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수년간 기업 고위 임원들과 이슈관리 워크샵을 할 때 가장 많은 공통 질문은 ‘타운홀 미팅’과 관련한 것이다.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되어버린 ‘타운홀 미팅’에 관련된 고위임원들의 계속된 불안함과 고민을 반영하는 듯하다.
사실 대부분의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그렇듯, 내부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도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그때 그때 해답을 찾아 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 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의 고위임원들이 ‘타운홀 미팅’에 대해 질문하는 공통 주제들을 정리해 본다. 그와 관련하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이 조언하는 해답을 참고하면 좋겠다. 어떤 질문들이 있을까?
준비하고 연습하면 자연스럽지 않던데?
상당히 높은 빈도로 제기되는 질문이다. 준비와 연습이 선행되면 실행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선입견이 질문의 기반이다. 얼핏 들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주장이지만, 실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많은 기업 고위 임원들은 준비와 연습을 한다. 단, 그 준비와 연습이 어떤 형태와 분야에 대한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일부 기업에서는 대표가 타운홀 미팅을 할 때 입을 복장,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을 준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한다. 연습부분에서도 대표께서 연출하셔야 할 손짓과 눈동자 방향 그리고 보이스의 톤에 주로 집중하기도 한다. 반복적인 준비와 연습을 통해 마치 TV 아나운서나 예능 진행자 같은 전문적인 느낌을 주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된 대표께서는 두껍게 한 얼굴화장과 미끈거리는 립 그로즈로 표정이 굳는다. 평소에 즐겨 입지 않는 복장 때문에 자꾸 전신을 거울에 비춰보며 어색 해 한다. 아무리 발성 연습을 하고 손짓을 반복해 보아도 뻣뻣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경험 때문에 고위 임원들께서는 준비와 연습이 오히려 타운홀 실행을 부자연스럽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듯하다. 하지만, 결론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준비와 연습만이 실행을 자연스럽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준비와 연습을 하지 않았을 때 더욱 부자연스러워지고, 문제발생의 가능성은 극대화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과 같은 준비와 연습을 주제를 바꾸는 것이 해법이다. 주된 준비와 연습 주제는 대표가 전달할 ‘메시지’다. 메시지에 대한 연구와 고민에 절반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보자.
우리를 웃고 울리는 인기 드라마들의 경우에도 모든 장면과 대사, 표정은 배우와 연출자의 준비와 연습의 결과물이다. 누구도 그것을 보고 부자연스럽고 불편하다는 느낌을 가지지는 않는다. 그들이 프로라서 그렇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한 준비와 연습이 없다면 프로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자. 아마추어인 기업 경영진은 얼마나 더 준비하고 연습해야 할지도.
답변을 미리 준비하면 알맹이가 없다고 하던데?
일부 임원께서는 회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위해 직원들에게 질문을 미리 받는 것도 나중에 불만이 되더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직원들이 미리 질문을 회사에 제출하면, 그에 따라 정해진 답을 마련해 오리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후 실제로 대표께서 뻔한 답변을 하시면, 그런 예상이 맞았다면서 불만을 제기한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하는 타운홀 미팅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한다.
이런 논란에서의 해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존 실행과는 반대로 아무 질문도 예상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질문을 받아 순간적으로 마련된 답변을 내 놓는 것이 해법일 수 있을까? 답변에 있어서도 뻔해 보이기 보다는 무언가 허심탄회 하게 꾸밈이나 숨김없이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해법이 될까? 다 좋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부작용이나 사후 문제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후폭풍이 기존과 같은 직원들의 불만 보다 경미한 것일까?
여기에서의 해법이라면, 타운홀 미팅을 위한 질문을 받기 보다는, 평소 직원들의 대화를 모니터링하며, 그들의 주된 관심사와 바램을 연구하는 것일 수 있다. 가정에서 자녀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이벤트를 위한 갑작스러운 질문 제출은 당연히 불만이나 불편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평소 제대로 자녀를 관찰해 왔고, 그들의 관심사를 이해하고 있었다면, 예상되는 질문에도 익숙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렇다면 뻔한 답변에 대한 해법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답변에 있어 부차적 표현이나 사례 또는 근거들은 사전에 대표와 그 주변 임원 여럿이 리뷰해 정리하면 되겠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핵심메시지는 항상 좀더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맞다. 답변에 있어 핵심은 무엇이 핵심 메시지인가 하는 것이다. 그 핵심메시지가 어떻게 고안되었고, 얼마만큼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성패가 갈린다. 정성껏 고안된 핵심메시지를 전적으로 지원하는 그 외 내용이라면 어떤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해법이 될 것이다.
돌발 질문에 어물쩍 넘어가는 것도 지적을 하던데?
이 질문의 배경도 이해는 간다. 미리 준비된 질문에는 답변을 잘 하시던 대표께서, 돌발적인 질문을 하니까 바로 입을 닫거나,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시는 모습이 직원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어느 정도라도 방지할 수 있는 해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즉문(卽問)에 즉답(卽答)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일단 버리는 것이 좋다. 즉문 중에서도 중요한 핵심메시지와 관련된 주제의 질문이라면, 기존 핵심메시지의 연결선상에서 답변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 외에 대표께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딱히 핵심메시지가 떠오르지 않거나, 연결이 되지 않는 분야의 질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 컨설턴트들은 그 질문을 한번 더 반복 언급하면서, 대표 자신께서 이해하신 내용이 맞는지를 반대로 질문해 보라는 조언을 한다. 그런 이해가 질문자의 질문 내용과 일치한다면, 그에 대한 답변은 다음 타운홀 때 꼭 말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주제의 질문을 받고, 그것을 대표께서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면 충분하다. 그 후 그 질문에 대해 대표께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답을 마련해서 ‘꼭’ 다음번에 답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즉문에 즉답만이 답은 아니다. 이해와 의지의 표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안전하기도 하고.
직원들의 실시간 피드백과 사후 평가가 신경 쓰이는데?
이 또한 현실이다. 익명 댓글이 주가 되는 경우라면 그 파장은 더욱 더 크다. 대표께서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을 보며 예의 없는 댓글을 다는 직원들과 댓글로 말싸움을 하게 된 한 고위임원의 이야기도 유명하다. 고위임원을 말단 직원이 부적절한 호칭으로 함부로 댓글에 언급해 설화를 만든 경우도 있으니 이해가 간다.
여기에서 이런 감정의 발화와 충돌 해소를 위해서는 어떤 해법이 있을까? 우선의 해법은 ‘해소’에 있다기 보다는 ‘방지’ ‘최소화’에 있다고 보아야 하겠다. 타운홀 미팅을 왜 진행하는 가? 왜 우리가 함께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타운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사내의 공감대 정립 노력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일부 직원이라도 왜 우리가 타운홀 미팅이라는 것에 참석해야 하는지, 대표의 이야기를 왜 듣고 있어야 하는지, 그걸 통해 무얼 하자는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회사측에서는 당연하게 직원들도 타운홀 미팅에 대한 목적과 의미를 잘 알고 있겠지 상상만 해서는 곤란하다. 함께 허심탄회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자는 것이니 편하게 참석하라는 지시도 문제가 많은 것이다.
이런 경우 직원들의 부정적이거나 정련 되지 않는 피드백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여타 직원들은 그런 피드백을 보면서 이내 피로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타운홀 미팅의 무용론이 나오게 될 것이고. 모두에게 외면 받는 그 커뮤니케이션 노력은 부정적인 기억의 해프닝으로 사라질 것이다.
다른 기업들은 어때요?
신경 쓰이고 고민할거리가 많은 타운홀 미팅을 다른 기업들도 자주 하는지 질문하는 경우도 많다. 자주한다면 어떻게 하며 얼마나 자주하는지도 궁금해한다. 일부 고위임원은 타운홀 미팅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진행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하곤 한다. 마음속으로는 가능하다면 타운홀 미팅을 이제 그만했으면 하는 바램도 깔려 있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이 언제부터 인가 구두 커뮤니케이션과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에 주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상매체가 발전하고, 각종 예능과 대담프로가 인기를 끌면서 그런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관심을 두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와 함께 미국 등 글로벌 기업 내부에서 창업자가 직접 나서 프리젠테이션 하고, 질의응답을 해 내는 모습을 보고 그에 대한 부러움이 생긴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했듯,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기업 스스로 적절한 방식과 수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언젠가부터 대표들이 검정 티와 청바지를 입고,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볼에 붙이고 타운홀 미팅 무대에 오르곤 했다. 직원들에게 혜택인 무료 점심과 저녁을 제공한다고 해서 미국의 대형 IT 업체 사내 식당을 벤치마킹해 자사에 구현하기도 했다. 자유롭게 재택을 기본으로 하는 기업도 나타나기도 했고, 자신의 업무 공간을 개인적으로 선택하게 한 기업도 여럿 있었다. 여기에서 핵심은 우리 회사와 직원들에게 그것이 적절하며, 그를 통해 유효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 하는 고민이다. 그런 고민과 논의가 없으면 종종 이전의 노력이 한번의 리츄얼, 이벤트, 깜작쇼, 홍보성 실행으로 남거나 사라져 버리곤 했다는 것을 기억해 보자.
어느 나라이건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가장 기본은 서면으로 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것이 레터 형식을 가지던, 포스팅 형식을 띄던, 자유로운 방식으로 진행되는 서면, 활자 커뮤니케이션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근간이 된다. 구두와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은 기반이 되는 서면, 활자 커뮤니케이션을 보조하거나 강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고민되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A or B or C라는 개념은 유효하지 않다. 전략적인 기업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은 A and B and C를 지향한다.
기업별로 기존 타운홀 미팅의 형식과 반응 그리고 효과를 전반적으로 평가해 보고, 그 진행 방식과 횟수, 빈도를 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과 경쟁사들이 타운홀 미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환경에서, 우리만 그 흐름에 역행하면 되겠는가 하는 우려와 현실적 고민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서면, 활자 커뮤니케이션에 근간을 두는 것이 타운홀 커뮤니케이션 압력을 관리할 수 있는 유효한 해법이라는 것은 꼭 기억하자.
이상의 질문들이 기업 고위 임원들의 대략적인 고민 주제들이다. 사업분야에 몰두하기도 바쁘고 여유가 없는데, 내부 커뮤니케이션 목적 때문에 타운홀 미팅 같은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준비와 연습 그리고 고통을 받는 것에 대한 고민은 이미 흔해 졌다.
그 누구도 그에 대해 정답을 제시해 주지 않을 뿐더러, 현재 상황에서는 누구도 먼저 타운홀 미팅에 대한 새로운 입장을 개진하지도 않는 환경 때문에 더욱 더 답답함을 느끼는 듯 하다.
중요한 것은 해답이다. 해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공감대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 준비와 연습의 주제를 바꾸어 실질적 고민과 노력을 기해보는 경험, 생각을 나누고, 바꿔보고, 신뢰를 만들어 가는 성과 등에 좀더 관심을 가져 보자. 그런 관심과 고민 속에서 나름 나름의 해답을 마련해 보자. 그런 노력을 우리 홀로만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도 이해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