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제대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는 선수 앵커들이 밝히는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들이 참 유익하다고 생각해서 정리를 해 본다. 항상 생각은 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그런 것들이 반복된다. 이런 반복은 진정 문제다.
MBC 손석희 앵커
“모든 사안에 대해 당사자와의 직접 인터뷰를 원칙으로 한다. 편집 없는 생방송을 통해 숨소리까지 들리는 인터뷰를 내놓는다”
그는 인터뷰 당사자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너무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때로는 청취자들이 듣기에 불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포장해서 전달하려는 인터뷰 당사자와 포장 없는 날 것 그대로 듣고 싶어하는 청취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제 역할은 질문하는 것이지 논쟁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논쟁적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제가 잘 이해를 못 했거나, 상대의 답변이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거나 할 경우에는 재차 질문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나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인터뷰가 상대방의 의도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면서 “인터뷰가 왜곡되지 않으려면 충분한 자료 조사와 사전 준비가 필수” (교과서에서 수만번 읽어 상식 처럼 알고 있는데도 종종 이런다)
SBS 백지연 앵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의 진짜 매력은 역시 인터뷰에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탁구와 같아요. 아니 그보다 더 어렵죠. 상대의 공을 받아내면서 다음 서브까지 생각해야 하잖아요.”
“시사 프로그램은 현안이 된 민감한 뉴스를 다루죠. 출연자는 날카롭고 예민하고요. 계획에 있든 없든 어떤 이야기를 끌어내도록 신경을 곤두세워 듣고 질문합니다. 행간의 뜻을 읽어야 하고 이야기가 어디로 튀어갈지 예상해야 하죠. 그런 문제일수록 목소리는 더 차분해야 합니다.”
가장 까다로운 인터뷰 상대를 묻자 백지연 앵커는 “막무가내식 인사”라고 말했다. 논리적인 논객들은 얼핏 까다롭게 보여도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지만 ‘떼법이 가장 어렵다’는 말처럼 생방송인데 막무가내식으로 나오는 사람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 백지연 앵커는 “방송이 유아독존(唯我獨尊)할 수는 없다”면서 “소통,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EBS 유용화 앵커
“자연스럽고 편하게 얘기하다 치고 들어가는 질문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정치인들의 경우 ‘기(氣)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새 정부의 장관 인선 문제가 논란이 됐을 때 박희태 의원을 연결했습니다. 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의 단점을 노린 질문에 앞서 장점을 언급해 달라고 했는데 몇 가지를 이야기하던 박 의원이 ‘또 안 좋은 점, 모자라는 점 말입니까’ 하고 치고 나왔어요. 질문의 의도를 간파 당한 셈이었죠.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때도 어려웠는데 처음에 부드럽게 얘기를 시작하기 위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으니 어떤가’ 물었더니 ‘정치권에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고 딱 잘라 말했어요. 순간 참 난감했죠. 공천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한참 질문을 하자 ‘다 듣지 못했다’며 다시 질문을 달라고 했고요. 결국 두 방 먹은 셈이죠.”
**** 물론 바보같은 반복들도 있지만, 대단한 인터뷰이들도 계시네요. 참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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