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위기관리는 기술이나 기법이 아니다. 철학이고, 전략이며, 실행이다. 그리고 시스템과 역량으로 하는 예술이다"
윗 코멘트 아주 적절한 표현 이십니다...온라인 소셜미디어 및 소셜 네트워크에 관한 주제로 세미나를 하다보면 그냥 오프라인에서 x판 치고 온라인에서 만회 하려는 기업인들이 꽤 됩니다...한심해요...그게 아니잖아요...이게 철학 이거든요...말슴 히신대로 기업 전략이 녹아 들어가 있어야 하고 말입니다...최종적으로는 실천력이 뒷 받침이 되주어야 하는 것이고요..이게 진정한 Art of Communication 아닙니까...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위기시 사내의 모든 기능들이 각자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이해했다면 그 다음은 지속적인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응 및 실행능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성공적 위기관리의 핵심이라 했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경영컨설턴트들이 위기를 말 그대로 풀어 해석해서 ‘위태로움과 기회가 공존’하는 개념으로 이야기한다. 또
일부에서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아주 희망적인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기업이나 조직들이 ‘위기관리에
성공해 위태로움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 좀더 적극적인 열정을 가지라’는 조언을 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렇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많은 기업들과 공공조직들의 위기관리 시스템과 실행 프로세스를 옆에서 함께
지켜보면서 느끼는 바 때문이다. 최소한 위기관리 매니저는 항상 ‘What If? (만약에?)’라는 생각을 끊임 없이 해야 옳다.
기능적인 비관론자(pessimist)가 되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에 더 나아가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the worst
scenario)를 깊이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속한 기업이나 조직에게 희망적인 결과를 선사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전 고려사항들과 장기간의 준비 그리고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절대
위기관리는 기술(skill)의 문제가 아니다. 위기관리는 철학에 관한 문제이고, 비즈니스와 현상들을 해석하는 기준에 관련되어
있다. 한두 사람 개인의 리더십으로만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며, 또 반대로 사공이 여러 명이라도 문제가 생기는 아주 까다로운
업무다.
말 그대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해야 하는 것이 위기관리다.
물론 실제 위기관리에
있어서 사소한 운(運)은 존재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다른 회사에서 동시 발생해서 사회적으로나
시장적으로 주목을 덜 받을 수도 있다. 소리 없이 위기를 내부적으로 관리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무마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요일상으로도 위기발생과 위기사실 확산에 관련되어 해당 기업측에 유리한 요일이 존재하기도 한다. 담당자들끼리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는 경우들도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행운들이 기업이나 조직에게 고려사항 또는 희망사항이 되면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힘들어진다. 그러나 놀랄 만큼 많은 기업들이 ‘뭐 어떻게 되지 않겠어?’ 또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운에 맡기는
거지…’하는 식의 위기관리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CEO로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위기에 대한 생각을 그렇게 깊이
있게 해 보지 않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대부분이다. (위기요소 워크샵을 진행해 보면 90%이상의 해당 기업이나 조직들이 모두 이번
위기 세션이 그들의 첫 경험이라 답한다)
예산배정의 문제에 있어서도 위기관리는 기업이나 조직 사업의 우선순위에
있어 다른 예산부분들 보다 비교적 뒤로 밀려난다. 위기가 발생하면 반짝 커지는 중요도와 위기 인식들이 금새 사그라들고 말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예산과 시간이 드는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보다는 예산과 시간이 면제되는 운(運)에 대한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어떻게 되어 왔는데 앞으로도 별 큰일은 없겠지 하는 자의적인 믿음 때문이다. 조직적으로는
위기관리에 대한 오너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며, 누구든 부정적인 업무를 나서서 담당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성
공적인 기업이나 조직에게 운(運)은 운(運)일 뿐이다. 운(運)만을 기대하고 위기를 준비하거나 대응 훈련하지 않는 곳은 성공
조차도 운(運)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나 조직에게나 어울리는 포지션이다. 운(運)을 절대 믿지 않는 홍보실무자들의 자각과 리더십이
좀더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
긁어 부스럼 만들 일 있어?” 제품 이물질 사건에 대해 우리의 공식입장을 빨리 밝히자 주장하는 홍보팀에 대해 CEO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제품 관련해서 기사가 어디 어디 난거야? 그거 온라인에 몇 개 났다고 우리 홈페이지에다가 떡 하니 잘못했다
뭐했다 팝업창 올리면 앞으로 누가 그 제품을 사먹겠어?”
책임 못질 일이면 홍보팀은 잠자코 있으라고 하신다. 마케팅이나 영업쪽에서도 ‘아직까지는 도소매상들이 그 기사를 못 본 것
같으니까 그냥 있는 게 낫겠다’는 반응이다. 괜히 홍보팀이 헛발질을 해대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오버해서 대응하는 데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 하는 표정이다.
“아니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홈페이지에다가 올리면 누가 우리 축제에 오겠어?” 모 지역 축제를 앞두고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괜히 이슈를 공식화해서 이러 쿵 저러
쿵 발표를 하면 올 사람도 안 올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래도 그냥 올꺼 아니야?”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라는 조언 뒤에 나오는 말이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기술에 대한 문제 이전에 철학에 대한 문제다. 기업의 철학 그리고 경영적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대한 검증의 한 방식이다. 단 한 명의 소비자 또는 단 한 개의 제품이라도 기업의 측면에서는 소중해야 한다. 또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해야 옳다.
지금까지 생각해 왔고, 외쳐왔던 그 가치 또는 주문(mantra)을 아무 낯섬 없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곧 위기관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다. 소비자가 불안해 할만한 이슈에 대해 ‘모르는 게 약’이라는 포지션은 입장을 바꾸어 보아도 옳지 않다.
적극적 리콜이 우리 제품의 문제를 몰랐던 소비자들에게 까지 우리 회사의 잘못을 인식시키는 오버액션이라고 보는 회사에게 중장기적인
소비자 신뢰는 존재하기 어려운게 아닐까.
적극적인 리콜이 우리회사의 제품과 소비자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회사가 성공해야 옳은 게 아닌가. 평소에 그렇게 말해 왔으니 그게 당연한 게 아닌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PR컨설팅을 해 보면 일부에서 자신들이 처한 환경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하소연을 듣는다.
소비자들이나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다 불평한다. 그리고 그 이유가 뭔지 하도 오래되어 직접적인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다 안타까워한다.
그 주된 이유는 말과 행동에 있어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위기시에 가치를 가차없이 등져버린 전례들이 무수히 쌓여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나 국민들이 하나 하나의 이슈들을 잊을 수는 있지만, 그들의 뇌리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는 힘들다. 소비자들이
경악할만한 논란들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 둘 잊혀지는 듯 하지만, 얼마 후 유사하거나 별도의 위기가 발생하면 그 이전의 나빴던
기억들이 하나 둘 되살아 나기 마련이다.
위기시 이해관계자들에게 확실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사의 원칙과 가치 그리고 평소에 이야기하던 주문(mantra)를
반복적으로 일관되게 확인 시켜 주는 것이 제대로 된 위기관리고 중장기적 신뢰 형성이다. 그래야 새로운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이전의 대응방식을 기억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회사를 신뢰하게 된다. 위기관리 방식에 있어 예측이 가능하게 되는 거다. 예측이
가능하면 이해관계자들에게 패닉의 수준은 최소화되는 법이다.
위기시에 매번 이랬다 저랬다 하는 원칙과 가치를 등지는 선택들을 해 온 회사에게 어떤 이해관계자가 편안한 마음과 신뢰의 태도를 견지할 수 있을까. 한번 이해관계자들을 속이고 눈감았던 회사에게 어떤 감사를 해야 하나 말이다.
‘쉬 쉬’의 위기관리학. 단기간적인 소득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미처 이슈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할 수 있다. 불미스러운 사건을 모르는 일부 소비자들이 그냥 축제를 즐길 수도 있다. 이런 단기간의 가시적인 소득과
중장기적인 기업의 철학을 바꾸자 하면 할말은 없다.
어차피 기업의 철학과 가치를 온전하게 가져가면서 일관성 있게 성공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1% 미만이다. 나머지 99%는 그
1%를 바라보면서 부러워하는 게 현실이다. 그 둘의 차이는 위기시 실행이냐 침묵이냐 하는 아주 간단한 그러나 따르기 어려운 선택
때문이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미국의 경우 리콜이 PR이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잡았죠. 리콜 전략과 실행을 제대로 수행해내는 PR 에이전시가 각종 어워드 대상자로 선정되는 경우도 많고. 진정성을 담은 리콜은 그 자체로 이슈화되면서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진정성을 더해주는 효과를 가져다 주더군요.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터지기 전까지는 무조건 홀딩!' 전략이 대세인 듯.
그것은 한국 사회 전반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대화에 대한 필요성을 이곳저곳에서 외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해와 수용의 자세가 없으면 정작 대화는 성립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선입견과 지레짐작은 금물이다. [헤럴드경제-헤럴드포럼]
영화평론가 이상용님께서 모 시사프로그램 작가와의 사전 이해 없는 이슈에 대한 인터뷰를 예로 들면서 아주 흥미로운 글을 쓰셨다. 100% 공감이다.
가끔 강의나 트레이닝 또는 워크샵 의뢰를 받을 때도 느끼는 것이지만, 그 대상이 누구인지, 왜 그런 시간을 마련하려고 하는지, 그들이 나를 통해 알고싶거나 나와 토론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무엇을 예상하는 지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없는 경우들이 의외로 많다. (질문을 해도 명쾌하게 답을 해 주는 경우들이 드물고, 실제와 다르게 답변하시는 곳들도 있다)
일부 직업적으로 강의를 하시는 분들은 그냥 그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면서 애드립과 재미있는 끼로 시간을 마무리 하시고는 한다지만...개인적으로는 너무 탐탁치가 않다.
귀한 시간을 내어 한자리에 앉아있는 분들의 개인적 가치들도 그렇고, 비지니스를 해야 하는 내가 왜 그 자리에 서서 이런 생산성 없는 논의를 설파해야 하는지도 궁금해 지고... 아주 아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할 때도 인터뷰 실습에 있어 질문을 담당하는 코치들은 가능한 답변자들 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와 질문 각도들을 확보해야 한다. 클라이언트사의 핵심 이슈들을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테크니컬한 질문이 될 뿐이다.
여기서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 상호 이해와 소통에 대한 '의지'의 문제냐 아니면 '기술'상의 문제냐 하는 것이다. 혹시 불행히도 둘 다의 문제라면 그건 진짜 재앙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활동들이 당초 청와대가 내세웠던 목표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당장 비경상황실과 관련해
청와대는 2차 세계대전 때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운영한 ‘워룸’의 개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실 활동과
관련해선 청와대 일각에서 “전략은 내놓지 않고 상황만 점검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
기업을 대상으로 워룸을 설치하고 실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점검해 보는 것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기업 위기 발생시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상황을 점검하고, 각 프로세스별 포지션을 정하고 대응 방식을 결정해 실행조직에 대응을 지시하는 역할을 여기서 한다.
이 워룸에 대해서는 여러번 포스팅을 했었지만, 현실에서 보면 기업들은 워룸 경영 자체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워룸에서 지시 된 대응 활동들을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이 워룸의 가치는 아무 것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모 양주회사가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된 양주병을 강력하게 홍보를 했다고 치자. 어느날 부산에서 모 기자가 일선 유흥업소 업주의 제보를 받아 해당 양주병이 쉽게 위조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취재했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반향이 크다 판단이 된다면 말이다. 일단 본사 워룸에서는 CEO와 임원들이 모여 '어떻게 이런 단순한 기술로 우리의 최첨단 위조방지기술이 뚫릴 수 있나?"하는 상황파악을 하게 되겠다. 생산 및 기술 임원들이 허탈하게 조사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알아보니 가능하다'는 결론을 가져왔다.
그러면 그 다음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워룸에서는 토론을 통해 해당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포지션을 공유한다. CEO께서 "그러면 이 기술이 결코 위조를 근절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면 우리는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개선책을 가지고 실행을 해야 한다."하는 포지션을 정했다.
CEO는 생산기술 임원에게 언제까지 이 위조방지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물었다. 해당 임원은 '2주 가량'이라고 말했다. 가능한 빨리 개선책을 마련하라 지시한다. 기획 임원에게는 생산측과 공조하면서 개선된 위조 방지 시스템이 적용된 제품을 만들게 되면 얼마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지 보고하라 지시한다.
마케팅 임원에게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위조 방지 기술을 강조하는 광고와 POS물들을 배포 중단하라고 지시한다. 영업 임원들에게는 해당 이슈에 대해 적절한 셀링 스토리를 만들어 공유하고 절대로 해당 이슈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 한다.
마지막으로 PR팀에게 '당장 부산으로 내려가 다음 주로 예상되는 기사 게재를 어떻게든 막아 보라' 지시한다. 개선책이 나올 때까지 가능한 시간을 벌자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 때 부터다. 실행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생산기술 임원은 이전 위조 방지 시스템을 납품 한 외국계 제조회사 담당자들을 불렀다. 해당 업체에서는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본사 기술팀의 의견을 물어 본다 했다. 1-2주를 달라 한다. 문제는 CEO에게 2주내에 개선책을 보고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확인이 그 정도 걸린단다. 무조건 일정을 당겨서 어떻게든 개선책을 내놓으라고 소리치고, 못하면 남품 계약 해지라 소리를 친다. 하지만, 이 회사말고는 납품을 하는 곳이 없다.
기획에서는 생산측에서 시간이 지연 될 듯 하다 했는데, 우리가 어떻게 추가 예산을 뽑을 수 있냐면서 생산이 문제라고 고개를 저으며 앉아 있다.
마케팅에서는 광고야 내릴 수 있지만, POS 배포를 중단하라면 2주 이상을 POS 출하를 중단하거나 예전 구형 POS를 대신 배포해야 하는데...브랜드 매니저들은 말도 안된다면서 생산측에 전화를 걸고 기획에게 항의를 한다.
영업에서는 '이미 그 이야기는 도매상들이나 업소주인들이 다 아는 상식'이라면서 아무리 셀링 스토리를 가지고 가도 말이 안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각 지점들까지 캐스케이딩이 안되고 각 지역에서는 하달한 지시가 먹히지 않는다.
PR팀에서는 PR팀장이 일단 KTX편으로 부산에 내려가긴 했는데..아무리 인맥을 동원해도 해당 기자 수배가 안된다. 해당 신문사에 가 데스크들을 만나 보았는데 갑작스럽게 왜 이렇게 유난을 떠나 하고 이해를 못한다. 광고국에서는 언제 본사에서 광고 한번 해 준 적 있느냐 되레 항의를 한다. 지점장이 나서서 학맥을 동원해 보지만...어쩌다 보니 데스크 부터 광고 국장까지 감정만 상하게 되었다.
억지로 고급 술집에서 데스크와 해당 취재팀을 묶은 접대를 제안했는데. 별반 호응이 없다. 요즘이 어떤 세상이냐면서 손가락질을 한다. 겨우 마케팅에 전화를 걸어 해당 신문사에 광고와 지역 캠페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서 올라 오는데...KTX에서 전화가 울린다. 지점장 전화인데 부산의 또 다른 소규모 신문에서 똑같은 기사를 취재하고 있다면서 기자가 지방국세청에 인터뷰를 요청했단다.
이게 워룸의 한계다. 아주 간단한 이런 이슈에도 대응하는 실행 프로세스에 한계가 있으면 아무리 워룸이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실현이 되질 않는거다.
조그만 회사의 조그만 이슈도 이럴진데 국가 수준의 워룸이 100% 그 효력을 발휘하긴 힘들겠다. 모두가 다 이상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운도 좋아야 한다. 위기관리란게 그렇다.
홍팀장은 요즘 안팎으로 스트레스를 부쩍 많이 받는다. 대학동기들 중 일부는 외국계 회사 임원들이 된지 오래다. 같은 대학을 나와 거의
비슷하게 공부들을 하고 놀기도 했는데…홍팀장은 홍보쪽으로 발을 잘 못 들인 때문인지 승진이 더디다.
PR 에이전시 사장들이나 임원들을 봐도 대부분 홍팀장보다 나이들이 대여섯 살 이상 어린데, 사장이니 부사장이니 임원급이다. 타고 다니는
차를 보건, 입고 다니는 옷이나 이야기 하는 관심사들을 보건 인하우스 월급쟁이에 중간관리자인 홍팀장과는 수준이 다르다는 느낌을 부쩍
느낀다.
‘내년에는 꼭 임원이 돼야지. 이번에 밀리거나 실패하면 미래가 없어.’ 홍팀장은 연말을 맞으면서 이렇게 결심을 한다. 새해에는 늦었지만
영어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경영학 쪽도 공부를 해 볼까 생각이다. 기자들과의 술자리는 조금 줄이든가 조과장에게 이양하고 임원 승진 준비를
하려고 생각 중이다.
문제는 자주 터지는 위기상황이다. 적절하게 잘 관리하지 못하다 보면 점점 더 승진 대상에서 밀리는 느낌을 받기에 더 더욱 위기관리 활동이
절실해 진다. 소위 남 일 같지 않다는 느낌이든지 오래라는 거다.
최소한 임원이 되고 싶다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새로 산 내년도 플래너를 들여다 보고 있는데
휴대전화가 울린다. “홍팀장, 뭐해?” OO경제 기자다. “어이구. 이 이른 아침에 무슨 일이십니까? 어디세요? 요즘엔 우리 기자실도 자주 안
들르시고…어디에 또 바람이 나셨어?” “응. 여기 OOO그룹 기자실이야. 얼마 전부터 이쪽에 있어. 그건 그렇고. 자기네 회사 유상감자 한다던데
그거 좀 알아?” “뭐요? 유상감자? 어디서 그래요?”
“아니, 아는 정보원이 지나가는 말로 그러던데…자기네 유상감자 크게 한다더라구. 해외 본사에서 돈이 필요한가? 그 유상감자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홍팀장이 혹시 아는가 해서 말이야…” “어…그런 얘기는 들리지 않던데, 제가 우리 재무 쪽에다가 물어보고 확실한 내용을 알려드릴게. 시장
루머일수도 있느니 말이에요.”
전화를 끊었다. 홍팀장은 진땀이 난다. ‘유상감자? 유상감자가 무슨 말이야. 무상감자는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이거 원 내가 재무지식이
있어야지…’ 홍팀장은 평소 주식투자라도 해 볼걸 하면서 재무팀 사무실로 뛰어간다. 재무부사장이 눈에 보인다.
“부사장님, 잠깐만 말씀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어. 그래” 재무부사장실에서 마주 앉았다. “부사장님, 본사에서 저희 회사에 대해
유상감자를 하나요?” 부사장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한다. “어. 그거 어디서 들었어. 빠르네…” “기자가 문의를 해 와서요. 유상감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도 없고, 또 유상감자라는 말 자체도 사실 저는 이해가 안돼서요…”
재무부사장이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자네는 몰라도 되. 기자도 뭐 그런걸 알려고 하나 우리가 상장사도 아니고 말이야…그런 거 신경 쓰지
말라고 해." 홍팀장이 웃으면서 답한다. "부사장님, 그래도 문의가 왔으니까…제게 설명을 좀 해주시면 제가 공식 메시지를
전달하겠습니다."
부사장은 귀찮다는 듯 사무실 화이트 보드를 쓱쓱 지우고 그 위에 마구 영어단어와 플로우 차트들을 그려댄다. "유상감자라는게 말이야…일단
상법에 의하면 말이지…기업은 일단 납입되어 확정된 자본은 감소시킬 수 없는 것이 원칙이야. 특별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자본의 감소를 행할 수
있는데, 이를 감자(減資)라 하지. 근데 국내 상법에서는 자본금의 감소를 원칙적으로 금지시키되, 예외적으로 자본금의 감소(減少)시에는
정관변경(定款變更)의 특별결의를 거치게 하는 등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어. 이 중 감자는 유상감자와 무상감자로 구분할 수 있는데,
유상감자(有償減資)는 감소된 주금액(株金額)을 주주에게 환급해 주는 실질상의 감자고, 무상감자(無償減資)는 주금액을 주주에게 반환하지 않고
주주의 손실부담하에 행하는 감자지…"
홍팀장은 처음에는 받아 적다가…이내 포기를 한 채 재무 부사장의 강의를 듣는다. 점점 더 암울해 진다. 홍팀장이 우선 무슨 말인지를
100% 이해해야 기자들에게 설명을 할 것 아닌가. 그러나 무슨 말인지 솔직히 10%도 모르겠다.
홍팀장은 결국 중간에 재무 부사장의 설명을 끊을 수 밖에 없었다. "부사장님, 죄송한데요. 제가 이해를 잘 못하겠는데…평이한 말로 제가
묻고 싶은 건, 왜 그 유상감자라는 것이 부정적인 의미인가요?" 부사장이 답한다. "외국에서는 뭐 흔한 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색안경을
쓰고들 보지. 특히 우리 같은 외국기업에게는…" "아..네… 그럼 유상감자라는 것을 하면 회사 가치가 떨어지는 건가요? 어떤 부분이 여론의
공격을 받는 거지요?" "그건…감자니까 자본을 감소시키는 것이니까 그런 거지. 근데 우리는 달라…왜냐하면…"
마케팅ㆍ재무ㆍ회계ㆍ생산ㆍ기술… 홍팀장은 결국 포기를 한다. 도저히 기자들의 입체적인 질문에 답변할
자신이 없다. 홍보생활 20년 가까이 해 오면서 이렇게 기자들의 응대에 자신이 없어지는 건 처음이다. 홍팀장은 이렇게 제안을 한다. "그러면요
부사장님… 죄송하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부사장님께서 답변해 주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그 옆에 있겠습니다. 기자들의 전화를 부사장님께 돌릴 테니
그 유상감자 부분에 대해서 부사장님께서 답변을 해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부사장은 바쁘다는 이유로 투덜거린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그 경제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재무부사장과 통화하게 했다. 그 후로
블룸버그와 로이터, 다우존스 등등의 외국계 언론들로부터 문의가 빗발친다. 홍팀장은 '야…이게 큰 이슈긴 이슈구나'하고 옆에 앉아 감을 잡을
뿐이다.
재무부사장이 지치도록 답변을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가 예로 드는 여러 가지 사례와 수치들을 받아 적으면서 홍팀장은 공부를 한다.
하지만 자신이 없다. 임원이 되기는 아직 먼 듯한 느낌이 갑자기 든다. 제기랄 늦깎이로 재무학을 공부해야 하나? 주식투자라도 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이 많다.
홍보 일을 하는 직원들 중에 홍보 이외에 다른 부문에 대한 이해가 깊은 직원들은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생산 및 기술과 관련한
지식이라던가 재무 및 회계와 관련된 지식은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시 큰 도움이 된다. 물론 마케팅이나 브랜드에 관한 개념은 필수다. 최소한
임원이 되고 싶은 직원들을 그래야 한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양깡님께서 의사분들이 경험하시는 위기 상황과 대응방식에 대해 아주 멋진 insight들을 정리해 주셨다. 조직이 대응하는 종합병원은 일단 제외하고 개인병원 의사분들을 위한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보자.
1. 의료사고에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Litigation Communication.
Litigation communication에 있어서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판결이 나오기 까지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단, 소송상대방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the allegations are absolutely false)" 더 알기쉽게 설명하자면 "판결로 내가 잘 못했는지 아닌지 밝혀질 때가지 나는 무죄야. 그러니까 당신도 괜히 떠들지 마!" 이거다.
소송에 관련된 주체들은 서로 만나거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위험하다. 보통 대리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한다. 미국의 경우 이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이 매우 다르다. 우리나라와 판결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인데, 미국식은 court 내부와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외부 커뮤니케이션(일반공중, 소비자, 미디어, 정부, NGO...)이 매우 강조된다.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어 배심원들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자사의 명성보호 차원에서도 외부 공중에 대한 강력하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송과정에서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비전략적으로 이해된다. 최대한 메시지를 제한함으로 판사단의 chemistry 관리가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에 대한 소송이 시작되고 그 사실이 알려지면 일반공중의 약 40%가량이 '해당 기업에게 모종의 죄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고 주장한다. 해당 기업이 언론에게 노코멘트를 남발하면 그 퍼센테이지가 50~60%이상으로 오른다고도 한다.
일단 소송전에 여론의 법정에서 유죄를 받고 법정에 입장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미국처럼 이런 연관성이 그렇게 유의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법적으로 정확한 의견은 아닐 수 있으므로 법률적 전문성을 지니신 분이 계시면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그러나 위기시 point of connection 관리가 매우 중요.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을 100% 적용하는데는 무리)
일단 병원에서 의사분이 책임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POC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위기확산을 목격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앞서말한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을 정확하게 고수하다보면 커뮤니케이션에 인간미가 없어지고, 공감이 끼어들 구석이 없다.
위기관리의 중요한 원칙인 "그 누구도 화나게 하지 말라"라는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게 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환자에게는 의사와 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막연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따라서 의사들이 1차로 성난 환자들을 한층 더 자극하지 않으려면 다른 주체들 보다 더욱 더 최대한 인간미와 공감을 커뮤니케이션해야 유효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대기업들에서도 이러한 부담이 있는데 이 또한 이유가 같다.
사실 Litigation Communication의 가장 첫번째 목표는 '소송을 피하는 것'이다. 일단 소송이 시작되면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가 되고, 소송이 끝나고 나면 그 승패에 관계없이 '명성을 보호하고 회복하는 것'이 되겠다. 따라서 POC를 적절하게 관리하면 첫번째 목표가 달성되는 의미이고, 그 자체가 위기관리겠다.
3. 균형을 통해 borderline을 넘지 않는 것이 핵심
그러나 섣부른 인간미와 공감이 "내가 잘 못했다. 내 죄다(I'm guilty)"로 상대에게 해석되면 안된다. 기존 의사분들이 우려하는 바가 이 부분이고, 이 때문에 인간미를 기반으로 한 공감 이전에 사무적이고 무죄를 주장하는 방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있다. 일종의 딜레마다.
그러나 공감은 죄를 스스로 인정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이 부분이 매우 이해하기 힘든데, 일단 환자와 환자가족의 감정을 100% 공감해 보면 그 다음엔 적절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아예 커뮤니케이션시 '공감표현'을 맨앞에다가 놓도록 습관을 평소에 들이는 것도 좋겠다.
위기 원인에 대해 포지션상 서로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같은 포지션을 품는 것이 전략적이다. "함께 원인을 찾아보자"는 포지션이다. 사실 정확하게 원인이 제3자에 의해 가려지기 전에는 의사나 환자나 누구도 맞는 주장이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함께' 찾아보자." "우리는 같은 포지션이다"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전략적이다.
4. 매뉴얼은 필요하지만 암기할 수 있는 분량이 넘으면 무용지물
대부분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무용지물이다. 회사 책상위나 책장에 버려진 장식품이다. 매뉴얼은 두꺼울 수록 효과가 없다. 가장 좋은 매뉴얼의 분량은 위기관리 주체가 그 첫장부터 맨 뒷장까지를 다 외울 수 있는 정도다. 물론 체크리스트와 기타 필요 정보들은 attachment로 필요하겠지만, Things to do는 모두 암기할 수 있는 분량이어야 한다.
보통 매뉴얼을 두껍게 만들어 위기가 발생하면 "OOO관련 위기라면...189페이지를 읽어 봐"하는 데...말이 그럴 듯 하지 현실성이 없다. 예를들어 매뉴얼내에 총 수십에서 수백개의 위기 유형이 있다고 해도 중 그 분류기준에 딱맞게 떨어지는 위기가 실제 존재하기도 힘들뿐더러, 하나의 위기가 하나의 유형을 갖지도 않기 때문에 실무자들은 각 챕터들을 넘기는 독서 삼매경에 빠지다가 실기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실무자들은 위기발생시 사실 매뉴얼을 볼 시간 조차 없다)
5. 결과적으로 위기관리는 기술(skill)이 아니라 철학(Philosophy)
인간미. 공감. 전략적 마인드. 커뮤니케이션 태도...모두 '기술'이 아니다. 기술이라고 이해하는 순간부터 위기관리는 실패한다. 평시에 모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그 자체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 익숙해져야 한다. 진정성이라는 것은 연습으로 되거나 설정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을 시험하는 기회다. 의사분들에게 위기는 각자의 평소 환자관, 의료 철학이 시험받는 기회겠다. 기술은 그 다음이다.
의사처럼 위기를 달고 사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내가 정용민님의 블로그인 Communications as Ikor을 처음 봤을 때 쉽게 공감하며 필요성을 느낀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의사 면허 따고 나서 몇년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나를 고발, 고소하겠다고 소리친 사람이 몇이며,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더라도 원망의 눈빛을 감추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되던가? 환자의 질병 진행에 있어 의사는 질병의 대변인이 어쩔 수 없이 될 때가 있다. 암을 선고할 때.....
무슨 봉창 두들기는 소리인가 하겠지만 여러 경험상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는 사실을 자주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위기를 통해서
기업은 성장한다. 그러나 어떤 기업은 위기를 통해서 더욱 교묘해져 간다.
시민단체나 블로고스피어의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해당 기업의 진정성에 자주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저 기업이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잘못을 사과하고 있는가?" 하는 궁금함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내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 지 일반 공중들은 모르고 결코 알 수도 없다. 그들이 오직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기업이 위기에 처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가가 전부다.
이런 현실에서 많은 기업들과 기업내 홍보실무자들이 위기관리를 '기술(skill)'적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공중을
바라보는 철학은 1970년 PR학자 "Pearson'이 언급했던 것처럼 'Damn the public (공중들에게 엿이나 먹으라고 해)'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아무리 위기관리의 기술(skill)을 연마한 듯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 할까 하는 게 의문이다.
자사의 제품에 문제가 발견돼 정부기관으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고 치자.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해서 1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홍역을 치르고
나니 시장점유율이 그만 반 토막 나버렸다. 전문경영인 CEO에게는 내심 이런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필 왜 내가 CEO로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긴담. 타이밍이 아주 나빴어…" 또는 "이게 다 언론 때문이야. 그것들이 조금만 조용 했어도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야…" 또는
"어느 시민단체들이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걸 통제를 못 했어…"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기업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 문제는 이런 생각이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지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CEO는 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의 철학을 쳐다 보아야 한다. 수십 년 간 우리가 외부 공중과 내부 식구들에게 공유해 온 '우리만의 철학'이
무엇인지를 기억해야 한다.
사실 진정성만 100% 통한다면 자잘한 위기관리의 기술(skill) 따위야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우리 회사의 기업 철학이 그 동안
'소비자를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소비자 중심 철학이었다면, 위기관리는 그 철학에 충실하게 그냥 행동하는 것 자체다.
별도의 고민과 의사결정이 무슨 필요가 있나? 성실하게 기업의 철학을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 후 '우리는 위기에 임해 우리의 철학을 따랐을
뿐'이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업 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은 해당 기업을 공중들에게 '친숙한 친구 또는 같은 편'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흔히 위기시에 기업은
공중들을 관리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敵)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이미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입으로는 '소비자'를 이야기 하면서도 '손익계산서'를 들여다 본다. '소비자에게 믿음이 가는 기업'이라고
외치면서 막상 위기가 닥치면 '신뢰'를 저버린다. '품질'을 지상명제로 한다는 기업이 '잘못된 제품'을 그냥 덮으려고 한다.
여러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것들이 이것이다. 가엾은 홍보실무자들은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가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 위기관리 일선에서의 사소한 실수들을 없애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철학이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일선 홍보담당자의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는 항상
의문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훈계나 설득은 금물. 와닿네요. 최근에 사적인 이야기를 트윗했더니 S기업 트윗 담당자분이 좋은 말씀 해주셨는데, 조금 과한 조언?이어서 불편했었지요.
어떻게 과~했었나? 꽤 과~했나보죠?
잘 읽었습니다. 스스로 위기관리를 잘 못하여 낭패를 보는 것을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어쩌면 "보안" "정보보호"라는 부분과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보안"과 "위기관리" 다른듯 같은것 같습니다. 좋은 자료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보보안문제도 기업들의 위기요소들 중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들이 고민하는 주제들 중 하나지요. 맞습니다.
위기관리라는 표현을 쓰면 조금은 비지니스적인 느낌으로 경영자에게 어필을 할수 있지 않나요? 하지만 보안이나 정보호라는 표현을 쓰면 비효율성, 비용이란 측면이 강해서 잘 투자를 하지 않게 되지요.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나 변화는 어떻게하면 바꿀수 있을지 대표님에게 간략하게 질문해 봅니다. ^^;; 좋은 혜안이 없을까요?
네, 맞습니다. 한편으로는 위기라는 단어 또한 일부 경영진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왜 우리 회사가 위기냐 하시는 거죠. 정의의 차이 때문인데요...

정확한 답은 없는 듯 하고요.
제가 생각하는 것은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내에 보안, 윤리, CS, 기술, 법무, 전략, 마케팅, IT등등의 모든 구축 요소들이 통합되어 클라이언트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지금은 따로 따로 떨어져서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항상 좋은 인사이트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위기관리는 기술이나 기법이 아니다. 철학이고, 전략이며, 실행이다. 그리고 시스템과 역량으로 하는 예술이다"
윗 코멘트 아주 적절한 표현 이십니다...온라인 소셜미디어 및 소셜 네트워크에 관한 주제로 세미나를 하다보면 그냥 오프라인에서 x판 치고 온라인에서 만회 하려는 기업인들이 꽤 됩니다...한심해요...그게 아니잖아요...이게 철학 이거든요...말슴 히신대로 기업 전략이 녹아 들어가 있어야 하고 말입니다...최종적으로는 실천력이 뒷 받침이 되주어야 하는 것이고요..이게 진정한 Art of Communication 아닙니까...
언제나 철들이 들려는지 참 한심해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다른 세계로 보면서 다른 기준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죠.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