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재정부 국장은 "요즘 논의되는 안건들을 보면 회의에 '위기관리'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경제위기와 관련이 없는 일상적인 안건을 주로 다뤄야 하는 상황이라면 예전의 명칭인 '경제정책조정회의'로 바꾸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래야 각 부처들이 이 회의를 통해 이견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실천 가능한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생산적인 회의로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한국경제]


기업에도 내부에 위기관리위원회 (CMC: Crisis Management Committee)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사업관련 위기 요소들을 공유하고, 대비 및 대응책을 도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그런 시스템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단명 현상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평시에는 위기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무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위기관리는 후 순위로 밀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영업이나 인사 부서 같은 곳에 위기관리 이야기를 꺼내면 상당히 복잡해 하고 꺼려한다. 왜 그들이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되어 위원회 구성원내에 들어가 있는지도 컴플레인 한다.

당연히 "그런 건 꼭 관련 있는 부서들만 모여서 한정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니야?"하는 의견을 내 놓기 마련이다. 단명하는 두 번째 이유다. 왜 우리가 위기관리 위원회에 참석해서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최초 정기적이었던 위기관리위원회 미팅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주 일정이 변경되고, 참석자들의 일정을 조정 반복하다가 불규칙하게 진행된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으면 해당 미팅에서 논의되는 내용들이 산으로 가게 된다. 그 상태가 되면 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위기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정기적이나 자주 모이면 너무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냐"하는 이야기다.

당연히 미팅이 뜸해진다. 참석자들도 하나 둘 준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고, 일정 공유하고 하는 담당자다 퇴직을 하거나, 다른 부서로 옮기게 된다. 미팅은 몇 달째 소집 조차 안되고 있다. 이런 상태로 흐지부지 되는 것이 기업의 위기관리 위원회의 모습이다.

그러면 장수하는 위기관리 위원회 시스템은 왜 그럴까?

* 기업 오너나 CEO가 위기관리를 상당히 높은 우선순위로 매겨 항상 위원회와 함께 한다.
* 내부적으로 위기관리를 전사적인 task로 생각하는 훈련과 교육이 되어 있다.
*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고 진행하고 준비하는 그룹이 상당한 훈련이 되어 있는 선수들이다. (직급 또한 일정 수준 이상)
* 당연히 논의 주제선정이나 자료 공유 등에 품질확보가 되고, 후속조치들에 대한 팔로우업이 정확하게 진행된다. (탁상공론을 넘어서)
* 위기관리 위원회를 운영하는 주체 부서가 자꾸 심플하지만 중요한 프로젝트를 만든다. 해당 위원회를 활용해 살아있게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위원회를 단명하게 방치한다. 그러다...큰 위기가 다시 닥치면 다시 열정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를 재 설립한다. 단명과 새로운 설립이 반복되면서...기업도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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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철도공사의 주장과 달리, 철도노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측은 객실 난방 장치의 깨진 석면 시멘트판을 공개하며 비산 위험성에 대해 거듭 강조하고 있어, 향후 새마을·무궁화호의 석면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석면 자재가 쓰인 새마을·무궁화호 29량은 현재까지도 운행을 계속하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이어질 조짐이다. [프레시안]


이 공사 측의 위기 대응 메시지가 참 흥미롭다. 노조와 NGO측에서 제기한 여러 가지 논점들에 대한 핵심 메시지는 이렇다.



"세 가지 석면 자재 모두 비산 위험이 없어 승객들의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
[
프레시안]

상당히 단호하고 확신에 차있다. 당연히 기자들이라면 '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하십니까?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입니까?'하고 질문하는 게 당연하다. 물론 실제로도 그런 질문들을 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사실들이 정확하게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충분하게 지원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 근거들로 제시된 사실들을 보자.


  • 석면이 함유된 보온·단열재가 사용된 차량은 1990년대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이는 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총 수(1457량)의 10.1퍼센트에(148량)에 불과하다
  • 석면 테이프와 석면포의 경우, 석면 위험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2006년 이후 (이들 자재를) 비석면으로 교체해 왔으며, 2009년 11월 현재 전체 교체 대상 148량 중 80.4퍼센트인 119량을 완료했다
  • 나머지 29량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교체를 완료할 계획이다.
  • 특히 문제가 된 객실 난방 장치의 경우, 고형물인 '석면 시멘트판'으로 제작돼 있어 비산 우려가 없다
  • 스테인리스 덮개로 씌어져 있어 석면이 직접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 구조


'승객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라는 주장을 지원하는 가장 가까운 근거는 이들 중 마지막 부분들이다. 석면 시멘트판이라 비산 가능성이 없고, 스테인레스 덮개로 씌어져 있어 비산 가능성이 없다는 거다.

상식적으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근거가 아니다. 과학적이거나 실험을 전제로 하지도 않는다. 중립적인 공기관의 조사결과도 아니다. 단순하게 유관으로 관찰 가능한 일선 담당자들끼리의 추측에 가깝다.

실제 방송사에서는 객실내 난방 장치로 인해 말라 경화된 석면 시멘트판이 부스러져서 공기 중에 날리는 모습을 촬영해 방송하기도 했다. 또한 스테인레스 덮개 자체에도 난방 공기가 순환 가능하도록 구멍이 상당수 뚫려있었다.

확신에 찬 주장을 핵심 메시지로 가져가려면 충분한 근거들이 아주 정확하게 제시되는 게 옳다. 그냥 상식 수준에서라도 그 근거 하나 하나에 고개를 끄떡일 수 있어야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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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Mono at 2009/11/18 19:45

    일단 우리나라 대통령과 여당, 야당에서부터 근거없이 소리지르기를 워낙 잘하는 지라...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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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생쥐머리 새우깡과 칼날 참치캔, 6월 너트 라면, 9월 중국산 분유가공품 멜라민 파동을 겪으면서 식약청이 밟는 수순은 이처럼 매번 똑같았다. 처음엔 위험 식품에 대한 금지조치를 내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록 실제로 변하는 것은 없고 잊을 만하면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터진다.

(중략)

그런 와중에 감기약 파동이며, 쓰레기 만두, 기생충알 김치 등 식품 파동은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일이 터지면 부산하게 법석 떨다 다시 원위치하는 식약청의 자세도 꿋꿋하게 변함이 없다. [조선일보]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코칭을 진행하다보면, 많은 위기상황에 관련 된 메시지들 중 공통된 부분이 있다. 메시지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류의 메시지들이 공통적으로 반복된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위기는 이미 발생한 것이고 공중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알기 원하는 바는 왜 그 위기가 발생했고,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를 했고, 앞으로 어쩔꺼냐 하는 것인데 위의 메시지는 바로 맨 마지막에 해당하는 핵심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로 같이 코칭을 진행하는 어시스턴트 코치들이나 일부 인하우스들이 코칭세션이 끝나고 모여 이런 말들을 나누곤 한다는 거다.

"사실...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 메시지가 약간 너무 무성의 한 것 같지 않아요? 약간 믿음이 간다기 보다는...뭐랄까 그냥 이 상황을 일단 면피하려 한다는 그런 이미지가 들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당시 정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내 생각은 이렇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메시지를 믿지 못하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면 당연히 그 메시지는 실패한 것이다. 그런 뒷받침없는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오디언스들에게도 신뢰를 형성하지 못한다. 이것은 메시지의 문제라기 보다는 진정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우리 스스로가 최선을 다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의 문제다'

거짓말이나 확신없는 말을 할 때는 항상 스스로 불안하다. 오디언스는 그 불안함을 느낀다. 커뮤니케이션이 무서운 이유가 여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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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mark at 2009/03/06 10:01

    커뮤니케이션에 확신이 있을 때와 없을 때는 목소리의 톤이나 높낮이, 그리고 표정에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언어적 불안감 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불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거죠. 저는 가끔 경험을 하곤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에 자신이 없거나 순간적으로 당황하면 한 없이 꼬여 들어가는 상황.. 끔찍합니다. :) 극복해야겠죠..

  2. Commented by 미도리 at 2009/03/12 14:05

    자신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 않을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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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나 생각을 파는데 있어서 자기 확신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확신이 있어야 그 물건이나 생각을 제대로 팔 수 있는거다. 확신 없이 팔려고 대화에 나서는 것은 결국 '사기'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식 서비스 비지니스는 상상 할 수 없을 만큼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내 해야 한다.

육체를 움직여 돈을 버는 사람들이 무릎연골이 닳아 없어지거나, 허리 디스크가 튀어 나올 만큼 힘을 쓰듯...머리를 써서 돈을 버는 사람은 뇌신경 세포가 풀어지고, 눈이 튀어 나올 만큼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먼저 자신을 설득해서 100% 확신이 들지 않으면...다른 더 나은 생각을 빨리 만들어 팔아야 한다. 어떤 길로도 그런 길이 보이지 않으면 접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기나긴 고민 후에 접는 일들이 많아 지다보면 스스로 이일이 나와 우리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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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트레이닝의 꽃을 굳이 말해보라고 하면 아마 인터뷰 스킬 트레이닝이 아닐까 한다. 보통 이 실제 인터뷰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트레이니와 컨설턴트들의 질의응답을 모니터링해 보면 항상 반복되는 insight들이 그물에 걸린다.

근거가 없는 또는 부족한 주장이 많다.

핵심 메시지에 대한 개념과 집착(!)을 강조하면서 항상 핵심 메시지는 메시지 자체로서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핵심 메시지를 입증하는 수개의 근거들이 제시되어야만 그 핵심 메시지가 진정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인터뷰에서는 핵심 메시지만 덩그러니 제시될 뿐 그에 대한 근거가 실제적으로 제시되지 못하는 경우들이 종종 목격된다. 예를들어 컨설턴트가 "귀사에서 이번 사고 원인 파악에 걸린 시간이 다른 경쟁사들의 유사한 사고 원인 파악 시간보다 훨씬 많이 걸렸다는 조사가 있는데, 혹시 귀사 현장 직원들의 기술력이나 인적 수준이 타사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단순한 질문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 일반적인 트레이니들은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우리 회사의 인력들은 충분히 교육되어있고, 그 업무 실행 수준이 타사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톤의 답변이 일반적이다. 이런 답변에 대해 컨설턴트들은 그 빈 공간을 파고들어간다.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여기에서 일반적인 트레이니와 훈련된 트레이니가 갈린다. 일반 트레이니들은 이렇게들 답변한다.

"내가 알기로는 그렇다."
"내가 이 업계에서 20년을 종사했는데, 내가 볼 때 경쟁사들의 인적 수준이 우리 회사보다 낫다고는 보지 않는다."
"업계에서 우리 회사 인력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은 상식이다. 원래 창사 이래로 쭉 그랬다."
"최근 인적수준 투자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어서, 실무 능력 등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니, 그건 상식이지...뭘 그런걸 묻나?'하는 밑바탕이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나 훈련된 트레이니들은 다음과 비슷하게 답변을 한다.

"저희 회사 인력들의 기술 및 업무 실행 수준이 우수한 이유는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첫째, 저희는 더 많이 교육하고 있습니다. OOOO협회 조사 자료에 의하면 본사의 직원당 실무 교육 투자 시간이 업계 평균보다 20% 가량 많습니다. 둘째, 저희는 국제적인 기술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OOOOO인증은 국내 업계에서는 최초이며 아시아권에서도 세 번째 성공기록입니다. 셋째, 저희 회사 인력들의 평균 업무 경험이 15년에 이릅니다. 이는 경쟁사 직원들의 평균 업무 연수인 10년에 비해 업무 숙련도에 있어 상당한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들이 저희 회사 인력들의 기술 및 업무 실행 수준이 국내 최고라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길다. 이 부분이 사실 TV 보도에 포함되거나 신문 기사에 quotation으로 전량 게시될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적이고 세부적인 근거들은 취재 하고 있는 기자에게 우리의 주장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메시지들이 몇 번 더 반복된다면 더욱 좋다.

기자들은 우리 회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것이 당연하다. 어떻게 우리 회사의 세부적인 내부 사항들을 알 수 있나. 그러니, 논리적으로 잘 설명을 해 준다고 생각하고 근거를 가능한 한 많이 모아 보자. '아니 당연하지...그것도 몰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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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prsong at 2008/10/15 01:35

    '그것도 몰라?'가 아닌 '하나하나 새로 설명하듯'.. 마음에 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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