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2019 0 Responses

[The PR 기고문]위기관리, 성공일까? 실패일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위기가 발생하면 언론을 비롯해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은 그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사람들이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술자리 안주가 되기도 한다. 때때로 각종 온라인이나 방송에서는 패러디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일정 시간 후 위기가 마무리되면 많은 전문가와 비평가들이 해당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를 시작한다. 각종 기사와 기고 그리고 종편 방송 패널들이 각자 이번 위기관리가 실패했다 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다룬다. 각자 여기저기에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위기관리의 성패를 가르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가장 고민스러운 것 중 하나가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평가라고 한다. 자신은 열심히 밤을 새워가며 위기관리를 했기 때문에 이번 위기관리는 그래도 선방한 것으로 본다 하는데, 위에서는 다른 평가를 하시니 고민이라 한다. 때로는 내부에서는 나름 이번 위기관리를 성공이라 판단하는데, 외부에서는 실패라고만 하니 골치가 아프다 이야기하기도 한다.

각자 위기관리를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니 그 평가가 각 각인 것은 당연지사다. 심지어 사내에서도 VIP의 평가와 임원진들의 평가와 팀장과 직원들의 평가가 서로 엇갈리니 무엇이 진짜인지 헷갈린다. 각자 다른 기준 그리고 다른 평가와 지적들 그 중에서 꼭 새겨야 하는 위기관리의 평가 기준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해당 기업이 이번 위기로 지속가능성에 일정수준 이상 피해를 입었는가?

어떻게 보면 이 기준이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성패의 기준이 될 것이다. 여러 위기 중 해당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심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위기를 가장 중요한 위기라고 정의하는데, 그와 관련된 평가다. 그 기업이 이번 위기로 입은 피해로 더 이상 지속 가능할 수 없게 되거나, 지속되는데 있어 중대한 장애가 생기는 경우까지 된다면 그 위기의 심각성으로 인해 위기관리는 실패했다 볼 수 밖에 없게 된다.

반면 그러한 위기였음에도 위기관리를 잘 해서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시켰다면 그 위기관리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특정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기가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판정하는데 매우 깊은 고민을 한다.

연예인과 같은 셀러브리티들의 개인적 명성 위기에서도 이런 기준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어떤 논란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런 셀러브리티 위기관리를 하는 주체는 해당 셀러브리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준을 정확하게 위기관리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 목표를 위해 가용한 모든 역량과 자산을 쏟아 부어 해당 셀러브리티의 지속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하거나 방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해 해당 셀러브리티가 더 이상 활동(지속)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면 그 위기관리는 실패한 것으로 간주된다.

둘째, VIP가 어떻게 이번 위기관리는 평가하는가?

사실 실무자들이나 일부 임원들이 자위적으로 하는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 하나의 무용담이나 넋두리 이상의 가치도 없어 보인다. 위기관리에 관한 평가 중 가장 힘이 센 평가는 VIP가 표현하는 해당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다. 이론적으로나 합리적인 생각으로는 좀 이해가 안 갈 수 있겠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니 어쩔 수가 없다.

실제 위기관리를 진행한 많은 임직원들이 마음 속으로 ‘이번 위기관리는 우리가 세운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것 같다’라 생각해도 VIP의 생각이 다르면 그 상황은 반전이 된다. VIP가 “그래도 이번 위기관리는 내 생각보다 잘 된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하면, 해당 위기관리는 사내에서 성공한 위기관리로 칭송된다. 더 잘하겠다는 덕담이 오고 갈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반대 경우에 발생한다. 임직원들은 이번 위기관리에 악전고투했지만 그래도 선방했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다. 이 때 VIP가 “이번 위기관리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위기관리를 실행한 임직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바로 초상집이 되어 버린다. 나름 열심히 위기관리를 리드했던 임원 몇몇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까지 생기기도 한다.

교과서적으로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 하고 따지는 것은 이 상황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VIP가 성공이라 평가하는가 실패라고 평가하는가만 기준이 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때 외부만큼 또는 외부보다 더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VIP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관리하고 적절한 대응이라는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해 놓기 위해서다.

셋째, 언론을 비롯해 대부분의 관전평이 어떤가?

위기 시 언론 기사 한두개가 자사의 편을 들어준다고 이번 위기관리를 성공이라 평가할 수는 없다. 어떤 기업에서는 그래도 메이저 언론이 그나마 이번 위기관리를 선방이라 평가해 주었다면서, 내부적으로 그런 평가를 조심스럽게 공유하기도 하는데,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공통적으로 유사하게 하는 평가를 잘 분석해 보면 대략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내부에서는 억울하고, 그 시각이 마음에 안 들고, 반대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이 위기관리 성패의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위기라는 것 자체가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연결되어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언론의 관전평이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평가 방향에 있어 큰 흐름은 있을 수 있다. 그 흐름이 곧 기준이 된다. 물론 성공이나 실패다라고 논하면서 언론이 드는 세부 기준이나 판단원인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큰 흐름을 바꿀 정도의 오류가 아니라면 그에 대한 평가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된다.

이 기준이 더욱 골치 아픈 것은 이런 언론을 비롯한 여러 권위적 미디어의 관전평이 사내적으로 VIP와 대부분의 임직원의 평가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언론이 대부분 위기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면, VIP와 임직원들도 그에 동화되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이다. 반대로 실패했다는 언론의 평가가 주류를 이루면 사내에서는 선뜻 성공이라고 판단하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그래서 실무자들은 언론의 관전평이 가능한 순화되거나, 긍정적으로 진행되기를 갈망한다. 위기 시에도 원할 하게 언론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자 노력한다. 최소한 실패했다는 평가를 하는 대신, 그런 관전평 기사를 아예 쓰지 말아 달라 부탁한다. 일부 언론이 이번 위기관리는 성공이라며 긍정적인 관전평을 기사화 하겠다고 해도 기업에서는 부담스러워 한다. 언론이 조용히 있어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기도 한다.

넷째, 어떤 사례로 남는가?

주홍글씨. 그와 관련된 기준이다. 일단 실패나 성공 사례로 평가된 위기관리는 그 수명이 몇 년을 간다. 유사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다시 기억속에서 소환이 된다. 그 유사 위기가 다른 기업의 것이라도 관련되어 소환이 된다. 같은 유사사례를 다시 경험했다면 그에 대한 소환은 더욱 격렬해진다.

이런 몇번의 기억 소환이 이루어지면, 그 회사의 위기관리는 그냥 상식처럼 인정받는다. 실패와 성공을 그 때 그 때 평가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일반적 선입견을 가지고 매 번 위기관리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는 선입견이 그 기반이 된다.

몇 번 실패했던 기억을 남긴 기업의 위기관리는 매번 ‘실패할 줄 알았다’는 선입견이 관전평의 기반이 된다. 반대로 여러 번 성공했던 기억을 남긴 기업의 위기관리는 ‘이번에도 성공할 줄 알았다’는 선입견이 관전의 기반이 된다. 물론 둘 다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기업이 경계해야 하는 평가기준이 이런 기억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깊은 기억을 남기지 않기 위해, 그리고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은 신속성과 과감성이 필요하다. 적절한 위기관리를 통해 위기 지속기간을 최단기화 하는 노력을 한다. 공중의 기억에 남을 만큼 위기를 지속시키지 않겠다는 목표를 두는 것이다. 빨리 해결해 버린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당면한 위기에만 주로 몰두할 뿐이다. 이전의 주홍글씨를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기도 한다. 그런 주홍글씨가 정말 문제라면 개선을 위한 노력과 위기를 최소화하려는 각오가 있어야 하는데, 그냥 주홍글씨를 탓하면서 무기력한 위기관리를 한다. 그 위기관리의 문제는 또 다른 주홍글씨를 만들고, 이전의 주홍글씨를 더욱 더 선명하게 키운다.

마지막 기준,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을 읽어 보는 노력이 있으면 가장 좋겠다. 특정 위기를 경험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위기관리를 했다면, 그 이후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을 한번 들어보는 것이다. 서베이나 FGI를 통해서라도 그들의 생각과 평가를 받아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이런 사후 노력을 가볍게 생각하고, 불필요하다 생각하는데,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을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노력이 이 리스닝 부분이다. 고객과 관련 한 위기였다면 일반 고객들을 사후에 모아 그들의 평가를 받아보자. 거래처와 관련된 위기였다면, 사후 그들의 평가를 받아보자. 그들의 평가가 사실은 가장 가치 있는 것일 수 있다.

내부에서 성공이라 자의적으로 판단할지라도, 핵심 이해관계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그 반대로 실패라고 우울해 있는 기업에게 핵심 이해관계자는 다른 응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절대적 평가의 기준은 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지난 위기관리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는 충분하게 얻을 수 있다.

애초부터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해관계자 개념이 기반 되지 않고 서는 위기관리에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워진다. 위기를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입장과 목소리가 대응 전략의 기조가 된다. 그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주제가 된다. 따라서 위기관리 사후에 다시 찾아 듣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처럼 일관된 기준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준 이외에도, 언론이나 여러 전문가들은 더욱 흥미로운 위기관리 평가 기준을 제시하며 그에 기반 해 관전평을 공유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위기가 발생한 이후 주가의 추이를 그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위기 발생 초기에 폭락했던 해당 기업의 주가가 대표이사의 사과 기자회견 이후에 반등에 성공했다는 스토리를 드는 것과 같은 형식이다.

그러나 위기와 위기관리를 주가의 추이와 연동하는 평가 방식은 항상 논란의 여지가 많다. 실제로는 대부분이 실패했다 평가하는 기업의 위기관리 이후 일정시간이 흐른 후 주가가 정상화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하는 등의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가는 위기관리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 이야기하는 극단적인 주장도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외부의 관전평에 대해서 “외부 사람들이 내부 사정을 잘 몰라서 부정확한 평가를 한다. 가치가 없다”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부 사정이 아니다. 위기관리가 궁극적으로 성공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외부 관전평이 형편없는 실패라 비판 받는 경우는 없다. 반대로 실제로는 형편없이 실패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서 성공한 것이라 평가하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다. 내부 사정을 모른다 해도, 외부에서 큰 시각으로 볼 때 실패다 성공이다 평가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 평가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정해져 있어 케익을 반으로 가르듯 시원한 단 하나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상에서 언급한 여러 기준들이 하나의 방향을 공통적으로 가리킨다면 그 평가는 객관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위기관리를 통해 자사의 지속가능성을 유지시키고, 그에 대해 VIP가 긍정적 평가를 하고, 언론의 좋은 관전평과 성공의 사례로 일컬어지며, 핵심 이해관계자가 치하하는 위기관리를 생각해 보자. 이런 위기관리는 누가 실패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결국 이상의 위기관리 기준들은 위기관리 전략과 우선순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우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지향해야 하는 대상과 방향을 이야기해 준다. 그래서 위기 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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