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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컨설턴트는 무슨 일을 하는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위기관리 컨설턴트는 위기 국면에서 기업의 판단을 돕고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설계하는 전문가입니다. 회사를 대신해 말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가 판단할 기준을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이 구분이 흐려지면 컨설턴트도 기업도 곤경에 빠집니다.

    평시와 위기 시의 역할은 다릅니다

    평시에 컨설턴트는 진단하고 설계하고 훈련시킵니다. 위기요소를 찾아내고, 대응 체계를 만들고, 경영진과 실무자를 훈련시킵니다. 위기관리의 성패는 이 시기의 작업에서 대부분 결정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역할이 바뀝니다. 이때는 정리하는 사람이 됩니다. 쏟아지는 정보 중 무엇이 확인된 사실이고 무엇이 추정인지, 지금 결정해야 할 것과 나중에 결정해도 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이해관계자를 먼저 다뤄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내부 인력이 이 역할을 하기 어려운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위기 상황에서 내부 구성원은 이해관계와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구와 함께 일합니까

    위기 국면에서 컨설턴트가 마주 앉는 상대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최고경영자와 위기관리위원회, 그리고 대변인과 홍보부문입니다.

    위기의 중요한 결정은 위기관리위원회에서 내려집니다. 컨설턴트는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상황 판단과 선택지 정리를 돕습니다. 워룸이 열리면 그 안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함께 있게 됩니다.

    대변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합니다. 무엇을 어떤 표현으로 말할지, 어떤 질문이 들어올지,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를 미리 준비합니다. 실제 언론 앞에 서는 사람은 회사의 대변인입니다.

    홍보대행사, 법률 대리인과는 다릅니다

    홍보대행사는 알리는 일을 합니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는 알릴 것인지, 무엇을 어디까지 알릴 것인지, 지금이 그 시점인지를 판단하는 일을 다룹니다. 방향이 정해진 뒤의 실행과, 방향을 정하는 판단은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법률 대리인은 법적 유불리를 봅니다. 컨설턴트는 여론과 이해관계자를 봅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두 판단이 엇갈리는 경우가 실제로 자주 있습니다. 법적으로 유리한 선택이 여론에서는 불리하게 작동하기도 하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 축은 서로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위기 국면에서 회사가 해야 할 일은 어느 하나에 전부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세 판단을 나란히 놓고 무엇을 감당할지 스스로 정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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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매뉴얼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그 위기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미리 정해 둔 문서입니다. 영어로 옮기면 how to handle our corporate crises에 해당합니다. 특정 부서의 문서가 아니라 전사적으로 필요한 문서이며, 매뉴얼을 갖춘 것과 위기관리 역량을 갖춘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과 무엇이 다른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혼동되는 두 문서입니다. 두 문서는 별도로 만들어지지만, 조직과 프로세스와 역할 체계를 공유하며 서로 연동됩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상위 체계이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은 그 체계 안에서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집중합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 자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다룹니다. 사고 수습, 피해자 대응, 생산과 영업의 조정, 법적 대응, 규제기관 신고, 복구 절차가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대상은 전사입니다. 생산, 안전, 품질, 법무, 인사, 영업, 대관, 재무, 정보보안, 고객서비스, 커뮤니케이션 부서가 각자의 역할을 갖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은 그 위기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를 다룹니다. 영어로는 how to communicate about it입니다. 대변인 지정, 창구일원화, 이해관계자별 메시지, 언론 응대, 기자회견 운영, 사과문의 원칙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대상은 커뮤니케이션 부서와 대변인, 그리고 최고경영자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매뉴얼만 만들어 두고 위기관리 체계를 갖췄다고 여기는 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조직은 말할 준비는 되어 있으나 정작 위기 자체를 다룰 준비가 없습니다. 반대로 대응 절차만 정해 두고 커뮤니케이션을 뒤로 미룬 조직은, 잘 수습하고도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해 평가받지 못합니다.

    매뉴얼이 담아야 하는 것

    매뉴얼의 출발점은 정의입니다. 우리 회사에서 무엇을 위기로 볼 것인가를 먼저 정합니다.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가, 평판과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가, 정상적인 사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나아가 회사의 존립이나 관계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가. 이런 판별 기준이 있어야 현장에서 판단이 섭니다.

    다음은 심각성 구분입니다. 모든 위기를 같은 무게로 다룰 수는 없습니다. 사안의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단계를 나누고, 단계마다 가동되는 조직과 대응 수준을 연동시킵니다.

    그리고 조직입니다. 누가 감지하고, 누가 주관하며, 어느 단계에서 실무대응그룹(위기관리팀)이 소집되고, 어느 단계에서 위기관리위원회가 열리며, 위기관리센터(워룸)를 언제 여는지를 정합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세스입니다. 감지에서 시작해 상황파악, 초기대응, 보고, 의사결정, 대응실행, 추이확인을 거쳐 종결과 사후평가,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연락망은 별첨이지 본체가 아닙니다.

    매뉴얼만으로 부족한 이유

    매뉴얼은 문서이고 위기는 사람이 관리합니다. 그 사이의 거리를 메우는 것이 훈련입니다.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 중 상당수는 매뉴얼이 없었던 곳이 아니라 있었는데 쓰지 못한 곳입니다.

    실무자가 매뉴얼을 찾지 않고도 첫 한 시간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 조직은 매뉴얼을 제대로 갖춘 것입니다. 반대로 매뉴얼을 찾아 읽어야만 움직일 수 있다면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입니다.

    매뉴얼이 죽는 조건

    첫째, 갱신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조직이 바뀌고 사업이 바뀌면 매뉴얼의 전제도 바뀝니다. 담당자 이름이 절반 이상 맞지 않는 매뉴얼은 이미 문서가 아닙니다. 법령에 근거한 신고 기한이나 적용 기준도 개정되므로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너무 두꺼운 경우입니다. 분량이 늘어날수록 실제로 읽는 사람은 줄어듭니다. 위기 상황에서 펼쳐 볼 수 있는 분량인지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남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경우입니다. 다른 회사의 매뉴얼은 그 회사의 위기 요소와 조직 구조를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형식은 참고하되 내용은 자사의 위기요소 진단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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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상질의응답팩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예상질의응답팩은 위기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과 그에 대한 회사의 답변을 미리 정리해 둔 문서입니다. 실무에서는 흔히 Q&A팩이라고 부릅니다. 보도자료가 회사가 하고 싶은 말을 담는다면, 예상질의응답팩은 상대가 물을 말을 담습니다.

    무엇을 담습니까

    질문과 답변만 담는 것이 아닙니다. 네 가지가 함께 들어가야 문서로서 기능합니다.

    첫째,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입니다. 답변만 있고 근거가 없으면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쓸 수 없습니다. 확인된 것과 확인 중인 것을 구분해 적어야 합니다.

    둘째, 반복할 핵심 메시지입니다. 통상 세 개를 넘지 않게 정합니다. 질문이 어디로 흐르든 돌아올 지점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 쓰지 말아야 할 표현입니다. 무엇을 말할지만큼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가 중요합니다. 법적 부담이 있는 단어, 확언으로 읽히는 표현, 책임 범위를 넓히는 문장을 미리 걸러 둡니다.

    넷째, 법적 검토 완료 여부입니다. 검토를 거치지 않은 답변이 섞여 있으면 문서 전체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답변을 미리 정해 두는 진짜 효용

    예상질의응답팩의 목적은 준비한 문장을 그대로 읽는 데 있지 않습니다. 실제 질문은 준비한 것과 조금씩 다르게 들어옵니다.

    효용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답변을 만드는 과정에서 회사가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지점, 부서 간에 말이 다른 지점, 법무와 홍보의 판단이 갈리는 지점이 문서를 만들며 보입니다. 이것을 위기 발생 전에 발견하는 것이 핵심 효용입니다.

    질문 목록을 만들 때는 가장 아픈 질문부터 씁니다. 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빼놓고 만든 문서는 실전에서 무용합니다.

    대변인에게 건너가는 문서입니다

    예상질의응답팩은 서랍에 두는 문서가 아닙니다.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직전, 대변인에게 건네는 준비 브리핑의 뼈대가 됩니다. 확인된 사실, 핵심 메시지, 예상 질문과 답변 방향, 금지 표현이 한 장으로 정리되어 대변인의 손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문서를 만든 뒤에는 답변할 사람과 함께 읽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실무자만 알고 있는 문서는 현장에서 다른 말이 나오게 만듭니다.

    팩이 무용해지는 조건

    첫째, 오래된 경우입니다. 사실관계는 계속 바뀝니다. 위기 국면에서는 하루 단위로 갱신해야 합니다.

    둘째, 방어 논리만 담은 경우입니다. 회사 입장만 나열한 문서는 상대의 질문에 대응하지 못합니다. 질문하는 쪽의 관점에서 다시 읽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셋째, 분량이 지나친 경우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펼쳐 볼 수 있는 분량인지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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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변인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대변인은 조직을 대표해 언론과 이해관계자에게 공식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정된 사람입니다. 직책이 아니라 사안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역할입니다. 평소 홍보실장이 맡던 자리를 안전사고에서는 공장장이, 오너 관련 사안에서는 최고경영자가 맡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 대변인과 부 대변인을 함께 정합니다

    대변인은 위기가 발생한 뒤에 정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때 논의하면 몇 시간이 걸리고, 그사이 회사 대신 다른 사람들이 말합니다. 기자 전화를 받은 현장 직원,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린 내부자, 사정을 모르는 협력사 담당자의 말이 모두 회사의 목소리로 전달됩니다.

    실무에서는 위기 심각성과 사안 유형에 따라 대변인을 미리 배정합니다. 이때 정 대변인과 부 대변인을 함께 지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며칠씩 이어지는 위기에서 한 사람이 모든 응대를 감당하면 반드시 지치고, 지친 대변인의 말실수가 새로운 국면을 엽니다.

    성격을 검토해야 합니다

    대변인 선정에서 자주 빠뜨리는 항목이 성격입니다. 성격은 커뮤니케이션 태도와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대변인에 적합한 성격은 이렇습니다. 친절하고 예의 바르며 겸손합니다. 인간미가 있습니다. 침착하고 논리적이며 잘 흥분하지 않습니다. 대화를 즐기되 공감대를 중시합니다.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입니다.

    반대로 재검토가 필요한 성격도 분명합니다. 독선적이거나 거만합니다. 성격이 급하고 감정적입니다. 화를 잘 내고 곧잘 흥분합니다. 대화를 상대를 이해시키는 수단으로만 여깁니다. 주변의 조언을 듣지 않습니다. 이런 성격은 훈련으로도 완전히 덮이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말솜씨가 아닙니다

    대변인에게 필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정보에 접근할 권한과 답변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마이크 앞에 서면 추측하게 되고, 추측은 번복을 부르며, 번복은 거짓말로 읽힙니다. 반대로 사실은 알지만 답변할 위치가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는 대변인도 실패합니다. 회사가 답할 의지가 없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전에는 별도의 준비 브리핑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 반복할 핵심 메시지, 예상 질문과 답변 방향, 쓰지 말아야 할 표현, 법적 검토 완료 여부를 정리해 대변인에게 건네는 절차입니다.

    교정하지 않으면 반드시 문제가 되는 습관

    훈련을 받은 대변인이라도 다음 습관이 남아 있으면 현장에서 사고가 납니다.

    기자를 가르치려는 권위적 표현, 기자의 기사나 질문을 비난하는 태도, 오프 더 레코드를 시도하는 버릇, 질문이 끝나기 전에 답을 시작하는 경청 부재, 질문보다 답변이 훨씬 긴 과도한 부연, 그리고 경쟁사를 폄하하는 발언입니다. 마지막 항목은 특히 위험합니다. 기자에게 갈등 소재를 스스로 제공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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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구일원화란 무엇인가: 대변인 체계의 전제가 되는 원칙입니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창구일원화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창구일원화는 위기 상황에서 외부로 나가는 모든 메시지를 지정된 하나의 창구와 책임자를 통해서만 내보내는 원칙을 말합니다. 목적은 커뮤니케이션의 통제가 아니라 일관성 확보입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 회사가 여러 목소리를 내는 순간, 그 불일치 자체가 새로운 기사가 됩니다.

    어디까지가 창구일원화의 범위인가

    언론 대응만 해당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범위는 그보다 넓습니다. 실무에서는 다음을 모두 포함합니다.

    언론의 취재 문의와 인터뷰 요청, 회사가 운영하는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의 위기 관련 게시물, 투자자와 주주의 문의, 규제기관과 정부부처의 공식 문의, 거래처와 유통 채널의 문의,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항의 및 입장 요청, 그리고 임직원 대상 내부 공지까지입니다.

    내부 공지가 포함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는 하루 안에 밖으로 나갑니다. 내부용과 외부용의 내용이 다르면 그 차이가 곧 문제가 됩니다.

    개인적인 발언이라는 구분은 없습니다

    창구일원화가 발령되면 임직원 개인이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지인을 통해 위기 관련 내용을 말하거나 게시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이 원칙이 엄격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기자와 말을 섞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하는 모든 발언은 회사의 공식 메시지로 받아들여집니다. 개인적인 생각이라거나 아는 범위에서 말한다는 구분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받는 쪽에서는 회사 사람이 한 말일 뿐입니다.

    그래서 실무 지침은 단순하게 정합니다. 문의를 받으면 답하지 말고 상대의 성명과 소속, 연락처를 파악해 담당 부서로 전달할 것. 이 한 줄이 전 임직원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창구를 좁힐수록 정보는 더 필요해집니다

    창구일원화를 실패하게 만드는 가장 흔한 원인은 정보 부족입니다. 창구는 좁혔는데 그 창구에 정보를 주지 않으면, 담당자는 답할 것이 없어 침묵하게 되고 결국 다른 경로가 열립니다.

    창구를 하나로 모으는 결정에는 그 창구에 사실관계를 신속히 전달하는 체계가 따라와야 합니다. 현장에서 확인된 내용이 담당 부서에 도달하는 경로가 없으면 창구일원화는 형식으로만 남습니다.

    대변인 지정과 함께 작동합니다

    창구일원화가 부서 차원의 원칙이라면, 대변인 지정은 사람 차원의 결정입니다. 어느 부서로 문의를 모을지와 그 부서에서 누가 얼굴을 내놓을지는 함께 정해져야 합니다.

    둘 중 하나만 정해진 조직은 실제 상황에서 멈춥니다. 창구는 있는데 말할 사람이 없거나, 말할 사람은 있는데 문의가 여러 부서로 흩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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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변인이란 무엇인가: 창구를 맡는 사람의 역할입니다.
    예상질의응답팩이란 무엇인가: 창구가 준비해 두는 답변 자산입니다.
    홀딩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창구가 내보내는 첫 발화입니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위기관리 골든타임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위기관리에서 골든타임은 기업의 대응이 당면한 위기 상황의 방향을 실제로 바꿀 수 있는 시간대를 말합니다. 통상 위기가 표면화된 뒤 24시간 이내로 봅니다. 이 시간을 지나면 같은 대응을 해도 효과가 떨어지고, 기업은 상황을 이끄는 위치에서 끌려가는 위치로 내려앉습니다.

    시계는 사고 시점이 아니라 인지 시점부터 돕니다

    골든타임을 계산할 때 자주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사고가 난 시각을 기준으로 삼는 것입니다. 실제 기준은 다릅니다. 이해관계자가 그 사안을 인지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시계가 돕니다.

    내부에서만 알고 있던 사안은 아직 골든타임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구간은 이슈관리의 영역입니다. 반대로 사고 자체는 몇 달 전 일이라도 오늘 외부에 알려졌다면 오늘부터 24시간을 셉니다.

    그래서 감지가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와 관련된 부정적 신호를 누가 언제 발견하는가에 따라 골든타임의 실질적 길이가 달라집니다. 감지가 늦은 조직은 시작부터 몇 시간을 잃고 들어갑니다.

    첫 한 시간에 무엇을 하는가

    24시간 전체를 균등하게 쓰는 것이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첫 한 시간 안에 회사의 첫 공식 발화를 내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이 발화가 완전한 설명일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 확인되는 대로 알리겠다는 것. 이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해관계자별 대응을 설계하는 데 씁니다.

    첫 발화가 늦어지면 그 공백을 다른 사람들이 채웁니다. 목격자, 내부자, 경쟁 관계에 있는 쪽, 그리고 추측이 채웁니다. 나중에 정확한 설명을 내놓아도 이미 형성된 서사를 뒤집기는 어렵습니다.

    골든타임은 준비된 조직에게만 의미가 있습니다

    판단 기준이 없는 조직은 첫 회의에서 이것이 위기인지 아닌지부터 논의합니다. 대변인이 정해져 있지 않은 조직은 누가 나갈지를 두고 시간을 씁니다. 사실을 확인할 경로가 없는 조직은 추측으로 답합니다. 이런 조직에게 24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무엇을 위기로 볼지, 누가 판단하고 누가 소집되는지, 누가 말하는지가 미리 정해진 조직은 같은 시간에 논의가 아니라 실행을 시작합니다. 두 조직의 결과는 첫날 저녁이면 이미 갈립니다.

    위기는 몰라서 터지지 않습니다

    기업 위기의 상당수는 예상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미뤄서 발생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위험 요소를 두고 아무도 손대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다가, 어느 시점에 밖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골든타임 관리는 위기 대응 기술이 아니라 평시 관리의 문제입니다. 위기가 없는 시기에 무엇을 해 두었는지가 위기가 왔을 때의 몇 시간을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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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딩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첫 한 시간에 내보내는 발화의 형식입니다.
    이슈관리와 위기관리는 어떻게 다른가: 골든타임이 시작되기 전 구간입니다.
    입장문, 해명문, 사과문은 어떻게 다른가: 그 시간 안에 무엇을 내보낼지의 선택입니다.
    위기관리 108수

  • 말실수 좀 했다고 큰 문제가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경쟁사 공장 사고 위기관리를 면밀히 분석해 보고 있는데요. 당시 대표나 공장장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말 실수를 여러 번 하더라고요. 저희는 깜짝 놀랐는데요. 이후 그 말실수를 지적하는 부정기사 몇 개 외에는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말실수하지 말라는 조언은 약간 과장된 거 아닐까요?

    날카롭게 보셨습니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것은 경쟁사의 말실수가 아니라, 그 장면을 보시고 대표님이 내리신 결론입니다. “말실수해도 별 문제 없더라”는 결론 말입니다.

    잠깐 사업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대표님은 경쟁사 제품에 결함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않으십니다. 왜 그런 결함이 생겼는지 뜯어보고, 우리 제품에는 그런 문제가 없도록 개선하시지요. 그렇게 남의 약점을 우리의 강점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경쟁력입니다. 옛말로 타산지석입니다. 남의 산에 있는 거친 돌로 내 옥을 간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상한 건 유독 위기관리에서는 이 타산지석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경쟁사의 사고 대응을 그렇게 면밀히 지켜보시고도, 대표님이 얻으신 결론은 “말실수, 별거 아니네”였습니다. 만약 제품이었다면 어떠셨을까요. 경쟁사의 불량품이 어쩌다 리콜을 피해 갔다고 해서, “저 정도 불량은 괜찮구나”라고 결론 내리진 않으셨을 겁니다.

    말실수도 똑같습니다. 그 경쟁사가 넘어간 것은 말실수가 무해해서가 아닙니다. 결함 있는 제품이 운 좋게 리콜을 피한 것과 같습니다. 사고 자체가 워낙 커서 말실수가 묻혔을 수도, 더 큰 뉴스가 관심을 가져갔을 수도, 회사의 평판 체력이 버텨 줬을 수도 있습니다. 조건이 조금만 달랐다면, 인명 피해가 조금만 더 무거웠다면, 그 한마디는 유가족의 마음에, 수사기관의 심증에, 법정의 판단에 그대로 새겨졌을 겁니다. 결함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가려졌을 뿐이지요.

    그 사례에서 얻어야 할 진짜 교훈은 정반대입니다. “말실수해도 괜찮다”가 아니라 “우리는 절대 저렇게 하지 말자”입니다. 경쟁사가 카메라 앞에서 흔들렸다는 것 자체가, 사전 준비와 대변인 훈련이 부족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바로 그 지점을 보고 준비하고 훈련하면 됩니다. 그것이 위기관리의 경쟁력입니다.

    왜 우리는 유독 위기관리에서만 이 좋은 교본을 덮어 둘까요. 제품 경쟁은 매출과 점유율로 당장 성적표가 나오니 다들 열심히 배웁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역량은 평시에는 티가 나지 않습니다. 위기가 터지지 않으면 아무도 그 준비를 알아주지 않지요. 게다가 남의 위기는 ‘우리 일이 아니다’라며 밀어 두기 쉽고, 위기관리를 꾸준한 경쟁력이 아니라 한 번의 사고 대응쯤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경쟁은 제품에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기관리에서도 합니다. 경쟁사의 그 말실수는, 대표님께 공짜로 배달된 기출문제입니다. 그 문제집을 덮지 마시고, 우리 대변인의 훈련 교재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남의 실수에서 배우는 회사와, 그것을 남의 일로 흘려보내는 회사. 다음 위기 앞에서 두 회사의 격차는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 왜 리더는 대변인 뒤에 서는가?

    [blog exclusive]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에는 대변인이 있다. 조직의 얼굴이라는 리더를 두고도, 굳이 그 앞에 다른 입을 세운다. 리더가 말을 못해서가 아니다. 말을 잘하는 리더일수록 대변인 뒤에 서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대변인 제도의 뿌리를 따라가 보면 답이 보인다. 미국에서 백악관 대변인이라는 공식 직책이 처음 생긴 것은 1929년이다. 언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행정부의 메시지를 한 창구로 모아 내보낼 필요가 생겼다.

    여기에 깔린 전제가 있다. 최고 권력자도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불완전하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도 예외가 아니다. 대변인 제도는 이 단순한 사실 위에 세워졌다. 리더도 사람인 이상 반드시 실수한다는 전제 위에, 그 실수를 미리 걸러내려 만든 장치다.

    대변인은 조직의 말을 다듬는 사람

    대변인 제도가 실제로 하는 일은 세 가지다.

    첫째, 검증이다. 메시지가 밖으로 나가기 전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적·정무적 리스크를 걸러낸다. 리더 혼자 던지는 말에는 이 관문이 없다.

    둘째, 일원화다. 조직의 입을 하나로 모은다. 여러 입이 제각각 말하면 메시지는 흩어지고, 받는 쪽은 혼란스럽다. 창구가 하나여야 조직의 메시지에 힘이 실린다.

    셋째, 완충이다. 리더와 즉각적인 여론 사이에 시간과 사람을 둔다. 그 사이에서 조직은 한 번 더 생각하고, 필요하면 고친다. 완충이 없으면 리더의 실수는 곧바로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 된다.

    메시지가 나가기 전에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고, 여러 부서가 표현을 맞추고, 최종적으로 검증한다. 조직의 집단지성이 합의한 메시지가 단일한 창구를 통해 나간다. 대변인 제도의 본질은 이 과정 전체다. 대변인은 리더의 말을 막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의 말을 다듬는 사람이다.

    직접 던지는 말에는 관문이 없다

    최근 일부 리더들은 이 관문을 통째로 건너뛴다. 개인 소셜미디어로 사소한 생각을 실시간으로 던진다. 빠르고, 꾸밈없고, 중간의 왜곡이 없다. 지지층은 열광한다. 직접 소통의 매력은 분명하다.

    문제는 그 매력이 앞의 세 관문을 모두 무너뜨린다는 데 있다. 검증이 없으니 틀린 사실이 그대로 나간다. 일원화가 없으니 리더의 말과 조직의 공식 입장이 어긋난다. 완충이 없으니 실수는 즉시 박제된다. 지우거나 정정해도 이미 늦다. 캡처들이 계속 남는다.

    직접 소통, 그럴듯하지만 위태롭다

    직접 소통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리하면 대체로 네 가지다.

    진정성(authenticity). 다듬어진 보도자료보다 리더의 날것이 더 믿음직하다는 생각이다.

    속도. 위기의 순간에 대변인을 거칠 시간이 없다는 시각이다.

    왜곡 제거. 언론이라는 중간 필터가 메시지를 비튼다는 것이다.

    결속. 지지층과 직접 이어져 자기 서사의 주도권을 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고잉 다이렉트(going direct)’ 전략은 최근 몇 년 사이 강력한 흐름이 되었다.

    하나씩 되짚어 보자.

    진정성부터 보자. 날것이 곧 진정성은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날것은 그냥 사고(事故)일 뿐이다. 틀린 사실을 진솔하게 말한다고 그 사실이 참이 되지는 않는다. 대중이 원하는 것은 꾸밈없음이 아니라 믿을 수 있음이다. 그 둘은 다르다.

    속도를 보자. 조직과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빠른 말이 아니라 맞는 말이다. 대변인을 거치는 몇 시간이 아까워 던진 한마디가, 이후 몇 달의 수습을 부른다. 빨라서 이기는 경우보다, 빨라서 무너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왜곡 제거를 보자. 언론이라는 필터를 없애면 왜곡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필터가 없으면 리더 자신의 실수가 그대로 통과할 뿐이다. 중간의 왜곡을 없앤 대가로, 원본의 결함을 걸러 줄 장치까지 함께 잃는다.

    결속을 보자. 지지층과 직접 이어지는 것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 직접성은 우호적인 청중에게만 통한다. 같은 메시지를 반대 진영과 규제 당국, 투자자와 언론이 동시에 본다. 지지층을 결속시킨 바로 그 한마디가, 나머지 모두에게는 공격의 빌미가 된다. 하나의 청중을 위해 던진 말이 여러 청중 앞에서 폭탄이 된다.

    네 가지 이득은 모두 실재한다. 문제는 그 이득이 하나같이 ‘잘 될 때’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잘못될 때의 손실은 그 이득을 전부 합친 것보다 크다. 진정성으로 얻은 신뢰는 실언 한 번에 무너지고, 속도로 아낀 몇 시간은 몇 달의 위기로 돌아온다. 이득은 선형으로 쌓이지만, 손실은 한순간에 터진다. 이 비대칭(asymmetry)이 핵심이다.

    누구를 위한 직접 커뮤니케이션인가

    여기까지는 실수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람은 불완전하니 관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더 무거운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의도의 문제다.

    공직자와 기업 총수의 말에는 애초에 사적 영역이 좁다. 공직자는 공익을 실현할 법적 의무를 진다. 기업 총수는 회사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duty of care), 그리고 회사의 이익에 충실할 의무(duty of loyalty)를 진다. 이른바 선관의무와 충실의무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이들의 공적 발언은 개인의 표현이 아니라, 위임받은 목적의 수행이다. 자기 것이 아닌 말을 대신 맡아 하는 자리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하나인 매디슨은 헌법을 설계하며 이렇게 썼다. “인간이 천사라면 정부는 필요 없다.” 그가 견제 장치를 만든 이유는 단순히 사람이 실수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사람은 권력을 쥐면 사익을 좇고 야심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야심이 야심을 견제하게 하라”고 했다. 자리에 맡겨진 목적과, 그 자리에 앉은 개인의 욕심은 늘 어긋날 수 있다. 그 어긋남을 걸러 줄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변인 제도가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대변인을 거친다는 것은 ‘이 말이 조직의 목적에 부합하는가’를 조직이 한 번 확인한다는 뜻이다. 관문을 건너뛴다는 것은 그 확인을 회피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회피에는 대개 이유가 있다.

    던져지는 말들을 보면 짐작이 된다. 조직의 공식 입장과 어긋나는 말. 개인의 감정과 과시, 정치적 야심이 앞선 말. 조직에 이득이 없거나 오히려 손해인데도 반복되는 말. 이런 말들은 조직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여기서 의심이 시작된다. 리더가 굳이 관문을 건너뛰는 이유는, 그 말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할 말이기 때문은 아닌가? 직접 소통이라는 방식 자체가, 사적 목적을 걸러지지 않게 통과시키는 통로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구조다. 직접 소통이라는 방식은 사적 목적을 걸러낼 수 없다는 것이다. 걸러지지 않으니, 사심이 있어도 그대로 나가고, 없어도 의심을 받는다.

    리더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지금 이 말은 조직을 위한 것인가, 국가를 위한 말인가, 기업을 위한 말인가. 아니면 나를 위한 말인가. 이 자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말은 애초에 나가지 말아야 할 말이다.

    참는 것도 리더의 능력이다

    리더가 대변인 뒤에 서는 것은 무능이 아니다. 절제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리더가 아니라, 해야 할 말만 골라 내보내는 리더가 조직을 지킨다.

    직접 던지는 한마디는 통쾌하다. 그러나 그 통쾌함의 대가를 치르는 것은 리더 개인이 아니라 조직 전체다. 국가의 신뢰이고, 기업의 평판이다. 대변인이라는 낡아 보이는 제도가 지금도 살아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리더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실수하고, 때로는 사심을 따른다. 그 둘을 미리 걸러 줄 관문 하나가, 조직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관련 개념 · 대변인이란 무엇인가

  • 창구일원화가 부담되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이 평시나 위기 시 창구일원화를 많이 강조하시는데요. 사실 저희 홍보실은 창구일원화가 부담이 됩니다. 저희에게 아무 정보가 없는데, 기자 문의를 받는 것이 힘듭니다. 차라리 각 부서에서 기자들에게 잘 답변해 주면, 결과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어떤 상황인지 알겠습니다. 정작 손에 쥔 정보는 없는데 기자 문의는 홍보실로 쏟아지니 창구일원화가 부담스럽다는 말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부담의 원인을 창구일원화에서 찾으시면 해법이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니 문제입니다.

    창구일원화는 전 세계 대부분 기업이 평시와 위기 시를 막론하고 사내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거의 모든 기업이 같은 원칙을 채택해 실행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창구가 여럿으로 흩어졌을 때 발생하는 문제가, 창구를 하나로 모았을 때 발생하는 문제보다 훨씬 많고 훨씬 심각하기 때문이지요.

    창구가 다변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선 같은 사안을 두고 부서마다 다른 이야기가 나갑니다. 영업, 생산, 법무, 인사가 제각각의 사실관계와 해석을 내놓는 순간, 기업은 스스로 모순된 메시지를 외부에 노출하게 됩니다. 기자들은 이 틈을 놓치지 않습니다. 부서를 한 곳씩 찔러 보며 가장 말이 헐거운 약한 고리를 공략하고, 거기서 나온 한마디가 회사의 공식 입장으로 둔갑해 보도됩니다.

    준비되지 않은 담당자의 부주의한 발언 하나가 법적 리스크로 번지기도 하지요. 더 큰 문제는 통제 불능입니다. 누가, 언제, 무슨 말을 했는지 회사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위기 시 책임 소재마저 흐려집니다. 톤과 수위가 제각각인 목소리들은 결국 내부 혼선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구 다양화가 꼭 필요하다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조건들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다변화가 목소리까지 갈라지는 상태라면, 다양화는 창구의 수만 늘고 목소리는 하나로 유지되는 체계입니다. 첫째, 부서별로 언론 창구를 공식적으로 임명해야 합니다. 다양화란 ‘아무나’ 답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사람만 답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둘째, 그렇게 임명된 창구들은 집중적인 대변인 트레이닝을 받아야 합니다. 셋째, 각 대변인은 언론의 문의를 받는 즉시 그 사실과 내용을 실시간 수준으로 홍보실과 공유해야 합니다. 이런 내부 체계와 공적 실행이 갖춰지지 않은 채 창구만 흩어 놓는다면, 그것은 최악의 상황을 부르는 길입니다. 나아가 이는 홍보실의 직무유기와도 맞닿는 문제이기에,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부서별 공식 창구를 임명하고, 그들을 훈련시키고, 실시간 공유 체계를 만들고, 그 다수 대변인을 지속적으로 관리,점검,감독하는 일. 이 모든 수고를 감당하시겠습니까? 그 복잡한 길보다 훨씬 단순하고 확실한 길이 있습니다. 바로 내부에서 홍보실로 중요한 정보와 자료가 흘러 들어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즉 홍보실이 사내에서 정보에 대한 임파워먼트를 확보하여, 명실상부한 유일의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홍보실이 힘든 진짜 이유는 창구일원화 그 자체가 아닙니다.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창구를 흩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홍보실로 모이게 하는 것입니다. 정보 없는 창구는 부담이지만, 정보를 쥔 창구는 기업의 강력한 방패입니다. 홍보실의 존재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관련 개념 · 창구일원화란 무엇인가 · 창구일원화와 창구다양화는 어떻게 다른가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전략적 대변인론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이슈나 위기 시 더욱 빛을 발하는 기업의 대변인(代辯人,spokesperson)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하며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들인가? 그들은 단순히 기업인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중립적 입장의 전문가로 보아야 하는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수사학인가? 전략적 사고인가? 아니면 기업에 대한 충성심인가? 기업을 넘어 정치분야, 정부기관, 공공기관의 대변인들은 공히 어떤 역할과 책임을 지는가?

    대변인에 대한 이런 다양한 궁금증과 개념을 이번 글에서 정리해 본다. 일선에서 다양한 형태의 기업과 협업하다 보면, 이 대변인 개념과 기능에 대해 오해하거나, 무관심하거나,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우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현장에서 흔한 대변인에 대한 오해 또한 포함해 정리해 본다. 현장에서는 대변인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그 대변인들은 실제 어떻게 행동하고 있을까?

    대변인은 기업 오너/대표의 복심이다?

    기업내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생각, 의도, 의지 및 전략을 완전하게 파악하는 것은 대변인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이다. 따라서, 대변인이 정치적으로 최고의사결정자들의 복심(腹心)이라면 그보다 좋은 대변인 환경은 없다.

    실패한 대변인의 경우 대부분은 자신이 대변하는 최고의사결정자 그룹의 정확한 의중과 그들이 합의한 핵심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메시지는 기업의 메시지라 보기 보다는 대변인 개인의 메시지라고 보아야 한다. 대변인은 개인인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그런 스타일의 대변인은 정확한 의미로의 대변인은 아니다. 개인적인 정치를 하는 사람정도로 볼 수 있다.

    대변인은 전략가다?

    대변인의 역할은 단순히 최고의사결정자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배달자의 역할만은 아니다. 만약 그 최고의사결정자의 생각이 현재 마주한 상황, 맥락, 여론, 환경, 분위기 등에 기반해 판단했을 때 유효하지 않은 것이라면, 대변인은 그 본래 생각을 적절하게 재디자인(재편집) 할 수 있어야 한다.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전략적 상황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략적으로 다자인 된 생각과 메시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고 이를 정리해 전달해야 한다.

    실패한 대변인의 경우 대부분 자신은 기계적, 기술적인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믿고 이를 그대로 실천하는 스타일이다. 최고의사결정자의 생각을 날 것 그대로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옮기기만 한다. 이해관계자들이 그런 날 것에 대해 반박하고 비판하면, 그런 대변인은 제대로 정리된 답변을 하지 못한다. 성공적인 대변인은 단순 전달자가 아니라, 기획자이며 기획된 것만 전달하는 준비된 전략가다.

    대변인은 온전히 기업의 편이다?

    물론 기업에 속해 기업에게 급여를 받는 대변인은 태생적으로 기업의 편일 수 있다. 기자들을 비롯한 대부분 이해관계자도 그런 전제에 기반해 대변인의 메시지를 해석하고 이해한다. 비판자들은 대변인의 메시지 속에 있는 숨겨진 의도와 사실을 캐내려 노력한다. 대변인이 거짓말하거나 최소한 무언가를 숨기고 피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변인은 기업 내부에서 외부 시각과 입장에 기반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위치에 머물러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내 최고의사결정자가 향후 예측가능한 상황을 미리 경험하게 해야 한다. 당연히 대변인은 제3자로서의 역할을 통해 그 예측 상황에 기반한 입장과 메시지를 새로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실패한 대변인은 대부분 자신이 기업이나 최고의사결정자의 편이라는 사실을 항상 강조한다. 메시지와 커뮤니케이션 태도에 있어서도 자신이 누구의 편인지를 확인시키고, 이를 활용하려 애쓴다. 맥락이 맞지 않거나, 논리가 부족하거나, 메시지 자체가 부실한 경우에도 자신의 커뮤니케이션이 곧 자기 기업이나 최고의사결정자의 뜻이라 강조한다. 이런 대변인은 결국 기업과 최고의사결정자를 최종적으로 실패하게 만든 이적행위를 했다는 비판을 내외부로부터 받게 된다. 대변인은 누구의 편이라기 보다는 진실과 신뢰의 편인 사람으로 내외부에 비춰져야 한다.

    대변인은 레토릭에 능수능란해야 한다?

    대변인이 태생적으로 달변이고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경우라면 좋은 자질을 가진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태생적 자질만으로 성공적인 대변인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 태생적 자질을 전혀 가지지 못한 사람보다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도 수사학(레토릭)은 태생적 자질보다는 집중적 배움과 연습에 더 중점을 둔다. 무엇을, 어떻게, 왜 말해야 하는지에 대한 반복적 배움과 연습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흔히 우리가 립 서비스, 애드립, 창조적 말장난, 궤변 등을 레토릭으로 혼동하고 있는데, 대변인에게 그런 기술은 대부분 잡기술로서, 최대한 경계해야 할 것일 뿐이다.

    왜냐하면 실패하는 대변인은 대부분 잡다한 말 기술로 대변인으로서의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려 한다. 자신이 나름대로 고안한 창조어를 쓴다거나, 극단적 사례나 문구로 여론을 자극하려 한다거나, 일부는 극적 기법을 활용하여 시(詩)나 연극적인 커뮤니케이션까지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해관계자가 실제로 원하는 커뮤니케이션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자. 대변인은 연예인이나 예능인이 아니다. 말로 돈을 버는 사람도 아니다. 신뢰에 기반하지 않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대변인의 것이 아니다.

    대변인도 자신의 말에 책임져야 하나?

    대변인의 역할이 기업 메시지의 단순 전달자, 배달자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대변인의 말에 대해서는 대변인이 책임져야 할 것이 없다는 오해를 한다. 대변인의 말은 기업을 대변하는 것임과 동시에 외부를 향한 공식 메시지로서 대변인 개인에게도 다양한 책임과 의무가 부여된다. 그 메시지의 영향에 따라 그에 합당한 책임은 필수적이다. 만약, 그 메시지가 기업 내부에서 합의된 것이 아니라 대변인의 개인적 메시지였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더욱 과중하다. 대변인의 메시지가 단순 말실수를 넘어 사회적 공분을 조성해버리는 결과까지 이어지게 되면, 해당 대변인은 내외부에서 그 역할을 지속 수행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법적 책임이나, 사회적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실패한 대부분의 대변인은 실제로 존재하는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가능한 벗어나려 한다. 자신의 말은 자신의 말이 아니라 기업의 말이라 강조한다. 자신은 단순한 전달자일 뿐,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항변한다. 하지만, 대변인의 커뮤니케이션 대상인 이해관계자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변인의 말이 문제라면, 그 대변인은 당연히 그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고, 그와 동시에 기업도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경우 기업에서는 ‘이번 논란은 대변인 개인의 문제일 뿐,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는 변명을 할 수도 있지만, 유효하지 않다. 성공적인 대변인은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 표현 한조각에도 무한 책임을 진다는 생각과 자세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대변인에게는 말하기 대신 듣는 것도 중요한가?

    사실 듣는 것이 말하기 보다 훨씬 더 중요한 대변인의 역할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변인은 기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기자들이 전하는 정보와 분위기를 통해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하게 리스닝 의미를 너머, 내부적으로 대응 전략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주춧돌을 모으는 과정이 된다. 기자나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듣고, 묻고, 토론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야 진정한 대변인의 역할이 수행 가능해진다.

    실패하는 대변인의 경우 우선 기자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듣지 않는 척한다. 일부는 기자의 이야기를 자르거나, 못하게 한다. 자사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하는 기자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비판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자를 폄훼하거나, 공격한다. 어떤 대변인은 그런 외면과 압박을 대변인의 중요한 기술이라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변인은 듣고 새기며 이를 통해 더 나은 대응전략을 구성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대변인은 절대로 기술자가 아니다.

    대변인은 통제자다?

    대변인은 단순하게 기업과 최고의사결정자의 메시지를 대변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기업 전사 차원에서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전반을 컨트롤하고, 관리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만약 이런 통제관리력이 없다면, 대변인은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여러 창구 중 하나로 그 위치와 가치가 전락된다. 대변인의 메시지와 전혀 다른 메시지를 기타 임원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일선 직원이 정리되지 않은 회사의 생각과 분위기를 여러 루트에 공개한다고 생각해 보자.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굳이 대변인을 거치지 않아도 필요 정보를 다 얻을 수 있다면, 그들에게 대변인은 무슨 의미가 될까?

    실패한 대변인은 대부분 내부 통제력을 온전히 지니지 못한 스타일이다. 자신의 역할도 단순 대변의 활동에만 국한하기 때문에, 자신의 통제 범위를 스스로 축소한다. 일부 대변인은 스스로도 소위 ‘터진 입은 못 막는다’는 이야기까지 하며, 전사적 통제와 관리는 불가능하다 자조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대변인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통제에 기반하며, 그 통제력을 완전하게 보유하지 못한 대변인은 대변인이라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따라서 내부적으로도 정치적 권한을 최대한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

    대변인은 충성심이 있어야 한다?

    그 충성심이 누구에게 또는 무엇을 향한 것이냐 하는 게 문제다. 단순하게 무조건 자기 기업이나 최고의사결정자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이어야 할까? 아니면, 자신이 속한 기업과 최고의사결정자가 관여한 이슈나 위기관리의 성공을 위한 충성심이어야 할까? 아니면, 순수하게 자신의 개인적인 입신양명 또는 이익을 위한 충성심이어야 할까? 일선에서 여러 대변인이 보여주는 실행과정에서는 위의 다양한 충성심들이 이합집산 하며 기반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해당 대변인 스스로 자신의 역할과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대한 목적 의식을 제대로 세팅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패한 대부분의 대변인은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목적에 대한 생각을 충분하게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상황 변화에 따라 자신의 심중에 정한 목적이 자유롭게 바뀐다. 때에 따라 자신에게 충성하는 대변인의 모습도 나타내게 된다. 마치 자신이 유명인이 된 것처럼 뽐 내거나, 이후를 기약하려 애쓰는 경우도 보인다. 상황에 따라 최고의사결정자만 바라보며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도 있다. 누가 아무리 뭐라 해도 최고의사결정자만 바라보며 충성을 커뮤니케이션 한다. 성공적 대변인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때 항상 이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무엇이고, 어떤 실익을 취해야 하는 것인가를 반복 고민한다. 온전하게 자신보다는 기업 자체를 위해 그리고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충성심으로 일관한다.

    이상으로 전략적인 대변인이 갖추어야 할 자세와 역할에 대하여 정리해 보았다. 일선에서 많은 대변인을 만나다 보면,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후배들의 본이 되는 멋진 대변인도 많고, 그 반대로 큰 반면교사를 주는 분과도 같이 일하게 된다. 그분 한 분 한 분은 개인적으로 볼 때는 인간적으로 친근하고, 참 괜찮은 스타일이다. 흔히 우리가 사람이 이상해 말을 저렇게 한다는 선입견과는 다른 현실인 것이다.

    그 중에는 대변인의 역할을 자신이 적극 원해서 대변인이 된 경우가 아닌 경우도 있고. 대변인은 되었지만, 대변인으로서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공부와 훈련을 받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변인의 자질로서 중요한 수사학, 법 상식, 여론적 정무감각,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해와 관계 형성, 내부 정치력 강화, 최고의사결정권자와의 거리, 순발력, 기획력, 관리능력 등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떤 제약이 있더라도 대변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어야 한다. 제한된 환경과 자질, 정치적 구도에도 불구하고 자신 스스로 가능한 대변인의 역할을 찾아 충실 수행하는 의무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

    ‘아무나 대변인이 될 수 있었다면, 나는 대변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직업으로서의 자긍심도 상당부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대변인으로 신뢰와 상식에 대한 집착도 마찬가지다. 좋은 대변인이 많아야 좋은 기업도 많아진다. 훌륭한 기업이 많으면, 훌륭한 대변인들도 많아질 것이다. 다 같이 노력하자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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