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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통(Benetton)<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최고가 되라 아니면 차별화 (Best or Different)하라!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1955년 이탈리아 시골의 한 스웨터 가게로 시작된 ‘베네통’은 그리 변한 것은 없다. 약간(?)의 변화라면 세계 각국에 8000여 개의 가게들을 통해 옷을 팔게 되었다는 것과 한 시즌에 5000개의 디자인에 280만 종의 옷들을 시장에 내 놓고 있다는 점 뿐이다. 옷보다 이슈를 먼저 파는 베네통의 “최고가 되라 아니면 차별화하라(Best or Different)”전략을 살펴보자.
거대 글로벌 패션기업 베네통의 출발은 다른 기업에 비해 형편없이 초라하다. 1955년 이탈리아 폰자노 지방의 한 가난한 집. 부친이 돌아가셔 생계가 어려워진 당시 스무 살 장남 루치아노 베네통은 막내의 자전거와 자신의 아코디언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옷 장사를 시작했다.
당시1res Jolie라는 브랜드로 판매된 스웨터는 루치아노의 여동생 줄리아나의 멋진 뜨개질 솜씨와 화려하고 대담한 색상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대담한 색상과 독특한 디자인의 스웨터로 성공한 것을 계기로 1964년에는 이탈리아의 벨루노 지방에 첫 판매점과 1965년 첫 번째 생산공장을 열었다. 그리고 1970년에는 프랑스로부터 시슬리 상표를 인수해 1975년 베네통은 이탈리아에만 200여 개의 판매점을 가진 큰 의류회사가 되었다.
일단 차별화하자!
1980년대 초 베네통의 문제는 의류업계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사실 고유의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는 글로벌 마케팅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베네통은 최고가 되라 아니면 차별화하라(Best or Different)는 전략을 기반으로 당시 세계 최고들과 맞서 철저하게 스스로를 차별화하기로 결심한다.
1982년 베네통과 패션 사진 작가 올리베이로 토스카니는 베네통의 ‘차별화 전략”을 기반으로 한 베네통만의 독특한 광고를 만들어냈다. 그 유명한 광고 ‘United Colors of Benetton’의 탄생이었다.
광고를 통한 베네통의 메시지는 “인종과 문화를 넘어선 인류의 화합”이었다. 하지만 이 광고들은 종종 언론에 보도될 만큼 금기의 영역을 깨뜨리기 시작했다. 부정적인 평가는 물론 여러 나라에서 논쟁을 야기시켰다.
신부와 수녀의 키스, 탯줄을 자르지 않은 갓 태어난 아기, 지면 가득히 정렬된 콘돔, 전쟁 참전 용사의 묘지, 가족에 둘러싸여 에이즈(AIDS)로 죽어가는 환자의 모습, 발가벗은 임산부 등이 주요 주제였다. 베네통은 표나는 상품광고보다는 단순히 광고 독자에게 판단을 맡기는 베네통만의 다큐식 광고를 개발했다.
전쟁, 출생, 죽음, 폭력이 의류회사 베네통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물론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왜 베네통은 엄청난 비난을 받으면서 이런 주제들을 자신들의 메시지로 활용하는 것일까?
사진작가 토스카니는 “베네통은 가장 적은 예산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회사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이미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베네통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스웨터를 생산해냅니다’라는 식의 광고는 이미지로서 충분하지가 않다”고 설명한다. 베네통의 광고는 철저히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이제는 그만, 최고가 되었다!
차별화 된 광고 덕으로 베네통은 세계 120여 개국 8000개 점포에서 연 간 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패션 그룹이 되었다.
최근 루치아노 베네통은 60대 후반인 자신이 직접 나체로 나서 “난 여전히 양모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광고를 끝으로 지금까지의 ‘차별화’ 전략을 마감하는 듯 하다. 지난 4월 영입 된 베네통의 신임 CEO 실바노 카사노에 의하면 베네통은 앞으로 튀는 광고를 자제할 예정이란다. 그는 이제 튀는 광고로 시장에서 반감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며 전세계 사람들이 편안하게 공유할 수 있는 광고로 다가서겠다고 한다.
이제 베네통에게는 차별화(Different)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이는 곧 최고(Best)가 되었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도 ‘튀는’ 광고와 마케팅으로 최고를 향해 달리고 있는 후발 주자들에게는 너무나도 부러운 모습이다. 최고로서 그들의 여유로움과 관대함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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