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장님께서 직원 하나와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셨습니다. 내부고발 형태로 여러 언론에 기사화되어 문제가 커진 거죠. 회장님께서는 백 번이라도 사과해서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 하시는데요. 일단 회사 차원에서 사과를 대대적으로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회사의 자세겠지요?”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답변]
국내 기업 위기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원래 법적으로 개인은 법인과 별개의 존재입니다. 그 회사를 세워 지금 이 자리에 있도록 수십년 이끌어온 창업자이자 오너이자 실질적 대표이사인 ‘회장’님의 존재가 곧 ‘회사’라는 내외부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물론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이 이슈에서는 좀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회장께서 공적 업무로 문제에 연루되신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의 법규위반, 노사문제, 인사문제, 제품이상, 거래처 관계 문제, 고객정보보안 문제, 회사관련 사건, 사고 등과 같은 정상적인 공식 업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실질적 대표이사인 ‘회장’께서 공개적으로 앞에 나서 사과나 기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고민이 생기는 것은 그와 다른 경우들입니다. ‘회장’께서 비정상적이고 비공식적인 문제에 휘말리시는 경우죠. 회장 개인이 제3자를 폭행하거나, 금전 문제를 일으키거나, 치정에 얽히거나, 기타 여 사회적 논란이나 범법 소지가 있는 활동에 연루되시는 경우 말입니다. 이런 경우 이상하게도 법인인 회사는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앞에 나설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연로하신 회장께서 무슨 여력이 있으신가? 수 천명의 직원들이 움직여서 회장님을 논란에서 구해 내야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아마 일부 임직원들은 이렇게 생각하기도 할겁니다. ‘지금같이 회사가 발칵 뒤집혔을 때 뭐라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회장님의 일에 수수방관만 했다고 책임을 지게 될지도 모르니 회사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겠어’ 이 또한 아주 위험한 발상입니다.
기업에서 일하시는 임직원분들께는 제가 드리는 조언이 그리 효과적이지 못할 것입니다. 이 조언은 문제와 연루되신 ‘회장님들’께 드리는 조언입니다. 절대로 개인과 법인을 위기 시 혼용하지 마십시오. 어렵게 일구어 오신 기업이 자신의 불미스러운 실수 등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입장을 정리 하셔야 합니다. 철저하게 개인인 자신과 법인인 회사를 멀리 분리하는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회장님을 대신 해 아래 대표이사나 다른 사람이 언론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게 하지 마십시오. 실수와 사과의 주체가 회장님이라면 스스로 가장 먼저 신속하게 언론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숙이십시오. 그때에도 법인인 회사와 자신을 연결 짓는 커뮤니케이션은 피하십시오. ‘OO기업 회장 OOO’이라 하시는 대신, ‘OOO’ 이름 석자를 사용하십시오. 실수는 자신이 하신 겁니다. 사과 또한 자신이 하시면 됩니다.
자신이 고개를 숙이시고, 논란을 푸는 열쇠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문제의 원점을 해결하시고, 개인적으로 재발방지나 책임에 대한 약속을 하십시오. 그리고 이에 대해 수백 수 천 번 적절하게 커뮤니케이션하십시오. 그러면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풀릴 것입니다.
자신이 뒤에 숨고, 대표이사나 임직원들로 하여금 머리를 조아리게 하면 자신은 물론 회사에 까지 부정적 영향을 만드는 일이 됩니다. 우선 아래 직원들이 사과 하고, 순차적으로 자신이 나타난다는 단계 전략도 이런 경우에는 실패하는 전략입니다. 회사명의로 회사 예산을 가지고 사과광고 하지 마십시오. 그 사과광고 속에서도 뒤로 숨어 ‘OO기업 임직원 일동’이라는 실패의 기술을 부리지 마십시오.
재발방지 대책이나 해결책으로 회사의 시스템을 바꾸거나 예산을 쓰겠다 공약하시지도 마십시오.회사 직원들을 동원 해 언론에 조아리게 하지 마십시오. 회사 직원들로 하여금 밤잠을 못 자가면서 기자들에게 해명하고 사정하게 하지 마십시오. 필요하다면 개인 돈으로 자신의 이슈를 해결 해 줄 외부 언론 창구 대행사를 구해 사용하십시오.
회장님 개인과 관련된 많은 실패 사례들을 분석해 보십시오. 불미스러운 일에 개인인 회장과 법인인 회사가 같이 말려들어가 회장께서도 최악의 법적 심판을 받으시고, 회사도 여론이나 사업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케이스들이 수두룩합니다. 분리하십시오. 위기 시에는 좀 남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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