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인간이 일을 하면서 보내야 하는 인생의 기간은 어림잡아 30년 정도로 볼 수 있겠다. (한국시장에서의 현실적 기간은 그 절반가량이겠지만…)
30년정도의 반가량을 회사에서 일을 하거나 또는 업무에 관계된 시간으로 소비 하니 그 기간은 15년 가량이다. (실제적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7-8년)
쥬니어 AE들이나 인턴들을 가만히 관찰 해 보면 그들 중 생각이 없어 보이는 (‘보이는’) 선수들이 절반 이상이다. 여기서 생각이라는 것은 선배나 사장이 술자리등에서 “당신 앞으로 10년뒤에는 뭘 할꺼야?” 또는 “앞으로 어떻게 살꺼야?”하는 질문에 곰곰히 뜸을 들이는 선수로 정의하자.
나머지 절반들 중에 또 절반은 아예 생각을 안하는 선수들이다. “뭐…어떻게 되겠지요.” 또는 “전…잘 안되면 장사나 할라구요. 아버지 가게들 중 하나를 물려 받기로 해가지고요…” 남자들의 경우 이렇고…여자 선수들의 경우에 말은 못해도 빙긋이 웃으면서 ‘난 좋은데로 시집가면 빠이 빠이다’ 또는 ‘해 보다 안 되면 공부나 더 할라구~’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외 나머지들이 바로 생각을 하거나 그래도 생각이 있는 선수들인데, 이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또 두파로 갈린다. 하나는 조급한 선수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만만디다.
비율로 볼 때 조급한 선수들이 조금 더 많다. 이들의 경우에는 욕심이나 열정이라는 게 넘치기는 하지만, 하루를 실제보다 길게 생각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인턴이나 쥬니어 AE 생활을 한 3-4개월 하고 나서 이런다. ‘아…그동안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에게 남은건 거의 없는 것 같다. 위기관리도 배우고 싶고, 투자자관계도 빨리 익혔으면 좋겠는데. 나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이다…’ 뭐 이런류의 생각들을 하는 듯 하다.
마치 논산훈련소를 갖 나와 자대에 배치되 겨우 침상 청소를 시작한 작대기 하나 이등병이 ‘우리나라 전군의 작전계획이 궁금하다. 이 철원과 동성지역 라인은 어떻게 방어를 해야 할까? 중장거리포대의 엄호 반경은 어떻게 확인 가능할까? 5군단의 지휘권이 참 불안하다…” 이딴 생각을 하는 것과 같다.
반면에 만만디 선수들은 마치 자신의 15년 설계가 다 서있는듯 한 모습이다. 어려운 일이 있어 다가가 힘드냐 물으면 대체적으로 웃으면서 이런다. ‘뭐…그렇죠 뭐. 이번에 고생하면서 또 배웠습니다. 다음번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선수가 좋다는 말은 아니다. 선배들이 다룰 때 쉽다는 말도 아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큰그림과 긴호흡을 가져가는 것은 쥬니어 시절 정신 건강으로도 좋다. 많은 선배들이 쥬니어 시절은 하루 한 시간 앞도 모르게 빨빨거리고 뛰어야 한다고들 경험담들을 이야기해 주지만…PR 에이전시에서 그런 조언은 경험상 바람직 하지 않다.
쥬니어 시절부터 머리를 쓰면서 생각을 하면서 일해온 시니어와 그렇지 못했던 시니어간에는 분명 차이가 생긴다. 짬밥이 존경 받는 시대는 끝났다. 누가 얼마나 더 많이 그리고 깊이 생각하면서 더 많은 가치들을 생산해 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특히, PR 에이전시에서는 그렇다. 나 스스로도 내 생각의 깊이나 길이가 협소해지고 미천해지면…겸허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업을 접어야 한다 생각한다. 시니어로서 이름이나 자리에 연연하면서 조직과 클라이언트에게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로 스스로를 마감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15년이라는 마라톤에서 아직 10미터 정도를 뛴 쥬니어들에게 한마디 꼭 해주고 싶은말은 이거다.
“생각하면서 살아라. 단, 조급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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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Responses to 그래도 생각하는 AE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