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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회사자체의 기업문화가 서로 협조적이고 오픈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전제 조건입니다.
또한 기업 내부에 위기에 대한 Consensus를 이룩하고 있어야 합니다. 홍보실만 좌불안석해서는 좋은 위기관리는 나올수가 없지요. (위기대비는 더더욱 힘들고..)
기업을 이끌고 계시는 경영진들께서 직접적으로 위기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
뭐 그것 뿐인가요, 전문적으로 개념을 형성하고 있는 위기관리팀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꼭 홍보실인원들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Cross-functional teram을 의미하지요.
말단에서 잔심부름이나 물품정리를 담당하는 하급직원은 물론 경영권에 입김을 낼 수 있는 Dominant Coalition Member들은 모두 모여서 작당(?)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답니다.
개념만 있다고 되나요…그 위기관리팀원 모두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매체에 말한번 잘못하면 장관들도 짤려나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이런 훈련은 꼭 필요합니다.
훈련을 진행하면서 참 많은 CEO분들의 인터뷰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느낌은 “참,,사람이 할말만 하기가 그렇게 힘드는 것이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중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할것만 가려하는 기술은 한두번의 훈련으로 이루어지는 마술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단한 훈련은 이래서 필요한 것이고, 한두번 언론훈련을 받았다고 자만하면 안된다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소위 소프트 웨어가 완성되었다면 그 다음 부터는 하드웨어에 신경을 쓰실 차례입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우리 조직에 위기가 발생한다면.. (뭐 그게 비행기 추락 같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사소한 것이라도) 어디에서 무얼가지고 대응을 해야 할 까 하고 생각해 봅시다.
물론 전화한대하고 PC한대 그리고 뛰어다니는 인력 한두명으로 해결되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 조직적인 대응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제가 작년인가에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7가지 오해에 대한 글을 올린적이 있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제가 만나본 인하우스 홍보인력들의 대부분은 위기관리 매뉴얼의 효용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분들이 많았습니다.
“뭐 만들어 놓고 보지도 않을 텐데 뭐하러 돈을 쓰나?” “문서화하는 것 보다 실제로 몸에 익히는 게 우선이지” “그런거 다필요없어요 당장 써먹을 수 있어야 하지..” 등등 그 이유는 참 많더군요.
그러나 현재 좋은 위기관리 팀이 구성되어 의기양양하더라도 만약 그 중 반이상이 한꺼번에 퇴사 또는 유고가 된다고 생각해 보시지요. 매뉴얼이 없으면 누가 무슨일을 어떻게 대신하여 그 빈 공간을 메울 수 있겠습니까.
그때 위기관리 대행사가 기억을 더듬어 이전에 그분이 하던일은 이런이런 일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이렇게 움직여야 합니다라고 한 사람씩 따라 다니면서 시중(?)을 들어야 하나요?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가 “꽝”하고 터졌을 때에는 그리 큰 의미가 사실 없습니다. 위기가 벌어지기 이전에 만약 위기가 일어난다면 나는 이런일을 누구와 어떻게 해야 하는 구나 하는 자기 학습의 교재가 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더 그이전에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실행하는 위기진단과정에서 우리 조직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흔하고 위험한 위기적 요소들을 거의 모두 분간해 낼 수 있다는 것이 위기관리매뉴얼 개발의 가장 큰 베네핏 중의 하나랍니다.
홍보실에서 만약 우리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유형을 체계적으로 조사해서 CEO에게 브리핑을 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지요.
이 위기진단은 어떻게 보면 간단하답니다. 당장 홍보실 인력들을 우선 모아서 각자에게 백지 한장씩을 나누어 주시고, 우리 조직에게 지금까지 그리고 예상적인 상황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또는 발생할 위기적 상황을 한 10개정도 적어보라고 해보시지요.
그 10개의 위기상황들을 발생가능성에 따라 순서를 매기시고, 또 일단 발생해서 해당 조직에게 입힐수 있는 위해의 강도에 따라 다시 순위를 매겨보시지요.
만약 10명이 이러한 작업을 했다면 그 10장의 순서지를 모아 다 취합통계를 내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아하..이런게 우리 홍보실에서 느끼는 우리 조직의 위기요소들이구나” 하는 것을 어렴풋이라도 알수 있겠지요.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고 고개만 끄떡이고 있으면 안된다는 겁니다. 미리 각각의 요소에 대해 대비를 해야지요. 만약 심한 경우 우리 조직의 CEO와 연예인들과의 스캔들이 가장 심각한 위기요소라고 하면 홍보팀장이 CEO에게 이에 대한 보고를 해야 합니다.
인하우스에서는 불가능하지요..그러니까 외부 컨설팅 펌을 쓰는 겁니다. 컨설팅 펌이야 싫은 소리 좀 듣고 fee를 받는 거지요..심각한 상황에서는. ^^
그래고 CEO가 자신의 사생활을 고치지 않는다? 그건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가 불가능한 회사란 것을 의미합니다. 홍보업계 선배님들 중에서는 “에이 더러워서 이짓 못해 먹겠어…허구한날 사장 뒷처리나 하고말야…사람 할 짓이 못되..” 하시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죽지 못해 산다..” “처자식만 아니었으면..” 불쌍하게 이러지 마시고 의연히 다른 회사를 찾는 것이 바로 최상의 선택입니다.
자주 일을 저지르거나 위기에 관심이 없는 (아무리 말해도) CEO를 모시는 것이 얼마나 생산적인 PR일까 생각합니다.
극단적일찌는 몰라도 개념없는 에이전시는 인하우스에서 외면하면 되고, 개념없는 인하우스는 에이전시에서 외면하면 되고 개념없는 CEO는 PR담당자들이 외면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어느정도의 필터링이 있어 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모든 기업들이나 조직이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위기라는 말이 없어지겠지요.
그렇다고 모든 위기에 기업들이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위기를 잘 견디는 기업과 위기에 무너지는 기업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큰 차이가 분명 존재합니다.
기업의 명성도 그 차이 중의 하나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모든 시스템적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예술(Art)”를 이룰때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가능합니다.
우리 홍보인들께서도 위기관리를 하나의 테크닉이나 경험으로만 이해하시기 보다는 기업 및 조직의 전체적인 면을 함께 참고하시어서 내가 밥을 벌어 먹고 있는 이 조직만이라도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조직’으로 진화시켜 나가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루닉 교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PR인이 조직내에서 Dominant Coalition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주요한 길이 바로 위기관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이리도 주절주절 글을 올립니다.
건승하십시오..우리 PR인 여러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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