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활성화

10월 202010 Tagged with , , 0 Responses

침묵하는 엄마를 화나게 말자: 위기시 분노한 공중의 유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비 총책을 맡았던 그는 중국이 인권탄압국이라며 해외의 반발이 거세자 대범하게 내뱉었다. “남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우리는 상관하지 않는다. 세상이 으니 온갖 사람이 다 있다. 새장 속에 새들이 시끄럽게 지저귀면 제일 시끄러운 을 들어내면 된다.”[조선일보]



 

중국 시진핑 부주석의 직화직설에 관한 이야기들 중 대표적인 직설부분이다. 중국을 포함한 보수주의적 정치 사회환경에서 이처럼 간결하고 시원한 이야기는 없을 듯싶다. 실제로 시진핑이 이야기하는 그런 방식으로 여론과 국민들을 관리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기업과 기관들의 입장에서는 ‘심정적’으로는 동감해도 실제로 ‘구두적’으로 공감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또한 실제 행동으로 실천해서도 안 되는 부분이다.

위기시 항상 ‘분노한 공중’을 바라보아야 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그들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분노한 공중에 대해 어떤 상을 가지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까?

예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위기시 기업이나 기관들은 분노한 공중들 중에 ‘활성화 공중‘에 더욱 더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별반 대응은 하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더욱 상처받고, 그들 때문에 강력한 대응을 꿈꾸게 된다.

참고 포스팅: 무시하되 우선순위가 더 중요하다
여기에서 활성화된 공중이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우리 회사 앞에 찾아와 피켓 시위를 하거나, 홈페이지 게시판을 초토화 시키거나, 소셜미디어상에서 24시간 떠들어 대는 부류를 의미한다. 집단소송을 제기하거나, 대규모 반품을 신청하거나, 불매운동 하자 떠드는 공중들을 의미한다. 물론 부정적 기사와 보도를 서슴치 않는 언론도 활성화 공중이다.

하지만,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관리에 주의해야 하는 공중은 분노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비활성화된 공중이다. 이들의 숫자는 항상 ‘활성화 된 공중’의 수보다 수십 배가 많다. 화가 나지만 항의 댓글 한번 달지 않고, 게시판에 들어와 보지도 않는다. 소셜미디어상에서 ‘활성화된 공중들의 대화’를 읽고는 있지만 거기에 그 흔한 RT 조차 하지 않는다. 집단소송이나 불매운동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일단 문제의 그 기업이 어떻게 위기를 관리하는지 두고 보려는 공중들이 이들이다.

참고 포스팅: 영국의 시위대로부터의 insight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실패얼마나 많은 비활성화 공중을 활성화 시켰는가 따라 결정된다.

시쳇말로 성질이 나지만 가만히 일단 지켜보고 있던 공중들이 ‘아니…두고 보자 보자 하니까 이건 진짜 안되겠네’하는 활성화된 포지션을 가지게 만들면 위기관리는 실패한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수많은 혁명이나 시위들이 이 ‘비활성화 공중’들의 ‘활성화’로 일어 났다.

참고 포스팅: 세번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할 것

참다 참다 못 참겠다 하는 공중들에 의해 사회가 변화했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 언론이 잠잠하다고 위기관리 잘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비활성화 공중들은 여전히 살아있고, 여전히 그 기업의 부정적인 실수들을 기억한다. 그 기업이 어처구니 없이 위기를 마무리 지었다는 인식을 영원히 가져간다.

이런 비활성화 공중은 해당 기업이 또 다른 실수를 저질렀을 때, 좀더 활성화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공중들에 대한 부정적 자극이 반복될 수록 해당 기업의 이미지와 명성은 사라져간다. 현재 자기 기업과 기관의 나쁜 이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자극의 역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 나쁜 기업/조직 이미지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위기시 더욱 더 뼈를 깎는 진솔한 대응이 그래서 필요하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을 기억한다.

엄마가 웃고 가만히 지켜 봐줄 스스로 숙제나 공부 열심히 잘해. 엄마 화나게 하지 말고

기업에게도 똑같은 말이다. 침묵하는 엄마를 화나게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