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Old columns

초기에 여러 매체에 실었던 칼럼을 모았습니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위기관리의 원칙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PR을 어떻게 했는지…

    PR 에이전시들간에 아주 공식적이고 엄숙한(!) 의식이 하나 있는데…바로 에이전시간 클라이언트 업무 인수인계 의식이다. 클라이언트가 에이전시를 새로 선정하게 되면 종전의 에이전시는 새로운 에이전시에게 지금까지 관리해 왔던 여러가지 정보 DB자료들과 업무 아웃라인들을 전달하고 브리핑하곤 한다.

    이 과정은 사실 상당히 민감하고, 중요한 과정이라 양쪽의 에이전시 담당자들이 가능한 성심 성의껏 준비하고 상호존중의 분위기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양쪽이 다 선수들이라 더 자세한 가이드라인은 필요하지 않겠다)

    10년전… 당시 AE로서 그간 성심껏 서비스 해 오던 나의 클라이언트가 우리와 seperate하면서 새로운 에이전시 사장님에게 업무인수인계를 하라는 요청을 해왔다. 그 새 에이전시의 사장님은 예전부터 잘 알던 선배님이라 전화를 드려 축하인사를 하고 관련 자료전달 일정과 팩에 들어가는 여러가지 항목들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

    당시 워낙 바쁜 사장님이라 “알았어. 알아서 보내. 땡큐”하셨다. 나는 수년간 서비스해왔던 클라이언트의 여러 자료들을 하나 하나 모으면서 리스트를 만들었다. 당시에는 기자들에게 하드카피로 거의 모든 정보를 보냈던 때이기 때문에 실로 어마어마한 분량의 하드카피들이 모아졌다. 슬라이드팩과 각종 프레스킷, 회사 giveaway들과 여러가지 브랜드 킷등이 사과 상자로 몇박스가 됬다.

    나는 첫번째 클라이언트와의 이별을 준비하면서 그 박스에다 리스트를 붙이고, 그 안에 자세하게 편지를 써서 넣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써서 새로 담당할 그 에이전시의 AE가 정보를 빨리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던거다. 퀵서비스 아저씨를 통해 박스들을 들려 보내니, 마치 동생을 시집보내는 듯 한 느낌(?)에 적적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 한 5-6년이 지났던가. 업계 술자리에서 그 에이전시 사장님인 선배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때 그 박스 이야기를 꺼냈다. “형님, 그 때 그 박스 조금 도움이 됬어요? 그거 진짜 시간 많이 들여서 정리했었던 건데…어땠어요?” 그 선배가 이런다. “야…그거 열어보지도 않았어. 바쁜데 뭘. 암튼 고맙드라…” “………………(이럴수가. 제길….)’

    당시 정말 그 선배가 얄미웠다. 나의 정성을 몰라주다니…

    요즘들어 클라이언트를 보내고, 다시 맞아들이고 하면서 AE들의 업무인수인계 과정을 바라본다.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섭섭함이 교차하는 하나의 Ritual이라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인하우스 시절 깨달은 하나의 법칙이 있다. 해당 에이전시가 PR을 잘해왔는지 그냥 그럭저럭 이어왔는지 알수 있는 아주 핵심적인 리트머스가 있다. 그건 바로 클라이언트를 위해 관리해온 미디어 리스트다. 미디어 리스트를 관리해 온 모습을 보면 그 에이전시가 해당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을 제대로 했는지 아닌지를 아주 확실히 알 수 있다.

    미디어 리스트가 바로 PR 에이전시 업무의 진단체계 MRI인 셈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동의하는 선수들이 많을꺼다)

  • 세계에서 PR을 제일 잘하는 사람…

    세계에서 PR을 제일 잘하는 사람…

    참 유치한 생각인 것 같지만…한번 곰곰하게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만약 현재 PR실무를 하고 있는 일선 선수가 “내가 아마 이쪽 업종에서는 세계에서 PR을 제일 잘하는 사람일 꺼야!”하는 자신이 있다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다.

    근거없는 잘난척이나 허풍을 떨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번 자신이 하고 있는 PR 프로세스와 퍼포먼스 그리고 자신이 수립해 놓은 시스템들을 하나 하나 돌아보면서 스스로 ‘자신’이 있는지 점검을 해 볼만하다는 거다.

    미국이나 영국 선수들이 일을 잘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들도 하나 하나 들여다보면 그런 선입견이 하나의 타민족 컴플렉스에 기인한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우리가 그들이 쓰는 영어의 native가 아니기에 가지는 불리함도 한 작용을 한다.

    전 직장에서 미국 플로리다에서 전세계 홍보매니저들과 임원들이 다 모아 컨퍼런스를 할 때가 있었다. 수십개국 지사에서 각각 PR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모여 각 나라별로 자신들이 자랑하고 싶은 ‘Best Practice’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기억으로 미국지사의 PR 매니저인 한 여자 선수가 생각한다. 유명한 유럽 맥주 브랜드 하나를 미국시장 론칭하면서 자신들이 실행했었던 publicity 퍼포먼스를 약 20여분간 소개 한다. 여러 신문과 잡지 기사들을 슬라이드에 꽉 채워 보여주면서 “대단한 media exposure를 얻어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당시 우리 한국지사에서는 ‘맥주 가격 인상 반대 여론에 대한 이슈관리’를 발표주제로 삼았었기 때문에, 미국측에서 발표하는 Publicity Performance를 그냥 감상해야 하는 (비교가 안되니) 처지였다. 당시 나와 같이 컨퍼런스에 참가했던 한국 지사의 HR 부사장은 캐나다 여자였는데 그 부사장은 미국의 publicity performance PT를 보면서 고개를 저으면서 놀라와 했다. 믿을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당시 실무담당인 나는 그 정도의 퍼포먼스는 그리 훌륭한게 아니라 생각했다. 미디어 앵글을 잡는 방식도 아주 클래식했고, 크리에이티브도 부족했다. Wall Street Journal에 실린 기획기사 한 꼭지를 보여 주면서 침을 튀기면서 자랑스러워 하는데…실무차원에서 한국에서 조선일보에 한 꼭지 만든것이 WSJ 한꼭지와 다를 게 무언가.

    한국 언론 시장도 미국 처럼 로컬지들이 강력한 포지션을 하고 있으면 우리도 저정도의 퍼포먼스는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퍼포먼스를 종합해서 수치화하는 단계가 그들에게는 빠져있었다. 흔히 쓰는 AEV(Advertising Equivalent Value) 같은 트릭도 없이 그냥 “자…우리 잘했지?” 수준이다.

    당시 우리회사에서는 4 dimension performance track을 daily basis로 진행 중이었다. 매일 매일 회사 그리고 각 브랜드별로 퍼블리시티 퍼포먼스가 비교 측정되고 있었고, 경쟁사들의 기업 및 브랜드들의 퍼포먼스도 일간 단위로 트랙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미국측의 PT를 보고는 “피…별것도 아닌 것이…”하는 느낌이 들게 마련이었다.

    문제는 우리 HR 부사장이 우리회사에 그런 시스템과 월등한 퍼포먼스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거다. 분명히 그녀는 매일 아침 자신의 이메일로 들어가는 PR팀의 퍼포먼스 이메일을 읽지 않고 있었던 거다. 한국 언론에 대해 별로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일도 아니고, 읽지도 못하는 기사의 이미지들과 시놉시스가 귀찮았던 거다.

    하지만…실무자들은 자신이 있었다. 최소한 미국 선수들 보다는 시스템을 가지고 더욱 더 훌륭한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는 그런 자신말이다. “우리 업계에서는 전 세계에서 우리가 제일 PR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오늘 문득 우리 회사 직원들이 상하이, 홍콩 등의 파트너들과 교신하는 수두룩한 이메일들을 하나 하나 읽어 보면서…우리 선수들이 홍콩이나 상하이 선수들 보다 일을 더 잘하면 잘했지 못하진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과 품질관리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예전 기억을 한번 되살려 봤다.

  • PR as science

    PR담당자는 모르는 것이 없어야 해…옛날 선배들이 멍청한 후배를 바라보면서 툭툭 던지던 말이다. 그때 나는 PR 선배들을 보면서 “와…어떻게 저렇게 박식해. 나는 헛 살았군…” 했고, 또 시니어 기자들과의 점심식사에 조인 해서 그들이 펼쳐놓는 업계 이야기들에 넋을 잃고 빠지기도 했다.

    아무튼 그당시 PR담당자나 기자나 선배들은 다 모르는 게 없어 보였다.

    지금 내가 10년전에 존경했었던 선배들 정도의 짬밥있는 AE들을 내려다 보면 재미있게도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선수들은 아는게 도대체 뭐야?” 일부 우리 팀장들은 나를 바라보면서 ‘그래 너 잘났다~’ 하는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내가 모를 줄 알았지?) 인하우스 시절에도 에이전시 AE들을 보면서 진짜 애들 공부 안한다…했던 기억들이 있어서 우리 AE들에게는 더욱 더 혹독하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에이전시 사장님들과 같이 맥주 한잔 하고 하면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 “에이 PR은 대우 받을 수가 없는 일 같아” 하는 자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는다. 한번도 그에 대해 동의를 한적이 없다. 문제가 무엇인지 원인을 찾아내서 고치면 되는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PR이 광고나 마케팅에 비해 하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PR담당자들이 공부를 안한다는 거다. PR을 하면서 PR책을 왜 그리 오래 보는지 모르겠다. (물론 보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목수가 대패질 하는 법에 대한 책을 10년간 보고 있으면 진짜 멋진 집은 언제 짓냐 이거다.

    그 다음 이유는 PR이 리서치를 등한시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비지니스건으로 세계적 독립 PR 에이전시인 APCO Worldwide 홍콩의 이사 한명을 만났다. Adrian이라고 중국선수인데 술도 잘먹고 노래도 잘한다. 이 친구와 새벽까지 술을 하면서 소위 말하는 Asia Pacific에서의 PR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물어본적이 있는데…이 친구 왈 상당히 리서치 비중이 높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일단 리테이너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충분한 리서치를 필수적으로 가져간다고 한다. 새로 맞은 클라이언트에 대한 많은 이슈들을 리서치하고, PR을 담당해야 하는 회사와 브랜드 그리고 그 기업의 명성에 대한 리서치를 실행한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타겟 오디언스들을 더욱 정확하게 identify하기 위한 리서치를 곁들인다고 한다.

    한마디로 클라이언트에 대한 360도 리서치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그 환경을 이해하는 절차를 맨 앞에 놓는다는 거다.

    술자리에서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얼핏 ‘쟈식. 침소봉대하는 거 아냐? 리서치 서비스 팔아 먹을려고?’했었는데…사실이었다. 우리나라 PR담당자들은 리서치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본다.

    예를들어 홍삼 브랜드를 PR한다고 생각해도 홍삼을 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생각을 정확하게 읽고 PR플랜을 짜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들이 왜 그것을 구입하고, 어떤 용도로 어떻게 복용하며, 누구를 위해 사는지, 시기별로 어떤 구매 패턴을 보이는지, 왜 굳이 이 브랜드를 구입하는 건지, 반복구매 비율은 얼마나 되고 왜 반복구매들을 하는지 알아야 PR을 할 수 있는거다.

    대충 20대 중후반 여자 선수들이 두세명 모여 앉아 회의실 브레인 스토밍으로 해결되는 리서치가 절대 아니다. 플랜에서 타겟을 잡고, 공략할 논리를 만들고, 메시지를 뽑아내고, 실행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그 베이스가 그 여자 선수들의 수다와 머릿속에서 나오는 상상에 근거한 것인지, 진짜 분석 결과인 숫자와 퍼센테이지에 근거한 것이지에 따라 PR 품질은 분명 다르기 마련이다.

    마케터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라. 그들에게는 항상 리서치 자료들이 들려져 있다. 그것이 그들의 평가기준이며, 실행지표다. 그것에 근거해서 전략을 짜고, 전략을 짜기 위해 그 리서치들을 실행한다. PR에이전시에서 마케팅 PR을 한다고 하면 최소한 마케터들이 항상 읽고 있는 성경같은 리서치 페이퍼들을 아주 쉽게 읽고 해석해 낼 줄은 알아야 한다. 그 안에서 PR 타겟과 어프로치와 메시지들을 끌어 낼 수 있는 해석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인력들이 많이 없다는 게 아쉽다. 그 이전에 그런 인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 하지 않았던 우리 같은 경영진이 죄다. 결국 부분적으로는 내 탓이다.

  • 무에서 유를 창조? 새마을 운동?

    무에서 유를 창조? 새마을 운동?

    [미팅 샘플 A]

    클라이언트: PR 플랜이 필요합니다. 올해 부터는 연간 플랜을 짜서 갑시다.

    에이전시: 마케팅 플랜이나 브랜드 플랜 같은 비지니스 플랜을 주시면 거기에 맞춰 PR 플랜을 잡아 보겠습니다.

    클라이언트: 그러니까 마케팅 플랜을 잡아 오라구요. PR이랑 같이.

    에이전시: 마케팅 플랜이 아직 안 세워지신건가요?

    포텐셜 클라이언트: 그건 에이전시에서 해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미팅 샘플 B]

    에이전시: PR 플랜을 짜려면 예산을 얼마나 책정해 놓으셨는지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클라이언트: 아직 예산 정확하게 잡히지 않았어요. 그냥 플랜만 짜봐요.

    에이전시: 그래도, 어느정도 예산이 가능한지 알아야 프로그램을 구성할 텐데요.

    클라이언트: 그냥 좋은 아이디어랑 프로그램들 다 만들어 봐요. 한번 보게…

    사실 인하우스 홍보팀에서 예산작업 만큼 힘들고 중요한 일이 없다. 일부 회사에서는 인하우스 PR 업무의 절반 이상이 예산작업이다. 한마디로 예산만 관리 잘 해도 어느정도 능력 있다 인정을 받을 때도 있다. (인하우스에서 PR이야 워낙 특수직종이라 주변에서 별로 콩나라 팥나라 하질 않는다…부정적인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런데 내 경험도그렇지만 친한 인하우스 홍보팀장들에게 물어봐도 연초나 연말에 예산이 깨끗이 확정되는 경우들이 드문 것 같다. 워낙 여기 저기서 소위 품파이 식으로 예산을 각출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년간 PR 플랜을 짤 때까지는 모든 예산과 이에 따른 회사 차원의 비지니스 플랜이 80-90%가량은 확정이 되어져야 한다.

    항상 PR은 가장 마지막에 플래닝을 한다.

    문제는 임원들께서 비지니스 플랜을 한꺼번에 보고하고 확정받기를 원하셔서 비지니스 플랜이 어느정도 확정된 동시에 PR플랜도 함께 가져오라 하는 경우들이다. 이때에는 주요 비니니스팀들과 PR팀이 함께 프로그램을 하나 하나 결정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지니스팀들과 홍보팀들간에 장막이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따라서 일부 기업에서는 홍보담당자가 년간 비지니스 플랜을 미처 보지도 못한 채 나름대로 백지에서 부터 시작하는 PR 플랜을 구성해 가는 경우들이 생긴다. (물론 이 플랜이 온전할리가 없다)

    인하우스에서 PR담당자가 인정을 받으려면 마케팅, 영업, HR, 생산, 기획 등 비지니스 팀들과 친해야 하고, 그들을 위한 인하우스 에이전시가 되어야 한다. 그들 각각에게 확정된 내년도 비지니스 플랜을 받아 그것들을 취합해 PR 플랜을 만드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산을 확정하자. (총알이 몇개나 있나 알아야 전쟁을 한다)

    그다음에 비지니스 플랜을 다 모으고 모으자. (자발적으로 부문장들이 가져다 주면서 잘부탁해요 하는게 제일 이상적이긴 하다)

    그 비지니스 플랜을 충분히 이해하고, PR 에이전시와 함께 PR 플랜을 잡아 나가자. 이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실현가능성, 효과 그리고 예산배정이다.

    위의 플랜 캘린더가 제대로 된 플랜의 모습이다. 뒷장부터는 각각의 PR 프로그램들을 각각 자세하게 서술해 주면서 예산을 붙여 주면 된다.

    비지니스 플랜과 예산 플랜 없이 나온 PR 플랜 처럼 흉칙한 것이 없다.

    P.S. 근데…PR 에이전시 AE들도 이런 프로세스를 아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백지부터 플랜을 세우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게 진짜 PR 플랜이라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개념 없이 일하는 것 처럼 소모적인 것이 없다. 명심.

  • 그래도 생각하는 AE가 좋다

    보통 인간이 일을 하면서 보내야 하는 인생의 기간은 어림잡아 30년 정도로 볼 수 있겠다. (한국시장에서의 현실적 기간은 그 절반가량이겠지만…)

    30년정도의 반가량을 회사에서 일을 하거나 또는 업무에 관계된 시간으로 소비 하니 그 기간은 15년 가량이다. (실제적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7-8년)

    쥬니어 AE들이나 인턴들을 가만히 관찰 해 보면 그들 중 생각이 없어 보이는 (‘보이는’) 선수들이 절반 이상이다. 여기서 생각이라는 것은 선배나 사장이 술자리등에서 “당신 앞으로 10년뒤에는 뭘 할꺼야?” 또는 “앞으로 어떻게 살꺼야?”하는 질문에 곰곰히 뜸을 들이는 선수로 정의하자.

    나머지 절반들 중에 또 절반은 아예 생각을 안하는 선수들이다. “뭐…어떻게 되겠지요.” 또는 “전…잘 안되면 장사나 할라구요. 아버지 가게들 중 하나를 물려 받기로 해가지고요…” 남자들의 경우 이렇고…여자 선수들의 경우에 말은 못해도 빙긋이 웃으면서 ‘난 좋은데로 시집가면 빠이 빠이다’ 또는 ‘해 보다 안 되면 공부나 더 할라구~’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외 나머지들이 바로 생각을 하거나 그래도 생각이 있는 선수들인데, 이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또 두파로 갈린다. 하나는 조급한 선수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만만디다.

    비율로 볼 때 조급한 선수들이 조금 더 많다. 이들의 경우에는 욕심이나 열정이라는 게 넘치기는 하지만, 하루를 실제보다 길게 생각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인턴이나 쥬니어 AE 생활을 한 3-4개월 하고 나서 이런다. ‘아…그동안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에게 남은건 거의 없는 것 같다. 위기관리도 배우고 싶고, 투자자관계도 빨리 익혔으면 좋겠는데. 나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이다…’ 뭐 이런류의 생각들을 하는 듯 하다.

    마치 논산훈련소를 갖 나와 자대에 배치되 겨우 침상 청소를 시작한 작대기 하나 이등병이 ‘우리나라 전군의 작전계획이 궁금하다. 이 철원과 동성지역 라인은 어떻게 방어를 해야 할까? 중장거리포대의 엄호 반경은 어떻게 확인 가능할까? 5군단의 지휘권이 참 불안하다…” 이딴 생각을 하는 것과 같다.

    반면에 만만디 선수들은 마치 자신의 15년 설계가 다 서있는듯 한 모습이다. 어려운 일이 있어 다가가 힘드냐 물으면 대체적으로 웃으면서 이런다. ‘뭐…그렇죠 뭐. 이번에 고생하면서 또 배웠습니다. 다음번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선수가 좋다는 말은 아니다. 선배들이 다룰 때 쉽다는 말도 아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큰그림과 긴호흡을 가져가는 것은 쥬니어 시절 정신 건강으로도 좋다. 많은 선배들이 쥬니어 시절은 하루 한 시간 앞도 모르게 빨빨거리고 뛰어야 한다고들 경험담들을 이야기해 주지만…PR 에이전시에서 그런 조언은 경험상 바람직 하지 않다.

    쥬니어 시절부터 머리를 쓰면서 생각을 하면서 일해온 시니어와 그렇지 못했던 시니어간에는 분명 차이가 생긴다. 짬밥이 존경 받는 시대는 끝났다. 누가 얼마나 더 많이 그리고 깊이 생각하면서 더 많은 가치들을 생산해 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특히, PR 에이전시에서는 그렇다. 나 스스로도 내 생각의 깊이나 길이가 협소해지고 미천해지면…겸허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업을 접어야 한다 생각한다. 시니어로서 이름이나 자리에 연연하면서 조직과 클라이언트에게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로 스스로를 마감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15년이라는 마라톤에서 아직 10미터 정도를 뛴 쥬니어들에게 한마디 꼭 해주고 싶은말은 이거다.

    “생각하면서 살아라. 단, 조급하지 말아라”

  • PR에이전시 vs. 미용실

    PR에이전시 vs. 미용실

    새해를 맞아 미용실에서 머리를 깍으면서 든 생각들…
    가만히 보면 미용실와 PR 에이전시 비지니스간에는 비슷한게 많다.

    PR AE vs. 미용실 선생님
    (실제로 머리를 만지는) 선생님들의 품질이 중요하다.
    선생들도 컷트를 잘하는 사람, 퍼머를 잘하는 사람, 드라이나 손질을 잘하는 사람…자신이 잘하는 분야가 있다.
    손님은 선생님의 실력도 사지만, 케미스트리를 중요하게 본다.
    머리를 잘 만지는 선생님에게 장기 단골 손님이 많다.
    같은 시간에 단골 손님들이 밀려도 하나 하나에 전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요한 터치만 선생님이 하고, 나머지 샴푸, 초반 드라이, 머리카락 털기, 커피타기 등은 어시스턴트들이 한다.
    선생님과 어시스턴트들이 한팀을 이룬다.
    손님은 한미용실에서 담당 선생님이 자주 바뀌면 다른 미용실로 간다.
    머리뿐 아니라 손님의 스타일 전반 그리고 그 이상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전문적인 선생이 인기가 있다.
    하지만, 사실 같은 미용실에서 선생들간 실력차는 그리 압도적으로 나지는 않는다. (몇몇 수준이하도 물론 있다)
    선생은 우연히 컷트만 하러 온 손님에게도 잘해서 단골을 만들려고 한다.
    선생은 자주 이 미용실에서 저 미용실로 직장을 옮긴다.
    단골 손님이 많다고 생각하면 일부 선생은 새로운 자신만의 미용실을 차린다.

    PR Client vs. 미용실 고객
    가끔 전지현 사진을 가지고 와서 이렇게 머리 해달라 하는 고객들이 있다.
    그리고 이 미용실에서 어떤 유명인들이 머리를 하고 있는 지 묻고 단골이 될찌 결정을 하는 손님들이 있다.
    자신이 이렇게 해달라고 하더니 해 놓은 머리를 보고 어울리지 않자 불평을 할 때가 있다.
    퍼머나 컷트는 만족스러운데 드라이에서 망쳤다고 머리를 다시 감아 달라는 손님들이 있다.
    가능한 사장이 직접 자신의 머리를 만져달라고 하는 손님들이 있다.
    미용실의 브랜드를 보고 청담동이라서 그 미용실만을 고집하는 손님들이 있다.
    “나 전지현이랑 같은 미용실에서 머리 해” 또는 “내 머리 손예진 머리 하는 선생이 해줘” 자랑하는 손님들이 있다.
    가격에 민감해서 동네 미용실에 서비스쿠폰까지 사용하면서 여기저기 미용실들을 돌아다니는 손님들도 있다.

    PR Agency vs. 미용실 비지니스
    유명한 미용실은 기본적으로 컷트 요금부터 모든게 비싸다.
    유명한 미용실 사장은 잡지에서만 보이지 실제로 손님 머리를 만지지는 않는다.
    으리으리한 인테리어와 뭔가 있을 것 같은 장비들로 손님들을 주눅들게 하고 단골이 되게 한다.
    정기 단골 손님이 기본으로 있어야 미용실 운영이 된다.
    이를 위해 다른 미용실에 스타급 선생님들을 스카웃 해온다.
    손님들은 매번 만족스럽게 머리를 해도, 한두번 망치면 다른 미용실로 옮겨간다.
    그러나 가끔 돈은 안 되도 연예인이나 유명인 손님이 와주어야 비지니스가 큰다.
    새로운 미용기법들이나 자체적으로 개발한 퍼머방식들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손님들에게 어필한다.
    여러개의 지점을 두고 선생님을 많이 보유하는 기업형 미용실이 있다.
    커트 3000원, 퍼머 20000만원등 저가 미용실들도 생겨나고 있다.
    주인 혼자 하는 미용실도 있다.
    외국계 미용실 체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도 별반 큰 힘을 못 쓴다.

    기타
    원맨 미용실이나 동네 미용실등에서는 큰 미장원 다 필요 없다 허당이다 비야냥 거린다.
    나도 원래 청담동 OOO헤어샵, 명동 OOO미용실등에 있었다고 동네 손님들에게 자랑한다.
    갑자기 면도칼이나 이상한 가위질로 머리를 만지는 기인 선생님이 나와 매스미디어를 타곤한다.
    몇몇 기인 선생들은 기존 유명 미용실 선생들이 해왔던 가위질은 이미 히스토리라고 폄하한다.
    품질 보다는 쓸데 없는 부분들로 주로 경쟁 한다.
    말들이 많다.

    진짜 비슷하다…

  • Market Price

    Market Price

    어제도 친한 모 서치펌 사장님과 오랬동안 전화 통화를 하면서 요즘 비지니스와 관련 해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항상 이 사장님과는 통화나 식사를 같이하면서 Market Price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가만히 이 Market Price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보통 이 사장님과 같이 여러 서치펌 사장들이 PR 또는 마케팅 담당자들을 소개해 달라고 전화를 해 오면 이런 질문들이 공통적으로 오간다.

    서치펌: “정부사장, OOO일을 내가 맡았는데, 어디 나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PR 이사 자리에 맞는 인재가 하나 없을까? 아는 사람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제임스: Job Description이 어떻게 되는데요. 누구한테 보고하는 시스템인가요? 그리고 그 쪽 업계 경력이 꼭 필요한건가요?

    서치펌: 흠…이번 포지션은 PR 총괄이고…국내 사장에게 직접 보고도 하지만 AP쪽이 더 중요해요. 상하이에 AP본사가 있는 데 그 쪽이랑 케미스트리가 좀 맞아야 할 것 같아. 인터뷰도 상하이 가서 보거나 거기 임원이 한국와서 보거나 한데. 그리고 꼭 같은 업계 경력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업계 PR 경력이면 더 좋을 듯 하네…

    제임스: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이죠?

    서치펌: 그거야 네고하기 나름이지만…이 정도면 한 OOO에서 OOO정도? 이사 포지션이니까 market price가.

    제임스: 흠…그래요? 그러면 지금 OOO에 있는 PR팀장을 소개 해 드릴께요. 이름이 OOO이라고 아주 일도 잘하고 나이도 그 정도라서 딱인 것 같아요.

    서치펌: 어…그래? 그 사람 학교는 어디 나왔어? 나이는?

    제임스: 아마 OOO대학일 껄요. 미국 OOO에서 석사를 했구요. 지금 서른 여덟이죠.

    서치펌: 그럼. 영어는 잘하겠네? 실제로도 fluent 해?

    제임스: 그럼요. 그 친구가 바로 영국 부사장에게 보고하고 있어요.

    서치펌: 그 분 지금 있는 회사 전에는 어디 있었어?

    제임스: 아…그 친구가 거기서 일하기 전에는 OOO PR 에이전시에서 일했어요. 외국기업 담당팀을 이끌었었죠.

    서치펌: 오호… 그렇구나. 그럼 그분 핸드폰 좀 알려줘…

    제임스: 핸드폰이 OOO-OOO-OOOO이네요. 연락해 보세요.

    보통 이렇게 소개가 진행이 된다.

    하지만, 위 대화 내용을 봐도 눈치를 채겠지만…서치펌들은 그 사람의 평판과 스팩만을 따질 뿐 그 사람이 실제로 조직을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필터링을 하지 못한다.

    그 사람이 서른 여덟이라는 나이가 먹도록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얼마나 능숙하게 훈련되어 있는지, 성공 케이스를 실제적으로 얼마나 일구워 냈는지, 하다 못해…기자간담회는 몇회나 해보았는지…미디어 트레이닝은 받아보았는지….프레스투어를 독자적으로 몇번이나 어랜지해서 얼마나 자주 다녀보았는지…

    가장 중요한 실무적인 경험과 능력을 세부적으로 파고들어 검증 하지 못한다. 그냥 주변의 평판을 듣고 해당 인재를 접촉하고, 만나보고, 인간적인 케미스트리와 인재를 보는 자신의 감을 믿고…클라이언트사에 추천을 하게 된다.

    만약 market price를 해당 인재의 세부 업무 능력을 검증 해 본 뒤 책정 한다면…문제는 달라지겠다. 더욱 세부적인 스터디와 evaluation이 선행되겠다. 하지만, 현재의 인력 거래 시스템은 어느 정도의 market price를 책정해 놓고 거기에 맞는 아주 형이상학적인 기준들을 가지고 인력을 판단해 끼워 맞춘다는 데 문제가 있다.

    만약…

    market price가 그러한 구조적인 검증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루어 진다면… PR 에이전시에서 AE들도 일하기 싫어 농땡이를 치거나, 시간을 허송세월 하거나, 제안서 쓰기를 거부하거나, 추가적인 클라이언트 서비스를 거절하는 그런 일부의 ‘개념없음’은 사라지겠다.

    가까운 미래에 측정될 자신의 market price에 신경쓰는 지혜롭고…야망있는 AE들이 많이 필요하다. 일종의 비전이랄까. 그런 AE들이 부족하다.

  • 업무의 악순환

    업무의 악순환

    야근을 하는 이유를 한번 살펴보자.

    1. 업무가 너무 과중한 경우
    2. 일 처리가 늦은 경우
    3. 습관처럼 밤에 몰아 일하는 경우
    4. 시간관리가 안되는 경우
    5. 일이 엉망으로 얽혀서 맴도는 경우
    6. 그냥 – Killing Time

    이 중에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야근은 1번뿐이다. 하지만, 전체 야근의 1% 정도가 1번에 이유를 둔다. 예를들어 클라이언트가 오늘 오후 늦게 전화를 걸어와서 내일 아침 9시까지 무엇 무엇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다. 모르척 하기에는 힘들고, 시간을 맞추어야 하니 어쩔수 없이 야근을 하는 경우겠다.

    에이전시에서 만약 과도하게 한명의 AE에게 클라이언트를 여러개 핸들링 하게 해서 어쩔수 없는 1번 형식의 야근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 클라이언트를 조정한다던가 Assistant를 지원해서 야근을 최소화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케이스도 별로 흔치가 않다.

    일 처리가 늦은 경우. 일을 빨리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보통 일에 굼뜬 AE는 그 일을 해 본적이 없거나, 해봤어도 기억속에 업무 프로세스를 넣고 있지 않는 경우다. 모든 일은 시작하기 전에 한번 재빨리 그 일에 대한 그림을 그려본다. 마인드 시뮬레이션을 해 보고. 그 지도에 따라 일을 해나가는 방식이다. 늦는 사람은 이게 안된다.

    습관처럼 밤에 몰아 일하는 경우. 가수나 시인이나 소설가들은 몰라도, 일반 직장인들에게 이건 여러모로 안좋다. 자기개발의 시간을 잃어 버릴 뿐더러, 여러가지 생활의 리듬이 깨져버린다. 습관을 바꾸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시간관리가 안되는 경우. 태어날 때 부터 시간관념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약속시간을 그냥 자연스럽게 어기거나. 아예 잃어버리는 스타일들이다. 하나의 업무를 시작하면 이 업무를 언제까지 끝내야 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한다. 하다보면 언젠가는 끝나겠지 한다. 이런 본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업무를 시작할 때 마다 데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이다. 데드라인을 PC옆에 붙여 놓고 힐끔 힐끔 시간을 보아 가면서 일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 어쩔수 없다.

    일이 엉망으로 얽혀서 맴도는 경우. 좀비들이 같이 일하는 경우가 이렇다. 계속 논의만 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 일을 맡아 하기 싫어하는 경우들도 있다. 책임이 없고, 의욕도 없고, 그냥 시키니까 하긴 하는데..이게 제대로 된 일인지 아닌지도 관심이 별로 없다. 이런 경우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좀비 바이러스를 없애는 방법밖에 없다. 문화를 바꾸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꾸고, 동기부여를 하고, 의식 개혁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데도 바이러스가 없어지지 않는다면…그 회사는 문을 닫는 수 밖에 없다. (좀비 마을을 다 불태워 없애는 것 처럼)

    그냥-Killing Time. 자기 자신의 소중한 인생을 하나 하나 죽여나가는 것이 재미있는 사람이다. 이런 경우는 어쩔수 없다,. 자기 인생이니까. 대신 회사에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

  • 정확한 답이 있나?

    제안서나 컨설팅 페이퍼를 만들 때 과연 ‘정확한 정답’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예를들어 ‘1+1은?’ 하고 물어볼 때 정답은 2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이 그 누구도 정상적인 사람이면 부정할 수 있는 정답이 이쪽 바닥에도 존재하는 가 하는거다.

    일선에 있는 AE들이 힘들게 밤을 새워 만들어 놓은 제안서를 부사장이라는 사람이 칼질을 해대고 또 그 보쓰가 갈기 갈기 찢어 놓으면서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해도…과연 그게 진짜 정답일찌는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닌가.

    자기가 익숙하고 자기가 이해하기 쉬운대로 잣대를 이리저리 휘둘러 자기 나름대로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고 설치지만…그게 정답이라는 확신은 그 누구에게도 없는 것 아닌가.

    정답은 그럼 어디에 있을까?

    정답은 클라이언트에게 있다고 보는게 그나마 맞겠다. 제안서니 컨설팅 리포트니 아무리 만든 인간들이 잘난척을 해대도 클라이언트가 사지 않으면 그건 정답이 아닌거다. 지 스스로 잘난척에 겨워서 제안서나 컨설팅 리포트 따위를 써도…그 스스로가 정답은 아니다라는 걸 빨리 깨닫는게 좋다.

    자기의 스타일이 그리고 자기의 잘난척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과연 내가 설친 제안서 따위가 얼마나 팔렸는가”를 가늠해 보면 되겠다. 자신이 10번을 나름대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제대로 팔린 작품이 하나도 없다면…또는 한 두개라면…그건 자기가 정답을 만들고 있지 않다는 거다.

    학교 시험에서도 20점을 맞으면 선생님에게 종아리 따위를 맞지 않나.

    왜 자신의 성적을 그냥 무시하면서…고집과 잘난 척만 떠는 지 모른다. 모든 사람에게 말이다.

  • 컨설팅에서 항상 승리하는 방법

    컨설팅에서 항상 승리하는 방법

    성공적인 컨설팅을 진행하는 데 여러가지가 중요하겠지만…경험상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뽑으라면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꼽겠다.

    거의 모든 컨설팅 프로젝트의 대략적 해답은 클라이언트의 마음속 또는 머릿속이 있었다. 단지 클라이언트들은 그들의 마음속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해서 눈앞에 그대로 보여주기를 원할 뿐이다.

    일부 선배들은 그게 바로 컨설턴트의 일이라고 한다.

    PR 에이전시 업무도 마찬가지다. 인하우스의 마음속에 항상 해답이 있다. 일부 쥬니어들은 인하우스가 “이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하고 물어온다면서 나의 의견을 묻는다. 나는 거의 매번 되묻는다. “인하우스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AE들은 거의 대부분…”글쎄요. 거기서도 어느 한가지를 딱히…”한다.

    AE가 틀린거다. 인하우스는 자신이 인지 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마음속에 어렴 풋 하게나마 선택과 해답을 가지고 있다. AE가 그것을 모르는 것은 인하우스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하지 못해 공유된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하우스의 마음을 완전하게 읽는 AE 처럼 서로간에 편한 관계가 없다.

    한 번 그리고 두 세번 인하우스의 심중을 읽다보면 그 안에서 대부분 원칙을 발견하게 된다. 많은 업무들이 이렇게 공유된 원칙에 준해서 진행이 된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위험한 칼날이 있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공유된 원칙에 근거해서 일을 해 나가다만 보면…분명 오래되지 않아 이런 반응을 인하우스로부터 얻게된다.

    ‘왜 당신네는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나요? 왜 먼저 챌린지 하지 않는거죠?” 맞다. 익숙함은 순간의 편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실시간으로 케이스 별로 인하우스의 마음을 업데이트 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이런 대화를 상상하면 설명이 비슷하게 되겠다.

    인하우스가 에이전시에게 다섯 손가락을 펴 보라고 한다. 이에 에이전시가 다섯 손가락을 펴 보여준다.

    인하우스: 그 다섯 손가락들 중에서 어떤 손가락으로 제 콧구멍을 파야 시원할까요? 한번 의견을 주세요…

    에이전시: 네…흠…다른 케이스들을 보고 제 경험과 몇 명에게 서베이를 해 본결과 그래도 이 두번째 검지 손가락이 가장 파워풀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인하우스: 아니…근데 말이지. 내 콧구멍이 그렇게 크지가 않아서 말이죠. 좀더 deep dive해 보시겠어요?

    에이전시: 아…그러시면 일단 엄지손가락과 검지는 제외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에 저희가 리서치를 해 본결과 방향지향성이라던가 근력에 있어서 그 다음은 새끼 손가락이 아무래도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인하우스: 흠…아주 Typical해요. 저희는 좀더 differentiated approach를 원하죠. 그렇게 Typical하게 가려면 왜 우리가 컨설턴트들을 부르겠어요. 좀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제안해 보세요.

    에이전시: 아 그렇군요. 그러면…저희가 외국 동영상 사례등을 통해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 한 결과…약지가 아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름대로 사이즈도 compromise 가능하고, 근력이라던가 여러면에서 우수하더군요. 저희도 몰랐던 사실입니다. 추천합니다.

    인하우스: 흠 그래요. 재미있네요. 하지만…보통 그 손가락은 우리가 약지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약간 깨끗한 용도로 써야 할 것 같다는 TOM이 걸리네요. 그 손가락을 콧구멍에 넣는다…뭔가 이게 이상해 보인다 이거죠.

    에이전시: 맞습니다. 빙고. 역시 인하우스시네요. TOM 부분에서 그럼 아주 적절하게 더러운 부분과 relevancy를 가져가고 있는 가운데 중지가 최선이겠네요. 해외 사례나 국내 일부 사례에서도 욕설로도 사용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아주 적절합니다. 아주 소중한 insight를 주셨어요. 저희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이 배웠습니다.

    인하우스: 역시…그렇군요.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예요. 역시 컨설턴트분들이 노력해 주시니 결과가 아주 상큼하네요. 좋아요. 다음주 월요일에 저희 CEO께 최종 보고하시죠. 대표 컨설턴트께서 영어로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런 대화 플로우를 상상해 보자.

    상당히 길고…저효율적이고…힘들다.

    처음부터 이 에이전시의 컨설턴트들은 인하우스와 여러 번에 걸쳐 밥과 술 그리고 사우나 등지를 전전해 보았어야 했다. 회의시에 그 인하우스가 어떤 손가락을 선호하는지를 눈치 채는게 좋았다. 그리고 간간히 술잔을 부딪히면서 손가락 하나 하나의 의미에 대해 깊은 간을 보는게 좋았다.

    그런 방식이 수백에서 수천만원 짜리 서베이나 FGD 보다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그리고 나서 충분히 마음을 읽은 후…첫 컨설팅 보고서에 수백 페이지의 논리들을 앞세워 결론으로 ‘가운데 손가락이 최선이라고 보여짐’ 했으면 됐다.

    인하우스가 답을 모른다. 인하우스가 어떤 선택을 할찌 갈등 하고 있다. 인하우스가 우리의 의견을 원한다…는 말은 쥬니어들의 느낌일 뿐이다. 지금부터라도….마음을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