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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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 기고문] 새로운 국가재난관리의 체질을 위한 5대 조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정권이 교체되었다. 새 대통령이 취임했고, 새 총리와 새 정부가 만들어지고 있다. 굳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많은 것들이 새로워지고 있다. 국가재난관리체계에도 새로운 메쓰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이전 정부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급조한 국민안전처가 어떤 형태로든 탈바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국민안전처가 진행해 온 여러 사업들을 보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해당 부처는 일종의 ‘재난관리 홍보처’라고 볼 수도 있을 정도로 완전한 의미의 재난관리 개념과는 거리가 있는 활동들을 상당수 진행했다. 급조된 태생적 한계 때문일 수도 있고, 여러 부처 조직들이 뭉쳐있어 내부에서 한가지 방향을 가지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느렸고, 부정확 했으며, 국민들이 그들의 역량에 의문을 자주 가지게 했다. 일단 새롭게 탈바꿈될 부처이기 때문에 이전 활동들은 그냥 그랬었다 정도로 남겨두자.

숙제는 이제부터다. 필자는 기업 위기관리 워크샵에서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만약 세월호와 같은 대규모 선박 침몰 사고가 지금 이 시간에 다시 발생한다면 2014년 그 때보다는 훨씬 더 많은 승객 구출을 해 낼 수 있을까요?” 수많은 기업 대표와 임원들은 거의 대부분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들이 보기에 정부의 재난관리 역량이 그 때와 지금이 그리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필자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그 때 이후 실제 현장에서 어떤 재난관리 역량의 급성장이 있었는지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부하에서는 재난관리도 새로운 체질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세월호에 대한 재난관리 실패가 국가적 비극으로 오래 지속된 것과 같이 앞으로 또 어떤 대형 재난이 새 정부의 생사 또는 성패를 가를지 모른다. 2014년에는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고 치자. 그때는 운이 없었다고 치자. 그 때는 일선 인력들이 제대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었다고 치자. 그러면 지금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운에 기대지 말고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적시에 할 수 있어야 한다. 일선의 인력들은 그때 보다는 훨씬 더 낫게 대응 해 재난을 관리하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국가재난관리 체질에 있어 몇 가지 의견을 정리해 본다.

첫째, 국가재난기관이 어디가 되든 ‘홍보’하지 않게 하라

물론 미국의 FEMA(미국연방재난관리청)에도 커뮤니케이션 예산이 있고, 평시에 커뮤니케이션과 트레이닝 업무가 핵심 업무들 중 하나이기는 한다. 그러니 ‘홍보하지 않게 하라’는 말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 국가재난관리 기관이라면 두 가지 큰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있다.  그 첫째가 국가재난 예방이나 재난관리를 위한 ‘국민행동요령’이다. 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한 재난관리 업무의 일환이다. 둘째는 국가재난관리 부처가 어떤 새로운 국가재난관리 체계를 만들었는지, 어떤 투자를 해서 국민의 안전보호에 있어 큰 진일보를 이루었는지 새로운 체계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다. 이는 발전한 국가재난체계를 국민들에게 교육한다는 목적이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그 이외에는 대부분이 말그대로 ‘홍보’이니 자제하라는 것이다. 왜 해당 부처가 잘하고 있는지를 국민들이 알아야 하나?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부처는 당연하게 일을 잘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부처 홍보가 왜 필요한가 말이다. 또 왜 해당 부처 핵심 고위 공무원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특별히 국민들이 알아야 하나? 당연한 것인데. 부처 자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인 ‘홍보’을 하지 말고, 국가재난관리와 국민을 위한 ‘재난 커뮤니케이션’에 열중하라는 것이다.

둘째, 실전 역량으로 말하고, 성과로 입증하게 하라

국민과 새 정부는 국가재난관리 부처에게 지속적으로 물어보아야 한다. 세월호와 같은 대형 선박 사고가 다시 발생한다면, 현재 일선에서 완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역량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 원전사고가 난다면 어떨까 질문해야 한다. 피해가 광범위한 대형 지진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무엇을 그들이 할 수 있을 것인지 물어야 한다.

그에 대해 국가재난관리 부처는 성실하고 정확하게 답해야 한다. 없는 역량은 없다. 부족한 장비와 물자는 부족하다 해야 한다. 사실 아직 체계가 준비되어 있지 못하다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완전한 대응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이 그리고 얼마가 필요하고 어떤 로드맵을 따라야 한다는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에 기반해 국가와 국민은 생존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두어 국가재난관리 부처를 지원 해야 한다. 그들 스스로 실전 역량을 점검하게 하고, 그에 기반한 지원을 통해 실전 역량을 새롭게 갖출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그간의 지원과 투자를 재난 시 성과로 보답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도 그렇듯, 국가재난관리는 ‘돈’이 한다. 관심만 가지고는 힘들다. 관심만으로는 되는 것이 없다. 국가재난관리 부처는 그 ‘돈’을 달라고 새 정부와 국민들에게 요청해야 한다. 먼저 그럴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그전에 그럴 만 해야 한다.

셋째, 컨트롤 타워 타령이나 핑계는 그만하자

우리나라에서는 위기가 발생하면, 사후 평가를 하며 항상 비슷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만들자.” “컨르롤타워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를 만들자.” “컨트롤타워가 너무 많았다. 컨트롤 타워를 컨트롤 할 그랜드 컨트롤 타워를 만들자” 이를 비판하는 쪽에서도 동일한 지적을 하며 재난관리 주체를 비판한다.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다.

만약 그렇게 컨트롤타워가 문제라면 왜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를 갖추지 못했을까가 더 문제다. 컨트롤 타워가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국민이나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평소에 무엇을 했느냐가 더 위험한 것이다. 만약 컨트롤타워가 평소 잘되어 있다, 잘 할 수 있다 했다가 실제 재난 발생 시 전혀 역할을 못했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문제는 ‘컨트롤타워’ 자체가 아니다. 컨트롤타워가 중요하다 생각하면서도 컨트롤타워에 대해 평소에는 신경 쓰지 않는 습관이 문제다. 이전 정부에서는 어땠나? 자신이 컨트롤타워의 수장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고위공무원도 있었다. 컨트롤타워가 정부 조직상 종류가 너무 많아 누가 수장이고 누가 구성원인지 헷갈린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종이 매뉴얼이나 조직 규정에만 있는 컨트롤타워가 실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 자체는 ‘미신’이나 ‘병’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 재난이 발생하고, 그 관리가 어처구니 없이 진행되면 여지없이 동일한 변명이 나온다. ‘컨트롤타워 부재’가 아주 효과적인 변명인 셈이다. 실제로 문제 있는 의사결정과 대응을 한 많은 관련자들은 컨트롤타워라는 개념만 끌어다 십자가에 못 박으면 되었다. 국민들도 눈에 보이지 않는 컨트롤타워에 대해서만 손가락질 하며 욕했다. 그러고는 시간이 흐르면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변명과 손가락질과 욕은 지속 반복되었다. 이 정도 되면 집단적으로 ‘병’에 걸린 셈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다시는 재난 관리 이후 컨트롤타워의 문제를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 문제가 없도록 살피고 노력해야 한다. “위기가 발생한 것이 창피한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관리하지 못한 것을 스스로 창피해” 해야 맞다.

넷째, 대통령이 곧 재난을 관리 한다

대통령에게 침몰하는 선박을 직접 손으로 끌어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전사고나 지진을 몸으로 막아내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어느 헐리우드 영화처럼 대통령이 직접 전투기를 몰고 날아오는 운석에 몸을 날리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기업 위기관리에서도 대표나 오너가 빠져있는 위기관리는 그 성공 가능성이 극히 낮다. 기업에서도 실제 대표가 일선에 나서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이는 아주 깊은 의미가 있다.

만약 위기관리를 ‘시스템’이라는 것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면, ‘로봇’이나 ‘기계’들이 맡겨진 일을 해 관리할 수 있는 것이라면, 기업의 대표나 국가의 대통령이 위기를 관리한다는 개념은 그 빛을 잃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위기나 국가의 재난이나 공히 ‘사람’이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 오너, 대통령의 ‘관심과 관여 그리고 관제’가 매우 중요한 실제 역량으로 빛을 발하게 된다.

재난 시 일선에서 “이건 이래서 어렵습니다” 하는 보고를 들은 대통령은 해결의 실마리를 줄 수 있다. 오히려 “할 수 있는 방법이 뭡니까?”라고 물어 볼 수도 있다. 그래야 재난을 관리하는 일선에서는 “이렇게 이렇게만 지원된다면 할 수 있겠습니다”라는 긍정형 보고가 가능해 진다. “그건 왜 안 되는 건가요?” “그건 누가 해서 그렇게 문제가 된 건가요?”라고 묻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기업 위기나 국가재난관리에서나 발생 초기부터 대표, 오너,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고 관여해 해결책을 같이 찾아 관제하며 지원 조치했는데도 실패했다면, 그 것은 ‘사람’의 힘으로서 애초 관리가 불가능했던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 정도가 되면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는 논란의 주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 반대이기 때문에 항상 발생한다.

마지막 다섯째, 국민이 재난을 관리하는 일선이다.

손가락질 하는 것은 재난관리가 아니다. 컨트롤타워가 문제라며 욕하는 것도 재난관리가 아니다. 재난관리에 실패했으니 VIP가 책임을 지라 주장하는 것도 사실 제대로 된 재난관리는 아니다. 재난관리는 일선에서 국민이 먼저 해야 성공한다.

한 역사학자는 우리의 역사는 정부에 의지해 국난을 극복한 경우보다 국민들이 스스로 일어나 외부의 적과 맞서 싸우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 극복한 경우가 더 많다 이야기한다. 국가재난관리 관점에서도 국민들의 그런 관심과 참여는 매우 중요한 핵심 역량이다. 국가재난관리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중요한 생명과 안전은 일차적으로 누구의 것인가? 국민의 것이고, 내 자신의 것이고, 내 가족의 것이다. 당연히 국가재난관리의 중심은 내 자신이고 우리 가족이 되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족이 사는 동네가 자주 침수되는 지역이라면,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 조치들에 우리 스스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관심들이 모여 지역 차원에서 홍수 피해를 상당수 감소 시킬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홍수가 발생한다면 우리 가족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도 생각해 놓아야 한다. 비상식량에 대해 생각하고, 피난 장소와 장비들을 준비해 놓는 것이 우선이다.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주말에는 피난을 가보는 연습도 해 보자는 것이다. 준비된 쉘터에서 일정기간 생활하는 방식도 알아 봐야 한다. 쉘터에서 서로간 지켜야 할 예의와 공동생활 규칙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맞다.

국민 스스로 “만약에?”라는 생각을 하면서, 국가재난관리 부처의 체계적 노력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5천만 국민들이 항상 생활 주변에서 ‘재난관리 마인드’를 지니고, 재난관리를 위해 자신 스스로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와 연습이 완료되어 있다면, 국가재난관리는 한층 성공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것이 전제된 채로 5천만 국민들은 국가재난관리에 대한 정부의 준비 수준과 역량을 지속적으로 묻고 확인해야 한다.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인재(人災)’라고 부르는 국민적 습관을 이제는 버리자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재’ 없는 나라가 된다. 정부는 항상 견제되어야 하고 감시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재난관리 부처는 국민의 가장 중요한 견제 및 감시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상이 새 정부가 주목했으면 하는 새로운 국가재난관리의 체질이다. 이전의 많은 국가재난관리 반면교사에 기반한 조언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새 정부가 경계했으면 하는 습관이 하나 더 있다. 관료 조직에서 윗사람들이 하는 가장 위험한 말이 있다면 그것은 “잘 하세요”라고 한다. 위로부터 대통령에서 국가재난관리 부처장까지 아래 책임 및 일선 직원 들에게 “잘 하세요”하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 하라”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게 맞다. 그냥 “잘 하세요”라고 하니 일선으로 갈수록 중구난방이 된다. 당황스러운 실행들이 여기저기 벌어진다. 재난관리가 이벤트가 된다. 당연히 일사불란은 있을 수가 없다. 이전의 사례들만 봐도 “(나는 구체적으로 모르겠으니) 잘 하세요”라는 개념이 국가재난관리를 지배했었던 것 아닌가 한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필히 국가재난관리를 잘 아는 사람들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고의 우선순위로 놓아 본 경험이 있는 재난관리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들로 하여금 “무엇과 무엇을 해서 잘해냅시다”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그에 대해 정확하게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

일선에서도 그러한 구체적 지시에 따른 일사불란 함을 갖추어야 한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그런 그들에게 국민이 신뢰를 부여해야 한다. 그들이 못하면 우리가 못하는 것이고 우리가 못하면 그 누구도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평시부터 그들과 가깝게 협업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국가재난관리는 그들의 것이고 그들의 책임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함께 참여해야 한다.

새 정부가 새로운 조직을 갖추어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한다. 국가재난관리에 있어서도 그러한 새로운 자세와 철학이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관심과 지원과 투자가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역량과 시스템이 갖추어 지기를 바란다. 국민에게도 새로운 공감과 참여의 기회가 생기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도 성공적 국가재난관리라는 새로운 역사가 쓰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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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 기고문]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가장 소중한 한 페이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지난 2007년 여러 번 제품 유해성 논란에 휘말렸던 세계적 완구 회사 마텔(Mattel). 연이은 리콜속에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었던 것에는 당시 마텔의 회장이자 CEO였던 밥 에커트(Bob Eckert)의 리더십이 주효했었다.

밥 회장은 이듬 해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한 초청 강연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위기 당시 우리 위기관리팀의 팀워크는 강했고, 그것이 우리 기업에 대한 테스트였다 생각한다. 지금도 100여 페이지가 넘는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가장 소중한 한 페이지를 고르라 한다면 나는 위기관리팀의 연락처 정보들을 취할 것”이라면서 자사의 위기관리팀을 치하했다.

최근 필자에게도 한 대기업 회장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다.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까요? 우리 회사가 가장 신속하게 구축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스템적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필자는 답변으로 마텔 밥 회장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해 드렸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회장님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회사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이미 존재합니다. 상당히 두꺼운 분량으로 정리 되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페이지가 위기관리팀 페이지입니다. 비상연락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팀이 회사 위기관리 시스템의 중추가 되도록 하시는 것이 현재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한 위기관리팀이 사내에 존재한다면 그 보다 든든한 자산이 없습니다. 회장님께서도 믿으실 수 있는 그런 강한 팀을 만드시는 것이 핵심이 되겠습니다.”

기업 임원들과 위기관리 워크샵과 트레이닝을 하면서 필자가 자주 강조하는 개념들 중 하나도 바로 ‘누가 위기를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그 강조하는 ‘누가(who)’가 바로 위기관리팀에 대한 이야기다. 여러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과 역량을 분석해 보면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는 기업과 임직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은 다음과 같다.

‘위기관리팀’의 존재 자체를 구성원들이 모른다.

사내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임직원들이 많은데, 그 속안에 위기관리팀이라는 것이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어렴풋하게 무언가 조직 되어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니 문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많은 임원들이 대책 회의에 참석해서도 ‘누가 각각의 대응들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여러 대응 방안들과 주제 대상들을 토론하지만, 결국 실행 단계에 있어서는 서로 그 실행 주체가 ‘누구(who)’여야 하는지를 놓고 설전을 벌이거나 시간을 보낸다.

‘위기관리팀’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한두 번 위기를 관리해 본 조직들의 경우가 그렇다. 오랜만에 접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니 그 속에 위기관리팀에 대한 규정과 리스트가 있다. 그 리스트를 보니 자신의 이름이 들어있어 자기가 위기관리팀이었구나 생각하게 된다. 몇 페이지를 넘겨보니 자신에게 맡겨진 위기관리 업무들이 꽤 많다. 위기 발생시 대응해야 하는 업무들도 자세하게 나열되어 있다. 근데 궁금해진다. 이 많은 업무들을 실제로 내가 해야 하는 걸까? 이걸 누구에게 보고해야 하는걸까? 이걸 하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는 건가? 그리고 (더더욱 우려스러운 건)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감이 서질 않는다. 그렇다고 위 임원에게 물어봐도 답이 나올 것 같지가 않다. 당연히 이런 경우 단순 소속감만 느끼게 될 뿐, 실질적인 시스템이나 역량 강화는 불가능해진다.

‘위기관리팀’ 다른 구성원들은 무얼 하는 걸까 궁금 해 한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어떻게 되가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 위기관리팀 리스트에 보니 상당히 여러 부서 임직원들이 정리되어 있는데, 이들이 다 무얼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해 진다. 얼핏 보면 문제가 발생한 부서가 스스로 알아서 문제를 해결 하라 하는 것 같은데, 그 외 문제가 없는 부서들은 왜 리스트에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경우에는 정보보안부서와 고객관련 부서들이 알아서 대응해야 하는 거 아닌가? 거기에 마케팅이나 영업 같은 부서가 왜 유관으로 정리되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그 밖에 대부분의 문제는 언론에서 다루어지니 홍보부서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위기관리팀 리스트 자체를 의아해 한다.

이 위기관리팀 조직 운용이 ‘잘 될까?’ 의심한다

사내에 구성된 기존 태스크 포스 팀만 해도 수십 개다. 그 중 태반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결과물을 내놓는데 하 세월이 걸린다. 부서간 협업? 불가능해 보인다.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거창한 ‘사일로(silo) 현상’ 같은 걸로 성명하지 않아도 이종의 두 부서가 의견을 정리해 한가지 실행을 하는 것 자체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소통하고 협업하라, 사일로를 극복하고 쌍방향, 균형적 커뮤니케이션…여러 이야기를 해도 쉽지 않다. 각 부서장들도 힘들어 한다. 위기관리팀 리스트를 보니 덜컥 겁이 난다. 이 여러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누가 움직일 건가? 협업이라는 게 이런 규모로 가능할까?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데 이런 위기관리팀 운용이 실제 될까? 의문을 품고 두려워한다.

이런 현장의 많은 생각과 현실이 존재한다. 강력한 위기관리팀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말 만큼 그리 쉬운 것이 아니하는 의미다. 그러나 그렇다고 강력한 위기관리팀의 구축 개발 노력을 포기할 것인가?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들이 필요한가? 기업 리더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언들을 정리 해 보자.

첫째, 위기관리팀이 작은 누가(small who)라면, 큰 누가(big who)를 결정하라

위기관리팀의 수장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마텔의 경우 위기관리팀의 수장은 회장이자 CEO인 밥 자신이었다. 위기관리팀 수장으로서 밥은 자신의 위기관리팀을 어떻게 리드해야 하고, 어떤 역할과 책임을 누구에게 재분배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한국 기업들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면 상당히 많은 매뉴얼에서 그 큰 누가(big who)에 대한 지정과 서술이 모호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VIP들의 강한 리더십과 책임, 그리고 관여가 없이는 강력한 위기관리팀의 구성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큰 누가(big who)들이 먼저 훈련 받아야 한다.

강력한 위기관리팀은 강력한 리더들의 작품이다. 리더들이 먼저 제대로 훈련 받지 않고서는 강력한 위기관리팀을 운용할 수 없다. 리더들은 어떤 위기들이 자사에게 발생할 수 있을지 알고 있어야 한다. 그 각각의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어떤 상황으로 어떤 단계를 거쳐 진행 발전될지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상황의 전개에 따라 자사가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인지, 어떤 전략과 대안을 바탕으로 의사결정 해야 하는지에 대해 경험을 쌓고 있어야 한다. 이는 실제 위기들을 다양하게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큰 무리가 있어 평시 반복된 훈련으로 숙련된 경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 알아야 리드할 수 있다.

셋째, 자주 마주 앉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관리팀의 존재를 모르는 임직원,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임직원, 다른 부서는 무얼 할까 궁금해 하는 임직원, 과연 많은 부서들의 협업이 가능할까 의심하는 임직원들을 하나의 팀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다. 정기적으로 같이 마주 앉는 자리를 만들어 ‘위기관리’ 주제에 대한 논의와 토론 그리고 훈련을 반복 제공하는 길뿐이다. 이를 통해 경험 많은 위기관리팀, 준비된 위기관리팀, 빠르고 강한 위기관리팀으로의 성장이 가능해 진다. 끊임없는 마주 앉음과 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매뉴얼이 곧 위기를 관리 해 주지는 않는다. 강력한 리더 한 명이 위기를 깨끗하게 해결해 버릴 수도 없다. 수천에서 수만 명의 전직원들이 움직여도 관리되지 않을 위기가 있다. 위기란 원래 그런 성격의 것이다. 대신 강력한 위기관리팀이 위기를 관리한다. 강력한 위기관리 리더십은 항상 강력한 위기관리팀을 통해서야 구현된다. 수백 페이지 두꺼운 매뉴얼에서 기업의 최고 VIP가 취할 가장 소중한 페이지는 위기관리팀 연락처 단 한 장이라는 이야기는 그래서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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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0편] 위기관리 역량을 점검해 볼 수 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몇 년 전 이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작업을 했었습니다. 여러 진단도 받고, 위기관리 매뉴얼도 만들고, 훈련도 진행 해서 일단 시스템은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것은 이 시스템이 실제로 위기 시 작동을 하느냐 입니다. 실제 역량을 점검할 방법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많은 기업들이 그와 유사한 고민과 불안감을 호소하십니다. 시스템이나 역량이 사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실제 그것이 존재하는지, 작동은 가능할는지, 문제 있는 부분은 없는지 관리자 입장에서는 조마조마 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는 군대의 역량에 대한 의문과도 유사합니다. 수십만 명의 군대를 구성했고, 여러 군사 훈련들을 통해 군대를 단련해 놓기는 했는데,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제대로 군대가 역량을 발휘해 국민을 보호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도 비슷합니다.

실제 역량을 점검하는 방법도 군대 차원에서 실시하는 워게임(war game)이나 대항군을 활용한 작전훈련들과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이런 시뮬레이션은 일단 ‘시나리오’와 ‘대항군’이 핵심이 됩니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점검하는 목적이라면, 먼저 해당 기업에게 발생 가능한 유기 유형과 관련하여 실제적인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위로는 대표이사로부터 아래는 일선 직원들에 이르기 까지 시나리오를 접하면서 “실제 이렇게 될 수 있겠군” 여길 수 있는 생생한 시나리오를 완성해야 합니다. 그 후 이를 바탕으로 실제 위기관리 활동들을 위기관리팀이나 위기관리 위원회가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그 ‘직접 해보는 활동’이 곧 ‘시뮬레이션’입니다. 시뮬레이션을 위해 그 다음으로 중요한 대항군은 실제로 해당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지역 한 대형 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고, 일부 유해화학물질이 불과 연기에 섞여 주변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라는 1차 시나리오가 만들어 졌다고 해 보시죠.

이 경우 해당 기업은 일단 공장 내 사고대응팀을 통해 문제의 화재 현장에 대한 상황관리에 돌입 할 것입니다. 지역 소방서와 유해물질 확산을 차단하고 방재하기 위한 화학물질관리기업과도 협업할 것입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지역주민들과 지자체 담당자들, 경찰, 지역 언론들, 지역 환경단체들, 직원 가족들 등등이 공장 주변에 모여들 것입니다. 공장 내에서 이해관계자 관리 및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맡은 부서 담당자들을 사고대응팀과 달리 공장 바깥으로 나가 그들 이해관계자들을 만나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것입니다. 이런 다양한 활동들이 시나리오 배포 이후 전개됩니다.

이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대항군이라면, 앞에서 말한 소방서, 확학물질관리기업, 지역주민, 지자체, 경찰, 언론, 환경단체, 직원 가족의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이 위기 상황에 따라 적절한 역할을 하면서 회사의 위기관리 방식을 점검합니다. 그들이 곧 2차, 3차 진전되는 시나리오의 뼈대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타입의 시뮬레이션 이외에 위기발생 정보를 컨설턴트들이 일선 조직에 전달하고, 그 이후 내부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실제 역량을 점검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일선에서 위기상황을 전달받은 후 얼마나 신속 정확하게 해당 상황이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된 위기관리팀에게 공유되는지, 그리고 공유 받은 위기관리팀은 어떻게 상황파악과 초기대응을 실시하는지를 점검합니다.

컨설턴트들이 특정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면서 일선 조직을 접촉하는 방식의 시뮬레이션 형식도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과 여러 관련 규정에서 정한대로 일선 직원들이 대응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위기관리팀 핵심 구성원들을 하루 정도 회사에 나오지 않게 조치한 후, 위기 상황을 실제와 유사하게 조성해 그들 핵심 구성원 부재 상태에서 차상위 인력으로 이루어진 위기관리팀의 위기대응 역량을 점검해 볼 수도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는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관리위원회 역량 점검 방식으로 불시에 위기관리조직을 소집해 워룸 세팅과 참여에 까지 걸리는 시간과 참석률을 점검하는 방식도 몇몇 기업에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주말 오전에 위기관리조직 소집을 실행해 보기도 합니다. 몇몇 임직원들을 무리를 해서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그에 대해 번거롭다 사후 평가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유효한 시뮬레이션 방식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 방법을 통해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과 역량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시뮬레이션을 한번 실행해 점검해 보아야 하겠다는 결심은 최고 의사결정자로부터 나옵니다. 그런 결심만 있다면 위기관리 시스템 역량은 지속 관리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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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2017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3편] 저 회사는 어떻게 저렇게 위기관리를 잘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법원에서 큰 결정을 했잖아요? 대부분 그 회사 총수가 구속될 것이라 예상 했었는데,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많이 놀랐습니다. 저희 회장께서도 그 회사를 좀 벤치마킹 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라 하시던데요. 그 회사는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논란에서 항상 갈등을 겪는 부분이 그런 부분입니다. A회사가 위기관리를 잘 하니 그 회사 시스템을 벤치 마킹 해서 우리 회사 시스템을 구축해 보자 하는 생각이 여러 기업들에게 존재합니다. 그러나 또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A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분석해 보다가 포기합니다.

‘A사니까 이건 할 수 있는 거지. 우린 매출도 다르고, 예산도 없고, 그 정도 투자할 수준도 아니고, 윗분들이 그런 노력들을 지원 해 주실까 하는 면에서도 의문이 들고…’ 이런 자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실무자들은 이런 자각에 기반해서 ‘보다 현실적으로 우리 회사가 갖출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찾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A사와 같은 대형 그룹사들이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하게 되면 일부 기업 경영자들은 실무그룹에게 “저거 봐 A사는 하는데 왜 우리는 못해? 불가능한 건 아니었잖아?”하는 질문을 하십니다. 맞습니다. A사와 B사와 C사가 했다면 그건 분명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죠.

핵심은 그 회사들이 그런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예산을 운용하면서, 어느 정도의 노력을 반복했는가를 먼저 살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기관리 퍼포먼스라는 것도 경영의 많은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하루 아침에 요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상적인 퍼포먼스가 있었다면, 그를 위한 엄청난 수준의 투자와 노력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위기관리 분야에는 “‘엄청나게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엄청나게 많은 비가시적인 준비’가 필요한 법”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그 ‘엄청나게 많은 비가시적 준비’에 한번 주목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결론은 ‘일반 기업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입니다. 기분 나쁘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99.9%가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따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반대로 가능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회사에게 구현 가능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무엇인가?”가 “A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벤치 마킹 해 볼까?”라는 질문보다 훨씬 더 합리적인 질문입니다. 먼저, 우리 회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들을 점검해 보십시오. 그에 따라 각각의 유형을 들여다보면서 위기관리팀 스스로 필요한 역량과 체계가 무엇일까를 같이 고민해 보십시오.

우리가 이야기하는 ‘체계’란 ‘(담당자들이) 함께 장시간 동안 깊이 있는 고민을 여러 번 반복 한 뒤 적용 생산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깊이 있는 고민이 오랫동안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에 왜 위기관리 체계가 부족한가에 대한 답은 ‘위기관리팀이 모여 깊이 있는 고민을 오랫동안 반복해 보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놓습니다.

다 같이 모여 이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면, 그 절실한 체계를 구축하고, 그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첫 걸음입니다. A사나 B사가 가지고 있더라도 그 정도 수준까지는 우리 회사에 적용할 필요 없다는 생각은 당연한 것입니다. 반대로 A사나 B사가 이런 부분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우리는 꼭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있다면, 이런 부분은 적극적으로 챙겨 적용시키는 것이 맞습니다.

“A사는 계열사를 합쳐서 사내 변호사들만 300명이 넘는데요. 휴…” “우리는 법무팀도 변변치 않고, 사내 변호사는 겨우 한 명 밖에 없잖아? 그것도 노조관련 업무 하는 분이고. 우리는 틀렸어…” 이런 자조가 얼마나 의미 없는 것입니까? 또 일부는 “우리는 A사가 아닙니다”라는 포지션으로 혹시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 강화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대신 저희는 OO분야에 위기가 많이 발생 할 가능성이 있어서, 사내 법무팀 구성을 내년까지 OO분야 중심으로 대폭 강화 할 것입니다. 또한 OO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로펌 A, B와 자문 계약을 맺어서 초기 문제 발생 부분부터 적극 관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런 설명이 보다 강한 위기관리 역량에 대한 설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고민하면 답이 나옵니다. 외부의 A사를 바라만 보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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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82014 Tagged with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50] 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이겨내자!

CEO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총 50편 중 마지막 기고문이었습니다.

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이겨내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에서는 이를 인재(人災)라 한다. 컨트롤타워의 부재라고도 한다. 이미 예견돼 있던 것이라 지적한다. 최초 위기를 숨기려 했다 비판한다. 대응이 형편없이 늦었다 비웃는다. 이해관계자들의 원통함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화를 낸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라며 칼날을 간다. 이 속에서도 기업들은 진화하지 않으니 문제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한다. 하지만 한두 명 정도의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이 또 위기관리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위기관리 업무에 매달린다. 평소에는 회사에 출근하시지도 않던 회장님께서 자주 보이시고, CEO를 비롯해 많은 임원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대응책들을 마련하게 된다. 부서간 전화와 보고의 횟수와 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심지어는 상호간 휴대전화 연결에 충돌이 일어나 불통 사태까지 발생할 때도 있다.

일선에서도 수십에서 수백 명의 직원들과 외부관계자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을 이루곤 한다. 누가 우리측이고 누가 이해관계자측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위기들을 관리한다. 이 틈새에 기자들도 사람들과 엉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면 당장 온 오프라인에 우리 회사가 악당같은 회사로 묘사돼버리곤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뒤엉켜서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끄럽고 어지러운 시간들을 보내는 것. 이것이 위기의 특성이다.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혼돈(Chaos)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혼돈을 관리하려 만들어 놓는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한마디로 누가(who)’를 정하는 작업이다이런 위기상황은 누가 관리 책임을 질 것인가? 책임을 받은 지정된 부서나 개인은 어떤 활동들을 통해 위기관리에 임할 것인가를 미리 고안해 공유하고 그에 익숙함을 더하는 준비들을 말한다. 준비라는 말의 뜻은 미리 마련하여 갖춤이다. 우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인가를 미리 바라보는 것이 위기관리 시스템의 첫 걸음이다.

가시적으로 어떤 위기가 다가올 것인가를 예측이나 감지할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우리 사내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시스템 속으로 끌어 들여 활용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그 다음이다. 각 실무 부서들과 임직원들은 절대로 책임과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위기관리에 나설 수 있는 주체들이 아니다. 일부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재한 기업에서는 몇몇 개인의 개인기로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하곤 하는데 그렇게 관리되는 위기는 사실 정확한 의미로서의 위기는 아닌 셈이다. 위기는 어느 한두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서는 큰 문제를 의미한다.

회사를 구성하는 핵심적 기능들 하나 하나를 꼽아 누가 무엇을 해야 한다라는 정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면 명실상부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이다. 일단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그 후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과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문서와 챠트 등으로 임직원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던 그림 속의 시스템을 밖으로 실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노력들이 그런 것들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하기 원하는 CEO들을 위하여 지금까지 50번에 걸친 핵심적 조언들을 이어왔다. 이 칼럼을 계속 접해본 CEO라면 반복되는 단어들에 이미 익숙해 졌을 것이다. ‘평소’ ‘관심’ ‘질문’ ‘확인’ ‘커뮤니케이션’ ‘점검’ ‘역할과 책임’ ‘준비’ ‘공감’ ‘이해관계자’ ‘프로세스’ ‘모니터링’ ‘크로스 체킹’ ‘리스닝’ ‘워룸’ ‘의사결정’ ‘ASAP’ ‘역량’ ‘시간관리’ ‘리더십’ ‘훈련과 시뮬레이션’ ‘전문가 활용’ ‘예산’ ‘감사등등. 이 모든 것이 바로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지금부터라도 회사 내에서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CEO가 되자. 임직원들로 하여금 뚜렷하고 정확한 위기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 그들에게 만약에?’라는 화두를 던져 스스로 체계를 찾고 만들게 하자. 시험해보고 반복해 보자. 정말 우리가 취약성을 극복했는지 확인해 보자. 그 결과를 가지고 모든 임직원들을 치하하자. 우리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더욱 더 강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자.

성공하는 CEO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다. 그 리더십을 빌어 지난 1년간 반복적으로 강조된 상기 위기관리 조언들을 기억하고 지금 바로 실천하자여러 성공한 CEO들로 인해 부디 위기 없는 회사들과 한국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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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2013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1] 평소 노력과 투자 없이는 커넥션도 없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1]

 

평소 노력과 투자 없이는 커넥션도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시 기업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것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넥션이다. 일단 팩트라도 심도 있게 공유할 대상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평소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있었으면 위기 시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런 노력 없이 위기 시 갑작스러운 커넥션을 찾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이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위기 시 기업에게 말 그대로 이용 당하는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진짜 주요 이해관계자가 아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분명 위기 시 기업을 상대로 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일조하는 그룹들이다. 이에 대한 평소 관심과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대기업들의 경우 많은 이해관계자망을 실제 관리하고 있다. 특정 부서로 하여금 여러 규제기관, 관청, 국회, NGO, 언론에 심지어 여러 정치권 인사들에게 까지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들에 대한 전략적 정보제공과 이에 기반한 이해 도모는 일선 위기관리 활동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아주 중요한 전략적 지원이다. 대기업들의 경우 벌써 수십 년간 여러 실제 위기들을 경험해 왔고 현재도 경험하고 있어 이러한 체계는 상당 수준 발전해 있다.

이러한 관계망 구축에는 탑 매니지먼트의 관심과 투자 지원이 일관되게 제공되어야 한다. 따라서 중견기업 이하 많은 기업들은 이런 중장기적 관계망 투자에 주저하고, 엄두를 내지 못하기도 한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사내에 왜 홍보실을 두어야 하는지 오히려 질문하는 중견기업들이 있었다. 언론의 영향력이라던가 관계 설정에 있어 별반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해 왔다는 것이다. “제품만 잘 만들어 팔면 회사는 성공합니다라 말하던 경영자들이 당시 언론이나 기타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별반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같다.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여론 때문에 위기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같은 사적 미디어들이 일반화되면서 예전처럼 관리라는 개념이 쉽게 다가오지도 않게 되었다. 일부 기업들에게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형성과 투자라는 이야기를 하면 이를 오해하고 정부 규제기관이나 언론 등에 대한 접대나 뇌물 제공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종래 사례들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주요 이해관계자 각각과의 올바른 관계 설정 방법론 까지를 논할 공간은 아닌 것 같다. 기업에게 평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위기 시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먼저 관심을 가져보라는 조언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위기관리에 성공하기 원하는 CEO라면 평소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 협력적 관계 설정에 ROI(투자수익률)같은 지표를 적용하지는 말아야 한다. 대신 이해관계자들과의 공고한 관계가 위기 시 어떠한 형태로든 회사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많은 선례들을 살펴보자.

평소 재무적 효과를 살피는 CEO들의 경우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당장 급박한 필요성으로 인해 가능한 이해관계자 관계망을 어디서든 차용하려 시도하곤 한다. 문제는 종종 이런 단기적 처방에서 발생한다.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만들어진 상호협력적(?) 관계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회사차원에서 무리수를 두게 되고, 종종 불법적 또는 비윤리적인 행위들이 발생해 제2 그리고 제3의 위기가 발생된다. 오히려 이로 인한 회사의 피해는 평소 중시했던 ROI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훼손해 버리는 것이다.

관계란 어느 하루 아침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 관심과 투자 없이 우연히 만들어 지는 것도 아니다. 사회적으로 기업이 성장하며 존재감을 키워 나가는 만큼 평소 주변을 돌아보는 눈을 가지는 것은 지혜로운 기업의 당연한 자세다자사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주요한 이해관계자들과 만나고 정보를 제공하고 상호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는 사회 활동도 당연한 노력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소중한 관계 자산은 장기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 CEO는 공식적이지 못한, 합법적이지 못한, 또한 윤리적이지 못한 관계 설정 노력은 평소에도 경계해야 한다. 수면 하에서 이루어지는 그러한 활동들은 평시나 위기 시에나 많은 부작용을 만들어 낸다. 언론지상을 메우는 많은 기업들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그 때문이다. 최소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형성 노력 자체가 또 다른 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평소부터 CEO는 전략적인 관계 관리자(relationship manager)가 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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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52013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8] 제대로 된 관제탑에 투자하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8]

 

제대로 된 관제탑에 투자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국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들 중 가장 중요한 이유를 딱 하나만 꼽으라 하면 필자는 관제탑의 부재를 꼽을 것이다. 사내에 위기관리를 리드, 관제, 통제하는 부서가 평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는 최고의사결정그룹과
관제탑을 혼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의사결정과 관제는 전혀 다른 의미다.

인천국제공항에 한 해 내리고 뜨는 비행기들은 2010년 기준 약 20여만대에 이른다고 한다. 하루 평균 500~600대의 비행기들이 드나드는 셈이다. 이곳에는 어떤 비행기가 언제 어떤 활주로에 착륙 또는 이륙해야 하는지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비행기 조종사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관제탑이다.

관제탑은 컨트롤타워라고도 한다. 현장과 직접 연결이 되어 있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그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모니터링 가능하다. 또한 비행기들은 관제탑의 지시와 지원 커뮤니케이션을 그대로 준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 비행기 조종사가 자신의 비행기를 아무 때 공항 아무 곳에나 착륙 시킬 수는 없다는 의미다. 자신의 사정에 따라 관제탑의 지시를 거부하고 독단적인 기동을 할 수도 없게 되어 있다. 모든 비행기들의 흐름은 관제탑에 의해 계획되고, 결정되고, 지시된다.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일선에서 대처하여 비행기 조종사들과 함께 대응하는 역량도 관제탑은 가지고 있다.

기업 내 위기관리 시스템을 들여다 보자. 우리 회사 내에 위기가 발생하면 이와 같은 관제탑의 역할을 하는 부서는 어디인가? 위기 발생 시 실제 현장에서 위기 대응 활동들을 하는 수많은 부서들과 더 많은 실무자그룹들을 한눈에 모니터링 하는 부서가 존재하는가? 셀 수 없이 많아 평소에도 그 활동 내역들을 잘 알기 힘든 수많은 이해관계자 접촉면들에 대해서는 관제나 통제가 가능한가?

예를 들어 대기업으로서 우리 회사가 현재 운용하고 있는 기업 공식 SNS채널들을 한번 세어 보자. 각 계열사별, 사업부별, 브랜드별, 캠페인별 등 생각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채널들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큰 위기 시 이들 모두가 하나의 입장과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체계가 필요한데 이런 체계를 사내에서 어떤 부서가 책임지고 있는가?

많은 CEO들이 위기 시 대응 명령과 함께 즉시 실행이 이루어 지리라기대하곤 하는데 현장에서는 결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의도적인 지체가 현장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각 대응 부서와 실무자들의 사정과 역량에 따라 지시된 대응 업무의 실행은 천차만별로 이루어 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천차만별의 실행 조차 어느 부서도 지정되어 관제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위기 시 많은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지만, 우리 회사는 스스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 마케팅이 홍보부서에서 대응하는 위기관리 활동들을 잘 모르고, 생산과 기술 부서는 서울에서 영업부서들이 위기관리 하고 있는 내용들을 알지 못하는 꼴이다. 회사에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에 대한 관제탑 역할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혼돈이다.

위기관리 성공을 바라는 CEO라면 하루빨리 위기 발생 이전과 이후를 아우르는 사내 관제탑 기능을 정의하고, 가장 최선의 부서를 지정 해 이 역할과 책임을 부여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위기관리를 위한 관제 부서의 사내 통제력을 지원하기 위해 관제탑 협업에 대한 관련 규정을 위기관리 매뉴얼에 명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실제 지정한 관제탑 기능의 부서가 정확한 역할을 실행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도 좋다. 많은 위기 대응 협력 부서들이 관제탑과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지 점검도 필요하다. 규정에 따라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관제탑의 리드를 잘 따라주고 있는지도 CEO는 꼼꼼히 살펴야 한다.

흡사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은 관제탑 없이 운영되는 시골 공항들과 같았다. 활주로에는 온갖 종류의 비행기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엉켜 있거나 접촉 사고를 내고 있었다. 비행기 조종사들간에 오가는 고성들이 관제기능을 대신했던 것이다우리 비행기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들이 각각 정확한 이착륙들을 하고 있는지 관제탑을 만들어 관리하자. 이 또한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 CEO가 리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관리(management) 체계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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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2013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Updated] 위기관리가 힘든 조직들의 공통된 특징들

 

위기관리는 (단어 장난을 조금 가미하자면…)일단 시스템(System), 스피드(Speed), 공유(Share), 양방향 실행(Symmetric Execution)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상식적이고 뻔한 가치와 원칙을 알고는 있으면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기업 문화와 철학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도전 또는 테스트라고 본다. 실무적으로 이런 테스트에 임하는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이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기업에서 한두 명이 개인적으로 처리 완료 할 수 있는 이슈가 있다면 이미 그것은 진정한 이슈나 위기가 아니다)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할 수 없는 기업들의 증상들은 바로 이렇다. (다른 실무자 분들께서 실무적으로 추가할 insight가 있으면 언제든 추가 부탁 드립니다.)

평소의 기업 일반 증상들과 위기시 이상 증상들을 기반으로 정리해 봤다.

 

  1. 평소 실무자들과 이메일이나 전화 연결이 힘들다. 이메일 답변이 없거나 상당시간 지연되고, 전화 연결시 연결되는 확률이 상당히 저조하다.
  2. 평소 회의가 무리하게 많다. 그 시간대도 일반적인 비즈니스 시간대를 무시하면서 길다.
  3. 대부분 회의와 실행이 연결되지 않는다.
  4. 위기관리 담당자들의 출장이 잦고 길다.
  5. 위기관리 부서내 담당자들간에 바톤 돌리기가 성행한다.
  6. 각 부서간의 silo thinking이 대단하다. 정보공유는 물론 정치적으로 상호 견제하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7. 평소에 이슈 예측이나 그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 논의 기회가 없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8. 평소에 구축한 효율적인 위기 대응 자료 DB나 플랫폼들이 없거나 적다.
  9. 본사에서는 상당 부분 자신들이 컨트롤 하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사나 지점에 대한 통제력이나 파악이 상당히 부실하다. (보고만 번지르르 해 본사를 행복하게 한다)
  10. 본사가 일선 인력들을 과신한다. 우리는 고품질의 인력들을 채용해 수준 높게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자신하는데, 현장에서는 그런 노력과 다른 실행들이 종종 벌어진다.
  11. 일부는 위기관리를 위해 본사에서 지시한 사항들이 실제로 실행되지 않고, 부정적인 보고나 핑계(excuses)만 공유된다.
  12. 심지어 위기관리를 일선에서 실행할 인력들의 역량이 전무하다. 홍보팀의 경우를 들자면 극단적인 기사나 보도들에 대해 지시 받은 일선 대응 활동에 전혀 자신 없어 하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회의실에서만 머무른다. 대관이나 법무, CS 등도 매일반.
  13. CEO가 일선 업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100% 이해란 힘들겠지만, 일선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
  14. CEO가 부재중인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를 대체해 의사결정을 못한다.
  15. 외국기업의 경우 저 멀리 본사의 의사결정 없이 어떠한 초기대응 조차 제한되거나,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16. 경영진이 위기관리에 대한 대응 및 실행 지시만 내리고, 그 결과와 후속조치에는 관심이 덜하다. 평소에도 지시만 있고 퍼포먼스 체크나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17. 일부 부서 또는 일부 직원에게만 위기관리 오너십을 부여한다. 당연히 해당 부서나 직원은 ‘밑질 수 밖에 없는 업무’에 불안해 하고 괴로워한다.
  18. 평소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임원이나 직원들에게 아무런 임파워먼트도 주어지지 않는다.
  19. 평소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형성, 조사 분석 활동이 부실하다.
  20. 대행사만 내세워 일선에서 위기관리를 실행하려 애쓴다.
  21. 위기관리 대응 보다는 사후 인적쇄신 또는 자아비판 풍토가 강하다.
  22. 실무자 및 경영진이 위기관리에 대한 의욕이나 관심이 없다. 왜 B2B기업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나 하고 묻는다.
  23. 위기관리 관련 예산이 아예 없거나, 비현실적이다.

 

[이상 포스팅은 2011년 포스팅]

 

 

2013년 추가

 

  1. 오너나 CEO가 사적인 방식들로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한다.
  2. 오너나 CEO 주변에 훈수를 두는 외부 분들이 많다. (심지어 사모님이나 아드님, 따님들이 훈수)
  3. 내부적으로 진언을 하거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상당히 터부시 하는 기업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4. 우리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언론, 대정부, 대검찰, 대소셜미디어, 대NGO 대응 활동 전반)
  5. 위기 시 위기관리보다는 자기 부서가 무언가 했다는 사후 평가를 받기 위해 어떤 일이든 가시화를 시도한다.
  6. 기업 내 의사결정그룹들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이해하지 못 한 채 위기관리 실행을 지시한다.
  7. 위기 발생시 의사결정그룹내에서 미시적인 것들을 주로 논의하며 시간을 허비한다. 큰 흐름을 보지 못한다.
  8. 오너나 CEO의 위기관리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는 그분들이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임원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못한다.
  9.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리스닝하지 않는다. 일선에서는 리스닝하는데 의사결정그룹에 적절하게 보고되지 않는다.
  10. 반복적으로 경험을 하고도 매번 대응 준비라던가, 대응방식에 별반 나아짐이 없다.
  11. 내부적으로 누가(who) 어떤 위기를 관리하라 지명해 지시하기보다 그냥 다같이 하자고 한다.
  12. 위기관리에 실패 한 이후 컨트롤센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13. 위기관리에 실패 한 이후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강의를 듣는다.
  14. 실제 위기관리를 리드하셔야 하는 CEO께서 위기관리 트레이닝에 열외하신다.
  15. 자사 위기관리 후 평가에 있어 내부적으로 성공한 부분들을 주로 공유한다.
  16. 최고경영진과 일선 위기관리 실행 실무자들간에 위기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판단 기준이 다르다.
  17. 똑같은 위기인데도 매번 의사결정 기준이 바뀐다.

 

임상 관찰과 컨설팅들을 통해 계속 추가 예정입니다. (last update in Jul, 2013)

 

2017년 추가

41. 대표이사에게 위기 상황을 보고를 위해, 일선에서는 PPT 디자인에 공을 들인다.

42. 비싼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고용해 놓았는데, 대표이사 알현이 힘들다. 그냥 부서 임원하고 팀장들이 위기관리 컨설턴트와 일한다. (심지어 회사에서 위기관리 컨설턴트를 고영했는지도 대표이사가 모른다)

43. 대표이사부터 모든 임원들이 각자 자기가 아는 영향력자들에게 두서 없이 전화를 돌린다. (결과적으로 자사 위기를 홍보한다)

44. 평소에 갖추어 놓지 않고서 위기 때 급하게 만들어 무언가 할려고 한다. (말 앞에 카트를 맨다)

45. 오너나 대표이사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변호사를 고용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46. 오너나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쓴다. 갖가지 클리쉐가 충만하다. 종종 검찰수사나 일부 고객들에 맞서 싸우려 한다.

47. 사내에 아직도 언론 기사를 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위임원들이 있다. 홍보팀 예산은 월 100만원이다.

48. 임원들이 심지어 포탈이나 소셜미디어도 장악할 수 있다고 막연하게 믿는다. 몇년전 국정원 사례를 든다. (3500명 댓글부대)

49.  일선에서는 10만원을 아껴보려고 고객들과 싸운다. 그러다 온갖 부정기사나 고발, 소송이 걸린다.

50. 일선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을 만나면 ‘창구일원화’ 개념은 약 30초 정도 기억하고, 허심탄회하게 기자에게 은밀한 이야기들을 설명한다.

51. 대표이사가 혼자 모든 결정을 한다. 다른 부서 임원들이나 팀장들은 위기 시에도 그냥 대표이사의 메신저 지시만 기다린다. 함부로 나서면 안된다.

52. 법무나 대관과 협의 없이 홍보만 뛰어 다닌다.

53. 홍보임원이 위기대책 회의 때 바쁘게 기자를 만나러 다닌다. 대신 회의에는 팀장이나 다른 홍보실 직원들이 대리 참석한다. 대표이사나 다른 부서 임원들은 다 참석한다.

54. 로펌의 의견에만 충실하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그런 포지션 위험하다 해도, 대표이사께서 로펌을 믿으시니 그리 할 수 밖에 없다 한다.

55. 오너나 대표이사께서 지인인 60-70대 전직 고위관료 또는 정치인들에게 위기 대응을 문의한다. 특히 여론관리(?)에 대해 그분들의 의견을 묻는다. 오래된 답변들이 주로 돌아온다.

56. 내부고발자나 이슈 원점을 두고 ‘본때를 보여주어여 한다’는 내부 의견이 대세를 이룬다. 로펌이나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대신 ‘신속하고 과감한 합의’를 조언하는데도 분노를 삭이지 못한다.

57. 법정에서 자사의 결백함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고, 여론과 12라운드를 벌인다.

58. 위기가 발생해서 거의 피크를 찍고 있는데, 위기관리전담팀을 만들거나, 위기관리 담당자를 뽑는다고 서치펌에게 연락한다.

59. 현재 타오르는 타사 위기 사례를 보고도 그게 자사에게도 곧 발생할 수 있다 믿지 않는다. 당연히 개선이나 준비가 없다.

60. 위기관리 예산을 오너나 대표이사가 대부분 쓰신다. (용도는 대외비)

 

임상 관찰과 컨설팅들을 통해 계속 추가 예정입니다. (last update in Aug, 2017)

5월 092013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 위기관리는 ‘의지’에 대한 문제다

 
 
 
 
 

올해 들어서만도 굵직 굵직한 위기관리 케이스들이 많이 모니터링된다.

 

이번 남양유업 케이스만 해도 그 초기 이슈화는 이미 2009년 에 있었다. ==> 2006년으로 수정

 

우유강매 남양유업 대리점 손해 60% 배상책임

쿠키뉴스  2009.09.23 (수) 오후 5:17

 

 

[업데이트] 2005년 7월부터 2006년 4월까지 9개월간 남양유업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대리점에 4678만원어치의 제품을 강매해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다. [‘밀어내기’ 남양유업, 알고보니 15년째…

서울신문, 2013.5.9]

 

이번 건과 같이 집단행동으로 가시화된 시기만 해도 201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경실련 “남양유업, 대리점 유기농우유 강매 중단하라”

뉴시스  2012.05.08 (화) 오후 1:13

 

남양유업 대리점에 강매·떡값 요구

경기신문  2012.05.09 (수) 오후 11:18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관련 논의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을 한다. 그러나 기업 위기의 대부분은 “해당 기업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있는가?”에서 시작한다.

 

기업들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왜 없겠는가?라 반문 할지도 모르지만, 많은 기업들은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없어 위기를 발생시키고, 위기로 부터 피해를 자초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양유업 케이스에서도 이런 ‘의지’의 문제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피해를 주장하는 대리점주들이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본사 경영진들은 보지 못했을까?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밀어내기에 대한 이야기과 직원들의 떡값 수수에 대한 목소리를 본사 경영진은 요 며칠 동안 처음 들었던 것인가?

 

남양유업의 경우에도 그러한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서도 직접 위기관리에 나설 ‘의지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경영진이 이를 보도하는 여러 언론의 보도와 기사들을 보고 읽지 않았을리 없다.

남양유업 강매 횡포”…대리점은 봉?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남양유업 ‘강매 횡포’ 공정위 고발”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보내기

 

 

기업의 경영진들이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를 가지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위기를 관리해서 얻는 이익보다 관리하지 않아서 얻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시적 위기요소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위기로 정의(define)하지 않고, 관리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

 

그러면 위기요소를 위기로 정의하는 싯점은 언제인가? 경영진들이 위기를 관리하려는 의지를 가지게 되는 싯점은 언제인가?

 

가시적으로 자사에 위해가 가해지는 환경에 처했을 때다. 이번 케이스에서 보더라도 거래처들과 정부 규제기관을 포함해 대규모의 언론 주목과 온라인상에서의 비판, 주가하락, 판매하락, 회장관련 비판 및 주목 등의 ‘가시적 위해환경’이 조성되니 이를 ‘위기’로 정의하고 경영진이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

 

대표의 사과문에서 언급된 상생기금이나 대리점주들에 대한 고소 취하등의 개선안은 이미 2009년정도에도 발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었다. 당시와 현재가 다른 것은 위해환경의 조성으로 경영진들의 위기관리 의지가 생겼다는 것 뿐이다.

 

올해 계속 발생하는 생산현장의 안전 위기도 그렇다.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 케이스도 그렇다. 노조문건의 유출과 노조탄압 케이스도 그랬다. 수입 제품 가격 폭리 케이스도 그랬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리베이트 케이스들도 그랬다. 고객정보의 연이은 유출 케이스들을 보아도 그렇다. 제품 이상으로 인한 강제회수 케이스에서도 그랬다. 경영진의 위기관리 의지가 있었다면 대부분 방지 또는 완화 할 수 있는 위기들이다.

 

기업은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명하게 내부에서 보고되고 공유되고 있다. 기업이 스스로 모르던 위기는 없다. 위기 발생 시 해당 위기를 몰랐던 것 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은 위기관리에 있어 전형적 딜레마인 “악당과 바보”의 딜레마 때문이다.

 

“해당 위기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하면 해당 기업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악당’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하지만, “해당 위기를 알고 있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그냥 ‘바보’로 인식되고 만다. 이 두개의 딜레마에서 기업들은 대부분 ‘바보’로 인식되는 쪽을 택한다. 이 또한 ‘악당’으로 인식되어 지는 것 보다 위해가 덜 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가 강한 기업이 선진적인 기업이고,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직접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면 의지를 생성하지 않는 기업보다는 훨씬 강한 기업이다. 경제민주화 바람과 사회적 이해관계자 파워가 점차 강해지는 이 시기에 많은 기업들에게는 위기관리 ‘기법’ 이전에 위기관리를 향한 ‘의지’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월 03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위기관리 ‘하는 것’과 ‘되는 것’의 차이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위기관리 ‘하는 것’과 ‘되는 것’의 차이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흔히들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대부분 시스템 구축과 관련 된 관점의 차이에 기반하는 오해다. 위기관리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인데,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주체’를 CEO 또는 위기관리 매니저라 막연히 간주하는 것 때문에 현실과 다름이 생긴다. 문제는 이러한 관점의 차이가 실제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하나의 습관으로 굳어져 위기관리의 실패 가능성을 높인다는 데 있다. 어떤 관점의 차이들이 있을까?

위기관리 시스템은 구축하는 것이다?

아니다. 구축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이다.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CEO로부터 임원 그리고 실무자 그룹, 심지어 협력업체에 까지 이르는 전체 구성원들에 의해 구축되는 체계가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즉, 전체 구성원들이 주체다. 일개 또는 일부 부서가 리드해 시스템을 찍어내거나 만들어 선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과정에 있어서는 모든 핵심 인사들이 ‘참여’해야 가능한 것이고,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시스템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이다.

“우리 회사에도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게 있어? 그게 언제 누가 만든 건데?” “우리 회사에서 위기 발생 시 부서별 역할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는 직원이 있나? 없을걸?” “예전에 홍보팀에서 만든 위기관리 관련 시스템 자료를 본 적은 있어요. 그런데 그때는 그냥 자료만 공유 해 달라고 했지, 시간 들여서 들여다 본 적은 사실 없어요”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직원들이 있는 기업은 이상과는 다른 개념을 가지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추구한 것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직원들에 의해 구축되어야 맞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운용하는 것이다?

일방적 운용은 절대 불가능하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운전자의 말을 잘 듣는 전투기나 자동차가 아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CEO를 비롯한 전체 임직원들에 의해 운용되는 것이다. 함께 운전을 해 나가기 위해 운전대가 수백에서 수천 개 달린 버스라고 보면 된다. 종종 정확하게 차선을 지킬 수 있거나, 정차와 출발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를 함께 충분히 이해해야 더 나은 운용이 가능하다.

“왜 빨리 빨리 대응이 안되고 있는 건가요? 이미 몇 시간 전에 대응 지시를 했는데?” “본사에서는 현장 상황을 알기는 하는 걸까? 자꾸 지엽적인 지시들만 하고 있네…” “지금 뭐가 어떻게 돼 가고 있는 걸까? 무언가는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혼란스러워 알 수가 없는 걸” 위기 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기업은 평소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조직 내 어느 한 주체가 홀로 운용할 수 있다 믿었던 기업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기업 구성원들 스스로 운용할 수 있게 지원되어야 맞다. 위기관리 매니저의 경우 이러한 일선의 운용 상황을 하나의 그림으로 모으는 일을 하는 조력자일 뿐이다.

위기대응은 준비시키는 것이다?

직원들 스스로 준비 되어 진다는 표현이 맞다. 이제는 기업들이 전문화 되어 각 업무 부문들이 위기 시 해야 할 일들을 프로세스에 따라 남이 일방적으로 지정 해 줄 수는 없는 상황이 도래 했다. 홍보부문이 위기 시에 해야 할 일을 기획부문에서 지정해 주긴 힘들다. 법무부문에서 대응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사항들을 홍보팀에서 리스팅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산부문의 위기대응을 재무부문에서 규정할 수도 없다. 각 부문별로 특정 위기 시 해야 할 일들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정확하게 규정 해 스스로 준비되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실제 이런 위기를 관리하라고 하는 거야? 말도 안돼!” “매뉴얼이 무슨 필요가 있어?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매뉴얼만 보고 있어서는 큰 코를 다치게 되는데?” “지난번 위기대응 훈련 한번 시켜주고 나서 우리에게 위기관리를 하라고? 어쩌라는 거야?” 이런 질문들이 대두되는 기업들의 경우는 평소 이상과 같이 ‘준비 시킨다’는 개념에 충실했었던 곳일 가능성이 많다. 많은 부서들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부문에 의지했었다는 게 문제다. 시스템 구축 리딩 부서는 준비의 장(場)만을 제공하고, 실제 준비는 부문별로 스스로 되도록 하는 게 맞다.

위기는 관리하는 것이다?

각자 다같이 관리하게 하는 것이 맞다. 위기를 관리한다는 개념은 기업을 단일 주체로 놓고 그 주체가 객체인 위기를 관리한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하지만,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은 하나의 단일화된 주체가 더 이상 아니다. 같은 빌딩 속에 있어도, 심지어 워룸(war room)같은 위기관리 상황실에 다 함께 앉아 있어도 하나가 아니다.

그들 각각은 위기 발생 직후부터 살아남기 원하는 수많은 개인들로 변한다. 이런 수많은 개인들로 하여금 최대한 합의된 대응 활동들을 하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다. 위기 대응 활동을 하는 주체를 하나로 전제하며 단순하게 생각하게 되면 상황은 더 위험해 진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다들 생각이 다른 거야?” “저 부서는 왜 저렇게 대응을 했지? 이번 위기는 저 부서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은데?” “왜 우리 부서가 이런 위기에 개입을 해야 하는 건가? 내가 보기에 우리 부서는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기업의 경우 위기관리 주체를 단순화 해 간주하는 습관이 있는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절대 위기관리 주체는 하나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평소 같은 개념과 같은 생각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아주 미세한 개념이지만 개념을 바꿔야 성공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특정 부서가 위기관리시스템을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는 것을 이젠 그만해야 한다. 스스로 이 시스템에 따라 실제 실행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 이미 부실한 시스템이다. 절대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운용하려 시도하지도 말자. 다 함께 운용해 나가게 만드는 것이 위기관리 매니저들의 역할이다.

스스로 준비하도록 자극을 주자. 준비해 줄 수도 없을 뿐 더러, 명령 해 준비 시킬 수는 더더욱 없다. 위기관리 매니저는 각 부문 스스로 A라는 특정 위기 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이를 모두 통합해 상호간에 연결하고 시너지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살피는 일만 해도 일은 많다. 절대 위기를 CEO나 위기관리 매니저가 관리할 수 있다 믿지 말자. 대신 회사 우산 속에 모인 여러 개인들로 하여금 위기를 관리하게 끔 지원하자. 개인간 부서간의 이해관계와 입장들에 대한 수용과 조정 없이는 성공적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빨리 이해하자.

CEO와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이야기하며 많은 직원들의 동참과 협력을 간과한다면 진정한 시스템 구축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사공이 수 없이 많은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배를 산으로 가지 않게 하는 방법은 하루 빨리 위기관리를 ‘(하나의 주체가 리드해) 하는 것’에서 ‘(다 함께 해) 되는 것’으로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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