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6월 182013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5]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상황에서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양날이 선 검(劍)과 같아야 한다. 가능한 한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팀과 그들을 한 몸으로 만들어 협업하게 하라. 로펌의 주장은 커뮤니케이션 팀을 통해 증명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은 로펌을 통해 검증하라. 거실과 법정에서의 공통된 승리를 위하여.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에 있어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양날이 선 검()과 같아야 한다. 가능한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팀과 그들을 한 몸으로 만들어 협업하게 하라. 로펌의 주장은 커뮤니케이션 팀을 통해 증명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은 로펌을 통해 검증하라. 거실과 법정에서의 공통된 승리를 위하여!.

기업의 대형 위기 이후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소송이 진행되곤 한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로펌을 고용해 상담을 받고 위기관리 전반과 이후 소송에 대비한다. 대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대형 로펌을 선호한다평소에도 일상적 자문관계를 맺고 있었거나, CEO나 오너 분들이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대형 로펌들을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고용하는 것이다.

중견기업이나 소기업들의 경우 위기가 발생하면 대형 로펌을 고용할 만 한 예산적 여력이 없는 곳들이 많다. 결국 소형 법무법인이나 지인 변호사들을 통해 위기관리를 진행하려 시도한다. 대형 로펌에 비해 소형 법무법인들이나 변호사 개인이 상대적으로 위기관리에 적합하다 적합하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로펌이나 변호사가 항상 필요하다는 부분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들에게 예산안에서 가용한 최고의 로펌 또는 변호사를 선택하라는 조언을 종종 한다. 일부 중견기업들의 경우에는 예산이나 전문성에 대한 기존을 가지고 로펌이나 변호사를 고용하기 보다, 지인에 의한 관계로 그들을 접촉하고 고용하곤 하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우연히 그 로펌이나 변호사가 해당 위기 유형에 적합한 경험을 가졌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위기관리를 위한 조언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문제다. 지인을 통해 고용을 하더라도 그들의 전문분야와 위기를 잘 연결 비교해 보아야 한다.

또한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편이 아니다. 특히나 그들은 기업 위기에 있어 기업 내부 의사결정자들이 집단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적절하고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한다. 자신들의 소송 대비 활동들을 클라이언트 사내 핵심 인사 일부에게만 상당히 비밀스럽게 제공하는 전략을 주로 쓰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 자신들이 다루는 정보와 자신들이 진행하는 업무 프로세스는 민감하고 비밀스러운 것들이어서 집단의사결정을 위해 여럿에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재료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업무 방식 때문에 핵심 인사들과 법무팀에게 공유된 선별적 정보를 함께 공유 받아 전략적 위기대응 방안을 세세하게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업 위기에 있어 법적 대응의 방향성과 주된 논리적 주장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들도 정할 수 있는 데 이 기본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또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는데 있어 그들의 타임라인이 제대로 공유되고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타임라인과 메시지 개발들도 상당히 어렵고 부실해진다. 위기 시 법적 대응 인원들과 커뮤니케이션 대응 인원들이 상호간 소통하지 못 한 채 서로 다른 입장들과 논리들로 산발적인 위기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대부분이 이 때문이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라면 로펌이나 변호사들에게 정기적으로 보고 받은 내용들을 1차 최소한의 필터링을 거쳐 사내 위기관리위원회 멤버들에게도 정기적으로 공유 해 주는 체계를 지원해야 한다. 절대로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간에 괴리나 부조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특히 법무와 커뮤니케이션관련 팀들이 하나의 팀(one team)’ 의식을 가지고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야 한다.

가장 좋은 로펌이나 변호사를 구하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그룹과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자. 그들의
이야기를 커뮤니케이션 팀으로 하여금 사회적인 논리로 증명하게 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을 사전에
로펌으로 하여금 검증하게 하자. 로펌의 법리적 주장에는 자칫 사람이 들어 있지 않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팀의 사회적 주장에는 자칫 법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어느 쪽이고 100% 신뢰하고 무조건적으로 의지하기 보다, 둘을 합해 하나의 날 선 검을 만드는 것이다. CEO가 이렇게 만들어진 양날의 검을 지혜롭게 잘 부려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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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72011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검증하라, 추정하지 말라, 부정어 반복말라, 일관되게 입장을 지켜라: 합참의 메시지

위기나 이슈시 위기관리 주체는 가능한 정확한 메시지를 검증을 반복해 릴리즈 하는 게 상식이다. 추정이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부정적 표현이나 의혹 그리고 루머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입이나 문장으로 반복 서술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번 정한 포지션(입장)은 일정 시간 동안 메시지에서 일관되게 지켜져야 한다. 포지션이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들이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서 인용한 합참측의 포지션과 메시지를 기반으로 이런 원칙들을 분석해 보자.

합참은 “UDT 작전팀이 선교로 진입 후 해적과 교전할 때 근거리에서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해 해적 7명을 사살했다…[연합뉴스]


==>
여기에서 합참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했다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런 부분도 객관적으로 입증 불가능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일단 이 메시지가 합참의 포지션 같다. 일관되게 지켜져야 옳다.

  해양경찰청에서 UDT 작전팀의 권총 탄환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1발은 교전간 발생한 유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 정확한 것은 국과수의 최종 감식결과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
메시지에 부정적 표현들이 너무 많다. 합참은 그대로 부정어를 반복 전달했다. 불필요한 표현들을 빼면 이렇게 수정할 수 있다. “해양경찰청에서 추정 발표한 1발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 정확한 것은 국과수의 최종 감식결과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을 것” : 기억할 것 ‘추정’과 ‘가능성’등은 사용시 절대 주의해야 할 단어들

합참 관계자는삼호주얼리호 선교에서 교전이 발생했을 때 작전팀은 근거리 조준사격을 했기 때문에 오발탄이 아닌 유탄일 것으로 본다오발탄은 조준을 잘못한 탄환이고, 유탄은 다른 곳에 맞고 튄 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합참은 기존 포지션을 기반으로 그 1발이 ‘오발탄이 아닌 유탄일 것으로 본다’고 또 ‘추정’했다. 추정할 필요가 없다. 추정은 아무 긍정적 효과가 없다. 추정은 항상 위기를 악화시킨다.

==> 그리고 논리적으로도 기존에 UDT 작전팀들이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는데, ‘조준을 잘 못한 탄환’과 ‘다른 곳에 맞고 튄 탄환’은 엄격히 보면 합참이 주장한 포지션에 둘 다 모순되는 옵션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부가 설명이다.

가능한 메시지를 스스로 통제할 것. 방만한 메시지 전달 후 뒤늦게 매체나 오디언스들을 통제하려 하지 말 것.

11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 1 Response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맨땅에 헤딩, 한번이면 족하다

맨땅에 헤딩, 한번이면 족하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1월 13일 (금) 16:44:10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개인도 그렇지만 매번 비슷한 실수와 동일한 논란을 반복해 경험하다 보면 내부나 외부로부터 ‘아닌 것’이 ‘실제’가 되고,
‘실제’는 반대로 ‘아닌 것’이 되는 기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아니다’라는 말이 한두 번 그리고 세 번 반복되면 ‘그렇다’가
되는 것이다.

어느 기업에게나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논란이나 사건들은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반복적인
이슈들에 대한 결정적인 관심을 내부에서 누구도 가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냥 그 당시에는 모두 골치 아파하고 심각하게 회의도
하고는 하지만, 그 상황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현실이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심정이 다른 법이다. 이는 당연한 인간으로서의 본능이다. 평온한 시절에 어려울 때를 상상하는 게 싫을 만도 하다.
항상 상서로운 일들만 생각을 해도 될까 말까 인데, 부정적인 생각을 미리 한다는 것도 문화적으로는 일종의 금기다. 하지만,
기업의 위기관리에서는 그 반대다.

하나의 논란에 대해 대응을 하면서 한번 정도는 두서없이 그리고 체계 없이 어떻게 무마 해 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동일한 논란이 또 일어 났을 때도 그에 대한 대응방식이 그 이전과 똑같이 허둥지둥 된다면 분명 큰 문제다.

많은 홍보실무자들이 이런 하소연들을 한다. “매번 이 시기만 되면 비슷한 논란들이 제기되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해명을 해도 이런
논란이 불식되지를 않아요. 그래서 항상 반복적으로 고생을 하지요.” 왜 해명을 하는데도 동일한 논란이 반복될까? 실행한 해명의
품질이나 효과에 대해서 한번 검토를 해 본적이 있나? 어디에 문제의 핵심이 있는 것이고, 기업 메시지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나?

또 한가지 동일한 논란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내 외부 인력들의 이동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기자들의 경우 출입처가 몇 년이나 몇 개월에 한번씩 바뀌다 보니 이전 출입들이 한두 번씩 다루었던 논란도
신임 기자에게는 새롭기 마련이다. 또 기업 내부적으로 홍보담당자들이 인근 부서로 발령이 나고, 새로운 인력들이 홍보부서로 발령을
받아 오고 하다 보면, 반복적 논란이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인수인계 받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당연히 새로운 내부와
외부 인력들이 동일한 논란을 가지고 또 설전을 벌이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기자들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기업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매번 같은 땅에 헤딩을 하면서 소중한 기업자산들을 낭비할 수는 없다. 우리가 어떻게 구축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인데 매번 같은 논란으로 명성의 밸런스를 주기적인 제로(Zero: 0)로 만들어야 하나 말이다.

거창
하게 위기관리 시스템을 논하기 전에, 기존에 반복적이고 고질적인 논란들에 대한 분석을 먼저 해보자. 그리고 그 각각의 논란들에
대한 우리의 대응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 그리고 그 메시지들을 입증해 보여줄 수 있는 자료들을 최대한 모아 보자. 다시는 동일한
논란으로 인해 우리 회사 내부나 외부가 시끄럽지 않도록 기다렸다는 듯 초기 격멸해 버리자. 위기관리 시스템은 거창한 게 아니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이런 기본적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그 시스템
초안을 가지고 내부 훈련과 검증을 전문회사에 의뢰하고 있다. 그러한 작업을 한두 해가 아니라 수년간 지속적으로 그 범위와 심도를
더해가며 노력하고 있다.

가장 성공한 위기관리란 위기상황을 초래하지 않는 것이다. 큰 위기 없이 조용한 기업의
유형은 두 가지다. 준비 없이 운(運)만 좋아 조용한 기업이 그 첫 번째다. 충분한 준비로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업이 두
번째 유형이다. 운만 믿다가는 언젠가 거친 맨땅에 헤딩을 하게 마련이다. 비즈니스를 운으로만 해 나가려는 기업이 어디 있겠나.
어서 준비하자.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6월 15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2 Responses

Glocalization에 대하여…

Think Globally and Act Locally라는 말이 한때 유행 한 적이 있었다. 약 10년전 당시 외국 클라이언트에게서 이 이야기를 듣고 “와~!”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청담동 시안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였던 것으로 기억)

그 후 다른 외국계 클라이언트들과 외국계 인하우스 경험을 통해 여러번 이 Glocalization 현상에 대해 insight들을 얻을 수 있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는 개념은 사실 90년대 초중반 미국 대학원에서의 주요 논의 주제이기도 했다. 당시 미국 대기업 인하우스 PR 담당자들은 자신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온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해 상당히 낯설어 했고 난감해 하는 듯 했다.

그들이 이 주제에 대해 대화할 때 항상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글로벌 차원에서 관리 할 수 있나?”라는 주제였다. 당시 뉴저지의 본사 차원에서 동부지역 각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도 사실 벅차고 종종 어긋남을 경험했었다면서…어떻게 미국전역을 넘어 유럽과 남미 그리고 저 멀리 아시아 지역(아주 두려워 했다)까지 커뮤니케이션을 관리 할 수 있을까를 그들은 고민했었다.

당시 나는 이들이 커뮤니케이션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대단해 보였다.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한다는 의미 처럼 멋진 말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우리에게 아직도 이러한 ‘관리’ 마인드가 존재하는지는 의문이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이 머리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또 다른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화두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생들은 배낭여행을 떠나기 시작했었고, 어학연수와 유학길에 오르기 시작했었다. 한국에게는 확산이 당시 곧 글로벌라이제이션이었다.

미국 실무자들은 이윽고 관리의 형식을 여러번의 실패사례들을 통해 ‘Glocalization’이라는 형식으로 구현하고자 했던거다. 로컬의 상황과 문화를 무시한 실패사례들이 많았기 때문일꺼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는 이러한 개념을 시장에 실행하자 곧 바로 터져나왔다. 로컬 상황에 맞춘 실행이 본사의 방침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로컬상황에 맞추려 하니 문제가 또 불거지는거다.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로컬에 적용하려 하니 이런 문제들이 떠 올랐다.

  •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이해하는 로컬 커뮤니케이터가 적고, 키우기가 힘들다
  •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실행하는 담당자들을 본사에서는 100% 신뢰 할 수가 없다.
  • 또한,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실행하는 담당자들의 퍼포먼스를 측정 관리 할수가 없다.


여기서 핵심은 인력이었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인력들이 먼저 글로컬라이제이션이 되어있어야 하는데 이게 힘들었다.

당연히 인력들을 글로컬라이제이션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와 좋은 인력들을 필요로 했고, 그 인력 배정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PR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감이 없지 않았다. (특히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야 말로 관리 대상으로 떠오른지가 얼마되지 않았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아직도 부족하다)

그러한 공간들을 한국에서는 일정기간동안 ‘검정머리 외국인’들이 채워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영어로 대화하고 생각하는 한국인’이었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기본 철학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일단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로컬 인력들이 좀 더 매니저블하게 활용될 수 밖에 없었다. 본사는 이 자체로도 한국시장이 (어느정도) 관리되고 있다는 안심을 하게 된거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관리의 철학이 너무 강하다보니, 오디언스 중심의 철학이 종종 간과되었다는 사실이다. 관리가능한 ‘검은 머리 외국인’은 로컬 오디언스의 입장에서는 본사의 노랑머리 외국인과 별반 다름이 없었고, 검은 머리 외국인들 스스로도 자신이 로컬 오디언스와 같은 부류라는 것을 일부 부정하고 싶어했다.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들은 본사의 획일화된 글로벌 정책을 중분히 로컬라이제이션 할 수 있는 권한도 직책상 이임받기 힘들었고, 그러한 본사의 철학이 당연히 이 곳 한국에서 충분히 실현되어지지도 못했다.

외국계 클라이언트들 중 하나 둘씩 한국시장에서 사라져간 기억들을 되돌아 보면 그 실무자들의 역할이 거의 비슷한 것들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후발 외국 기업들의 PR실무자들이 이전 그들의 전철을 유사하게 밟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외국기업의 글로컬라이제이션이 한국에서 진정 성공하려면 다음과 같은 보완 및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 본사 차원에서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적인 철학이 오디언스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철학이어야지, 커뮤니케이션 조직을 중심으로하는 조직 철학이 되어서는 안된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지, 다양성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로컬 인력은 물론 로컬의 역사, 문화, 사회, 국민성, 소비자들의 특수성등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한국 소비자들을 단순 소비 대상으로 보는 한 실패할 수 밖에 없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은 진정한 로컬 전문가들의 실행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 퍼포먼스는 분명히 입증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글로벌의 잣대로 특정되면 안된다. 메시지는 글로벌의 것이지만 실행의 잣대는 로컬에 기반해야 한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진정한 실천을 위해서는 로컬인력들을 대상으로하는 중장기적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임파워먼트를 줄 수 있는 인력으로 키워내야 한다. (아니면 차라리 검은 머리 외국인 보다 노랑머리 한국인이 더 낫다)



오늘 아침 갑자기 예전 클라이언트였던 외국계회사의 파산 소식들과 Tom Fishburne의 카툰을 보면서 든 아련한 생각들을 적어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ource: Tom Fishburne)

   

4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아무도 믿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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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 내에서 외부와의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매일 매시간 하고 있는 부서는 어딜까? 홍보 부서다. 홍보 부서가 외부로 전달하는 모든 정보는 공식적이면서 정확한 정보다. 그리고 그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책임은 기업 전체가 진다.

 

반면 다른 부서들은 어떨까?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의 정보는 대부분 외부 공유를 위한 것이기 보다는 내부 공유를 위한 것이다. 더욱 이 정보가 외부공유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그 정보에 기업 스스로의 주관성이 많이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보통 경쟁사보다 전국 시장점유율에서 뒤지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은 주관적으로 전국 권역별 판매나 브랜드별 판매를 분리해 내부 공유하는 트릭을 쓴다. 나름대로 직원들의 사기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부분적인 접근 전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오직 내부정보일 뿐 외부에 밝힐 수 있는 정보는 아니다. 큰 그림을 보기 원하는 기자들에게는 객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산관리 부문은 어떨까? 이 세상 어느 회사에도 우리 생산 부문의 생산성이 경쟁사보다 떨어진다거나, 품질관리 수준이 열악하다고 홍보팀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생산부문은 없다. 우리의 품질 관리 수준은 업계 초고 수준이다. 1000만개당 1개 이하로 품질 이상 비율을 관리한다. 절대 품질내부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잘 못된 제품이 출하되지 않도록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적외선 inspector 2 3중으로 설치해 놓았다이런 이야기가 생산관리 부문의 주된 메시지다.

 

재무부문에서도 누구 하나 홍보팀에게 다가와 사실 우리가 진행한 유상감자가 이런 이런 연유다라는 내용을 솔직하게 알려주진 않는 법이다. 인사부문이나, 총무, 기획 등 모든 담당자들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조차 나름대로의 홍보를 하고 있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홍보담당자는 기업 내부에서 기자가 되어야 한다. 철저하게 부문에서 전해오는 정보들을 객관성과 진실성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 100% sure 100% true간에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홍보담당자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기업은 부도덕한 악덕 기업이 돼버린다.

 

홍보팀을 둘러싼 부문들이 홍보팀을 속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단지 내부에서만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 된 정보와 외부로 공유해도 될 떳떳한 정보간의 차이를 모를 뿐이다. 이를 필터링하고, 이해하는 것이 홍보담당자의 임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가끔 일부 CEO들께서도 이렇게 객관적이지 않는 내부의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리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거다.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경우 참으로 곤혹스럽다. 사장님의 화두를 가지고 달려드는 기자들에게 떳떳하게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내부에서 공유하고 있는 디자인 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당장 객관적인 정보를 들이미는 경쟁사로부터 반격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사장님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하신 것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면 사장님은 무엇이 될까?

 

항상 각 부문이나 CEO로부터 나오는 정보는 다시 한번 홍보담당자들이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객관적이고 입증이 가능한 정보만을 선별해 전달 할 필요가 있다. 홍보담당자는 그래서 바쁘다. 일단 거짓말쟁이가 되고 나서 그 정보의 소스에게 손가락질을 해 봐도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