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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출범 초기부터 홍보인들 사이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식 ‘시스템 홍보’라는 것이 진정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구현이 될것인가에 대해 의견들이 많았다.
흔히 업계에서는 ‘선수’라는 말을 쓴다. ‘선수’라는 말이 어떻게 보면 약간 상스러운 표현 같기도 하지만, 실무자로서 기자들에게 “당신은 선수야” 또는 “아 OOO회사 김 선수?” 이런식의 호칭을 들으면 은근히 어깨가 우쭐해지기도 한다.
기자협회보 해당 기사에서는 청와대 홍보라인의 아마츄어리즘과 대통령의 홍보관 그리고 언론관에 대해 지적 하고 있다. 최근 읽었던 어떤 기사보다도 현실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어 눈길이 간다.
나는 ‘언론과의 건전한 긴장’을 위해서는 전제가 하나 필요하다고 믿는다. 홍보라인과 취재라인간의 ‘긴장’은 우선 양쪽이 ‘선수’일 때, 즉 나름 분야의 전문가들일 때나 가능한 것이다. 대통령은 이 점을 간과한 것이다. 물론 홍보라인이 전문가들로 셋업 되었다 손 치더라도, 정부 정책 홍보의 경우 ‘어른’의 포지션이나 의중이 매우 중요하고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러한 어른의 의중을 프로페셔널하게 전달할 여러가지 방법은 전문가에게 분명 존재한다. 목적없이 또는 실수로 ‘설화’를 일으키고 급기야는 언론에게 수세에 몰려 계단을 내려오는 몇몇 홍보라인들을 바라보면서 찹잡함을 금할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어른의 의중이라는 것이 현 정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박/전/노/김/김에 걸친 역대 정권 시기에도 어른의 독특한(?) 언론관과 홍보관은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현 정권에서 다른 것은 언론과 홍보의 환경이 그 때보다 진일보 했다는 것 그리고 청와대 주위에 전문적 홍보라인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께서도 국회의원/장관/대선 후보 시절 여러 정치부 기자들과 술자리를 갖곤 했다고 들었다. (물론 성격상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었단다) 기자들과 차수를 거듭하면서 기자들을 집에도 데려가 거실에서 술잔을 나누기 까지 할 정도로 당시에는 대 언론 활동이 있었다고 시니어 기자들한테 전해 들었다.
그러나 취임 후 홍보라인에 내린 일갈이 모순적이다. “괜히 기자들과 소주마시지 마라”
좋다. 소주없이 하는 홍보? 정정당당(?)해 보이는 홍보? 기사의 가치와 뚜렷한 대의명분으로 승부하는 홍보? 홍보 실무자로서 이것 보다 편한 홍보가 어디 있을까?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이상적인 홍보환경을 구축하기전 중요한 전제요건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거다.
그래서 기자협회보의 <청와대 홍보라인! ‘선수’가 되라>라는 제목이 마음에 와 닿는거다.
P.S. 재미있는 것은 일반 기업이나 일부 외국계 기업 CEO들 중에서도 노 대통령과 비슷한 언론관과 홍보관을 가진 분들이 꽤 존재한다는 거다. 그 기업의 홍보? 그들의 홍보는 Internal selling에만 치중 하면서 자위하는 홍보일 뿐이다. 그들의 재미난 몇몇 예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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