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 투기꾼들의 공격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외신기자들에 대한 브리핑을 강화했지만 저질 질문들이 나오곤 한다"면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계속해야 하는지 회의가 생길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동아일보 인터넷뉴스]
아주 재미있는 해프닝이다. 국내주재중인 월스트리트저널과 CBS라디오 기자가 윤증현 재정부 장관에게 수준미달의 질문을 했다는 기사다.
딱히 국내 주재 외국 매체 기자들뿐 아니라 한국 기자들도 가끔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수준에 못 미치는 질문을 한다거나, 너무 나간 질문들을 해서 답변자를 황당하게 할 때가 있다.
얼마 전 모 일본 자동차 회사의 신차발표회에서 모 기자가 정말 당황스러운 (일부 기자의
표현에는……나라 창피한) 질문을 해서 회사의 답변자는 물론
다른 출입기자들도 그 질문한 기자를 돌아보면서 한 소리씩 해 댔었다.
가끔 그런 황당한 질문이 출입기자들 중에게서 나오면, 일부 출입을 오래했던 기자들은 눈을
지그시 감으면서 창피함을 감추거나, 킥킥 웃거나 한다. 질문하는
기자 스스로도 그 질문이 앞뒤가 안 맞거나, 상관 없는 질문이라는 것을 알 때도 있다. 그런 질문은 해당 회사의 홍보담당자 또는 홍보대행사를 소위 O먹이려는
트릭이다.
그런 질문을 받고 당황한 경영진은 당연히 홍보담당자나 대행사를 사후 족치게 되고, 실무자들은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해당 기자의 의도는 '홍보담당자가
일을 잘 못하니 경영진들이 그 부분을 좀 개선해라'하는 거다.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기자들이 사실을 잘못 알거나, 업계에 익숙하지 않거나, 또는 가끔 우리회사 직원들에게 대한 반감으로 황당한 질문을 해도...기업측의
답변자는 무조건 잘 맞받아쳐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정확하게 핵심메시지를 가지고 담담하게 인파이팅 하는 길이 최선이다. 화를 내거나, 얼굴을 붉히거나, 답변을 하지 않거나, 어물거리면서 넘어가는 건 승부에서 지는 거다. (미국 선수들은 이런
질문에 유머로 대응하기도 하지만...솔직히 그러기는 상당히 어렵다)
윤장관은 그래도 답변을 잘했다. 예전 사례들을 보아도 커뮤니케이션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노련하고, 철학이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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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저널의 에반 램스타드 기자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 대해 삐딱한 시각을 갖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왜 룸살롱에 필이 꽂혔는지 알 수 없으나, 한국의 룸살롱 문화와 여성경제활동의 위축이라는 관계성은 뜬금없지요. 윤장관이 어떤 철학을 갖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센스있게 대응을 잘 하신것 맞네요.
기자의 질문도 그렇지만...외신기자가 한국에 와서 정부 대변인에게 욕하고 (그것도 똑같은 사람에게 두번씩이나), 전 정권 청와대에서 멱살도 잡히고 했다면 뭐 이해할 수 있는 타입이겠네요.
저도 외국기업에 있었지만..아무리 자신이 CEO라던가 고위임원이라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bad words를 내뱉으면 바로 배경/자질에 의문이 들게되는데 말이죠.
기자로서는 모르겠는데...공인으로서는 신중하지 못한거죠. 블로그 관련글도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