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잡지중에 MAD라는 잡지가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른잡지들이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과 글로 채워져 있는 데 비해서 이 잡지는 만화위주인데도 아주 더럽고, 지저분하고, 역겨운 그림들로 스토리들이 전개되는 게 특징이었다. (예를들어 여드름이 죽처럼 얼굴에서 터져 나온다거나, 토사물에 샤워를 하는…)
처음에 “어떤 놈들이 이런 잡지를 볼까…?”했었는데 중고등학교 또래에서 대학교 저학년 짜리들이 종종 사가지고 가는 잡지인 걸 알고는 놀랬었다. 찾아보니 MAD TV라는 방송이 있는데 아마 이 방송이 동명의 잡지와 컨셉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미국을 떠난지 10여년이 넘다보니…업데이트가 부족하다…)
아무튼 이 MAD TV에서 코메디쑈를 진행하고 있는 Bobby Lee라는 친구가 있다. 샌디에고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란다. 한국말을 하는 것을 들어보니 진짜 2세다. 🙂 이 Bobby는 이 쑈에서 모든 아시아 인종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는데…그중 절반 이상이 Korean 역할을 한다.
일부 한국인들이 열을 받아하는 장면은 너무 한국인을 멍청하고, 이상한 인간들로 표현하는 코메디 드라마에서다. 한국인 가족(Korean Family)라는 제목의 단편 꽁트를 보더라도 어딜봐서 이 설정과 배경 그리고 의상이 Korean 스러운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차라리 Korean을 비꼬기 위해 극을 설정했다면 실제 Korean보다 좀더 Korean 다워야 맞지 않을까? (맨 처음 Bobby가 여자친구에게 소개를 하는 것을 들어보면 자신은 입양되었고, 엄마 아빠가 자신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단다…아무리 그래도…)
한국인으로서 기분이 나쁜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오디언스들을 생각해보면…그렇지도 않다. (이건 뭐 애국심이나 국가적 자존심 어쩌구 하는 문제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두고하는 이해다…)
미국인들에게는 사실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대만인, 홍콩인…뭐 이런 아시아인들이 다 비슷비슷하다. 그냥 무언가 신비하고 약간은 감춰진듯한…이해하기 힘든 무언가를 아시아인들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미국 사회적으로는 덜 배웠고, 영어에 능숙하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기대고 사는 이방인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일반 미국인들이 MAD TV의 Bobby Lee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그냥 아시안의 코메디언이 아시안 테마를 가지고 웃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나가는 구나…”하는 것 이외에는 별 감정이 없다는 거다. 심각한게 아니라는 거다. (사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클린턴이 강간범이나 변태로 나오기도 하고, 부시가 아버지와 한여자를 놓고 싸우기도 하고…마돈나가 창녀로 비유되는 코메디들도 많다.)
그냥 웃자는 목적이고, 거기에 그냥 색다른 인종의 양념이 쳐진 재미가 더해졌다는 것 뿐이다.
특히 한국드라마를 패러디한 Bobby의 꽁트 시리즈물은 한국인이 봐도 웃기다. (한국 드라마를 잘 벤치마킹한 거겠다.)
이상 여러가지 이해를 기반으로 Bobby의 프로그램들을 보다가도 가끔씩…
울컥 하는 것 보면…분명 나는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이 있기는 한 인간인가보다. 쿨하게 웃고 싶지만 그렇게가 안되기 때문에… Bobby..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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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to 미국 MAD TV의 Bobby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