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2015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3편] 위기관리 매뉴얼? 홍보팀이 가지고 있다던 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CEO께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라고 하셔서 저희 내부적으로 알아보니까 홍보팀이 한 10년전에 만들어 놓은 것이 있더라고요. 저희도 처음 봤는데 좀 이상해요. 언론관련 플랜들이 대부분인 것 같고. 이걸 전사적으로 공유할 만한지 고민이 됩니다. 다른 회사들도 다 이정도 매뉴얼을 가지고 있나요?”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답변]

아마 홍보팀이 만든 (위기 시) 언론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보신 듯 합니다. 전사적 위기관리 매뉴얼은 크게 ‘상황관리 매뉴얼’과 그 상황에 맞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로 구성 됩니다. 먼저 상황관리 매뉴얼은 해당 상황을 관리하기로 되어 있는 주관 및 유관 부서들이 구성해 놓은 대응 매뉴얼입니다. 가장 흔한 예가 공장에 비치되어 있는 ‘안전 사고 대응 매뉴얼’이 되겠습니다. 공장장을 비롯 안전 및 총무 부서가 이 매뉴얼을 개발하고 업데이트하는 주관과 유관 부서인 거죠.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주관과 유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의 핵심이 바로 ‘누가(Who)?’라고도 하지요. ‘어떻게(How)’라는 개념은 그 다음입니다. 조직에서 위기가 발생해도 이 ‘누가(Who)’라는 주관 및 유관 지정이 없으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누군가 움직인다고 해도 함께 협업 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래서 매뉴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누가 주관과 유관인가?’가 되겠습니다.

이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각각의 주요 위기 유형과 연결이 되어 있어야 일단 기본 대응 체계가 정해졌다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품질 위기’의 경우 주관이 품질관리부서가 되고, 유관에는 법무 및 대관부서, 홍보부서, 마케팅부서, 영업부서, 고객관리부서가 되곤 합니다. 일부에서는 재무부서도 유관이 됩니다. 이는 회사의 특성에 따라 정하시면 되는 겁니다.

이렇게 연결 체계가 정해 지면, 그 다음 그들끼리 모여 ‘품질 위기’에 대하여 머리를 맞대고 실제 발생 유형들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각각의 유형별 발생 가능성과 위해도를 산정해서 세부 유형별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지요. 이 정도되면 ‘이물질 발견’ 유형이 가장 가능성과 위해성이 높다는 정리가 되곤 하지요.

그 다음은 ‘이물질 발견’ 상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플랜을 짜는 겁니다. 누가 감지 할 수 있을까? 누가 보고하고 분석해야 하는가? 의사결정을 위해 주관과 유관은 어떤 자료를 마련해야 하는가? 의사결정을 위해 소집되어야 하는 위기관리위원회 멤버들은 누구인가? 어떤 사항을 고려 해 의사결정 해야 하는가? 주관과 유관팀 이외에 여러 타 부서들은 어떤 실행들을 함께 나누어 진행해야 하는가?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실행 관제는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위기관리위원회에 어떻게 상황을 계속 업데이트 하고, 지속적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야 하는가? 어떤 상황이 되면 해당 위기상황이 종료 되었다 판단 할 수 있는가? 이런 세부적 대응안을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함께 만듭니다. 이게 완성되면 이 회사는 ‘품질 위기 중 이물질 발견 상황에 대한 상황관리 매뉴얼이 완성되었다’고 말합니다.

그 다음은 ‘이물질 발견’ 상황에 따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이 또한 주관과 유관 부서가 함께 만듭니다. 대신 이전의 상황 관리 중심적 플랜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플랜이 필요합니다. 이물질 발견 상황을 들여다보고 누가 주요 이해관계자인지를 먼저 리스트업 합니다. 이물질 발견 고객, 식약처, 경찰, 언론, 판매거래처, 일반 고객, 직원 등으로 이해관계자가 파악 되면 이를 주관과 유관 부서의 기능별로 나누어 연결시켜 봅니다. 고객은 고객관리부서, 식약처와 경찰은 법무 및 대관부서, 언론과 직원은 홍보부서, 판매거래처는 영업부서, 일반 고객은 마케팅부서. 이런 식으로 나누어지겠죠.

그 다음엔 각 이해관계자 담당 부서가 상대이해관계자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를 플래닝 합니다. 여기서도 ‘우리 부서 내 누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 할 것인지. 전화, 면대면, 이메일, 공문, 광고, SNS, 보도자료… 어떤 채널을 활용 할 것인지. 어떤 핵심 메시지와 근거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지 등등을 설계합니다.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주관 부서는 홍보부서가 되곤 합니다.

이 홍보부서는 ‘이물질 발견’ 상황이 발생하면 각 주관 및 유관 부서들이 연결된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지원하고, 이를 전사적으로 스케쥴링 해 선후와 범위를 정해 줍니다. 오케스트레이트(Orchestrate)라고 하죠. 앞에 질문 하신 임원께서는 이 많은 부분이 빠진 홍보실 자체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몇 페이지를 보신 듯 합니다. 물론 그 매뉴얼은 전사적 위기관리 매뉴얼이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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