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중요하지 않다. 정치에서는 지각(인식)이 곧 현실이다" [스핀닥터 p. 203]

"진실을 이야기하면 통하리라고 기대하지 마라" [스핀닥터 p.135]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위해 클라이언트와 회의를 가지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클라이언트 임원들과 실무팀장들은 이렇게 이야기들을 시작한다.

"팩트가 잘 못 알려져 있는 거죠. 사실은 이렇습니다...."
"그쪽에서 하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우리가 이런 사실을 좀 알려야 하는데..."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고 믿습니다..."


사실 많은 이해관계자들 즉, 공중, 고객, 언론, 규제기관, NGO, 국회, 정부, 직원 등등은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이렇게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내가 바쁜 와중에 왜 당신네 이슈에 대해 세부 사실까지 이해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하는 이유가 뭐야?"


그들은 진실이나 팩트를 알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오직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식의 뿌리는 단순하게 접하는 조각 조작의 정보들로만 구성된다. 물론 그 인식의 구조는 완벽하지 않으며, 심하게 단순화되어 있다. 이 부분이 기업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부분이다.

보통 이해관계자들이 특정 이슈를 바라보는 프레임은 극단적으로 단순화 되어 있어서 이는 곧 잘 bi-polar(양극) 형태를 띄게 된다. 선(善) vs. 악(惡). 이 구도가 가장 대표적인 인식 구조다. 기업은 곧 잘 ‘악(惡)’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반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주체인 기업은 똑같은 이슈를 multi-polar(다극)형태로 아주 복잡 다단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것이 진실이고 팩트라고 생각하는 거다. 이 또한 실제 이슈나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장애가 되는 부분이다.

기업이 효과적인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전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양극화 된 인식의 구조를 100% ‘이해’하고, ‘그 구조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일부에서는 '게임의 룰을 바꾸라'라던가 '차별화해서 접근' 또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 multi-polar 구조를 만들어야' 등등의 조언들을 하는데 실제로는 효율적이거나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인식)을 먼저 이해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그들과 대화하라는 것이다. 왜 그들이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라는 이야기다. 인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려 노력하라는 것이다. 사실이나 진실은 그들에게 필요하지도 않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처음부터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이해관계자들이 그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거나 이해 공감한다 생각하지 말아라. 그들이 왜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왜 단순히 '악(惡)'으로 인식되는 기업에 대한 인식의 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려야 하는가 한번 자문해보라. 그들은 자신의 인식을 바꾸기 싫어하고, 그 안에서 모든 해석이 가능하리라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절대로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공정하거나 완벽하다 믿지 말아라.

따라서 그냥 1. 그들의 곁에 서서 (같은 편이 되라) 2. 그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3. 천천히 속삭이는 것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의 첫 단추들이어야 한다. 당연히 그들이 사용하는 미디어들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인식이 공고화 되는 데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도외시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공급자의 편의일 뿐 아무것도 아니고 결국 이슈관리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의 미디어 장(venue)에서 그들이 인식하는 핵심 주제에 대해 심정적으로 공감하고 왜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분석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접근을 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는 절대 진실의 싸움이나 팩트 싸움이 아니다. 그 이전에 인식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인식 구성 이전의 이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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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2 12:32 2011/08/1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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