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팀

5월 162008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M&A)비밀준수 v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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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터 정기적으로는 아니더라도 M&A Communication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리해 볼까 한다. 사내적으로 M&A Communication과 PMI(Post Merger Integration) 서비스 팩을 완성했기 때문에 이제는 보다 실행적인 부분에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M&A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전문가들은 많다. 그러나 M&A는 transaction이 전부가 아니다. Transaction process를 둘러 싼 수많은 stakeholder들과 그들 각각에 얽혀 있는 issue들을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고, 대응하며, 활용해야 하는 가에 M&A 성패의 많은 부분이 좌우된다. 최근에 조명을 받고 있는 PMI의 경우에도 그러한 연장선상이 아닌가 한다.

칼럼 하나에 한가지 질문을 가지고 M&A communication에 대해 글을 쓸 예정이다.

질문1) M&A는 비밀준수가 생명인데, 어떻게 기자들은 M&A 가능성을 점치고 관련 정보를 얻을까?

경험상 기자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대부분의 정보를 얻는다. 보통 M&A와 관련 된 정보의 소스또한 인적정보가 가장 많은 것 같다. 그 다음은 소위 찌라시를 통한 ‘루머’를 얻어 이를 확인하는 타입이 많다.

인적정보라는 것은 보통 은행권이나 증권관련 또는 투자자문사 같이 소위 ‘돈’과 관련된 인사들이 기자들과 접촉하면서 나눈 이야기들이 뿌리가 되곤 한다. 기자가 주식을 하는경우에도 시장이 소스가 된다. 보통 관련 회사의 홍보팀에서 나오는 것 같지는 않고, 와인 동호회나 골프 모임 등등의 사적인 모임에서 알게된 기자와 관련 인사가 저녁식사등을 하거나 하면서 흘리는 이야기들이 소재다. 전혀 비지니스적인 환경은 아니라는 점이 독특하다.

Buyer측에서는 관련 직원들이 아무리 입조심을 해도 몇몇에게는 정보를 흘린다. 보통 주식과 관련 된 이야기로 주변인들에게 흘리는 데 “OO주식을 사…그거 앞으로 괜찮을꺼야” 이런 식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는 Buyer사 핵심 임원이 사적인 사교모임에서 흘리는 경우도 있고, 그 이야기가 흘러 흘러 기자들에게 전해 지는 사례들도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M&A관련 정보는 극히 제한되고 검증된 인사들만 공유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비밀준수라는 개념 자체가 한국적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정보공유 범위를 극히 제한하는 방법 밖에는 leaking의 가능성을 통제할 수 있는 방식은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M&A Communication 관점에서 M&A를 준비하는 커뮤니케이터는 M&A 의향이 섬과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개발해야 한다. M&A Communication에서의 원칙은 “전략적인 노 코멘트’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최초 기자가 전화를 걸어 왔을 때 부터다.

(따르릉)
여보세요. OO 홍보팀 김철수입니다.

아 김팀장님, 저 OO투데이 이영수인데요. 저 뭐 한가지 물어 볼께요. 혹시 ### 인수할 계획이 있어요?

네? ###이요? 그건 왜요?

아니…내가 어제 누구한테 들었는데…OO이 ### 인수할려고 한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게 야마가 되는게..OO이 ###먹으면 여러가지 지역 열세에서도 벗어 날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좀 있을 것 같아서…어때요 진짜 사내에 그런 움직임이 좀 있나?

에이…그러면 일단 제가 알겠지요. 저는 처음 듣는 소린데?

흠…김팀장님이 몰라서 그래. 내가 조상무한테 전화해 볼께. 직접 물어봐야 겠다.

아니 아니…이기자님. 제가 알아보고 전화드릴께요. 조상무 회의 들어가서 통화도 안될꺼에요. 제가 알아보고 뭐가 어떻게 되가는 지 알아 볼께요. 금방 전화드릴께…

(딸깍)

이렇게 M&A Communication은 진행된다. 그 다음은 아주 뻔하다. 몇가지의 답변 중에 가장 흔한 답변을 골라보자.

1. 이기자님, 제가 알아봤는데 그런 이야기는 말도 안된데요. 절대 아니야. 그거 그냥 찌라시에서 나온 이야기 아니에요?

2. 이기자님, 모르겠는데. 아무도 몰라 그런 이야기는. 나보고 어디서 그런 이야기 들었냐며 되레 묻더라구…

3. 이기자님, 제가 알아보니까. 조금 민감하네 그게. 일단 만나서 이야기 합시다.

가장 흔한 답은 뭘까? 경험상…M&A에 대한 의향이 있는 기업의 경우는 2번 답변이 가장 많아 보인다. 그러나 일부는 1번 처럼 오리발을 내미는 커뮤니케이터들도 있다. 모두다 ‘노 코멘트’전략에 일환인데, 전달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이렇게 나뉜다.
 
보통 M&A Communication을 담당한 홍보담당자는 ‘모른다’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는 문제가된다. 기자가 생각하기를 ‘이회사 홍보팀은 M&A와 관련되서는 아무것도 아는게 없어. 그러니 직접 담당임원에게 전화를 하는게 빠르겠다’하는 생각을 하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른다’고 이야기 하기 보다는 다른 표현을 하고 나름의 논리를 통해 노코멘트하는 것이 낫다. 어짜피 기자는 추가취재를 하기 때문에 홍보팀의 공식적인 답변에 연연하지 않는다. M&A Communication 때 만큼 기자가 홍보팀을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이왕 믿지 않는 것…인간적인 신뢰마저 훼손하면 안된다.

외국기업들의 내부 가이드라인들을 살펴보면 답변 샘플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시장의 어떠한 루머에 대해서도 논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불확실한 사실은 컨펌해 드릴 수 없습니다.”
“현재 그와 관련한 어떠한 사항도 확정되어진 것은 없습니다.”

답변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모 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재수없는 답변’이다. 🙂 기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솔직히 내가 다 취재해서 여러 곳을 통해 동일한 이야기들을 다 듣고 기사를 꾸며서 들이민건데…홍보담당자가 아니다 배째라 하기만 하면 다야? 솔직히 몇 일 안 지나서 다 밝혀질 껀데…그때가서 무슨 말을 할려고 그래? 서로 안볼 껀가?”

여기에 M&A Communication의 고민은 시작이 된다. 다른 업무 실무자들은 모르는 고통이다.    

4월 28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소비자 소송에 대한 회사의 공식 반응

경향신문에서 보도한 <개인이 옥션상대 첫 손배소…개인 소송 잇따를 듯> 기사를 보면 소비자 개인 소송에 대한 회사측의 공식입장이 홍보담당자의 멘트로 quotation되었다.

ㄱ씨는 “개인이 옥션 개인정보유출과 관련,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될 지언정 이번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고, 또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꼭 승소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옥션 O 홍보팀 차장은 “4월초께 피해자(개인정보유출) 2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집단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우리회사(옥션)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에게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하지만 회사차원에서도 전문 변호사를 선임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어떠한 형태의 소송에 휘말리게 될 때에 홍보팀이 지켜야 할 공식 입장(position)은 low profile이다. 아주 특수한 사례의 경우에는 예외가 있겠지만, 해당 소송과 소송을 제기한 사람, 소송의 범위, 소송 대응 방안, 소송 대응 주체, 소송 대응 전략, 소송 판결 이후의 포지션까지 그 하나 어떤 것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 기사에서는 해당사의 홍보팀이 상당히 자세하고 친절하게 해당 소송에 대한 주변 이야기들과 대응방침에 대해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데, 이는 회사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을 뿐 더러, 오디언스에게도 그렇게 좋은 감정으로 받아 들일 메시지들이 아니다.

기자가 어떻게 물어보던 소송에 관련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딱 한가지다. “저희는 현재 계류중인 소송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추가적인 언급은? 판결이 난 후에 그 결정에 대한 적절한 포지셔을 밝히면 된다. 그때 가서 말하면 된다.

동시에 거의 비슷한 소송에 처한 하나로텔레콤(현재 SK 텔레콤)의 quotation에서는 숙련된 반응이 실제로 목격된다. (이슈의 중대함에 대한 평가는 일단 제외하고 공식 반응에 대한 부분만 보자)

28일 하나로텔레콤은 “SK텔레콤이 인수하기 전의 일이지만 하나로텔레콤의 고객들이 우리 회사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현 경영진의 몫”이라며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의 이런 조치는 소비자단체에서 불매 및 계약 해지 운동까지 벌이겠다는 강도높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나로텔레콤은 관련 법에 근거한 정당한 TM 영업 행위까지 문제로 삼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법리 해석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뭐라 밝힐 입장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4월 102008 Tagged with , , , , , 6 Responses

위기관리의 Mechanics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여러 변수들과 주체 그리고 객체들에 대한 역학들을 살펴보자.

1. 위기는 밖에서 먼저 아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나 정부 그리고 업계에서 먼저 알고 나중에 우리회사가 제일 나중에 아는 위기들도 많다. 소비자가 클레임을 하면서 위기가 전개된다거나, NGO의 전화를 받으면서 사건이 악화된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공정위에서 파견한 조사관들이 내 PC의 하드를 뜯어내고 있다거나, 갑자기 회사를 상대로 한 고소장이 날아온다.

2. 출입기자 이외의 기자들이 들이닥친다.

평소에 그렇게 친하던 우리 출입들은 어딜갔나? 사회부 기자 선수들이 날아다닌다. 평소에 시경캡이랑도 좀 친해 놓을 걸. 법조출입 기자들은 어떻게 뚫지…도와줘 출입들. 아니 불만제로 PD랑 극작가는 왜 자꾸 번갈아 전화를 거나 이거.

3. 길다 길어 의사결정

사장님은 부산 지점에 내려가셨고, 임원들은 다 자리에 없다. 홍보팀장인 내가 전체 집합을 시킬수도 없고, 사장님 전화는 10번을 걸었는데 묵묵부답이시다. 회의중이니까 나중에 걸라는 데 이걸 어쩌나. 일이 터졌다고 소리를 지르고, 강제로 전화를 연결했는데도…일단 서울 올라가서 보잔다. 기자들 전화가 1분에 10통씩 오버랩된다.

4. 다들 팔짱을 낀다

법무팀장 잠깐만요…네 왜요? 이게 문제가 터진 것 같은데…엥? 그런거에 왜 기자들이 관심을 두죠? 별거 아닌데? 그리구 우린 할말도 없는데? 아니 그래도 뭔가 우리의 입장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니요. 홍보팀장님. 그거 이야기 하지 마세요. 기자들 전화 받지말아요. 그냥 별거아니라고 해서 넘어 가시던가.

5. 나만 흥분했나?

사장님, 부사장님들, 아무래도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내일조간부터 해명광고를 실어야 하겠습니다. 이거봐 홍보팀장, 예산있나? 올해 홍보예산 남은거 있어? 네? 아뇨. 아무래도 이건 특별예산을 끌어와야 하겠는데요. 그럼 어디서 그돈이 나지? 이것봐 마케팅 부사장, 돈 좀 있어? 쩝…이번 분기에 예산 이미 프리징했는데요. 그럼 영업 부사장, 한 5억 어디서 땡길 때 없나? 네? 5억이요? 지금 이번 분기 예산이 이미 5억 초과라서요…흠…그럼 홍보팀장 조중동만 가자. 있는 돈으로 어때?

6. 본사가 더 괴롭혀

헬로..디스이스힘 스피킹. 하이..앨리스. 하와유두잉.. 왔? 오케이…오케이…바이 투나잇. 라잇나우? 오케이…두잉마이베스트. 본사에서 퇴근도 안하면서 official statement를 만들어 보내란다. 일단 만들었다. 기자들의 전화는 빗발치는데…홍보팀장인 나는 영문으로 내부보고용(?) statement를 만든다. 고치고 또 고치고…실제 기자들과의 전화통화는 이 statement를 훨씬 넘어선 고차원적인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는데…홍보팀장은 기본적이고 아주 드라인 한 문장을 꾸미고 있다. 영어로 보낸 official statement…새빨간 수정본이 온다. 또 고친다. 다시 컨펌. 또 반은 빨갛다. 또 수정. 결국 영문 다섯문장짜리 official statement가 완성됬다. 한국말로 옮겨 놓으니…이건 바보문장이다. 이걸 어따 쓰나?

7. 직원들이 무서워

아침이 밝았고, 어제 하루종일 받아쳐냈던 기자들의 통화 내용들이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 되었다. 홍보팀장인 내말을 제대로 알아먹은 기자들이 거의 없다. 각자 자기가 이해한 대로 기사를 꾸며 올렸다. 이것봐라…MBC에서는 내가 뒷부분에 한말을 꼭지를 발라 방영한다. 우물쭈물..하는 목소리다. 아침 사내 이메일에서는 마구 항의가 온다. ‘우리회사 홍보팀은 뭘하는겁니까?’ ‘오늘자 부산일보는 보셨나요?’ ‘여기 광주 지역신문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는데 어떻게 할까요?’ ‘이런 기사를 빼야지 가만히 놔둬도 되는겁니까?’ 죽을라고…이 피끓는 대리 녀석들.

8. 조금만 기다려 볼까?

홍보팀장 오늘 그건으로 기사 몇개나 났나? 예 TV3사 포함해서 전체 다 났습니다. 아주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언제까지 갈 것 같아? 흠…오늘도 기자들이 우리 처리 방침에 대해서 계속 물어오는 걸 보니 며칠 더 갈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 아무래도 조금씩 잦아 들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사실… 홍보팀장. 조금만 기다려보자. 기자들 그동안 조금 잘 다스리고. 거 해명광고 한번 나가면 돈이 너무 많이들어. 광고대행사에서도 조금만 기다리자더라구. 네??? 돈좀 아끼자. 네…

9. 니가해라 인터뷰

홍보팀장님이시죠? 저는 KBS OOO인데요. 요즘 이 건 때문에 많이 바쁘시죠? 그래서 그런데 사장님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사장님 인터뷰요? 그게 좀…혹시 그냥 제가 하면 안될까요? 아뇨…이 사안이 조금 중대한 거라서 될수 있으면 고위 임원급 이상이 해주셔야 하는데요. 잠깐만요. 누가할까??? 임원 그룹이 20명인데…아무도 없다. 맘 놓을만 한 분이. 그리고 이 위기를 잘 알고 있는 분도 거의 없다. 사장님이 안 나서시면 아무도 없다. 회사는 있는데 사람은 없다. 죽겠네…

10. 거 블로그에 뜬 것 좀 끌어내리지?

이거봐 홍보팀장. 우리 아들이 어제 그러던데…뭐 온라인상에서 난리가 났다던데? 그거 알아? 네…블로거들과 각종 카페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걸 그냥 놔두는거야? 그거 끌어 못내려? 거 들어보니 애들이 거의 장난치는 거더만, 제 정신 아닌 애들도 많고…그거 그냥 놔두기야? 네? 저…블로그는 잘 못 건드리면 아니 건드린 만 못하게 되서요…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전부입니다. 거…참…홍보팀이 문제가 있어. 자기일 처럼 처리를 안하네…당신 이름이 온라인에서 막 욕먹구 있다고 생각해봐. 거 가만히 놔두겠어? 확 그새끼들 모가지를…

11. 대행사는 뭐한데?

아니 홍보팀장 잠깐 들어와봐. 우리 대행사에 매달 얼마줘? 천만원? 아니 근데 그렇게 주는 데 왜 기사를 못막아? 그돈 가지구 걔네들 다 뭐해? 어제같이 그런 MBC뉴스 정도 빼줘야 하는거 아니냐? 홍보팀장이 너무 대행사 싸구 도는거 아니야? 대행사는 굴려야 해. 어제 그 MBC 뉴스 사이트에서 못 내리면 일 관두라고 그래. 아니다. 그 대행사 사장 당장 들어오라구 그래. 내가 한마디 해야 겠어. 못하면 관두라구. 한달에 천만원이 누집 강아지 이름이야?

12. 기자들 술 좀 사줘

홍보팀장, 거 기자애들 술 좀 사줘. 그냥 소주 한두잔 먹고 털자그래. 홍보팀장이 되가지고 그런거 정도는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경쟁사는 아무말 없는데 왜 우리만 이래…당장 오늘 저녁부터 기자들 몇몇 만나서 잘 봐 달라고 하면서 술한잔 사. 네…회사카드 가지고 나가겠습니다. 어…근데 거 예산 잘 한도있게 써라. 50만원 이상은 안된다. 그냥 진동횟집에서 세꼬시 시켜서 한판 먹구…소주 댓 병 까 보내. 괜히 좋은 술집가지 말고. 돈 없어.

13. 아니 꼭 그런 애들한테 돈 써야 해?

홍보팀장. 아니 거 뭐야…그 이름도 모르는 찌라시에 광고를 줘야 해? 아무리 200만원이라도 좀 그렇다. 거 그냥 쓰라 그러지? 흠…그게요. 그 친구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가지고 있어서 요즘에는 파괴력이 좀 있습니다. 가뜩이나 요즘 네티즌들 반응이 안좋아서 같이 쓸려 넘어갈 수 가 있어서요. 그래도 그렇지…만약에 다른 애들도 달겨들면 어떡해 그때 다 줄꺼야? 지하철에 수십개두 넘던데…어쩔꺼야 그때는? 그래서 그냥 회식비 지원이나 구독료 등으로 풀라고 합니다. 다른데 눈에 안띄게요. 쩝…그러면 200은 너무 많아. 홍보팀장이 가서 한 100이하로 쇼부좀 봐라. 쩝…

14. 내년도 PR플랜 다됬어?

홍보팀장. 왜 전화가 이렇게 힘드냐? 아무리 일이 터졌다고 해도…사장님 보고는 들어가야지. 내년도 PR플랜 빨리 완결해. 그거 이번에 마케팅 플랜 하면서 같이 보고해야 해. 듣고있어?

15. 우리 회사 홍보팀에 실망이야

인트라넷을 보면 글들이 줄을 잇는다. 홍보팀은 무얼하고 있나요? 기자X들을 왜 관리를 못하나요? 우리 그 많은 광고비는 어디다 쓰나요? 이 OO일보의 O기자는 왜 유독 우리를 더 부정적으로 공격하나요? 혹시 우리 회사라 무슨 억하 심정이 있는건 아닌가요? 나는 우리 회사에 왜 홍보팀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니네들이 와서 해봐라. 결과적으로 위기 이후에 잘 했다 칭찬 받는 홍보팀은 거의 없다. 긍정적인 기사가 매일 나와도 부정적인 기사 한번은 꼭 인트라넷에서 회자가 된다. 그리고 곧 만만한 홍보팀은 밥이 된다. 안동 지점의 신입사원 까지 욕을 한다…

# # #

홍보팀장들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몇가지 부류로 나뉜다.

1. 복지부동형. 욕먹을 짓은 절대 안한다. 전화도 피하면서…그냥 태풍이 지나가길 빈다.
2. 적극개입형.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한다. 모든 언론 인맥을 동원하고 24시간 뛰어 다닌다.
3. 허둥지둥형. 뭘 어떻게 할 찌 모른다. 회의만 하고, 사장님 보고만 들어간다.
4. 선무당형.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본사가 시키는데로 선무당 칼을 흔들어댄다. 조중동 선별 해명 광고에, 기자회견 한다면서 조중동은 챙기면서 연합뉴스를 안부른다.
5. 막무가내형. 배째라고 한다. 우리는 떳떳하고 피해자라고 항변한다. 정치권에 줄을 대서 해결하려고 까지 한다.

결론은 모두다 위기가 끝나고 나면 욕을 먹는다. 그게 홍보팀장들의 운명이다.

11월 282007 Tagged with , , , , , , , , , , , , 2 Responses

삼성의 위기관리 감상평

이번 삼성의 내부인 고발 관련 위기를 감사하면서, 여러 측면에서의 분석과 전략적 대응방안들을 생각해 보게된다. 그러나 모두가 공감하다시피 너무나 이슈가 방대하고 관련 stakeholder/influencer들이 많아 그 ‘큰 가닥’을 잡기는 쉽지 않다.

이슈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현재 기준):

1. 삼성의 부자 세습 관련 불법 로비활동설
2. 로비활동을 위한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설
3. 일부 비자금의 경영자 가족/개인 유용설

이와 관련한 Stakeholder들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현재 기준):

1. 로비대상 정부 공무원/사법 공무원/정치인/언론인
2. 특검 조사팀
3. 각종 설에 연류된 삼성 임원 및 고위 실무자

이와 관련한 influencer들:

1. 김용철 변호사
2. 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한 시민단체
3. 언론
4. 국민여론
5. 청와대
6. 정치권
7. 기타 반삼성 전직원

*국내외 supplier들이나 국내외 투자가들의 경우 핵심 이슈가 clear되면 관계 재정립에 별 문제가 없다.

이 이슈의 유형은 커뮤니케이션적 위기라기 보다는 법률적 위기다. 법률적 사실관계 규명이 핵심이기 때문에 해당 위기관리의 initiative는 삼성 법무팀과 법률 고문단이 쥐어야 할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 처럼)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일단 이전 초기단계에서 일부 보여주었던 MMMM(Multi-mouth multi-message) 전략을 버리고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하겠다. OMOM(One mouth one message) 시스템이 전시체제의 기본이니까 이를 따라야 하겠다.

Stakeholer구조상으로도 법률적인 사실관계 규명이 가장 큰 이슈인 듯 하다.

1. 로비대상 모든 인사들은 각자 핵심 메시지 하나만 공히 consistent하게 고수하면 되겠다.
2. 특검팀은 법리적인 판단과 함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시각을 적절하게 mix-up하여 정리발표하면 되겠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
3. 삼성측에서는 특검조사를 대비해 미리 미리 모든 의혹관련 이슈들을 정리하고 ‘정리’해야 하겠다. (앞의 정리와 뒤의 정리는 약간 그 의미가 틀리다) 그리고 조사시에는 정해진 전략데로 하나 하나 반박해 나가면 된다. 물론 시간은 오래 끄는 것이 유리하겠다.

이번 이슈관리의 핵심은 법무쪽에서 전반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커뮤니케이션팀에서는 몇가지 외곽 작업만을 완벽하게 수행하면 되겠다.

1. 내부 입단속 (One mouth one message) 작업
2. 언론의 spreading word 최소화 작업
3. 제3자 인증 그룹의 지원 확보 작업
4. 삼성-대한민국 경제 논리 확산 작업

현재 현장에서 삼성은 이런 방향으로 훌륭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곁가지로 떠오른 리움 직원들에게도 대언론접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유한 상태고, 삼성 SDS도 기술적으로 잘 움직이고 있다. 모든 계열사 홍보팀에게는 전략적인 one message전략이 충분하게 하달되었다. 정기광고배당을 비롯해 광고지원업무도 연계해서 잘 운용하고 있다. 제3자인증그룹의 전략적인 활용이 실제 매체들에게서 목격이 된다. 대선이라는 경쟁이슈로부터 해만 입기보다는 덕을 일부 보고 있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삼성-대한민국 경제 연계 논리가 유효하게 활용되야 하겠다. 신임대통령에게 큰 메시지를 심어주어 정치적인 부담을 덜어주어야 하겠다. (이전 두산 그룹 위기관리논리를 벤치마킹 할 것)

대국민메시지…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삼성은 항상 삼성이다. 대한민국이다. 기존에 모아놓았던 삼성의 reputation을 조금 환급받아 다시 채워넣으면 되겠다. 절대 국민이 삼성에게 등을 돌릴 이유가 없다. 또 삼성은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깔끔한 메시지를 잊지 않을 것이다.

삼성의 위기관리를 바라보면서…모든 것은 시스템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위기관리도 당연하다.

11월 08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관심과 노력은 경험을 이긴다!

관심과 노력은 경험을 이긴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CEO의 커뮤니케이션 유형을 규정하는 4가지 요건들인 언론에 대한 고정관념(Stereotype), 언론 접촉 경험(Experience), 성격(Personality), 커뮤니케이션 습관(Habit) 중 오늘은 ‘CEO의 언론 접촉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CEO 중에는 비교적 기자들과의 네트워크가 좋은 분들이 있다. 반대로 일부 그룹 계열사 CEO들 중에는 반대로 언론을 일부러 피하는 분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 나름대로의 ‘전략(!)’에 근거한 포지셔닝이다. 따라서 이 두 경우의 CEO들은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그래도 ‘안전한’ 영역에 있는 분들이라 말할 수 있다.

기자들과의 긍정적이고 오랜 네트워크는 CEO에게 득이 될 때도 있지만,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미디어 트레이너들은 무조건 언론과의 네트워킹에 CEO들이 발벗고 나서라는 조언은 드리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회사가 예기치 못했던 부정적 이슈나 위기에 봉착했을 때 CEO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가장 중요한 회사의 가용 자산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 CEO들은 공고한 언론 네트워크까지는 아니더라도, 언론을 실제로 가까이서 충분히 이해하고, 기자들의 취재방식에 익숙해져 있을 필요는 있다.

기자들의 취재방식에 익숙해야
오늘 분석할 CEO 타입은 위의 두 경우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경우다.

●과거 언론 접촉 경험이 없었지만 향후 언론 접촉 기회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CEO
●과거 언론 접촉 경험이 약간 있었지만 아직 언론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CEO
●과거 언론 접촉에 있어 ‘실패’나 ‘실수’한 안 좋은 경험들이 많은 CEO

첫번째 CEO 유형은 앞으로 언론 접촉 기회가 많아짐을 대비해 빨리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야 할 대상이다. 예를 들어 외부 출신으로 새롭게 취임하게 된 상장사의 CEO라든가, 실무 부문 임원을 하다가 전격 승진해 CEO자리에 오르게 되신 분들이 이런 분 들이다.

한번은 모 회사 신임 CEO 취임 한 달에 즈음 해 출입 기자들과의 상견례를 위한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다. 이 신임 CEO께서는 외부에서 부임하신 분으로 예전에는 기자들과의 접촉이 거의 없었던 분이었다. 당연히 홍보 담당자들은 이 CEO를 위해서 그날 저녁식사를 같이 할 출입 기자들의 리스트와 기자 각각의 분석 자료들을 놓고 사전 브리핑을 했다. 또한 그 회사의 당면 이슈들과 관련해 예상 질문들을 전부 뽑고, 각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을 마련해 보고를 했다.

그러나 막상 긴장하신 CEO께서는 식사자리에서 거의 식사를 하지 못하시고,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당황해 했다. 그리고는 급기야 답변 내용을 채 꺼내보지도 못하고 ‘예’ ‘아니오’ 같은 단답식 답변을 연이어 해 기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새로 막중한 역할을 맡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한 경제지 기자가 맥주잔을 기울이면서 물었다. “예…. 좋습니다” “………” 이 CEO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동안 그 기자는 물론 다른 주변 기자들도 귀를 기울이면서 침묵이 흘렀다. 결국 ‘왜 좋은지’에 대한 적절한 답변은 없었다. 만약 그 CEO가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 있었다면 나중에 생각해도 뻘쭘한 그런 답변을 하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글로벌기업 CEO, 정기적 미디어 트레이닝 받아
모 회사 CEO는 모 종합지 산업부장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 부장에게 질문을 했다. “그러면 이 신문사에서는 부장님이 제일 높으신 겁니까? 국장인가 편집국장인가 그런 분들과는 관계가 어떻게 되시는 건지?” 물론 CEO의 언론 상식 수준에는 홍보팀의 책임이 많다. 언론사 기자들과 자리를 가질 때에는 언론사 구조라든가 출입기자 라인들을 브리핑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 부장은 웃으면서 자세히 편집국 구조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지만, 같이 배석했던 홍보담당 임원은 ‘웃음’ 꺼리가 되어 버렸다.

한번은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한 임원분의 질문을 받았다. “기자랑 전화로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내용이 앞뒤가 바뀌고 마구 임의대로 해석돼 다음날 신문기사로 떡 하니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요?” 필자는 답변 대신 역으로 질문을 했다. “그 이후에 비슷한 경우 기자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으시면 어떻게 하시나요?” 그 임원은 말했다. “아휴, 아주 그 다음에는 기자 전화를 피해요. 말하면 뭐합니까. 나만 이상한 사람 되는데…”

이분은 이런 안 좋은 경험 한번 때문에 미디어 포비아(Media-Phobia)가 돼 버렸다. 그러나 이분도 실제 언론 인터뷰 스킬 트레이닝을 받으신 후에는 한결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개선되었고, 기자와의 인터뷰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언론 접촉 경험의 많고 적음으로 CEO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판단하면 안 된다. CEO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얼마나 전문 트레이닝을 받았으며, 얼마나 준비했고, 얼마나 연습했는가에 달려있다. 대형 글로벌 기업 CEO들이 본사의 지원으로 1~2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 이유가 모두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7년 10월 22일 15:42:52 / 수정 : 2007년 10월 22일 15:43:25

11월 08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나?

(기업과 미디어 칼럼)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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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미디어 사이트에 이번주부터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제목은 그 쪽에서 붙여 주었는데…쫌…아무튼 열심히 생각하면서 차근 차근 챙겨보려고 한다. 플리즈 위시 미 굿 럭!

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나?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기자들은 보통 언론사에 입사를 하면 ‘수습’이라는 기간을 거친다. 이 기간 동안 신참 기자들은 취재 방법, 기사 쓰는 방법 등을 기초부터 응용까지 철저히 배운다. 이 과정은 마치 입대병이 논산 훈련소에서 받는 훈련만큼 혹독하고 자기 자신을 시험하게 하는 코스다. 24시간 주 7일 취재를 위해 어떨 때는 속옷 조차도 못 갈아 입고 경찰서 안에서 새우잠을 잘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취재 훈련을 받기도 한다.

이들의 멘토(mentor)인 선배 기자들은 매일 매일 시간대별로 취재 정보를 다그치고 이를 보고하기 위해 수습 기자들은 여기 저기를 필사적으로 기웃거린다. 결국 이 과정을 통해 수습 기자들은 ‘진짜 기사는 나이스 하게 취재해서는 만들어 지지 않는다’는 것과 ‘정보는 얻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이고 집요하게 캐내야 한다’는 개념을 정립하게 된다.

이 기간을 거쳐 수습 딱지를 떼고 아주 ‘근성’ 있는 기자로 다시 태어난 신참 기자들은 각자 출입처를 배정 받는다. 일부 수습을 갓 뗀 기자들은 산업부에 발령 받은 후 ‘경찰서 취조’처럼 취재를 해 가끔 기업의 홍보 담당자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그 만큼 신참기자에게는 이제 공격적 취재 기법이나 기자로서의 근성이 훈련을 통해 완전히 익숙해 졌다는 뜻일 것이다.

반면 이 훈련 받은 기자들의 상대편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CEO나 홍보 담당자들을 한번 살펴보자. 홍보 담당자의 경우 입사 OJT를 받기는 하지만, 그 과정이 기자들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게 사실이다. 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회사 내 홍보팀의 일상 업무를 주로 배우는 것일 뿐, 특정 이슈 하나 하나에 대해 언론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는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더구나 홍보 담당자들을 위한 제대로 된 사내 OJT가 있는 곳은 대기업 일부에 불과하다.

훈련 받은 기자 vs ‘적절히’ 훈련 받지 못한 대변인
기자들과 종종 인터뷰를 하고 여러 언론 행사 등에서 전면에 나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야 하는 CEO들의 경우는 어떤가? 훈련된 기자들의 기술적인 질문에 절대 실수하지 않을 만큼 훈련을 받았는가? 평소 말 잘하는 CEO와 언론에 말을 제대로 하는 CEO는 다른 의미다. 단순한 달변이 곧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안전성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뜻이다.

회사를 대표해 언론에 회사의 공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CEO와 홍보 담당자들. 이들에게는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 바로 ‘미디어 트레이닝’(Media Training)이다. 우리말로 적절히 옮긴다면 ‘언론 대응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해외 대기업의 경우 홍보조직의 방침에 따라 미디어 트레이닝이 CEO들에게 정기적으로 제공된다. 또한 대형 회사의 고위 임원이 되면 필히 거쳐야 하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경영기법 훈련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객을 포함한 여러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이 가장 효과적이고 또한 필수적이다. 그러나 언론은 기업의 메시지를 그냥 실어 주는 광고판이 아니다. 특히 기업에 특정 위기 사태가 벌어지면, 언론은 기업에 다분히 공격적이 되며, 논란이 되는 해당 위기에 대해 알고싶어 하고 큰 뉴스로 보도하고 싶어하게 된다.

훈련 받은 노련한 기자들은 이러한 위기 시에 해당 기업의 CEO나 홍보책임자 등과 같은 대변인(spokesperson)을 접촉하게 되고 해당 위기에 대한 회사의 입장과 원인 그리고 수습방법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적절히’ 훈련 받지 않은 대변인은 곧잘 실수를 범하게 되고, 노련한 기자의 기술적인 질문에 대책 없이 넘어가고 만다. 대변인의 말실수 하나, 잘못된 감정이입, 비전략적이고 즉흥적인 언론 대응이 사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논란을 더욱 부채질 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접할 수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은 이러한 예기할 수 있는 실수들을 시스템 구축과 사전 실습 훈련을 통해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예를 들어 일개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대변인이라면 자신의 기업이나 조직을 위해 필요한 한가지 목소리(one voice)만을 견지해야 한다. 한가지 목소리란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정한 공식적이고 일관된 주장이나 논점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미디어 트레이닝은 ‘언론을 위한’ 메시징 기술
‘토킹 포인트(talking point)’라는 것도 있다. 이는 상황 및 이슈에 대한 충분한 이해, 해당 이슈에 대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적 논리 등이 기반이 되어 인터뷰 시 대변인이 ‘꼭 언급해야만 하는 정해진 답변’이다.

이 ‘하나의 목소리’ 또는 ‘토킹 포인트’는 큰 관점에서 설명하면 언론이 특정 이슈에 대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물어도 미리 정해진 동일한 답변을 얻게 만드는 기본적 언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은 이러한 여러 가지 시스템들을 점검하고 이에 따른 훈련을 하는 것이다.

흔히 언론에서는 이 미디어 트레이닝을 단순히 ‘언론을 속이기 위한 기술을 가르치는 훈련’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향도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미디어 트레이닝은 ‘언론에 정확하고 신뢰있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기술 훈련’이다. 언론의 오해와는 반대로 이러한 대변인들의 기술은 기자에게 그리고 기사 자체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대변인의 정확한 논리와 정리되어진 표현, 어휘, 자세 등은 기자에게 더욱 양질의 기사를 만드는 데 유익한 환경과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에서도 ‘훈련’ 받은 대변인으로서의 홍보담당자와 CEO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언론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노련한 대변인들이 많아져야만 기업과 미디어 간의 소위 ‘건전한 긴장관계’가 형성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본 칼럼에서는 매주 언론과 적절히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무엇이고, 어떤 훈련과정들로 전체가 구성되며, 각각 어떻게 진행되는 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생생한 시사 사례들을 통해 기업과 조직들에 대해 ‘언론과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델란드 위기관리 컨설팅 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7년 09월 14일 17:46:34 / 수정 : 2007년 09월 14일 17:47:09

by 우마미 | 2007/09/14 18:01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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