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위기관리 108수(百八手)

위기관리 실무에서 쓰이는 수(手)를 하나씩 풀어 씁니다. 상황별로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 방식을 108편에 나누어 담았습니다.

  • 68. 위기관리조직에 권한을 주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강한 위기관리조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위기를 잘 관리할 수밖에 없다. 위기관리의 핵심 중 핵심이 바로 위기관리 조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흔히 위기관리는 ‘누가?(who?)’에 관한 것이라 이야기 한다. 평소에서 위기 시까지 ‘누가’ 위기를 관리하는 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단 ‘누가’ 위기를 관리할 것인지가 정해지면, 위기관리는 그 주체에 의해 준비되고 실행되어진다. 위기관리에 서툰 기업 대부분은 이 ‘누가’라는 규정이나 책임 부여가 미비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다. 모두가 위기를 관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실제로는 아무도 위기를 관리하지 않고 있는 형국이 된다.

    기업 내에서 이처럼 위기관리를 위해 ‘누가’라는 책임 부여가 된 그룹이 바로 위기관리조직이다. 위기관리팀이라고 명기하는 기업도 있고, 위기관리위원회라 칭하는 곳도 있다. 해당 조직은 대표이사가 이끌기도 하고, 따로 지명된 고위임원이 이끄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러 핵심 부서들과 그 장들이 속해 있으며, 위기 발생 유형에 따라 대응 시 부서간 가감이 이루어진다.

    위기 발생 직후 최대한 관련 부서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속하게 상황을 분석 공유하고, 그에 대응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위기대응 프로세스를 밟는다. 이후 각자 정해진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협업을 개시한다.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 위기관리 조직이 한자리에 모여 워룸(war room) 형식으로 회의체를 운영하기도 한다.

    해당 위기관리조직에 대표이사가 포함되어 있건 되어 있지 않건 간에 위기관리조직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들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는 것이다. 보통 위기관리 매뉴얼에 해당 조직의 구성과 권한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게재되는 데, 그 이상으로 실제 권한은 주어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일선 직원들로부터의 상황 보고와 공유 프로세스에서도 위기관리조직이 직접 전사적인 보고 의무를 강조하고, 활발한 보고를 독촉할 수 있어야 한다. 누락되거나 부족한 정보 보고에 대해서는 추가적 보고 명령도 가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일선 매니저나 임원의 간섭이나 충돌은 미연에 정리되어야 한다.

    외부 전문가 그룹과의 협업에 있어서도 위기 시 위기관리 조직의 권한은 강력해야 한다. 신속하게 외부 전문가 그룹을 섭외하고 그들과 위기관리 업무를 바로 개시할 수 있도록 계약이나 예산 권한도 주어지는 것이 좋다. 일단 선조치하고 후 컨펌하는 비상 프로세스를 밟게 해주는 것이다.

    내부나 외부적으로 해당 위기관리조직이 현재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되어져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일사불란 함이 위기관리조직을 중심으로 구현되어져야 한다. 외부적으로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창구로서 해당 위기관리조직이 역할을 전담해야 한다.

    만약 해당 위기관리조직이 충분하고 강력한 권한을 가지지 못하게 되면, 위기관리조직은 유명무실한 상황실로 변한다. 상황실은 위기 상황을 그 때 그 때 관전하고 보고하며 정리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관전하는 셈이 되어 버린다.

    위기관리조직에 권한이 없으면, 그들은 할 수 있는 것도, 해야 할 것도 없는 기괴한 조직이 되어 버린다. 위기관리에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한다. 내부적으로도 위기관리 협조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위기관리라는 골치 아픈 업무를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권한이 없는 위기관리조직은 아무리 협조를 부탁해도 뭐든 제대로 되지 않는다.

    외부에서 볼 때도 권한 없는 위기관리조직은 충실한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인정받기 힘들다. 해당 조직이 상황과 관련 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 수 있다. 제대로 상황을 파악도 하지 못하고, 관리조차 하지 못하는 위기관리조직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고 싶어하는 외부 이해관계자는 없을 것이다.

    로마 시대에는 독재관(獨裁官)이라는 관직이 있었다. 로마 건국 초기부터 있었던 직책이지만, 상설직이 아닌 임시직이었다. 이 독재관은 외적의 침략 등 비상시 국론 일치를 위해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을 맡기어 극복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직책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독재관 출신이었다.

    기업에서도 그러한 강력한 위기관리 리더십을 가진 독재관과 같은 위기관리조직이 필요하다. 그 조직에게 위기 시에는 모든 권한을 강력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를 위해 비효율적인 평시의 프로세스들은 간단하게 정리될 수 있어야 한다. 일사불란 함은 그런 권한 하에서만 겨우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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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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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7. 의사결정자는 댓글 읽지 마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결정에 관해 조언할 때 주로 강조하는 점이 “의사결정자가 직접 온라인상 여러 댓글을 읽지는 말라”는 조언이다. 실제 위기 시 자사 관련 각종 온라인 댓글을 읽어 본 사람들은 이해할 것이다. 누구나 극도로 부정적인 댓글들을 접하고 나면 생각이 복잡 해진다.

    기본적으로 의사결정은 이성적 영역내에서 이루어져야 안전하다. 의사결정자가 감정적이거나, 흥분 또는 침체되어 있을 때 내려지는 의사결정은 그 자체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할 가능성이 높다. 위기 시 의사결정자에게 댓글을 직접 읽지 말라 조언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일부 기업 VIP는 세세하게 자사와 관련된 온라인 댓글과 각종 포스팅들을 챙겨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에도 자사와 관련 한 부정적 내용의 글이 하나라도 발견되면, 즉시 해당 내용을 실무자들에게 공유하고 조치를 명령한다. 그에 따라 실무진이 이리 저리 대응하느냐 고생을 한다.

    이런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위기가 발생하면, VIP는 매우 심각한 패닉에 빠지게 마련이다. 장시간 수 많은 댓글을 읽으며 극도로 흥분하고, 각종 세세한 비판과 주장에만 몰두하게 된다. 사람이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이성적 자세로 큰 흐름을 읽어가며 위기관리팀을 리드하는 데 장애가 생기니 문제다. 위기관리팀이 VIP 감정과 태도를 보며 무리한 대응이나 과도한 조치들을 실행하게 되니 또 문제다.

    물론 그런 적극적으로 보여지는 대응이 효과를 발휘하면 모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더 큰 문제나 새로운 문제와 갈등을 양산해 낸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감정에 기반한 무리한 대응은 그 이익보다 실이 훨씬 더 많다.

    그렇다고 VIP가 평소나 위기 시 온라인 상 댓글이나 포스팅을 무조건 외면 하라는 조언은 아니다. 단순히 눈이나 귀를 막는다고 해서 감정에서 자유로워지고 바로 이성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댓글 하나 하나를 읽지 말고, 온라인 상 여론을 읽으라는 것이 핵심이다.

    온라인 댓글은 읽지 말라 해도 실무자들이 읽는다. 그들은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1차 분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팀장과 임원이 그 결과를 바탕으로 2차 분석을 한다. 의사결정자는 그 다양하게 분석된 여론 결과를 이해하면 그 뿐이다. 여론의 큰 흐름이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면 충분하다.

    이를 위해 VIP를 비롯한 의사결정자는 여론을 보다 정확하게 읽기 위한 연습을 평소에 해 두는 것이 좋다. 실무진으로부터 올라오는 여론 분석 내용을 종종 접하고, 감을 키우는 것도 권장된다. 매일 신문을 읽고 방송을 보듯 온라인에서는 어떤 이슈와 여론이 회자되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위기 시에만 갑작스럽게 온라인 여론을 접하는 의사결정자들은 대부분 의사결정을 주저하게 된다. 그것이 당연하다. 낯설기 때문이다. 왜 온라인 공중은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가 왜 갑자기(?) 튀어나오는 지 아리송하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심지어 보고되는 여론 내용들 중 표현하나 단어 하나에도 온통 물음표뿐이다.

    이런 상황을 의사결정자들은 사전에 경계하자는 것이다. 미리 익숙해지자는 것이다. 예전에 이미 의사결정자들은 하나의 동일한 이슈에 대해 왜 A일보는 이런 논조를 가지는지, B신문은 왜 저런 논조를 가지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A일보와 B신문이 어떤 논조를 유지할지에 대해서 미리 예상까지도 가능하다.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왜 A카페와 B커뮤니티간에 다름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으면 좋다. 소셜미디어 채널 간에도 어떤 다름이 있고, 이슈 성격마다 어떤 의견이 대세를 이루는지 미리 이해하고 있으면 낫다. 그래야 자사와 관련 한 논란시에도 예상과 사전적인 대응이 가능 해진다.

    이 글을 읽는 의사결정자들이 더욱 더 온라인 여론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세세하게 몸소 댓글을 읽고, 답글을 달고, 포워딩을 하고, 하나 하나에 평가를 하라는 조언은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런 공간과 환경에 익숙해지는 정도의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더 나아가 위기관리 관점에서 위기 시 자칫 잃어버릴 수 있는 의사결정자로서의 이성과 합리적 관점은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는 조언을 하고 싶다. 분석 보고된 온라인 여론을 존중하고, 큰 흐름을 읽고 그에 따라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면 그 뿐이다. 댓글 말고 여론을 읽을 수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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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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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6. 일희일비(一喜一悲)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시 회사내 위기관리팀은 얼핏 보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대응하고 그들을 관리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좀 다르다. 경험 있는 위기관리팀 소속 직원들은 위기 시 외부 보다 사내 이해관계자들에게 대응하고 그들을 관리하는 것이 더 힘들다 토로한다.

    다 같이 한마음으로 주어진 위기 상황에서 일사불란함을 가져도 힘든 것이 위기관리인데, 말 못할 속사정들이 다 있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아쉬워하는 것이 VIP를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상황변화와 이해관계자 반응에 계속 일희일비한다는 것이다.

    물론 위기 시에는 그 누구도 대범함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기는 힘들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대해 그 때 그 때 감정이 흔들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리더의 일희일비는 그러한 사전적 상식적 수준의 개념을 넘어서는 결과를 낳게 되니 문제가 된다.

    무엇보다 리더는 위기 시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낯설고, 두렵고, 경황이 없어지는 것은 위기 시 당연하다는 사실을 평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위기 시에는 절대 불필요하게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강한 결심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책임소재에 대한 다툼이 시작된다. 각종 근거 없는 이야기들과 루머들이 쏟아진다. 부정 기사들이 셀 수 없이 쏟아진다. 온라인을 비롯해 거의 모든 주변 사람들이 회사에 손가락질을 하는 듯 느껴지게 된다. 정부기관과 각종 규제기관 및 단체들이 이를 갈며 달려든다.

    위기 시 이런 상황이 내게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을 리더는 미리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태풍 속에서도 담담히 나침반을 지켜볼 수 있다. 리더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어야만 겨우 가능한 것이다.

    전략적으로도 그렇다.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하게 되면 리더는 스스로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내부인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숙연하고 침통하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여 내적 일관성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외부 이해관계자에 대응하는 위기관리팀 모두도 일관되게 고개를 제대로 숙일 수 있다.

    반대로 팩트를 가지고 여러 반박이 가능한 건에 대해서는 리더 스스로 확신을 가지는 모습을 내부에 보여주어야 한다. 완전한 확신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검토와 분석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일관성 있게 리더가 확신을 가지고 반박해야 하겠다 강조하면 위기관리팀은 그에 따라 확실한 반박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된다.

    위기 시 리더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할 것인지, 반박을 하고 대응을 할 것인지 판단하고, 결정된 입장에 대해 솔선수범 해 일관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사과를 지시하면서도 내심 억울함을 표현하는 리더, 반박을 지시하면서도 스스로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리더, 그에 따라 입장이 좌우로 계속 움직이며 변하는 리더의 모습이 문제다. 그에 따라 더 크게 위기관리팀이 출렁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렁거리는 위기관리팀과 그들의 실행을 바라보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그에 따라 더욱 더 크게 출렁대고, 비틀거리게 마련이다. 상황은 상황대로 계속 악화되며, 새로운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온다. 왜 리더가 위기 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미리 깊이 고민해 보자.

    훌륭한 리더는 위기 시 기사나 보도 한 줄에 일희일비 하려 하지 않는다. 특정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며 시간을 허비 하려 하지도 않는다. 상대적으로 중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기사에 대한 법적 대응에 인원을 투입하려 하지도 않는다.

    경험 있는 리더는 위기 시 각종 기관들로부터의 조사와 자료 요청 및 요구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전문가들의 의견과 조언을 들어 정확한 준비 대응을 지시한다. 그 외 세세한 분위기나 첩보에 들뜨거나, 불안해하며 불필요한 일은 벌이지 않는다.

    그런 리더는 위기 시 일부 직원의 동요에도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귀를 막고 눈을 감는 무시 태도를 가지지도 않는다. 가장 중요한 핵심이 무엇인지, 누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그룹인지 정해 그에 따라 일관성 있는 대응에만 관심을 둔다.

    위기관리는 리더가 한다. 기업 구성원 중 최대 1% 이내인 상위 리더그룹이 한다. 그들의 일관성과 경쟁력이 위기를 관리한다. 시시각각 좌우로 흔들리며 흥분과 노여움과 불안함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는 리더와 기업에게는 성공적 위기관리란 없다. 위기관리에서 일희일비란 실패의 가장 흔한 기준이다. 절대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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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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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5. 온라인 공중은 바보가 아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기업 경영진들은 온라인에 대해 약간은 냉소적 인식을 하고 있었다. 일부는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는 ‘젊은 아이들이 하는 놀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는 그런 거 할 나이가 아니라서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잘 모릅니다” 같은 이야기를 기업 VIP들로부터 많이 들었다.

    기업 VIP 중에서도 소셜미디어를 초기부터 잘 활용하는 분들이 나타났다. 그러자, 그에 대해 기업 경영진들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 분들이야 기업 오너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실 수 있는 것이고, 우리 같은 전문 경영인은 말을 조심해야 해서 소셜미디어는 좀 꺼려집니다”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에 열중하는 VIP들을 향한 냉소적 시선은 바꾸지 않았다.

    하루 종일 기업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계정을 관리하는 직원들을 바라보는 경영진의 시선에도 냉소적 느낌은 일부 남아 있어 보인다. 여기저기 온라인과 소셜미디어가 대세다. 오프라인 마케팅은 죽었다. 4대 매체 광고보다 온라인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일반화 되다 보니 경영진 스스로 현 상황을 부정하기는 어려워졌다. 그러나, 그런 생각에 진짜 공감 하거나, 더 알고 싶어 하는 노력들은 생각보다 크지 않아 보인다.

    회사가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도 이런 평소 경영진 인식은 대부분 그대로 유지된다. 해당 위기에 대하여 쏟아지는 언론 기사와 보도들은 찾아 읽고 보고 하지만, 각종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창구를 통해 거둬들여진 온라인 공중의 여론에는 좀처럼 깊이 있게 다가가지 않는다.

    경영진 자신 스스로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잘 모른다’ ‘이해하기 힘들다’ ‘그 공중의 실체나 진정성 같은 가치도 인정하기 아직은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일선에서 실시간으로 취합되고 보고되는 온라인 여론을 보는 시각이 어지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어떤 경영진은 반대로 너무 심각하게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한다. 댓글이나 트윗 하나 페이스 북 포스팅 하나 하나를 챙기며 우려한다. 사 내외 전문가들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조급하게 질문한다. 물론 관심은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우려를 전제로 한 조바심은 좀 다른 의미다.

    위기 시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공중의 여론은 당연히 읽고 이해해야 한다. 경영진은 더 나아가 그들 공중의 대화와 여론의 흐름이 어떻게 오프라인 매체들과 연동되는지 큰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잘 모르겠다는 체념보다는, 가능한 여러 일선의 의견과 보고를 받아 읽고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선에게도 지속적으로 여론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조바심이나 근거 없는 두려움은 버리되, 관심과 진지한 분석 노력은 유지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 공중을 이전과 같이 폄하하는 생각은 최소한 버려야 한다. 애들의 장난이나 놀이라는 인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그렇다고 온라인 공중이 기업을 살리고 죽이는 시대가 되었다는 생각도 사실 정확하지는 않다. 여론이란 상호 작용에 의해 관리 주체에 의해 관리되기도 하고, 관리되지 않기도 하는 유기적 대상일 뿐이다. 이는 오프라인에서도 동일했다.

    온라인 공중을 오프라인 언론과 각종 이해관계자들과 같은 수준과 비중으로 품어 균형 있게 참고하면 된다. 무조건 더 큰 비중을 두거나, 반대로 무시해 버리는 우는 더 이상 말자.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그들 하나 하나의 여론이 큰 도움이 된다. 그 목소리를 적시에 듣고 내부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구하자.

    현장에서 위기관리를 하다 보면 때때로 ‘이상한’ 여론 현상이 다양하게 목격된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언론에서 연일 떠들어 대는 자사 이슈에 대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공중은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일부 단순 언급이나 의견 표현이 있지만, 그 수준이 타 이슈들과 비교해 월등하지도, 별 의미 있는 수준에 이르지도 않는다. 이 상황을 기업은 위기로 정의해야 할까?

    반대로 오프라인 언론에서는 잠잠하고 별반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슈에 대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큰 관심을 나타내는 상황도 있다. 부정여론이 슬슬 일어나 가시화되고 있지만, 여러 오프라인 이해관계자들은 아직 그런 상황에 주목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해당 기업은 어떻게 상황을 정의해야 할까?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공중의 여론을 쭉 들여다 볼 때도 고민은 생긴다. 회사 관련 이슈가 온라인 상에서 확산되는 상황이다. 실시간 여론 확산수치와 의견들을 분석하며 트레킹 하고 있는데, 과연 어느 시점이 회사에서 개입해야 하는 단계인지 모호하다. 여론이 이 상태로 가다 단박에 사그라질지도 모르는데, 섣불리 개입하면 상황을 더 악화시킬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마냥 치솟는 비판여론에 복지부동 할 수는 없다.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실질적인 고민을 하다 보면 더 이상 온라인이 바보들의 놀이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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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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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 청와대가 신문을 읽는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떤 미디어 전문가는 신문이 죽어간다 또는 신문이 죽었다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학자들이나 관계기관 조사를 보아도 신문 구독 또는 열독률은 계속 감소해만 간다. 독자들 사이에서도 누가 요즘 신문을 읽나? 나는 최근 종이 신문을 넘겨가면서 읽어 본 기억이 없다 이야기한다.

    이런 일반화된 인식들은 기업 경영진에게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경영진은 홍보실의 기능을 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에 대해 평소 의문을 제기한다. 다들 죽었다 이야기하는 신문에 주로 매달려 있는 자사의 홍보실이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다.

    언론에 아무리 우리 제품 기사를 내 보아도, 해당 제품 판매가 지지부진한 것을 보라. 예전 같이 소비자들이 신문을 보지 않는데 왜 우리가 기자들을 출입기자 또는 담당기자라 부르면서 굽실거려야 하는가 홍보실에 묻는다. 신문에 싣던 광고를 걷어 낸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기업 홍보실은 그들 대로 이런 딜레마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신입 홍보실 직원은 언론관계 중심의 홍보업무를 꺼려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언론관계가 과연 홍보실의 노른자 업무인지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이야기가 나온다. 젊은 신입들은 온라인 홍보가 훨씬 강력하며, 시장의 트렌드까지 반영하고 있어 진부한 언론 홍보는 자신이 하고 싶은 업무가 아니라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은 사실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런 변화들은 환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을 뿐 더러, 기업의 속성과도 확실히 맞닿아 있다. 기업은 기업만의 목적이 있다. 효과나 효율이 떨어지면 그것이 언론이건 무엇이건 언제든 돌아서 더 나은 효과와 효율을 찾게 되어 있다. 그에 따라 부서 기능과 직원들의 업무 영역의 비중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하다.

    단, 흥미롭고 놀라운 것은 평소 이런 생각과 태도를 가지던 경영진과 직원 대부분이 자사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그 생각과 태도를 180도 바꾼다는 점이다. 평소 생각과 태도가 위기 시에는 전혀 다른 생각과 태도로 완전히 변화되는 것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 했던 신문에 게재된 자사에 대한 부정 기사를 보면 경악을 하기도 한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아무도 보지 않는다’ 했던 신문 아닌가? 그 ‘아무도 보지 않는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렇게 놀라고 화를 내는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종이 신문에 실릴 자사 관련 기사를 빼라 홍보실에 지시도 한다. 평소 읽어 본적 없다던 경영진이 왜 ‘그깟’ 종이신문에 실린 부정 기사 몇 줄을 그리 두려워하는지 알 수 없다. 종이에서 해당 기사를 빼면 자신의 심리적 효과 외 어떤 최종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도 좀처럼 말하지 못한다.

    어떤 임원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신문 기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부정기사가 온라인과 각종 소셜미디어에 퍼져 궁극적으로 회사에 영향을 미치니까 하는 말이라 한다. 그렇다면 평소에는 왜 생각이 달랐을까? 아무리 신문에 기사를 내도 ‘아무도 보지 않고’ ‘별 영향도 없다’ 했지 않았나? 이제 와 위기가 발생하니 신문 기사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줄까 왜 우려하나?

    그들이 정말 일관되게 미디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문에 자사 관련 부정기사가 아무리 실려도 눈 하나 꿈적하지 않아야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죽은 신문에 난 기사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로 해당 부정 기사가 확산되는 것도 우려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기존 신문이 그리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믿지 않았으니까. 신문은 죽었고, 아무도 보지 않을 뿐 아니라, 영향력도 예전 같지 않다 생각했던 평소 기억을 되살려 보라. 그런 무력한 신문에서 광고를 과감히 빼고, 출입기자에게 등 돌리던 평소 태도를 위기 시 유지해 보라는 것이다.

    문제는 사실 기업 경영진이 평소와 위기 시 각기 다른 생각을 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위기 시 신문을 비롯한 언론이 분명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굳이 평소 외면하는 그 태도다. 외면하려 했던 습관이다. 평소 관심 투자 없이 위기 시 천운을 기대하는 욕심이 문제다.

    위기 시 기업의 부정 기사는 청와대가 읽는다. 경찰도 검찰도 읽는다. 공정위도 국세청도 식약처도 관세청도 읽는다. 지자체들이 읽는다. 국회 각 정당과 국회의원들도 읽는다. 각종 단체나 NGO들도 해당 기사를 꼼꼼하게 읽는다. 거래처와 투자자들이 찾아 읽는다. 직원들과 그 수많은 가족들이 기사를 읽는다. 격분해 있는 위기 원점들이 또 읽는다.

    아무도 읽고 보지 않는 신문에 그리고 언론에 왜 관심을 두어야 하는가? 왜 효과와 효율이 떨어지는 매체에 투자하고 열과 성을 다해야 하는가? 홍보실은 왜 그 무식한 짓을 계속 하는가? 이렇게 묻는 경영진은 진짜 위기 시에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해야 할 것이다. 진짜 신문이 죽었다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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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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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3. 언론과 여론을 혼동하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시 기업 경영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은 아마 언론일 것이다. 위기 시 언론이 부정적인 태도로 위기 상황을 연이어 보도하는 것만큼 경영진들에게 괴로움을 주는 것이 없다. 평시에는 신문이나 TV를 보지 않던 경영진들도 위기가 발생하면 자사와 관련 된 기사나 보도 하나 하나를 챙겨 본다. 그리고 대부분 한마디씩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통적 기업 위기관리에서는 언론에 대한 관리에 상당히 많은 신경을 썼다. 아직도 일부 기업 경영진들은 위기 시 언론관리가 곧 위기관리인 것으로 착각을 한다. 언론만 잠잠하면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위기가 사그라들 것이라 믿는 것이다. 그 중 일부는 그렇기 때문에 홍보실이 사내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유일한(?) 부서라고 지명 하기도 한다.

    홍보실 임직원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당연히 언론을 바라본다. 실시간으로 기사와 보도를 챙기고 관련된 기자에게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낸다. 가급적 부정적 표현이나 자극적 내용들을 기사와 보도에서 빼내보려 부단히 노력한다. 표면적으로는 그런 기사나 보도 때문에 위기가 관리되지 않고, 그에 자극 받은 정부, 국회, 규제기관, NGO, 고객 등의 이해관계자들이 새롭게 개입하게 된다는 이유를 댄다.

    그러나 내심 홍보실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VIP와 경영진들의 질책이다. “우리 회사 홍보실은 부정 기사 관리도 제대로 잘 하지 못해서 무능력하다.” “다른 기업에서는 그런 부정기사를 잘 빼내던데, 우리 홍보실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비판을 받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 증거로 내부 질책이 두려운 홍보실 사람들은 위기 시 기자들에게 이렇게 하소연 한다. “기자님 기사 때문에 제가 잘리게 생겼습니다.” “저 좀 한번 살려주신다 생각하시고 기사 좀 어떻게 안될까요?” 이런 하소연은 언론 부정 기사를 관리함을 통해서 홍보실에 대한 내부 시각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떠 올리는 회사를 위해 언론을 관리한다는 생각은 사실 그 다음이다.

    기업이 위기 시 언론을 관리하는 활동들을 하며 종종 혼동하는 것이 이 부분이다. 언론을 여론이라 생각하고 동일시 하는 것이다. 물론 언론은 여론을 반영한다. 때로는 언론이 여론을 이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언론은 여론 그 자체가 아니다. 상당부분 비슷할 수는 있어도 정확하게 일치한다고는 볼 수 없다.

    기업은 위기 시 기본적으로 여론을 읽어야 한다. 언론을 여론이라 착각해 언론만을 읽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언론만을 읽고서 내리는 위기관리 의사결정은 실제 여론을 관리하는 데 있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을 여론으로 착각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위험하다.

    더구나 최근 같이 공중 개인들의 직접적 태도와 감정들이 다양하게 분출되는 여러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채널들을 등한시 해서는 안 된다. 사내로 연결되는 콜센터 전화, 이메일 내용들도 모니터링 해야 한다. 매장에서의 고객반응들도 모니터링 해야 한다. 거래처들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 사내에서 공유되는 이야기도 위기 시 경청해야 한다. 기업이 운영하는 이해관계자 접접(POC: Point of Connection)을 총 가동해 그로부터 인입(引入)되는 진짜 여론을 통합적으로 읽어야 한다.

    현장에서 위기관리를 하다 보면 최근 언론이 실제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담지 못하거나, 심지어 여론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들이 늘고 있다. 이는 예전과 달리 언론이 여론을 충실하게 반영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기 보다는,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여론이 이제는 보여지기 때문에 언론과 여론의 기존 간극이 드러나게 된 것일 뿐이다. 예전에도 그 간극은 정확하게 존재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예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명언에 이런 말이 있었다. “언론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 상당히 언론 중심적인 위기관리관이었지만, 그 때는 그것이 통했던 시절이었다. 그 만큼 언론 이외에는 공중들이 기업의 부정 이슈를 접할 채널들이 다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이야기는 이제 완전히 바뀌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근본으로 돌아가서 “여론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는 이야기가 더욱 더 당연해진 것이다. 언론이 없는 위기는 있을 수 있지만, 여론이 없는 위기는 있을 수 없다. 여론이 없는 언론은 기본적으로 무력하다. 따라서 기업은 위기 시 폭넓게 여론을 바라보아야 한다.

    아직도 위기 시 언론만을 바라보며 일희일비하는 회사는 좀더 위기 시 여론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회사의 체계와 실무자의 습관 그리고 경영진의 경험을 키워야 한다. 더 이상 언론이 여론의 정확한 리트머스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언론은 여론이라는 퍼즐을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퍼즐조각들 중 하나일 뿐, 그 퍼즐 자체도 아니고, 퍼즐의 그림 전체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정확한 여론관과 언론관을 정립해야 한다. 더욱 더 크게 다양하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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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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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원래부터 통제 가능한 대상이 아니다. 인간이나 조직, 기업이 그러한 위기의 특성을 알기 때문에, 최대한 위기를 관리 해 보려 노력하고 준비하는 것이 위기관리다.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이 두 축이 위기관리를 위한 노력의 주제다.

    평시에는 ‘해야 하는 것’을 성실하게 적시에 해 나가는 것이 위기관리다. 준법하고, 철학과 원칙을 가다듬고, 돌아보고,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교육하고,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반복 해 기업 구성원들에게 위기관리 역량을 키워주는 이 모든 활동이 사전적 위기관리다. 어쩌면 이 부분이 진짜 위기관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발생되었다면 이제부터는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해야 한다. 기업 스스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처음부터 가르고 나누어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위기가 낯설고, 위기관리에 대해 평시 준비하지 않은 기업일수록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할 수 없는지를 헷갈려 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 흔해진 기업의 사회적 논란에 대해 살펴보자. 평시에 임직원들에게 여러가지 사회적 이슈를 공유하고, 그에 대한 회사의 원칙을 강조했다. 교육을 하고, 일부 문제가 감지되면 즉각 원칙에 따라 처리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살피지 못했던 문제가 드러났다.

    사회적으로 갑자기 우리 회사가 몹쓸 회사가 되어 버렸다. 이 시기에 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현재 부정적인 상황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렇게는 불가능하다. 현 상황을 그 이전과 같은 평화로운 시기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로 향한 부정적 사회 여론들은 어떨까? 그 여론을 단박에 없애 버릴 수 있을까? 부정 여론을 바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단,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부정적 여론을 잘 다스려 점차 그들의 공분을 감소시키는 것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부정 여론을 관리할 수 있는 대책과 적절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 적절한 대책과 메시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 대책과 메시지를 실행에 옮기는 활동도 우리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와 같이 위급한 시기에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빨리 찾아내 실행하는 것이 사후 위기관리의 핵심이다.

    위기관리에 어러움을 겪는 기업들은 대부분 ‘할 수 있는 일’을 등한시하는 반면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하려 무리수를 둔다. 왜냐하면 ‘할 수 없는 일’이 위기 시 더 커 보이고 탐이 나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우리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은 무언가 위대해 보인다. 누군가 나타나 그 ‘할 수 없는 일’을 해주겠다 하면 대단한 일이 라는 생각에 가슴이 부푼다. 그 과정에서 기업들은 종종 무리수를 둔다.

    앞의 예와 같이 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회사를 다시 예로 들어보자. 사회적 공분을 잘 관리해 차차 그 위세를 감소시키자 말하는 임원이 있다. 그 임원은 말 그대로 자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대부분 임직원들은 그 건 당연한 것 아니냐 하는 반응이다.

    그러나 공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2차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에는 별반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공분이 계속되고 제대로 된 회사의 대응이 없으면, 관련 기관의 수사나 조사가 시작된다. 경찰이나 검찰 등에서 압수수색을 하게 되고, 국회나 NGO등의 단체가 움직여 대표를 괴롭히게 된다.

    사내적으로 당연하다 했던 공분에 대한 관리가 실제로는 향후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막아낼 수 있는 노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신 그 와중에 어떤 임원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제가 잘 아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 건과 관련한 경찰과 검찰의 움직임을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임원들은 솔깃해 한다.

    “더 나아가서 경찰과 검찰 내사를 무마할 수도 있다 이야기합니다. 한번 위기관리를 맡겨 보시죠” 자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것을 제대로 할 생각도 하기 전에, 자사가 ‘할 수 없는 일’을 누군가에게 맡길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무리수를 두는 경우다.

    자사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아 빠짐없이 제대로 하자. 그 과정을 건너뛰거나 대충한 채 ‘할 수 없는 일’에 미련을 두고, 그에 애 닳아 하는 행동은 그만하자. 평시에 위기 상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위기 발생 시 자사가 ‘할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 자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 생각되는 일을 제대로 찾아 정리해 보자. 그리고 그 ‘할 수 있는 일’에 미리 시간과 인력과 예산을 투자 해 보자. 위기 때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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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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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기업이나 조직의 최고경영자가 위기 시 물러나는 것으로 위기관리를 가늠하는 유행이 생겼다. 심지어 경영 퇴진이나 물러나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글쎄다. 진짜 그런 퇴진 행위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것일까?

    물론 해당 최고경영자가 개인적인 문제를 일으킨 경우에는 퇴진이라는 행위가 위기를 관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개인의 문제가 조직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책이 될 수 있다. 개인적 일탈을 일으킨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스스로 위기를 관리하겠다’ 천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외에 자신의 기업이나 조직과 관련 된 각종 사건, 사고, 논란에 맞서 위기를 관리하는 경우 최고경영자의 ‘퇴진’은 대부분 적절한 위기관리책이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제대로 고치겠다는 것이 위기관리다. 책임이 있으면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위기관리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 신속하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다.

    이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최고경영자가 그런 의사결정의 시기에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그 중요한 의사결정을 스스로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된다. 나아가서 후임에게 그런 중요한 의사결정을 미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위기관리 시점을 이번에는 그냥 흘려 보내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 위기 시 최고경영자의 퇴진은 상당히 무책임한 행위다. 사내적으로 어떤 정치적 입장이 엇갈리는지는 외부 이해관계자는 모른다. 사실 알 필요도 없다. 대신 당면한 위기를 해당 기업이 어떻게 해결하는 가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와 중에 중요한 문제 해결자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이를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바라볼지를 상상해 보자.

    일부에서는 이사회 등에서 해당 위기 발생의 책임을 물어 최고경영자를 경질하는 것이 어떻게 위기관리라 볼 수 없는가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이런 경질이 진정한 위기관리가 되려면 현 최고경영자의 경질과 동시에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새로운 최고경영자의 임명이 바로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 경질에만 멈추어서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사회나 오너측에서 최고경영자의 경질을 해야만 하겠다면, 그 이유는 위기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발생한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을 이유로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래야 이후 최고경영자들도 발생한 위기를 더욱 더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위기관리 명언에 이런 말이 있다. “위기가 발생된 것을 부끄러워하기 보다, 발생한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라” 이사회나 오너가 필히 기억해야 하는 원칙이다. 위기가 발생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최고경영자를 경질하는 것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 위기가 발생되지 않도록 평시에 많은 돌아봄과 개선이 생겨날까?

    대부분이 그 반대다. 위기가 발생되면 최고경영자는 그냥 옷 벗을 생각만 하게 된다. 사실상 자신의 운에 위기관리를 맡기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자리를 물러날 텐데, 제대로 된 위기관리 체계나 위기관리팀에 관심을 둘 필요도 아예 없어진다. 당연히 위기는 창궐하고 실패는 반복된다. 연이어 최고경영자들만 새롭게 반복 교체된 채 아무것도 개선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흔히 목격하는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의 위기관리를 표방한 경질이나 퇴진이 바로 그와 관련된 예다. 국민들은 왜 시설이 안전하지 않은지, 그리고 어떻게 안전을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는데, 안전사고의 책임을 지고 있는 최고 관리책임자만 그냥 물러나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는 국민들의 손가락질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린다. 개선은 없고, 새로운 자리만 생겨난다.

    기업에서도 이런 악순환을 위기관리로 보아서는 안 된다. 옛말에 ‘전시에 장수를 바꾸지 말라’는 이야기를 왜 했을까를 생각해 보자. 전쟁의 목표는 최종적으로 이기는 것이다. 다 같이 목숨을 걸고 싸워 이겨야 내가 살고, 우리가 산다. 그런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장수를 바꾸어 말에서 내리게 한다면, 그 다음 어떤 장수가 제대로 목숨을 걸고 전쟁에서 싸워 승리하려 하겠는가?

    물론 목숨을 걸 생각이 없는 장수는 빨리 바꾸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 때에도 장수가 목숨을 걸고 싸울 생각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내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위기 시 싸워야 하는 최고경영자가 퇴진 해 버리거나 경질을 당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이는 해당 최고경영자가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하지 못할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스스로 하는 셈이다. 이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도 아니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더더욱 아니다. 경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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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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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 아군을 절대적으로 믿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경영 어구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을 못 믿겠으면 절대로 쓰지 말고 일을 맡겼다면 끝까지 믿어라.” 이 같은 철학은 기업 위기관리에서도 통하는 매우 중요한 조언이다. 위기 시 조직 구성원들은 한 마음을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현실적 이야기다.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 구성원들은 그 위기를 둘러싸고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마음을 먹게 마련이다. 이 현실은 그들이 악하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다. 인간 본성이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위기 시 이러한 구성원들의 다른 생각과 마음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원칙과 프로세스를 평소 강하게 강조하라 조언한다.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는 구성원들의 생각과 마음을 원칙과 프로세스라는 기준을 들어 그 범주에 머무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위기 시 위부터 아래에까지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생각과 마음을 먹는 기업은 아무런 유효한 원칙이나 프로세스도 보유하지 않았던 기업일 수 있다.

    더 나아가 위기 시 기업 구성원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또한 현실적으로는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다. 필자도 수 십년간 그렇게 위기 시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기업은 본 적이 없다.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조직적으로도 그렇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도 어렵다는 상황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라는 것은 걷지 못하는 아기에게 마라톤을 뛰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그렇지 때문에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위기 시 기업에게 커뮤니케이션 창구라도 일원화하라 조언한다. 차선책이지만, 어찌 보면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구성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창구를 일원화하게 되면, 기업이 내외부적으로 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그 이전보다 높아진다. 문제는 또 구성원 각자가 창구일원화라는 원칙을 준수해 주는가 여부다. 누구 하나라도 창구일원화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창구일원화 효과 자체가 단박에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구일원화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니 중요한 개념이다.

    일단 창구일원화가 되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스스로 전략적 메시지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해야 한다. 만약 그 창구가 그런 중요한 업무를 수행할 역량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될까? 전략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여론 감각을 발휘 해 필요한 메시지를 적시에 전달한다는 개념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될까?

    창구일원화 실패라는 개념 자체를 넘어 위기는 절대 관리되지 않을 것이다. 부족한 창구 일원화가 또 다른 위기를 발생시킬 것이다. 심지어 상황관리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회적 공분까지 조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창구 역할과 책임을 맡은 커뮤니케이션 인력들은 평시 스스로를 훈련하고 지속적으로 시뮬레이션 하라 조언 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제대로 된 조직과 기업의 대변인들은 대부분 극도로 훈련된 전문 인력이다. 심지어 기존 전문가들도 실수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반복 시뮬레이션을 해 예상치 못한 실수도 줄여보려 노력한다. 그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이 몇 가지 위기관리 개념과 과정에만 비춰보아도 경영자들은 위기 시 조직 구성원들이 실제 그렇게 할 수 있을 까 불안 해 할 수 있다. 우리 회사 구성원들이 위기 시 하나의 마음을 갖게 될까? 우리가 위기 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우리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창구는 적절한 역량을 가지고 있을까?

    위기 시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경영자들의 이러한 현실적 불안이 종종 위기관리 자체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문제다. 자신의 조직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비선 조직이 가동되거나, 외부 인력들에게 자신의 위기관리를 맡기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문이나 협업 형식을 넘어 내부 인력들은 기술적으로 무력화시키고, 경영자가 외부에서 위기관리 역량을 사거나, 활용하는 데 모든 집중을 하는 경우가 그렇다. 당연히 이런 방식의 위기관리는 결과가 대부분 좋지 않다. 그에 대한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다음 기회에 다루어 보기로 하자.

    다시 앞의 “사람을 못 믿겠으면 절대로 쓰지 말고 일을 맡겼다면 끝까지 믿어라”는 말을 다시 곱씹어 보자. 위기관리 차원에서는 이 말 앞에 이런 생각이 생략되어 있다. “믿을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을 훈련하고 지원하고…”라는 말이다. 그런 평시 노력이 있었음에도 믿지 못한다면 쓰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노력을 기반으로 일을 맡겼다면 끝까지 믿어주는 것이 성공책이다. 아군인 내부 인력에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자. 그리고 믿자. 그 전에 먼저 살펴 라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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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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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9. 좀 더 두고 보자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관리에서 평시 가장 위험한 내부 정서를 꼽으라면 ‘잘 되어 있습니다’ 같은 자신감이다. 물론 확실한 근거가 있는 자신감이라면 훌륭하다. 하지만, 잘 되어 있다 종종 이야기하는 임원들의 경우 그런 근거가 희박하거나, 막연한 경우가 있으니 문제다. 이런 경우 실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나버린다. 그때 가서 어떤 핑계를 대도 신뢰가 가지 않게 된다.

    그 다음으로 위험한 내부 정서가 위기 발발 직후 ‘좀 더 두고 봅시다’ 같은 입장이다. 항상 모든 위기가 발생하면 이런 입장을 주장하는 임원들이 나타난다. 물론 상황이 아직 상당히 유동적이고, 상황 파악이 완전하게 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경우에는 일단 좀더 시간을 두고 상황변동에 대비하자는 주장이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주요한 상황변동은 예측하고 그에 대한 최소한의 대응책은 마련해 놓는 노력은 중요하다. 핵심은 예측과 최소한의 대응책 마련이다. 모든 예측 가능한 상황을 전부 정리하고, 그 각각에 대해 가능한 모든 대응책을 끝까지 수립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유동적인 상황 변화속에서 자사가 어느정도 상황을 통제 가능하다는 느낌을 스스로 가질 수 있는 수준 정도는 최소한 필요하다는 것이다.

    좀 더 두고 봅시다. 이런 입장은 최소한의 대응 준비가 완료되어 있는 상태일 때 그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좀더 두고 보자는 입장은 그렇기 못해 위험하다. 좀더 상황이 변화되어 뚜렷해지면 그 때가서 대응책을 마련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하니 그렇다. 그때가면 이미 대응의 골든타임은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미리 준비해 대응 시점을 선택하는 대응이 이상적 위기관리 자세다. 그와 달리 대응 시점이 오면 그 때부터 준비를 시작하니 대부분 위기대응이 늦었다는 평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대응준비’라는 단계에 대한 사전적 인식이 적은데, 어찌 보면 대응준비 시간에 대한 인식과 관리가 평시 가능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도 가능해지다고도 볼 수 있다.

    위기관리는 대응 준비 시간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사전적으로 평시에 반복적 대응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하는 이유도 대응준비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모든 자산과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놓는 것도 대응준비 시간을 최소화 해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다. 빠르고 신속한 대응이라는 것은 이런 대응 준비 시간을 최소화했기 때문에만 가능한 경지다.

    적과 대치하고 있는 군에서도 이런 대응 준비 시간의 최소화 노력은 핵심 중 핵심이다. 전방에서 전쟁 발발 시 즉각 적의 종심을 정찰하기 위해 정찰 병력을 최대한 전선에 가깝게 배치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동시간인 대응 준비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적의 종심에 침투할 수 있도록 정찰병력들은 부단히 훈련 받는다.

    위기관리 또한 시간과의 싸움이라 볼 수 있다. 그런 현실에서 근거나 준비 없이 ‘좀 더 두고 봅시다’는 입장은 위기관리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정서라 경계해야 한다. 만약 그런 주장을 하는 임원들이 있으면 대표이사는 “예측 가능한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대응 준비는 되어 있습니까?”라고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상위 임원들이 “좀 더 두고 보자” 한다 해도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최대한의 예측과 그 각각에 대한 최소한의 대응책은 그리고 있어야 한다. 상황 변화가 생기더라도 일선은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그림을 그리고 있어야 한다. 말 그대로 그냥 좀 더 두고 보면서 관망하는 자세는 실무자들에게도 위험한 것이다.

    물론 예측만을 가지고 다양한 상황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그에 대해 최소한의 대응책들을 만들어 놓았던 것이 사후에 보면 괜한 것이었다 생각 하게 될 수도 있다.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 때 그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 하는 평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그리 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대응준비 시간의 단축과 관리 개념이 상시화되는 것이다. 많은 준비를 미리 하고 대응 시점을 기다렸기 때문에 그나마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낫다. 아무일 없이 마무리되었더라도, 자칫 위험 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우리 회사가 만반의 준비를 했었다는 데에서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 자사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었고, 결국은 통제했다는 자신감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일관되게 반복되면 아무 준비 없이 ‘좀 더 두고 봅시다’라고만 말하는 임원이 오히려 더 힘들고 이상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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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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