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2015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골든타임? 훈련과 시뮬레이션 없이는 골든타임도 없다

세월호 사건이후로 여기저기에서 골든타임이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습니다. 사전적으로 골든타임은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 금쪽같은 시간 (1~2시간)을 지칭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한경 경제용어사전,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 또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시간으로서, 사고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 시간 동안에 수행한 활동에 의해 인명의 구조 여부가 결정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박항해용어사전, 한국해양대학교)’고 정의됩니다. 한 마디로 요약을 하면…’초기 구조 가능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초기대응/긴급대응이라고 해서 ‘first response’라는 표현도 사용하곤 합니다. 사고나 사건이 발생하면 즉각 현장에 출동해서 초기 관리 활동을 펼치는 ‘조건반사적인 그룹’을 의미합니다. 1차 골든타임 관리는 사실 이 ‘first responders’들에 의해 좌우된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도 이런 first response group들의 골든타임 관리 규정이 일반적으로 정리 되어 있습니다.

‘공장에서 OO과 같은 사고 발생시 공장 총무 OOO은 본사 위기관리자 OOO에게 즉각 사고사실을 유무선 전화로 전파해야 한다.’

여기에서 first responder는 공장의 총무 OOO씨가 되겠지요. 또한 회사가 제안한 골든타임은 ‘즉각’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많은 매뉴얼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즉각’ ‘즉시’ ‘지체없이’라는 골든타임 가이드라인을 문장들에 삽입합니다.

문제는 특정 활동에 있어 매뉴얼상으로 ‘골든타임’을 인위적으로 설정하는 경우입니다. 이럴때는 분명히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A유형의 사고 발생 시 홍보팀은 발생 후 최대 6시간내에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상황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1차 브리핑 한다’

보통 이렇게 매뉴얼에 되어 있으면 해당 팀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기자회견을 어떻게 6시간내에 준비해서 치룰 수가 있지? 이건 너무 빡빡한 타임라인인데…이걸 실제로 실행하라고 하는 건 아니겠죠?”

만약 매뉴얼에서 하단과 같이 골든타임을 명시한다면 문제이긴 합니다.

‘A유형의 상황 발생 시 서울에 위치한 본사 임원 전원은 1시간내에 경상남도 창원의 공장으로 후퇴 집합한다.’

이건 물리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1시간’이라는 골든타임 부분을 ‘각자 가장 빠른 시간내에’ 또는 ‘지체 없이’라고 모호하게 설정을 해도 문제입니다. 골든타임을 설정하는 기준은 정확하게 해당 상황을 상정 후 여러 변수들을 감안하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데드라인이 되어야 합니다.

앞의 홍보팀 규정이 ‘6시간내에 기자회견을 실행한다’고 되어 있다면, 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들어 상황이 새벽에 발생하더라도 요즘과 같은 언론환경에서는 새벽 보도들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이 알려진 후 6시간내라면 한밤중인 자정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오전 6시로 기자들이 움직이고, 언론보도가 시작되는 시간이기 때문이겠지요. 상황 발생시 오전이라면 오후 언론 마감시간대를 맞추어야 한다는 의미도 되겠구요. 오후라면 저녁 TV보도 시간들과의 관계도 고려한 것이 되겠구요. ‘6시간 이내’라고 설정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당연 이 골든타임 설정은 최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적이며 과학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일단 골든타임 규정이 정해지면, 해당 팀은 그 규정에 맞추어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해야 합니다. 훈련과 시뮬렝션을 하는 이유는 해당 골든타임 규정을 최대한 실현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최초 실현 가능성이 별로 높아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당 골든타임에 맞추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해 보는 거죠.

홍보팀 내부에서 ‘6시간내에 기자회견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는 의견이 있다고 해도. 한번 시뮬레이션을 해 보는 겁니다. 6시간내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살펴보는 거죠. 시뮬레이션을 통해 서울 시내 기자회견장소를 잡는게 그렇게 몇 시간내에는 불가능하다는 피드백이 있다면, 기자들이 빨리 결집할 수 있는 특정 장소 인근의 회사 지점 회의실을 비상시 기자회견장으로 지정해 놓자고 하는 거죠. 회견장 시설 및 장비 설치도 시간이 소요된다면 미리 언제든 회견이 가능한 시설과 장비들을 해당 공간에 비치해 놓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기자들을 초청하는 방식에서도 일정시간의 시간이 걸려 대리급 직원 2명이 1시간 이상 걸린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면, 초청작업을 문자와 통화를 동시 진행하면서 해당 초청작업 인력을 3명으로 증원해 배치해야 하겠다는 골든타임 관리 개선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초청문구와 형식을 미리 마련해 놓아 빨리 일시만 명기하면 초청문구 발송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놓기도 하겠지요. 즉, 물리적으로 필수적인 소요 시간을 미리 고민해서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규정에 있는 골든타임은 그냥 상징적인 것일 뿐. 현실적이지는 않아’라는 생각 보다는 ‘그 규정을 맞추기 위해서 우리가 내부적으로 반복 시뮬레이션을 해 보았더니, 여러 마련과 개선이 있어서 어떻게든 맞출 수 있겠어’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항상 사고나 사건이 발생하면 위기관리 주체로 부터 이런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기상이 나빠서…’ ‘시야 확보가 안되는 상황이라…’ ‘바람이 많이 불어 접근이…’ ‘파도가 쎄서…’ ‘주말 새벽이라…’ 이런 ‘그렇기 때문에’라는 변명조의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근데 가만히 보면 사고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항상 기상이 좋고, 시야확보가 깨끗하게 되며, 바람이 잔잔하고, 파도가 없는 주중 근무시간이 될리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의미에서 위기관리 체계는 항상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형식과 결과를 지향하는 것이 맞습니다.

  • 기상이 나쁜 경우 ___________해서 접근.  
  • 시야확보가 안되는 상황에는 _________해서 시야를 확보.
  • 바람과 파도가 쎌 경우에는 _________해서 최대한 안전하게 접근.
  • 취약시간대 발생이되는 경우를 대비해 ___해서 긴급대응.

이런 사전 대비 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라는 의미는 위기관리에서 ‘평소에 전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시뮬레이션과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서…’라는 의미로 밖에 해석하기가 힘듭니다.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골든타임 규정은 교과서적인 것이 아니라 ‘실행 데드라인’입니다. 골든타임이 정확히 세워졌다면 이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프로세스 관리와 개선을 해 어떻게든 골든타임을 맞출 수 있도록 팀과 팀워크 실행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매뉴얼 글자로서 ‘1시간’의 의미와 현장 실행에서의 ‘1시간’을 의미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후자의 ‘1시간’이 정말 중요한 위기관리 체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위기관리 1시간 룰을 만드는 것은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자’와 같은진리가 만드는 것입니다.

 

정용민 씀 201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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