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캐쥬얼 브랜드 GAP이 새로운 로고를 발표한지 나흘 만에 새로운 로고를 포기하고 이전 로고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전 전통적인 오프라인 마케팅과 리서치 현상과는 다른 점들이 많이 발견된다.
우선 새로운 로고를 Gap.com에 소개한 직후 GAP의 북미사장인 Ms. Marka Hansen은 The Huffington Post 사이트 내 자신의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구했다.
We’ll explain specifics on how everyone can share designs in a few days. Thank you to everyone who has already shared feedback. I’m excited about continuing the conversation and believe passionately in where we’re taking our brand. [Ms. Hansen의 포스팅]
이 발표를 시작으로 GAP의 페이스북 (약 72만명의 팬 보유)내에서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청취하고 대화를 나눴다. 또한 당연히 이와 함께 GAP의 트위터 어카운트인 @gap (3만5천 팔로워)에서 소비자들의 비판을 접수했다. (일부에서는 그 기간 동안 GAP로고들을 비웃는 가짜 GAP 트위터 어카운트들이 새로운 로고를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결국 4일후 GAP는 자사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로고를 포기하겠다는 발표를 한다. 소셜미디어상의 충분한 피드백 청취와 분석이 전제된 결정이었다.
“We’ve learned a lot in this process. And we are clear that we did not go about this in the right way. We recognize that we missed the opportunity to engage with the online community. This wasn’t the right project at the right time for crowd sourcing.[Statement from Marka Hansen, president of Gap Brand, North America]
이번 GAP의 실험(?)은 crowdsourcing이라는 측면까지 가지 않더라도, 오프라인 활동에만 익숙했던 마케터들에게 상당한 인사이트를 준다. 예전 같이 FGD/FGI에 의지해 엄청난 규모의 New Logo 또는 Packaging을 실제 적용시켜 실패한 예들을 보면, 이번 GAP의 용기 있는 대규모 실험은 기업측면에서 되레 박수를 받아야 하는 퍼포먼스라는 생각이다.
현실적인 부분은…과연 GAP의 새로운 로고가 그 로고를 디자인했다는 디자인사 Laird & Partners (뉴욕소재)만의 작품이었을까 하는것. 그 로고를 디자인사가 스스로 최종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부분이다. 사실 Ms. Hansen도 괴상한 새 로고를 탄생시킨 엄마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실험은 자신 스스로에게도 공포스러운 일이었을 것이고, 디자인사에게도 상당한 위협적 실험이었다고 본다. 결론은 디자인 회사만 약간 우습게 되었는데, GAP측에서는 아직도 그들을 신뢰하고 함께 할 것이라고 하니 일단 안심이겠다.
국내에서 이런 실험이 있었다면 일각에서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평가를 내리겠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이번 실험을 보면서 그들의 용기와 결정 그리고 실행의 속력이 부러워 진다는 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조직과 문화에 대한 부러움이다.
P.S. 포스팅을 올리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혹시…CEO인 Ms. Hansen이 새로운 로고 디자인을 최초부터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한다. 마케팅과 디자인 회사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디자인이었는데, CEO인 자신만 별로 맘에 들지 않아서 “그래? 그러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드백을 받아 볼까?”하고 베팅을 했었던건 아닐까 하는 거다. – 상당히 한국적 기업문화에 기반해서. (이런 경우 마케팅 담당자들은 아주 곤란)
혹시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2 Responses to 소셜미디어를 통한 용기 있는 리서치 : GAP NEW 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