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소비자 불만

  • 다시 기억하자, PREP!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예전에 언론 인터뷰시의 답변 방법 중 하나로 간단하게 PREP 기법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늘은 이 PREP 기법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PREP은 Point, Reason, Example, Point의 줄임 말이다. 여기서 Point란 ‘핵심 메시지’를 지칭한다. Reason은 앞서서 언급한 핵심 메시지를 주장하는 ‘이유’가 되겠다. Example은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 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기자가 물어온 질문에 대해 답하는 순서를 알려주는 것이다.

    바로 이전에 설명했었던 답변 6단계와 다른 점이라고 하면, 앞서서의 6단계는 ‘재앙이나 사건 등과 관련한 다분히 공격적이고 부정적 질문’에 대한 답변 구성이며, 이번 PREP 기법은 ‘확인이 필요한 논란에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가지 답변 구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먼저 말한다’는 원칙은 동일하다. 그러나 PREP에서는 맨 앞에 말한 핵심 메시지를 뒷부분에서 다시 한번 언급해서 강조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미디어 트레이너들은 ‘홈 베이스를 다시 한번 밟는다’는 비유를 쓰기도 한다.

    PREP 기법을 익힌 답변자가 진행 한 다음의 질의 응답을 예로 살펴보자.

    <사례 1>

    기자: 업계에서는 귀사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부 투자전문가들에 의하면 미국의 본사가 귀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루머도 있습니다. 정말 사내에 그런 움직임이 있습니까?

    PREP답변:

    (P)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한 루머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습니다.
    (R) 우리 OO Korea는 현재 우리나라 전체 OO 시장점유율 45%를 점유하고 있으며, 본사의 전세계 지사들 가운데 상위 5위 내에 들만큼 큰 매출규모를 가지고 있어 본사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E) 예를 들자면 OO Korea의 대표적 브랜드인 △△△만 보아도 OO가 보유하고 있는 전세계 200여 개 브랜드들 중 단일 브랜드 매출로는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P) 따라서 그러한 루머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사례 2>

    기자: 최근 소비자원의 발표를 보면 귀사의 소비자 불만 사례 접수 건수가 경쟁사에 비해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귀사 제품의 소비자 불만이 많은 건지요?

    PREP답변:

    (P) 우선 저희 소비자들께 어떠한 유형이라도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소비자원의 해당 발표에는 몇 가지 기준상 오류가 있으므로, 저희 소비자들의 불만이 경쟁사 대비 과도 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R) 소비자원의 조사는 단순 소비자 불만 접수 사례 수를 기준으로 했는데, 비교 대상이 된 경쟁사 제품들의 판매량의 경우 저희 회사 제품 판매량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아, 소비자 불만 제시 건수만으로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E) 예를 들자면 가장 저희 회사 OOO 제품의 경우 지난 1980년 출시 이후 총 판매된 제품수만 총 500만여 개 이상으로 2005년 출시된 경쟁사 제품 판매량의 100배 이상입니다. 반면 동일 제품들간 소비자 불만 사례 건수의 차이는 채 2배가 되지 않습니다.
    (P) 소비자원의 발표는 이러한 기준상 오류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경쟁사보다 과도하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비자 만족을 우선하는 저희 회사에서는 모든 소비자 불만 사례들을 신중하게 분석하고, 개선 노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답변에서 한층 정리된 느낌이 든다. 많이 준비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항상 언론에게 어떠한 주장을 할 때는 그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가정이나 추측 또는 허풍 등은 경계해야 한다.

    특히 Reason이나 Example을 제시할 때는 객관적이고 실증적 정보들을 가려내 준비해야 한다. 제시하는 수치 등 모든 ‘숫자’들은 정확해야 한다. 글이 아니라 말이기 때문에 너무 길고 자세한 숫자들은 효력을 반감시키는 경우가 많다. “우리회사의 매출은 1조 4천 321억 원으로 본사의 글로벌 매출인 5조 7천 654억의 24.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 보다는 “우리회사의 매출은 본사 글로벌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로 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고 효력이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할 때 일부 CEO분들께서 이 PREP 기법에 대해 질문하시는 것 중 하나는 맨 앞Point와 뒷부분의 Point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 가다. 답은 간단하다. 동일해야 한다. 그러나 표현적인 측면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은 권장된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 너무 기법의 원칙에 얽매여 자연스러움을 잃는 우(愚)는 범하지는 말자.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3월 03일 14:42:26 / 수정 : 2008년 03월 03일 14:43:15

  • 준비된 기업 – National Semiconductor Corp. (1999)

    준비된 기업 – National Semiconductor Corp.

    위기관리를 계속 다루다 보니 꼭 세기말에 종말론을 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세기말이라는 시기성과는 상관없이 우리의 Job으로서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은 계속 고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으로 미국이라는 나라는 사업하기 골치 아픈 나라입니다. 집앞에 눈이 왔을때 집주인이 잽싸게 나가 몽땅 쓸어버리지 않으면, 그 눈위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노파나 어린이의 치료비를 전액 물어주어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맥도널드에서 뜨거운 커피를 손에다 쏟아 손을 데인 노파의 소송건은 유명합니다. 커피가 지나치게 뜨겁고, 그것에 대한 경고표시가 없었다!- 당연히 회사는 모든 걸 변상해야 합니다. 업소안의 미끄러운 바닥, 길가에 열려져 있는 지하실 통로, 언제 떨어질찌 모르는 간판, 환경단체들은 사사건건 감시를 하지요, 엄마들은 엄마들 데로 광고가 어떻다, 제품이 어떻다, 서비스가 어떻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 (제 성격)으로는 성질이 나서 사업 못한다는 소리가 나올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러한 소비자/시민들의 투쟁의 결과로 오늘의 미국 기업들이 Customer Satisfaction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추앙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시민들도 점점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환경의 서구화는 곧 이룩되리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알고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기에 대한 의식은 일단 막고보면 사그라드는 “냄비”근성을 적절히 이용하는 스타일이 많습니다. 몇몇 경영주분들은 “뭐~ 시간이 약이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폐수를 흘려 내보내는 기업의 제품을 사지말자는 전국민적인 소비자 운동이 일어난적이 몇번이나 있었습니까. 폐수를 흘려보내고 몇백만원 벌금물면, 조금 쉬었다가 몰래 다시 내보내고.. 뭐 이런 계산으로 주판을 튕기시는 기업주들께서는 비싼 폐수처리 시설 운영 비용을 들이는 것 보다, 지금의 불법적인 방식이 더 Cost Effective하다고 생각하시는게 당연한거지요. 만약 폐수 사건이 벌어졌다해서 전국적인 불매 운동으로 한 분기 장사정도를 망쳐버린다면 그거야 계산이 안맞는 장사라고 생각하는게 또 당연하겠지요.

    Cost Effective라는 말이 나왔으니 기억이 나는데, 한 기업의 위기관리 방식(?)을 사례로 들어봅니다. 그 기업은 농업관련 제품을 취급했습니다. 근데 이게 매년 문제가 종종 나는겁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각 농촌의 마을 주민들이 솥단지를 걸어 놓고 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곤 한다 더군요. 깊이 있는 방식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얼핏하는 얘기를 들으니 윗분들이 농민 대표들과 담판- 모종의 정치적(?) 결판-을 짐으로서 그 위기아닌 위기를 넘긴다고 하더군요. 또 관련된 미디어에는 또 다른 모종의 결판(?)을 치루고 굳히기에 들어간답니다. Cost Effective하고 Prodctive하며, Efficient한 멋진 경영방식이지요??

    제가 보기에는 이러한 종류의 프로세스를 전적으로 행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에 또 기존의 홍보 인력들과 적절하게 반반씩 유사 업무분담을 하며, 안팍으로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기업도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좋습니다. 그것이 기업에 도움이 된다면 한국적 홍보의 변형으로 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면피용 대책은 앞으로 몇년안에 그 면역성이나 효과성을 기대하지 못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만약 그때까지 그런 종류의 방식이 통하는 기업환경이나 미디어/사회 환경이라면 암담하기 그지없는 국가운명이지요…

    담대하고, 튼튼하며, 남성스러운 한국의 기업상에 비해, 위기에 불안해하고, 약해보이며, 꼼꼼해서 여자같은 미국의 한 기업 – National Semiconductor Corp.의 사례를 구경해 보십시요. 일어날찌 어떨찌도 모르는 내일의 위기에 불안해 하며 그에 대비하는 쪼잔한 기업의 전형입니다. 간이 작은…

    비교해보시지요..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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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UNICATING DURING A CRISIS

    Organization: National Semiconductor Corp.

    Agency: Ogilvy Adams & Rinehart

    In 1994, National Semiconductor Corporation (NSC) a major semiconductor manufacturer with nine fabrication and test/assembly facilities worldwide (U.S., Europe and Asia), realized that the company was vulnerable because it did not have a method for communicating with internal or external stakeholders during crisis situations. Communications during a crisis were being handled ad-hoc, if at all, by company representatives that had little or no communications expertise. Company management had first-hand experience with the ramifications to both local and corporate reputation should misinformation or misperceptions be circulated during or after a crisis, and wanted to minimize the potential for reoccurrence.

    Objectives

    The company needed standard worldwide crisis communications procedures to ensure quick and effective communications with internal and external stakeholders during a crisis situation. The program had to meet corporate’s need for involvement and oversight while considering each facility’s desire for independence. It also had to address and overcome the concern of facility management that corporate participation meant a slower response and information sharing would result in criticism.

    The procedures also had to work in different cultural settings and overcome the additional challenge that most sites did not employ communications professionals. Each local crisis communications team would consist of the plant manager, human resources and the environmental, health and safety departments, as well as the site communicator, where available.

    Execution

    Research: Initially, we reviewed the company’s emergency response procedures to understand how the company physically responded to crisis situations. We then conducted an in-depth vulnerabilities assessment to discover the range of potential crisis situations the company could face. The assessment included interviews with managers, environmental, health and safety professionals, security staff and human resources personnel on both the corporate and facility levels. We also performed a thorough review of internal environmental, health and safety audits as well as an extensive analysis of external perceptions held by activist groups, community groups, the media and legislative/regulatory representatives .

    Program Development: Over the next nine months, we developed and tested crisis communications procedures that could be enacted within 10-minutes of crisis discovery.

    The procedures ensure corporate or public relations agency participation during emergencies and situations that could develop into a crisis. A worldwide network of local public relations contacts has been established and is prepared to assist with strategy, message development, employee communications and external audience outreach, if necessary. The program is managed by the OA&R worldwide crisis communications coordinator, who is reachable 24 a day via a voice-mail beeper system, and is responsible for coordinating activities, providing strategic guidance and ensuring that both National and the local public relations contact are kept informed.

    Materials: The crisis communications materials, which were designed in accordance with NSC’s style guidelines, include both an in-depth reference manual and a “carry kit” to be used during a crisis. Most of the materials, including the actual binders, are made from recycled stock and use soy-based inks to reflect NSC’s sensitivity to the environment (many of the company’s potential emergencies are environmental in nature).

    The manual describes the need for and benefits of the program, outlines different types of crisis situations, lists steps that should be taken to prepare for a crisis, details each team member’s responsibilities, gives specific instructions for communicating with employees and the media, describes how to use the logs and checklists and includes corporate, OA&R and local public relations contacts for each facility.

    The carry kit is a smaller version of the manual that includes only essential materials such as the communications contact flow chart, the interim statement and press release format, crisis communications team names and phone numbers, responsibilities for the individual team member as well as all team members (in the event one team member must take over the responsibilities of someone who is not available), a summary of communications instructions, multiple copies of each log and checklist, and a pad and pen for making notes.

    Implementation: Once the procedures were finalized, team members for each site were chosen and crisis communications training sessions were held at each site. The sessions included both a tutorial portion, where the materials were presented and explained, and a crisis scenario drill, where the procedures and communications techniques were practiced.

    The procedures are now reinforced bi-annually through crisis drills via telephone, in conjunction with emergency response drills.

    Results

    More than one hundred team members have been trained and are prepared to communicate effectively during a crisis at a NSC facility. Since implementation of the program, four crisis situations have arisen at NSC facilities worldwide. Two received press coverage, all favorable, with quotes from designated spokespeople and reference to the company’s trained and efficient emergency response personnel. The other two were addressed internally, requiring only employee communications.

  • 2000년 11월 비지니스석, 베르사체, 딸의 문자 메시지 (투어끝)

    토요타의 일본 프레스 투어 마지막날. 아침에 눈을 뜨자 우선 마음이 바쁘다. 기자들은 모두 살아 있는지 궁금하다. 후닥닥 정장과 짐을 챙겨서 호텔 로비로 향한다. 아침마다 전체 룸 26개에 모닝콜을 하는 것도 오늘이 끝이다. 아침 11시경에 토요타시티 인근의 나고야 공항에서 서울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기자들 모두 살아있다. 그간 잘먹어서인지 모두 뿌하다. 서로 서로 친해진 선수들도 있는듯하다. 어떤 PR담당자들은 프레스 투어 다녀와서 아예 모임하나를 만들었단다. PR이란게…참.

    기자들이 아침밥을 먹고 다시 모였다. 얼핏 보니 뭐 쇼핑 같은 좀 한 선수들이 없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는 게 그들의 푸념이다. 괜히 불쌍해 보인다.

    버스를 타고 나고야 공항으로 이동. 수속을 밟는다. 나 혼자 밟는다. 26명의 여권과 비행기표 등을 들고 나고야 공항을 무던히도 뛰어다녔다. 26명의 짐만 40여개 모두 보내구 좌석배정을 받는다.

    마지막 문제. 한국에서부터 한국토요타 손창규 부장이 “나고야에서 오는 비행기는 작아서 비지니스석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 때 식은땀이 흘렀다. 내가 “그럼 모두 일반석으로 가죠 뭐,.”

    손 부장 “아니, 그러지 말고 메이저는 비지니스, 마이너는 일반석으로 하지?” …심난하고 황당하다. 나중에 칼맞는 사람은 누군가?

    아무리 우겨도 토요타의 고집을 꺽을 수는 없다.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럼….우리 출입기자는 메이저 마이너를 막론하고 비지니스로 가고, 우리 출입이 아니라 이번 투어만 따라온 기자들은 일반으로 가자. OK. 근데 그래도 비지니스석이 모자른다. 기자들이 많기는 많다. 그럼….월간지 선수들을 일반석으로 빼면? 딱된다. 월간지들에게 미안하다.

    손부장이 다녀와서 밥한끼 대접하잔다. 식언인줄 알지만 알겠다고 했다.

    지금이 그 죽음의 순간이 된 것이다. 비행기표를 나누어 주고 멀리 비켜나 있었다. 기자들은 자기네들끼리 떠들며 출국수속을 밟는다. 모두 탑승대기구역으로 들어간다. 따라갔다. 한국토요타 손부장은 어디 잇을까? 저기 멀리 면세점에서 꼬냑을 산다. 술도 잘 안드시는 분이 분명 남꺼다. 그 옆에 붙어 서 있으면서 너스레를 떤다.

    아니나 다를까. 비출입기자로 고참급인 모경제지 기자가 나에게 다가온다. 등을 툭툭. 따라오란다. 이거 중학교때 골목에서 듣던 말 같다. 따라갔다. 거대한 유리창 사이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이 보인다.

    함께 정국구상을 하는 대통령 부부처럼 창을 보고 섰다. 그 기자왈 “이게 뭐야. 이런식으로 하면 안되지. 누가 이렇게 시키데?” …나왈 “아이구, X기자님, 저희가 뭐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것이 아니고요…정말 죄송합니다. 마음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게 전부였다. 뭐 토킹 포인트가 없다. 진땀.

    그 기자왈 “이번 여행 다 좋았는데 이것때문에 꽝이야. 씨…이렇게 하려면 토요타한테 아예 하지 말라고 그래. 알았어?” 한다. 나는 “정말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어쩌랴.

    그 기자가 자리를 떠나고 나는 멀리 비행기 하나를 바라본다. 야…자유롭기도 해라. 부럽다.

    손부장은 그 모습을 힐끗 보았나 보다. 나에게 나중에 다가와 묻는다. “뭐래?” 나 한숨쉬면서 (그러나 얼굴은 웃는다) “뭐….컴플레인이죠..” 손부장… “뭐…나중에 밥산다고 해”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 이래서 대행사를 쓰는가 보다. 기자들이 아프리카 난민인가? 밥사면 웃나?

    나는 얼른 마음을 가다듬는다. 면세점을 돌면서 기웃거린다. 뭐 사고픈 것도 없다. 애라 죠니워커 블루 하나 샀다. 오늘 집에가서 다 마실련다. 후후…

    비행기에 오른다. 일반석에 한국토요타 사람들과 나 그리고 낙오한 기자들이 앞열에 쭉 앉았다. 이건 바늘방석이다. 토요타사람들은 웃소 떠드는데 나만 바늘위에 앉았다. 내옆은 전문 월간지 여기자가 앉았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녀도 아무런 표정이 없다. 나를 배려하는 듯하지만..기분 나쁨에는 틀림없다.

    비행도중 면세품 쇼핑 카트가 돈다. 그 여기자에게 베르사체 립스틱 하나를 사서 선물했다. 애도 하나 있는 아줌마라선지 상당히 좋아한다. 나는 하나의 면피로 립스틱을 제물로 바쳤다. 화기애애하게 동반 비행을 마쳤다.

    김포공항. 모두 다 살아서 돌아 왔다. 피곤한 기자들이 밖에서 한국토요타 사람들이 다 나오기를 기다린다. 다 공항 로비에 모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악수를 교차한 후 해산했다. 모든 기자들이 다 돌아가는 것을 보고 손창규 부장에게 보고..”전원 이상 없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손부장 왈 “으 그래 수고했어. 내일 보자. 보고서 쓰고.”…………….간다.

    “보고서…” 참고로 한국토요타는 보고서 회사다. 한국회사들 보고서 많다지만 토요타 보고서에 대면 우습다. 하루에 6-7건의 보고서를 동시다발적으로 작성한적도 있다. 그 보고서에는 반성문도 있다. (나중에 자세히 설명할 꺼다)

    암튼…3박 4일간의 전쟁이 끝났다. 공항 앞에서 택시를 탄다. 아이를 위한 일본과자 8상자, 아내를 위한 립스틱 세트, 나를 위한 죠니워커 블루…그리고 일본의 호텔들에서 그냥 가져온 호텔로고가 밖힌 순면 “유가타”가 전리품이다.

    한국에 돌아와 다시 켜본 휴대폰에는 “아빠, 일본에서 잘 돌아오셔서 기뻐요.”하는 문자 메시지가 뜬다. 딸은 이래서 좋다.

    회사로 돌아가 기사확인을 하고 싶지만 참는다. 오늘 하루는 나를 위해 쉬자. 집으로 향한다. 이제 끝이다. 작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