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 기자와 함께 저녁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기자의 후배기자가 어떤 기업의 부실한 매출과 최근 분위기에 대한 기사를 썼다. 그러자, 바로 해당 기업의 홍보담당자가 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해왔단다.

 

홍보담당자: "O기자님, OOO인데요. 방금 그 기사요. 사실 해석상의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좋아지고 있는 데 그렇게 표현을 하시면 저희가 좀 곤란해 지거든요...(여러 가지 설명) ...좀 기사를 빼주시면 안될까요? 부탁 좀 드릴께요...?"

 

기사를 쓴 기자: "이해는 하겠는데요. 저는 사실 있는 대로 썼습니다. 그리고 기사 빼는 거는 제가 하는 게 아니라 데스크하고 두루 두루 상의해야 하는 문제예요. 저는 힘 없습니다."

 

홍보담당자가 계속 전화와 사정을 하고 항의를 하자...그 기자는 팀장인 어제 그 기자에게 전화를 해왔다고 한다.

 

기사를 쓴 기자: "선배, OO쪽에서 이번 기사보고 난리인데요? 이렇구 저렇구 해서 기사가 정확하지 않고, 문제가 있으니 빼 줄 수 있냐고 물어와서요..."

 

선배 기자: ", OO 홍보담당자 OOO이 나에게 전화 하라 그래."

 

바로 홍보담당자가 전화를 해 왔단다.

 

홍보담당자: "O팀장님, 저 다름이 아니고요..."

 

선배 기자: "O선수. 기사가 틀렸으면 어디가 틀렸다고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 고쳐줄게. 틀린 부분이 있어?"

 

홍보담당자: "아뇨...그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

 

선배 기자: "O선수. 해석은 우리가 하는 거야. 그리고 전반적으로 기사에서 이야기하는 게 당신네 회사의 현재 사정이랑 완전 달라?"

 

홍보담당자: "그렇지는 않은데...그게 그런 기사가 나가면 조금 문제가...."

 

선배 기자: "사실이 아닌 내용들로 쓴 것도 아니고. 그 기사가 현실과 다르지도 않는데 기사를 빼달라고 하는 건 당신 회사 좋을라고 하는 이야기 아니야? 우리 취재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그로 인해서 당신네 회사가 피해를 입게 된다면 소송을 해. 소송을 해서 우리 기사가 틀렸다는 걸 입증하란 말이야."

 

홍보담당자: "아휴....O팀장님. 제발..."

 

 

많은 홍보담당자들이 자사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바로 본능적으로 전화를 돌린다. 또 어려서부터 그러라고 훈련을 받았다.

 

기자들과 같이 앉아 저녁 식사를 하거나 소주 한잔 하다 보면...여러 홍보담당자들이 내일자 기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피드백을 보내오는 내용들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 중 대부분은 별반 대응 논리나 사실관계 확인에 따른 정확한 대안 제시가 없다. 대부분이 인간적 사정들과 자사의 입장만을 토로할 뿐이다. 당연히 기자들은 그런 피드백에 대해 감정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

 

홍보담당자들이 핵심 메시지를 확보해야 한다하지만, 현실은 핵심 메시지 없이 인간적인 관계만을 내세우는 선수들이 더 많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나도 현직에서는 많은 부분 그랬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그 기자에 의하면 그 기사는 빠졌다고 한다. 어떻게 빠졌을까?

 

그 홍보담당자가 자신의 최고위 상사이자 그룹 홍보실 임원에게 SOS를 친 덕분이었다. 그 홍보실 임원이 그 팀장 기자와 형제 같은 사이였고, 그 홍보임원이 "계열사 홍보담당인 OOO이를 내가 혼 낼 테니...내 얼굴 봐서라도 좀 어떻게 해 줘"했단다.

 

결국...

 

핵심 메시지나 논리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한 것도 현실이다. 바람 직 하거나 발전적이지는 않지만 그것도 또 하나의 현실이다.

 

재미있는 세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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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at 2009/10/21 14:22  삭제

    Subject: 태터앤미디어의

    사실 기자의 말이 맞는게 아닐까? 기업 관련 기사에 대한, 홍보담당자의 대처법....

  2. Tracked from 양깡의 감사넷 at 2009/10/28 17:31  삭제

    Subject: 기사 삭제 요구

    사실 기자의 말이 맞는게 아닐까 - 정용민 대표님의 글을 읽으면서 최근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코리아헬스로그가 언론사 등록하기 전에 청년의사와 제휴를 맺고 청년의사 기사를 사실 관계를 유지하되 블로그 스타일로 어체만 변경해서 블로고스피어에 발행한 적이 있었다. 글쓴이 프로파일에는 청년의사로 표기되었는데 대부분 건강관련, 의료 정책 관련 이야기, 설문조사 결과 등 일반인들이 관심받을 만한 주제였다. 그런데 딱 한번, 시사성이 있는 주제를 발행한 적이.....

  1. Commented by OpenID Logo helpc/최성우 at 2009/10/21 11:41

    이번 기사는 뺏지만..장기적으로

    앞으로 위 글의 홍보담당자는

    해당 신문사의 팀장과의 관계가 나빠지지 않을까요??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풀어가야 할까요??

  2. Commented by 비밀방문자 at 2009/10/21 13:3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09/10/21 14:02

      아...그렇군요. :) 조언 감사드립니다. 사실 제목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이유가 좀 있습니다. 소중한 조언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Commented by 혜진 at 2009/10/22 01:02

    그렇담 선생님, 저런 상황에서 홍보담당자가 만들어야 할 핵심메시지나 논리는 무엇인지요?

    (제가 블로그를 안 해서 매번 그냥 글남길 때마다 민망하다는;;;)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09/10/22 09:41

      보통 일반적인 기사의 내용은 80-90%이상이 사실입니다. 기자들도 완전히 근거없는 이야기를 쓸 수는 없지요. 문제는 그 바깥의 20-10%부분인데 이 부분도 완전히 거짓일 수는 없어요. 이 부분은 보통 해석상의 차이나 관점의 차이로 논란의 주제가 되는거지요.

      전략적인 홍보담당자라면 자신들의 원하는 방향으로 그 해석과 관점을 조금이라도 틀기 위해서 다양한 입증자료들과 논리적인 제시가 필요한겁니다.

      기자들고 왠만큼 의도적으로 쓴 기사가 아니라면, 탄탄한 논리와 근거들을 추가적으로 제시받고 무시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흔치않거든요.

      문제는 그 부분이 희박하거나, 자의적이거나, 비논리적일 때죠. 그러니까 당연히 홍보담당자들은 인정에 호소하게 되는 겁니다. :)

      블로그 하세요.

  4. Commented by 양회협회 at 2009/10/22 09:04

    핵심 메세지보다는 아직은 인간적인 면에 더 기대는 게 사실인듯 싶네요..
    저는 초보라서 늘 깨지지만..
    아직은 기사를 쓰는 담당 기자분들이 제 얼굴 떠올라서 차마 못쓰겠다는 감정 들게 하는걸 목표로 일하고 있습니다..ㅡ.ㅡ

    핵심 메시지 부분은 앞으로 늘 고민해야겠네요^^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09/10/22 09:44

      :) 잘지내시죠?

      맞습니다. 일단 관계자산을 먼저 구축하는 것도 나쁘지않은 순서입니다. 관계자산도 핵심 메시지와 함께 필수적인 툴이거든요. 관계자산에 있어 더욱 더 풍성해지는 협회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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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몇 홍보임원 분들과 따로 따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일부 공통적인 이야기들이 있었다.

"
재작년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던 임원들과 팀장들 중 반 이상이 바뀌었어요. 어떡하죠?"
"
사장님이 새로 오셔서 저희는 다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
아시다시피 회사가 통합이 되어서 이제는 새로운 위기관리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이 혀를 끌끌 차게 된다. 회사 차원에서는 한두 푼 드는 게 아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작업을 인력들이 바뀌어 나감에 따라 하염없이 반복해야 한다는 난감함이 그 이유다.

여러 가지 일련의 시스템 작업을 통해 '이제는 위기 시 우리 조직 전체가 움직일 수 있게 조직 역량이 마련되었어'하고 생각하자 마자 조기퇴직프로그램이 실행되어 임원의 일부가 새로운 인력으로 재조직된다고 생각해 보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닌가?

하지만, 경험상으로 다른 몇몇 기업들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차피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과 개선은 영원히 수행해야 할 장기과제이지, 단기과제는 아니지 않나.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의 전통을 가지는 회사는 인력이 바뀌어도 그 기본 지조는 바뀌지 않는 듯 하다.

다른 회사는 몰라도 이 회사는 무언가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종교적인 분위기들이 있군...하는 느낌을 새로 영입된 임원들은 금새 알아차리게 되는 듯 하다. 예전 회사에서는 몰랐지만, 여기에서는 예전처럼 하면 안되 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지속적인 개선의 전통이 만들어지기 까지가 힘들다. 이 전통을 만들어 나갈 CEO와 홍보임원 그리고 홍보매니저들이 롱런 하지 못하면 이 전통수립은 요원하다. 심지어 외국기업들의 경우 본사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더라도 실무자들의 영속성이 일부 존재하지 않으면 그러한 전통은 성취되기 힘들다.

그거야 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그러고 보면 위기관리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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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예산과의 싸움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08월 24일 (월) 14:05:55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서 가장 흔하게 간과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예산 부분이다. 모든 비즈니스 활동에 있어서 적정한 예산의 확보 없이는 모든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상식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위기관리 시스템에 그러한 상식을 적용하는 것에는 많은 두려움과 부담을 가진다는 것이 흥미롭다.

아주 단순한 예를 하나 들자면 홍보팀에서 흔히 경험 할 수 있는 케이스로 OO TV에서 우리 회사 최근 비지니스와 관련하여 아주 부정적 시각의 집중취재 보도를 하나 내보냈다 가정 해보자. 사전에 홍보팀이 아주 적극적으로 접근을 해 전후 사정을 청취했는데 이 보도 기획의 원인이 특정 데스크와 특정 이슈 때문이라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향후 우리 회사의 전향적 행동변화가 없다면 시리즈로 해당 보도가 연결될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간접적으로 입수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CEO께 보고를 드리니 CEO께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추가 보도를 막고, 이전 보도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긍정적 보도를 이끌어 내라’는 지시를 하신다. 홍보팀에서 가늠해 보건 데 해당 방송측에서 원하는 ‘전향적’ 행동을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그것도 억 단위에 가까운 예산을 의미하고 있다.

평소에도 예산이 각박한 홍보팀에게 활용 가능한 예산은 이미 바닥을 보인지 오래다. 적절한 예산확보와 의사결정을 2~3일 내에 내리지 못하면 바로 또 추가 보도가 나갈 수 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보통의 경우에는 홍보임원이 마케팅이나 영업임원들과 긴급하게 예산갹출 또는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겠지만, 이 마저 협조적이지 않거나 부정적이면 일선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홍보팀에서는 어디로부터 해당 예산을 끌어와야 하나 말이다. 물론 방송사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서 광고배정이나 협찬 지원 등의 총 액수를 어느 정도 탄력 있게 조정 가능하겠지만, 회사에서는 당장 해당 방송사 데스크를 만나 함께 할 ‘석식 예산’ 조차도 허락하지 않는다면 어찌 해야 하나?

일부 중견기업이나 모 그룹사에서는 이런 경우 일단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에서 먼저 선 조치 후 추후 해결하는 방식으로 석식 예산을 전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회사의 위기관리를 위해 개인이 자신의 돈을 투자하는 형태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당장 앞가림만 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으로는 기업이나 조직이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힘들다. 그 이전에 해당 홍보담당자들이 오래 못 간다.

위기시에도 회사 감사팀은 두 눈을 부릅뜨고 홍보팀만 감시하고 있다 생각해 보자. 마케팅에서는 왜 우리가 TVC 예산을 일부 접어야 하느냐 항변한다. 영업에서는 최근 POP 찍을 예산도 없다고 하소연 한다. 기획에서는 추가 예산 확보가 절대 불가능 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사면초가의 환경에서 어떻게 급박한 대형 위기를 홍보팀내에서 자구책으로 진행할 수 있는가 하는 거다.

CEO께서 관심을 두시고 일방적으로 특별 예산을 확보해 주시는 것도 바람직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는 그 당시에는 회사를 위한 구사적 차원에서 내린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해당 위기가 관리된 이후에는 최초의 그 목적과 해명이 거의 통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이러한 일방적인 예산확보 프로세스 때문에 곤란을 겪는 임원들과 팀장들이 존재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모든 활동은 예산을 전제해야 하고, 특별히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사전에 예측 가능한 범위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정과 루트가 미리 확정되어 있는 게 옳다. 다른 것들은 몰라도 예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겠지’하는 주먹구구식의 의식은 절대 금물이다. 지금까지 예산 없이 위기관리에 성공한 마법의 케이스는 없다. 가혹하지만 돈이 없으면 위기관리도 없다는 이야기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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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예전에 기획했었던 홍보팀장님들과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미팅이 있었다. 각기 다른 업계, 다른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시고 계신 팀장님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오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미팅중에도 각사의 산발적인 위기(!)들은 계속 되고, 바쁘고 정신 없는 와중에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토론해 주신 참석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미팅을 통해 얻은 큰 insight들과 benchmarks:

  • 상시 정보 획득 및 공유 시스템 구축 필요
  • 이해관계자 접촉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필요
  • 기업의 위기관리는 경영자 또는 오너의 관심과 의지가 가장 큰 원동력
  • 위기시 기업들의 온라인 알바 활용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함
  • TV소비자고발 프로그램 출현이후 이전보다 위기발생 빈도와 심각성이 대폭으로 증폭
  • 리콜은 홍보팀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우선순위, 문제는 어떻게 다른부서들을 설득하는가
  • 일단 리콜을 해 본 결과 가장 얻은 점으로는 언론에 기사화가 많이 안되었다는 결과에 만족. 만약 숨기다가 불거졌으면 대서특필감. 문제는 그것이 하나의 전례가 되어 이후 모든 사례들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 (내외부적으로)
  • 위기관리 예산이 사전에 미리 설정되어 있거나, 보험처리가 가능한 시스템 필요
  • 해당위기를 통해 자사가 얼마나 큰 손실이 있었는지를 내부적으로 공유해야 다음 위기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텐데...이건 내부 정치적인 문제로 야기될 수 있어 현실상 장벽
  • 내부 이해관계자들과 최고경영진들을 어떻게 설득해 위기마인드를 고취할 수 있을까?
  • 혹시 미디어트레이닝을 실시해 경영진들을 도리어 미디어 포비아로 만들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 기업블로그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운영 할 것인가가 가장 딜레마
  • 기본적으로 기업블로그는 운영적인 측면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함 (경영진들의 관심도에 발 맞추어)
  • 기업블로그를 기업의 목소리를 100% 순수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업 미디어로 진화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
  • 과연 기업블로그가 위기시에 얼마만큼의 위력(!)을 발휘해 줄찌는 아직 의문
  • 전례상으로 볼 때 자사의 팬덤이 일부 안티측을 압도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었음. (회사의 지원이나 관계가 전혀 없이. 자생적 팬덤에 의한 자정)
  •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기업에게 접근해서 해당블로그를 파워블로그로 만들어 줄 수 있다, 각종 포탈에 게시물들을 상위배치해 줄 수 있다는 등의 신뢰가지 않을만큼의 제안들을 해 오고 있는 상황
  • 위기요소진단작업과 역할과 책임분배 프로세스가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의 가장 첫 단추
  • 위기관리가 잘되었다 잘못되었다는 사내외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어떤 공통적인 판단기준이 없는게 사실. 과연 어떤 위기관리가 잘된 것인지 그 정확한 기준은 뭘까?
  • 위기관리는 주변인들이 그 진행상황과 결과를 모르는 특성이 있어 하고나서도 KPI로 제시하기가 사실 힘들다
  • 다른 기업들에서는 홍보담당자들의 KPI를 어떻게 설정해서 공략하고 있나? 기준이 참 묘하다.
이상이 어제 토론에서 내가 기억하는 것들이다. (메모를 하지 않았고 100% 기억으로 적어 보았다. 이 만큼 큰 insight들이 많았다는 것!) 이 이외에도 스쳐간 insight들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미팅을 통해 에이전시에서 얻은 insight 덤

  • 실제 클라이언트들을 넘어 여러 인하우스들을 통해서 얻는 것들이 매우 많고 크다
  • 에이전시들 끼리 마주앉아 토론을 하면 비지니스를 이야기하곤 하는데 비해, 인하우스들과 마주 앉으면 품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다
  • 에이전시에게 모든 인하우스가 고객이니 고객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방법을 다양화 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는 한배에 타 있다. 단 노를 저어 나가는 역할이 다를 뿐...
  • 사람들이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진짜 행복이다


어제 늦게까지 맥주를 함께 하시면서...관심과 좋은 이야기들 전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 정기적으로 상호교류하면서 협조체제를 이루었으면 하는 소망...


귀중한 insight 주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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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FlyHigh[ever] at 2009/03/05 14:10  삭제

    Subject: [PR생각]위기관리미팅을 다녀와서...

    어제 모 홍보대행사에서 기획한 '위기관리미팅'이라는 데를 갔다 왔다. 다른 업계의 홍보팀장들끼리 모여 각기 다른 perspective를 공유하는 자리라고 정의하는게 가장 맞는 표현일 듯 싶다. 몇 가지 생각나는 걸 적어보려 한다.  토론 5명의 홍보담당자가 한 자리에 마주 앉았다. 서로간의 일면식이 당연히 없는 상황이고 심지어 업계마저도 다르다. 게다가 나는 외국계고. 첨 들어보고 재밌는 설......

  2. Tracked from Only PR, Only Communications at 2009/03/05 15:17  삭제

    Subject: 인하우스 분들과의 위기관리 워크샵

    인하우스 홍보팀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분들과 '위기관리'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첫 모임을 가졌을 때 생각했던 것 과는 달리 많은 insight를 얻을 수 있었던 유익한 자리였다. 어떤 측면에서는 자사의 위기를 거론하며 논의한다는 것이 게름직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같은 업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공통된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개선점을 찾아본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논의를 듣다 보니 업계의 다.....

  1. Commented by 송동현 at 2009/03/05 14:26

    다른 말씀도 충분히 공감가지만...
    "기업블로그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운영 할 것인가가 가장 딜레마"... 일전에 고스트 블러깅 관련 얼핏 말씀드렸듯이 이것이 큰 숙제인 듯 합니다.. 숙제는 풀어보라고 있는 것이긴 하죠...:) 감사합니다.

  2. Commented by you-n-nah at 2009/03/05 18:03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는 한배에 탔지만 노 젓는 역할이 다를 뿐이라는 인사이트... 박수 백만세번을 보내 드립니다!!!

    엄청 멋진 미팅을 가지셨었네요. 전... 흠... 인하우스분들을 모아서 어떻게 하면 에이전시를 정말 효과적으로 '애용'하실 수 있는 지 솔직담백한 토크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ㅇㅎㅎ

  3. Commented by 미도리 at 2009/03/07 02:00

    와~정말 멋진 대화들이 오고갔군요.
    기업 내부에서 기업 블로그의 주도권을 어디에서 쥐고 가느냐가 중요하지만 현재로선 그 총대를 홍보에서 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듯합니다.
    다만, 홍보에서 기존의 올드미디어와 함께 블로그의 가치를 인정해야겠지만요..
    에이전시와 인하우스간에도 서로 만나 도움을 주고 받는 발전적인 관계가 되면 참 좋은 거 같아요 ^^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09/03/07 09:36

      media relations는 홍보부문의 core job들 중 하나인데...social media도 media니까 당연히 홍보부문이 담당하는 게 당연하겠지요. :) 미도리님께서도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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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대화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대화의 방향을 통제한다. 사람은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하게 되니까. 질문을 내치는 사람은 드물다. 질문을 받으면 대개는 생각해 보게 되고 대답하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상대방에게 묻는 대신에 추측을 하며, 추측을 토대로 말을 늘어놓는 데 익숙하다. 그 추측이란 게 사실은 얼마나 일방적이며, 잘못될 수 있는 것인가? [한겨레]

한국리더십센터 고현숙 부사장께서 기고하신 글 중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가져왔다. 오늘 오전에 우리 팀장 하나가 포텐셜 클라이언트 미팅에 다녀왔다면서 보고를 했다. "그 인하우스 담당자분이 에이전시 출신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인하우스 조인한지 얼마 안되신..."

내가 물었다. "어느 에이전시 출신이시래?" 팀장이 말한다. "그건 안 물어 봤는데요." 내가 물었다. '왜? 물어보지 않거나 못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아니요. 그냥..."

궁금하다. 왜 우리는 상대방에게 묻는 대신에 추측을 할까? 특히나 제안이라는 부분은 추측에 근거하면 안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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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Social Media LAB at 2008/12/08 19:29  삭제

    Subject: 질문의 힘

    우리는 하루 종일 질문과 답변이 연속되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질문은 없고, 일방적인 대화만 존재하는 이도 있긴 합니다. 최근에 만난 몇 몇 이들이 그랬습니다. '전국 혼자 말하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건지, 아님 평생 외로움을 간직하고 사는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근 30분~40분을 혼자 떠들고는 오늘은 바쁘니까 여기까지 하자고 합니다...ㅠㅜ <?xml:namespace prefix = o /> 여하튼, 흔히 '5W1H'에 해당하는.....

  1. Commented by 황코치 at 2008/12/08 19:35

    넵...저도 200% 동감입니다. 질문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1)한국 정서가 너무 많은 질문을 하는 건 왠지 예의가 아닌 것같다는 생각, 2)아님 질문이 생활화되지 않아서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 몰라 넋놓고 있게되는 상황, 3)걍 이거저것 물어보기 귀찮아서...ㅎㅎ 등 등이 아닐까 추론해 봅니다 :)

  2. Commented by 섹시고니 at 2008/12/08 22:21

    문는 것보다는 추측하는게 안전하다고 여기는 버릇 때문이겠죠.

  3. Commented by 송선생 at 2008/12/09 00:03

    황코치님 의견에 공감하며 추가하면, 질문을 하다보면 본인의 수준이 공개(?)되기 때문에 꺼리는 경향도 있으며 또한 질문을 많이 하는 경우 중에는 반대로 자신의 우월감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 부사장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08/12/09 08:34

      자기의 수준이 공개된다...그것도 맞네요. 자신의 우월감이라...그 부분은 한국적 정서에 가깝죠? :)

  4. Commented by you-n-nah at 2008/12/09 00:12

    저도 질문 안하는 사람 정말정말 답답합니다!!! 그런데 가끔 심하게 질문하는 사람.. 좀 거슬리는 경우도 있는데... 송선생님 말씀... 맞는 것 같네요. 우월감을 증명하기 위해서라... 그래도 굳이 고르라면 전 그냥 거슬려도 질문 많이 하는 사람 고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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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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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송국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작가 한 명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네, 홍보팀장님이시죠? 저는 OOO방송국에서 OOOO프로그램 담당하고 있는 작가 OOO인데요. 팀장님 회사에서 현재 OOOO 제품을 판매하고 계시잖아요?"

   
 

 
홍팀장의 가슴이 뜨끔하다. "네. 맞습니다. 그런데요…?" "네, 그 제품에 대해서 소비자들의 제보들이 많이 들어와서요. 그 제품 유리 용기가 자주 폭발한다는 제보인데요. 거기에 대해 업체 의견을 좀 듣고 싶어서요." "네?? 그런 이야기는 제가 금시초문인데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홍팀장은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능한 작가들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협조하는 포지션을 취했다.


"아주 간단하구요. 저희가 회사로 내일 오전 중에 한번 찾아 뵐게요. 팀장님이나 관계자 분이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해주면 되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지요." 홍팀장은 곧바로 사장에게 보고를 한다. 사장님은 “또?”라는 표정으로 아주 짜증스럽게 홍팀장을 바라본다. 마치 홍팀장이 문제를 일으킨 사람인 것처럼 분위기가 이상하다. "용기가 폭발하는 게 뭐 어제 오늘 이야긴가? 그런 거를 왜 잘 설명을 못하고 취재가 나오게 해?" "사장님, 소비자들이 볼 때에는 그런 상황이 상당히 당황스럽고 위험한 것이지요. 당연히 그에 대해서 언론에서는 소비자 관점에서 취재할 수가 있는 거구요."

사장님이 말한다. "어쨌든, 어떻게 할 거야? 누가 인터뷰 잘할 수 있어? 확실하게 기술팀 자문을 얻어서 당당하게 대응해요." 홍팀장은 예전처럼  "당신이 인터뷰 하세요!"하지 않으신 것도 다행이라 느끼면서 사장실을 나왔다. 기술팀장과 생산팀장 그리고 소비자 상담팀장을 불러 모았다.

“아…이건 아닌데…이건…”
기술팀장이 취재 소식을 듣더니 말한다. "걔네 들이 소비자에게 제보를 받은 거죠? 그게 과학적이거나 기술적으로 취재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소비자들 이야기 듣고 꿰 맞추는 거겠죠?" 홍팀장은 무슨 이야기를 하나 하는 표정으로 기술팀장을 바라본다. 기술팀장은 말한다. "어차피 소비자들은 이런 용기 폭발에 관해 과학적이거나 기술적인 지식이 없으니까, 그냥 대충 이야기를 해서 얼버무리면 되겠네요 뭐."

홍팀장이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팀장님, 방송이 장난은 아녜요. 그 쪽에서도 일단 취재를 하면 각종 기술 연구기관으로부터 자문을 얻고 여러 가지 실험결과와 수치들을 제시할 겁니다. 그렇게 대충 넘어가지는 않을 거예요." 기술팀장은 의외라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홍팀장이 소비자 상담팀장에게 묻는다. "일단 우리측에서는 예상질의 응답을 만들어서 공유를 해야 하는데요. 팀장님, 한 해에 용기 폭발과 관련한 사고가 몇 건이나 보고가 되나요?" "흠…저희 측에 보고가 되는 것만 한 해에 한 50~60건 됩니다. 물론 보고가 되지 않는 건이나 경쟁사 관련 보고는 제외하고죠." 홍팀장은 놀라서 되묻는다. "아니……그렇게 많나요? 그럼 그 중에 인명피해도 있나요?" "그럼요. 지난달에도 한 소비자가 거의 실명을 할 뻔도 했어요……" "그럼 어떻게 그런 소비자 클레임을 처리하시나요?" "거야……회사에서 원칙이 일단 병원비는 물어주고요. 그 후에 합의를 해요. 보통 어느 정도 선에서 금액 합의를 하려 노력하죠." 홍팀장은 고개를 젖히면서 뇌까린다. "아…이건 아닌데…이건…"

생산팀장 이 끼어든다. "한 해에 수십 건 보고되는 사고 클레임에 대해서 그 방송에서는 모를 거 아니냐 이거지. 그러니까……한 해에 몇 건이나 이런 사고가 일어나냐 물으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면 어떨까? 그냥 배째라 이거지 뭐. 지네가 내부 통계를 알게 뭐야."

홍팀장이 고개를 젖는다. "아니에요. 안돼요. 위험해요." 기술팀장이 소리를 지른다. "아니 홍팀장님. 그럼 사실 그대로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할 거요. 당신이 책임질 거야? 회사 망하는 꼴 볼라고 해요? 사람이 왜 그래? 꼭 언론 편만 들고 말이야……"

홍팀장이 맞서서 소리를 친다. "팀장님, 저는 회사편입니다.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회사가 진정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번을 어떻게 덮고 가자 하는 게 벌써 수십 년간 곪아 터져서 이 꼴이 된 거 아닙니까? 이렇게 계속 갈수는 없는 거잖아요?"

소비자 상담팀장이 이야기한다. "아아…이렇게 우리끼리 싸울 필요는 없죠. 본사나 사장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번 알아보고 그에 따르죠 뭐." 세 명의 팀장이 동시에 묻는다. '그럼……이번 인터뷰는 누가 할까요? 이번에 홍팀장은 안될 것 같네요. 너무 솔직하셔서..후후후…"

‘참…이 양반도 불쌍한 사람이군…’

   
 

 
결국 이번 인터뷰는 소비자 상담팀장이 맡아 하기로 했다. 홍팀장은 일단 사후 관리 부분을 맡기로 했다. 홍팀장은 양심의 가책을 받아 관련 부문 실무자들이 개발한 예상질의 응답을 들쳐보지도 않았다. 마음이 심란하다.

그 다음날 아침 방송사에서 작가들과 PD 그리고 카메라 크루들이 들이닥쳤다. 조명이 세팅되고, 마이크가 소비자상담팀장 겉옷에 달려졌다. 자연스럽게 작가와 PD가 번갈아 질문을 한다.

"이번 용기 폭발이 저희에게 제보가 되었는데요. 이런 사고가 한 해에 얼마나 보고가 되나요?" 소비자상담팀장이 답변한다. "저희도 이번 제보를 알고 조사를 해 보았는데, 이런 사고는 저희도 처음이라서 놀라고 있습니다. 흔치 않아요……" PD가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소비자원에 보고된 사례만 한 해에 100건이 넘는데요? 이 회사에 보고된 경우는 없는 모양이지요?" "네. 저희에겐 처음입니다."

홍팀장이 눈을 감는다.

작 가가 묻는다. "알겠구요. 그럼 이런 용기 폭발은 왜 발생하는 건가요? 저희 제보에는 용기가 재활용을 하는데 있어서 정해진 재활용 횟수를 초과해서 반복 활용하기 때문이라던데요? 맞나요?" 이때 생산팀장이 끼어든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는 제품 용기의 재활용 연한을 제한하고 관리하고 있어요. 그런 건 사실이 아닙니다." 완전한 애드립이다. 또한 거짓말이다. 홍팀장은 또 다시 질끈 눈을 감는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작가가 화가 난 표정으로 깨진 용기를 책상 위에 까서 보여준다. "그럼 이 용기는 생산 년도가 언제인가요? 확인해 주세요." 기술팀장이 벌떡 일어나 용기의 생산코드를 읽어본다. 사내에서만 표기해 관리하는 비밀코드다. "아…네…이건 올해 초에 생산된 거네요." 작가가 꼼꼼히 받아 적는다. "그래요? 이상하네요. 이 제품 생산일자가 작년 말인데요?" 아뿔싸……

한 시간이 넘도록 PD와 작가들이 공격을 해온다. 인터뷰에 배석했던 모든 팀장들이 진땀을 흘리고 급기야 성격이 다혈질인 생산팀장은 자리를 박차고 회의실에서 나가버린다. 완전히 아수라장이다. 홍팀장은 PD를 불러내 사정을 한다. 여러 자료제공과 우리의 기본정책이 방송을 속이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고, 실무자들이 일부 실수를 했다는 식으로 설득을 한다. PD의 눈빛에서 '참…이 양반도 불쌍한 사람이군…' 하는 실소를 읽는다. 이런 비웃음이 홍팀장에게는 이제 익숙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게 삶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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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moongala at 2008/11/10 17:55

    요즘 각종 고발프로그램들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홍보 담당자가 진땀흘릴만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뉴미디어의 힘으로 인해 이슈의 확산 속도도 예전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 졌음은 물론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기관리의 중요성과 그를 위한 미디어 트레이닝의 필요성은 나날이 더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보인의 한사람으로 대표님의 연재를 공감하며 잘 보고 있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08/11/10 18:11

      moongala님 안녕하세요. 의외로 기업들이 각종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방식을 원칙적으로 세워 나가는 것 같아서 큰 발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딱히 불만제로 같은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이전과 현재의 기업들의 대응방식들이 많이 바뀌었지요. (일부 개인 사업자들의 경우에는 뭐...딱히...)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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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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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홍팀장은 외국계 IB(투자은행)에 다니는 후배와 저녁을 하기로 했다. 일찍이 대학 졸업 후 미국 유수의 MBA를 마치고 뉴욕에서 M&A관련 일을 하다 세계적인 외국계 IB은행의 한국 임원으로 서울에 부임했던 후배다. 우연히 연락이 되어 오랜만에 옛이야기나 하자고 저녁 약속을 잡았다.

청담동 고급 일식집에 들어서니 이미 그 후배는 와서 별실 하나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야…홍 선배 이게 얼마만이에요? 어이구 신수가 훤하십니다. 살도 좀 찌신 듯 하고…" "잘 지냈어? 자네 소식은 여러 통로를 통해 듣고 있었지. 아주 잘 나간다고 소문이 자자하더군."

한 순배 두 순배 잔을 부딪히면서 지나간 이야기들을 나눈다. 그 후배는 취한 듯 한 눈빛으로 홍팀장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선배. 선배회사가 말이지…시장에 나와 있어. 그거 알지? OO그룹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싱가폴쪽에서도 이야기가 나오네. 선배만 알고 있어요. 한 두세 달 걸릴 거야. 본격적으로 말 나오는 건…본사에서 연락이 오겠죠. 선배도 그 전에 개인적으로 준비를 좀 해요."

홍팀장은 갑작스러운 정보에 여러 질문들이 생겨 마구 후배에게 질문을 해댄다. 마치 점을 보러 온 손님처럼. 후배는 홍팀장 미국 본사의 이야기와 M&A 시장에서 돌고 있는 자세한 시나리오들을 홍팀장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항상 말끝에 '선배만 아세요. 꼭…'하는 꼬리를 붙인다.

“선배회사가 시장에 나와 있어”

   
 

 
그 다음날 아침 회사에 출근한 홍팀장은 재무부사장실에 올라가 부사장에게 커피를 한잔 하자 했다. "부사장님, 요즘 시장에 돌고 있는 뭐 재미있는 이야기 좀 없을까요? 기자들이 하도 정보 정보 해서…하나 만들어 줄까 해서요." 부사장은 흠칫 놀라는 표정으로 부사장실 문을 닫는다. "홍팀장, 당신 무슨 이야기 들었구나? 그치?" 평소부터 홍팀장과 친한 선배라서 부사장은 무언가 감을 느낀 듯하다.

"회사가 매물로 나와있다고 들었어요. 문제는 이 이야기가 경쟁사에 조만간 들어간다는 건데…그러면 직후 바로 기자들에게 가게 되고. 문제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생기는 지…" 부사장은 담배를 빼 물면서 불을 붙인다. 금연인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거다. 연기를 한숨 빨아 뱉으며 "홍팀장, 자네나 나나 빨리 다른 자리 알아 보자. 사실 한 3개월 전부터 천천히 감이 오더라고. 본사에서 요청하는 것들도 그렇고……나는 그래서 아는 서치펌 통해서 알아보는 중이다."

홍팀장은 짜증이 난 목소리로 "부사장님, 그게 아니고요. 어떻게 우리가 기자들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까 하는 거예요. 본사에서 공식발표가 나오기 전에 어찌해야 하냐고요. 그쪽 전문가시니까 메시지를 좀 주세요. 네?" 부사장은 시니컬 한 톤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냥 모른다고 그래. 사실 우리가 아는 게 뭐 있어? 본사에서도 아마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할걸? 준비는 무슨…이제 팔리는 회사 무슨 충성이 남아서…"

홍팀장은 인사를 하고 부사장실을 돌아 나온다. '제기랄, 다들 자기 살길들만 찾는구나…' 홍팀장은 혼자 머리를 굴린다. '본사에서는 무조건 모른다 하라 하겠지. 하지만, 우리나라 기자들에게 모른다는 게 통하나. 무슨 메시지가 있어야 아니다 맞다 대응을 하지 않아…"

사장에게 이메일 공유를 걸어서 본사에 정보보고를 했다. 이메일 내용은 '한국 M&A 시장에서 입수된 정보인데 우리 한국 BU가 매각될 예정이라는 루머가 있다. 이 루머가 미디어에 입수될 가능성이 많은데 이에 대해 적절한 메시지를 주면 좋겠다.' 이메일을 보내자 사장에게서 전화가 온다. "홍팀장, 재부부사장에게 이야기 들었어. 잘했다. 가능한 빨리 본사의 의견을 받아서 그 쪽은 내가 신경 쓰지 않게 해라."

몇 시간 후 본사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우리 회사의 정책은 시장의 어떠한 루머에도 논평하지 않는 것이다. 기자들의 문의에 대해 이러한 정책을 확실히 지키길 바란다. 앞으로 기자들의 어떠한 문의도 답변 후 본사에 보고해." 홍팀장은 이메일을 읽으며 중얼거린다. '메시지를 주지도 않으면서…보고는 무슨…'

홍팀장에게 일분 일초가 일년 같다. 전화벨만 울리거나 휴대폰에 진동이 오면 깜짝 놀란다. 얼마 전까지 국내 다른 기업을 인수한다는 설까지 있던 홍팀장 회사가 이제는 반대로 매물로 나와 버렸다고 생각하니 뭐가 뭔지 머리가 헷갈린다.

사장도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홍팀장은 팀원들을 소집했다. 항상 그렇듯이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다. 특히 외국언론을 모니터링 하는 팀에게 본사관련 뉴스를 아주 세부적으로 보고하라고 했다.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평소와 다른 부분들이 있으면 즉각 보고 하라 했다. 막내 대리들에게는 매일 오후 마감 전까지 그날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보고서를 취합 작성해 올리라고 했다.

회의 후 조과장이 홍팀장에게 다가와서 조용히 묻는다. "팀장님, 무슨 일이 또 있군요. 이번에는 좀 더 큰 일인가 보군요." "어떻게 알아? 왜 누가 뭐라고 해?" "아니요. 팀장님 표정이요. 팀장님 표정에서 아주 불안한 느낌을 읽을 수 있어요. 예전 다른 위기 때와는 다른 그런 느낌이죠."

홍팀장은 마음속으로 뇌까린다. '홍보 담당자가 가장 힘들 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때지. 진짜 이번 이슈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무 것도……하나도 없어. 그래서 그렇겠지……' 조 과장은 홍팀장의 눈빛을 다시 바라보다가 힘없이 돌아나간다.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에게 M&A 이슈는 큰 숙제다. 기업을 파는 측도 사는 측도 아무 할말이 없다는 게 일선 홍보담당자들에게는 큰 딜레마다. 그나마 순수 국내기업들에게는 사주의 의중에 따라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외국계 기업들에게는 아주 곤욕이다. 한국 지사의 홍보라인에게 어떠한 메시지나 권한도 주지 않는 게 외국 기업 본사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취재하는 기자들이야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이나 동일하다. 하지만, 그들의 취재에 대응하는 방식이나 메시지의 권한 등은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이 180도 다르다. 일부 기자들은 이런 경우 외국 기업 홍보담당자에게 "사장 전화번호 좀 줘 봐요!"하면서 답답해 한다. 하지만…사실 사장도 할말이 없다. 아니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그래서 이 M&A 이슈는 피차에게 괴로운 이슈다.


정 용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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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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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초에 우리 회사 임원 및 팀장들을 대상으로 팀장들을 위한 'Leadership Training'을 실시할 예정이다. 몇일 동안 이 트레이닝을 위해 공부를 하고 고민을 해 가면서 겨우 프리젠테이션 초안을 만들었다.

이사들과 팀장들에게는 각자 Pecha Kucha 타입의 프리젠테이션을 하나씩 만들어 오라고 했다. 총 20개의 슬라이드를 각 페이지별로 20초씩 설명해 총 400초간 진행되는 룰이다. 공통된 주제는 "리더로서 나의 최고 강점들과 최악의 단점들"이다. 기대된다.

이전 직장에서 팀장 리더쉽 트레이닝을 몇일에 걸쳐서 받은 경험이 있는데, 그 때 내 생각은 "이게 실제 팀장으로서 요구되는 리더십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까?" 였다. 당시에는 HR 컨설팅사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한국화되지 않았다는 느낌 또한 강하게 받았었다.

이번 우리 팀장들을 위한 리더십 트레이닝은 PR manager로서 갖추어야 할 리더십과 우리 회사의 principles and vision에 대해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발표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 할 예정이다. 내가 진행 할 트레이닝 프리젠테이션의 맨 앞장과 맨 뒷장만 먼저 공유한다. 우리 팀장들의 성장을 위해 잘 준비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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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스윙피플 at 2008/09/19 20:19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장단점을 평가하고 토론하는 것...우리 회사도 블로그 평가비즈니스를 하는데..격려, 항의 등의 다양한 의견이 매일 접수됩니다..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08/09/20 14:07

      보통 남의 단점은 잘 보는데...자신의 장단점은 사실 말하기가 어려운 법인 것 같습니다. 어려워서 더 필요하죠. :)

  2. Commented by 강함수 at 2008/09/19 21:15

    트레이닝은 PR회사에서 정말 중요한 일인데요. 고객사 교육은 하면서 내부 교육은 하기 참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 표지와 마지막 페이지, 왠지 저도 듣고 싶은데요. ^^ 지난번에 얼굴만 보고 저 버리고서 가셨잖아요? 소주 한잔 하시죠.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08/09/20 14:09

      임원들의 job이 바로 그런거 아니겠수...그냥 맏겨진 일을 하는게지. 진짜 함 보죠..그날은 조금 시끄러웠어요. :)

  3. Commented by Hoh at 2008/09/21 09:47

    내일을 위한 투자에 박수, 짝짝짝!

  4. Commented by mr.sam at 2008/09/22 09:34

    저는 '팀장'과 거리가 멀지만 비슷한 발표 준비를 하고 나면 내용이 자기 반성과 앞으로 해야할 일이 되어 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 Commented by 정용민 at 2008/09/22 10:46

      반성이라는 의미는 아닐 것 같고...:) 자신이 리더로서의 강점과 약점들을 먼저 확실하게 아는 것이 업그레이드의 첫번째 스텝이기 때문이죠. 모든게 내부로부터 시작되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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