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062015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신년 칼럼] 딱 하루만 해보자, 2015 위기관리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딱 하루면 된다. 업무시간인 8시간이면 충분하다. 모든 직원이 한자리에 모일 필요도 없다. CEO와 핵심 임원들 그리고 실무를 맡아 훌륭히 해 나가고 있는 팀장들만 같이 해도 충분하다. 2015년을 시작하면서 다 같이 한번 생각 해 보자. 기억을 되살려 보자. 과연 우리 회사에 어떤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21004652필자가 한 공기업에서 몇 시간짜리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할 때였다. 그 곳에서 30년을 근속하셨다는 한 연로한 임원께서 워크샵 후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제가 이 회사를 30년 정도 다니면서 우리 회사의 위기에 대해 곰곰이 몇 시간 같이 생각 하고 토론 해 본 적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그렇다.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평소 위기에 대해 생각하거나 상상해 보지 않는다. 관심의 결핍이 곧 가장 큰 위기다.

지난 해만 해도 수많은 기업이 위기를 골고루 경험했다. 각각의 많은 기업 구성원들이 그 위기로 인해 힘들어 했고, 피해를 입었고, 돈을 잃고, 자리를 잃었다. 다른 기업들의 임직원들은 신문이나 온라인에서 그 소식을 들으면서 흥미로워 했다. 일부는 위기관리에 실패 한 기업에게 손가락질도 했다. 어떻게 저렇게 위기관리를 엉망으로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만이었다.

대부분의 위기는 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책상 서랍 속에 숨어 숨쉬고 있다. 직원들의 PC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공장이나 지점 직원들의 머릿속에서 매일 매일 자라나고 있다. 회사와 함께 영향력을 주고 받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오는 위기를 알고 있을 수도 있다. 많은 위기의 싹들을 일선에서 지켜보고 있는 직원들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 CEO와 임원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를 모두 끌어 내 회사의 위기관리 자산으로 만드는 작업은 왜 그리 힘들까?

우리에게 그와 동일한 또는 유사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 까지는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이라도 우리에게 그 같은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그들 보다 더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는 미처 던져 보지 않았던 것이다. 설마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발생하겠어? 하며 일상으로 돌아 왔기 때문이다.

어떤 임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어떤 위기가 발생 할는지 누가 알겠어요? 근데 막상 갑자기 위기가 발생하면 뭐 어떻게든 헤쳐 나가기 마련이더라고요. 평소 위기만 생각 하며 일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고…닥치면 어떻게든 될 겁니다.” 수십 년 간 같은 또는 여러 회사에서 일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임원들이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든 된다. 될 것이다.

한국 기업들에게서 발생하는 위기들을 보면 그 유형이 생각보다 매번 다르거나 새롭지 않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이 기업에서 발생했던 위기가 얼마 후 저 기업에서도 발생한다. 같은 위기가 한 기업에게 계속 반복되는 경우들도 있다. 그 때 그 때 달라 보이지만, 사실은 언젠가 또는 누군가 이미 몇 번씩 경험했던 위기들이라는 이야기다.

학창시절에 비유 해보면 이미 나왔던 시험문제가 계속 나온다는 의미다. 이미 풀어 보았던 문제가 시험에 그대로 출제 되는 셈이다. 일부는 선생님께서 이미 풀어주신 정답을 그대로 적는 시험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의 위기와 위기관리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미 여러 번 나왔던 문제, 벌써 풀어 보았던 문제,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바로 그 문제를 매번 새로워 하고 오답을 적어 실패하는 바로 그 기업들이다.

기업이 생각하는 ‘어떻게든 되겠지…”란 생각은 시험공부를 등한시 하고 중요한 시험에서 요행을 바라는 학생의 자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운이 좋은 학생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실패를 할 것이 뻔하다.

CEO가 핵심이다. CEO가 관심을 가지고 민감해야 기업이 민감해 진다. CEO가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야 위기가 관리된다. CEO 스스로 우리에게 이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그림을 한눈에 그리고 있어야 한다. CEO가 준비 되어 있어야 한다. CEO가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꿰뚫고 있어야 하고, 경험이 없으면 내부와 외부에서 평소 조력을 구해 놓아야 한다. 한번도 듣도 보도 못했던 위기라 할지라도 CEO만 제대로 서면 그 위기는 결국 관리된다.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라고 아래 임직원들에게 지시만 하는 CEO의 회사는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 하루를 내어 다 같이 모여 위기관리를 고민하는 자리에 CEO가 참석하지 않는 회사도 마찬가지다. 매뉴얼을 만들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면 모든 게 다 잘 되리라 믿지 말자. 위기관리 시스템은 실무진들이 알아서 만드는 것이라 여기면 큰 문제다. 임직원들이 변변하지 못 해 회사가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여긴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2015년 올해부터는 CEO를 중심으로 모두 하루만 다 같이 투자 해 보자. 주위를 살펴보며 우리 회사의 위기에 대해 한번 심도 있게 이야기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다른 회사들은 대체 어떻게 그런 위기를 관리했고, 왜 실패했고, 어떻게 성공했는지 살펴보자.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CEO가 임원들 하나 하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자. “우리는 준비되었습니까?” 당연히 스스로 ‘CEO로서 나는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가?’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은 물론이다. 딱 하루만 고민 해보자. 딱 하루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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