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의사결정

  • 대통령 선거유세기간 보다 길었던 고대 의대의 의사결정 기간

    고려대는 5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의대 학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의대 학생상벌위원회가 지난 1일 (가해 학생 3명에 대해)
    학칙상 최고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의결했다”고 밝혔다. 담화문은 이어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좋은 의사를 키우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2011. 9. 5]

    문제의 의대생 사건이 어제 학교측의 조치로 일단락되는 듯 하다. 이 문제의 핵심은 사실 ‘성추행’에 있다 라기 보다는 해당 학교의 ‘원칙’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쪽으로 이미 넘어간 지 오래다.

    이 학교의 ‘성추행 혐의 학생’들에 대한 의사결정에는 최소 3개월이 소요됐다. (최초 보도 2011년 6월 3일 ~ 학교의 출교 조치 발표 2011년 9월 5일) ** 사건 발생일인 5월 21일을 감안하면 더욱 긴 의사결정

    이 기간은 법으로 정한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 23일과 대통령후보등록 마감일인 유세시작 전 25일까지 합친 전체 기간보다 길다. 일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조치 의사결정이 한 국가 대통령을 선정하는 기간보다 오래 걸릴 일인가 하는 점에서 그 의사결정의 비효율성이 놀랍다.

    지난 3개월 동안 해당 학교는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에 시간을 허비 하면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

    • 해당 학생들의 문제가 학교 재학생들과 동문에게 까지 전이되는 확산을 방지하지 못했다.
    • 해당 이슈가 학교 의료원의 발전방향과 명성에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지 못했다.
    • 해당 학교의 명성과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어하지 못했다.
    • 해당 학교 의대출신 병원들에 대한 이미지 훼손에 대한 방어에 실패했다. (소셜미디어상의 고대관련 병원 불매움직임 참고)
    • 해당 학교로 향한 일부 정치적 비난까지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지 못했다. (대통령 관련)
    • 해당 학교의 입장에 대한 루머와 마타도어에 대해서도 방지 또는 방어하지 못했다. (퇴학 조치설, 교수들의 사적 언급설…)
    • 언론으로부터의 ‘쉬쉬’론과 그에 대한 비판에 효과적으로 해명하지 못했다.
    • 피해자인 여학생을 효과적으로 보호해 주지 못했다. (해당 여학생이 라디오방송까지 출연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 결국 해당 학교는 가해 학생들과 같은 편으로 (포지션 한 게 아니라) 포지션 되었다.

    이 많은 실패들의 유일한 원인을 꼽자면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라고 본다. 의사결정은 늦을 수 있다. 특히나 대학의 경우 일반적 의사결정은 일반 기업의 수배 이상에 이르는 게 현실이다. 의사결정이 길어도 의사결정 과정 각 단계에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지속적으로 진행 되었다면 이런 실패들을 경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위기 시 항상 기업이나 조직은 ‘의사결정 중’이라 쓰고, 공중들은 이를 ‘침묵’이라 읽는다. 우리가 ‘침묵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위기는 관리된다. 의사결정이 빠른 기업이나 조직은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커뮤니케이션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실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의사결정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다. 하지만, 이는 해당 학교의 이전 실제 학생 출교 처분 의사결정 속도와 비교해 여론적으로 해석하면 과도한 시간이다. 또한 현재 해당 학생들에 대한 법적 최종 심판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출교 조치를 했다는 점에서 그 논리적 근거도 없다.

    결국 스스로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강제로 위기관리를 당한 꼴이 되었다. 결국 재학생, 동문, 동문회, 동문병원, NGO, 정부, 언론, 학생가족, 소셜 퍼블릭 등등에 의해 ‘떠밀려’ 의사결정을 했다는 부끄러움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지난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피해 여학생이 인터뷰 출연을 하지 않았다면 과연 해당 학교가 빠르게 의사결정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피해 여학생이 해당 이슈에 대해 계속 침묵했다면 의사결정은 계속 미루어졌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논리적 타당성을 가지는 이유를 해당 학교는 해명하기에도 너무 늦어버렸다.

    고려대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를 진행하다보니 최종 결정까지 3개월 정도 걸렸다”면서 “(학교 측이)가해 학생들을 감싸려고 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렇게 간단하게 ‘늦은 해명’을 통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모든 기업이나 조직은 위기대응에 늦는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없이 늦는 것은 항상 침묵이며. 침묵은 곧 guilty 포지션을 생성한다.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질문과 이슈제기에 돌아 앉아 있어 얻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할 때가 왔다.

    느려도 너무 느렸다. 불쌍하게도 느렸다.

  • 개그콘서트 비상대책위원회 – 실제와 무엇이 다를까?

    [개콘] 비상대책위원회 110814 첫방송 from Minseok Kim on Vimeo.

    최근 새롭게 개설된 KBS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코너를 보며 많이 웃게 된다.

    시청자들은 ‘(시간이 없는 데도 저렇게 의사결정을 엉터리로 하는 것을 보니) 저들이 참 바보 같다’는 생각 때문에 웃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기업 위기 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 해 본 경험이 있는 실무자들의 느낌은 다르다. 이 상황이 개그 소재화를 위해 억지로 만들어 낸 ‘황당무계한 상황이 아니라서’ 씁쓸한 웃음이 배어 나오는 거다.

    위 3개의 개그 코너에서 보여주는 상황과 실제 기업 위기 시 의사결정 상황 간 공통점들을 한번 정리 해 본다.

    • 기업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팀은 항상 정시 전원 집합하지 않는다.
    • 위기관리팀 구성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할 때 전반적 상황 인식 공유, 정보 이해, 미팅 목적을 사전 이해하지 않고 참석하곤 한다. 당연히 그에 대한 세부 브리핑에 물리적 시간이 소요 된다.
    • 실무자들은 대부분 상황 브리핑에만 중점을 둔다. 하지만 임원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실행 옵션들을 함께 충분히 소개해야 하고, 그 각각에 대한 pros and cons가 제시되어야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실무자들은 익숙하지 못하다.
    • 위기관리팀내에서 의사결정을 리드하는 임원들 중 자신의 경험을 내세우면서 매사 부정적 상황분석과 실행 평가들을 하는 임원들이 나타난다. 또는 지금까지 홍보팀은 무엇한거냐? 법무팀은 왜 존재하느냐 하면서 위기관리팀내 다른 구성원들을 평가하는 임원들이 나타난다.
    • 전반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한 사람이 리드하지 못하면서 여러 부문 임원들이 한마디씩 거들면서 물리적인 시간을 반복적으로 소비한다.
    • 위기관리팀내에서는 항상 마음만 바쁘면서 주관적이고, 직관적이며, 전문적이지 못한 지시를 내리는 임원들이 껴있다.
    • 의사결정 토론 중 의사결정 리더십이 자주 바뀐다. 일부 임원들은 미팅에 늦게 조인하거나, 중반에 자리를 비우면서 의사결정 라인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곤 한다.
    • CEO는 맨 나중에 조인하곤 한다. CEO가 위기관리팀 회의에 조인한 뒤 전반적 브리핑이 다시 시작된다. 따라서 물리적 시간과 CEO의 해당 상황 이해는 항상 부족하다.
    • CEO께서 현장의 실제 상황과 감각을 정확하게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한 채 의사결정 한다.
    • 실행 프로세스가 결정되어도 단 단계별, 부서별, 협업그룹 별 사전 조율이나 실행 지원 시간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소요된다. 그들 각각이 위급성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병목은 항상 나타난다.
    • 실행 지시를 받은 현장의 실제 실행 인력들에게 아쉽게도 실행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할 줄 모르는 일을 위에서 지시하는 셈. 실제 정확하게 실행될 리는 만무하다. 이 경우 항상 실행 후 실패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주로 보고되고 커뮤니케이션 된다.

    이 밖에 위의 개그적 상황이 우리 실제 조직내의 위기 시 의사결정과 다른 점은 과연 무엇일까 한번 생각 해 보자. 많이 다르다면 그 회사는 성공적인 회사 아닐까?

  • 스스로를 선제적으로 처벌했었어야 했다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스스로를 선제적으로 처벌했었어야 했다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그런데 감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 공동모금회는 회장 사무총장 등 이사 전원이 사퇴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공동모금회는 이미 10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복지부는 공금횡령 등에 연루된 모금회 직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부당 집행된 7억5000여만 원을 회수 조치하는 한편 총괄 책임자인 박을종 사무총장에게는 ‘자진 사퇴’가 아니라 ‘해임’을 요구할 계획이었다.[동아일보]

    위기관리시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해당 위기의 수위에 따라 조직 내부의 대응 의사 결정 레벨이 결정된다. 위기의 수위가 높을 수록 최고의사결정자들이 모여 대응방안과 메시지들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위기는 실무진들간의 협업으로 진행된 의사결정으로도 마무리되는 사례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공동모금회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누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을지가 궁금하다.

    공동모금회의 포지션을 보면 국정감사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직후에는 부분적 유죄 인정(partial guilty)과 이미 내부적으로 시정 조치해 개선된 건으로 사건을 축소 해석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감사결과는 공개 직후 그 실질적 효력은 상실된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보건복지부 감사를 눈앞에 두고도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해당 포지션을 반복해 커뮤니케이션하거나, 일부는 부인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아직 완전하게 감사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앞선 유죄인정과 하이 프로파일 개선책을 내놓을 필요까지 있겠느냐 하는 의사결정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해당 의사결정그룹이 어떤 책임자들이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만약 비상대책위원회의 선택이 그러했다면 조직을 위해서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결정이었다고 본다.

    실제 국민들이 원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의사결정 방식이라면 공동모금회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선제적 하이프로파일 전략을 택했었어야 했다. 감사결과가 나오고 나서 보건복지부에 의해 칼을 맞거나, 그 전에 언론플레이용 선수를 치는 형식이 아니라, 국정감사 보도 직후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렸었어야 나았다.

    일부에서는 공동모금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앞으로는 반성한다 하면서도 뒤에서는 억울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비판 한다. 하지만, 실제 그 모금회 일선에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직원들은 아무 힘도 없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참가하지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협회 특성상 의사결정과 심지어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도 비상대책위의 일부 인사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문제는 일선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의 진정한 철학과 실행의지를 가진
    핵심인사들에 의해 위기관리 성패의 90% 이상은 결정이 난다.

    항상 미리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게 마련이다. 스스로를 처벌하는 것에는 도리어 관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스스로 미리 말하는 것과 스스로를 강하게 처벌하는 뼈를 깍는 노력만이 조직을 살린다. 때를 놓쳐 다른 이해관계자에 의해 모든게 까발려지고, 단죄의 칼을 맞고서는 살아도 살아있는 조직이 더 이상 아니다.

    최고의사결정 그룹의 전략성이란 철학과 용기 그리고 조직에 대한 애정이 기반이어야 한다. 특정 인사에 대한 애정이 아니다.

  • 기업 vs. 검찰 : 기업이 검찰 발표에 맞설 수 있을까?

    검찰이나 규제기관들과 관련된 기업 위기시 사내 의사결정회의에 들어가보면 항상 중요한 논쟁 주제가 하나 있다.

    우리가 검찰의 주장이나 공소 내용에 대해서 조목 조목 반박 해도 될까?”

    이런 부분이다. 이미 검찰측 보도자료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체적으로 브리핑 된 상황. 그리고 그 브리핑 내용을 통해 전국 모든 매체에서 자사에 대한 부정적 보도와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은 두 가지다.

    Guilty or Not guilty

    잘못을 인정하는 Guilty 포지션을 취한다면 당연 검찰측의 주장과 공소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분 또는 전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와 해명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기업측에서 Not guilty를 주장할 때다. 물론 로펌에서는 어느 정도만 되면 일단 not guilty 주장을 축으로 해 밀고 나가자 하지만, 홍보쪽에서는 검찰 발표 뒤 강력하게 검찰의 주장 하나 하나와 공소 내용에 대한 반론을 제기해야 하는지 침묵해야 하는지는 항상 고민이다.

    기업 내부 의사결정자들 중 일부는 ‘검찰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 하는 의견을 견지한다. 그러나 또 일부에서는 ‘억울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검찰의 주장이 틀렸다. 그러니 조목 조목 깨끗하게 받아 치자’ 하는 의견으로 맞선다.

    이런 경우 결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오너 또는 CEO의 의중인 듯 하다. 그분께서 “강력하게 대응하자”하시면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이 모두 하이 프로파일로 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반대시라면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일부 한걸음 물러서곤 한다.

    그래도 홍보담당자들은 고민이다. 오너/CEO께서 “억울해서 못 살겠다. 강력하게 대응해 맞받아쳐라!”하셨는데…전략적으로 검찰의 주장을 맞받아치는 모양새나 후폭풍을 고민해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위기관리 101 교과서나 컨설턴트들이 원칙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은:

    기업이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정부나 규제기관과 가능한 맞서지 말라.

    또 다른 딜레마가 주어진 셈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오너/CEO, 검찰, 원칙, 여론 등의 사이에서 홍보담당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어떤 혜안이 있을까?

    각 기업 사례마다 변수들이 많이 있겠지만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하고 판단하라. 로펌측의 이야기 또는 위기관리 컨설턴트측의 이야기등 어느 한쪽의 이야기에만 비중을 두지 않기 위해 가능한 노력하라.

    2. 오너/CEO의 흥분과 분노를 적절하게 관리하라. 흥분과분노의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 결정을 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타이밍을 일정기간 늦추더라도 사내 흥분과 분노는 빨리 제거해야 한다.

    3. 홍보담당자들은 해당 위기와 관련된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가능한 가시적으로 체크하고, 평가해서 의사결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그래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수위를 결정가능하다.

    4.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표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 너무 디테일 하게 반박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입장을 바꾸어 해당 검사와 부장검사들이 보도자료나 홈페이지 반박문을 접했을 때 인상 찌푸릴 정도면 실패한 셈이다.

    5.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로펌을 통해 관련 검찰측과 사전 사후 교감을 진행하라. 일종의 예방접종효과를 기하라는 뜻인데, 갑작스러운 하이 프로파일 전략으로 검찰측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6. 모든 메시지들을 51%의 표현 중심으로 가라. 검찰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100% guilty를 주장하면 힘들어진다. 물론 검찰측에서 전혀 사실무근인 사항에 대한 브리핑 내용에 대해서는 가능한 교정을 목적으로 반론 할 필요는 있다. 또한 완전하게 허위의 언론보도는 정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를 부풀려 검찰측이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 수위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어렵다. 그래서 힘들다. 하지만, 차분하게 여러 생각을 해보고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오랫동안 일을 잘 해온 홍보담당자라면 누구든 그런 답을 구할 수 있게 마련이다.

  • 위기시 의사결정 시스템 3 가지 유형 : Where are you?

    위기시 의사결정 시스템 3 가지 유형 : Where are you?

    여러 클라이언트사들과 함께 실제 위기관리 실행 코칭을 시작하면 “이 기업 조직내부에서는 어떻게 위기 상황 파악과 보고 그리고 의사결정 및 실행이 이루어 지고 있는가?”하는 프로세스를 가장 먼저 살펴보게 된다.

    위기 발생시 목격되는 (평시에도 그러리라 예상) 기업들의 대표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의 모습은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구분된다.

    1. Silo System

    시스템 측면에서는 가장 불완전하다. 각각의 부서들간에 다른 곳들이 무엇을 어떻게 왜 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진다. CEO께서는 모든 부서의 보고를 받아 전체적인 상황을 그림 그리시는 반면, 부서들끼리는 서로 우리가 어디까지 위기 대응을 하고 있는지 큰 그림이 없다.

    주요증상(대화)

    1) 마케팅 팀장: “우리 이 상황에서 법무법인은 쓰고 있는거야? 어디 쓰는 줄 알아?”

    홍보 팀장: “글쎄, 원래는 율촌을 썼었던 것 같은데…지금은 모르겠는데?”

    2) 홍보 팀장: “사장님에게 이건 빨리 보고해서 대응 지시 받아야 하는 사안 아닐까?”

    사장 비서: “팀장님, 아까 오전에 마케팅에서 그거 관련해 보고 드린 것 같은데요?”

    2. Collaboration System

    위기시 가장 흔한 시스템이다. 일부 관련 부서들끼리는 정보를 공유하거나 업데이트하지만, 보고들에 있어서는 취합이나 통합적 분석 없이 각 그룹별로 CEO에게 진행하는 경우다. 이때도 CEO께서는 어느정도 큰 그림을 그리시나, 실행이나 전반적인 업데이트에 있어서 구멍이 날 확률들이 높다.

    주요증상(대화)

    1) 마케팅 팀장: “우리 마케팅하고 홍보팀하고 이번 상황과 관련해 이야기 좀 합시다. 우리쪽에서 관리하는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해야 되요? 지금 이 싯점에서?”

    홍보 팀장: “아…소셜미디어가 있었구나? 그거 우리 팀원들하고 소셜 담당자하고 만나서 이야기 하라 그러시죠. 근데 영업쪽에서는 상황 파악했나?”

    영업 팀장: “저희는 생산이랑 아까 사장님실에서 보고했는데요? 전량 리콜 준비하라 하시던데…이야기 못들으셨어요?”

    3. Integration System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다. 간혹 이런 시스템을 운용하는 외국기업들이 눈에 띤다. 의사결정에 있어서 평소 부서간 Silo가 전혀 없고, 대화와 토론을 즐기는 문화에서 가능하다. CEO가 의사결정과 상황 분석에 있어 어느정도 실무그룹에게 임파워먼트를 주고 있기도 하다. 사내 위기관리팀의 구성과 훈련이 잘되어 있고, 상황 파악과 공유도 빠르고 구멍이 없거나 적다. 모두가 큰 그림을 적절히 공유한다.

    [추가] 여기에서는 위기관리매니저(Crisis Manager)의 역할과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위기관리매니저는 사내에서 임파워먼트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고위임원이 가장 적절. 각 부서들의 헤게모니 충돌과 사일로 신드롬을 대부분 해결 가능하고 대응 활동들의 조정과 결정 역할을 CEO를 대신해 해 줄 수 있는 트레이닝 받은 임원이 가장 이상적이다. 해당 위기상황과 현재 대응 수준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매니저다. 이때문에 CEO가 의지한다.
    주요증상(대화)

    1) 위기관리 매니저: 사장님께 보고드렸습니다. 사장님께서 저희 제안에 만족하시고요 다음과 같이 지시하셨습니다. 홍보팀은 소셜미디어와 출입기자 모니터링 계속해 주세요. 영업에서는 리콜 준비하면서 영업사원들 교육 개시하시고, 마케팅에서는 빨리 광고대행사 불러서 해명 및 리콜 광고 준비하세요. 재무에서는 마케팅과 협력해서 광고예산 확보바래요. 기획도 재무랑 마케팅 도와주시고. 인사쪽에서는 내부 인트라넷에 홍보팀과 협업해서 커뮤니케이션 바랍니다….”

    다른 부서들: 네. 네. 네. 네. 네. 네. 네. 네.

    위기시 사내 대화와 스트레스 지수를 가만히 기억해 보면 우리는 과연 어떤 시스템속에 있는지 느낄 수 있다. Where are you?

  • 위기관리 코칭 워크샵 insights 정리

    얼마 전 스트래티지샐러드 코치들을 위한 Monthly Crisis Workshop을 진행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Crisis Management Coaching- Process and How to.

    몇 가지 주요 insight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준비된 미팅]

    • 클라이언트가 위기관리 코칭 의뢰를 해오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상황을 가능한 분석할 것.
    •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해당 상황을 가능한 파악함과 동시에 해당 상황에 관련한 주요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파악할 것.
    • 해당 이해관계자들은 각각 어떤 중요도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해당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할 것.
    • 1차 이해관계자 맵을 draft라도 만들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에 참가할 것, 준비된 미팅.

    [클라이언트 의견 청취]

    • 클라이언트와의 (준비된) 미팅을 통해 추가적이거나 세부적이거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주의 깊게 청취할 것. (그러나 클라이언트로부터 bias를 얻으면 안됨. 클라이언트와 같은 심정이 되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잃을 우려가 있음)
    • 클라이언트 미팅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프로세스는 CEO의 insight를 청취 분석하는 것임. (현실적 위기관리에 있어서 CEO Insight는 등대의 역할을 함)
    • 그 이후 위기관리팀으로부터 실행 가능한 포지션과 실행안들을 청취할 것.
    • 이해관계자 로드맵을 업데이트 하고, 실행 가능한 클라이언트의 포지션들과 실행안들을 통합해
      로드맵을 일단 만들 것.


    [
    의사결정 지원]

    • 이제는 통합적 위기 로드맵을 만들어 최고의사결정그룹에게 보고하고 그들이 최선의 쇼핑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 단계
    • 통합적 위기 로드맵은 필히, 타임라인, 이해관계자, 변수분석, 포지션별 대략적 실행안 등이 통합되어 있어야 함.
    • 코치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속에 예상되는 결과와 recommendation들을 삽입해야
      한다는 부분.
    • 여기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클라이언트가 옵션들중 최선의 것을 선정하고 결정하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 위기관리 코치들이 선정하거나 결정하면 절대 안됨.
    • 일단 포지션과 실행안들이 최선의 것으로 결정되면 위기관리 코치들의 임무는 1차 종결.

    [위기관리 실행 모니터링 로드맵 업데이트]

    • 클라이언트가 실행하는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해 가까이서 모니터링 하고 그 결과에 따른 변화들을 모니터링 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함
    • 변화 수정된 로드맵들을 가지고 2차 3차 4차 의사결정을 리드해야 함.
    •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확한 모니터링과 로드맵 기반 결정으로 해당 위기의 휴지기와 잠재기 결정을 리드해 해당 상황을 정리하도록 할 것.

    유의점 정리

    • 코치들은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위기상황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확한 맥을 짚고 있어야 한다.
    • 클라이언트측의 bias를 철저하게 경계할 것. 코치/카운셀러들은 객관적, 중립적 시각을 클라이언트에게 파는 포지션이 되어야 함
    • 모든 현실적 위기관리 해법은 클라이언트 특히, CEO의 머릿속에 들어있음. (절대 클라이언트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생각하지 말 것)
    • 전략적인 포지션들과 실행옵션들을 로드맵을 만들어 제시하되, 클라이언트가 그것을 기반으로 쇼핑하게 할 것. 코치들이 결정할 일이 절대 아님.
    • 코치들은 실행하지 말 것. 지원 할 것. (매우 중요!!!!!!!!!!!!)
    • 상황의 휴지기 판결을 위해 가능한 가시적인 로드맵을 지원해 의사결정을 리드할 것
  • 위기관리 의사결정론: How보다는 When이 더 중요!

    위기발생시 기업내 의사결정그룹은 항상 ‘어떻게(how) 이 위기를 대응하고 극복해 나가야 할까?’에 대해 직접적인 정답을 구하길 원한다.

    그래서 많은 의사결정관계자들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렇게 해야 하지 않겠어?” “이렇게 해야만 해!” 등등 ‘어떻게(how)’라는 측면의 솔루션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그것들을 가지고 토론을 벌이곤 한다.

    그러나 흥미로운 부분은 그런 지루한 토론의 끝에는 항상 “그러면 ‘언제’ 이런 대응활동을 해야 하지?”하는
    새로운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는 거다. 여러 활동들에 대해 토론을 하는 도중에도 항상 ‘언제’라는 전제가 자꾸 발에 걸린다.

    최고의사결정자들도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이 ‘언제(when)’에 관한 의사결정이다. 전량리콜을 하건, 부분적인(선별적) 리콜을 하건 아니면 그냥 로우 프로파일에 머무르건 결국에는 이런 활동들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내는 것이 좋은가?’하는 답이 없이는 실제로 시행되기는 힘들다.

    일부에서는 종종 ‘지금 바로(right now)’가 위기관리에 있어 정답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도 한다. 스피드가 중요하다는 거다. 하지만, 모든 케이스에서 ‘지금 바로(right now)’가 유일한 정답일 리는 없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의 목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것’이 되는 것이 옳다. 최악의 상황을 피해 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만약 A사가 2조원의 고객 돈을 뱉어 내야 하는 처지에 처했다면, 최고의사결정 그룹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우리 기업과 서비스 브랜드의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을까?’하는 두 마리 토끼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직하라, 투명해라, 사과해라, 즉각 실행해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라, 소비자가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말해라 하는 조언들은 안타깝게도 ‘즉각’ 사장되곤 한다.

    해당 기업에게나 그를 지원하는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에게는 대신 (전략적으로) 정직하고 투명하게 인식될 수 있는 방법과 시기, (전략적으로) 잘 디자인 된 사과 그리고 소비자 대화방식과 각각의 시기 조언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따라서 이에 공통적으로 중요한 시기(when)에 대한 타임라인을 먼저 정확하게 설정해 놓고, 그에 따라 변수들의 변화 추이를 예측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그 이후에 각각의 시간과 변수 다이나믹스의 프레임 내에서 어떻게(how)들을 하나 하나 연결 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마지막 토론의 결과는 항상 ‘조금 더 지켜보자’ ‘일단 시간을 좀 지나면 어느 정도 대응의 가닥이 잡힐 꺼야’ 등등으로 귀결된다. 이는 준비된 로우 프로파일이 아니라, 방관적 로우
    프로파일이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는데, 언제 해야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니 정처 없이 리더십 없이 시간만 흐르고 여러 명이 괴롭게 된다. 위기의 피해자인 소비자들과 일반공중들까지 괴롭다.

  • 위기대응: 내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주목해 보자!

    기업에서 특정 수준 이상의 위기가 발생하면 보통 위기관리위원회 또는 위기관리팀의 미팅이 이루지는 게 시스템이라고 한다. 한 발자국 나아간 기업들은 이 ‘특정 수준 이상의 위기’에 대한 정의 그리고 범위 및 수위를 사전에 규정해 놓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위기시에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의 헤쳐 모여 하기에는 너무나 큰 현실적 장벽들이 존재한다. 풀타임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아닌 이상 각 부분의 담당자들은 자기 부문의 일이 가장 중요한 1차적인 업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이슈나 논란 등은 홍보담당자들이 스스로 또는 일부 관련 부서와 협업하는 체제로 위기대응에 나서게 된다. 여기에서 홍보그룹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의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1차적인 방어막을 구축하는 재료가 된다.

    해당 이슈가 법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해당 이슈를 어떤 부서와 함께 협업해서 대응해야 할 성질의 것인지, 어디에서 어떻게 대응논리와 정보지원을 받아야 할 것인지, 누구와 함께 네트워킹을 해서 대응 정보들을 공유할 것인지,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과 조언들을 어떻게 선별 수용 그리고 적용해야 하는지 등등 수 많은 의사결정의 순간들이 순차적으로 쏟아진다.

    하지만, 놀랍게도 일상적인 많은 부정적 이슈들과 해프닝들은 홍보담당자들의 순발력에 의존하거나, 책상머리 담화 또는 소규모 퀵 미팅으로 대증 처치 되곤 한다. 한 두 명의 책상 대화로 이렇게 저렇게 로직이 구성되고, 쥬니어 홍보팀 직원들의 타이핑으로 정리가 되곤 한다.

    예상질의응답을 만들기에는 시간과 심적인 여유가 모자라고, 일단 대응자료를 만들어 출입기자들에게 1차 배포하는 것이 그 급선무가 된다. 기자들로부터의 논리 지적이나 돌발적인 자료요청 등에는 또 대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준비되지 않았지만 먼저 쳐 들어가고 보는 형국이다.

    나중에 위기가 어느 정도 지나가면 항상 찜찜함이 남는다. 바쁘게 열심히 뛰어 무언가는 하느냐 노력 했는데…사후에 생각하니 아슬아슬했다는 생각이 든다. 논리로 설득시키지 못한 일부 기자들을 다른 방식으로 묶어 놓느냐 고생한 것이 경험담이 된다.

    샤프한 직원 한두 명의 책상머리 담화와 내외부 전문가들의 협업에 의한 통합적 의사결정간의 차이는 아주 미미해 보인다. 하지만, 투자와 관심에 따라 그 결과 차이는 어마어마할 수 있다. 선택의 문제다.

  • 위기관리에 강한 회사 vs 약한 회사

    아주 흥미로운 주제다. 위기관리 관련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매번 만나는 회사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위기를 겪은/겪고 있는 회사

    위기를 대비하는 회사

    이중 위기를 겪었거나 위기상황에 빠져 있는 회사들을 들어가 보면 여러 생각들이 교차된다. 여러 타입이나 특성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의사결정의 단계가 다단하고 결과 도출이 느린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아주 진땀을 빼곤 한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상황분석에서 시작해 대응활동 실행이라는 기나긴 여정에 하염없이 시간을 잡아 먹어서는 위기가 관리 될 턱이 없는 게 아닌가.

    심지어는 위기 일선에서 급한 도움을 받기 위해 컨설팅회사들을 불러 놓고…이래 저래 회사 소개서니, 제안서니, 컨설팅 플랜이니, 매트릭스니…제출하라 부탁하면서 검토에 검토를 반복하는 모습들을 본다.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치면서 2-3주에서 2-3달을 보내는 포텐셜 클라이언트들도 있다.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우리는 종종 이런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해당 기업이 위기관리가 안 된다 스스로 자평 하는데 그 이유를 진짜 모르는 걸까?”

    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위기에 상당한 민감성과 대응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이다. 그들은 항상 민감하고 빠르다. 사소한 의사결정은 핵심 인사들에 의해 아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이루어 진다. 무엇이 회사를 위한 의사결정인가 안다. 그들은 교과서안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빠른 업무를 진행하는 실제 인물들이다.

    그에 반해 일부 기업들은 너무 느리다. 긴급한 위기속에서도 사소한 사항들에 대한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듭한다. 이미 위기는 큰 상처를 남기고 지나가버리는 느낌인데도 그러고만 있다. 또 다른 위기가 와도 그럴 것이다.

    안타까운 일 아닌가…

  • 위기관리: 현실적인 이야기 몇개

    최근 모 대기업의 제품 하자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현실적 측면에서 해당 위기를 바라보는
    것이 그 최선의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고가 제품을 출시 했다. 출시하자 마자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일부 작동이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홍보팀이 그 이야기들을 모니터링 했다. 심상치 않다. 이 때 홍보팀은 해당 이야기들이 사내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소비자들의 소리를 듣고 먼저 그들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라’고 주문한다. 상당한 괴리다.

    홍보팀은 최상위에 보고하기 전 대응 메시지 개발을 위해 해당 제품 개발에 참여한 사내 책임자와 실무 담당자들에게 대응 정보를 요청한다. 이때 제품 책임자와 실무자들은 극도로 긴장하게 된다. 생각해보라
    그 책임자분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20년을 넘게 고생했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마지막 도약을 해볼 작정이었는데 이번 이슈가 자신에게 미칠 영향에 당연 고민하기 마련이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회사를 위하고 브랜드를 위해 사적인
    감정을 버리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상당한 괴리다.

    당연히 그 책임자(임원)은 홍보팀에게 상당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사내에서 논리를 자신과 자신부서에 유리하게 조성하면서 기자들이나 일부 블로거들의 주장을 폄하하거나 무시하자 주장한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최고의사결정권자는 모든 객관적인
    정보들을 취합해서 관련 임원들과 균형 있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불가능하다. 사내에서 주된 정보 소스가 귀와 입을 막으면 절대로
    정확한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

    홍보팀은 사내 분위기를 읽고 관련 부서에서 전달받은 (완벽하지 못한) 대응 논리들을 정리해 기자와 블로거들에게 맞선다. 이때 대부분은
    사내의 공유된 입장과 메시지들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친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홍보팀은 기업의 모니터로서 쌍방향
    균형 잡힌 정보 분석을 통해 최상의 메시지를 개발해야 한다’ 주문한다.
    말이 안 된다. 현실적으로. 홍보팀도 사내에서
    일개 힘없는 부서 중 하나일 뿐이다. 홍보부서내에서 어느 한 사람도 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사내 분란을
    일으킬 용기가 없을 수 없다.

    기자들과 블로거들은 이러한 일방적이고 안하무인 격인 입장과 메시지에 다시 분노한다. 기사와
    블로그 포스팅은 계속 이어지고 더욱 악화된다. 홍보팀은 더 많은 식은 땀을 흘리게 되고, 지속적으로 제품 책임 부서에 그 내용들을 전달하고 추가 대응 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사내 이해당사자들은 최초 사내 의사결정을 번복하거나 재 수정하는 것 자체에 또 부담을 느끼게 된다. CEO께서 “아니 처음에 아무 일도 아니라더니 왜 일이
    이렇게 까지 커지는 건가?”하는 화를 내시면
    자신들이 더욱 암울해 지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핑거 포인팅이 일어난다.

    ==> 학자들과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최초 포지션이 틀렸다고 파악되면 소비자들의
    소리를 더욱 심각하게 듣고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새롭고 전략적인 포지션을 재 공유하고 재빠른 해결방안을 공표해야 한다’ 주문한다. 하지만, 어림없다. 이 단계에서는 사내 핑거 포인팅이 진행되는 시간일 뿐이다.

    제품 쪽은 홍보 쪽을 ‘능력 없다’ 비판하고, 홍보 쪽은 제품 쪽에 ‘책임감 없다’고 불평한다. 문제는 그 이외 제품과 관련된 부문들이 자신들의 업무에
    방해를 받기 때문에 홍보부문을 ‘공공의 적 또는 무능력한 부문’으로
    몰아세우기 시작하는 때부터다. CEO 아래에서 모든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잘못된 의사결정 자체와 책임논란으로
    시끄러울 시기가 온다. 이때부터 모두는 CEO의 결정만을
    바라보게 된다.

    ==> 학자들과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홍보부문이 위기관리 오너십을 가지고 회사의
    전략적 포지션과 메시지들을 디자인하고 리드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시끄럽다. CEO를 바라보고 있는 부문들 중 하나일 뿐이다. 리드는 무슨…

    CEO께서 책임 소재와 해결 방안을 ‘직관’에
    의해 결정하신다. 이때 꼭 주적이 하나 둘 생겨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제품 개발 말이야…지금까지 4000억을 들여서 제품 개발을 해 놓고 그 정도 제품 하자도 못 막아내? 그게
    그렇게 개선이 어려워서 지금 이따위 일이 생기게 해?”하시거나 “홍보, 당신들 평소에 뭐하던 것들이야? 기자들과 밤낮으로 술 먹고 다니면서 주말에 운동도 하고 하면서 그게 그렇게 통제가 안되?”하시거나 하면 끝장이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CEO는 위기 발생시 절대로 일부 부문이나
    관련 이해관계자에게 일방적인 책임을 묻거나, 처벌에 집중하면 안 된다.
    CEO가 그럴수록 조직은 더욱 더 위기 조짐을 숨기게 되고, 대응에 있어 수동적이게 된다’고 조언한다. 현실은 그 반대다.
    CEO께서 화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항상 존재하는 데 어쩔 건가.

    CEO께서 아무튼 그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 소리치신 후, 대응을 지시하신다. “어쩔 수 없으니 리콜 해” 또는 “그냥 부분 수리 또는 교체 해” 등등 지시하시면
    조직은 일사천리로 새로운 대응이 공표되고 진행된다. (또는 이런 결정을 하기 위해 해당 부문에 옵션을
    주문한다)

    ==> 학자들과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렇게 느린 대응은 위기관리 실패의 가장
    반복적인 요인이다’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어쩔 건가. 현실인데…

    홍보팀과 제품팀은 가능한 사후 후 폭풍을 감소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예를 들어 홍보팀은
    해당 의사결정을 “우리 CEO의 읍참마속의 위대한
    결정’이라고 푸시 홍보를 한다. 제품팀은 일선에서 부분 제품
    교체 등의 활동 보고를 통해서 ‘사장님 이것 보세요. 실제로
    기자들이나 블로거들이 그렇게 떠들더니 실제 부품을 교체 요청한 건수는 저희 예상에도 훨씬 못 미칩니다’는
    보고서를 만들어 괜한 소란이었다는 논리를 만들어 공유한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위기관리 이후에는 해당 위기의 원인과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해서 개선하고, 사전 완화하는 활동을 전사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실은 또 반대다. 사내적으로
    후 폭풍이 최소화되길 기대하면서 부문별로 생존 활동만이 존재한다. 대 소비자 관련 개선은 일단 그 이후다. 그것도 우리가 잘 못되면 그 이후 조차 없다.

    비싸게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불러 “우리의 이번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물었을 때 이상과 같은 이야기들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얼굴이 찡그려진다. 말이 쉽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는 이렇게 이야기 할 꺼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라는 당신들 먼저 우리 회사 사람들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시죠?”

    어떻게 보면 맞는 이야기다.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틀린 게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