도 사람들이다.
    • 그 현장에는 없어도 집에 불이 난 가족들의 친인척 그리고 친구 지인들도 사람들이다.
    • 그 주택의 보험을 책임지고 있는 보험회사 직원도 사람이다.

    하나의 ‘주택 화재’라는 상황에 여러 사람들이 연계되어 있다. 준비된 기업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오직 ‘불(상황)’에만 관리를 집중하지는 않는다. 그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하기 마련이다.

    • 소방관들은 “이 집 주인이 누구입니까? 왜 이 화재가 발생했습니까? 어떤 종류의 불입니까? 피해 상황은? 집안에 아무도 없는 겁니까?” 묻게 마련이다.
    • 주변 집들의 주민들은 “우리 집까지 불이 옮겨 붙으면 큰일인데? 왜 이런 화재가 났지? 그 집 주인은 어디 있어? 정말 화가 나네…”하는 감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기 마련이다.
    • 아파트 관리인들도 구경꾼들도 수 없이 많은 질문들과 나름대로의 이야기들을 나누게 마련이다. “가족들이 저 안에 있다던 데요? 아녜요, 다 나와서 무사하데요. 집안 가재도구는 어떡해? 철수 집은 이제 망했네. 보험은 들어 놓았다나? 이제 이사 가겠구나…”
    • 그 밖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상황에 대해 각자의 생각들과 궁금증 그리고 주장들을 펼치게 마련이다.

    준비된 기업들은 하나의 상황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과 하나 하나 커뮤니케이션 한다.

    • “저희는 무사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 “불이 갑자기 벽에서 불꽃이 튀어서 났습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누전인 것 같아요”
    • “불은 곧 꺼진답니다. 소방관들이 와서 거의 다 끄고 있어요”
    • “가재도구는 문제인데…보험을 여러 개 들어 놓아서 아마 곧 해결이 될 겁니다”
    • “옆집 피해도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해 드릴께요. 죄송합니다”
    • “여보, 철수야, 영희야, 순희야…우린 괜찮다. 다 잘될 거야. 아빠만 믿어!”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은 그 상황에만 몰두하고 주변 사람들을 볼 여력이 없다. 여러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면서도 자기 설움에만 바쁘다. 당황스럽기만 하고 말문이 막혀 아무 이야기도 못하고 숨어만 있게 된다.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이미 불은 꺼졌지만, 주변 사람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고, 동네 방내 온갖 루머들은 이미 진실이 되어 버렸다. 친인척들과 지인들은 TV뉴스에서 그 장면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면서 생사 확인 전화들을 여기저기 해 댄다. 자기 가족식구들 조차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시름거리기 시작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을 놓친 뒤의 일이다.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는 기업은 위기 속에서 사람을 본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위기에 대해 대화한다. 이를 위해 그 ‘사람들’을 공부하고, 그들과 대화하는 법을 익힌다. 그들이 듣기 원하는 내용들을 그들이 기대하는 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위기 속 사람을 보자. 전국에 불을 꺼버리면서도 침묵하고, 살아 있지 않은 전기와 숫자만 바라보는 ‘상황관리’에만 몰두하는 위기관리 1.0적인 시각에서 좀 더 진화하자. 그래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자.

  • 국방부의 심리전 : 무엇을 위해 왜 이럴까?

    국방부는 24일 오후 6시부터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자유의 소리’라고 불리는 이 방송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대한민국의 발전상 ▲남북한 체제비교 ▲음악 등 사전에 녹음된 내용으로 1회 4시간 분량으로 진행된다.

    (중략)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3월26일 침몰한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했고 46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내용도 북한 주민과 군인들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심리전의 정의를 보자.

    심리전(心理戰)은 물리적 전쟁과 병행하여 혹은 물리적 전투를 기다리지 않고 특정한 집단의 의식에 작용하여 그 전투 의사를 감퇴·박탈 또는 조작하는 전쟁 형태이다. 신경전 혹은 선전전이라고도 한다. 라디오·신문·삐라 기타의 전달 수단의 조작에 의하여 적국 또는 제3국에 대해 선전을 행하고 위신을 확립하거나 국제 정치 상 우위의 지위를 확보하거나 하여 상대의 전의를 감쇄시킬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적인 사상 통제 등은 논리적으로는 구별되나 적의 역선전에 대해 대항 처리의 기능을 수행하는 한에 있어서는 심리 전쟁의 중요한 한 측면이다. [위키백과]

    심리전의 핵심은 ‘적군의 전투 의사를 감퇴, 박탈 또는 조작’하는 데에 있다. 상대의 전의를 감쇄시킬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심리전의 메시지는 이러한 목적과 취지에 부합해야만 정상이다.

    오늘 국방부 관계자의 언급은 그 관계자 스스로의 애드립인지, 기자의 오보인지 모르겠지만..그 자체로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무심하게 지나가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적군의 승전보를 적군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그들의 ‘전투 의사를 생성 및 고무’하는 것이 어떻게 우리를 위한 국방부의 심리전인가? 국방부는 커뮤니케이션 타겟과 메시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수십 년간 심리전을 진행했던 국방부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이런 메시지가 가능하다 생각하고 이렇게 언급하는 것이 ‘정상’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일부 반정부 인사들에게 그 취지와 목적을 의심받는 게 아닐까? 왜 이래야만 할까? 진정 스스로 정상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나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이 너무 민감하게 해석을 한다고 폄하하나?

  • No Finger Pointing!

    앞서 정부는 6일 사고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발생한 민간인 6명 실종 사태가 `북한지역으로부터의 예측치 못한 수량유입 증대에 기인한 것’이라는 1차 판단을 내렸다. [연합뉴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에 있어 ‘Finger Pointing 하지 말라’는 조언이 있는데, 남 탓을 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그냥 지나치려 하면 항상 타겟 오디언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기업들의 경우 경쟁사를 탓하거나 정부나 시장규제기관 등을 탓해 위기상황의 확전을 초래하는 결과들이 종종 있다. 자신들이 빠져나가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보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많다.

    이 번 임진강 사태에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통보 없는 댐 방출이 근본 원인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대응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더 큰 문제가 아닌가 한다. 북한과 남한과의 관계는 아직까지 협조차원의 구도라기 보다는 대립차원의 구도이기 때문에 이상적인 구도를 기반으로 대응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불합리 하다 본다.

    북 한이 갑작스럽게 댐 방출을 했다 하더라도, 해당 지역에는 연천군이 있었고, 지역의 군대가 있었고, 수자원공사가 있었고, 지역주민들이 있었고, 심지어 발생 이후에는 경찰과 소방당국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조기경보 시스템들은 하나도 작동되지 않았고, 이해관계자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도 없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 아닌가?

    앞으로 북한의 댐 방출만 없으면 이런 대응 체제만으로도 홍수나 소나기에 충분한 대비가 가능할까?

    만약 북한의 댐 방출 직후 우리의 모든 조기경보시스템과 대피시스템이 100% 작용했는데도 사상자가 날 정도로 북한의 댐 방출량이 규모를 넘어갔다면 물론 문제는 틀리다. 그러면 그건 수공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는데 남 탓마저 하니 더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