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3

대변인의 주적은 애드립?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홍보담당자는 참 똑똑하고 임기응변에 능해서 든든합니다.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해도 그때 그때 잘 넘어가고, 창조적인 답변을 해서 듣는 사람들도 깜짝 놀랄 수준입니다. 대변인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애드립을 주로 경계하라 하셨는데, 애드립과 임기응변은 서로 다른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대변인은 조직내에서 흘러 나가는 애드립을 제한하고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기자의 취재를 받았을 때 대표이사를 비롯 각부서 임원들이 전달하게 되는 모든 메시지를 사전에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 대변인입니다. 평소 예상질문과 핵심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개발 공유하여 구성원들의 개인적 애드립을 미연에 차단시키는 일을 합니다.

만약 오히려 대변인이 스스로 기자 질문에 대해 다양한 애드립을 전달하고, 심지어 떠 오르는 창조적인 메시지를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면, 그 상황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그렇게 전달된 애드립이 이후 기사화되어 문제가 되면 그에 대한 책임은 결과적으로 누가 져야 할까요? 단순히 그 애드립을 한 대변인이나 홍보담당자 선에서만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흔히 대변인이나 홍보담당자가 기자에게 현란한 애드립을 하는 것을 두고, 임기응변이 능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임기응변은 애드립과는 기본적이고 아주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임기응변은 준비되고 훈련된 커뮤니케이터가 종합적 판단을 통해 전략적 메시지를 적절하게 전달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반면 애드립은 커뮤니케이터가 준비되지 않은 메시지를 자신의 순간적 판단을 통해 일단 전달해 보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운이 좋아 말의 취지가 통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생기게 되는 어찌 보면 복불복인 시도입니다.

일반적으로 VIP가 가끔 애드립을 해서 논란을 발생시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변인은 그 VIP 애드립의 근본 취지를 잘 정리해 전달하여 논란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임기응변은 필요 합니다. VIP와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말씀의 실제 취지를 대변인 스스로 이해하고, 그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적절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임기응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VIP와의 심도 있는 논의나 이해 그리고 적절한 설명은 건너 뛴 채, 개인적 해석이나 이해를 설파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애드립이 될 수 있습니다. 가끔은 VIP 조차도 그 애드립에 놀라고, 이해되지 않는 다는 반응을 하기도 합니다. 그 애드립을 접하게 되는 언론이나 공중들은 더더욱 당황스러운 느낌을 받게 되겠지요. 설화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준비된 메시지를 적절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훌륭한 대변입니다. 그런 대변인의 메시지는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대신 언론과 공중에게 안정적 느낌을 주며, 이내 신뢰를 얻게 됩니다. 반면, 떠오르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뱉어내는 사람은 훌륭한 대변인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냥 달변가나 호사가 정도로 분류가 됩니다. 정상 기업이나 조직에게 과연 어떤 유형의 대변인이 필요한 지는 자명한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 임기응변과 애드립을 혼동해서는 훌륭한 대변인을 판별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변인은 최소한 자신의 말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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