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6월 15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2 Responses

Glocalization에 대하여…

Think Globally and Act Locally라는 말이 한때 유행 한 적이 있었다. 약 10년전 당시 외국 클라이언트에게서 이 이야기를 듣고 “와~!”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청담동 시안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였던 것으로 기억)

그 후 다른 외국계 클라이언트들과 외국계 인하우스 경험을 통해 여러번 이 Glocalization 현상에 대해 insight들을 얻을 수 있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는 개념은 사실 90년대 초중반 미국 대학원에서의 주요 논의 주제이기도 했다. 당시 미국 대기업 인하우스 PR 담당자들은 자신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온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해 상당히 낯설어 했고 난감해 하는 듯 했다.

그들이 이 주제에 대해 대화할 때 항상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글로벌 차원에서 관리 할 수 있나?”라는 주제였다. 당시 뉴저지의 본사 차원에서 동부지역 각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도 사실 벅차고 종종 어긋남을 경험했었다면서…어떻게 미국전역을 넘어 유럽과 남미 그리고 저 멀리 아시아 지역(아주 두려워 했다)까지 커뮤니케이션을 관리 할 수 있을까를 그들은 고민했었다.

당시 나는 이들이 커뮤니케이션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대단해 보였다.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한다는 의미 처럼 멋진 말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우리에게 아직도 이러한 ‘관리’ 마인드가 존재하는지는 의문이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이 머리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또 다른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화두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생들은 배낭여행을 떠나기 시작했었고, 어학연수와 유학길에 오르기 시작했었다. 한국에게는 확산이 당시 곧 글로벌라이제이션이었다.

미국 실무자들은 이윽고 관리의 형식을 여러번의 실패사례들을 통해 ‘Glocalization’이라는 형식으로 구현하고자 했던거다. 로컬의 상황과 문화를 무시한 실패사례들이 많았기 때문일꺼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는 이러한 개념을 시장에 실행하자 곧 바로 터져나왔다. 로컬 상황에 맞춘 실행이 본사의 방침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로컬상황에 맞추려 하니 문제가 또 불거지는거다.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로컬에 적용하려 하니 이런 문제들이 떠 올랐다.

  •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이해하는 로컬 커뮤니케이터가 적고, 키우기가 힘들다
  •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실행하는 담당자들을 본사에서는 100% 신뢰 할 수가 없다.
  • 또한, 글로벌의 핵심 메시지를 실행하는 담당자들의 퍼포먼스를 측정 관리 할수가 없다.


여기서 핵심은 인력이었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인력들이 먼저 글로컬라이제이션이 되어있어야 하는데 이게 힘들었다.

당연히 인력들을 글로컬라이제이션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와 좋은 인력들을 필요로 했고, 그 인력 배정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PR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감이 없지 않았다. (특히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야 말로 관리 대상으로 떠오른지가 얼마되지 않았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아직도 부족하다)

그러한 공간들을 한국에서는 일정기간동안 ‘검정머리 외국인’들이 채워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영어로 대화하고 생각하는 한국인’이었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의 기본 철학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일단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로컬 인력들이 좀 더 매니저블하게 활용될 수 밖에 없었다. 본사는 이 자체로도 한국시장이 (어느정도) 관리되고 있다는 안심을 하게 된거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관리의 철학이 너무 강하다보니, 오디언스 중심의 철학이 종종 간과되었다는 사실이다. 관리가능한 ‘검은 머리 외국인’은 로컬 오디언스의 입장에서는 본사의 노랑머리 외국인과 별반 다름이 없었고, 검은 머리 외국인들 스스로도 자신이 로컬 오디언스와 같은 부류라는 것을 일부 부정하고 싶어했다.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들은 본사의 획일화된 글로벌 정책을 중분히 로컬라이제이션 할 수 있는 권한도 직책상 이임받기 힘들었고, 그러한 본사의 철학이 당연히 이 곳 한국에서 충분히 실현되어지지도 못했다.

외국계 클라이언트들 중 하나 둘씩 한국시장에서 사라져간 기억들을 되돌아 보면 그 실무자들의 역할이 거의 비슷한 것들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후발 외국 기업들의 PR실무자들이 이전 그들의 전철을 유사하게 밟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외국기업의 글로컬라이제이션이 한국에서 진정 성공하려면 다음과 같은 보완 및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 본사 차원에서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적인 철학이 오디언스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철학이어야지, 커뮤니케이션 조직을 중심으로하는 조직 철학이 되어서는 안된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지, 다양성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로컬 인력은 물론 로컬의 역사, 문화, 사회, 국민성, 소비자들의 특수성등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한국 소비자들을 단순 소비 대상으로 보는 한 실패할 수 밖에 없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은 진정한 로컬 전문가들의 실행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 퍼포먼스는 분명히 입증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글로벌의 잣대로 특정되면 안된다. 메시지는 글로벌의 것이지만 실행의 잣대는 로컬에 기반해야 한다.
  •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진정한 실천을 위해서는 로컬인력들을 대상으로하는 중장기적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임파워먼트를 줄 수 있는 인력으로 키워내야 한다. (아니면 차라리 검은 머리 외국인 보다 노랑머리 한국인이 더 낫다)



오늘 아침 갑자기 예전 클라이언트였던 외국계회사의 파산 소식들과 Tom Fishburne의 카툰을 보면서 든 아련한 생각들을 적어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ource: Tom Fishburne)

   

6월 12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부의 홍보 시스템에 대한 조언

오후에 모정부부처의 홍보자문회의에 참석을 해 홍보책임자분들과 회의를 하면서 잠깐씩 기억하면서 느낀점들을 몇가지 정리해 본다. 10년전 당시 국정홍보처 정책홍보컨설팅을 시작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느껴왔던 점들인데 한번 정리를 해 보려 한다. (오늘 그 해당 부처와는 특별히 관계 없는 부분들도 많다)

1. 정부부처 홍보 실행을 보면 ad-hoc이 너무 많다.

이 ad-hoc을 하나의 관리주체가 integration 시키면 최소한 년간 홍보예산의 절반이상은 줄이거나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들면 단편적인 이벤트나 캠페인, 컨퍼런스, 포럼등의 행사들이 매우 많다. 그 때 마다 실행은 모두다 ad-hoc으로 각각의 실행과 차원에서 중복적이고 반복적이고 소모적으로 이루어진다.실행주체들이 다 다르다고 브로슈어 하나도 서로 공유되거나 재활용되기 힘들고, 블로그가 있는데도 다른 블로그를 또 만들거나 ad-hoc 홈페이지를 만들어 온라인 무덤에 비석 하나씩을 세운다. 동영상은 행사 당일 한두번 보여지고 파일로만 늙어간다. 여기저기 중복 외부 컨설팅을 받느냐고 예산이 샌다.

한 부처에서도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실행 관리가 안되는데 이 중복되는 부분들을 부처별, 부처간으로 카운트해보면 아마 어마어마한 금액일 것이다. 가만히 둘러봐도 비슷하거나 동일한 정책을 다른 부처들 여럿이 중복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이러면 안된다.

2. 소셜미디어에 대한 공무원들의 관심과 전문적 트레이닝이 너무 시급하다.

트위터를 아직 모르는 정도는 약과다. 블로그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아직도 조중동과 TV 프로그램을 짝사랑만한다. 한 부처가 평균적으로 일반 대기업 순수홍보예산의 절반정도를 가지고 TV광고까지 하려한다. 공익광고나 아웃도어 광고에 고심한다.

물론 예산이라는 이슈만을 가지고 소셜미디어에 접근하면 안된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실행관리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비용대비 효율성을 따지지 않고, 구태의연한 실행만을 해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모르면 빨리 배워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

국민의 정보 소비행태를 잘 들여다보라. 종이신문과 TV이외에 어디서 주로 정보를 얻고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지 그 아웃렛을 살펴보라. 시간대별로 국민들이 각자 어떤 매체를 소비하고 있는지 들여다 보라. 기본 아닌가?

공짜로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들이 온라인상에 지천에 널려있다. 이 것들 하나 하나를 잘 활용해 통합관리하라.

3. 모든 실행을 integration 시키는 것에 골몰해야 한다.

Ad-hoc에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일단 모든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일원화하고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부처에 블로그가 몇개가 되면 안된다. 한부처에 홈페이가 여러 개 일 필요도 없다. 한 부처에 소셜미디어 담당자가 있다면 그 담당자가 모든 소셜미디어아웃렛을 통합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소셜미디어 운영이 힘들다고 말하지 말라. 개인 블로거도 하루 수천명까지 방문객을 끌어 들이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부처에서 여럿이서 블로그 하나를 성공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열정이나 애정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부처 대표블로그에 하루 몇십명 방문객을 가지고 (그것도 에이전시가 자가 생산한 방문객) 만족하는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은 분명 문제가 있다.

오프라인에서 해당 부처가 실행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블로그 하기에 알맞다. 보도욕구와 감각이 부족하다면 배워서 눈에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 블로그를 위한 추가 제작이나 포스팅을 위한 장치들이 어마어마하게 뭐가 필요있나? 오늘 한 부처의 상반기 실행 홍보 프로그램을 그냥 읽어 내려가는데만 십분이 걸렸다. 이 수많은 실행들이 순간에 끝났나? 전혀 그 안에 꺼리가 없었나?

4. 블로거기자단이나 필진들이 왜 필요하나?

가장 쉽게 블로그를 운영하려하니 블로기기자단이 필요한거다. 돈을 주고 사는 것 처럼 쉬운 대화가 어디있나? 전에도 예를 들었지만 상대방에게 진정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는게 블로깅이다. 돈을 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사는게 블로깅이 아니다.

돈을 주고 사랑한다 고백하는 퍼포먼스를 보는 다른 블로거들은 기분이 어떨까? 그 씬에 감동이 있나? 그건 돈을 주고 퍼포먼스를 받는 그 주체만을 위한 마약이다.

왜 정부부처들은 왜 스스로 좋은 블로거가 될 생각을 감히 못할까? 모르면 열심히 배우고 시간을 투자해서 커뮤니케이션 하라. 아래한글 문서작업에 밤새우지 말라. 연이은 회의와 메모에만 힘들이지 말아라. 서로 서로 토론만 하다 식사시간을 늘리지 말라.

수천명짜리 조직에서 10명의 좋은 블로거만 나와도 부처 커뮤니케이션이 그 정도로 약하다 판단하진 못할 꺼다. 돈주고 사는 것 처럼 쉬운게 없지만 블로그는 제외다.

5. 예산을 왜 하부에서 나누어 쥐고 있나?

홍보예산은 일반기업처럼 홍보부문의 장이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중복 투자나 반복투자가 안된다. 왜 사업부문에서 각자 홍보예산을 나누어 쥐고 있으면서 적다고 항상 푸념을 하고 대충 소모해 버리나.

전문성 측면에서도 왜 정책관련부서가 엑스포에 부스를 마련하고 마케팅을 해야 하나? 실무담당자가 모토쇼도 한번 못 가본 사람인데 어떻게 세계적 엑스포에서 가시적인 마케팅을 지휘하나 말이다.

그러니 실무자들이 여기저기 전문가들을 찾아다닌다. 전문가들이 내부에 있어도 외부 자문을 받게 되고 그 자문에 일부 업자들이 포함이 되어 있다. 자칫 업자들이 나쁜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잘 모르는 실무자들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정부 시스템이 그런 시스템이다. 실무자 개인도 힘든일이고 효과도 좋지 않다.

홍보관련 예산은 모두 모아 부처의 담당수장이 관리하고, 각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인하우스 에이전시의 개념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 맞다. 일반 기업들이 그러는 것 처럼. (사실 일부 대기업들에서도 규모가 커지면 사업부 예산에 각각 홍보예산을 책정해 각자들 지출하는 데 그 중 많은 부분이 문제가 있다)

예산을 관리하기 힘들다면 최소한 부문홍보담당자들이 각 사업부문에서 홍보실행이 어떻게 이루어 지고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6. 실행에 몰두하라

자신이 없으니 자꾸 여기저기 이야기를 듣는다. 자문을 받고, 여러가지 회의와 프로세스를 반복한다. 조직적으로 책임소재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하는 프로세스도 있다. 물론 좋다. 그것이 빨리 이루어지면 말이다.

문제는 논의만 많고 의사결정이 느려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다. 타이밍이 곧 실행이다.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바쁘다는 excuse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타이밍을 놓치면 실행을 하면 안된다. 차라리 안하는 게 좋다. 그런데 대부분 늦게 시작해서 어떻게든 실행한다. 그 결과는 보나 마나다.

7. 상식적인 예산을 마련하라

정부돈을 펑펑쓰라는 말이 아니다. 애국심이나 협조에 중심을 둔 예산 책정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예산이 적으면 그 예산에 맞추어 실행 프로그램을 한정하라. 시장에서 정상가 1억짜리 프로그램 5개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예산 2억에 맞추겠다는 것은 일반기업으로 생각하면 비상식적이다. (각종 지자체들의 광고를 보라. 딱 돈 값만 한다)

실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팔아서 하겠다는 결심이 없는 한 일반기업에서는 기획 프로세스를 통과조차 못한다. 그런데 정부부처들은 그런 기획안을 실행 에이전시에 내민다. 안되는 건 안되는거고, 안되는 건 하면 안된다. 결과를 위해서라도.


공무원 한분 한분들을 보면 참 열심히 하고 자신의 일에 애정이 있는 것을 느낀다. 문제는 관리의 문제인데 그 관리 방식이나 실행 방식이 진화를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부분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도 내부에서 또는 부처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게 또 문제다.

문제를 하나 하나 해결해야 국민들이 편하다.

6월 112009 Tagged with , , , , , 3 Responses

세번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할 것

Seth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놓은 동영상. Seth는 Tribe의 개념을 비주얼화 했다면서 흥미로운 현상을 소개했다.

Seth가 이야기 한 것 처럼…보통 처음에 무엇을 나서서 하는 사람이 가장 힘들다. 두렵고 외롭다. 두번째로 나서는 사람은 앞의 사람만큼보다 반정도의 용기만 힜으면 된다. 세번째 사람은 그 반의 용기만 필요하다.

그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사람이 늘어나게되면 그들의 용기의 총합은 처음사람의 그것과 맞먹을 정도로 각각에겐 미미하다…

돌려서 생각해 보면 현재 정부에서 두려워 해야 하는 사람은 이 세번째 사람이 아닌가 한다. 일종의 티핑 포인트라고 할 수도 있는데…정부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가지고 이 세번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좀더 효율적이 아닐까 한다. 물리적인 봉쇄보다는 커뮤니케이션말이다.
6월 052009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이래서 좋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는 기업들의 목적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 중 가장 현실적인 목적들은 대략 이렇다.

“불만제로 같은 TV보도에 우리 회사가 종종 나가게 되요. 그럴 때 마다 회사 이미지도 이미지지만…매출에 타격이 엄청나거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우리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좀 만들어 보자 하는 거지요”

이와 같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해 ‘부정적인 TV보도를 줄이거나 노출을 방지하겠다’는 목적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또 일부 기업은 이렇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이유를 설명한다.

“전임자들이 항상 일이 터지면 주먹구구식으로 해결을 해 왔어요. 일단 운이 좋게도 큰 탈없이 위기관리를 해 왔는데…이제 그분들이 모두 회사를 떠났거든요. 이제 진짜 큰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그래서 좀 이번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한번 구축해 놓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클라이언트사들 중 한 회사는 이런 이유도 들었다.

“본사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정말 잘돼있어요. 매뉴얼도 있어서 제가 가지고 있고요. 근데 이 시스템이라는 게 본사가 있는 미국 환경에 맞추어져 있어서 대부분이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에요. 일단 번역은 해 놓았는데…한번 보실래요?”

일반적으로 기업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면 달라지는 점들을 정리해 본다.

  • 우리 회사의 위기 발생 유형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게 된다
  • 내 자신이 신경을 쓰고 관리해야 할 위기 요소들을 각자 인지하게 된다
  • CEO와 임원들이 위기시 좀더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 어떻게 위기를 관리하는 것인지 핵심인원들이 그 프로세스를 알게 된다
  • 위기발생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안다
  • 위기관리에 있어서 상황을 관리하는 것 만큼 커뮤니케이션 관리도 힘써야 한다는 것을 안다
  • 위기발생시 홍보팀만 바쁜 시대는 끝! 모두가 위기 대응을 나누어 맡게 된다
  • 일선에서의 애드립과 무마 행위, 그리고 본능에만 충실한 대응이 최소화 된다
  • 전반적으로 모든 게 빨라진다
  • 상황이 파악되고 공유된다
  •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적절하게 연결된다
  • 광고를 가지고 해결하려는 무모한 시도를 버리게 해 준다
  • 궁극적으로 부정적인 기사가 준다
  • 각종 탐사취재 프로그램의 주제에서 멀어지게 된다
  • 실수하거나 인터뷰를 전략적으로 하려고 하다가 실패한 직원을 비판하지 않게 된다
  • 전반적으로 숙련되고 매끈하게 모든 일들을 처리하게 된다. 특히, 언론관계.
  • 위기관리에 있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Can Do 정신)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사후 효과들이 있다. 하지만…경험상으로 가장 멋진 소득은 이 부분이다.

‘사내에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리드한 PR부문에 대해 기존과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된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리드하는 기회를 잡는 것. 홍보부문에게는 아주 중요하고 전략적인 포지션이라고 보겠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6월 042009 Tagged with , , , , , 3 Responses

We are watching you!

We are watching you!

김기자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얼굴이 약간 야위신걸 보니 요즘 운동좀 하시나봐요?

응, 골프를 시작했어. 그거 아주 재미있데?

오호…그러시구나. 그래서 요즘 연 2주간 골프관련 상품 기사들을 자주 다루셨군요?

어? 그거 어떻게 알어? 식품쪽 홍보담당자가?

김기자님 기사는 저의 favorite이거든요…항상 빼놓으면 안되지요.

그래? 후후후…


We are watching you!

안녕하세요. 나르는닭발님. 이렇게 얼굴 마주 뵙는건 처음인데 왠지 친숙하네요.

어떻게 저를 아시지요? 제 블로그에 들어 오시나봐요? 이렇게 만나자고도 하시구…

그럼요. 저희 회사 사장님부터 전임직원이 나르는닭발님 팬이거든요.

에이그…과찬이세요. 일단 저희 무얼 주문할까요?

지난번에 나르는닭발님이 홍어삼합이랑 동동주를 좋아하신다는 포스팅을 읽은적이 있는데…이집이 포천막걸리를 제대로 하는집이라서 여기를 택했어요. 의외로 목포삼합으로도 유명하죠.

헉…그건 3년전 포스팅인거 같은데? 정말이시군요….


We are watching you!

김부장…요즘 프로젝트 끝나고 일이 좀 어때? 집에도 좀 일찍 들어가고 그러나?

네, 사장님. 이제 마무리 짓고 있으니…조금 일찍들어가려 합니다.

그래. 몸 건강도 좀 챙기고 말이야. 자네 트위터 보니…새로 피트니스 끊었다구 하던데 거기가 어디야? 같이 다닐까?

네? 사장님…아이구…그러시죠.





항상 상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사전 모니터링과 관심은 중요하다. 일상적인 대화도 마찬가지지만…비지니스 대화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반대로 제일 싫어하는 유형이 그런게 없이 무조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다.

  • 점심을 같이하는 기자가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모르고 이름만 보고 만나는 홍보담당자 (약속은 대행사가 잡은 경우)
  • 우리회사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파워블로거에게 자신의 신제품을 발랄하게 소개하는 홍보담당자
  • 다른 사람 다 아는 걸 왜 나에게만 보고 안하냐고 삐치시는 사장님…



이런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성공할리가 없다.

위기시에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얼마나 관계자산을 구축해 놓았는지를 단 한순간에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위기다. 반대로 얼마나 말로만 관계자산이 많다고 거짓말을 해 댔는지 평가 받게 되는 위기일 수도 있다.

감시가 아닌 모니터링은 항상 그리고 매우 중요하다. 관계자산의 기반이다.












 

6월 032009 Tagged with , , , , , , , 6 Responses

아는 사람들만 안다?

모 그룹 홍보임원과의 대화

“요즘 블로그 만드는 게 대세같아요. OO그룹하고 OO그룹도 기업 블로그를 론칭해서 아주 열심히들 하고 있어요. 소비자들과 공중들과 함께 대화하려는 마음이 참 부럽드라고요. OO그룹에서도 한번 시도해 보시는 게 어때요?”

“블로그가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야야…우리 그룹 홈페이지 통합도 아직 안되고 있다.”

모 기업 홍보팀장과의 대화

“블로그 론칭에는 관심 없어요?”

“예산이 없어서…그거 할 돈 있으면 기자들하고 골프 몇번 더 치겠어…요즘 부킹 의뢰 많이 하는데 따라가질 못하네…진짜”

모 에이전시 AE와의 대화

“트위터 해. 요즘 트위터 해야 사람 취급(?) 받는다”

“네…트위터 말이죠? 들어는 봤어요. 네…한번 관심 가져 볼께요. 지금은 조금 바쁘니 정신 좀 차리구요”

모 인하우스 PR팀 과장과의 대화

“트위터를 통한 부정적 뉴스 확산에 관심을 가지게 되서 나도 얼마전 부터 트위터를 시작했어. 순전히 트위터의 메카니즘을 알고 싶어서지. 저번 도미노 케이스도 그렇구…”

“형님…아직 젊으십니다. 젊은 애들 하는 것도 열심히 따라 하시고…후후”


우리 같이 블로깅을 하는 사람에게 블로그는 익숙한 환경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홍보담당자들의 대부분은 블로깅을 하지 않는다. 내가 가르치고, 명함을 나눈 홍보담당자들의 반의 반만 블로그를 한다고 해도 이렇게 PR인들의 블로그 인식이 희박하지는 않을꺼다.

트위터는 말할 것도 없고, RSS리더기를 이용해서 블로고스피어를 모니터링하는 홍보담당자들도 귀하다. (유유상종이라고 같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 하는 것 같지만…같은 부류가 아닌 홍보담당자들을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거의 무관심이다)

가끔 워크샵을 하거나 강의를 나가서 블로고스피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듣는 홍보담당자들은 “저 사람이 IT쪽 홍보를 오래 했었나? 위기관리 한다 그러지 않았어?”하는 의아한 표정이다. 그들에게 블로그는 IT다. 트위터는 로켓 과학이다.

몇몇 지인들끼리 모여서 이런말을 한다.

“소셜미디어를 누구에게 팔아야 하는거야? 홍보쪽은 예산이 없는데?”

“홍보쪽이 제일 느려요. 마케팅쪽이나 CS쪽이 더 나을수 있어. 그쪽은 예산도 되고 빨라 이해가”

“원래 홍보쪽이 이쪽을 가져가야 맞는것 아냐? 왜 그러지?”

“홍보 인력에겐 시장이 존재 안해. 홍보관련 책을 내도 초판 3000부를 못 넘긴데.
정말 심하게 책을 안 읽는 거지”


“홍보쪽이 큰일이다…”

“경쟁력이 없어…사실…”



예산이 없어 관심이 없는것인지…관심이 없어 예산을 확보하지 않는 것인지…임파워먼트가 주어지지 않아서 CEO와 커뮤니케이션 하기 힘든 것인지…CEO와 커뮤니케이션을 잘 안하거나 못하기 때문에 임파워먼트가 부족한 것인지…

우리 홍보인들은 매일 무엇에 그리 바쁜 것인지…

언제까지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건지…

스스로도 지난날들을 돌아보게 되는 저녁이다.


6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 , , 2 Responses

아무 소용 없는 커뮤니케이션

박한별은 2일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에서 진행된 현장공개 인터뷰에서 세븐과의 열애설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대신 동반 출연 중인 유진이 “가능하면 영화와 관련된 질문을 부탁드린다”며 양해를 구했다. 또 행사를 진행한 언니네홍보사 측도 “개인적인 질문은 자제해 달라”며 질문을 영화 관련 쪽으로 유도했다. [JES]



기업, 정치권, 연예인 심지어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는 중소기업 사장님들까지 흔히 아무 소용이 없는 커뮤니케이션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다.

위 기사를 보면 연예인 박씨가 최근 열애설을 뒤로 하고 자신이 출연한 영화 홍보자리에 나선 것 같다. 당연히 작품 보다는 열애설이 더 기사가치가 많기 때문에 기자들이 그에 대한 질문을 하게 마련이다. (충분히 예상가능한 질문이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응하는 해당 연예인의 자세도 그렇고, 그런 답변을 도와주는 동료 연예인도 그렇고, 심지어 영화홍보를 맞고 있다는 대행사측의 대응도 참 흥미롭다. 그들이 행한 커뮤니케이션 ‘개인적인 질문은 자제하고 영화관련 질문만 해달라’는 메시지의 목적이 무언가? 가능한 영화관련 기사들만 나오면 좋겠고, 개인적인 연예담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게 만들기 위함일꺼다.

하지만 위 JES 기사의 제목을 보자.

[JES] ‘요가학원’ 박한별 “세븐 관련 질문은 나중에…”


목적을 달성했나? 실패했다. (당연하다)

다음을 보자. 한 연예인이 개인적인 일로 법정에 출두 하는 장면을 기자들이 취재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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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으로 보나 보도 제목이나 취재기자의 멘트를 들어도 출두하는 연예인이 누구인지 왜 출두를 하는지 시청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동행하는 사람들은 해당 연예인을 마치 감추듯 보호 한다.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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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엘리베이터등에서 몸으로 해당 연예인을 막고 서있다. 카메라 플래시가 총탄세례도 아니고 이런 포즈를 취해야만 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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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무슨회사이고 왜 논란이 되는지 시청자들이 다 알고 있는 데 사무실 취재를 막는다는 아이디어(?)로 회사 현관에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자신들의 회사가 절대 노출되지 않겠지 하는 건가 보다.

  • 카메라에 손대기 (지문 노출씬)
  • 자막에 회사명 나오는데 얼굴 모자이크 하기
  • 누가들어도 알만한 인사가 목소리 변조하기
  • 누군지 다아는데 모자 눌러쓰고 선글라스에 경호원속에 섞여 들어가기
  • CEO께서 직접 나오시지만 하체 양말샷으로 플래시 끄고 인터뷰 하기
  • 촬영 기자 밀치거나 패기
  • 일부러 욕을 연이어 해서 편집과정에서 어려움 주기
  • 불법업소등에 들이닥친 취재진에게 일부러 얼굴 뻔히 노출시켜서 편집 블로킹하기
  • 취재진 앞에서 자해하기 (때려부수고, 화내고, 집어던지고, 자해하고)
  • 말도 안돼는 논리를 가지고 정성껏 말하기
  • 황당한 예를 들거나…속시원하게 부정적인 이야기들 털어놓기
  • 인터뷰 거부하기 (더욱이 카메라 앞에서)
  • 취재진 따돌리려고 시속 200km로 차몰기
  • 골목길에서 취재 카메라 등진 채 달려 도망가기
  • 취재 카메라 피해 8차선 차도 무단 횡단 해 도망가기 – 이 경우 가끔 비극적인 특종도 하게 한다.
  • 내가 언제 그랬냐면서 오리발 내밀고 배째라 하기



이상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은 무얼 목적으로 하는지 궁금하다. 이런다고 자신들의 소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위기시 TV  편집자에게 재미를 주지 말 것”


편집자가 취재해 온 동영상을 보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그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실패한 거란 이야기다. 제발…심심하게 하자.



6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약수터 바가지 같으면 안되는 거 아닌가?

TV광고를 보면 갑자기 기존 광고의 톤앤매너 심지어 메시지가 달라지는 경우를 본다. 예를들어 실컷 성공한 남녀의 모습을 중심으로 럭셔리한 TVC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아이들이 나와서 친진난만한 댄스를 보여주는 것 같은 경우다. 수년간 무명모델을 중심으로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하던 브랜드 TVC가 갑자기 유명모델을 내세우면서 생소한 메시지를 남발한다.

[이유] CEO, 마케팅 임원 또는 브랜드 매니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혹은 광고대행사를 바꾸었을 수도 있다.

A기업은 항상 정해진 시스템에 맞추어 언론관계를 해왔다. 정기적으로 해외 프레스투어를 자사의 전시회 일정이나 새로운 비지니스 진출 이슈들과 함께 진행했다. CEO가 여러 자리를 마련해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스킨십을 강화했다. 다양한 언론사 켐페인에 스스로 동참했고, 기업 이미지 광고도 가능한 지원해 주려 노력했다. 출입기자들이나 데스크들 사이에서는 이 회사에게 ‘제대로 하는 회사’라는 인식이 박혔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인가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가 잠수를 타기 시작했다. 어렵게 기자들을 만나게 되면 이런저런 이유로 저녁식사 자리를 피한다. 캠페인은 커녕 기존에 예약해 놓았던 기업 이미지 광고를 예산을 핑계로 내년으로 넘기잔다.

[이유] 홍보담당자가 새로 부임한 CEO 또는 임원 눈치를 보는거다. 아니면, 홍보담당자가 내부에서 어떤 이유로든 예산권에 제약을 받고 있다.

국민의 공복이라고 외치던 모 공공기관은 마스코트를 만들고, 각종 브랜드 아이덴티티 기법을 통해 국민들과 친해지려 노력을 한다. 아침 출근시간에 마스코트와 여직원들이 사거리에서 인사를 해 댄다. 교통안전 팸플릿을 대기중인 차량에 손수 넣어주고 눈웃음을 보낸다. 블로그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하고, 거리 휴지를 줍고, 무엇이든 도와드리겠다고 소리를 친다. 그러던 어느날 이 직원들이 친히 몽둥이와 방패를 들더니 길거리에서 빈소를 차리고 있는 사람들을 냅다 걷어내기 시작한다. 빈소를 때려 부수고 발로 찬다.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살기어린 눈빛을 보낸다.

[이유] 이 공공기관의 수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더 높은 곳에서 그렇게 하는 게 옳은 일이라 보시는 거다.

인간적으로 가장 싫어 하는 부류가 있다면 평소에는 천사처럼 자신을 낮추고 상냥하게 대하다가 갑자기 변하는 사람이다. 갑자기 어떤 이유로든 자신의 감정이 상하게 되면 ‘보자 보자 하니까. 내가 아주 졸로 보이냐?”하면서 180도 변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한번 보게되면 그 다음부터는 가까이 하기도 싫을 뿐 더러 이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이나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정부 공공기관의 PR컨설팅을 하다가 보면 항상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딜레마가 있다. ‘국민들이 우리 부처에 가지는 이미지나 신뢰도가 너무 떨어져서 그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를 않아요 “하는 자기 고백때문이다.

당연히 민간 컨설턴트들은 이렇게 묻는다. “왜 국민이 바라보는 이미지나 신뢰도가 이렇게 낮은가요?”

정부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을 잘 못(안)한다. 진짜 원인이 뭘까?

위의 이유들 중 하나 또는 모두가 그 이유 아닐까?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에 있어서 일관성(consistency)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아닐까?

기업은 차치하고라도 공공기관이나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약수터 바가지 주인 바뀌듯이 이렇게 한번 저렇게 한번 바뀌면 안되는거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5월 29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CI(Commander’s Intent)의 양면 2

우리 군 수뇌부는 이와 함께 북측의 국지(局地)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징이 불필요한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 판단은 현장지휘관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 상황별로 가용전투력과 대응방식의 범위를 분명하게 설정해 현장지휘관이
혼선을 빚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한다.


예상되는 북한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응전이 ‘충분한 응징’과 ‘불필요한 확전 방지’를 동시에 이뤄내려면 사전에 군 내부에서 충분한 의사소통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공감한다. 여기에도 충분한 의사소통이 핵심이다. 위기관리에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평소와는 달리 소통이 좀더 잘됐으면 한다.

5월 2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바쁘면 얼마나 바쁜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습을 보면 일을 하는 방식이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 직장이 바빠봤자 얼마나 바쁜가? (특히 PR팀이 바쁘면 얼마나 바쁜가? 매일 산업면을 장식하는 대기업도 그렇고…그나마 한달에 한두 꼭지 겨우 건지는 나머지 99%도)

PR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한번 해보면 그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해당 홍보담당자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크게 나누어서 골프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있고, 야구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그리고 핑퐁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있다.

골프 스타일은 무척 바쁜(?) 회사와 실무자다. 아마 그 PR담당자의 이메일에는 받은 편지함만 꽉차있고 보낸 편지함이 비어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이메일을 받은건지, 못받은건지, 답신을 못하는건지, 안하는 건지, 하기 싫은건지, 하고 싶은데 이메일 쓸 시간이 없는건지 모른다.

공이 떨어진 곳에 가서 재 확인을 해야 하는 골프 스타일이다. 절대 답신이 없다. 인하우스 시절 수천명 직원들 중에서 스스로 가장 바쁜척도 해 보았지만…이메일 한 통 답신 할 시간이 없지는 않았다. (사실 이메일 답변에 단순 답변은 5초면 된다. 분단위로 일정을 진행하지 않는 이상 5초가 없진 않다. 하기 싫을 뿐)

야구 스타일은 어쩔때는 답신을 하고 어쩔때는 그냥 무시하는 타입이다. 답신이 와도 즉각적이진 않고 실무자가 내키는 날과 시간대에 온다. 요즘같은 비지니스 시대에 3-4일후에 돌아오는 답신 이메일은 별반 가치가 없다.

PR팀은 데드라인에 목숨을 거는데…비지니스 이메일에는 데드라인 본능이 별반 작용하지 않는거다. 외국 선수들은 블랙베리라도 가지고 다니면서 회의시간에 단문 답신까지 해주는데…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그런식으로 실시간 단문답신이라도 해주는 커뮤니케이터는 거의 보지 못했다. (문화의 차이인지, 프로페셔널리즘의 차이인지, 철학의 차이인지, 사람의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핑퐁스타일은 거의 메신저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답신이 빠르고 역동적인 스타일이다. 일반적으로 PR담당자는 이래야 한다고 배웠다. 최초 PR일을 현장에서 배울 때 한참 높은 사수가 이런말을 했다.

‘이메일은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항상 리플라이 하세요. 하면 한다 못하면 못한다. 딜레이 되면 언제까지 해드린다. 꼭 하세요. 상대방이 이메일 하고 전화 다시하게 하면 정 대리님이 진겁니다.”

당시 사수의 이말은 “아휴…아주 저 양반이 나를 갈구실려고 작정을 하셨구만…하루에 몇 통이나 이메일 온다고…” 당시에는 기자들도 이메일을 별로 쓰지 않아 평소 오는 이메일은 홍콩이나 싱가폴의 파트너 PR에이전시 AE들의 것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커뮤니케이션하라는 가르침이 지금 나의 조급함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PR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해 보면 어떻게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안다. 기자들도 그럴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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