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10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탐사취재팀이 항상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채 CP는 또 “과거에는 관행적으로 몰카를 사용해온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언제든 법적 다툼의 가능성은 있다”면서 “사전에 PD들이 법적 정보와 지식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적으로 몰카 사용과 관련한 법률적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박상준 PD는 “몰카 사용과 관련해서는 세세한 매뉴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취재 환경에 따라 현장에서 PD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내부의 제작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실제 판례와 법률 자문을 듣고 취재를 하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진영 PD는 “몰카 사용을 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언론 권력에 대해 생각해보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오늘 교육이 의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오늘을 시발점으로 우리 나름의 원칙을 만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D 저널]

방송사에서도 이렇게 특정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취재대상인 기업이나 조직들은 이런 주제에 대해 우려만 할 뿐 심도 있는 교육과 훈련이 부족하다.

항상 기자들은 프로페셔널 한 훈련을 받고 취재에 나선다. 반면 그 취재 대상인 기업과 조직의 임직원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모든 탐사취재팀들은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여 하나의 사건을 들여다본다. 반면 취재의 대상이 되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순간적인 판단을 가지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다.

모든 탐사취재팀들은 상대적으로 큰 예산을 가지고 취재를 준비하고 진행한다. 반면 그 취재의 대상이 되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대응훈련을 하지 못한다.

당연히 탐사취재팀이 싸움에서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다.

8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최악을 대비하기는 그렇게 어렵다…

[가정에 근거한 샘플 위기 보고]

올해 가을엔 사상 최대의 흉작이 예측되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의 1/4인 천만명이 단기적인 기아상황에 빠질수도 있습니다.


[관련 의사결정을 위한 토론]

  •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천만명이 일주일가량 소비할 수 있는 기초 식량만이라도 당장 확보하자.
  • 그저 최악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일단 대략 예상되는 식량 부족분의 절반 가량만 확보해보자.
  • 최악의 시나리오에 근거해 예산확보와 대비를 하는 것은 사후 부담이 너무 크다. 초가을까지 추이를 계속 지켜보자.
  • 왜 자꾸 최악의 경우만을 산정하나? 미리 흉작이 되지 않도록 여러가지 노력을 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것 아닐까?
  • 불길한 이야기는 하지말자. 다 함께 노력하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 예전에도 그렇게 흉작이 온다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거의 예측이 빗나갔다.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는다.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이야기일 뿐이다.


신종 플루에 대해 미국 보건부 장관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기사들이 줄줄이 게재되고 있다.

특정 위기시 최악의 상황을 도출해 내는 것과 그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최악의 상황을 도출해 내는 것’에는 비교적 익숙하다. 하지만, 그 도출된 최악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고 대비하는 활동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산들을 넘어가야 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최악의 상황 도출이나 산정은 실무자들의 forecasting이지만, 그에 근거한 대비는 매니지먼트의 decision making이라는 이야기다. decision making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의견들을 균형적으로 취합해야 하고, 여러 지적과 현실에 대한 명쾌한 솔루션이 있어야 한다. 어느 하나의 산이라도 넘지 못하거나 중간에 넘어지면 그 결정은 절대 이루어지지 못한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조직들도 최악의 상황을 도출해 내기는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7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System without Ownership

“아시다시피 저희 같은 기관에는 사실 위기관리에 대한 오너십이 그렇게 사기업 만큼 크지가 않습니다. 어짜피 정년이 보장되어 있고, 위기를 스스로 관리하거나 하지 않거나 결과들에 있어서 큰 차이가 벌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위기를 보는 시각이나 오너십이 희박할 수 밖에 없지요”

모 공공기관에 계신 어떤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그분께서는 ‘사기업들의 경우에는 위기관리 오너십이 아마 우리(공공기관)보다는 훨씬더 직원들에게 충만할 것’ 이라는 전제하에 이런 말씀을 해 주신 것 같다.

이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답변을 했다.

‘사실 사기업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할 뿐이지, 문제로 확정해서 개선하려는 노력들이 부족하답니다. 위기발생시 해당 관련자들이 진정한 오너십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하는 행태가 옳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지요’

위기발생시 해당 이슈를 관련자들이 자기의 것으로 생각한다면 기업의 관리 능력과 대응 속도는 훨씬 빨라지게 마련이다. (이건 상식이다!)

예를들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관찰을 해 보아도 이런 오너십의 문제가 위기관리 능력과 대응 속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개인이 잘못된 과속딱지를 발급받았다고 생각해 보자. 개인 스스로 이에 대한 대응은 ‘빛의 속도’로 진행되고 수없이 많은 전화와 인터넷 서치등으로 해당 상황을 관리할 것이 뻔하다. 

반면 한 소비자가 A 회사의 모 제품 내 이물질 음용 및 발견으로 인한 심적, 신체적 피해보상 소송을 해당 기업에게 걸었다 생각해 보자. 이 소송에 대한 대응의 방식이나 속력은 개인의 것과 비교해 매우 느리고 수동적일 것이 뻔하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이에 대해 관리를 하겠지 하는 생각때문이다.

앞서 해당 공공기관 분에게 이렇게 조언을 해 드렸다.

“일단 위기요소들을 진단하셔서…각각의 위기요소들에 대한 관리 오너십을 관련팀이나 관련 포지션에 부여하시고 이를 공유해 보시지요. A라는 위기요소는 그 누구도 아닌 내가 관리해야만 한다는 게 바로 오너십입니다. 위기요소 하나 하나에 관리 오너십을 배분 하는것이지요. CEO나 기관장께서는 이 배분된 오너십 각각에 대해 empowerment만 주시면 됩니다. 그게 바로 시스템이지요”

항상 문제는 사람이다. 또 아니러니하게도 그 해결책도 사람에게 있다.

시스템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인간’이라는 부분을 빼놓으면 그 시스템은 껍질이거나 그냥 그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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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불사르자!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어떤 정부부처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그 두께와 분량이 가히 한 사람이 나를 수 없을 정도다. 어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실무자
책상에 꽂아 놓고 비치하기에는 부피가 너무 크고 튀어 부서 캐비닛에 보관하고 있다. 5년 전 힘들게 만들었던 위기관리 매뉴얼은
얼마 전 펼쳐보려니 ‘쩍~!’하는 소리가 난다. 몇몇 페이지는 인쇄면이 서로 붙어 글자들이 두세 줄로 보인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불사르자. 기업이나 조직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기 때문에 위기가 더 위기로 다가오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분명히 해두자.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를 위한 보험이나 안심을 위한 도구가 절대 아니다. 실무자로서 자신의 실적을
사내적으로 팔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공유되거나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그리고 궁극적으로 실행으로 검증
받지 못하면 매뉴얼 자체는 쓰레기와 별반 다름이 없다.(심한 표현이지만 현실이다)

위기관리의 분량은 얼마나 되어야 할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원칙은 있다. 해당 위기를 실제 관리할 의사결정권자들과
실무자들이 해당 ‘매뉴얼’ 없이도 위기 대응 업무를 실행할 수 있는 만큼의 분량이어야 한다.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매뉴얼을
펼쳐보지 않은 채 눈감고도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그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대형백화점인 이세탄(伊勢丹)은 1988년부터 사내에 위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본사 및 전국 매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요소들을 점검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백화점의 매뉴얼을 들여다보면 ‘과연 위기관리 매뉴얼은 어떤
형식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원칙이 보인다.

이세탄 백화점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A4용지로 총 3페이지다. 어떤 기업같이 300페이지나 3000페이지가 아니다. “도움이
되는 매뉴얼이라는 것은, 다음의 3개 요건을 채우고 있는 것이겠지요. 첫째는 예측성, 둘째는 환경에 맞추어 수시로
메인트넌스하는것. 셋째는 그것이 사내에 보편적으로 확산되어 있는 것”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던 이세탄 담당자는 이렇게 말한다.

   
 
 

각각의 페이지를 보면 첫째 페이지는 이세탄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의 분류들로 채워져 있다. 위기관리 요소진단의 결과를 아주
간결하게 리스트화해 놓았다. 두 번째 페이지에는 해당 위기의 예측으로부터 실제 조직적 대응 부분이다. 해당 위기들의 모니터링
방식과 해당 위기에 대한 대응 조직명을 명기하고 리스트화 해 놓았다. 마지막 페이지는 의무 페이지다. 각 위기 대응 조직들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리스트화 해 놓았다.

어떻게 보면 ‘어처구니’ 없는 작품(?)으로 생각되는 데 이세탄의 담당자는 또 이렇게 이야기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이 이상 담을 것이 또 무엇이 있나?”

몇 년 전 연이은 리콜 사태를 경험했던 세계적 완구회사 마텔의 밥 에커트 회장은 모 대학교 특강에서 지난 리콜 사태들에
대해 마텔이 어떻게 대응했고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후 한 학생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밥 회장은 이렇게 대답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비상연락망입니다. 저는 세계 어디를 가던 위기시 내가 연락해야 할 모든 사람들의 연락처 리스트를 항상 가지고 다니죠. 연락망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가 가진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다. 우리가 생각할 때에는 세계위인전기전집 같이 무언가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매뉴얼이 우리 회사의 위기를 잘 설명해주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들을 사전에 수립해서 알려줄 것만 같은데 이까짓
‘비상연락망’이 무슨 대수란 말인가?

하지만, 막상 위기를 겪어 본 기업들이나 조직들은 이 밥 회장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최고의
의사결정권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수집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수준 높은 내외부
카운셀러들의 의견을 듣고 의사결정에 참고하는 것 자체가 바로 위기관리다. 당연히 이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는 비상연락망이 가장
소중한 위기관리 매뉴얼인 셈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자. 실무자들인 우리 머릿속에 없는 매뉴얼은 아무 가치가 없다. 기존의 매뉴얼을 오늘
한번 펼쳐보자. 혹시 비상연락망에 이미 퇴사한 전직 임원의 이름은 없는지 한번 살펴보자. 혹시 해당 부서가 없어졌는데도
매뉴얼상에 생존하지는 않나? 3년 전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출입기자의 이름과 휴대폰 정보는 거기 없나? 올해 초 새로 지은
공장은 그 리스트에 있나?

수백에서 수천 페이지의 매뉴얼 속에 진정 필요한 정보는 어디에서 어디까지인지 한번 하나 하나 추려보자. 매뉴얼을 위한
매뉴얼이 아니라 회사를 위한 진정한 매뉴얼은 어떤 모습일지 한번 생각해 보자. 오늘 당장 두툼한 매뉴얼을 한장 한장 살펴보자.
진정 회사를 위해서…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2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 , 3 Responses

왜 자발적 리콜이 힘들었을까

문제의 PCA사의 살모넬라 땅콩을 원료로 사용한 일부 국내 제과업체들은 왜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을까. 미국의 켈로그 같은 회사는 한국내 판매 16개 해당 제품들을 자발적으로 리콜했다. 왜 한국회사와 미국회사가 틀릴까.

왜 자발적 리콜을 하지 않습니까?

1. 원료에서 살모넬라균 검출 안됐다. 별 문제없다. 자발적 리콜까지 하면서 문제를 크게 만들 필요가 없다.
2. 살모넬라균은 고열을 통과하면 거의 사멸한다. 문제없다. (먹어도 된다)
3. 한국내에서 켈로그야 얼마나 파나. 우리는 그 회사규모와 틀리다. 자발적 리콜하면 당연히 손해액도 우리가 많을꺼다.
4. 자발적 리콜은 사실 불가능하다. 원료 리콜했으니 더 이상 그런 제품 안만든다는 건 인정된 셈이고…시중에 풀려 있는 제품들은 사실 리콜하기가 어렵다. 많은 부분들이 소비됐기 때문이다.
5. 만에 하나 자발적 리콜이니 뭐니 해서 이슈를 크게 만들어 놓은 후…건강과 관련해서 소송이라도 생기고 하면 누가 책임질건가?
6. 그럴 돈이 없다.
7. 그만하자. 그런거 윗 분들이 안 좋아하신다.

물론 국내 제과업체들도 피해자다. 그렇다고 소비자들과 적이 될 필요까지는 없다. 항상 위기관리에서 소비자 같은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같은편에 서 달라고 하는데…그게 힘들다. 그게 힘든 이유는 본래부터 소비자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말로만 사랑한다 외쳐댔던 것이지, 진정 그들을 위해 죽을만큼 사랑해 본적이 없다는 거다.


식품회사들은 이러한 리콜을 예상하고 보험에 가입해 놓았을 것이다. 이런상황에서 판단하기에 이러한 보험은 유사시 회사의 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지, 성실하게 소비자들을 위한 리콜을 자유롭게 결정하고자 가입했던 것은 아닌것 같다.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를 말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이야기 한다. 우리가 세계적인 회사가 되지 못하라는 법이 있냐고 일갈한다.

하지만…자신의 자식들과 소비자의 자식들을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로 회사가 이끌어져 나가는 한…브랜드와 기업 이미지 그리고 세계화는 꿈일 뿐이다. 이루어지지 않는 꿈이다.

다시한번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 수준이 그 회사와 조직의 수준인 것을 깨달았다. 나아가서 사회의 수준이라는 것도…

2월 202009 Tagged with , , , , 4 Responses

모든 기업에게 PR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십여년전부터 PR실무자들간에서 술자리 안주감이었는데…진짜 모든 기업에게 PR이 필요할까?

예를들어 지역 한 소도시에서 막거리를 파는 회사가 있다고 치자. 이 소도시 인구의 99%가 막걸리를 마실때는 모두 이 막걸리를 마신다고 가정해보자. 심지어 서울이나 대기업 계열 막걸리 브랜드들도 이 소도시에는 배급소 하나 차리는 것도 주저 할 정도로 강력한 지역색을 가지고 있는 막걸리다.

이 회사의 사장님은 매일같이 잘 나가는 하루 1만병의 막걸리 박스를 바라보면서…’평생 오늘만 같아라’하고 있다. 굳이 사업을 확장해 주변 대도시로 가고 싶지도 않다. 지금은 도매상들이 줄서서 받아가는 데 주변 도시로 확장을 할려면 배급망이나 물류가 힘들어진다. 사실 귀찮다. 그냥  이대로 한 3대만 가면 그게 다다.

이런 회사에게 찾아가서 “아니 이렇게 훌륭한 회사가 왜 PR을 안하시나요?”해 봤자 팔릴리가 없다. “PR이 뭔지는 모르지만…왜 우리가 그런걸 해야 하는데?”하면 딱히 답변이 궁하다. 거기에 뭐 “소셜미디어가…” 이딴 소리했다가는 막걸리 병으로 머리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공중과의 대화나 이런 개념도 이 정도 기업들에게는 달나라 소리다. 그들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좋은 막걸리를 만들어 그냥 가격 안 올리고 많이 파는게 전부다. 공중과의 대화야 같은 농고 선후배 끼리 막걸리 몇잔이면 블로그 100배의 효율성을 가진다.

또 PR이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부문이 B2B 부문이 일부 그렇다. 어짜피 우리 제품은 사회기간제품으로 외국에서 들여와 정부에 납품을 하는게 전부고, 그 제품의 세계시장점유율도 압도적으로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어 경쟁사 출현 가능성도 희박하다 가정해보자. 정부가 유일한 비지니스 파트너이자 공중인데 왜 우리 회사가 일반공중이나 관계없는 소비자그룹을 신경써야 하나…하는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사실 기업에게는 point of connection이 하나라도 줄어 드는게 좋지, 늘릴수록 일과 이슈만 많이 지니 그렇다)

파이낸스기업들도 마찬가지다. M&A과정에서 왜 그들이 일반국민들의 정서에 신경을 써야 하는가 하는 가 말이다. 그들의 우선순위 1위는 클라이언트나 주주다. 그런 기업이 왜 M&A나 기타 투자관련 결정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공중들과 공감을 형성하면서 다정하게 해야 하는가 하는 건 생각해 볼 일이다.

PR을 하면 도리어 망할 기업들도 있다. 어떤 벤처가 상당히 조악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판매 개시했는데…이걸 한번이라도 써본 소비자들은 이내 실망을 하고 이 소프트웨어로 훼손당한 하드웨어 부분들에 대해서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태세다. 이런 회사가 CEO인터뷰를 하고, 매일같이 오프라인 온라인 매체에서 회자가 되고, 이로 인해 판매가 일시적으로 급상승한다면…그건 PR이 아니라 재앙이다.

이렇듯 문제가 있다면…

PR을 하지 않아도 되거나 PR을 하면 안될 기업들이 PR을 한다는 데 있다. 그런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PR을 하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거다. 그 근본이 잘못된 일을 기획하면서 대행사를 쓴다 비딩을 붙인다 하는 데서 문제가 더 커지는 거다. PR을 하기전에 우리에게 과연 이게 필요한가 꼭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왠만하면 PR 하지 말자.



 

2월 15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성공을 탐하는 리더

이 연구팀은 “많은 리더가 자신의 직관적 판단이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막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과거 기억이나 의사결정권자의 애착 등으로 인해 잘못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면 경영자의
경륜에만 의존하지 말고 체계적인 안전장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결론적으로 조직이 잘되고 잘되지 않고는 리더에게 원인이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진정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공하기를 원하지 않으면서 성공을 탐하는 리더들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이다.

10월 142008 Tagged with , , , , , , 7 Responses

제일 나쁜 직원은 누굴까?

조직을 위해 가장 나쁜부류의 직원은 어떤 타입일까? 어제 퇴근을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직원들이 여러가지 타입들이 있어 보이지만 정리하면 크게 4가지 타입으로 정리가 된다.

예를 들어보자.

상사: “블로그 하세요. PR담당자로서 상당히 필요합니다.”

  • A: “네, 알겠습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잘하지는 못해도 실제로 실행을 한다.)
  • B: “네, 알겠습니다.” (답변만 하고 실행은 안한다. 나중에 핑계가 많다.)
  • C: “네…” (솔직히 하길 싫다. 그냥 답변만 했다. 나중 실행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하기 싫다 어렵게 답한다)
  • D: “…………..” (답변도 안하고 당시에는 고개 정도만 끄덕인다. 나중에 실행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언제 그런 이야기를 하셨었나요?” 한다. 아무 관심도 없었던 거다.)

A, B, C, D 중에서 누가 조직에서 가장 나쁜 부류일까? 내 생각은 이렇다.

A,C,D의 경우는 그래도 낫다. 해법이 있기 때문이다. A 경우는 조직에서 포상을 해야 하는 모범 모델이다. C 경우에는 그 선수가 해당 업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개념을 개선시키거나, 아니면 그와 다른 업무를 지시하면 된다. D 경우에는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미끼를 제공하거나, 관심을 가지도록 자극을 가하면 된다.

그러나 B의 경우는 사실 답이 없다. 핑계는 수천만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를 권고하거나 지시하는 입장에서 자칫 이 부류들은 지시에 잘 따르는 부류로 오해하기 쉽상이다. A 타입과 종종 혼동이되곤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행이 없다는 데서 큰 차이가 있고, 이런 부류들이 중장기적으로는 조직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도로 저해 하는 주범들이 된다.

일각에서 핵심 가치를 1000번 강조하라, 700번 강조하라 하는데…B 타입에게는 이런 반복 조차 소용 없다. 핑계는 반복에 의해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강한 기업 내부에서는 구조적으로 B타입의 인력들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장치가 있는데, 그 이유가 타당하다. 성공적 경영을 위해 아주 당연하다.

9월 22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완벽한 위기 시나리오가 존재 하나?

매뉴얼이나 시뮬레이션을 준비하면서 위기 시나리오를 개발하다 보면 줄 곳 하나의 공통된 장벽에 부딪히곤 한다. (위기 시나리오라는 것은 특정 위기 발생을 예상해보고, 그 위기가 실제 어떤 전개 파장을 일으킬 것인가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스토리 전개 라인) 시나리오가 과연 실제 위기 발생 시 정확하게 그 파장의 방향과 소스를 예측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위기란 혼돈(chaos)인데 어떻게 수천 수백의 변수들을 예측해 정확한 시나리오를 개발할 수 있나 하는 부분이 한계다. 그러나 많은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은 위기를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보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위기를 하나의 정형화 된 무생물 조각 덩어리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는 실제로 위기관리를 많이 해 보지 않은 실무자들이 종종 이런 시각들을 견지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위기는 절대로 정형화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종종 이런 비유를 들곤 한다.

“끓고 있는 기름에 갑자기 찬 물 컵을 부었다고 생각해 봐. 기름방울들과 물방울 수천 수만 개가 사방으로 튀겠지. 위기가 발생한 이후 확산이 바로 그 모습이다”

사실 위기가 관리의 대상인가 하는 것도 의문이다. 변수들 대부분을 전혀 예측 통제할 수 없는데 관리라는 의미가 존재하기는 할까?

위기 시나리오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위기 시나리오는 실제 위기 발생과 그 이후의 전개 방식을 ‘일부’ 경험해 보기 위한 하나의 샘플 (맛보기)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는 이야기다. 아주 일부를 실제 환경에서 한번 시뮬레이션(모의실험) 해 본다는 의미다.

매뉴얼에 제시된 위기 예상 시나리오들은 하나의 큰 그림일 뿐이다. 확률상 그대로 전개되는 위기도 없고, 그대로 관리되는 위기도 없다.

이렇게 예측이 불가능한 위기 확산 형태 때문에 우리는 더더욱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자산들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위기를 일부라도 관리할 수 있다.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자산들은 우리의 포지션, 조직, 역할과 책임, 그리고 메시지다. 시나리오는 하나의 그러한 자산들을 관리하는 경험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9월 12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왜 조직은 위기시 비이성적인가?

(참고: 상당히 긴글입니다)

지평의 mu님께서 위기관리와 평판에 대한 아주 과학적이고 또한 현실적인 멋진 포스팅을 해 주셨습니다. 제 이전글과 mu님의 글을 다시 한번 읽으면서 하나 드는 추가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왜 삼성 같이 이성적인 조직이 위기시에는 비이성적으로 행동할까?”

좋습니다. 삼성을 빼고 다시 질문을 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이 굳이 삼성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왜 이성적인 조직들이 위기시에는 비이성적으로 행동할까?”

mu님께서는 그 원인을 인간의 뇌구조별 역할에 촛점을 맞추셔서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참 insightful한 설명이십니다. (항상 멋진 정보들을 주셔서 아주 고맙습니다.)

저는 조직적인 원인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위기가 발생되면 보통 CEO에게 보고가 됩니다. 특히 회사 내외부의 큰 문제는 CEO 보고가 최우선 대응 절차가 되겠습니다. CEO는 보고를 받고나면 일단 기분이 나쁩니다. 가뜩이나 처리할 많은 문제들이 많은데 이렇게 중대한 사안들이 자꾸 보고 되니 마음도 불편하고, 짜증도 나겠지요.

특히 오너 그룹사들의 CEO들이 전문경영인일 경우에는 자신의 프로파일하고 관계되는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민감합니다. 자칫 노조문제나 산재처리 문제로 자신의 사내 입지가 불투명해지면 향후 커리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CEO들이 위기에 접했을 때 본능적으로 떠올리는 생각은 ‘조용한 무마’가 일반적입니다. 그룹 오너에게 소리가 안들어가게, 사내외로 안알려지게…조용히 사건 당사자들과 실무선에서 적당히 처리하는 것 만큼 이상적인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위기가 그렇게 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일 때 CEO가 다음 선택으로 하는 포지션이 무엇일까요? 조용한 무마가 힘들다면, 그 다음은 ‘회사의 이익을 대변한 강력한 대응’으로 대상을 무력화 시키는 것입니다. 이왕 벌어진 위기를 자연 소멸시킬 수 없다고 판단되면, 아주 강력한 리더십(?)으로 해당 위기를 인위적으로 소멸시켜야 사후에 어느정도 정상 참작을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거지요.

이런사례들은 예전 70-80년대 그룹사 리더들이 보여준 대노조정책, 대직원정책, 대정부정책, 대언론정책에서 많은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위기대응 포지션에서 재미있는 점은 그러한 대응이 성공하면 사내외적으로 강력한 리더로 재포지셔닝이 되고, 여러가지 무리를 일으켜 실패하게 되면 아주 악독한 깡패가 된다는 것입니다.

CEO들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위기관리 과정에서 더욱 더 냉철하고, 압도적이며, 안전한 방법들을 강화하게 합니다. 이를 위해 법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지원을 받습니다. 또한 각종 stakeholder들로 부터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실무진들을 움직입니다. 그 예가 홍보팀과 대관업무팀, 그리고 HR의 노무팀들이 되겠지요.

여기서 또 재미있는 부분은 CEO의 위기대응 포지션을 좀더 강화하기 위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협조한다는 것이지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항상 조직을 뒤로 하고 (멀리 떨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디언스 즉, 공중들을 바라보고 살펴야 하는 사람들인데, 반대로 CEO를 바라보고 공중을 등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게 재미있는 부분이라는 겁니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렇죠. 일종의 타협이라고 하는데…글쎄요.

정확하게 말해서 해당 CEO의 그러한 포지션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는데 있어서 옳은 포지션이다 하면 그보다 더 좋은 카운슬링 환경은 없겠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CEO의 경직되고, 인간미없고, 오만한 포지션이 절대 해당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판단되면 전문가들은 CEO를 설득해야 합니다. 조직이 성공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 설득의 결과는 항상 뻔합니다.

왜냐하면 CEO는 해당 위기가 ‘회사의 위기’ 이전에 자신의 인생이 걸린 ‘개인적 위기’이기 때문에 조직적인 차원의 중장기적 접근이 별로 강력한 소구점을 찾지 못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이죠. 일종의 방어기재이기도 합니다.

담배를 피다 걸려 당장 학교에서 짤릴 것 같은 학생에게
방과후 자율학습을 해야 대학을 가니 같이 공부하자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학생에게 제일 시급한 건 일단 정학이나 퇴학은 면하고 봐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그 다음에 대학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거죠. 절대 소구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CEO의 강력한 포지션은 당연히 아래 모든 실무자들에게 정확하게 투영 됩니다. 특히나 시스템이 갖춰진 조직들은 그 파급력과 alignment가 더욱 강하죠. 사실 실무자들에게는 공중관, 즉 공중을 바라 볼 수 있는 시각이 부족합니다. 회사의 중차대한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내외부 공중에 대한 시각을 반영해 interactive한 자율성을 발휘한 경험이 부족하고, 그런 시스템도 없기 때문이죠. (그나마 외부 공중을 interactive하게 모니터링하는 곳은 마케팅과 홍보쪽이 아닌가 합니다)

한마디로 실무자들은 시키는데로 하면 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상당히 내부적인 시각이지만 그게 실무자에게 맡겨진 역할이자 임무죠. 외부공중과의 접점에 있는 이 실무자들이 내부시각을 100% 반영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외부 공중들은 그 실무자들의 대응을 보면서- 인간미-를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기계로 보는거죠.

위기관리에 대해 한마디씩 하는 분들이 ‘사과를 진정성을 가지고 해라’ ‘오디언스의 편에 서라’ ‘공감을 표하고 care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라’ ‘단어 선택을 잘해라’ ‘그들의 마음을 읽어라’ ‘충분히 배상하고 용서를 빌어라’ ‘앞으로 나와라. 숨지마라’ ‘인간적인 얼굴을 보여줘라’ ‘빨리 대응해라’… 이런 이야기들을 자주하는데 사실 이 모든 조언들은 ‘기업을 사람으로 간주할 때 주문할 수 있는 원칙’이라는 겁니다.

조직은 절대 사람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적 주문이 먹힐리 없습니다. CEO는 개인적인 방어가 가장 큰 니즈이며, 실무자들은 CEO의 의중에 부합하게 잘 움직여야 한다는 개인적 니즈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개인적인 니즈들이 조직의 포지션을 구성하기 때문에 당연히 인간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아이러니죠.

개인적 니즈 + 개인적 니즈 = 기계적 실행

그래서, 위기관리에 성공한 조직들이 위대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나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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