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말답지 않게 연이은 비딩 프리젠테이션들에 참가했다. 여러 회사의 여러가지 문화와 업무 타입들을 관찰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비딩 미팅은 흥미롭다.
그중에서 몇가지 포텐셜 클라이언트들과 커뮤니케이션 했던 insight들을 한번 몇번에 걸쳐 정리해 본다.
“네 프리젠테이션 잘 들었습니다. 여러가지 제가 생각했던 문제점들을 제대로 짚어 주셨습니다. 실행적인 측면에서는 좀더 파인 튜닝을 해야 하겠지만 만족스럽습니다. 한가지…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에이전시들이 프리젠테이션을 하실 때에는 최선을 다하고, 완벽하게 일하겠다 맹세들을 하시는 데 이게 오래가는 경우들이 흔치 않습니다. 어떻게 초심을 계속 가져가면서 클라이언트와 파트너십을 맞추어 좋은 성과를 내는가가 좀더 중요한 핵심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모 포텐셜 클라이언트 CEO께서 이런 말씀을 주셨다. 깊이 동의한다. 이는 일개 CEO의 단순한 insight가 아니라 에이전시를 고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기업의 실무자들과 CEO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점이라고 본다.
초심,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 초심이라는 가치에 접근하는 방식이 문제인 경우들이 많다. 인하우스측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내부적으로 에이전시 선정 계획을 잡고 결재를 득하고, 에이전시 long list를 만들고, RFP를 짜고, 에이전시 프로파일을 받고, short list를 다시 구성하고 제안서를 받고, 프리젠테이션을 받고, 심사를 하고, 결정을 하고, 계약서와 예산작업을 마치고…
이런 일련의 에이전시 선정 업무를 진행하는 데, 인하우스는 과연 이런 고단하고 복잡하고 민감한 과정들을 진행하면서 가졌던 초심을 이후에도 계속 가져가고 있나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복잡하고 힘들게 에이전시를 선정했으니…이제부터는 에이전시가 잘 알아서 해 나가야 할 차례다…이러지는 않는가 말이다.
에이전시가 알아서 잘 해와야 한다…는 것은 분명 틀린말이다. 인하우스가 잘 알아서 지원 해 주지 않는 에이전시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다. 만약 인하우스가 그러한 초심을 잃지 않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에이전시가 오래된 계란 노른자 처럼 풀어진다면 그건 에이전시를 최초부터 잘 못 선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 에이전시는 존재하면 안되는 집단이다. (좀더 악담을 해도 되지만…조금 완화했다)
그리고, 다행히 초심을 가지고 있는 인하우스에게 제안을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선정한 에이전시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어떻게 관리하는 게 잘하는 것인가? 하루에 전화를 오십번 이상해서 시시각각 담당 AE들의 업무를 트랙킹한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다음과 같이 업무를 관리해 보자.
1. 매일 우리회사가 어떤 PR 결과를 얻었는지, 이는 경쟁사들과 어떤 차이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정기적인 performance tracking을 진행하자.
2. 그리고, target to achieve를 설정해 보자. 이는 일방적이고 과도한 수준을 의미하지 않고, 현 상황과 활용 자산을 충분히 감안한 상호간에 동의된 achievable target이어야 한다.
3. 정기적으로 performance와 achieved target를 테이블에 올려 놓고 evaluation 하자. 단, 이 evaluation은 에이전시 담당 인력을 ‘깨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인하우스에서는 이 evaluation을 통해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어야 한다. target이 성취되었다면 어떻게 성취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반대로 성취되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다음에는 더욱 정확하게 target을 성취하기 위해 어떤 개선(kaizen) 활동을 진행해야 하는지…인하우스에서 더욱 지원해야 할 부분들은 무엇이 있는지…혹시 에이전시 팀 내부 역량상의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360도 분석을 실행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최소 한달에 한번 이상은 진행해야 한다)
4. Kaizen point들이 있으면 그 point들을 아주 일관되게 tracking 해야 한다. 만약 인하우스에서 이 kaizen point들에 대한 진정한 개선들이 에이전시에 의하여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판단하게 되면 그 다음엔 해당 에이전시의 교체를 숙고해야 한다.
보통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를 선정해 활용하는 이유는 “내부 인력이 모자라서”인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위의 업무 내용들을 보신 인하우스들께서는 이렇게 질문 할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관리하고 평가하고 모니터링 하려면 차라리 내부 인력을 뽑겠습니다. 외부 에이전시 쓰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투입되는 건 조금 아니라고 봐요”
맞다. 외부 에이전시를 쓰기 보다는 내부 인력을 뽑아서 활용하는 것이 사실 더 낫다. 하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에이전시를 쓰게 되었다면…시간 투자는 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외부 에이전시를 관리하는 방식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익숙하지 못해 하는 인하우스 실무자들은 아래에 수백명의 직원을 뽑아도 제대로 된 PR 퍼포먼스를 성취할 수 없다. 내부 조직에서 스트레스만 더하고 아웅다웅하다가 끝난다.
그리고 또 맞다. 너무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제기한 에이전시 관리 시스템이 얼핏 보기에는 시간이 많이 투자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사실 꼼꼼히 들여다 보면 인하우스가 시간을 소비하는 양은 많지 않다. (이런 촉을 가지는 것도 경험을 해 본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스템은 한번 정착되어 활성화 될수록 더욱 더 소비 시간을 save하는 특성이 있다. 초기에는 에이전시에서 못견딜 만큼 시간 소비가 많다고 투덜거리겠지만…한 6개월만 일관성을 가지고 가면 그 다음에는 아주 쉽다. (케익한조각이다!)
개인적으로 주위 친한 인하우스 홍보팀장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제대로 된 인하우스가 있어야 제대로 된 에이전시가 있다. 이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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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sponses to Good in-house bears Good ag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