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기자들이 기업들에 대해 그렇게 깊이 있는 정보를 얻거나, 찾지 않기 때문인지...아주 심각한 기사들이 그렇게 많이 양산되지는 않는 듯 하다. 일부 대기업 홍보임원들 사이에서는 '언론이 내부에서 점차 관료화 되 가고, 배가 고파서 홍보 쪽에서 볼 때는 바람직(?)한 방면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야기들 한다.

기자들 중에서 가장 무서운 기자는 '기사로만 이야기하는 기자'인데...요즘에는 기사로 이야기하는 기자들이 점차 줄고 있다는 이야기다. 취재에 임하는 태도 또한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게 나이 많은 선배들의 생각이다.

"
예를 들어...예전에는 공시자료들을 항상 보다가 우리 회사 공시자료가 나오면 그 이전 몇 년 전 히스토리까지 찾아 분석을 하고 기사 앵글을 잡아 취재를 해 오는 기자들이 종종 있었지. 요즘에는 일반 기업 출입하는 기자들이 공시를 잘 안보지. 보더라도 그 깊은 뒤편의 의미를 잘 몰라. 이해를 못하는 거지..."라고 한 선배가 이야기한다.

내 경험상으로도 제일 두려운 기자는 공시나 회사 재무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취재를 해 오는 기자였다. 상당한 재무지식과 회계원칙 등으로 공격을 하는데 내 스스로도 IR적인 준비가 덜 되어있어 더욱 힘들었다.

기자들이 부정적인 기사를 만들면...그것이 곧 기업에게 100% 부정적이기만 할까? 물론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놀라고, 매출이 하락하고, 거래처들이 돌아 앉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기사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소득은 전혀 없을까?

마케팅에서 신제품이 나왔다. 브랜드매니저는 분명히 이 제품은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우리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이 제품에 대해 사전 소비자 리뷰를 실시하니 문제점이 몇개 발견되었다. 내부에서 갑론을박을 하다 그냥 해당 제품을 개선없이 일정대로 출시하기로 한다.

기자가 그 부분을 문제 삼아 기사화 하려고 한다. 홍보팀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사내에 사실을 보고, 공유하게 되면, 당연히 해결 방안을 급히라도 마련하게 된다. 홍보실은 곧 기자에게 개선방침을 전달한다. 만약 이 기자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이 회사는 해당 제품을 억지로 출시했을 것이고, 그 제품은 그 문제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기자가 이 기업을 도와준 것이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부정적인 기사로 인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많은 사례가 있다. 재수없게 당해서(?) 우리의 A/S 비용이 배가되었다 생각하기 보다는...이번 기회로 좀 더 완벽한 A/S 시스템을 확립하자 하는 게 옳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수백에서 수천 개 이상 쌓이고...일정의 기간들이 흘러야 기자는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관심을 가지는 기자들의 일부만 시간을 들여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쓴다. 기자를 관리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전에 관리하는 시스템이 더 나은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CS,
영업, 마케팅, 생산, 기술, 기획, 인사, 총무, 법무...모든 부문들이 따로 놀기 때문에 항상 홍보실은 기자의 입을 막는데 몰두하게 된다. 같이 모여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공유하면 홍보실은 할 일이 준다. 문제가 없는 데 왜 기자의 입을 막고, 기자와 술 전쟁을 치러야 하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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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 투기꾼들의 공격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외신기자들에 대한 브리핑을 강화했지만 저질 질문들이 나오곤 한다"면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계속해야 하는지 회의가 생길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동아일보 인터넷뉴스]


아주 재미있는 해프닝이다. 국내주재중인 월스트리트저널과 CBS라디오 기자가 윤증현 재정부 장관에게 수준미달의 질문을 했다는 기사다.

딱히 국내 주재 외국 매체 기자들뿐 아니라 한국 기자들도 가끔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수준에 못 미치는 질문을 한다거나, 너무 나간 질문들을 해서 답변자를 황당하게 할 때가 있다.

얼마 전 모 일본 자동차 회사의 신차발표회에서 모 기자가 정말 당황스러운 (일부 기자의 표현에는……나라 창피한) 질문을 해서 회사의 답변자는 물론 다른 출입기자들도 그 질문한 기자를 돌아보면서 한 소리씩 해 댔었다.

가끔 그런 황당한 질문이 출입기자들 중에게서 나오면, 일부 출입을 오래했던 기자들은 눈을 지그시 감으면서 창피함을 감추거나, 킥킥 웃거나 한다. 질문하는 기자 스스로도 그 질문이 앞뒤가 안 맞거나, 상관 없는 질문이라는 것을 알 때도 있다. 그런 질문은 해당 회사의 홍보담당자 또는 홍보대행사를 소위 O먹이려는 트릭이다.

그런 질문을 받고 당황한 경영진은 당연히 홍보담당자나 대행사를 사후 족치게 되고, 실무자들은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해당 기자의 의도는 '홍보담당자가 일을 잘 못하니 경영진들이 그 부분을 좀 개선해라'하는 거다.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기자들이 사실을 잘못 알거나, 업계에 익숙하지 않거나, 또는 가끔 우리회사 직원들에게 대한 반감으로 황당한 질문을 해도...기업측의 답변자는 무조건 잘 맞받아쳐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정확하게 핵심메시지를 가지고 담담하게 인파이팅 하는 길이 최선이다. 화를 내거나, 얼굴을 붉히거나, 답변을 하지 않거나, 어물거리면서 넘어가는 건 승부에서 지는 거다. (미국 선수들은 이런 질문에 유머로 대응하기도 하지만...솔직히 그러기는 상당히 어렵다)

윤장관은 그래도 답변을 잘했다. 예전 사례들을 보아도 커뮤니케이션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노련하고, 철학이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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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말대로 at 2010/03/10 17:48

    월스트리트 저널의 에반 램스타드 기자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 대해 삐딱한 시각을 갖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왜 룸살롱에 필이 꽂혔는지 알 수 없으나, 한국의 룸살롱 문화와 여성경제활동의 위축이라는 관계성은 뜬금없지요. 윤장관이 어떤 철학을 갖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센스있게 대응을 잘 하신것 맞네요.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10/03/10 18:04

      기자의 질문도 그렇지만...외신기자가 한국에 와서 정부 대변인에게 욕하고 (그것도 똑같은 사람에게 두번씩이나), 전 정권 청와대에서 멱살도 잡히고 했다면 뭐 이해할 수 있는 타입이겠네요. :)

      저도 외국기업에 있었지만..아무리 자신이 CEO라던가 고위임원이라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bad words를 내뱉으면 바로 배경/자질에 의문이 들게되는데 말이죠.

      기자로서는 모르겠는데...공인으로서는 신중하지 못한거죠. 블로그 관련글도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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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는 “대정부질의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의원들이 대신 질문하면 정부가 조사해 알려 주라는 취지”라며 “(국회법에 규정된) 48시간 이전은 물론 직전까지 질문을 제대로 안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수를 유도하려는 질문도 있고 (일부러) 말이 잘 안 들리게 묻는 일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상가에선 “그런 퀴즈식 질문엔 긴 답변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하는 게 낫다”(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는 등의 즉석 조언이 나오기도 했다. (중앙일보)



총리께서 최근 연이은 설화 논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셨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이런 류의 불만은 일반 기업들의 CEO 및 임원들도 공통적으로 비슷하게 토로하는 내용들이다.

"
왜 기자들은 실수를 유도하려고 하는 거지?" "기자들에게는 ''라고 이야기하면 ''라고 받아 쓰곤 하지" "아주 교묘하게 편집을 해서 인터뷰 한 사람에게 X를 먹인단 말이야"

위의 보도처럼 총리께서는 대정부질의를 하는 국회의원들을 꼬집었는데, 기업 임원들은 기자들을 꼬집는다는 것만 틀리다.

그러면 그러한 의도로 접근하는 국회의원이나 기자들에 대해 조직이나 기업의 키맨들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할까?

  • 국회의원이나 기자의 특성이 바뀌기를 기도한다.
  •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 국회의원이나 기자의 그러한 특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맞서 싸워 나간다.
  • 국회의원이나 기자들과 더욱 사이 좋게 지내서 미리 그런 함정들을 차단하려 노력한다.
  • 국회의원이나 기자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통해 정확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부단하게 노력한다.


정답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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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선배들의 경험담들을 들으면서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이제는 50대들이신 선배들의 이야기들에 공통점이 있다. 우리 같이 상대적으로 젊은 홍보담당자들과는 다른 선배들의 관계 묘사에 대한 이야기다.

선배: ...OO일보 OO부장하던 OOO 알지?

: ...그분은 저보다 한참 위 분이라서 자주는 못 뵀지요. 당시엔.

선배: OOO이가 내 처남의 대학 동창이야. OO대학 신문방송학과 나왔잖아. OO학번이지. 근데 그 선수가 또 OO통신 OOO부장 동네 친한 후배야. 서울 OO. 그래서 나랑 더 친해졌지. OO통신 O부장이 내 OO고등학교 2년 후배잖아.

: 거 되게 복잡하네요.

선배: 그리고 그 OOO부장 막내 동생이 지금 OO경제지 OOO기자야. 너 그 선수랑은 잘 알지?

: 그래요? 그랬군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두 분이 약간 비슷하다. 헤어스타일이나 그런 게.

선배: O기자 와이프가 또 OO일보 정치부에 있어. 둘 다 기자야. 당시 사내 연애하다가 남편이 다른 회사로 옮긴 거지.

: 그렇군요. 혹시 그 와이프분이 OOO기자 아닌가요? 이야기 들은 것 같아서...

선배: 맞아. OO여대 정외과 나왔고, 취재할 때는 적극적이고 아주 차가운 성격이지.

: 맞아요. OOO홍보팀장으로 있었을 때 우리 출입 잠깐 했었어요. 그래서 알죠.



일단 선배들은 기자를 알면 일단 학맥을 기억하고 뚫는다. 마치 수백 명의 기자들의 출신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가 머릿속에 DB로 저장되어 있는 듯 하다. 일부 선배들은 신문사나 방송사 기수를 다 외운다. 고향은 당연히 외우고 처남, 아내, 형제 등등의 관련 정보를 특별하게 기억한다.

나와 같은 후배 홍보담당자들은 기자 이야기가 나오면 그 기자가 나와 언제 같이 일했었고, 어떤 일이 있었다는 류의 기억들을 주로 해낸다. 사실 기자들의 사생활을 일부는 알지만 그걸 기억하려 노력하지는 않는다. 젊은 기자들도 자신들의 사생활과 가족관계들을 밝히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얼굴도 모르는데 일단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라고 더욱 친해진다? 더 나아가 부정적인 기사에 대해서도 때때로 관용을 베푼다?

...젊은 친구들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겠다. 나도 한때 중학교나 고등학교 선배로 밝혀진 기자와는 좀 더 급작스럽게 친해졌었던 기억이 있는걸 보니...나도 이제 늙어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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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기자를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 일반인도 아니고 전문적인 언론홍보담당자들을 위해 쓰는 글이다.

매일 같이 기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기업이나 조직의 이해관계를 전하는 홍보담당자들은 무엇보다도 기자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당연히 십여 년 넘게 홍보를 하다 보면 기자들을 기자 스스로 보다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이 부분은 홍보담당자로서의 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선배들과의 교감이다)

누구보다도 기자들 곁에서 가까이 머물며 같이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홍보담당자들은 기자 유사품이 되기도 할 뿐 아니라, 철저한 서비스맨십을 지니게 된다. 이를 보고 기업이나 조직 내부에서는 심지어 기자들의 딱갈이들로 홍보담당자들을 바라 볼 때도 있다. 어떤 부서 직원들은 홍보담당자들에게 다가와 이런 말도 한다. "나 같으면 성질이 나서 그렇게 잘 못해요. 타고 나신 성격이신가 봐요"

일정기간 기자들과 함께 대화하고 그들의 취재편의를 지원하고 하면서 느끼는 점은 단 하나다. "기자는 기자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 그들을 일반인의 잣대로 재서는 실질적인 정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일반인들이 기자에 대해 논하는 것은 마치....

토끼가 저 멀리 오리를 바라보면서 "왜 네 발가락 사이에는 흉측하게 큰 물 갈퀴가 있는 거야?"하고 흉 보는 경우와 흡사하다. 의사, 검사, 환경미화원, 깡패 등등의 사회 집단들간에 다름이 있듯이 기자 집단에도 일반인들과는 엄청 다른 특성이 있다. 이 특성을 충분히 있는 그대로 거리낌 없이 이해할 수 있어야 홍보를 한다.

이번 MBC의 아이티 취재 케이스도 마찬가지다. 기자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패착이다. 현지에서 적절한 취재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우리 봉사단이나 구조단이 현지에서 벌이는 활동들을 취재하려 했던 언론사들에게 적절한 취재지원이나 단순한 식사, 잠자리 지원을 어떤 책임 있는 정부 부서나 그룹이 하지 않았던 거다.

언론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은 언론사에게 "왜 자비로 취재, 체류, 식음료 등등을 해결하지 않느냐?"하는데 그런 질문은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상식적 질문이다. 정부 홍보담당자라면 이런 질문에 대해 동일한 공감을 표시해서는 안 된다. 그들을 활용해 소기의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아무리 정부라도 일정한 취재지원은 필요하다.

기자들은 어디 어떤 어느 상황에서도 '방치'되면 안 된다. 기업이나 조직을 위해 그러면 안 된다. 그들을 관리할 수는 없지만, 배려하고 지원할 수는 있다. 그들이 아이티에 가 있는 이유는 언론이라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이고, 그들은 취재를 해야만 한다. 이들에게 정보와 앵글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취재를 위한 배려와 지원을 하는 것은 홍보담당자들의 몫이다.

절대로 현지의 비전문 인력들이 기자들을 일반인 다루듯 해서는 안 된다. 기자들에게 이기적이라고 소리치거나, 손가락질 하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 자신이 하는 그 활동이 해당 조직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 케이스에서는 누가 잘하고 잘못했고 하는 도덕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가능한 우리들의 이득을 도모하는 것이 전략적 조직 운영이라 본다. 홍보담당자들이 불철주야 기자들 주변에 머무르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MBC를 욕할 수 있겠지만...홍보담당자들은 욕 대신 그 케이스에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해외 취재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그게 전문가들이 해야 할 일이다. 두 번 다시 패착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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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윤서한 at 2010/02/06 00:50

    욕은 정부가 먹고, 칭찬은 아이티 현지의 백삼숙 목사가 많이 받았더군요. 아이티에 파견된 거의 대부분의 기자들이 그 분 집에서 머물렀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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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Inconvenient PR Truth from RealWire on Vimeo.


PR에 대한 불편한 진실. 캠페인이라고 하는데 흥미롭다. 우리나라는 조금 덜한 듯 하지만, 영국이나 미국은 관계 없는 기자에게 보내는 별 의미 없는 보도자료들이 그렇게 많은 가 보다.


그래도 퍼블리시티와 언론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이 선진국이다. 효율성과 생산성 측면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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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도요타자동차는 27일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대량 리콜 사태와 관련, “국내에 판매된 승용차는 가속 페달의 구조가 완전히 달라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느려 터진(?) 도요타코리아가 오랜만에 발빠른 대응을 했습니다.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건너지 않는다(이시바시오 타다잇데모 와타라나이)”라는 도요타코리아의 문화에 상당한 진전이 일어났습니다. 물론 한국 언론의 끌질긴 쪼아댐(?)이 이런 빠른 의사결정을 이끌어 냈다고 보입니다. [아우토반을 꿈꾸며]


2000년대 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롯데호텔 지하 일식집에서 중앙일보 김태진 기자와 처음 만났다. 특유의 시니컬 한 표정으로 나에게 질문을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나는 한국 토요타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AE였다)

"
토요타? 그 회사나 사람들 어때?"

"네...아시잖아요. 토요타는 항상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널지 말지 고민하는 타입이랍니다."

"그만큼...신중하다는 거야? 느리다는 거야? 보수적이라는 거야?"

"모르겠어요. 아무튼 생각이 많은 회사인 건 틀림 없습니다
."


그런 대화들이 기자들 사이에서도 종종 오고 갔던 것 같다.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너지 않는다' '돌다리가 어디까지 튼튼한지 부수어 보고 안 건너 간다' '돌다리를 항상 두들겨 보고 남이 건너는 걸 지켜본 뒤 건넌다' 등등 갖가지 농담들이 많았다.

실제로 토요타 일본 본사와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하기에 이 보다 더 나은 표현이 없다. 오랜만에 김기자의 블로그 포스팅을 보면서 첫 번째 bias를 넣어준 범인이 내가 아닌가 하는 뜨끔함에 웃었다.

P.S.
그 이후 김태진 기자는 일본에 유학 해서 토요타를 중심으로 한 일본 자동차계 전반을 공부하고 핵심인사들과 관계를 형성했다. 그 동기가 된 순간이 바로 롯데호텔 일식집에서 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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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측은 이날 오후 2시까지만 해도 "대형마트에 공급하기로 한 물량이 소진된 상황에서 더이상 해당 상품(햇반)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시간쯤 후 "일시적 공급 차질을 빚을 뿐, 유통업체와 협의를 통해 공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조선일보]



홍보업무를 하다 보면 기자들과 가깝게도 멀게도 지내야 하는 여러 다양한 상황들이 벌어지고는 하는데, 이중 가장 난감하고 힘든 상황은 어떤 걸까?

보도자료 다시 거둬 들이기
인터뷰 또는 전화통화에서 했던 코멘트 취소하기
기자간담회 당일 또는 전일 아침 취소하기
CEO
주최 기자단 회식 당일 또는 전일 취소하기
CEO
가 사적으로 잡아 놓으신 기자와의 골프약속 취소하기
광고나 캠페인 후원 약속 취소하기
소위 말하는 메이저만 데리고 몰래 해외 프레스투어 갔다 온 후 다른 기자들에게 항의콜 받기
심지어, CEO 조찬모임에 클라이언트가 원하시는 몇몇 매체만 초청하기...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거의 타의에 의해) 위의 모든 황당한 케이스들을 겪은 적이 있다. 아니 많다...

위 기사에서 다룬 케이스도 읽으면서 감정이입이 되니 마음이 짠하다. 보통 이런 최초 보도자료를 낸다는 것은 사전에 상당히 많은 갑론을박이 있은 후에 가능하다. 또 홍보실무 일선 라인에서는 이렇게 민감한 보도자료가 최대한 기사에 반영되도록 최초에는 상당한 범위와 수준의 '애드립'을 기자들에게 전달하게 마련이다. - 일종의 조미료인데 이 부분이 없이 드라인 한 자료는 별반 재미가 없다.

문제는 오후 2시까지는 상당한 논리와 애드립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켰는데...그 이후 이를 뒤 짚는 애드립을 해야 했던 거다. 당연히 스스로도 구차하고...논리가 떨어지고...찜찜하게 마련이다.

이런 유사한 과정을 겪었던 예전 생각을 해보면...어느 정도 친한 기자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
다 서로 좋자고 하는 일이니까 좀 이해 해 줘..."

그렇지 않나...서로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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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한찬수 at 2010/01/20 16:59

    "소위 말하는 메이저만 데리고 몰래 해외 프레스투어 갔다 온 후 다른 기자들에게 항의콜 받기"

    이 경우엔 사장님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올 상반기에 겪을지도 모를 일이라서요^^

    그리고 한번씩 겪으셨다는 난감한 상황을 읽기만 하는데도 제가 다 식은 땀 납니다..ㅜㅜ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10/01/21 08:40

      요즘도 고생이 많으시군요. :) 일단 먹어야 하는 욕은 다 먹어야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고요. 중장기적으로 관계를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한방에 예산을 투여해서 계속 관계를 좋게 가져가느냐 아니면, 예산을 단기간에는 아끼고 중장기적으로 나누어 투자하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같습니다.

      솔직히 전략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전자의 선택이 전략적이죠. 그런데 그게 사내에서는 잘 안 먹힙니다. 건승하세요!!!!

  2. Commented by 송동현 at 2010/01/21 03:09

    대표님이 언급하신 해외 프레스투어와 비슷한 경우입니다만,
    해외 전시회에 이미 계획된 기자분이 있어 함께 가자는 다른 기자에게 이번에 예산이 없어 기자 동행이 힘들다 이야기 했는데...
    다른 기업에 도움을 받아 참석한 그 기자분을 현지에서 만났을 때...
    전시회 기간 내내 가는 곳 마다 만나고 만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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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4일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하든 홍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을 정권홍보 도구로 활용하는 내용의 문건이 폭로됐는데도 공식 언급은 없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견해를 밝힌 셈이다. 청와대 인식은 “당연한 일”이라는 네 글자가 상징한다. 청와대 홍보 문건에 담긴 내용보다 놀라운 상황은 이번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청와대 모습 그 자체이다. [미디어오늘]


사실 기자들을 가장 많이 이해하는 사람들은 홍보인들이다. 그런데 홍보인들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그렇게 깊이 알지 못하는 것 같을 때가 있어서 놀랄 때가 많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의 답변은 바로 홍보 담당자들의 사고방식이다. 또 그 뒤를 잇는 기자의 논평이 바로 홍보인들의 업무를 바라보는 기자들의 시각이다.

 

기자와 저녁식사 한번을 해도 제대로 된 홍보담당자들은 계획을 세운다. 그냥 사적으로 전화 걸어 지나가다 홍어삼합을 한 접시 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몇 만 원짜리 접대비를 그 다음날 임원에게 결재 올릴 때도 왜 그 식사와 소주한잔 값을 냈는지 논리를 만들어야 하고, 효과를 설명해야 한다.

 

기자간담회를 위해 홍보담당자들이 얼마나 많은 문서작업을 하는지, 얼마나 많은 논리와 메시지들을 만들고 부수고 그리고 브리핑해야 하는지 기자들은 정확히 모른다. 프레스투어 한번을 위해 총 몇 시간을 투자하면서 준비작업을 하는지 잘 모른다.

 

사기업이 한번의 기자미팅과 기자간담회 그리고 프레스투어를 진행할 때도 그렇게 오랜 기간과 준비 그리고 전략과 프로그램안들이 쏟아져야 하는데...국가 정책이야 오죽하랴.

 

정치적으로 그 홍보문건이 어쨌건...홍보담당자는 홍보담당자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기업의 홍보담당자들도 그렇게 하고, 심지어 NGO나 바티칸 같은 종교 홍보담당자들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그렇게 한다.

 

출입기자들을 정권홍보 도구로 사용한다는 표현 또한 재미있다. 자신들이 그렇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 Feasibility가 없는데 어떻게 그런 전략과 프로그램들이 나올 수 있냐는 의미다. 정치적인 해석을 떠나서 말이다...

 

P.S. 항상 정부기관들로부터 유출되는 내부홍보문건들의 내용을 보면 별반 색다른 것이 없다. 가장 기본적인 전략들과 어프로치뿐이다. 이에 대해 매번 신기롭다는 듯 놀라는 기자들이 더 재미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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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Crete at 2010/01/16 00:57

    일단 정파성을 떠나 그렇겠다 싶네요... 오늘도 좋은 insight를 얻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2. Commented by 윤서한 at 2010/01/19 16:07

    기자들이 모른다기 보다는 알면서도 정략적인 목적으로 제기하는게 아닐까요? 얼마 전, 모 캠프에 가서 H신문 데스크 출신분이랑 이 문제 가지고 얘기를 나눴는데 홍보대행사 시스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계셨거든요...(원래 대기업 홍보실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예전, 참여정부 때 보수신문들이 국정홍보처 공격하던 것처럼....항상 홍보에 대한 이슈가 나올 때마다 들려보는데 오늘도 좋은 정보 많이 얻고 갑니다. 새해 사업 더욱 번창하시길 바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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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롯데 임직원들은 "계약이 진행 중이던 땅을 가로챈 것도 부족해서 공개적으로 조롱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때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이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다. 신세계의 아웃렛을 그냥 둬선 안 된다"고 지시했고, 롯데쇼핑 이철우 사장이 직접 나서 이번 '작전'을 지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연초에는 항상 이런 류의 '싸움 붙이기' 기사들이 양산되고는 하는데, 독자들이야 재미있지만 당사자들은 민감한 경우들이 많다. 특히나 양대 오너들이 언급되는 류의 기사들이면 아주 그렇다.

기사 내용 중 위의 언급들과 언급주체들에 대한 표현들이 참 흥미롭다.

위의 내용은 대부분이 내부정보다. 이 내부정보를 그림 그려주듯 정리한 사람은 외부인인 기자다. 그렇다면 위의 정보를 누가 기자에게 전달했을까?

1.
신동빈 부회장
2.
이철우 사장
3.
롯데 백화점 임직원 대표
4.
롯데 백화점 홍보담당자
5.
기자 스스로 창조

누가 전달자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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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송동현 at 2010/01/05 18:13

    전체 기사 톤을 봐서 소스는 신세계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롯데가 OOO 했다 카더라~" 식으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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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그랜드 세일’은 사실상 서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일입니다. 해외홍보에 전문성을 가진 관광공사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공사 관계자는 심지어 “우리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일(서울 그랜드 세일)까지 신경 써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행사를 주최한 서울시입니다. 보란 듯 ‘판’만 벌여 놨을 뿐 공공기관끼리 협력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죠. [동아일보]

인터뷰를 하고 나서 기자가 이렇게 홍보담당자에게 물었다 치자.

"
지금 하신 말씀 그대로 내일 기사화합니다. 괜찮으시겠지요?"

이때 홍보담당자가 불안하면 이미 인터뷰는 어느 정도 실패한 인터뷰인 거다. '아차...그 부분은 좀 그런데...'하면 끝이란 거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 말도 할 수 있고 그런 거지 그런 식은 아니다.)

"
아휴...맘대로 쓰세요. 저 안 무섭습니다."
"방금 전 제가 한말은 조금 그러니까 빼주시지요"
"제가 언제 인터뷰 했습니까? 전 인터뷰 한적 없습니다."
"아니 내일 기사 쓴다고 하면서 협박하는 겁니까? 정말 기분 그렇네..."
"제가 뭐 못할 말 했습니까?"
"쓰세요. 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뭐...그리 큰 문제 있던 부분들이 있었던 건 아니죠?"
"뭐가...쓸게 있다고 그러세요. 좀 봐주십시오
."

...이런 식으로 마지막 답변을 하거나 생각을 하면서 두 주먹 불끈 쥐면 이미 문제인 거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은 인터뷰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 아침 기사를 보고 나서 깜짝 놀라는 사람이다. 회사 나가기 싫어지는 기사 아닌가? 그래서 조심하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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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Ragan Interview, Juan Williams, Senior Correspondent, NPR

예전에도 몇 번 포스팅 했었지만 미국 PR 필드에서 기자들이 가지는 매우 민감하고도 황당한 문제가 바로 '관계(relationship)'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 새삼 놀라고 있다.

이 동영상에서도 NPR 기자인 Juan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PR 담당자들이 기자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어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으며, 이 기자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이나 컬럼을 담당하고 있는지 모르면서 접근하는 '하수'들이 많다는 지적이 참 안타깝다.

우리 PR담당자들이 일부 큰 환상을 가지는 쪽이 미국 PR 선수들인데 이 선수들 중에도 실제 수준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기본으로 아는 업무 수준에 못 미치는 하수들이 많다는 게 재미있다.

보통 에이전시나 인하우스 주니어들이 보도자료 등을 낼 때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기자에게 전화를 걸게 되는 때가 있는데 이런 상황이 주니어 때만 몇 번으로 끝나야지 반복되면 분명 문제다.

일부 인하우스에서는 기자 관계를 에이전시에다 모두 턴키로 맡기고 자신은 스스로 PR administrator로 포지셔닝 하는 실무자도 있는데...조직 차원에서는 이처럼 큰 낭비가 없다. 왜냐하면 조직의 이름으로 capitalize되는 관계가 너무 부족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는 기사 가치나 뉴스의 가치(newsworthy)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관계(relationship)는 부차적인 것이고 상당히 소모적인 것이라 폄하하는 실무자들도 있다. 상당히 재미있는 시각인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하는 본능에 이런 생각이 기인한다고 본다. 스스로도 가장 껄끄러운 부분인 것을 알면서도 관계 형성에 스스로의 시간과 힘을 투자하지 않으려 하는 본능 같다.

아주 예전 어떤 외국 클라이언트는 한국에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려 한다면서 견적을 뽑아 달라 했었다. 견적과 함께 샘플 미디어리스트를 보내주었다. 업데이트가 많이 필요한 샘플이라는 설명을 해 주었다. 얼마 후 기자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가 들렸다.

홍콩에서 얼기 설기 한국어로 번역된 보도자료가 스팸 형식으로 기자들에게 단체 발송된 거다. 우리가 전달해 주었던 그 오래 전 샘플 미디어 리스트를 사용해 홍콩에 앉아 그냥 스패밍을 한 거였다. 그 회사의 용감함에 놀랍기도 했지만...안타까웠다. PR을 한다는 선수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까 궁금했다.

큰 세상이니 얼마나 재미있는 PR담당자들이 많을까?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아닌 건 아니다’. 어느 나라에서 일하는지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무슨 언어를 사용하는 지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어떻게 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일 잘하는 PR선수들이 많아야 업계도 존경 받는다. 기자에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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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일을 하면서 능력 있고 부러운 선배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그 분들에게 가장 부러운 것이 있었다면 그들의 인간미, 근성 그리고 체력이었다. 나이가 먹어 감에 따라 그러한 그분들의 강점들이 나보다 10여 년 이상 더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부러워진다. 고갈되지 않는 체력...

10
년 전까지 부러웠던 선배들 (하늘 같아 보였다)

어렵게 전화를 걸어 '선배...OO일보 산업부장 아시죠? OOO씨요. 혹시 그분과 친하세요? 이러 저러해서 민감한 건이 있는 데 연결 좀 해주세요. 소주 한잔 같이 하시죠?'하면 흔쾌히 바로 약속 잡아 해당 부장을 모시고 나오시는 모 선배

"형님...방금 전 OOO일보 가판에 우리 회사 관련 해 OOOO이런 기사가 났는데 아무리 해도 안 되요. 좀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하면 여기 저기 전화 하셔서 제목도 바꾸어 주시고, 민감한 숫자도 일부 빼주시는 모 선배

"형...저는 출입기자랑 거의 다 친한데 OOO뉴스 OOO차장이랑은 아무리 해도 친해 질 수가 없네. 어떻게 해야죠?"하면 바로 "걔? 내 대학 동창이야. 진작 말하지...오늘 저녁 다 같이 먹자"하시는 모 선배

"선배...왜 이런 기사가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이 걸 어떻게 위에다가 설명을 하죠?" 물으면 바로 "야...내가 알아보니까 그 기사는 OOO때문이야. 그 때 OOOO했었으면 문제 없을 걸 너네 회사 OOO이 키운 건이야." 아주 명쾌하게 기사 발생의 전말을 설명해 주시는 모 선배

"용민아...OOO일보에 인사 이동 낫다. O씨가 산업 부장 됐어. 빨랑 연락해라. 그리고 ...OOO일보 OO부장이 부친상을 당했다고 해서 나 내려가는데 같이 갈래? 내가 픽업하마.."하는 모 선배


공통적으로 이분들을 보면 언제나 깨어 있고, 언제나 그들과 가까웠다. 항상 식사와 커피 그리고 술잔들을 그들과 나누는 듯 했다. 말로나, 논리로나, 이상으로 PR을 바라보기 보다는 몸으로 직접 느끼는 분들이었던 것 같다.

주니어였던 나는 그들에게 의지했고...그들이 나의 구세주였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혼자 끙끙대던 고민들을 그들은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깨끗이 해결해 주는 해결사였다.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선배들이었다.

앞으로 10년 후 가장 부러운 선배들은 어떤 모습들일까?

10년 전 그들처럼 무언가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분들이겠지...

단, 그들이 가까운 사람들이 기자들만은 아니겠다. 파워 블로거들일 수도 있고, 파워 트위터러이거나,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일 수도 있겠다.

대화도 "선배 제 트윗 좀 리트윗 해주세요"라거나 "블로거 OOO씨 아세요? 혹시 한번 연결 좀 해 주실래요?"하는 투가 되겠다.

하지만...한가지 확실한 건...

그 선배들이 이전 10년 전 선배들처럼 확실하게 해결사의 역할을 해 줄 수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이전의 매체는 일부에서 누가 뭐라 해도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매체들이었다.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몇 가지 툴과 역학들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환경은 다르다. 그게 문제다.

그래서 더더욱 10년 후 어떤 선배들이 되어야 할까 고민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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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펑키보이 at 2009/11/18 16:03

    항상 유익하고 좋은 글을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오늘 글은 왠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데요~ :)

    바람이 찬데 감기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2. Commented by JCI at 2009/11/19 11:21

    저는 항상 선배의 도움에 고마움을 느끼지만 잊어버리곤 해요. 표현의 방식을 조금 바꿔야 할것 같아요.^^ 오늘 눈이온다고 해요. 좋은하루 되세요.

  3. Commented by 명박사 at 2009/11/19 17:29

    저도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가 되고 싶네요.

  4. Commented by 푸르자나 at 2009/11/23 11:13

    첫직장 생활을 홍보로 시작해...10여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홍보를 하고 있네요...그럼에도...여기와서.....아직도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걸 배우고 가네요 ^^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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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나 보도는 취재원과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속기록 형식으로 전부 게재할 수 없다. 기자의 역할은 그 커뮤니케이션 내용 중 가장 의미가 있는 내용을 필터링 해서 제한된 스페이스 또는 시간 내에 설명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프레이밍에 있어서 그 권한은 기자가 쥐고 있다. 취재원이 스스로 이렇게 이렇게 기사를 써달라 하는 게 통할 리 없다. 취재원은 A를 주된 프레임으로 생각하더라도 기자가 B부분을 핵심 프레임으로 생각하고 기사화 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게 마련이다.

하나의 목업(mock-up) 사례를 보자. 위기시 기자와 홍보담당자간의 인터뷰 내용을 엮어 보았다. 트레이닝을 해 보면 많은 홍보담당자나 임원 분들은 이와 비슷한 톤과 매너로 인터뷰를 한다. 물론 기자들에게는 너무 고마운 분들이다. 풍부한 이야기 거리와 프레임 옵션들을 제공해 주시니 말이다.


슬라이드를 보고 나서 한번 생각해 보자.

의도적인 질문을 한 기자가 나쁜 사람인가? 아니면 그 질문에 하지 않아야 할 메시지들과 불필요한 애드립을 전달한 홍보담당자가 나쁜 사람인가? 해당 회사의 차원에서 누가 제 역할을 하지 못 한 사람인가?

왜 우리는 기자들을 욕하고, 상종 못 할 사람들이라고 돌아서나? 왜 우리 홍보담당자들은 제 역할...커뮤니케이션 메시지 관리를 경쟁자인 기자들 보다 못하나? 왜 우리는 그들처럼 훈련 받지 않나...그리고는 잘 할 수 있다 자신하나?

누가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먼저 아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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