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 케이스 및 남양유업 대리점 횡포 케이스
인사이트 정리_2013051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관련 인사이트 정리
1. 두 개의 케이스와 마이너 하지만 프라임제과 회장의 호텔 직원 폭행케이스의 경우에도 공히 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위기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이 케이스들은 전형적인 기업 위기(corporate crisis)로 봐야 한다.
2. 소셜미디어 위기는 소셜미디어 상에서 발생하고 확산되고 성장되어 기업이나 조직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분명히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은 운행중인 비행기내에서 최초 발생했다. 또한 남양유업의 대리점과의 갈등은 시장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3. 많은 경영자들이 이를 소셜미디어로 인해 생긴 위기다, 소셜미디어가 없었으면 없을 위기다, 소셜미디어가 심하게 일을 부풀렸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를 소셜미디어 위기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시각이다.
4.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하는 많은 기업들에게서 위기의 본질(crisis factor)을 보지 않고, 위기를 만든 위기제조자(crisis maker)를 보고 개선안이나 대응안을 마련하는 움직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고 손가락에만 대응하는 체계를 갖춘다는 의미와 같다. 위기의 본질을 정확하게 분석해 위기의 본질을 개선하고 대응하는 것이 많은 기업들에게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이번 케이스들은 소셜미디어 위기 이전에 기업위기의 전형이다.
5. 소셜미디어 환경이 발전함에 따라 예전처럼 오프라인 신문과 잡지 그리고 TV, 라디오 등에 국한된 미디어 환경을 넘어서는 전국민의 기자화와 개인의 매체화 같은 변화가 오면서 기업 위기가 다양화하고, 다발하고, 휘발성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위기는 그 뿌리를 오프라인에 둔다는 것을 기업 경영진들을 확실하게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 투명해져야 하고, 더 윤리적이어야 한다. 미국의 탐욕스러운(?) 경영컨설턴트들이 왜 투명성과 윤리성을 강조할까? 그들이 순진해서일까? 아니다. 이는 지금과 같은 환경은 통제할 수 없으니 빨리 통제 의지를 포기하고 위기관리에 대한 최선책으로 차라리 스스로 투명해지고 윤리적이 되어 위기 발생을 억제하라는 아주 현실적 주문을 하는 것이다.
6. 전반적으로 이 두 케이스에서 공히 아쉬운 것은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지’에 대한 아쉬움이다. 위기관리는
한국 기업과 같은 강한 명령 체계와 일사불란 함이 특징인 조직들에서는 최고경영자 및 오너의 ‘의지’에 좌우 될 수 밖에 없다. 즉, 기업이 위기관리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최고경영자 및 오너가 적절한 위기관리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가능할 수 밖에 없다.
7. 포스코에너지 케이스의 경우 4월 15일 폭행 사건 발생 후 약 4~5일이라는 이슈 대응 가능 시간이 있었다. 만약 해당 사실을 규정된 위기관리위원회가 접수해 적절하게 분석 보고 공유하는 프로세스가 있었다면, 해당사의 최고경영자와 그룹의 최고경영자는 적절한 위기관리 ‘의지’를 표현했었을 것이다. 그분들의 의지표현이 신속했다면 그만큼 아래 실무자들의 일선 상황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빠르고 단호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20일 토요일 자로 보도가 되고, 해당 임원의 신상이 노출되고, 기내 승객 서비스 리포트가 공개가 되고 하면서 거의 하루가 지나 21일 간단한 사과문이 홈페이지 등에 게시 되었다. 그 내용은 해당사가 시간을 벌어 상황을 더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홀딩스테이트먼트였다. 외부에서 보면 이 사과문이 게재될 때까지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정확한 상황파악과 입장정리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정확한 ‘의지 표현’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이윽고 상황이 최악으로 치 닫았던 그 다음날인 21일 해당 임원에 대한 보직해임을 추가 커뮤니케이션 했다. 최초 사건 발생 후 약 일주일만이었다.
8. 남양유업 케이스는 어떤가? 남양유업의 대리점 문제는 이미 2006년에도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았었고, 2009년에도 배상판결을 받았던 고질적인 위기요소를 중심으로 하는 케이스다. 남양유업 본사 앞에 매일 피해 주장 대리점주들의 ‘가시적인’ 피켓 시위들이 수개월 동안 있었다. 남양유업은 해당 위기를 내부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위기로 정의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5월 3일 한 영업소직원의 욕설 통화 녹취가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공분을 형성하자 4일 해당 기업은 이를 신속하게 위기로 정의했다. 여기에서도 최고경영진이나 오너의 위기관리 의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만약 해당 사실이 적절하게 분석되고, 보고되고, 공유되어 최고의사결정자들이 관리의지가 있었다면 이미 수년 전에 개선이 되고,
합의가 되고, 완화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여론이 숙성되어 최고의 고조에 오른 9일 대표이사와 임원들은 사관 기자회견을 했다. 이 또한 사건 발생 후 약 일주일만이다.
9. 이외에도 이 두 기업 위기 케이스는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기업 경영진들에게 여러 인사이트를
준다. 정리를 해보면
A. 습관적으로 여론을 좀더 지켜보자 이야기 하지 말자.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지 판단기준을 가지고 지켜봐도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최악의 상황을 완전하게 준비하고 상황을 지켜보자. 언제든 타이밍이 오면 실행할 수 있게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 남양유업의 경우 제품 이상에 대한 대응은 상당히 빠른 경쟁력 있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위기에는 대표이사의 사과기자회견을 준비하는데 3일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도 느린 대응이었다. 왜 이렇게 지체되었는가는 내부 핵심인사들만 아는 부분이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 원인을 지금이라도 개선해야 또 발생할지도 모르는 유사한 위기에 좀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B. 최고경영진의 위기관리 의지를 받아 내는 것도 위기관리담당 임원들의 몫이다. 개인적으로 최고경영진이나 오너들의 철학이 부재하거나 부실해서 위기관리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여러 기업 케이스들에서 발견되듯이 적절한 내부 공유와 보고 그리고 전문적인 대응 방안에 대한 셀링이 일부분 이상 있는 경우들이 있어 문제다. 기업 위기관리는 집단의사결정 체계에 기반한다. 오너 기업의 경우에도 형식으로 집단의사결정 체계가 존재한다. 이 집단의사결정체계의 운영 책임은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에게 있다. 이 품질과 정치적 입지 등을 돌아보자.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해 보자.
– 이번 두 개의 케이스에서 이 부분이 의문이다.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의지를 가지시는데 시간이 걸린 것인지, 그분들이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분석하고 보고하는데 시간이 소요된 것인지는 내부 핵심 인사들 이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C. 소셜미디어가 발전한 뒤에는 ‘로우 프로파일’이나 ‘노코멘트’는 위기관리 사전에서 사라졌다. 오히려 기업의 철학과 원칙에 기반한 하이 프로파일과 반복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SOV(Share of Voice) 장악이 핵심이 되었다. SNS상에서 떠오르는 모든 정확하지 않은 오류 정보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proactive)
해명하고 SOV를 키워야 한다. 가만이 있으면 지나가겠지 하는 개념들은 이번 사례들과 함께 사라져야 한다.
– 이번 두 번 케이스에서는 공히 기존의 전통적인 오프라인 언론 위기관리 방식으로 상당시간과 시일 동안 로우프로파일 했다. 기자의 전화에만 수동적이고 간단하게 코멘트 하던 시대는 갔다.
D. 소셜미디어는 기업 위기 시 가장 고마운 여론 체커(checker) 기능을 해준다. 위기 시 기업은 SNS를 그대로 읽고 트레킹 해야 한다. 그들의 여론이 전체 여론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업에게 충분히 부정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는 파워를 가진다. 그 파워에 어울리는 기업의 적극적이고 일사불란 한 대응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그들의 읽고 있으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를 감지할 수 있다. 즉, 현재로부터 몇 시간 후의 상황과 최악의 상황을 동시에 예측 할 수 있는 충분한 여론정보들을 사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잘 읽고 있다면 대응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기업이 SNS를 싫어할 이유가 없다.
– 두 케이스에서 양사가 여론을 전략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개입하거나 대응했다는 증거는 찾아 볼 수 없다. SNS상에서도 가능한 제한적인 로우프로파일을 택했다. 이 것이 전략이었는지 아니면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돌아봄은 꼭 필요하다. 단순히 말해 조선일보의 심각한 오보는 바로 잡는데, SNS상 황당한 루머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원인을 찾아보라는 의미다.
E. 오프라인 언론은 이제 SNS상 여론을 따라간다. 오프라인 언론을 잡는 것은 소의 꼬리를 잡아 당기며 소가 갈 길을 막는 것과 같다. 소가 가는 길을 막으려면 소의 머리와 뿔을 누군가는 잡아 주거나 소의 앞을 가로 막아야 하고 누군가는 소의 몸통을 틀어 쥐어야 하고, 소의 꼬리를 누군가는 잡아 끌어야 한다. 이런 배분된 역할과 책임이 실행그룹에 골고루 편제되어 있는지를 한번 돌아보자. 언론만 상대하던 홍보실의 기능을 어디까지 확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 양사의 홍보체계를 들여다 보아도 상당히 언론홍보에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언론홍보는 홍보실의 기본이자 꽃이다. 하지만, 기본과 꽃만 존재하는 홍보실이어서는 안 된다. 홍보임원이 될수록 온라인 여론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적절한 대응과 관제 역량을 겸비해야 한다. 임원 혼자 할 수 없으니 이를 수행할 전문적인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
F. 이슈가 위기로 크게 회자되고 나서야 대응하는 위기관리 습관을 버리자. 사내에 위기관리위원회를 만들자. 현재 위기관리위원회가 존재한다면 사업전반과 사회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진단하여 숨어있는 위기요소들을 찾아내 계속 트레킹 하자. 최고경영자들의 관리 의지를 끌어 내 미연에 하나 하나씩 해결 해 나가자. 위기관리를 제일 잘하는 기업은 어처구니 없는 위기를 맞지 않는 기업뿐이다.
–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임원정기회의에 위기관리위원회 기능을 부여 할 수도 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위기 관제기능을 수행할 그룹이다. 일반적으로 내외부 모니터링을 하는 홍보부문에서 이 역할을 한다. 필요하다면 내부 감사기능과 윤리경영,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홍보부문과 결합해 관제센터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된다. 그래야 위기요소 발견, 완화, 방지, 소멸 같이 위기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민첩함과 사내 입지가 생긴다.
G. 여론을 따라가지 말고 원칙을 기반으로 리드하자. 위기 시 일수록 그렇게 하자. 평소에 원칙을 세우면 그것이 가능하다. 임원이 사회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를 수 있다. 그에 대한 평소 기업의 원칙은 회사에 피해를 주는 해사행위로 간주하여 해당 임원은 인사 조치한다는 것이다. 해당 위기가 실제 발생하면 아무 막힘 없이 평소의 원칙에 따라 하이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공범자나 조력자의 이미지를 기업이 떠 앉게 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해당 기업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대해 여론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영업라인에서 거래처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평소 해당 기업의 원칙에 있어 ‘거래처와 불공정하거나 상식적이지 않는 갈등을 야기시키는 직원은 해사행위로 간주하여 인사 조치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실제 해당 위기가 발생하면 여론이 최악으로 들끓기 전에 조치 커뮤니케이션을 하이프로파일로 하는 것이다. 불공정 거래 행위가 있었다면 미리 최고경영자가 의지를 가지고 해결해서 불필요하게 이해관계자들을 자극하는 최악의 여론을 미연에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 여론이 곪아 터지기를 기다리다 뒤늦게 하는 대응은 대응이 아니라 항복, 모면, 면피라는 지적을 항상 받게 된다. 위기관리 예후가 좋을 수 없다.
– 평소 위기관리를 위한 기업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이 또한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의 의지에 관한 문제다. 의지만 있으면 한국 기업 내에서는 불가능이란 없다. 그래서 자꾸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 # #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