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기고문] 소셜미디어 시대의 위기관리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위기관리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정용민 /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ymchung@strategysalad.com


 

천지개벽(天地開闢) 세상이 바뀌었다. 너무 갑자기 많은 부분이 쓸모 없거나 오래된 것이 되어 버렸다. 종전까지 종이신문을 펼쳐 보던 지하철 속 통근자들이 지금은 손바닥보다 작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간간히 친구를 만나 술잔을 기울였던 사람들은 이제 실시간으로 자신의 개인사들을 친구들과 100% 공유하고 있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유투브 등 소셜미디어라 불리는 새로운 미디어가 천지를 개벽하는 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소비자들의 행동이 바뀌었다는 부분이다. 기업이 지난 수십 년간 익숙해지려 노력했던 소비자들과 그 주변의 공중들은 이제 다른 세계에서 서로 무리를 짓고 있다. 그 속에서 서로 소통하면서 자신들의 삶과 의견을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그러면 대체 기업은 어디에 있는가? 그 속에서 그들과 예전처럼 친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가?

아쉽지만 많은 기업들은 그들이 떠난 빈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다. 일부는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기업과의 대화를 끝내고 떠나간 그들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사랑하던 그들을 따라 새로운 미디어 속에 들어가자니 너무 두렵다. 지금까지 일구어 놓은 대화 채널들이 너무 아깝다. 게다가 사장님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쓸데 없이 젊은 애들 장난 하는데 끼어들지 말라고…”

문제는 새로운 미디어 바깥에 있는 이런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할 때다. 위기는 그 이전과 이후 다름없이 꾸준하게 발생하고 홀연히 사라져 간다. 기업에게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앰팩트를 주는 골치덩이일 뿐이다. 그러나 어쩌나? 이제는 더 골치 아픈 상황이 되 버렸다. 종전과는 달리 새로운 미디어 속에서 우리 회사를 비판하는 소비자들과 공중들에 접근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종이 신문에 해명 광고를 해보지만, 별로 봐주지 않고, 이해해 주기는커녕 그들만의 언어로 더 큰 비판을 하는 듯 하다. 그들 사이에서 시시각각으로 공유되는 우리 회사 관련 루머나 마타도어 성격의 이야기들이 대체 어디에서 생겨나서 어디로 가는지도 이해하기 힘들다. 기업은 그냥 그들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한다. 그들의 자비를 빌면서.

기업들은 이제 위기가 발생하면 기도만 해야 할 지경이 되었다. 위기가 발생하면 이제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기업에게 ‘생사’ 판결을 즉시 내려준다. 이전의 기업 위기는 아침의 종이신문과 저녁 TV뉴스들에 의지 했었다. 그들이 판결을 내리는 데에는 하루라는 넉넉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지금보다는 어마 어마하게 긴 시간이고 기업에게는 소중한 시간적 여유였다. 지금은 어떤가? 째깍째깍하는 초침에 집중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몸은 아직 둔하고 느릴 뿐이다. 소셜미디어 내 소통의 속도를 따라가기는커녕, 그들의 소통을 읽어 나가기에도 벅차다. 진정한 위기의 시대가 온 것이다.

기업 내에서는 주요 구성원들이 소셜미디어를 이해하고 이 속에서 소셜미디어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해 위기를 관리하는 데 아직도 거의 관심이 없어 보인다. 많은 경영진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컨셉에 대해서는 절대 의사결정 하지 않을 거야” 맞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안전했다. 이런 경영진들의 생각으로 인해 기업들은 앞으로도 많은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로부터 고통을 받을 것이다.

기업 위기가 발생하고, 성장하며, 변화하고, 종결되는 그 소셜미디어 세계에 뛰어들 용기가 없으면 항상 실패만을 반복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분명한 또 하나는 더 이상 고민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빨리 결정하라. 소셜미디어 시대에 우리는 ‘살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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