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2008 Tagged with , , 4 Responses

다 내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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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가족 외식으로 일식집에 갔다. 스페셜코스로 3인분을 달라고 했다. 랍스터는 버터구이로 해드릴까요 칠리소스로 볶아드릴까요 한다. 버터로 해주세요 했다. 오이소주 하나를 달라고 했다.

십분 후. 맥주한병이 들어왔다. 오이소주를 시켰는데요. 아 네.

그 다음 칠리소스로 볶아진 랍스터가 들어왔다. 버터구이를 시키지 않았었나?

계산을 하는데 생각보다 무척 싸게 나왔다. 3인분이 아닌 2인분이 나왔던 거다.

집근처의 유명한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에겐 아이스크림을 시키고, 우리는 하이네켄 다크(Dark) 맥주를 시켰다. 하이네켄 다크 두병 주세요. 네 하이네켄 두병이요? 아뇨 하이네켄 다크요. 다크(dark). 네 알겠습니다.

이분쯤 후 매니저가 다가와 묻는다. 죄송합니다. 손님. 혹시 하이네켄 다섯병을 시키셨나요? 네? 아뇨. 하이네킨 다크 두병 시켰는데요… 아 네. 알겠습니다.

3인분, 버터구이, 오이소주, 하이네켄 다크…내 발음이 문제인가?
 
자르지 말라고 했어도 내 냉면에 가위를 들이미는 냉면집 아줌마. 광화문 SFC를 가자고 했는데 5분후 한남대교에서 ‘어디시라고 했죠?’를 묻는 택시 운전사. 오사카역 남문(South Gate)에서 만나자 했는데 한큐백화점 정문에 모여 있는 직원들. 큰 스토리 라인을 먼저 짜고, 디테일을 채우라고 강의에 트레이닝에 수십번의 잔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묵묵히 디테일을 먼저 꾸미는 AE들. 보도자료를 역삼각형 구조로 꾸미라고 수십번 빨간펜 선생이 되었어도 계속 정삼각형 잡지사 보도자료를 들이미는 AE들. 보도자료는 브로슈어랑 틀리다고 외치며 수십번 트레이닝에 빨간펜을 놀려대도 담담히 브로슈어를 캡처해서 리뷰를 요청하는 AE들. 닭살돋는 홈쇼핑 wording을 피하라고 피하라고 해도…함께 해볼수 있다는 식의 어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 넣는 AE들. 회사 블로그에 그냥 왔다만 가지말고 댓글이라도 달으라고 이야기해도 그냥 무플로 화답하는 AE들.

포토세션에서는 사진으로 메시지를 말해주어야 한다고 수없이 이야기를 해도 그냥 설정으로만 가는 클라이언트. 최소한 회사 로고는 배경으로 깔아달라고 이야기해도, 그냥 백지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클라이언트…

커뮤니케이션 어디에 잘 못이 있을까? 자칭 커뮤니케이션 스페셜리스트라고 하면서 왜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을 못할까?

다 내 잘못이다. 세스고딘이 한 말 처럼. 잘못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내가 틀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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