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현장에서 보고 겪은 것을 정리한 글입니다. 자문 과정에서 마주친 판단의 순간과 그때 적용한 원칙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 제대로 된 PR선수 만들기: Investment

    제대로 일하는 PR담당자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문득 어제 혼자 퇴근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AE들 하나 하나를 생각하면서 이러한 질문에 갈증이 일어 났는데…한번 계산을 해본다.

    맡기면 일 하나 똑부러지게 할 수있는 10년차 홍보담당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얼마의 투자가 필요할까?

    1. 년봉: 10년치 평균 년봉 약 5억
    2. 기자 media get together 비용: 일주일에 2번 X 1회 평균 20만원 X 4주 X 12개월 X 10년 = 1억 9천만원
    3. 포토세션을 통한 경험 주기: 년간 포토세션 2회 X 1회 평균 포토세션 비용 약 1000만원 X 10년 = 2억
    4. 기자간담회를 통한 경험 주기: 년간 기자간담회 1회 X 1회 평균 비용 약 1000만원 X 10년 = 1억
    5. 프레스투어를 통한 경험 주기: 년간 해외 프레스 투어 1회 X 1회 평균 비용 약 2억 X 10년 = 20억
    6. 이슈/위기관리를 통한 경험 주기: 년간 위기관리 프로젝트 1회 X 1회 평균 비용 약 3천만원 X 10년 = 3억
    7. 정기 미디어트레이닝: 년 1회 미디어 트레이닝 X 1회 비용 1천만원 X 10회 = 1억
    8. 정기적인 PR, 브랜드, HR, M&A, Crisis Mgmt 등의 세미나/교육 참여: 년간 2회 X 1회 참가비용 약 100만원 X 10년 = 2천만원
    9. 실무능력강화를 위한 서적구입: 월 3개 서적 구입 X 서적 평균 가격 15000원 X 12개월 X 10년 = 5백 4십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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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합계액: 34억 1천 5백만원

    10. 기타 소요비용 잡비: 전체 금액의 15% 가량 = 약 5억 1천 2백만원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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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합계: 39억 2천 7백만원

    결론으로 말하자면,

    제대로 일할만한 선수를 하나 만드는 데는 약 4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물론 이 금액에는 머리나쁜 실무자의 자질로 인한 예상외 비용, 열정 없는 실무자에 의한 중간손실 비용등은 빠진 순수 투자액이다.

    일잘하는 선배들은 그동안 4-50억을 먹고 자란 ‘비싼’ 사람들이다. 무시하지 말 것.

    회사에서는 돈 없으면서 어디 선수 없나 찾지 말 것. 꿈도 꾸지 말 것.

    박봉에 유혹하지 말 것. 택도 없음을 알 것.  

  • Why Are You So Angry????

     

    미국 공화당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한 기자가 질문을 했는데, 그게 다혈질(?) 매케인의 성질을 건드린 듯 하다. 화가난 매케인에게 계속 따발 총을 쏘아 대는 기자도 나름 멋지다. (가장 백미는 Why are you so angry?”했다가 바로 “Never Mind”해 버리는 부분이다. 일단 타이틀은 건진거다.)

    미국 선수들의 인터뷰를 가만히 분석해 보면 이 친구들은 화가나거나 말싸움을 할 때는 항상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상대방의 반응은 일단 접어두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에만 열중해서 SOV(Share of Voice)를 순간에 장악해 버린다.

    우리들은 보통 이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는 원펀치 받고 치고 하는 성격이 일반적이라서 다 듣고나서 말꼬리를 잡거나 하는데 이 친구들은 조금 다른것 같다.

    방금전 하단에 올린 글 처럼 기자가 Why are you so angry?하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이런 질문이 나오면 일단 진거 아닌가?

  • 대표 앵커들에게 배우는 미디어 인터뷰

    국내에서 제대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는 선수 앵커들이 밝히는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들이 참 유익하다고 생각해서 정리를 해 본다. 항상 생각은 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그런 것들이 반복된다. 이런 반복은 진정 문제다.

    [weekly chosun] 라디오들의 아침 전쟁!

    MBC 손석희 앵커

    “모든 사안에 대해 당사자와의 직접 인터뷰를 원칙으로 한다. 편집 없는 생방송을 통해 숨소리까지 들리는 인터뷰를 내놓는다”

    그는 인터뷰 당사자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너무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때로는 청취자들이 듣기에 불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포장해서 전달하려는 인터뷰 당사자와 포장 없는 날 것 그대로 듣고 싶어하는 청취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제 역할은 질문하는 것이지 논쟁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논쟁적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제가 잘 이해를 못 했거나, 상대의 답변이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거나 할 경우에는 재차 질문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나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인터뷰가 상대방의 의도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면서 “인터뷰가 왜곡되지 않으려면 충분한 자료 조사와 사전 준비가 필수” (교과서에서 수만번 읽어 상식 처럼 알고 있는데도 종종 이런다)

    SBS 백지연 앵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의 진짜 매력은 역시 인터뷰에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탁구와 같아요. 아니 그보다 더 어렵죠. 상대의 공을 받아내면서 다음 서브까지 생각해야 하잖아요.”

    “시사 프로그램은 현안이 된 민감한 뉴스를 다루죠. 출연자는 날카롭고 예민하고요. 계획에 있든 없든 어떤 이야기를 끌어내도록 신경을 곤두세워 듣고 질문합니다. 행간의 뜻을 읽어야 하고 이야기가 어디로 튀어갈지 예상해야 하죠. 그런 문제일수록 목소리는 더 차분해야 합니다.

    가장 까다로운 인터뷰 상대를 묻자 백지연 앵커는 “막무가내식 인사”라고 말했다. 논리적인 논객들은 얼핏 까다롭게 보여도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지만 ‘떼법이 가장 어렵다’는 말처럼 생방송인데 막무가내식으로 나오는 사람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 백지연 앵커는 “방송이 유아독존(唯我獨尊)할 수는 없다”면서 “소통,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EBS 유용화 앵커

    자연스럽고 편하게 얘기하다 치고 들어가는 질문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정치인들의 경우 ‘기(氣)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새 정부의 장관 인선 문제가 논란이 됐을 때 박희태 의원을 연결했습니다. 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의 단점을 노린 질문에 앞서 장점을 언급해 달라고 했는데 몇 가지를 이야기하던 박 의원이 ‘또 안 좋은 점, 모자라는 점 말입니까’ 하고 치고 나왔어요. 질문의 의도를 간파 당한 셈이었죠.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때도 어려웠는데 처음에 부드럽게 얘기를 시작하기 위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으니 어떤가’ 물었더니 ‘정치권에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고 딱 잘라 말했어요. 순간 참 난감했죠. 공천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한참 질문을 하자 ‘다 듣지 못했다’며 다시 질문을 달라고 했고요. 결국 두 방 먹은 셈이죠.”

    **** 물론 바보같은 반복들도 있지만, 대단한 인터뷰이들도 계시네요. 참 흥미롭습니다.

  • 정갈한 인터뷰-media training 101

    Media Training
    Media Interview Skill 101

    Machine Gunning
    여러 다양한 질문들을 퍼부어 답변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이를 통해 답변자의 정리되지 않은 메시지를 얻고자 하는 방식

    이에 대한 대응
    여러 질문들을 하나 하나 답변하려 하지 말 것 여러 질문들 중 가장 답변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는) 질문만을 선정해 간단하게 답변할 것

    기타 주의사항
    현재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등에 대해서는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종류의 메시지 전달도 금할 것

    *** 교과서 지침에 따른 아주 정갈한 인터뷰입니다.

  • 낙마(落馬)

    오늘 오후 까지 몇 몇 장관 후보들이 사퇴들을 하셨다. 이유는 재산형성과정이나 보유 부동산, 세금누락, 가족 국적등등의 몇가지 핵심적 사안들이 불거진 때문이다.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너무 욕심을 부린 탓이다. 새로운 내각이 구성될 즈음 “장관을 해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라는 전화가 오면 먼저 ‘내가 지금까지 결점없이 살아왔나?’를 먼저 생각했었어야 했다.

    만약 내가 스스로 볼 때도 이건 약간 문제다 싶은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욕심은 접는것이 자신에게 좋았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 가족과의 시간이 더 소중합니다” 라던지 “아직 국가를 위해 일할 준비가 안되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했다면…신문기사에도 날 것이고, 멋진 학자와 NGO 수장으로 영원히 남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너무 앞 만보고 달려와서 자신의 결점에 대해서는 미처 돌아 볼 새가 없었다는 주장도 이해는 간다. 그렇게 열심히 살와 왔으니 장관이라는 큰 직책에 하마평이 되는거겠지. 그러나 자신은 몰라도 주변에서는 이야기를 해 주었어야 한다. 부인이나 자식이라도 “아버지 이건 아닌것 같습니다”해야 했다.

    그냥 로또를 사 놓고 가슴두근거리며 기다리는양으로 남편, 아버지의 장관직 임명을 바라보고만 있던게 문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최근 인사 청문회가 하도 까다로와서 인선시에 여러가지 개인 검증을 하다보니, 정말 능력있고 실력있는 A급 인재들은 타의반 자의반 다 제외된다는 말까지 있다. 말을 반대로 보면 정부 고위직에 임명되는 분들은 그러면 비교적 깨끗한 ‘B급’ 인재들이라는 말이다. 이해도 간다.

    또 달리 보면 현재 자신의 명예와 재물 그리고 자식들에 대해서만 만족하고 더 이상의 욕심은 안 부리시는 현실적인(?) A급 인재들도 많다는 이야기다. 이런 분들은 평민들이 욕할 이유나 기회가 없으니 별문제가 아니다.

    모 전직 장관님 왈 “장관은 딱 하루만 해도 평생 영광이다”는 말을 했단다. 그러나 이런 하룻 영광도 욕심 많은 B급 인재들에게는 그림의 떡이고 언감생심이다.

    이게 정의다. 바른거다.

  • 숭례문 Live 보기

    숭례문 Live 보기

    모 TV에서 생중계되는 숭례문 전소 생중계를 보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 장면을 여러시간 동안 중계한 방송사는 24시간 뉴스를 전달하는 케이블이다.

    내가 세기로는 한 3명 정도의 신참 기자들을 현장에 파견해 돌아가면서 현장 스케치를 하는 형식이었다. 중계시간 자체가 장시간이었으니 당연히 한명의 기자만 파견해서 스케치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겠다.

    스튜디오에서는 시니어 앵커가 현장 중계 화면을 보면서 지속적인 브리핑을 하고 있었고, 간간히 현장을 불러 좀더 생생한 현장 스케치를 부탁했다.

    스튜디오의 앵커와 현장 신참 기자의 대화를 대략 정리해 보면:

    앵커: O기자. 현재 방화가능성과 전기누전의 두가지 발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현재 경찰은 발화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습니까?

    현장의 신참기자: 네, 현재 이 곳에는 여러대의 경찰차량들이 도착해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진화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들이라서, 진화 이후에나 그 가능성을 확인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

    앵커: 현재 현장에는 문화재청과 서울시청 관계자들이 도착해있나요?

    현장의 신참기자: 네. 현재 문화재청과 서울시청 관계자들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진화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앵커: ….

    가만히 이 긴급해 보이는 대화를 경청하면서…뭐 저런 현장 스케치를 딱히 기자가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저 정도의 스케치는 일반 시민에게 마이크를 들고 시켜도 어느정도 나오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앵커는 첫번째 질문에서 ‘경찰의 발화 가능성 수사 개시 여부’를 물었다. 당연히 그 기자는 이전에 경찰핵심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했었어야 한다. 똑같은 질문이라도 미리 그 경찰관계자에게 물어 가부 답변을 얻고 그 자리에 섰어야 한다. 아니면, 앵커의 질문에 본 기자가 그러한 질문을 했는데, 경찰관계자는 이렇게 대답했다라는 사실 확인이라도 해주었어야 한다.

    두번째 질문에서 관계자들이 도착해 있냐 아니냐가 질문의 핵심은 아니었다. 누가 현재 와 있는가가 핵심이다. 당연히 노련한 기자라면 “현재 문화재청에서는 OOO 차장, OOO단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와 소방당국과 협의중이며, 서울시에서는 OOO부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나와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는 fact를 언급해 주었어야 한다.

    이번 긴급한 기자들간의 대화 내용에서 얼마나 fact가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fact 베이스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리고 일부 신참 기자들도 얼마나 훈련이 필요한지에 대해 배웠다.

    우리 AE들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환경을 제공했을 때 얼마나 fact 중심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찌 모르겠다. 그 fact finding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이 필요한지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모르겠다.

  • 위기관리와 남대문

    위기관리와 남대문

    어제 새벽까지 남대문이 불에 타고 있는 보도를 보다가 잠들었다.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데 와이프가 한마디를 한다. “이제 다 탄걸 뭘 보고있어요”

    손을 쓸수가 없다는 무력함이 이런 것이구나. 차라리 포기라도 하고 맘을 편하게 먹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매번 이런 일들이 일어 날 때 마다 우리는 똑같은 말들을 동시에 똑같이 하면서 서로를 비판한다. 그리고는 같이 동시에 모두 잊는다. 매일 남대문을 지나쳐 가는 공무원들이나 일반인들도 아마 얼마후면 왜 저기 있던 남대문이 그 자리에 더이상 없는지에 대해 잊을 것이다.

    사람이란 원래 그런거다. 망각하는 동물.

    위기관리적인 관점에서 남대문을 바라보면 어처구니 없는 가장 기본들이 부족했다.

    1. Crisis Vulnerability Audit 부재
    지금이라도 초등학교 학생에게 ‘저기 서 있는 남대문(숭례문)에 관련한 ‘위기’가 벌어진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한 페이지짜리 서베이를 해도 아마 상위 몇개중에 하나는 ‘화재’ ‘방화’다. 그 많은 문화재관련 공무원들과 교수님들 그리고 소방관 경찰 서울시등이 ‘절대로 남대문에 불이 날 것으로는 아무도 생각 못했었다’하진 못하겠다.

    2. Role & Responsibility의 부재
    모든 위기에는 관계된 위기관리 주체들이 여럿 존재한다. 어떤 회사나 조직도 자사의 위기를 혼자 혈혈단신으로 깨끗이 해결하리라는 생각을 하면 바보다. 특히나 정부부처와 관련된 위기는 그 관리 주체가 수십개에 이른다. 일단 audit을 통해서 위기의 유형이 감지가 되면 이에 대해 자세하게 미리 들여다 보고 관련 주체들끼리 가르마를 탓어야 한다. 불타오르는 남대문을 바라보면서 기왓장 하나 못 뜯는 소방당국이나, 내부 설계도를 들고 대전에서 올라오는 문화재청이나 가르마 안타진 쑥대머리를 보는 듯하다.

    3. Decision Making Process의 부재
    누가 중심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가. 흔히들 위기를 그 규모에 따라 여러단계로 위기관리 주체를 나누어 승격시키는 경향이 있는 데, 이것 장난하는거다. 실제 위기는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처럼 순서대로 꺽여 성장하지 않는다. 모든게 혼돈 그 자체다. 아무도 무엇도 예측할 수가 없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Commander’s Intent(CI)다.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간단하게 한문장만 써있으면 된다. “남대문에 불이나면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지 말고 조기에 불을 끈다” 이거면 다된다. 어떻게 불을 끌까 어디부터 끌까. 누가 끌까, 무얼 가지고 끌까. 이것은 지휘관의 결정이다. 회의나 세미나 형식의 합의 프로세스는 위기발생 이전에 여러번 시뮬레이션되어졌어야 한다. 현장에서는 그냥 CI가 전부다.

    4. 실전대응능력의 부재
    매번 불을 끄면서 사는 사람들도 사실 불을 못 끈다. 매일 문화재를 둘러보고 밥을 버는 사람도 제대로 내부를 잘 모른다. 방화범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달아난다는 데 긴가 민가 한다. 여러번 이런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해도 그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있다. 항상 갑자기 있는 일이라 장비 동원이나 커뮤니케이션, 협조체제에도 문제가 들어난다. 서로 목소리를 키우면서 살자리를 만들다 보니 힘만들고 실제적인 대응은 느리기만 하다. 이들을 믿으면서 지켜보는 일반시민들의 마음도 똑같다.

    5. 망각
    망각한다. 분명히 망각한다. 언제 그런 위기가 있었나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정신기재상 잘못된 것을 고치고, 다듬는 스트레스보다는 단순히 망각하는 것이 덜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 이런 위기가 벌어지면 모를까…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그러나 망각하는 사람들에게 위기는 항상 재난이다.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이번 남대문 케이스에서 우리가 느낀 것 처럼.

    그 밖에 매우 흥미로운 learning들이 많다. Live를 하면서 주고 받는 현장 신참 기자들과의 대화들에서 요즘 신입 기자들의 내공을 파악할수도 있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한번 정리를 해 보고 싶다.

  • 긍정적 기사 vs. 부정적 기사

    정기적으로 상사나 클라이언트에게 performance 보고를 할 때 고민 되는 것들 중 하나가 ‘O월 O일자 XX일보에 난 우리회사관련 기사가 긍정적 기사인가 부정적 기사인가?’ 하는 것이다.

    기사의 수, AEV(Advertising Equivalent Value), Size, Impression등은 객관적으로 측정이 가능한데, 문제는 각 기사가 과연 우리회사에게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를 판별하는 것이다.

    질적인 분석을 통할 때 가장 논란이 많은 것이 그 분석의 주관성 때문인데, 기사의 긍정 부정을 판별할 때도 그런 똑같은 논란은 계속된다.

    몇가지 이러한 논란에도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몇가지 가이드 라인들을 나름 정리 해본다.

    긍정적 기사와 부정적 기사를 판별하기 위한 가이드 라인:

    1. 숲을 보자

    글자나 단어의 긍정 부정을 논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을 읽자. 산업면 탑으로 4단 6칼럼짜리 기사가 99% 우리회사의 긍정적인 비지니스 현황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나 그 내용중 마지막 1단정도가 업계 전문가의 인용을 통해 “서비스 개발에 좀더 치중해야 할 것”이라고 마무리 지었다. 이 마지막 1단짜리 인용에 너무 신경을 쓰지 말자. 분명히 일러스트까지 들어간 이 산업면 탑 기사는 우리회사에게 긍정적인 내용들이다. 1%에 치중하는 것이 detail oriented된 전문가의 소양일 수는 있다. 그러나 너무 소심하게 나무 한그루에 연연하지는 말자.

    2. 목적에 충실하자

    이 기사를 왜 우리가 추진했는지, 그 추진 목적은 무엇인지를 자꾸 되새기자. 만약 우리회사의 투자가치에 대해 좀더 사실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강조하려 했다면 그 목적이 달성되었는지 확인하자. 기사내용중에서 다른 쪽을 슬쩍 슬쩍 건드렸다고 해도 우리의 기사 개발 목적을 달성했다면 OK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목적들을 한꺼번에 일발 백중으로 달성할 수 있는 기사는 없다. 광고도 그렇게는 못한다.

    3. 독자의 느낌을 생각하자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다. 독자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그 기사는 긍정적인 것이다. 심지어는 회사에게 부정적인 내용으로 일견 보이더라도 소비자들이 역발상을 통해 긍정적인 태도와 행동을 보여준다면 이는 성공한 기사다. 긍정적인 기사다. 몇몇 주변 지인들에게 관련 기사에 대해 물어 보자. 그들이 ‘대부분’ 긍적적이라면 그 기사는 좋은 기사다.

    4. 기자의 마음을 읽자

    가끔씩은 긍정적인 톤앤매너라고 해도 기자가 앙심을 품고 쓴 기사류가 있다. 이에 대해서 아무리 PR담당자가 긍정적인 기사라고 해도 그 기사는 potentially negative한 기사다. 반대로 PR쪽에서 볼 때는 다분히 부정적이지 않은가 하는 기사도, 기자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썼는가에 대해서 한번 살펴 볼 가치가 있다. 기자와 기사의 개발 목적에 align이 되어 있다면 그 기사는 분명히 긍정적이다.

    5. 대범하자

    기사 하나가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목숨을 걸다보면 오래 살기 힘들다. 물론 실무자로서 디테일에 항상 일관된 신경을 경주해야 하겠지만, 큰 흐름을 읽어 보면 오늘의 단어 하나, 문장 한두줄이 우리회사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리고 사회의 모든것들이 100% 긍정이나 부정은 없다. 어느정도 손에 흙을 묻히지 않고서 나무를 심을 수도 없다. 크게 보자.

    항상 하는 말이지만, 기획이나 전략, 실행은 세심하게, 평가는 대범하게 하는 게 멋진 PR인 아닌가 한다.

  • 개떡과 찰떡의 차이는?

    어제 이해찬씨가 이런 말을 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말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영어로 인사했던 것을 언급하며 “이 당선인이 ‘유 아 베리 웰컴'(You’re very welcome)이라고 쓰니까 (언론들이) ‘실전영어’라고 하는 데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으면 ‘상고밖에 안 나와서 그렇다’고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앙일보, 2008. 2. 1.)


    아직도 왜 이런 ‘해석’의 차이가 있는지를 모르는 것일까? 관계(relationship) 자산이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가치를 가지는 지를 정말 모르는 것일까?

    개떡과 찰떡의 차이는 관계인데 말이다. 안타깝다.

  • 만약 나라면?

    예전 한화 사건때도 인하우스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했었지만, 산성중공업의 이번 태안반도 사건에 대해서도 인하우스의 고민과 어려움은 충분히는 아니더라도 많은 부분 이해가 됩니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달랑 사장님과 홍보담당자 둘이 앉아서 하는 의사결정 결과는 아니지요.

    특히나 이번 태안반도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아마 CEO는 물론 전체 관련 임원들과 그룹차원에서의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고민의 시간이나 내외부 카운셀러 그룹의 규모 및 투자시간도 저희가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고민의 과정과 전략적 방향성 셋팅의 과정에서 가장 큰 목소리와 역할을 해야 했던 부서는 바로 ‘법무팀’이 아닐까 합니다. 누가 사건의 책임을 가지느냐 하는데 있어서 재판이 진행중이고, 만약 삼성중공업의 중과실이 인정되면 회자되고 있는 것과 같이 ‘무한책임’의 형벌이 회사에게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이 홍보팀이었겠지요. 심각한 여론동향을 밤낮으로 체크하고, 위기관리 그룹에게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면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겠지요.

    만약, 내가 삼성중공업의 인하우스 책임자로서 소위 말하는 ‘진정성’을 보여 주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어떻게 했었을까요? 

    법무팀과의 전체적인 조율과 자사의 전략적 방향성을 파괴해 나가면서, 개인의 행보를 벌일수는 없는 것이고, 그것이 삼성중공업의 진정성이라고 이해되지도 않았겠지요. 무한책임이라는 엄청난 위협을 다같이 감수하자고 대형 상장사 구성원들을 설득시킨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지요.

    회사의 존폐가 걸려있는 법률적 판단이 나지 않았을때 실행하는 섣부른 외부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죤슨앤죤슨의 타이레놀 케이스에서도 전미국시장의 타이레놀을 전량 수거 폐기하는 ‘진정성’은 삼성중공업과 같이 무한책임이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또한 당시 죤슨앤죤슨은 가해자의 일원이 아니었고, 피해자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그런 ‘진정성’의 표현이 그나마 가능했겠습니다.

    홍보담당자로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할수 있는 최선의 일은 법률적 판단을 기다리고, 그 판단에 따라 ‘진정성’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 뿐이라고 봅니다.

    위기관리는 해당 위기를 ‘멸균된 인큐베이터’에 놓고 바라볼 수는 있는 사회현상이 아닙니다. 분명히  context가 존재하고, 가변적 여러 변수들이 어지럽게 chaos를 이루면서 변해갑니다. 이 부분을 우리 홍보담당자들은 이해 했으면 합니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위기관리에 대해서는 여러해가 지난 후에나 그 성패를 판단할 수 있겠지요. 현재 상태에서 저희가 실무자로서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원칙과 전략에 따라 움직였는지, 그리고, 어떤 통합적 영향력들을 통해 위기확산을 통제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무적 부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