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임원

  • 메시징 컨트롤 :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얼마 전 클라이언트를 위해 긴급하게 방송 인터뷰 (전화) 지원 및 코칭에 참여했다. 상당히 민감한 주제에 대해 방송사측의 취재의뢰가 있었기 때문. 관련 이슈들에 대한 브리프와 업데이트를 클라이언트와 내부적으로 실시하고, 인하우스 홍보팀과 코치들이 예상질의응답을 정리 수정 재정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다행히도 인터뷰를 하시기로 되어 있는 클라이언트 임원 분이 젊고, 샤프하신 데에다가, 몇 주전 강도 높은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으신 분이라 어느 정도 안심이 됐다. (내심으로는 스스로 하시겠다 흔쾌히 오너십을 발휘해 주시니 코치들로서도 상당히 감사할 뿐이다. 이런 임원분들만 계시면…)

    전화 인터뷰 한 시간 전부터 해당 임원과 관련 임원 그리고 홍보팀을 포함한 실무자들이 대형을 이루어 회의실에서 마지막 답변 메시지들을 하나 하나 다듬었다. 해당 임원께서는 상당히 긴장한 표정이셨으나 다행히도 떨지는 않으셨다.

    전화벨이 울리고, 스피커폰이 켜졌다. 홍보담당자가 전화 넘어 상대방 작가에게 인사와 소개를 하고, 실제 해당 임원(대변인)과 작가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물론 스피커폰 옆에는 음성녹음을 하는 아이폰들이 세대 배치됐다.

    예상했던 질문들이 공격적으로 쏟아졌다. 다행히도 작가의 취재방식이나 수위가 극단적으로 공격적이거나 테크니컬 한 타입은 아니다.

    해당 임원분은 상당히 신중하게 하나 하나의 답변에 최선을 다했다. 돌발적이거나 트랩이 깔려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홍보팀 담당자와 우리측 코치들의 필담이 오고 갔다. 임원분은 눈으로는 그 필담들을 읽으면서 머리에 저장해 놓으신 핵심메시지들을 지속적으로 부드럽게 반복했다.

    20여분간 상당히 많은 반복적인 질문들이 이어졌고, 예정된 완벽한 답변들로 반복 대응되었다. 작가는 약간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해당 임원의 공손하고 진실된 답변 태도에 그렇게 큰 태클은 걸지 않았다.

    취재에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작가의 마지막 멘트를 끝으로 스피커폰이 꺼지고, 해당 임원의 얼굴을 보았다. “잘 하셨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답변을 준비했는가? 그 준비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답변을 얼마나 잘 훈련된 대변인이 전달했는가? 실제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팀이 얼마나 일사 분란하게 전문성을 취합해 대응할 수 있는가? 어떻게 그 훈련된 대변인은 끝까지 전략적으로 상대 작가나 기자와의 케미스트리를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는가?

    이 부분들이 핵심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위기발생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준비되지 않은 채로’ ‘훈련 받지 않는 대변인을 통해’ ‘개인적인 생각에 주로 의존해’ ‘공식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진행하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기업들과 실무자들이 위기관리를 ‘상황에 대한 관리’만으로 한정하고, 이를 관리할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그저 간단하게만 생각하고 있는가?

    단어 하나와 표현하나 그리고 논리 한 조각과 사례 한 부분 때문에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많은 사례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많은 현장 코칭을 실행했었지만…이번 방송 인터뷰는 가장 이상적인 환경에서 멋진 팀워크를
    가지고 진행된 듯 하다. 위에서 이야기한 거의 모든 제반 시스템들과 환경들이 존재했던 멋진 인터뷰였다.

    물론 방송결과도 그러한 품질을 담아내 주었다. 준비된 다행이다.

  • 위기시 언론대응, 사람이 힘이다.

    여러 기업들의 CEO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많은 타입의 미디어트레이닝과 시뮬레이션들을 진행하면서 임원들의 여러 스타일들을 목격하게 된다. 일단 위기시를 상정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전략들을 코칭 하고, 실습하다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들을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어떤 타입의 CEO와 임원들이 위기시 자신의 조직을 위해 안전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실행 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적절한 타입들을 꼽아 본다.

    기업에게 특정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임원들은 공격적 방송 작가나 PD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될 때가 있다. (최근 들어서는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의 인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더욱 잦아 졌다) 이때 비교적 훌륭한 답변을 하는 임원들의 타입은 수재형, 차분형, 겸손형, 긍정형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수재형 임원은 표현 그대로 학창시절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그대로를 답안지에 옮겨 닮는 스타일이다. 위기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코치들이 브리핑하고 함께 트레이닝 하면서 받은 조언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지켜나가면서 실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곤 한다.

    이런 임원들은 실제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주변의 코치들과 홍보팀 실무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내가 OO부분에서 약간 이상한 표현을 쓴 것 같은데, 그 때 그런 표현 피하라고 했었잖아요? 내가 그 부분에서 실수를 한 것 같네…” 코치들과 실무자들이 전혀 신경 쓰지 못할 만큼 미세한 부분까지 스스로 집어 내면서, 개선해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차분형 임원은 평소에나 실제 위기시에도 그렇게 크게 동요하거나 감정 관리에 힘들어 하지 않는 타입이다. 아무리 취재진이 공격적이고 과격하게 쏘아 부쳐도 흔들림이 없다. 그렇다고 거만하게 앉아서 답변을 막아내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누그러뜨리면서 논리적인 설명을 한다.

    차분하다고 느리거나 대충 넘어가는 일은 절대 없다. 마치 조용한 큰 호숫물처럼 우직하게 사소한 질문에 대해서 흔들림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최초에 기세를 잡을 요량으로 공격적이던 취재진 또한 이내 누그러지고, 인간적인 존경심 마저 들게 하는 그런 타입이다.

    겸손형 임원은 매우 인간적이다. 낯선 상대에게 난감한 질문을 받는 경우에 줄곧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기는 사실 정말 힘들다. 취재진에게 항상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는 느낌을 준다. 해당 부정적인 이슈에 대해 항상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다. 일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겸손하게 그 잘못을 인정하고, 이해를 구한다.

    나이가 많은 임원이라도 취재진에게 윽박지르거나 폄하하지 않고, 그들을 존경해야 한다는 베이스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일부 강성 실무진이 보기에는 우리 임원이 취재진 앞에서 너무 굽실거리는 것 아니냐 하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회사를 위한 전략적인 겸손함이라 더욱 빛이 난다.

    마지막으로 긍정형 임원. 이런 타입의 임원은 항상 밝다. 위기시에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우리가 해당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인간적인 자신감을 주변 사람들에게 심어준다. ‘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공격적인 취재진에게도 전달한다. 해당 상황에 대해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으리라 보이지만, 이런 타입의 임원은 그 반대다.

    해당 이슈에 대한 문제점을 우울하게 깊이 말하기 보다는, 빠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더욱 긍정적으로 전달하고 설득하는 타입이다. 취재진들이 그 해결책을 결국 믿고 이해하게 만든다. 취재진이 회사에 대해 나쁜 감정으로 들어왔다가도, 약간은 개운한 감정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매력이 이런 타입의 임원들에게는 있다.

    위의 성공적인 임원들의 타입과는 반대로, 코치가 조언했던 부분들을 대부분 잊고 나름대로의 습관과 허락되지 않은 애드립에 의존하는 임원, 공격적인 취재진 앞에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폭발하는 임원, 고압적이고 거만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임원, 그리고 취재 대응 이전이나 이후 줄곧 어둡고 부정적이어서 잘해 놓고도 우울한 임원 등은 위기시 상당히 위험한 타입들이다.

    회사를 위해서 그리고 개인을 위해서 스스로 자신의 타입을 솔직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적절한 코칭과 트레이닝을 통해 집중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교정에 노력해야 한다. 홍보 실무자들이 항상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상위 임원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으로 소화하려 말고, 그분들에게 적절한 개선의 기회를 제공해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 실제로도 연락들이 잘 안된다: 비상연락망

    하지만 안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합참이 가장 먼저 공식 보고해야 하는 라인 중 하나가 위기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청와대 위기상황팀이다. 청와대 해명대로 합참이 위기상황팀에 막 보고를 하려던 참이었다 해도 공식 보고가 휴대전화를 통한 비공식 내용 전달보다 늦었던 것이다. 특히 합참 관계자가 개별적으로 청와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할 시점까지도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이를 몰랐다는 점에서 군 보고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동아일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이 바로 보고체계와 공유체계다. 이슈나 위기 발생시 보고와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대응활동이나 조치들이 시쳇말로 ‘미친년 널 뛰듯(네이버 국어 사전)’된다.

    기업 홍보실에서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때도 항상 좌절 비슷하게 경험하게 되는 것이 이 보고/연결 체계다. 오늘같이 토요일 이른 아침에 보통 CEO나 주요 임원들에게 연락을 하면 연결되는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골프장에 계시거나, 사우나 중이거나, 심지어 휴대폰을 차나 집에 놔두고 외출중인 경우들도 있다. 평일 저녁 늦게도 마찬가지다. (사실 술자리에서 폭탄 말면서 또는 밴드에 노래를 하면서도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들은 일부 홍보실 일선 직원들 밖에 더 있나? 일요일에도 휴대폰 쇼파 옆에 충전시켜두면서 들여다 보는 직원들은 항상 홍보팀 사람들뿐이다…)

    어떤 직장인이 이슈나 위기를 항상 예상하면서 휴대폰 옆에 상시 대기를 하겠는가?

    문제는 문제를 가장 먼저 접한 홍보실 직원이 이런 원활한 보고 체계가 가동하지 않을 때 취할 수 있는 초기 대응 조치 등이 상당히 제한된다는 데 있다. 휴대폰 연결을 수십 번 시도 했으나 받지 않으시는 CEO, 지금 이 시간에 소재 파악 조차 되지 않는 임원, 심지어…핸드폰이 오늘따라 고장 나셨다던 홍보팀장이 나란히 사라져 버릴 때도 있다. 이때 누가 무얼 어떻게 할 수 있나.

    시스템적으로 비상연락망/보고체계는 메인 라인과 서브라인으로 가능한 복수화 (다선 보고) 하는 것이 옳다. 상위자에게 전하는 일대일 단편적인 보고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상위자가 보고를 받아 적절하게 차상위자에게 보고 하지 않거나, 누락보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보고체계에 있어서는 중요한 한가지 전제를 기반해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지금 시간. 아무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러니까.

  • 현장과 일선: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아야 할까?

    일선에다가 부담을 주지 말라는 이야기야. 우리 일선 직원들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냐 하는 거지. 사람들에게는 그냥 언론에서 취재가 나오면 인터뷰하지 말아라. 홍보실 연락처를 가르쳐 주고 그쪽으로 연락하라 그래라.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 세가지만 가르쳐주면 되는 건데 트레이닝까지 하냐 이거야” (컨설팅 기획 회의시 / 기업 임원 말씀)

    시스템적으로 맞는 말이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문제는 학(學)과 습(習)이 엄연하게 다르다는 데 있다. 일선에다가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내면 다 학습이 되리라 생각하는데…현실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제대로 학이나 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사실 일선에 내려 보내는 그 수많은 가이드라인과 정책들이 대부분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기업 위기라는
    것이 발생되기 힘들다)

    가이드라인은 (學) 기회일 뿐이다. 배움을 익힐(習) 기회가 없으면 가이드라인은 그냥 종이 쪽지로 남고, 휴지통이나 책갈피에서 생명을 다하게 된다.

    본사나 임원들은 일선의 수준이나 교육상태, 준비수준을 현실보다 높이 평가한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현실과 다른 이해가 분명 존재한다.

    여러 기업들을 진단하고 현실과 동일한 드릴을 진행해 보면 99.99%의 일선들은 언론 취재에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협조한다. 몰래 카메라에도 자연스럽게 응하고, 취재진의 자극에 적나라하게 반응한다. 방송용으로 부적합한 험한 말도 무의식적으로 내뱉을 뿐 아니라, 취재진을 적으로 생각하고 공격한다.

    그들의 책상 위에 언론 취재 대응 가이드라인이 아주 심플하게 붙여져 있어도, 그들은 자신들의 본능과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한다. 이 부분은 본사의 임원들이나 대변인 일부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가이드라인 줄에 위기시 자신의 본능과 감정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 되겠나.

    일선에게 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고 위기가 실제 발생했을 때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질책하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백 시간의 준비와 토론 그리고 또 다른 수백 시간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선행되어야 한다. 외부 컨설턴트들이 방문해서 후다닥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공산품이 아니라서 그렇다. 클라이언트는 그 준비와 토론의 과정에서 성장한다. 깨달음을 챙겨가는 거다.

  • 그들을 이해한다면 정답은 뭘까? : 국회의원과 기자들

    정 총리는 “대정부질의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의원들이 대신 질문하면 정부가 조사해 알려 주라는 취지”라며 “(국회법에 규정된) 48시간 이전은 물론 직전까지 질문을 제대로 안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수를 유도하려는 질문도 있고 (일부러) 말이 잘 안 들리게 묻는 일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상가에선 “그런 즈식 질문엔 긴 답변으로 하고 싶은 기를 다하는 게 다”(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는 등의 즉석 조언이 나오기도 했다. (중앙일보)

    총리께서 최근 연이은 설화 논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셨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이런 류의 불만은 일반 기업들의 CEO 및 임원들도 공통적으로 비슷하게 토로하는 내용들이다.

    “왜 기자들은 실수를 유도하려고 하는 거지?” “기자들에게는 ‘아’라고 이야기하면 ‘어’라고 받아 쓰곤 하지” “아주 교묘하게 편집을 해서 인터뷰 한 사람에게 X를 먹인단 말이야”

    위의 보도처럼 총리께서는 대정부질의를 하는 국회의원들을 꼬집었는데, 기업 임원들은 기자들을 꼬집는다는 것만 틀리다.

    그러면 그러한 의도로 접근하는 국회의원이나 기자들에 대해 조직이나 기업의 키맨들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할까?

    • 국회의원이나 기자의 특성이 바뀌기를 기도한다.
    •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 국회의원이나 기자의 그러한 특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맞서 싸워 나간다.
    • 국회의원이나 기자들과 더욱 사이 좋게 지내서 미리 그런 함정들을 차단하려 노력한다.
    • 국회의원이나 기자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통해 정확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부단하게 노력한다.

    정답이 뭘까?

  • 현실은 항상 서랍 속에 있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1월 05일 (목) 16:17:42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식적으로 보아도 가장 먼저 우리의 위기 대응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해 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위기관리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우리의 위기 대응 역량을 측정하는 단계에서 떠 오른다. 조직에서 이 ‘측정’이라는 의미는 항상 민감한
    사안이다. 조직 각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들에게 이 ‘측정’이라는 단어는 회사를 위한 것으로 해석 되기 이전에 나와 우리
    부문의 역량을 측정 받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 각각은 ‘다른 부문이면 몰라도 우리 부문이
    대표적으로 측정을 받는 데는 이익보다 실이 더 많을 수 밖에 없지 않나?’하는 생각들을 하게 마련이다. 재미있는 것은 많은
    부문들이 그런 이기적인 이슈를 사내적으로는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신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꼭 그런 측정의
    절차가 필요한가?’에 대한 부정적인 의문을 제기하곤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그러한 측정의 절차는 ‘꼭
    필요하다.’ 우리 조직에게 어느 부분이 어떻게 취약한지를 모르고는 절대로 완전하고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없다.
    어느 조직이나 내부적으로 자신들의 조직에 대한 과대나 과소 평가가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과 괴리된 인식과 평가는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 시스템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다.

    물론 이해는 한다. 괜히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한답시고, 우리 부문의
    치부를 들추어 내고 더 나아가 그 결과를 사내적으로 공론화 해 개선 방안을 제시 받는 게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다른 부문이
    그런 개선방안을 제시 받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몰라도 절대 우리 부문이 그렇게 당하는(?) 모습은 보기 싫은 게 본능이다.


    한 그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CEO의 인식에 대한 우려다. 어느 특정 부문의 위기 대응 역량을 측정한 결과와 개선방안을 브리핑
    받으시는 CEO께서 우리 부문을 어떻게 생각하시게 되겠는가 하는 걱정이다. 측정 이전에는 “괜찮아. 우리 조직의 역량을 한번
    살펴보고 참고 한다는 의미지, 그 결과에 책임을 묻거나 문제를 제기하거나 하지는 않아”하시는 CEO의 약속도 실제 결과 앞에서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조직 구성원들에게 위기 대응 역량에 대한 ‘측정’이라는 문제는
    ‘잘해야 본전’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직 전체의 시각에서는 부문들의 이러한 본능에 근거한 측정 거부가 득이 될
    리 만무한 것이다. 전혀 우리 스스로 어떻게 준비되어 있는지를 알 길이 없다는 것이 우리 내부의 저항 때문이라면 얼마나
    허무한가?

    필자 또한 이러한 내부의 저항이나 갈등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장애물들이라는 것을 여러 기업들의 사례와 경험을 통해 반복적으로 깨닫고 있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 보다 많은 위기 요소들과
    현실적 문제들이 논의를 위해 책상위로 끌어 올려지기 보다는, 서랍 속 깊숙이 보관되어 있는 것을 자주 본다. 그 서랍 속의
    문제들을 밖으로 끌어 내려는 노력에 대한 반감과 저항이 있는 한 온전한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그 서랍 속 문제들은 그냥 차치하고, 조직이 편하고 우리가 편하기 위해서라도 그냥 책상 위의 문제들로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가늠하자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러한 부분적인 시스템 구축이 결코 조직 자체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진정 자신의 조직을 사랑하는 위기관리 매니저라면 그 서랍을 어떻게든 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안의
    묵은 것들을 모두 들어내 책상 위에 정렬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주관하는 부서에 힘이 실려야 한다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CEO의 직접적 관심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진행하는 주체 스스로 위로부터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받아내야 한다. 그래야 전체 조직이 산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 예산 관리와 일하는 방식

    얼마 전 모 이벤트사 대표와 임원들과 함께 소주한잔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중 재미있었던 이야기.

    “클라이언트들 중에서 큰 예산은 별로 신경 안 쓰면서 도우미 비용이나 식사비용 같은 조그만 것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지. 같이 일하기 정말 힘든 클라이언트 유형 아니겠어?”

    “맞아요. 저희도 저번에 큰 행사를 하나 했는데…몇
    십 불 짜리 비용에 대해 일주일 동안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왜 이 몇 십 불이 지불 되야 하느냐에 대해 설전을 벌였지요. 시간이 아까운 논쟁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그렇다고 지불근거나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클라이언트가 도우미 비용 5만원씩 4명
    총 20만원 깎는데 온통 신경을 다 쓰고 이러 쿵 저러 쿵 하더니…고객
    샘플링 하는 몇 천만원 상당의 제품 박스들을 우리 회사에 쌓아놓고 있는 건 잊고 있더군. 그 어마어마한
    제품들을 어쩔 거야?”

    그렇다.

    그 이벤트사 대표도 국내대기업에서 큰 예산을 다루던 브랜드 매니저 출신인데 인하우스에서 나와 대행사를 해보니 얼마나 사소한 것에 사람들이
    정력을 허비하는지 알겠다고 한다.

    내 경험으로도 인하우스 시절 정말 바쁘고, 정말 중요하게 신경 쓸 일들이 많으면 사소한
    단위의 예산은 빨리 스쳐 지나가려 하는 게 본능이었다. 대신 그 제한된 시간과 정력을 가지고 크게 크게
    결정해야 할 예산 부분은 정확하게 집고 넘어가는 게 현실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도 생각했다.

    생각해보자.

    하루에 수십 개 이상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팀장이나 임원이 대행사나 아래 직원 택시비 영수증 출발지와 목적지를 종이에다가 옮겨 적고
    있다면 말이다. 그 시간에 다른 해야 할 큰일이 없거나, 하지
    않고 있다는 뜻 아닌가?

    예산을 챙기는 단위를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회사를
    진정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는 거다.

  • ‘소모적 vs. 누진적’ 위기관리시스템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0월 23일 (금) 15:09:02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기업이나 조직들이 오해하는 부분들 중 하나는 이 시스템 구축 자체를 단편적이거나 단기적인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기업이나 조직의 일부 인력들이 관심을 조금만 기울이면 척하니 수립되는 하나의 공산품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 반대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는 그 끝이 없이 복잡하고 장기적인 과제다. 그리고 공산품처럼
    외부에서 그대로 사다 심어 놓을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외부 에이전시들과 함께 나름대로의 위기관리
    시스템들을 구축해 나가고 있지만, 어느 한 회사도 다른 회사와 동일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질 수는 없다. 에이전시들도 하나의
    프레임에 모든 클라이언트들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벽돌 찍어 내듯이 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기업이나 조직 각각
    그 사업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구성원들의 조직이 다르다. 조직 전반의 규모가 모두 틀리며, 특징적으로 각각 진단되는
    위기요소들이 다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 시스템은 완전히 각 기업이나 조직 마다 테일러-메이드 되는 것이 맞다.


    다음 문제는 우리 회사에 정확하게 맞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어 난다. 길고 긴 프로세스, 상당한 인력과 예산이
    소요되는 이 프로세스에서 맞닥뜨리는 가장 난감한 이슈는 바로 ‘인력(조직 편제)들의 이동과 생성 및 소멸’ 부분이다.

    위기관리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제 그 시스템을 떠 받치면서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공유와
    훈련 그리고 개선이 중요하다 강조되는 이유는 그 대상들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존의 위기관리 시스템하에서 공유되고,
    훈련되고, 개선되어 나갔던 ‘사람’들이 일부 또는 대부분 변경이 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기업 CEO나 임원들의
    평균 재임 기간이 얼마나 되나? 2-3년 이상 한 기업에 오랫동안 한 직책으로 머물러 있는 인력들이 얼마나 될까? 맞다.
    시스템이란 사람이 나가건 들어오건 그 포지션에 맞추어진 역할, 임무, 책임 등을 적시해야 한다. 인력이 바뀌어도 곧 그 포지션에
    새로 앉은 인력은 그 전 시스템을 이음새 없이 인수인계 받는 것이 맞다.

    하지만, 조직과 포지션도 바뀐다.
    기업의 부서 편제라던가 직급 및 직책 그리고 업무 영역들은 한시도 쉴새 없이 바뀌고 교환된다. 그러면 이전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쩌란 말인가? 그 포지션을 따라 움직여야 하나? 사람을 따라 다녀야 하나? 부분 부분들이 다 갈리어 여기저기 걸쳐져야 하나?

    얼핏 이런 현실을 바라보는 분들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란 참으로 소모적이고 소진적인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일부는
    그렇다. 그렇지만, 내심 소진적이고 소모적이라고 해도 지속적으로 구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대상이다.

    위기
    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단순하게 소모적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노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사적으로 위기관리에 대한 정확한
    시각과 그 시스템 구축 노력들이 전통적 기업문화로 승화되어야 한다. 사람은 바뀌어도 전략적 기업 또는 조직 문화는 단순히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구성원 모두가 “우리 모두는 위기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 위기들을 이렇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있다”한다면 그 자체가 영속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주축(backbone)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세부적인 역할, 임무, 책임 그리고 대응 프로세스를 나누는 일은 예상외로 아주 간단하다. 문제는 그 자리 그 사람 각각의
    ‘생각’이고, 그 각각의 ‘생각’들이 모여 이루는 하나의 ‘큰 생각’이 핵심이다.

    ‘예전 회사에서는 그냥 이렇게
    했었지만, 이 회사에서는 무언가 달라야 살아 남는다’는 스스로의 생각이 위기와 위기관리 시스템을 기저에서 떠 받쳐야 한다.
    스스로 “내가 새로 일하게 된 포지션에서는 위기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하는 자발적 질문이 그들 각자로부터 나올 때
    위기관리 시스템의 누진적이고 영속적인 발전은 가능하다.

    # # #

  • 가만히 앉아있다가 당하는 것 보다야…

    얼마 전 모 그룹 임원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분께서는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서비스에 관심을 나타내셨다. 그 프로세스 하나 하나를 들으시면서 상당히 흥미로워 하셨다.

    “사실 그렇게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전사적으로 트레이닝들을 통해 공유를 시켜 놓아도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닐 거야. 언제든 위기는 발생할 수 있는 거지 그걸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다고 봐”

    이 임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을 하고 있는데 다시 말을 시작하신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당해서는 안되지. 평소에 그런 노력을 했었다는 것 만으로도 조직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우리가 이렇게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이런 위기가 발생했다 하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은 모면할 수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 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해”

    상당히 현실적인 인사이트다. 대형 조직에서의 현실적인 니즈를 말씀하시고
    계신 거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나는 우리
    CEO에게 이러한 노력을 제안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셀링이 가능할 것 같아. 우리 CEO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다른 계열사보다 앞장서 나간다는 셀링이 가능할 테고, 그 자체로 인정을 받을 수 있겠지”

    충분한 논리라고 생각했다. 상당히 다각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을 하시고
    계셨다. 우리 비즈니스의 셀링 스토리를 단박에 만들어 주신다. 말은
    못했지만 정말 감사했다.

  • 공감에 대한 인색함

    최근
    연이은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많은
    일선
    실무자
    분들을
    만나고
    있다.
    이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항상
    많은
    insight들을
    얻고
    있는데,

    중에
    하나가
    일선
    실무자들에게는 ‘공감에 대한 인색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차라리
    CEO나
    임원
    분들은
    비교적
    후한
    공감을
    커뮤니케이션
    하시는데, 일선 실무자들인 팀장급과 그 이하는 공감에 비교적 인색하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는 사람이 나빠서가 절대 아니다.


    원인을
    찾아보면
    일선
    실무자들에게는
    공감을
    표시하는

    자체가
    책임을
    인정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있고
    이어
    자신이
    해결해


    없는
    수준까지를
    요구
    받을까
    두려워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요는
    임파워먼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감을
    표시하는
    부분에
    자유로움을
    주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좀더
    소비자나
    이해관계자
    중심적인
    임파워먼트
    부여가
    필요할

    하다.

    특이한
    것은
    공감을
    표시했었던
    전례가
    있는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실무자들의
    공감
    표현이
    비교적
    활발하다는
    부분이다. 내부에서 확실한 공감 표현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거나 확실한 전례관련 공유가 존재한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증거다.

    CEO나
    임원
    분들이
    미처
    모르시는
    일선에서의
    그런
    현상들이
    존재한다는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