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062008 Tagged with 2 Responses

연말인가 보다…

세계적으로 연말인가 보다.

어제밤과 오늘 아침에 총 3명의 외국인 지인들이 연락을 해 왔다. 연말이면 누구든 지인들을 챙기려고 하고 예전에는 하지 못했던 인사들을 해오곤 하는데…다들 그런가 보다.

1. Ile Mioc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살아서 국적이 사실 어딘지 잘 모른다. 60이 넘으신 어른인데…이전 직장에서 나의 보쓰였다. 어제 퇴근 무렵 내 사무실 전화로 한 3년만에 전화를 해 왔다. “제임스. 잘 지내지? 내가 M&A건으로 한국에 다음주에 간다. OOO하고 너하고 한번 보자. OOO이는 걔네 회사와 관련해서 이야기 할 것도 좀 있고, OOO이랑 너랑은 너무 보고 싶었으니 같이 한잔하자. 다음 주에 봐…”

이 양반은 그 나이에도 아시아 시장에서 매물들을 엮어주고 다닌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큼지막한 딜들에 손을 댔다가 승패를 한 반반정도 가져가신 것 같다. 이 양반의 기억이 하나 있는데…영어를 사용하는 방식이나 태도가 상황에 따라 180도 틀려진다는 거다.

보통 마케팅이나 PR과 관련해서 회의를 하거나 지시를 할 때는 아주 감미로운 French English를 쓴다. 그렇지만 M&A와 같은 큰 회의를 하면 아주 정확한 England English를 사용한다. 속력도 보통 때 보다 두배가량 빠르고 아주 단호한 어투를 사용한다. 2005년에 SFC의 M사 꼭대기 사무실에 그의 다른 영어투를 감상하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런 양반이 같이 술 한잔 하잔다. 누가 돈을 내야 하는건가…

2. Fei Che

북경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수재다. 중국 허니웰을 거쳐서 현재는 InBev China의 PR Director로 지내고 있다. 이 아줌마한테도 오늘 아침에 이메일이 왔다. ‘잘지내지? 너 계속 PR업계에 있지? 그럴줄 알았다. 한국 InBev가 참 많은 루머와 뉴스 때문에 괴로와 하더구나. 너는 그런 힘들일을 이제 안하게 되서 좋지? 종종 연락하자…너무 반갑다.’

이 아줌마는 이전 직장에서 내가 보고해야 하는 regional boss였다. 아주 정확한 American English를 사용하는데, 역시 날카롭다. 하지만…실무에는 약간 경험이 없는지 일을 너무 꼼꼼하게 참견을 하고, 약간 무리스러운 지시를 해서 한국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곤 했다.

출입기자들과의 저녁식사를 어랜지 하다가 나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해서…그녀를 설득하려는 목적으로 이메일을 주고 받다 보니 그 이슈에 대한 회신과 답신이 40개가 넘어 버린적이 있었다. 중국인 특유의 고집도 있지만…멋진 아줌마다. 20대 같은 40대다.

3. Richard Edelman

Richard의 블로그에 어제 들어갔다가 그가 말한 부분에서 큰 insight를 얻었다. 그는 Public Relations의 시대가 가고 이제 Public Engagement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하신다. 아주 멋진 표현이라서 그의 블로그에 댓글을 달았었다. 그랬더니…오늘 아침에 이메일이 왔다.

‘우리 플로리다 컨퍼런스에서 Axel과 같이 만났었지?’라고 아주 짤막하고 당황스럽게 이메일을 하셨다. 2004년 가을에 우리 회사의 글로벌 컨퍼런스에 그가 초청연사로 참가했었다. 당시에는 Edelman이 우리회사의 에이전시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전세게에서 모인 PR중역들을 대상으로 그가 디너 연설을 했었다.

우연히 그와 나는 단둘이 호텔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게 됐었다. 그는 키가 좀 크다. 그가 나를 내려다보면서 물었다. “너도 InBev냐?” 그는 백인들 밖에 없던 회사 사람들 중에서 유일한 노란 원숭이를 본거다. “그래 난 InBev Korea에서 왔어” 그랬더니…그가 이야기 했다. “오…그렇구나. Korea에는 우리 Edelman 비지니스가 잘되고 있지. 너 혹시 Edelman Korea와도 일을 하니?” 하신다.

“아니, 직접적으로 같이 일은 하지 않아. 하지만 Hoh (당시 Edelman Korea 사장)는 잘알지.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 중 하나야.” 그러자 Richard의 눈이 커지면서 반짝였다. 엘리베이터를 내리고서도 한참동안 호텔 로비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당시 자신을 수행했던 영국 지사장을 소개해주고…그랬던 기억이 있다.

한 4년여전 플로리다 모 호텔의 엘리베이터에서 한 5분가량 이야기했던 그 기억을 아직도 하고 계셨다. 천상 PR인이다. 그 기억을 하고 있다는게 놀라와서 반갑게 답신 이메일을 드렸다. 고맙다고.

연말이다. 모두들 연락 못해도 잘 지냈으면 한다. 아침에 참 반가운 이야기들이라서 한번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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