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핵심 메시지

  • 예상질의응답팩은 대체 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로 사과 기자회견을 준비할 때 홍보팀이 기자들이 질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질문에 하나 하나 답변을 달아 ‘예상질의응답팩’이라는 걸 만들어 왔습니다. 대표인 제가 보기에는 실제로 그런 질문을 기자들이 할 것 같지 않습니다. 나오지 않을 질문을 준비한다? 좀 이상한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예상질의응답팩의 목적과 효과 등에 대하여 아주 중요한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기본적으로 예상질의응답팩의 개발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앞둔 모든 경우 필수적 업무입니다. 준비 없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안전 로프 없이 번지를 뛰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예상질의응답팩은 그런 생명줄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상질의응답팩은 아무렇게나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홍보실이 여러 루트와 분석을 통해 기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논점들을 정리합니다. 그 논점간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그 순서에 따라 관련 부서들과 함께 질문과 답변을 꼼꼼하게 정리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에서 답변을 종합하고 편집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회사의 핵심 메시지라는 것도 도출됩니다.

    많은 기업 홍보실무자들이 이 과정을 반대로 진행해 업무를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핵심메시지를 만들어 놓고, 그에 따라 질문에 답을 끼워 넣는 것이지요. 하지만, 먼저 우선순위에 따른 질문에 하나 하나 답을 달아 정리해 보고, 그 중 중요하고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답변들을 추출해 모으면 그게 바로 핵심메시지가 됩니다. 업무가 훨씬 빠르고 쉽게 되지요.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왜 기자들이 물어보지 않을 질문에도 답을 만드는 수고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예상질의응답팩을 만드는 그 과정은 홍보실만의 업무 과정이 아닙니다. 발생한 이슈에 관련된 모든 부서들이 예상되는 질문에 대하여 답을 함께 고민하고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플랜은 아무것도 아니고, 플래닝이 전부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듯 그 고민과 합의의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해당 이슈에 대한 회사(모든 부서 구성원)의 핵심 포지션과 메시지들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위에서 메시지를 정해서 아래로 공유하는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구성원들이 훨씬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내부의 메시지를 만들게 되니까요.

    결국 예상질의응답팩은 외부를 넘어 내부 커뮤니케이션 목적 또한 상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정 이슈가 갑작스럽게 발생했을 때, 회사 내부 관련 부서들은 각기 다른 생각과 판단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 공통의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금 해 할 것입니다. 거래처나 각종 이해관계자, 파트너, 고객들에게 어떻게 이 상황과 회사의 노력을 설명해야 할지도 잘 정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를 이슈발생 시 혼돈(chaos) 단계라고 부릅니다. 예상질의응답팩은 그런 혼동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정렬시키는 아주 좋은 도구입니다.

    기자들이 그러한 여러가지 질문을 실제로는 묻지 않을 가능성이 높더라도, 그런 모든 질문에 회사가 준비된 답변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혼돈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모두 공유하는 것이지요. 최악의 질문에도 준비되어 있고, 기자들의 어떤 시각에도 대응 가능하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위기관리는 그런 준비 자체를 의미합니다.

    관련 개념 · 예상질의응답팩이란 무엇인가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전략적인 타운홀 미팅을 위한 조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수년간 기업 고위 임원들과 이슈관리 워크샵을 할 때 가장 많은 공통 질문은 ‘타운홀 미팅’과 관련한 것이다.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되어버린 ‘타운홀 미팅’에 관련된 고위임원들의 계속된 불안함과 고민을 반영하는 듯하다.

    사실 대부분의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그렇듯, 내부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도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그때 그때 해답을 찾아 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 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의 고위임원들이 ‘타운홀 미팅’에 대해 질문하는 공통 주제들을 정리해 본다. 그와 관련하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이 조언하는 해답을 참고하면 좋겠다. 어떤 질문들이 있을까?
    준비하고 연습하면 자연스럽지 않던데?


    상당히 높은 빈도로 제기되는 질문이다. 준비와 연습이 선행되면 실행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선입견이 질문의 기반이다. 얼핏 들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주장이지만, 실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많은 기업 고위 임원들은 준비와 연습을 한다. 단, 그 준비와 연습이 어떤 형태와 분야에 대한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일부 기업에서는 대표가 타운홀 미팅을 할 때 입을 복장,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을 준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한다. 연습부분에서도 대표께서 연출하셔야 할 손짓과 눈동자 방향 그리고 보이스의 톤에 주로 집중하기도 한다. 반복적인 준비와 연습을 통해 마치 TV 아나운서나 예능 진행자 같은 전문적인 느낌을 주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된 대표께서는 두껍게 한 얼굴화장과 미끈거리는 립 그로즈로 표정이 굳는다. 평소에 즐겨 입지 않는 복장 때문에 자꾸 전신을 거울에 비춰보며 어색 해 한다. 아무리 발성 연습을 하고 손짓을 반복해 보아도 뻣뻣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경험 때문에 고위 임원들께서는 준비와 연습이 오히려 타운홀 실행을 부자연스럽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듯하다. 하지만, 결론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준비와 연습만이 실행을 자연스럽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준비와 연습을 하지 않았을 때 더욱 부자연스러워지고, 문제발생의 가능성은 극대화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과 같은 준비와 연습을 주제를 바꾸는 것이 해법이다. 주된 준비와 연습 주제는 대표가 전달할 ‘메시지’다. 메시지에 대한 연구와 고민에 절반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보자.


    우리를 웃고 울리는 인기 드라마들의 경우에도 모든 장면과 대사, 표정은 배우와 연출자의 준비와 연습의 결과물이다. 누구도 그것을 보고 부자연스럽고 불편하다는 느낌을 가지지는 않는다. 그들이 프로라서 그렇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한 준비와 연습이 없다면 프로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자. 아마추어인 기업 경영진은 얼마나 더 준비하고 연습해야 할지도.


    답변을 미리 준비하면 알맹이가 없다고 하던데?
    일부 임원께서는 회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위해 직원들에게 질문을 미리 받는 것도 나중에 불만이 되더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직원들이 미리 질문을 회사에 제출하면, 그에 따라 정해진 답을 마련해 오리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후 실제로 대표께서 뻔한 답변을 하시면, 그런 예상이 맞았다면서 불만을 제기한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하는 타운홀 미팅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한다.


    이런 논란에서의 해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존 실행과는 반대로 아무 질문도 예상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질문을 받아 순간적으로 마련된 답변을 내 놓는 것이 해법일 수 있을까? 답변에 있어서도 뻔해 보이기 보다는 무언가 허심탄회 하게 꾸밈이나 숨김없이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해법이 될까? 다 좋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부작용이나 사후 문제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후폭풍이 기존과 같은 직원들의 불만 보다 경미한 것일까?


    여기에서의 해법이라면, 타운홀 미팅을 위한 질문을 받기 보다는, 평소 직원들의 대화를 모니터링하며, 그들의 주된 관심사와 바램을 연구하는 것일 수 있다. 가정에서 자녀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이벤트를 위한 갑작스러운 질문 제출은 당연히 불만이나 불편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평소 제대로 자녀를 관찰해 왔고, 그들의 관심사를 이해하고 있었다면, 예상되는 질문에도 익숙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렇다면 뻔한 답변에 대한 해법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답변에 있어 부차적 표현이나 사례 또는 근거들은 사전에 대표와 그 주변 임원 여럿이 리뷰해 정리하면 되겠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핵심메시지는 항상 좀더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맞다. 답변에 있어 핵심은 무엇이 핵심 메시지인가 하는 것이다. 그 핵심메시지가 어떻게 고안되었고, 얼마만큼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성패가 갈린다. 정성껏 고안된 핵심메시지를 전적으로 지원하는 그 외 내용이라면 어떤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해법이 될 것이다.


    돌발 질문에 어물쩍 넘어가는 것도 지적을 하던데?
    이 질문의 배경도 이해는 간다. 미리 준비된 질문에는 답변을 잘 하시던 대표께서, 돌발적인 질문을 하니까 바로 입을 닫거나,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시는 모습이 직원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어느 정도라도 방지할 수 있는 해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즉문(卽問)에 즉답(卽答)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일단 버리는 것이 좋다. 즉문 중에서도 중요한 핵심메시지와 관련된 주제의 질문이라면, 기존 핵심메시지의 연결선상에서 답변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 외에 대표께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딱히 핵심메시지가 떠오르지 않거나, 연결이 되지 않는 분야의 질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 컨설턴트들은 그 질문을 한번 더 반복 언급하면서, 대표 자신께서 이해하신 내용이 맞는지를 반대로 질문해 보라는 조언을 한다. 그런 이해가 질문자의 질문 내용과 일치한다면, 그에 대한 답변은 다음 타운홀 때 꼭 말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주제의 질문을 받고, 그것을 대표께서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면 충분하다. 그 후 그 질문에 대해 대표께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답을 마련해서 ‘꼭’ 다음번에 답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즉문에 즉답만이 답은 아니다. 이해와 의지의 표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안전하기도 하고.


    직원들의 실시간 피드백과 사후 평가가 신경 쓰이는데?
    이 또한 현실이다. 익명 댓글이 주가 되는 경우라면 그 파장은 더욱 더 크다. 대표께서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을 보며 예의 없는 댓글을 다는 직원들과 댓글로 말싸움을 하게 된 한 고위임원의 이야기도 유명하다. 고위임원을 말단 직원이 부적절한 호칭으로 함부로 댓글에 언급해 설화를 만든 경우도 있으니 이해가 간다.


    여기에서 이런 감정의 발화와 충돌 해소를 위해서는 어떤 해법이 있을까? 우선의 해법은 ‘해소’에 있다기 보다는 ‘방지’ ‘최소화’에 있다고 보아야 하겠다. 타운홀 미팅을 왜 진행하는 가? 왜 우리가 함께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타운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사내의 공감대 정립 노력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일부 직원이라도 왜 우리가 타운홀 미팅이라는 것에 참석해야 하는지, 대표의 이야기를 왜 듣고 있어야 하는지, 그걸 통해 무얼 하자는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회사측에서는 당연하게 직원들도 타운홀 미팅에 대한 목적과 의미를 잘 알고 있겠지 상상만 해서는 곤란하다. 함께 허심탄회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자는 것이니 편하게 참석하라는 지시도 문제가 많은 것이다.


    이런 경우 직원들의 부정적이거나 정련 되지 않는 피드백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여타 직원들은 그런 피드백을 보면서 이내 피로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타운홀 미팅의 무용론이 나오게 될 것이고. 모두에게 외면 받는 그 커뮤니케이션 노력은 부정적인 기억의 해프닝으로 사라질 것이다.


    다른 기업들은 어때요?
    신경 쓰이고 고민할거리가 많은 타운홀 미팅을 다른 기업들도 자주 하는지 질문하는 경우도 많다. 자주한다면 어떻게 하며 얼마나 자주하는지도 궁금해한다. 일부 고위임원은 타운홀 미팅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진행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하곤 한다. 마음속으로는 가능하다면 타운홀 미팅을 이제 그만했으면 하는 바램도 깔려 있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이 언제부터 인가 구두 커뮤니케이션과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에 주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상매체가 발전하고, 각종 예능과 대담프로가 인기를 끌면서 그런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관심을 두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와 함께 미국 등 글로벌 기업 내부에서 창업자가 직접 나서 프리젠테이션 하고, 질의응답을 해 내는 모습을 보고 그에 대한 부러움이 생긴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했듯,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기업 스스로 적절한 방식과 수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언젠가부터 대표들이 검정 티와 청바지를 입고,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볼에 붙이고 타운홀 미팅 무대에 오르곤 했다. 직원들에게 혜택인 무료 점심과 저녁을 제공한다고 해서 미국의 대형 IT 업체 사내 식당을 벤치마킹해 자사에 구현하기도 했다. 자유롭게 재택을 기본으로 하는 기업도 나타나기도 했고, 자신의 업무 공간을 개인적으로 선택하게 한 기업도 여럿 있었다. 여기에서 핵심은 우리 회사와 직원들에게 그것이 적절하며, 그를 통해 유효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 하는 고민이다. 그런 고민과 논의가 없으면 종종 이전의 노력이 한번의 리츄얼, 이벤트, 깜작쇼, 홍보성 실행으로 남거나 사라져 버리곤 했다는 것을 기억해 보자.


    어느 나라이건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가장 기본은 서면으로 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것이 레터 형식을 가지던, 포스팅 형식을 띄던, 자유로운 방식으로 진행되는 서면, 활자 커뮤니케이션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근간이 된다. 구두와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은 기반이 되는 서면, 활자 커뮤니케이션을 보조하거나 강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고민되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A or B or C라는 개념은 유효하지 않다. 전략적인 기업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은 A and B and C를 지향한다.


    기업별로 기존 타운홀 미팅의 형식과 반응 그리고 효과를 전반적으로 평가해 보고, 그 진행 방식과 횟수, 빈도를 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과 경쟁사들이 타운홀 미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환경에서, 우리만 그 흐름에 역행하면 되겠는가 하는 우려와 현실적 고민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서면, 활자 커뮤니케이션에 근간을 두는 것이 타운홀 커뮤니케이션 압력을 관리할 수 있는 유효한 해법이라는 것은 꼭 기억하자.


    이상의 질문들이 기업 고위 임원들의 대략적인 고민 주제들이다. 사업분야에 몰두하기도 바쁘고 여유가 없는데, 내부 커뮤니케이션 목적 때문에 타운홀 미팅 같은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준비와 연습 그리고 고통을 받는 것에 대한 고민은 이미 흔해 졌다.


    그 누구도 그에 대해 정답을 제시해 주지 않을 뿐더러, 현재 상황에서는 누구도 먼저 타운홀 미팅에 대한 새로운 입장을 개진하지도 않는 환경 때문에 더욱 더 답답함을 느끼는 듯 하다.


    중요한 것은 해답이다. 해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공감대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 준비와 연습의 주제를 바꾸어 실질적 고민과 노력을 기해보는 경험, 생각을 나누고, 바꿔보고, 신뢰를 만들어 가는 성과 등에 좀더 관심을 가져 보자. 그런 관심과 고민 속에서 나름 나름의 해답을 마련해 보자. 그런 노력을 우리 홀로만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도 이해하면서.

  • 전략적 타운홀 미팅을 위한 가이드라인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중국으로 스카웃 되가는 우리 회사 인력 중 진정한1류는 없다” “경쟁사로 인력이 이동한다고 하면, 그것이 오히려 당신들에게는 기회 아닌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 이치다” 이런 이야기는 시니어 임원간의 사적 술자리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 경영진이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에게 전달된 메시지다.

    이런 메시지의 오류는 그대로 참석 직원들에 의해 블라인드에 도배가 된다. 그 뜨거운 평가를 일부 언론에서는 긁어 기사화한다. 다시 그 기사는 여러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국내외로 공유된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 내 조회 내용이나 회의실 담화 내용이 그대로 공유되는 일도 다반사다.

    소통을 위해 진행한다던 타운홀 미팅이 제대로 된 소통은 커녕 불필요한 부정 이슈를 생산하는 것이다. 회사는 힘들어지고, 그 소통을 진행했던 경영진은 곤경에 빠진다, 직원들은 예전에 없던 불만과 황당함을 느끼게 된다. 대체 왜 타운홀 미팅이라는 것을 해 가지고 이런 분란을 만드는 가 하며 타운홀 미팅을 중단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곤 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타운홀 미팅은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준비를 위한 원칙이나 인사이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직원들을 이제는 기자라고 생각하자

    직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만의 개인 미디어를 가지고 생활하는 기자들이다. 언론사에 적을 두고 기사로 월급을 받지는 않는다지만, 직원들은 마음만 먹으면 회사내 어떤 이슈라도 개인 미디어를 통해 공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 내용이 부정적이라면 더욱 더 공개의 의지는 커지게 된다. 기자와 다를 것이 없다.

    가끔 기자와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하게 되면 경영진은 상당한 준비를 한다. 질문을 예상하고, 답변을 정리하고, 그 답변의 파장을 예측하고 점검 검증하는 작업을 거친다. 일부 경영진은 중요한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 사전 실습해 보는 트레이닝을 거치기도 한다. 직원들을 기자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위해서도 엄격한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둘째, 직원들을 이해하자

    경영진이 말로만 이해하고 공감하겠다 해서는 안 된다.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해하는 척하는 것이 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멀리서 직원들을 바라보기 보다 그 안에 들어가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면서 이해하려 해 보자. 그들의 관심과 화두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려 노력해 보자. 회사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직원들이 어떤 스타일의 소통방식을 좋아하는지 또는 싫어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해 보자. 경영진의 생각이나 개념이 그들에게 이질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자.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 집중한 소통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셋째, 그들의 질문을 공부해 보자

    경영진이나 타운홀 미팅을 준비하는 팀에서 만든 예상질문에만 의지하지 말자. 최소한 다른 기업이나 경쟁사의 타운홀 미팅에서는 어떤 주제의 질문이 나왔는지도 살펴보자. 직원들을 사전에 이해해 보려는 노력의 과정에서 들었던 질문도 챙겨보자. 풍부한 예상질문을 하나 하나 꼽아 보면 직원들의 진짜 관심과 생각을 구경할 수 있다.

    다양한 질문들을 정리해 분석해 보면 어떻게 답변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도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여기저기에서 취합한 특정 질문이 중복된다면 그에 대한 우선순위는 당연히 더 높아져야 한다. 답변을 준비함에 있어서도 더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넷째, 질문에서 핵심 메시지를 찾자

    질문을 다양하게 많이 접해보면 그에 적절한 핵심 메시지를 정리하는 것도 보다 쉬워진다. 질문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을 흔히 하는데, 실제로 질문이 좋은 답을 정리하게 해 주는 법이다. 회사 경영진이 하고 싶은 말과 직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 일치되거나 많은 부분 오버랩 된다면 그 보다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회사와 직원간 원하는 메시지가 일부 다르더라도, 가능한 접점을 찾아 핵심 메시지화 하려는 노력은 해 보아야 한다.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기 보다, 같은 부분을 찾아 이야기하는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들여보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좋은 소통 자세가 없다.

    다섯째, 답변을 마련했다면 검증 받자

    소통에 대해 허심탄회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경영진이 아직도 많다. 그러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강조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보면 허심탄회란 비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의미일 뿐이다. 아무 준비나 숨김 없이 마음을 터 놓는 소통은 사실 가족끼리도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어떻게 든 되겠지 해서는 안 된다. 속마음을 이해해 주겠지 상상해서도 안 된다.

    타운홀에 참석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경영진은 자신이 마련한 답변이라 할지라도 다른 주변인이나 전문가들에게 사전 검증을 받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안전하다. 자신이 간과했던 부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해 찾아보고 발견하여 조언해 달라 하는 것이다. 미리 다양한 검증을 마친 메시지는 안전할 수밖에 없다. 소통을 완성시켜주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여섯째, 적절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단 공감하자

    모든 질문에 모든 답변을 마련해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아무리 노력해 준비했어도 예상 못한 질문을 직원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그에 대해 순간적 생각이나 떠오르는 상을 가지고 답변하게 되면 자칫 문제의 답변으로 전이될 수 있다. 타운홀 미팅은 모든 질문에 답을 주려는 목적의 미팅이라기 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따라서, 생각지 못했던 질문이 나오는 경우에는 그 질문을 곰곰이 새기면서 공감하는 자세의 답변으로 가늠하는 것이 좋다. 좀더 생각 해보고 답을 마련해 보겠다고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을 표시하고. 새로운 시각이나 생각거리를 주어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좀 더 좋은 답변이 된다.

    일곱째, 가능한 부정적인 표현이나 감정은 피하자

    직원들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훼손된다면 타운홀 미팅의 실행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해석이나 감정을 일으키지 말자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에게 그들보다 나이 많은 경영진은 항상 불편하고 어렵고 어색한 대상이다. 그런 경영진의 입에서 부정적 표현이나 감정이 쏟아져 나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좋은 이야기만 해도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완전하게 달성하기가 어려운데, 부정적인 이야기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일부 타운홀 미팅에서 실수하는 경영진의 특징은 대부분 화가 나 있다는 것이다. 진짜 분노까지는 아니지만, 특정주제에 대한 이견을 기반으로 일부 직원들의 극단적 의견에 불만을 가졌던 분들이 많다. 타운홀이라는 기회(?)를 통해 직원들의 생각을 바꾸어 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최소한 다른 시각이라도 알려주어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지 말자. 뜻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종종 문제만 만든다.

    여덟째, 도중에 말 실수가 있었다면 현장에서 교정하자

    말을 하다 보면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실수를 나중에 교정하려 하거나, 실수에 아랑곳하지 않으니 발생된다. 경영진이 답변을 하다가 실수했다고 생각되는 표현이나 내용이 있었다면, 바로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올바른 표현이나 내용으로 대체하려 노력해 보자. 사람은 실수에는 때때로 관대하다. 특히 그 실수를 인정하고 교정할 줄 아는 사람은 좋게 보게 된다.

    현장에서 자신이 실수를 깨닫지 못했더라도, 그 실수를 알아채고 이야기해 주는 주변인을 만들어 놓으려 해야 한다. 경영진이 무서워서 함부로 그의 실수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면 문제는 언제든 발생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타운홀 미팅도 성공하기 어려운 기업 문화를 가진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유롭게 실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수용하고 사과하고 교정하는 분위기는 정말 중요하다.

    아홉째, 타운홀 미팅의 목적을 항상 기억하자

    타운홀 미팅이 목적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타운홀 미팅을 통해 소통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소통도 사실 목적은 아니다. 소통은 수단일 뿐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목적을 확실히 정하는 것은 전략을 정하는 첫 단추다. 타운홀 미팅을 통해 회사는 무엇을 얻기 원하는가? 이에 대한 정확하고 적절한 질문이 있어야 한다.

    신임대표로서 첫번째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이라면 신임대표가 자신을 소개하며, 직원들에게 새롭게 강조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고,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비전 있는 답을 해 주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경우라면 대표가 그 변화의 필요성과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직원들이 가진 변화에 대한 관심사를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멋지게 발표하고, 훌륭하게 답 해주고, 직원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 블라인드에 어떤 말이 실릴지 미리 상상해 보자

    기자와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하고 나면 그 결과로 기사화된 제목과 내용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훈련하는 미디어트레이닝에서도 “내일 실릴 신문기사를 예상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라”는 조언을 한다. 기사화되면 좋지 않을 메시지는 아예 입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면 된다. 반대로 기사화하기에 적절한 메시지만 말하자는 것이다.

    타운홀 미팅 후 또는 타운홀 과정에서 나오는 직원들의 반응을 예상해 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직원들이 어떤 반응을 해 주었으면 하는 가에서부터 전략을 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반응을 예상해 답변을 마련하고, 핵심메시지를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만약 블라인드에 실린 직원들의 반응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거나, 상당히 부정적인 것뿐이라면,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직원들의 이상한 사후 반응에 크게 놀랐다면 그 타운홀 미팅은 실패한 것이다. 그 실패 원인을 제대로 살펴 개선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놀라움은 다시 계속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과 모든 환경이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한 두려움을 가진 꾸준한 준비가 성공적인 타운홀 미팅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 준비하면 자연스럽지 않은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준비해서 하고,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나누어야 한다는 조언 잘 들었습니다. 직원들도 기자처럼 대하라는 말도 의미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임원으로서 고민은 그렇게 준비하고 경계하다 보면 자연스럽지가 않다는 겁니다. 직원들과 진짜 소통이 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러 임원들께서 실제 그와 비슷한 고민을 말씀해 주십니다. 임원 개인과 회사를 위해서는 준비해서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전략적인 것이라 생각 하지만, 현장에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다 보면 보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지 않을까 느끼게 되시지요.

    임원께서 가진 그 ‘소통’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은 공감합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임원 자신이 직원들과 허물없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좀 더 가깝게 서로를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시는 것이지요. 그와 반대로 회사측 입장과 원칙에 기반한 준비된 메시지만 반복해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그런 커뮤니케이션에 실질적 소통의 의미가 있겠는가 의문을 품게 되실 겁니다.

    이런 고민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간 소통과 기업 커뮤니케이션적 소통의 의미를 가능한 나누어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 대 개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맥락과 형식은 기업과 직원간 커뮤니케이션의 그것들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기업과 직원간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있어 다양한 아이디어에 기반한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형식이 기업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기반으로 한 것인가 아니면 개인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차용한 것인가에 따라 프로그램의 색깔은 달라지게 됩니다.

    일부에서는 자연스럽고, 친근하고, 즐겁게 소통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런 소통 프로그램은 마치 방송 연예 프로그램이나 유투버의 자유스러운 소통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여기에 출연(?)하는 대표나 임원들께서는 준연예인과 같이 활달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발휘하셔서 화기애애 한 연출을 해 내시곤 합니다.

    그러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따져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메시지 그리고 논리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입니다. 자연스러움, 친근함, 즐거움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돕기 위한 래포(rapport) 형성이 주 목적일 뿐입니다. 절대 기업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의 목적은 될 수 없는 것이지요.

    먼저 기업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목표 그리고 이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핵심 메시지를 구성하십시오. 그 메시지들을 잘 전달하기 위한 논리와 근거들을 풍부하게 정리하십시오. 그 후에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 공유할 것인가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자연스럽고, 친근하고, 즐겁게 전달하실 수 있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더 우선되어야 하는지는 계속 점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제대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대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은 부자연스럽지도, 불편하지도, 우울하지도 않습니다. 최소한 재미있게 커뮤니케이션 한 뒤 중요한 목적 하나도 달성하지 못하는 잘못된 실행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계열사 창구도 일원화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투자한 계열사들이 여럿 됩니다. 회사에 따라 홍보팀이 있는 곳도, 없는 곳도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본사와 계열사들이 관련된 이슈가 종종 있는데, 이 계열사 언론 창구들을 어떻게 체계화 해야 하는 건지요. 창구일원화라는 말을 들었는데, 본사와 계열사를 하나의 창구로 묶는 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창구일원화라는 개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창구일원화를 홍보팀을 하나로 합친다 거나, 언론 창구 부서를 하나로 하거나, 담당자를 한명으로 지정 한다 거나 하는 체계로만 알고 계시는데요, 사실 복수 회사간 창구일원화란 ‘사전 공유되어 합의된 동일한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체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리적 창구도 중요하지만, 메시지의 일원화 및 조정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연루된 이슈가 발생하면, 일반적으로는 본사는 계열사측에 정리된 핵심 메시지를 공유하게 됩니다. 공유된 메시지를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함 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케이스마다 본사가 해당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 할 창구 역할을 할 것인지, 계열사가 할 것인지를 정해 창구일원화를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사전 공유 합의된 핵심메시지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창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이 체계만 제대로 운용 가능하다면 창구를 항시 일원화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질문 전에 잠깐 말씀 들어보니 본사에 홍보실이 없어서, 본사와 계열사간 메시지를 정리하거나, 체계를 나누고, 창구일원화 대응을 관리할 부서나 담당자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대행사를 고용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와 관련해서도 창구일원화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여러 대행사를 고용하시는 것은 창구일원화를 어렵게 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사가 A대행사를 고용하고, 계열사들이 각각 B, C, D 대행사를 고용한다면, 물리적으로 대언론창구는 종전의 두배가 되는 것입니다. 창구일원화의 두가지 전제가 ‘통제’와 ‘합의’입니다. 물리적 창구 확대는 통제의 개념에 반합니다. 물론 상호간 메시지 합의에 있어서도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대행사 활용 체계는 본사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하나의 대행사를 고용해 ‘외부에 있는 홍보실’ 체계를 먼저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 이후 해당 대행사를 통해 계열사 홍보팀들과 전체적 메시지를 정렬하는 체계로 진화시키는 것입니다. 홍보팀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계열사들은 본사의 대행사가 해당 계열사 창구 역할까지 함께 해주면 됩니다. 본사는 해당 대행사를 통제하고, 대행사를 통해 창구와 메시지들을 일관되게 관리하게 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각 이슈대응에 있어서 사전 개발된 핵심 메시지를 본사와 계열사가 공유하게 되고, 합의를 거쳐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또는 나누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슈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본사에 구축하는 것과 같습니다. 창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통제 가능할 때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 질문에 화를 내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종편 방송 기자가 저에게 반복적으로 전화를 해오면서 귀찮게 합니다. 대표이사이지만 저도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 기자는 상당히 저를 귀찮게 합니다. 나름 자신은 중요한 취재라고 하고 취재 내용도 저에게 민감하기는 하지만 인간으로서 참기 힘드네요. 화를 내면 안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 취재에 대응하시는 것은 그 취재 내용을 검토하여 전략적 판단을 먼저 하신 후 진행하셔야 하는 선택적 업무입니다. 만약 취재에 대응하지 않겠다 또는 취재 내용이 우리에게 별 의미 없다는 판단을 하셨다면 취재에 대응하시지 않는 실행을 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취재 질문에 이유를 설명하고 답변을 하지 않거나, 응대를 하시더라도 원론적 메시지만 반복하는 것이 대응 방법입니다. 이 때에도 전화를 피하거나, 화를 내어 기자에게 취재하지 말라고 하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런 대응이 기사나 보도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로 취재 내용이 민감하고 위협적이라서 우리가 대응해야 하겠다는 판단이 섰다면, 전략적 대응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기자의 취재를 중단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단, 기자의 취재 질문에 준비된 답변을 하여 우리 핵심 메시지를 기사에 포함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 외에 취재를 피하거나 기자에게 화를 내거나 하는 것은 전략적 대응 방식이 아닙니다.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지요.

    질문에서 기자에게 화를 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냥 마음속 감정으로만 남겨두시고, 실제 취재 대응에서는 차분하게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나 방송 같이 취재원의 목소리나 모습이 그대로 보도될 수 있는 경우에는 더욱 정제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을 보게 될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특정 회사를 대표하는 고위 임원으로서 사람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그대로의 메시지와 모습이 방송되는 것이 회사나 자신을 위해 좋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기자와의 질의 응답 전반에 대하여 격투기나 권투시합 정도의 이미지를 떠 올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의 취재가 자신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고, 흥분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그에 대한 반발로 기자를 어떻게 든 공격해 케이오 시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누가 이기는 가에 대해 주로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지요. 당연히 이런 경우 화가 납니다.

    그러나, 기자와의 질의 응답을 피겨 스케이팅이나 체조라고 상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앞의 경우 처럼 누가 이기는 가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과 행동이 관중에게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해 더욱 신경 쓰면 좋다는 의미입니다. 신문기사나 방송 보도를 통해 보여지는 나의 말과 행동이 회사의 소비자, 직원, 거래처, 경쟁사, 규제기관, 지역 커뮤니티, 노조, 투자자 들에게 어떻게 해석될 것인가를 생각하여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나는 꼭 멋지게 트리플악셀에 성공해 보이겠다는 생각 정도면 어떨까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핵심메시지에 대해 좀 더 설명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미디어트레이닝에서 핵심메시지라는 개념을 계속 강조하셨는데요. 핵심메시지라는 것이 중요한 메시지라는 의미라는 것은 알겠는데, 좀더 알기 쉽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걸 어떤 형식으로 개발해야 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상호간 효과적이고 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되려면 화자는 꼭 핵심메시지라는 개념을 가져야 합니다. 기업 경영진이 회사를 대표해 기자에게 이야기할 때 필히 전달하여 기사화하기 원하는 내용을 곧 핵심메시지라고 합니다. 반대편 기자는 기사에 담을 수 있는 좋은 내용 또는 기사화하면 좋을 내용(업계용어로는 야마)을 화자의 핵심메시지라 해석합니다.

    일단 핵심메시지는 기자 질문과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자가 궁금해하지 않는 주제에 대해 핵심메시지를 개발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죠. 기자가 인터뷰를 통해 다루기 원하는 적절한 주제에 대해 화자는 핵심메시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핵심메시지란 ‘주제’에 대한 것입니다. 세세한 질문에 대한 것이 아니라요.

    예를 들어 기자가 A 회사 대표를 인터뷰합니다. 기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주제는 급격한 성장을 하던 A사가 최근 경제 위기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데, 극복책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핵심 주제는 A사의 위기극복 전략에 대한 것이지요.

    A사 대표는 그 주제에 대하여 핵심메시지를 만들어 인터뷰에 임했습니다. A사 대표는 우선 위기극복을 위해 자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을 한마디로 정리합니다. “생존이 가장 중요합니다.”라는 식으로 화두를 던집니다. 그 다음 “생존 전략으로 저희는 세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둘째는, 셋째는…”과 같은 세부 근거를 제시합니다. 그 후 뒤 부분에서 다시 앞 화두를 좀더 발전시켜 전달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적시에 실행하면서 현재 자사는 생존에 기반한 경쟁력 유지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고 있습니다.”라고 재언급합니다. 이런 형태가 일반적 핵심메시지 구성 형식이 되겠습니다.

    그 이후에도 유사 주제가 기자질문에 들어 있으면 동일 답변을 반복하면 됩니다. 기자가 “경쟁사의 경우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등 보다 적극적 위기극복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A사에서는 그러한 활동은 없나요?”와 같은 질문이 나오면. A사 대표는 다시 핵심메시지를 언급합니다.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단 생존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경쟁력을 지속 유지하면서 생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같은 메시지를 재활용합니다. 유사 주제에 대해 유사한 답변을 핵심메시지로 재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인터뷰는 초점이 보다 명확하게 마무리됩니다. 기자가 궁금해하는 전략이나 실제 내용을 깊이 있게 묻고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실패한 인터뷰는 주제가 산만 해지는데 따라, 답변은 더욱 더 산만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여러 다양한 질의와 응답이 오고 간 것 같은데, 큰 흐름이 정리되지 않습니다. 무엇이 화자관점에서 보다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기자가 의아 해 합니다. 결론적으로 핵심메시지가 정리되어 잘 전달되지 않은 인터뷰는 기자와 화자 모두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물만 생산해 냅니다. 핵심메시지는 그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급한데 어떻게 안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중요한 발표가 있어서 일단 핵심 메시지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 이해관계자별 메시지도 다변화해야 합니다. 더해서 각 이해관계자별로 예상질문을 뽑고 거기에 핵심 메시지 기반 답변까지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이 모든 작업을 한꺼번에 진행 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작업이 아마 이 핵심 메시지 및 예상질의 응답집의 개발일 것입니다. 사실 이런 구체적이고 구조적인 커뮤니케이션 준비를 하는 기업들은 상당히 소수입니다. 관련 작업을 준비하신다고 하니 일단 상당히 선진적 커뮤니케이션 정책을 가진 기업이라고 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왜 실무자들이 해당 작업을 힘들어 할까요? 질문대로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도 큰 원인이 됩니다.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 매어 쓸까’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또 다른 비슷한 명언으로 ‘말 앞에 마차 놓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의미는 바쁘더라도 순서를 따라 차근차근 해 나가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순서가 뒤죽 박죽되어 버리는 내부 소통 체계가 힘듦의 나머지 원인입니다.

    일단 이 작업에서는 핵심 메시지가 가장 먼저 완성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내부에 정확한 정보가 공유되고, 그에 기반한 일정 분량의 토론과 정리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위로는 CEO 또는 해외 본사가 있는 곳에서는 그 곳의 생각과 입장을 포함해 실무적 그리고 전문적 시각에 기반한 생각과 입장 조언들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실제로도 이 핵심 메시지 개발 기간이 가장 길게 소요됩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제대로 다듬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핵심 메시지가 완성되면 그에 연결된 이해관계자 메시지와 예상질의 응답집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쉽게 만들어집니다. 핵심 메시지에 기반해 메시지를 다변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좀더 효율적인 핵심메시지 개발 방식은 가장 먼저 다양한 이해관계자별로 예상질의들을 전부 뽑아 놓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나하나 개발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후 그 답변을 전체적으로 모아 중복과 충돌을 제거해 보면 최후에 핵심 메시지들이 오롯이 남게 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핵심메시지와 질의응답집을 개발하는 작업을 단순한 메시지 다듬기 등으로 인식하는데, 이는 완전하지 않은 생각입니다. 핵심 메시지 자체를 일부에서는 실효성은 크지 않지만 보고를 위해서는 필요한 내용이라 여기기도 합니다. 핵심 메시지를 하나의 레토릭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 잘못된 개념입니다.

    핵심 메시지 작업을 통해 많은 선진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성합니다. 자사의 당면 주제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과정, 이해관계자들과 상호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 이해관계자들의 예상 반응을 사전에 예상해 보는 과정 등을 순서대로 거치는 작업입니다. 이는 기업이 인지적으로 공감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차근차근 순서를 챙겨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라 실무자들은 힘들다 하지만,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전략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공허하고, 핵심 메시지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노이즈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전략적 타운홀 미팅을 위한 가이드라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중국으로 스카웃 되가는 우리 회사 인력 중 진정한1류는 없다” “경쟁사로 인력이 이동한다고 하면, 그것이 오히려 당신들에게는 기회 아닌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 이치다” 이런 이야기는 시니어 임원간의 사적 술자리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 경영진이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에게 전달된 메시지다.

    이런 메시지의 오류는 그대로 참석 직원들에 의해 블라인드에 도배가 된다. 그 뜨거운 평가를 일부 언론에서는 긁어 기사화한다. 다시 그 기사는 여러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국내외로 공유된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 내 조회 내용이나 회의실 담화 내용이 그대로 공유되는 일도 다반사다.

    소통을 위해 진행한다던 타운홀 미팅이 제대로 된 소통은 커녕 불필요한 부정 이슈를 생산하는 것이다. 회사는 힘들어지고, 그 소통을 진행했던 경영진은 곤경에 빠진다, 직원들은 예전에 없던 불만과 황당함을 느끼게 된다. 대체 왜 타운홀 미팅이라는 것을 해 가지고 이런 분란을 만드는 가 하며 타운홀 미팅을 중단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곤 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타운홀 미팅은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준비를 위한 원칙이나 인사이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직원들을 이제는 기자라고 생각하자

    직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만의 개인 미디어를 가지고 생활하는 기자들이다. 언론사에 적을 두고 기사로 월급을 받지는 않는다지만, 직원들은 마음만 먹으면 회사내 어떤 이슈라도 개인 미디어를 통해 공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 내용이 부정적이라면 더욱 더 공개의 의지는 커지게 된다. 기자와 다를 것이 없다.

    가끔 기자와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하게 되면 경영진은 상당한 준비를 한다. 질문을 예상하고, 답변을 정리하고, 그 답변의 파장을 예측하고 점검 검증하는 작업을 거친다. 일부 경영진은 중요한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 사전 실습해 보는 트레이닝을 거치기도 한다. 직원들을 기자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위해서도 엄격한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둘째, 직원들을 이해하자

    경영진이 말로만 이해하고 공감하겠다 해서는 안 된다.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해하는 척하는 것이 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멀리서 직원들을 바라보기 보다 그 안에 들어가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면서 이해하려 해 보자. 그들의 관심과 화두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려 노력해 보자. 회사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직원들이 어떤 스타일의 소통방식을 좋아하는지 또는 싫어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해 보자. 경영진의 생각이나 개념이 그들에게 이질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자.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에 집중한 소통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셋째, 그들의 질문을 공부해 보자

    경영진이나 타운홀 미팅을 준비하는 팀에서 만든 예상질문에만 의지하지 말자. 최소한 다른 기업이나 경쟁사의 타운홀 미팅에서는 어떤 주제의 질문이 나왔는지도 살펴보자. 직원들을 사전에 이해해 보려는 노력의 과정에서 들었던 질문도 챙겨보자. 풍부한 예상질문을 하나 하나 꼽아 보면 직원들의 진짜 관심과 생각을 구경할 수 있다.

    다양한 질문들을 정리해 분석해 보면 어떻게 답변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도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여기저기에서 취합한 특정 질문이 중복된다면 그에 대한 우선순위는 당연히 더 높아져야 한다. 답변을 준비함에 있어서도 더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넷째, 질문에서 핵심 메시지를 찾자

    질문을 다양하게 많이 접해보면 그에 적절한 핵심 메시지를 정리하는 것도 보다 쉬워진다. 질문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을 흔히 하는데, 실제로 질문이 좋은 답을 정리하게 해 주는 법이다. 회사 경영진이 하고 싶은 말과 직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 일치되거나 많은 부분 오버랩 된다면 그 보다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회사와 직원간 원하는 메시지가 일부 다르더라도, 가능한 접점을 찾아 핵심 메시지화 하려는 노력은 해 보아야 한다.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기 보다, 같은 부분을 찾아 이야기하는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들여보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좋은 소통 자세가 없다.

    다섯째, 답변을 마련했다면 검증 받자

    소통에 대해 허심탄회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경영진이 아직도 많다. 그러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강조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보면 허심탄회란 비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의미일 뿐이다. 아무 준비나 숨김 없이 마음을 터 놓는 소통은 사실 가족끼리도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어떻게 든 되겠지 해서는 안 된다. 속마음을 이해해 주겠지 상상해서도 안 된다.

    타운홀에 참석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경영진은 자신이 마련한 답변이라 할지라도 다른 주변인이나 전문가들에게 사전 검증을 받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안전하다. 자신이 간과했던 부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해 찾아보고 발견하여 조언해 달라 하는 것이다. 미리 다양한 검증을 마친 메시지는 안전할 수밖에 없다. 소통을 완성시켜주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여섯째, 적절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단 공감하자

    모든 질문에 모든 답변을 마련해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아무리 노력해 준비했어도 예상 못한 질문을 직원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그에 대해 순간적 생각이나 떠오르는 상을 가지고 답변하게 되면 자칫 문제의 답변으로 전이될 수 있다. 타운홀 미팅은 모든 질문에 답을 주려는 목적의 미팅이라기 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따라서, 생각지 못했던 질문이 나오는 경우에는 그 질문을 곰곰이 새기면서 공감하는 자세의 답변으로 가늠하는 것이 좋다. 좀더 생각 해보고 답을 마련해 보겠다고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을 표시하고. 새로운 시각이나 생각거리를 주어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좀 더 좋은 답변이 된다.

    일곱째, 가능한 부정적인 표현이나 감정은 피하자

    직원들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훼손된다면 타운홀 미팅의 실행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해석이나 감정을 일으키지 말자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에게 그들보다 나이 많은 경영진은 항상 불편하고 어렵고 어색한 대상이다. 그런 경영진의 입에서 부정적 표현이나 감정이 쏟아져 나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좋은 이야기만 해도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완전하게 달성하기가 어려운데, 부정적인 이야기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일부 타운홀 미팅에서 실수하는 경영진의 특징은 대부분 화가 나 있다는 것이다. 진짜 분노까지는 아니지만, 특정주제에 대한 이견을 기반으로 일부 직원들의 극단적 의견에 불만을 가졌던 분들이 많다. 타운홀이라는 기회(?)를 통해 직원들의 생각을 바꾸어 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최소한 다른 시각이라도 알려주어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지 말자. 뜻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종종 문제만 만든다.

    여덟째, 도중에 말 실수가 있었다면 현장에서 교정하자

    말을 하다 보면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실수를 나중에 교정하려 하거나, 실수에 아랑곳하지 않으니 발생된다. 경영진이 답변을 하다가 실수했다고 생각되는 표현이나 내용이 있었다면, 바로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올바른 표현이나 내용으로 대체하려 노력해 보자. 사람은 실수에는 때때로 관대하다. 특히 그 실수를 인정하고 교정할 줄 아는 사람은 좋게 보게 된다.

    현장에서 자신이 실수를 깨닫지 못했더라도, 그 실수를 알아채고 이야기해 주는 주변인을 만들어 놓으려 해야 한다. 경영진이 무서워서 함부로 그의 실수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면 문제는 언제든 발생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타운홀 미팅도 성공하기 어려운 기업 문화를 가진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유롭게 실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수용하고 사과하고 교정하는 분위기는 정말 중요하다.

    아홉째, 타운홀 미팅의 목적을 항상 기억하자

    타운홀 미팅이 목적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타운홀 미팅을 통해 소통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소통도 사실 목적은 아니다. 소통은 수단일 뿐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목적을 확실히 정하는 것은 전략을 정하는 첫 단추다. 타운홀 미팅을 통해 회사는 무엇을 얻기 원하는가? 이에 대한 정확하고 적절한 질문이 있어야 한다.

    신임대표로서 첫번째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이라면 신임대표가 자신을 소개하며, 직원들에게 새롭게 강조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고,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비전 있는 답을 해 주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경우라면 대표가 그 변화의 필요성과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직원들이 가진 변화에 대한 관심사를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것이 목적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멋지게 발표하고, 훌륭하게 답 해주고, 직원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 블라인드에 어떤 말이 실릴지 미리 상상해 보자

    기자와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하고 나면 그 결과로 기사화된 제목과 내용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훈련하는 미디어트레이닝에서도 “내일 실릴 신문기사를 예상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라”는 조언을 한다. 기사화되면 좋지 않을 메시지는 아예 입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면 된다. 반대로 기사화하기에 적절한 메시지만 말하자는 것이다.

    타운홀 미팅 후 또는 타운홀 과정에서 나오는 직원들의 반응을 예상해 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직원들이 어떤 반응을 해 주었으면 하는 가에서부터 전략을 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반응을 예상해 답변을 마련하고, 핵심메시지를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만약 블라인드에 실린 직원들의 반응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거나, 상당히 부정적인 것뿐이라면,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직원들의 이상한 사후 반응에 크게 놀랐다면 그 타운홀 미팅은 실패한 것이다. 그 실패 원인을 제대로 살펴 개선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놀라움은 다시 계속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과 모든 환경이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한 두려움을 가진 꾸준한 준비가 성공적인 타운홀 미팅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 임원이 언론에게 상처 입는 이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대표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다 보면, 아주 다양한 임원들의 시각과 커뮤니케이션 습관 그리고 성격을 접하게 된다. 언론과 기자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이 있어 각자의 태도 자체에 차이가 생긴다. 또한 그와 상관없이 일상적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습관이 서로 달라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캐릭터가 분별된다. 성격 또한 마찬가지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기 전에 종종 참여 임원들에게 언론과 기자에 대해 평소 품고 있는 생각을 질문해 보기도 한다. 일부 임원은 신중하게 언론과 기자의 역할과 의미에 대한 생각을 말씀하시기도 하고, 반대로 좋지 않는 느낌을 토로하는 분도 있다. 일반적으로 좋지 않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임원은 이전에 기자의 취재로 인해 개인적으로 상처를 받았던 경우들이 많다. 나에게 피해를 준 나쁜 사람들이 기자라는 개념이다.

    회사 차원에서는 회사의 아주 중요한 위치에서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임원들이 자꾸 개인적으로 언론에게 상처를 입는 상황을 중대한 위협 또는 위기로 해석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평시 임원들에게 언론과 기자에 대한 이해를 비롯하여, 기자와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을 훈련한다. 기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상처 입는 임원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해야 하겠다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주로 언론에게 상처를 입는 임원이 가지는 공통적 원인에 대해 정리해 본다. 왜 우리 임원은 언론에게 자꾸 상처를 받을까? 무엇을 알고 고치면 언론에게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될까? 상처를 입더라도 이전과 같이 치명적인 수준을 어떻게 해야 면할 수 있을까? 한번 알아보자. 언론에게 상처받는 임원들은 대부분 이런 공통점이 있다.

    첫째, 기자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길 수 없다. 의도적으로 계획해서 질문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답변자는 없다. 만약 답변자가 기자보다 훨씬 더 많이 준비되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기자의 전화를 받거나, 기자와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임원의 대부분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어떤 기자가 언제 나에게 접근해 어떤 질문을 할지를 어떻게 알고 미리 준비할 수 있을까? 따라서 일단 임원이 언론과 대화를 시작하면 이길 확률보다는 질 확률이 엄청나게 더 높다. 백전백태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고, 아주 신중하게 게임에 임해야 그나마 생존이 가능하다.

    둘째, 임원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영업부사장이 기자와 통화하며 회사의 영업 상황에 대해 설명 하나? 왜 인사부서장이 기자에게 자사 인사정책에 대한 직접 해명하나? 대부분 임원의 직무기술서에는 ‘언론과 대화하는 업무를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기자와 대화한다는 것은 그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 이외의 활동을 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로 인해 회사에 피해를 끼치게 된다면 그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기자에게 잘 설명해서 좋은 기사가 나오게 했다? 기자는 이길 수 없다고 바로 앞에서 조언했다. 만약 그런 결과가 있었다면 해당 임원은 그냥 운이 좋았던 것뿐이다. 그 운이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셋째, 기자와 말을 섞어도 나는 대변인이 아니어서 괜찮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임원들은 지인인 기자와 대화하고 나서 ‘개인적인 통화’라거나 ‘개인적인 대화’였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것이 개인적이냐 아니냐를 판별하는 아주 중요한 기준은 통화나 대화의 주제가 순수하게 개인과 관련된 것이지 아니면 회사와 관련된 것인지에 따라 나뉜다. 만약 지인인 기자와 골프 실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대화를 마쳤다면 그것은 개인적 대화일 수 있다. 그러나 회사가 계획중인 골프장 인수 건에 대한 자랑을 섞었다면 그것은 개인적인 대화일 수 없다.

    기자도 재무 임원인 자신이 회사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기자가 함부로 내 자신의 이야기를 기사화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기사를 쓰려면 그 내용을 회사 홍보실에 다시 한번 확인하고 쓸 것이다? 아무리 기자들의 수준이 낮아졌다고 해도 그 정도로 몰지각하게 기사를 쓰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잘 아는 기자라서 그렇게 걱정할 것은 아니다? 글쎄다. 바로 맨 앞에서 조언한 것을 다시 기억해 보자. 기자를 이길 수는 없다.

    넷째, 말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말 실수는 단 한 번으로도 자신과 회사를 망치기에 충분하고 차고 넘친다. 실제로 기자와 통화 한번, 지나가며 한 말 한 마디, 술자리 실언 한 조각으로 자신의 커리어가 망가지고, 회사와 조직에 큰 데미지를 남긴 케이스들이 지천이다. 하지만 임원들이 볼 때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하기도 한다. 그건 회사 홍보실이 해당 기사를 사후에 적극 관리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후유증은 최소한 소스인 자신에게는 남는다.

    개인적 대화에서 말 실수는 개인적 창피함이나 우스움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기업 임원이 기자와 회사관련 주제를 이야기하다가 한 말 실수는 그리 단순하게 정리되는 성격이 아니다. 그것이 기사화되거나 TV 방송을 타게 되는 경우에는 더욱 더 상황은 심각 해 진다. 온라인과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통제 불가능한 노이즈로 불 타오르면 해당 실수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게다가 “구글은 결코 잊지 않는다(Google Never Forgets)”는 유행어처럼 자신의 이름에 실수가 붙어 평생 가는 온라인 주홍글씨를 남기게까지 된다. 기자도 그냥 실수라는 것을 이해해 줄 것이다? 글쎄, 다시 기억하자 기자를 이길 수는 없다.

    다섯째, 답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 답을 한다

    내가 가장 중요한 중심이 되어야 생존할 수 있다. 기자가 질문한다고 해서 내가 꼭 답변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기자가 질문하더라도 내가 그 질문에 대해 답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답을 주면 안 된다. 준비되지 않은 답은 일단 회사내에서 합의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답변은 애드립 일 가능성이 높다

    아는 범위 내에서만 이야기해 주었다고 변명해도 소용없다. 아는 범위 내에 어떤 준비되지 않은 메시지가 있었을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아는 범위 내 이야기가 기자에게 공개하기 적절한 것이었는지 여부도 따져볼 겨를이 없었지 않나? 임원이면 기자가 한 어떠한 질문이라도 받아 쳐 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글쎄, 다시 기억해 보자. 기자를 이길수 없다는 것을.

    여섯째, 자신의 메시지가 적절한지를 따지지 않는다

    임원들이 기자와 대화한 뒤에 종종 하는 해명이 있다. 내가 임원으로서 못할 말을 한 것은 아니다. 내가 임원으로서 틀린 말을 했을 리 없다. 내가 임원으로서 그런 말도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런 사후 이야기를 한다. 맞다. 못할 말도 아니고, 틀린 말도 아닐 수 있다. 물론 임원으로 그 정도 이야기를 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말이 적절했는가다. 만약 그 말이 부적절했다면 그 이후 모든 해명은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적절한 메시지인가가 가장 우선되어야 할 필요 충분조건이다. 적절한 메시지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서 탄생한다. 충분한 준비는 곧 사내에서 공식적인 합의를 의미한다. 기자에게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다면 그 결과는 긍정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기자가 우리 메시지를 알아서 잘 해석해 줄 것이다? 아직도 오해를 하는 것 같다. 기자를 이길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기자 마음에 희망을 품지 말라는 의미다.

    일곱째, 오프더레코드를 활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너무 자주 강조해서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다. 기자와의 모든 대화는 온 더 레코드다. 그리고 기자를 이길 수 없다는 조언은 절대 잊지 말자.

    여덟째, 기자 응대의 일관성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기자의 갑작스러운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겠다 생각했다면 끝까지 그 대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내가 충분한 준비를 거쳐 기자에게 우리의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반복해 전달하겠다 싶으면 그리 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해서 든 그 기자가 쓴 기사에 우리 핵심 메시지를 집어넣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버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최초 전략적 결심을 이내 잊어버리고 갈팡질팡하는 것이다. 즉답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기자가 기술적으로 반복해 질문하니 결국 답을 줘 버리는 경우가 그런 것이다. 우리의 핵심메시지를 반복 전달해야 하겠다 하다가, 곧 다른 길로 빠져서 준비하지 않은 메시지들로 말잔치를 하며 대화를 끝내는 경우도 그렇다. 어떻게 임원인 나도 인간인데 그렇게 자연스럽지 못하게 같은 태도를 기계처럼 유지할 수 있나? 아니다. 임원께서는 인간이시기 때문에 더욱 더 기계적인 훈련을 받으셔야 했던 거다. 기자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해야 하는 최소한의 준비였던 거다.

    아홉째, 안전섬에 머무르는 것을 부자연스럽다 한다.

    핵심 메시지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일종의 안전섬 역할을 한다. 각종 차량이 빠른 속도로 오고 가는 10차선 도로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도로 중간의 안전섬이다. 일단 안전섬에 머무르기만 하면 치명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된다. 그 위에서 지나가는 차량을 살피는 여유도 허락된다. 이내 차량이 줄거나 속도가 잦아들면 안전하게 길을 건너갈 기회도 생기게 된다. 그런 소중한 안전섬에 머물러 있는 것을 부자연스러워 한다면 그건 극한 위험을 즐기겠다는 의미가 된다.

    백악관에서 매일 수차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펼치는 프로 대변인들도 두꺼운 브리핑북을 언제나 품고 다닌다. 그냥 애드립으로 답변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미 그 두꺼운 브리핑북을 장시간 숙지한 뒤에 하는 답변을 우리가 구경하는 것일 뿐이다. 대변인실에서는 그 브리핑북을 계속해서 업데이트 하는데 상당한 인력이 상당한 시간까지 투입한다. 말 그대로 매일 매일 안전섬을 짓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기자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로드킬은 당하고 싶지 않은 거다.

    열 번째, 창구일원화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기자와 백 번의 대화가 있다면 그 중 백 번 모두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창구일원화다. “김기자님, 저희 회사 규정상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홍보실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창구일원화의 대표적 메시지다. 그렇다고 기자가 바로 질문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추가 질문이 이어진다면, 임원께서도 방금전과 같은 창구일원화 메시지를 추가해 전달하면 된다. 누가 지치는 가의 게임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그것은 기자의 취재를 회피하는 것 아니냐며 질문하는 임원도 있다. 그렇지 않다. 기자가 취재하는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홍보실에 대한 창구일원화는 중요하다. 자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잘 정리해서 전달해야 기자도 제대로 된 기사를 쓸 수 있다. 그 지원 업무를 프로페셔널 하게 담당하는 부서가 홍보실이다. 임원께서는 기자에게 그런 창구를 소개하고, 프로세스를 가이드해 주는 것이다. 이는 자사와 함께 기자를 위한 것일 수 있다. 기자가 창구일원화를 싫어 한다? 절대 잊지 말자. 기자를 임원이 이길 수는 없다는 걸. 임원은 일단 생존이 목표여야 한다는 것을.

    이상과 같이 일반적으로 임원들이 가지는 생각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노력은 필요하다. 계속해서 언론으로부터 상처 받고 회사에 데미지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 내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그것이 곧 회사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더 해야 한다.

    위와 같은 생각을 버리고 스스로 준비하고 훈련하는 것은 전쟁을 위해 갑옷을 챙겨 입는 것과 같다. 갑옷이 원래 무겁고 답답하고 자연스럽지 않지만, 최소한 자신을 지켜 줘 생존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은 기억하자. 성공적인 기업의 임원은 누구나 그렇게 튼튼한 갑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