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조직들의 위기관리 실패 공식 6개 중 이번엔 3번.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공식에 대한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 타이밍을 놓치고 뒤 늦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 전략 없이 아무렇게나 커뮤니케이션 한다.
- 아무나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 위기에 대한 정의에 있어 조직내부와 외부간 차이를 보인다.
사실 위기가 발생하면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인지,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것인지 현장에서도 헷갈림이 좀 있습니다. 상황이 정형적으로 고체화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짜 상황인지도 헷갈립니다. 제한된 상황 파악과 여러 경로로 내려진 취합 분석 작업으로 인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확률상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더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런 배경이나 사정을 공중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은 결코 충분히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거죠. 세월호 사고때도 그렇습니다. 탑승자 수를 선박회사도 모르고, 정부도 몰랐었습니다. 그럴 이유가 있었지요. 물론 그런 후진적 탑승객 관리가 핵심 문제이기도 했었지만, 일선에서 위기관리를 하는 분들은 또 얼마나 속이 타들어 갔겠습니까?
이후에도 헷갈림은 계속되었습니다. 구조 한 탑승객수도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를 반복하고. 나중에는 전체적 정부발표의 신뢰가 바닥을 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과연 정부가 이 사태를 제대로 관리하고는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떠오른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지요.
시스템적으로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확하게 128명이 사고를 당했다. 이중 오후 OO시까지 까지 구조된 사람의 수가 111명이다. 이 중 중상자는 99명, 경상자는 12명이다. 이런 정도 정확성을 가지게 되면 또 상황은 달라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위기관리 주체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면서 ‘아…이 회사는 그래도 상황을 통제하고는 있구나. 더 이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겠구나…”하는 이해를 도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 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경우. 우리 회사 인력들이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 내부 상황파악이 안되는 거죠. 무슨일이 있었는지 자사 관련 인력들이 모두 수소문이 안되는 것 같은 경우입니다. VIP들이 언론의 포화를 받기 시작했는데…왠걸 VIP들 중 한분도 연락이 불가능합니다. VIP께서 관련되신 사안을 아는 사람이 사내에 없습니다. 당연 이런 상황에서 홍보실은 ‘정확하지 않은 팩트에 확신을 실어 커뮤니케이션’ 하거나 아니면 ‘잠깐 기다려달라’는 홀딩을 하게됩니다. 이 경우 언론을 비롯한 주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저 회사가 내부적으로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구나’하는 평을 받게 되지요.
최초 거짓말을 한 경우도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입니다. 최초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런일 없다’ 또는 “우리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상대방에서 음해 하는 것이다”는 입장을 내 놓은 기업이 있다고 해보죠. 언론이 계속 취재 하고 규제기관이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다 보니 여러 문제와 사실관계들이 파악되고, 각종 제보들이 잇따르면서 최초 이 기업의 입장이 ‘상당부분 오리발’이라는 게 드러나는 경우입니다. 결국 얼마가지 않아 이런 기업들은 “죄송하다” 또는 “일부 불미스러운 행위들에 대해 고개를 숙여 사과드린다”는 변경된 입장을 다시 내 놓게 됩니다. 결국 이 기업은 자신의 문제를 숨기려 했었다는 비판을 받게 되고, 위기관리는 그로기 상태에 빠지는 거죠.
내부적으로 보고와 공유가 왜곡되어 발생하는 아주 불행한 경우도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구성원들이 ‘정치적’ 입장이 생기게 됩니다. 자신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기고, 자신이 감방에 가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 정도는 아니어도 사후 인사 조치로 개인적 어려움을 겪게되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내부 정보 공유와 주장은 상당부분 왜곡되곤 합니다. 이 왜곡된 정치적 정보들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하는 경우…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는 겁니다. 홍보실이나 각종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부서들은 내부 공유받은 정보를 ‘확신을 가지고’ 타겟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사실과는 다른 반응이 오는거죠. 간단히 해당 기업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됩니다.
케이스들을 보았을 때 언론에서 최초 상황 이후로 ‘오락가락’ ‘오리무중’ ‘말바꾸기’ ‘허둥지둥’ ‘거짓말’ 이런 평가와 기사 제목들을 선물 받게 되면 해당 위기관리의 성공가능성은 확실하게 떨어집니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이런 변명도 먹히지 않습니다. 아마 위기 때 홍보라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상황이 이런 경우 아닌가 합니다.
이런 치명적 상황을 경계하기 위해 기업들은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한 시스템 구축 노력에 많은 정성을 쏟습니다. 지속적인 위기 시 보고 가이드라인과 타임라인 관리, 정확성의 우선순위에 대한 교육과 훈련 등등을 시행합니다. 위기관리팀이나 위기관리위원회 차원에서는 크로스 체킹을 통해 취합된 정보의 정확성을 부단하게 점검합니다. 이는 기업이 살고 죽는 2차적 위기관리 이슈이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아직도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무슨일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모른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나서곤 합니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죠!)
기업들이 위기 발생 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기타 이유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확한 상황파악에 실패해서
- 일선 보고가 여러 이유로 정확하지 않아서 (정치적 이유, 조직적 중복 등)
- 전략적으로 두리뭉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자 해서
-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전문성이 없어서
- 아무나 개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서 (입이 서로 맞지 않아서)
- 최초 어떤 이유로든 거짓말을 해서
- 최초 입장정리가 제대로 정확하게 되지 않아서
원인들은 많은 데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 할 수 없는 영역이라 매번 클라이언트들과 논의를 하면서도 골치 아픈 그런 영역입니다.
정용민 씀. 201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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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to 기업 위기관리 실패공식 세번째: 정확하지 않으면 모두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