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들만 안다?

모 그룹 홍보임원과의 대화

"요즘 블로그 만드는 게 대세같아요. OO그룹하고 OO그룹도 기업 블로그를 론칭해서 아주 열심히들 하고 있어요. 소비자들과 공중들과 함께 대화하려는 마음이 참 부럽드라고요. OO그룹에서도 한번 시도해 보시는 게 어때요?"

"블로그가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야야...우리 그룹 홈페이지 통합도 아직 안되고 있다."

모 기업 홍보팀장과의 대화

"블로그 론칭에는 관심 없어요?"

"예산이 없어서...그거 할 돈 있으면 기자들하고 골프 몇번 더 치겠어...요즘 부킹 의뢰 많이 하는데 따라가질 못하네...진짜"

모 에이전시 AE와의 대화

"트위터 해. 요즘 트위터 해야 사람 취급(?) 받는다"

"네...트위터 말이죠? 들어는 봤어요. 네...한번 관심 가져 볼께요. 지금은 조금 바쁘니 정신 좀 차리구요"

모 인하우스 PR팀 과장과의 대화

"트위터를 통한 부정적 뉴스 확산에 관심을 가지게 되서 나도 얼마전 부터 트위터를 시작했어. 순전히 트위터의 메카니즘을 알고 싶어서지. 저번 도미노 케이스도 그렇구..."

"형님...아직 젊으십니다. 젊은 애들 하는 것도 열심히 따라 하시고...후후"


우리 같이 블로깅을 하는 사람에게 블로그는 익숙한 환경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홍보담당자들의 대부분은 블로깅을 하지 않는다. 내가 가르치고, 명함을 나눈 홍보담당자들의 반의 반만 블로그를 한다고 해도 이렇게 PR인들의 블로그 인식이 희박하지는 않을꺼다.

트위터는 말할 것도 없고, RSS리더기를 이용해서 블로고스피어를 모니터링하는 홍보담당자들도 귀하다. (유유상종이라고 같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 하는 것 같지만...같은 부류가 아닌 홍보담당자들을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거의 무관심이다)

가끔 워크샵을 하거나 강의를 나가서 블로고스피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듣는 홍보담당자들은 "저 사람이 IT쪽 홍보를 오래 했었나? 위기관리 한다 그러지 않았어?"하는 의아한 표정이다. 그들에게 블로그는 IT다. 트위터는 로켓 과학이다.

몇몇 지인들끼리 모여서 이런말을 한다.

"소셜미디어를 누구에게 팔아야 하는거야? 홍보쪽은 예산이 없는데?"

"홍보쪽이 제일 느려요. 마케팅쪽이나 CS쪽이 더 나을수 있어. 그쪽은 예산도 되고 빨라 이해가"

"원래 홍보쪽이 이쪽을 가져가야 맞는것 아냐? 왜 그러지?"

"홍보 인력에겐 시장이 존재 안해. 홍보관련 책을 내도 초판 3000부를 못 넘긴데.
정말 심하게 책을 안 읽는 거지"


"홍보쪽이 큰일이다..."

"경쟁력이 없어...사실..."


예산이 없어 관심이 없는것인지...관심이 없어 예산을 확보하지 않는 것인지...임파워먼트가 주어지지 않아서 CEO와 커뮤니케이션 하기 힘든 것인지...CEO와 커뮤니케이션을 잘 안하거나 못하기 때문에 임파워먼트가 부족한 것인지...

우리 홍보인들은 매일 무엇에 그리 바쁜 것인지...

언제까지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건지...

스스로도 지난날들을 돌아보게 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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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3 20:33 2009/06/0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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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새의펜촉  2009/06/03 21:1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RSS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제 또래의 20대에도 RSS 를 아는 사람이 드문것 같아요.
    제가 RSS리더로 글을 읽고 있는 것을 선배가 뭐냐고 물어봐서 설명했더니 저더러 유식하다네요. 제겐 일상인데 말이죠. ^^;

  2. 황코치 2009/06/03 21:3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포스팅 보면서 허허 웃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주위사람들과 이야기할때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그리 특출난 게 아니라 생각해서 관련 내용은 되도록 블로그 포스팅도 안했는데, 기자미팅이나 외부사람을 만나면...이건 모 저를 IT Geek으로 생각하니...웃음 밖에 안나오네요~

  3. mark 2009/06/05 13:5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아는 사람들만 알고 속도가 더디다. 저희 집 근처에 소수 단골들만 다니는 순대국집이 연상됩니다. 그 집 음식이 정말 맛있어서.. 손님들이 많이 좋아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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